대구에서 한 장애인 단체를 운영 중인 척수장애인 A씨는 최근 개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적 한계로 사회 활동에 제약이 걸릴 위기에 처했다. 매달 220시간에 해당하는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를 받아 공적 업무에 사용해온 A씨는 올해 65세가 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장기요양등급 대상자라는 판정을 받았다.
장기요양 급여를 받게 되면 활동지원 급여가 현저히 감소한다. A씨는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장기요양'이 아닌 '활동지원'이라는 판단 하에 등급 재심사 청구를 했으나, 지난달 28일 적법한 절차로 조사와 등급판정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기각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직업 특성상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외부 활동을 해야 하는 만큼, 가사 지원 위주의 장기요양 서비스는 맞지 않다"며 "장기요양급여 전환은 그동안 활동지원사가 도와주던 공적 활동을 앞으로 하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선택권을 무시한 일방적인 제도에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자가 65세가 되면 일괄적으로 노인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게 되는 현 제도가 정작 일하는 장애인의 사회 활동 제한과 자립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기요양 서비스는 가사 지원 위주인 만큼, 사회 활동을 돕는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와 다소 성격이 다르다. 활동지원에서 장기요양으로 서비스 전환 시 급여 수준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을 대비한 '보전 급여' 제도가 2021년 마련됐으나, 산정 기준에 따라 기존에 받던 활동지원 서비스만큼의 급여는 보전이 어렵다.
선택권이 없다보니 65세가 넘어서도 '일하는 장애인'은 맞춤형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65세가 도래해 장기요양 인정신청을 거쳐야 하는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자는 2021년 기준 약 1천582명으로, A씨처럼 장기요양 등급 판정에 따라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 형태가 달라지게 된다.
고령화 영향으로 해를 더해 갈수록 65세 이상 등록 장애인 인구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수급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65세 이상 등록장애인은 2022년 기준 139만3천706명, 2023년 141만7천843명, 2024년 145만5천782명으로 늘고 있고,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자 역시 2022년 13만9509명에서 2023년 15만1천259명, 2024년 16만1천603명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달 23일 만 65세 이상 장애인이 장기요양수급자로 강제 전환되지 않고 활동지원급여와 장기요양급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시행까지는 아직도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65세 이후 장애를 등록하거나 그 전까지 활동급여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이들은 법안 적용 대상이 될 수 없고, 장기요양등급을 확정받은 이들은 1년 이상 사각지대에 놓이는 셈이다.
김효현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사람 대표는 "개인의 생활 방식이나 사회적 역할을 반영하지 못하고 고령 장애인을 '돌봄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획일적 기준이 오히려 장애인의 자립을 막고 있다"며 "이를 보완하는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지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선거 어려워 죄다 '여왕' 앞으로?…초접전 속 커지는 朴 역할론[금주의 정치舌전]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확정…추미애와 맞대결
"왜 반도체만 챙기나"…하루 1천명 탈퇴에 삼성전자 노조 '흔들'
李대통령 경고에도 삼성전자 노조 '코웃음'…"우리 얘기 아냐"
"국가경제 볼모로 노조 악마화"…삼성전자 노조, 정부에 날린 경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