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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45>솔방울을 움켜쥔 반들반들한 눈동자, 정선의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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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정선(1676-1759),
정선(1676-1759), '다람쥐', 비단에 담채, 16.3×16㎝,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올해는 1676년(숙종 2) 태어난 겸재 정선의 탄생 350주년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통틀어 '4대 화가'로 꼽힌 정선이다. 항산(恒山) 안휘준(1940년생) 선생은 저서 '한국 회화의 4대가'(2019년)에서 통일신라 8세기 솔거, 고려 12세기 이녕, 조선 전반기 15세기 안견과 후반기 18세기 정선을 우리나라 회화사를 대표하는 '4대가'로 꼽았다.

겸재 선생의 예술적 업적을 기리고 재조명하기 위한 겸재정선미술관이 서울 강서구에 세워진 건 2009년이다. 조선시대에 경기도 양천현이었던 이 지역에 겸재 선생이 1740년 65세 때 현령으로 부임해 4년여를 다스렸다. 절친 사천(槎川) 이병연(1671-1751)과 자주 만나지 못하는 대신 시를 보내 안부를 물으면 그림으로 답장하는 '시거화래(詩去畵來)'를 약속하며 시와 그림이 오갔던 곳이다. '경교명승첩'이 그렇게 탄생했고 '양천팔경첩' 등 진경산수 명작을 여기에서 그렸다. 당대의 시인과 화가가 우정과 예술을 이어간 아름다운 이야기를 남긴 근무지에 세운 겸재정선미술관이다.

'다람쥐'는 진경산수의 대가인 정선의 많지 않은 영모화 중 한 점이다. 붉은색, 푸른색, 갈색으로 소나무, 솔잎, 다람쥐의 바탕색을 담채로 올려놓은 위에 굵기와 강도, 속도와 농담, 부드러움과 굳셈 등 성격을 달리한 필치로 솔방울을 움켜쥔 다람쥐의 반들반들한 눈과 까슬까슬한 털, 소나무 껍질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탄력, 듬성한 솔잎을 한눈에 들어오게 했다. 세세하게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대상의 실상을 다 담아내며 정감을 느끼게 하는 표현력의 붓질이다. 드리워진 솔잎 조금, 구부러진 둥치 약간뿐이지만 영락없는 우리나라 소나무다.

소나무를 주제로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겸재 정선 탄생 350주년 기념 특별전을 열었다. 겸재 선생의 대작 '사직노송도'를 비롯해 정선의 후배 대가들의 소나무 그림 명작을 한자리에 모았다. 단원 김홍도, 고송 이인문, 남농 허건, 소산 박대성 등등 우리나라 화가들은 다 소나무를 잘 그렸고 자기만의 소나무 그리는 법이 있다. 한국 사람은 모두 다 좋아하는 소나무다. 조선 태조의 호가 '소나무가 있는 집' 송헌(松軒)이다. '미술관 러버'라면 이 기회에 꼭 왕림하시기를. 특별전 '소나무, 늘 푸르른' 전시는 6월 21일까지.

대구의 미술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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