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이 공개적으로 동맹국들에 역할 확대를 요청하자 동맹국들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이 호르무즈해협 통행 자유 보장 노력에 사실상 화답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이전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을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다만 해협 임무 개시를 전제로 종전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참전이라기보다 국제 해상안보 임무 성격을 부각하는 것이다. 여기에 걸프국의 개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쟁 양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국적군 해상 임무 개시 가능성↑
13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 자리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과 가진 회담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그는 호르무즈해협 통행 재개와 관련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참여한다"며 단계적 기여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단계적 기여 방안이란 ①지지 표명 ②인력 파견 ③정보 공유 ④군사적 자산 지원 등의 순으로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안 장관은 "국제법과 국내법 절차를 준용해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 기여하는 방안에 대해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이야기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헤그세스 장관이 안 장관과 회담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을 요청한 데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의 호르무즈해협 작전 참여는 국제 군사 임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이 제안한 국제연합체 성격의 해양자유구상(Maritime Freedom Construct·MFC)과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일 국방부는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화상회담에 참석했다.
각국의 군사적 기여 방안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화상회담에서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자율 기뢰탐지 시스템 ▷드론 보트 ▷해군 지원함 ▷전투기 등을 해협 호위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구축함 HMS 드래곤 배치도 발표한 바 있다. 힐리 장관은 "다국적 임무는 방어적, 독립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임무"라고 강조했다.
화상회담에는 일본도 참여했다. 앞서 있은 4월 회담에는 불참한 터였다. 기류가 바뀐 것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군사 임무 참가를 예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 자위대는 정전 후 기뢰 제거 활동 참여를 법적인 활동 범위로 보고 있다.
◆휴전 흔들… 확전 우려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종전안에 크게 불만을 표하면서 외교적 해결의 여지도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주변국들이 이란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통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미국은 새로운 작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를 갖춰 전쟁 기간을 연장할 의지마저 보이고 있다.
미군은 2월 28일 공습으로 시작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매듭짓고, 대형 망치를 뜻하는 '슬레지해머'(Sledgehammer)라는 이름을 새로운 작전명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의 군사작전 실행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데 의회 통보 없이 군사작전에 돌입하면 60일 내로 철수하거나 의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규정을 피하려 꼼수를 쓰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들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과 잇달아 전쟁 재개와 관련해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비밀리에 이란 내 목표물을 공습해 보복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쟁이 재개될 경우 양국이 군사적 개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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