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며 최근 시청률 13%대로 종영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과 주연 배우들의 잇따른 사과에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전문가들은 "역사물에 대한 고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작품은 21세기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가상의 설정을 배경으로, 재벌가 출신 평민 여성과 왕족인 대군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물이다. 아이유와 변우석이 주연을 맡았으며, 글로벌 OTT 디즈니+를 통해 해외에도 동시 공개됐다.
가장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5일 방송된 11회 즉위식 장면이다. 극 중 대군이 왕으로 즉위하면서 중국 신하 나라인 제후국 왕이 쓰던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왕을 향해 만세 대신 제후국이 쓰는 '천세'를 외치는 장면이 방영돼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21세기 입헌군주제가 남아있다는 가상의 배경이지만, 자주국인 대한민국에 부적절한 설정이라는 점에서다.
이 외에도 극 중 인물들이 한국 전통 방식이 아닌 중국식 다도법을 따르는 장면, 대비가 있음에도 서열이 낮은 대군이 섭정을 하는 부분, 대군의 부인을 '부부인'이 아닌 '군부인'으로 호칭하는 부분 등도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대구의 한 고교 역사교사는 "입헌군주제라는 가상 설정이라 해도 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중국에 사대를 표하는 표현들이 반복돼 역사 전공자로서 의아했다"라며 "학생들이 드라마 내용을 역사로 오해할 수 있는 만큼 드라마 제작 단계에서 고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중국이 한국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 논리를 한국 스스로 인정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심각하다"고 우려했으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역시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주연 배우와 감독, 극본을 집필한 작가가 잇따라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VOD, OTT 서비스에서 문제가 된 '천세'를 외치는 장면의 오디오와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OTT를 전 세계에 공개된 작품인 만큼, 드라마와 관련 대본집 등을 폐기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는 등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2021년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동북공정 논란 끝에 방영 2회 만에 전편 폐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역사물 제작 및 고증 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사 강사 최태성은 K드라마를 보는 시청자가 전 세계로 확장된 만큼, 역사물 고증을 전문가 개인에게 일회성으로 맡기기보다 전문 연구 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경덕 교수는 "과거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와 이번 MBC '21세기 대군부인' 논란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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