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서울의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도모(35) 씨는 졸업 이후 서울에서 줄곧 행정고시를 준비하다 지난해 고향인 대구로 내려왔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 일을 도우며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목표를 전환했다. 도씨는 "혼자서 공부하는 기간이 길어지니 생활비가 부담되는 데다 심리적으로도 무슨 일이든 하면서 취업 준비를 이어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보수를 받지 않고 부모님 가게 등에서 일을 돕는 '무급 가족종사자'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불어나고 있다. 경기 부진과 청년 취업난 등으로 사실상 '취업 대기자'가 늘어난 상황으로 풀이된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대구에선 인건비 부담 등으로 가족을 동원해 영업을 이어가는 사업장이 확대된 추세로 읽힌다.
◆무급가족종사자 증가율 최대
동북지방데이터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대구의 무급 가족종사자 수는 지난해 동기(3만3천명)보다 3천명(8.2%) 늘어난 3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3만6천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수를 보면 무급 가족종사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는 30만4천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명(3.4%) 증가한 반면 임금근로자는 92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8천명(-0.9%) 줄어들었다.
임금근로자 중 보통 고용기간이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임시근로자는 1년 전보다 1만5천명(7.9%) 늘었으나 고용 상태가 안정적인 상용근로자는 7천명(-1.1%) 줄었고, 주로 하루 단위로 고용하는 일용근로자도 1만5천명(-31.1%) 급감했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자영업자는 26만8천명으로 7천명(2.7%)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대구의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가운데 무급 가족종사자가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무급 가족종사자는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보수 없이 주 18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대구에서 무급 가족종사자는 2024년 8월 3만명을 돌파한 뒤 증가세를 이어 왔다. 이는 전체 무급 가족종사자 수가 줄어든 전국 흐름과 대조적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무급 가족종사자는 72만5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만6천명 감소했다. 다만 20대 무급 가족종사자의 경우 3만8천여명으로 700여명 증가했다. 특히 취업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20대 후반에서 2만9천여명으로 약 2천500명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불경기에 청년 취업난 심화
이처럼 무급 가족종사자 증가가 두드러지는 건 청년 구직난으로 불거진 현상으로 해석된다. 청년들의 취업 시기가 늦춰지면서 부모 자영업을 거드는 이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가족 운영 사업장 외에서 단기 근로를 하는 청년층도 5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가통계포털(KOSIS)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청년층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12만3천명이었다. 1분기 기준으로 2021년(15만5천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들은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 취업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실질적으로 구직자와 유사한 상태에 있어 '불완전 취업자'로 불린다.
대기업 입사나 전문직을 목표로 하는 취업 준비생이 늘어나면서 직업군별 채용 경쟁률 격차도 벌어지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 등이 직원들에게 '억 단위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고연봉 일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기 위축에 기업들이 별다른 교육을 거치지 않고 노동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청년 구직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 여파가 본격화하면 일자리 질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기업의 경력직 선호, 수시채용 증가 등으로 숙박·음식점업, 정보통신업, 제조업 위주로 청년층 취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가 주춤한 것도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2025~2026년 4월 대구 종사자 지위별 취업자
-무급 가족종사자: 3만3천명 → 3만6천명 (+8.2%)
-자영업자: 26만1천명 → 26만8천명 (+2.7%)
-상용근로자: 69만3천명 → 68만5천명 (-1.1%)
-임시근로자: 18만7천명 → 20만2천명 (+7.9%)
-일용근로자: 4만9천명 → 3만4천명 (-31.1%)
<자료: 동북지방데이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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