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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50>겸재 금강전도 선면화, 최고의 부채바람 겨울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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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정선(1676-1759),
정선(1676-1759), '풍악전면(楓岳全面)', 종이에 수묵, 28.2×80.5㎝,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겸재 금강전도 선면화다.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금강산은 이름이 많다. 사계절로는 금강, 봉래, 풍악, 개골이다. 단풍이 아름다운 풍악산은 '삼국유사'에 나오고, 문헌으로는 '삼국사기'의 개골산, 상악산이 가장 오래다. 봉우리의 뼈가 다 드러난 개골(皆骨), 멧부리가 서리처럼 흰 상악(霜岳)은 바위산이라는 말이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노랫말처럼 많고 많은 명소 중에서도 금강산의 핵심은 만이천봉 바위봉우리다.

풍악, 개골, 상악은 철따라 모습이 바뀌는 시각적 인상에서 나왔다. 금강(金剛), 기달(怾怛), 열반(涅槃), 중향성(衆香城)은 불교에서 나왔고 봉래(蓬萊), 선산(仙山), 해악(海嶽)은 신선사상과 연관된다. 조선의 유학자들은 '풍악'을 불교적 이름인 '금강'보다 선호했다. 그래서 '풍악전면'이 처음엔 가을 금강산인가 했더니 자세히 보니 겨울 금강산이다.

정선의 드문 겨울 금강전도인 것은 은빛이 나는 특수한 선면인데다 가로가 80㎝에 이르는 크기의 귀한 부채였기 때문이다. 겨울 금강산의 삼엄한 골기(骨氣)가 어울리는 어느 귀현(貴顯)을 위해 그렸을 것이다.

특별한 겨울 금강전도라 정선의 여느 금강전도와 달리 골산(骨山)이 압도적이다. '풍악전면'은 둥글게 펼쳐지는 파노라마식 부채꼴을 따라 만이천봉이 솟아오르며 토산(土山)을 압도하는 상하 구도다. 정선은 은빛 선면의 겨울 금강산이든, 보통의 선면이든, 화첩이든, 두루마리든, 족자든 자유자재로 대금강산을 그렸다. 정선의 금강전도 부채에 대한 찬사가 순조 때 금위대장을 지낸 금석(錦石) 박준원의 시로 전한다.

만이천봉 한손에 들었으니 / 겸재옹의 신필 여기에서 더욱 뛰어나네 / 개성사람 손에 들어갔다고 탄식하지 마시게 / 지극한 보배가 결국 나라 안에 있으니

萬二千峰一把中 謙翁神筆此尤工 莫嘆落在松人手 至寶終應在我東

신필(神筆)로 추앙받은 만년작 중에서도 만이천봉을 한손에 쥐는 금강전도 선면화가 지보(至寶)로 여겨졌는데 개성사람이 사갔다. 서울에선 더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나라 안에 있으니 다행이라고 한 것은 외국으로도 팔렸기 때문이다.

겸재 금강전도 선면화인데 겨울 금강산이라니! 우리나라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시원한 부채바람이었을 듯.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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