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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이호준] 트럼프와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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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논설위원
이호준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기애(愛)가 아주 강하다. 국가 대사를 자신의 생일과 연결시키는가 하면, 국가 기념일도 자신을 드러내는 데 적극 활용한다. 이번 이란과의 종전 합의 때도 그랬다. 트럼프는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일로 6월 14일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트럼프의 80번째 생일이었다.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종합격투기 UFC 대회도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했다. 건국 250주년 기념 이벤트라고 했다. 지난해 생일 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쳤다. 명분은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이었다.

국가 상징물에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을 넣는 데도 광적(狂的)이다. 며칠 전 수도 워싱턴DC 대표 공연장인 케네디센터 외벽에 붙어 있던 트럼프 이름이 떼어졌다. 기존 케네디센터 명칭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하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가 법원의 '명칭 변경 위법' 판결로 철거된 것이다. 정부 예산 지원 독립 공공기관인 미국 평화연구소 명칭도 '트럼프 평화연구소'로 개명하고 건물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 이름을 '트럼프 공항'으로 바꾸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건국 250주년을 기념한다며 '트럼프 화폐' 발행도 추진 중이다. 트럼프 초상화를 담은 250달러 지폐, 트럼프 서명이 들어간 신규 100달러, 여기에 트럼프 옆모습과 유세 총격 사건의 'Fight, Fight, Fight'를 새긴 1달러 기념주화까지 다양하다. 트럼프 얼굴과 금색 서명이 들어간 한정판 여권도 발급 예정이고, 어린이 자산 형성 프로그램인 '트럼프 계좌'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출시된다. 100만달러를 내면 영주권을 주는 '트럼프 골드카드'도 있다.

조지 워싱턴과 함께 트럼프 얼굴을 넣은 국립공원 입장권도 발행했다. 기존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일과 준틴스데이(흑인 노예 해방일)를 국립공원 무료 입장일 목록에서 제외하고, 트럼프 생일이자 성조기의 날인 6월 14일을 무료 입장일로 변경 지정했다. 미 해군 신형 전함 이름에도 '트럼프급'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항공모함은 있지만 전함에 대통령 이름을 붙인 건 처음이다.

임기가 아직 2년 반 남았다. 언제, 또 어떤 기상천외(奇想天外)한 이벤트를 들고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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