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던 대구도시철도 4호선 건설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추경호 대구시장이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공론화위원회'를 비롯한 주민 숙의를 거친 뒤 차량 형식 변경 방법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는 의지를 가지면서다. 숙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 과정을 거치기로 하면서 4호선의 하반기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기존 기본·실시설계를 마친 AGT(철제차륜) 방식으로 조속히 착공을 원하던 시민들의 원성도 불가피해졌다.
4호선 차량 형식 변경 문제는 시민과 정계에서 그간 뜨거운 감자였다. 최초 계획했던 모노레일 대신 AGT 방식으로 차량 형식이 변경됐을 때 많은 시민들이 반발했다. 시민들은 도심 미관 훼손, 소음, 분진 등을 우려하며 AGT 방식이 적절한지에 의문을 품었다. 이를 의식한 듯 지역 정치권과 국회에서도 지적과 논의가 잇따라 제기됐다. 올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여야 대구시장 두 후보 모두 교통 분야 공약으로 4호선 차량 형식을 모노레일로 변경하는 방향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대구시는 그간 여러 차례 주민 공청회를 거치면서 모노레일 형식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 왔다. 대구시와 모노레일 제조사인 히타치사 간 협의 과정에서 히타치사 측은 ▷형식승인 면제 ▷3호선과 동일 차량 기준으로 납품 ▷국내 업체가 주계약자가 되고 히타치사는 하청업체로 참여해 기술만 공급하는 계약 구조 등 세 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이 중 모노레일 차량 도입에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된 문제는 히타치사 측 '형식승인' 면제 요구다. 2014년 개정·시행된 국내 철도안전법에 따라 차량의 안전성을 설계 단계부터 명확히 하는 '형식승인' 절차가 의무화됐는데, 이를 면제해 달라는 게 히타치사 측 요구였다. 앞서 2015년 개통된 도시철도 3호선 설계 당시에는 형식승인 절차가 없었지만, 4호선의 경우 3호선보다 강화된 법을 적용받게 된 것이다. 대구시는 국토교통부 등 상위 기관에 형식승인 면제가 예외적으로 가능한지 문의해 봤지만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이런 설명을 공청회에서 들은 시민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을 뿐, 사정과 상황을 들은 뒤에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민선 9기 시정 들어 모노레일로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을 때 오히려 AGT 방식대로 추진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있었던 게 수긍되는 대목이다.
모노레일과 AGT는 건설비와 유지 관리, 도심 경관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AGT는 모노레일보다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상판 구조물 설치에 따른 소음과 분진, 도시 미관 훼손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시는 최근까지 AGT로 추진해 온 사업의 매몰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숙의 과정을 다시 거쳐 보겠다는 입장이다.
필요할 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해 해소되지 못한 의문은 반발의 강도를 더한다. 제대로 된 설명과 적극적인 대처에 시민들은 공감하고 납득한다. 공청회 현장에서 본 시민들의 반응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라'가 아니라 '왜 불가능한지'와 '어떤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었다. 모노레일 도입이 불가능한 이유, AGT 형식이 불가피한 이유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미리 적극적으로 설명했었더라면 이 같은 번복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행정의 지향점은 완벽함이 아닌 적극적인 소통을 하려는 자세와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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