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호남에 신규 반도체 산업 기반을 몰아주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과거부터 반복된 '대구경북(TK) 패싱 잔혹사'가 이번에도 반복됐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역의 명운을 걸고 추진해 온 주요 현안 사업은 정권차원의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되려 방해를 받으며 좌초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TK가 삼킨 분루(憤淚)는 1990년대 삼성자동차 유치 파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시는 삼성자동차 공장 대구 유치 총력전에 돌입했으나, 1993년 8월 삼성중공업이 성서공단 자동차 부지를 60% 축소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며 불길한 징후가 나타났다. 결국 같은 해 9월 3일 삼성의 승용차 공장이 부산으로 낙점되면서 대구 유치가 무산됐다. 부산경남(PK)에 기반을 둔 김영삼 정부의 입김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대구에는 대신 삼성상용차 공장이 들어섰으나 2000년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발표로 삼성상용차는 퇴출 대상에 포함됐고, 이듬해 법인이 공식 해산되면서 대구가 야심차게 준비했단 자동차 산업 육성 계획은 무산됐다.
기업 유치와 지역 일자리 창출의 '게임체인저'로 추진해 온 신공항 건설 사업 역시 정치적 결정에 의해 계속 흔들리거나 무산돼 왔다.
참여정부 시기부터 추진돼 온 영남권 신공항은 2012년 12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재등장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외 전문기관의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 정부는 돌연 신공항 입지 선정 계획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안'을 발표해 지역민들에게 큰 허탈감을 안겼다.
반면 PK를 의식한 움직임은 빨랐다. 2020년 11월 여야가 각각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더니, 이듬해 2월 26일 가덕도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 다음 날이었다.
가덕도신공항이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사이, 군위·의성으로 이전지를 정한 대구경북신공항은 재원 마련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광주군공항 이전 문제처럼 청와대 차원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달라는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의 상처는 올해 초 발생한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좌초다. 2024년 10월 대구시와 경북도, 행정안전부, 지방시대위원회가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며 가장 앞서나가던 행정통합 시도는 여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사위에서 '지역 내 이견'을 구실로 결국 무산됐다. 정부가 4년간 최대 20조 원이라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안까지 제시했으나, 이는 결국 '전남·광주 통합'의 전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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