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욱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상임회장(전북대 사범대학 물리교육전공 교수)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에 대해 "고등교육 혁신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추진 방식은 교육기관인 대학의 본질을 외면한 채 단기 성과와 산업 수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회장은 30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육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재를 키우는 일인데, 대학을 기업처럼 평가하고 단기간의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면서도 집중 지원 대상을 3개 대학으로 제한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 회장은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지역마다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애초부터 지원 대상을 3개 대학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이미 경쟁력이 높은 대학에만 추가 지원을 하는 방식은 정부가 강조하는 국가균형발전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교육부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산업 부처의 논리가 우선되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그는 "대학은 교육기관인데 사업 성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 되면서 교육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산업부나 과기정통부의 논리에 끌려가는 구조가 됐다"며 "기업을 평가하듯 대학을 성과 중심으로 평가하는 발상 자체가 교육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정 첨단산업 중심으로 사업이 설계된 점도 대학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회장은 "브랜드 단과대학을 만들고 반도체·AI·로봇 등 특정 산업 분야의 성과를 요구하다 보니 결국 이공계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며 "대학이 산업체를 대신해 성과를 내고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떠안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근 경북대를 비롯한 일부 거점국립대에서 추진 중인 교수 승진 및 인사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사업 참여 조건으로 교수 승진 기준과 인사제도 혁신까지 요구하면서 전국 국립대들이 승진 기준을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며 "연구 여건이나 처우 개선 없이 기준만 높인다면 지방 국립대가 우수 교원을 유치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사학위를 받고도 기업보다 낮은 처우를 감수하며 지역 대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교육과 연구에 대한 사명감 때문"이라며 "승진 기준까지 대폭 강화하면 젊은 교수들이 지방 대학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 회장은 대학 혁신을 위해서는 성과 중심 사업보다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초·중등교육에는 OECD 평균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대학 지원은 OECD 평균의 70% 수준에 머물러 왔다"며 "이번 기회에 대학을 정상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데, 오히려 제한된 예산으로 대학 경쟁력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살리라는 과도한 역할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이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자신의 처우 때문만이 아니라 앞으로 대학에서 공부할 미래 세대의 교육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국민들도 우리나라 대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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