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자 대구경북 전문가들 사이에서 반도체 투자 논의가 산업 생태계와 기업 판단보다 정책적 지역 배분 논리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광주·전남권에는 메모리 팹 투자 가능성이 거론된 반면, 대구경북은 기존 소재·부품 역할이 반복 언급되는 데 그치면서 "TK는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TK는 구색 맞추기"
이문희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날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보고회와 관련해 "이번 이슈는 결국 반도체"라며 "TK는 사실상 구색 맞추기 성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벨트 전략에서는 광주가 패키징, 구미가 소재·부품, 부산이 전력반도체로 제시됐는데 이번에는 광주 쪽에 메모리 팹 4개 이야기가 나왔다"며 "패키징이 아니라 메모리 팹이라는 점에서 아주 큰 변화"라고 말했다. 기존에 검토되던 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투자라는 것.
그는 "반면 구미와 부산은 기존 역할에서 달라진 것이 없고, 광주는 용인이나 평택과 같은 메모리 팹을 하겠다는 것으로 바뀐 셈"이라며 "삼성의 광주 투자 이야기를 하려는데 그것만 이야기하기 어려우니 부산 전력반도체와 구미 소재·부품을 함께 언급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전력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위원은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며 "RE100은 실제 전기를 100% 신재생에너지로만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인증서를 사는 방식으로도 맞출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때문에 반도체 팹이 특정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며 "태양광이나 풍력 전기를 ESS에 저장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구상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인프라 구축비가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수 문제에 대해서도 "물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깨끗한 물이냐가 중요하다"며 "반도체 공정에는 초순수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부장·인재 갖춘 대경권도 충분히 검토해야"
윤상현 대구정책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반도체 팹 유치 논의와 관련해 "기업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돼야 하는 사안인데, 정책적으로 너무 앞서 추진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남권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흐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실장은 "소부장 기반을 갖춘 우리 지역도 있는데, 아직 그런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서남권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아쉽다"며 "전력과 용수 같은 요소도 중요하지만, 인재와 산업 생태계 역시 핵심인데 대경권은 이런 부분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과 피지컬AI 분야에 대한 정부 구상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논의에서 로봇 관련 내용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대경권은 자동차 부품업체 전환 정도로만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와 경남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나 방향성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산업 투자는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과 함께 기업의 실제 투자 판단, 산업 생태계, 인재 기반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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