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여권 내홍 수습을 수차례 다짐했다. 두 사람은 회동 초반부터 '단합', '민주 정권', '계승', '김대중·노무현' 등을 수차례 언급하며 여권의 결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을 계기로 문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뉴이재명' 계파간의 갈등 봉합이 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文 앞에 선 李 "내부 단합하며 외연확장…민주 정부 계승하겠다"
이 대통령은 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오찬 시작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내부의 단합도 매우 중요하다. 속이 단단해야 한다"며 "그리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면서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 민주 정부가 이제는 국가 전체를 책임져야 할 주요 세력이 됐다"면서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집권하면서 모두를 대표하고 모두를 위한 정치와 행정을 해야 한다"는 집권 구상도 공개했다.
우선 여권이 단합해야 이를 바탕으로 외연확장을 꾀할 수 있고, 이것이 안정적인 국정운영 동력으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달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내 계파간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6·3 지방선거 이후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는 국정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과 관련, 반등의 계기를 찾기 위해서는 여권의 단합이 필수적이라는 이 대통령의 판단이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이러한 판단 아래 문 전 대통령과의 회동 일정을 잡았지만, 이후 범여권 논객인 유시민 작가가 촉발한 '재건축론' 등이 되레 여권 분열을 키워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이 대통령은 앞서 집권했던 민주 정부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넘어 이제 현 국민주권 정부가 만들어졌는데, (과거 민주 정부의) 성과 기반 위에서 또 하나의 층을 쌓아가고 있다"며 "당연히 좋은 점은 키우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새로운 것을 더해서 끊임없이 민주 정부의 성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미래지향적으로 보면 이 나라를 책임지고 국가를 책임지는 민주 정권이 재탄생하고, 그 기반 위에서 국민과 나라가 더 나은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자 역사적 사명"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 윤석열 정권을 겨냥한 비판적인 발언도 남겼다.
이 대통령은 "해외 정상들을 만나고, 남북관계를 대하며 느낀 게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남북관계가) 망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적대감과 대결 의식이 한두 해 정성을 들이거나 입장을 바꿔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짚었다.
또 "특히 지금 계속 (조사) 결과들이 나오긴 하지만 이 군사쿠데타·친위쿠데타를 위해 북쪽을 이 군사적으로 압박한 게 정말 너무 컸던 것 같다. 너무 많이 쌓여 있다"며 "민주 정부들이 해왔던 햇볕정책 등 남북 평화 공존정책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 잘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文, 李에 조언 "국민통합 이루려면 당내 단합 먼저 하라"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또 하나의 시대적 과제는 역시 국민 통합"이라며 "좀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하셔서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루시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려면 당내의 단합이 출발점"이라며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개혁 진영과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세력들과 더 큰 단합을 이뤄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단합, 민주개혁 진영과의 더 큰 단합, 그리고 국민통합까지 나아가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 대통령뿐"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경제·사회·외교적 성과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내란 종식, 국가 정상화, 민주주의와 국격 회복 등 중대한 과제들을 이른 시일 내에 해낸 것만 해도 큰 업적"이라며 "인수위 없이 출범했는데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까지 이어진 외교적 난제들에 대해 실용 외교적 자세로 지혜롭게 잘 대처해 주셔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률, 수출 실적, 세수 증가, 주가지수 등 거시경제 지표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고 인공지능(AI)에 관한 세계 공급망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여러모로 대화 노력을 기울임에도 북한의 호응이 아직 없다"며 "지금처럼 인내하면서 계속 대화의 문을 두드리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한다면 언젠가 다시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잇고 부족했던 부분은 채워서 반드시 성공한 정부가 되길 기원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靑 "'민주진영 내 멸칭 안 돼, 단합해야 외연확장'에 공감대"
청와대는 두 전현직 대통령이 이날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진영의 단합과 외연 확장 등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가치임을 강조했다"고 정리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두 사람이) 가짜뉴스나 멸칭 등으로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권 내에서는 전통적 지지층을 향해 '문조털래유', 뉴이재명 계열을 겨냥해 '한강새똥돼주길' 등의 멸칭을 서로 붙이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원색적인 멸칭이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언급되며 지지층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홍 수석은 이날 두 사람이 특정 인사나 정당을 겨냥한 언급을 내놓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홍 수석은 "큰 틀에서 민주진영의 최근 현상에 대해 두 분이 뜻을 같이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조롱 섞인 멸칭이 마음의 상처를 입히기 때문에, 경쟁할 수는 있지만 나중에 함께 해야 부분에서 어려움을 줄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라며 "단합과 외연 확장은 분리된 게 아니라 단합을 하면서 외연 확장을 해야 민주정부가 승리할 수 있다는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두 사람은 약 2시간 동안 오찬과 산책을 함께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각종 국정 현안과 여권 상황, 그간의 소회 등이 주제로 올랐다는 설명이다.
이어 홍 수석은 "검찰개혁은 두 분 말씀 가운데 일부 있었다"며 "검찰개혁은 매우 중요한 이재명 정부의 개혁과제이고, 이것이 잘 추진돼야 향후 우리 사회 민주화나 검찰에 의한 권력남용을 막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개혁과제라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문제 진전을 위해 문 전 대통령에게 조언과 역할을 청했다고 한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 수석은 "(두 사람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함께 만나실 것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다시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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