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22일(현지시간)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 개발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정이 발효할 경우 중동 정세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체 핵물질 농축·재처리를 미국이 잠재적으로 허용하고 향후 무기급 핵물질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른 탓이다.
미 에너지부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이 이날 원자력 협정과 양자 안전조치 협정에 서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높은 수준의 핵 안전, 안보, 핵 비확산 기준을 유지한다"는 설명만 있을 뿐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원전 연료를 위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플루토늄 추출) 기술을 이전하되 농축·재처리에는 미국 인력의 접근만을 허용하는 일명 '블랙박스' 방식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는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에서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에서 채굴한 우라늄을 농축하거나 해외에서 들여온 우라늄을 자체적으로 농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2018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 역시 그 뒤를 따르겠다"고 밝히기도 해 이런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협정을 통해 경제적·외교적으로 막대한 유·무형의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자국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독점 공급할 전망이다. 웨스팅하우스가 따낼 계약 규모만 최소 수십억 달러, 30년간 유효한 협정의 경제적 효과는 수백억 달러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원전 건설로 화력발전에 사용된 원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력은 천연가스(68%)와 석유(32%)에 의존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은 관망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방장관 출신 야권 정치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은 "모든 군사용 핵 프로그램은 민간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된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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