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좀처럼 반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오르며 '국민 성장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노사 갈등과 오너리스크, 인공지능(AI) 사업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카카오는 상승장에서 소외된 대표 종목으로 꼽혔습니다. 반도체와 방산, 금융주 등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가며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졌습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23.24% 하락했습니다. 지난 2021년 6월 기록한 장중 최고가 17만3000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약 80% 가까이 떨어져 사실상 5분의 1 수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최근에는 카카오 주가 부진의 원인이 단순히 실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창사 이후 처음 발생한 파업과 최고경영진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AI 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 약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할인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가장 먼저 시장의 우려를 키운 것은 노사 갈등입니다. 플랫폼 기업은 개발자와 서비스 운영 인력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신사업 추진과 조직 안정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카카오는 올해 6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겪었습니다.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노조가 참여해 부분 파업을 진행했고, 이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같은 달 말에는 하루 동안 업무를 전면 중단하는 이른바 '로그아웃 데이'도 실시했습니다.
본사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그룹 차원의 노사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닙니다. 계열사별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인 가운데 카카오뱅크 노조는 별도 임금교섭 결렬을 이유로 오는 31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그룹 전반의 노사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오너리스크 역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경우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오너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부담은 일반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실적만 놓고 보면 카카오의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어 본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증권가가 잇따라 목표주가를 낮추는 이유는 AI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최근 DB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에 대한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각각 5만7000원과 6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4000원으로 제시하며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본업의 실적은 예상대로 개선되고 있지만 AI 사업이 아직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AI 서비스의 이용자 규모는 상당한 수준까지 늘어났지만 이를 실질적인 트래픽 확대나 외부 파트너와의 연계, 새로운 수익 창출로 연결하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AI 서비스를 카카오톡 생태계와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가 향후 기업가치 회복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는 카나나와 챗GPT, 투트랙으로 AI 에이전트 전략을 실행 중이지만, 두 서비스 모두 성과가 부진하다"라며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관점에서 AI 서비스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AI 사업의 성과가 향후 주가 반등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진단입니다. 한때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시장이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요구하는 셈입니다.
노사 갈등과 오너리스크는 시간이 지나며 해소될 수 있는 변수입니다. 하지만 AI 사업이 의미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현재의 저평가가 장기화될 수도 있습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출시된 AI 서비스는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지만, 회사는 단기적인 트래픽 확대보다 서비스 완성도와 이용자 경험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향후 서비스 연동 확대와 글로벌 파트너십이 본격화될 경우 AI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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