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의 대출 부실이 동시에 악화하고 있다. 5대 은행의 2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33%로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올해 5월 1.00%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固定以下與信), 즉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대출은 1년 새 1조원 이상 늘어 7조4천억여원에 달했다. 부실은 더 커질 조짐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최대 1.34%p(포인트) 상승해 7.5%를 넘어섰다. 여기에 내수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상환 능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빚을 내 투자한 개인의 신용대출 부실도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부동산 등으로 쏠린 자금을 미래산업과 성장기업으로 돌리겠다며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나섰다. 금융기관에 담보와 보증보다 기업 성장성을 보고 대출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5대 은행이 올해 6월까지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중소기업에 집행하거나 약정(約定)한 대출 42조6천억여원 중 78.5%가 담보·보증대출이었다. 신용·기타 대출은 21.5%에 그쳤다. 반면 대기업은 76.5%가 신용대출이었다. 은행만 탓할 수는 없다. 정부가 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출할 것을 주문한다고 해서 부실 대출에 따른 손실까지 책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생산적 금융이 정부 생색내기로 전락해선 안 된다. 담보 부족을 이유로 성장기업이 자금난에 허덕이지 않도록 기술력, 사업성, 현금 흐름을 평가하는 금융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발생 가능한 손실의 분담 주체와 기준도 명확히 제시해야 성공할 수 있다. 연체율이 오르고 부실채권이 늘어나는데 신용대출 확대를 무작정 다그칠 수 없다. 정부가 진정 생산적 금융을 원한다면 대출 목표액부터 제시할 게 아니라 위험을 평가하고 분담(分擔)할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은행에 미래를 보라고 요구하려면 정부부터 미래 투자 위험을 어떻게 진단하고 대처할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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