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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요트 그거 귀족스포츠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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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우 사회2부 기자

신동우 사회2부 기자
신동우 사회2부 기자

지난달 중국 칭다오 올림픽 요트경기장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항구를 빼곡히 메운 요트들이었다.

다음 달 11일부터 13일까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2026 환동해컵&원동컵 국제요트대회'를 준비하며 마주한 이 풍경은 기자에게 부러움과 조바심을 동시에 안겼다.

포항은 동해를 낀 도시다. 영일만과 형산강이 만나고, 사계절 뚜렷한 바람과 잔잔한 파고가 요트를 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그러나 정작 그 바다를 채울 요트는 커녕 정박시킬 계류시설조차 턱없이 부족하다.

경북 전체로 넓혀도 울진 후포항 등 7곳을 합쳐 176척을 정박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레저요트와 일반 어선들이 혼재돼서 이용한다.

이웃 나라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중국은 칭다오에 약 700척, 샤먼에 약 350척, 산야에 약 320여 척 규모의 대형 마리나 항만을 이미 갖췄다.

심지어 40ft(피트·약 12m) 이상의 요트가 들어오기 어려운 한국에 비해 중국 산야의 경우 약 196ft(약 60m)까지의 대형 요트도 계류가 가능하다.

일본은 폐화물항이던 곳을 되살린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마리나를 성공 모델로 꼽을 만큼 요트 문화가 오래됐고 등록 레저선박 수도 한국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계 마리나 시장은 연평균 4.7%씩 성장해 2033년 10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해수부가 최근 2030년까지 마리나 이용객을 160만명에서 21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현실 인식에서 나왔다.

요트는 정박한 뒤 곧장 떠나는 레저가 아니라 경유지에 머물며 먹고 자고 즐기는 대표적 체류형 관광이다.

요트문화가 정착한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이 마리나 배후지역에 식당과 숙박, 쇼핑 시설을 함께 갖추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포항시는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2034년까지 총사업비 1조3천500억원을 들여 영일만관광특구 일원을 '포항형 해양 웰니스 관광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환호동와 영일대, 송도동, 원도심을 잇는 도심형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해 연간 관광객 700만명대를 1천200만명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스페이스워크와 죽도시장 등 육상 관광지 중심에 머물던 포항 관광이 비로소 바다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포항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환동해컵&원동컵 국제요트대회'를 진행한다.

환동해컵은 2022년 처음 돛을 올려 올해로 5회째를 맞았고, 중국 칭다오시가 준비하는 원동컵은 지금까지 8회의 대회 중 최근 3년 동안 포항을 기항지로 삼고 있다.

칭다오를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포항까지 이어지는 원동컵 항로는 한·중·러 세 나라 바다를 잇는 흔치 않은 국제 레이스이며, 올해도 한국·중국·러시아·유렵 등 11개국 5개팀 80여 명이 참가한다.

환동해컵에도 LDC2000, J70, J24 등 여러 종목에서 15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이 작은 국제대회 하나가 도시의 해양레저 인프라를 하루아침에 바꿔놓지는 못한다.

하지만 매년 9월 영일대 앞바다에 세계 각국 요트가 모이는 장면 자체가 포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예고편이라고 생각한다.

요트를 '귀족 스포츠'로 여기던 인식에서 벗어나 계류시설과 배후 서비스를 갖춘 대중적 해양레저 도시로 거듭나는 것.

그것이 천혜의 바다를 가진 포항이 풀어야 할 다음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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