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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명 세계인 사로잡은 K-봉사…최오란 "한국의 따뜻함이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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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0년 만에 한국 첫 세계총회 개최
코로나로 6년 준비 끝 인천서 세계 여성봉사인 한자리에
교육과 멘토링으로 여성·소녀의 꿈 키우는 국제소롭티미스트 비전 소개

제49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SIA) 세계총회에 참석한 최오란 조직위원장(가운데)와 조직위원들.
제49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SIA) 세계총회에 참석한 최오란 조직위원장(가운데)와 조직위원들.

"한국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더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더 크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 국제소롭티미스트가 추구하는 봉사의 가치입니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9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SIA) 세계총회는 한국 여성봉사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세계 121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소롭티미스트 회원 1천2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총회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세계총회이자, 역대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이번 총회의 성공 뒤에는 최오란 조직위원장의 10여 년에 걸친 준비와 집념이 있었다. 한국협회 총재와 국제이사를 지낸 그는 "언젠가는 반드시 한국에서 세계총회를 열겠다"는 목표를 품고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설득과 홍보를 이어왔다.

최 위원장은 "1966년 한국협회가 출범한 이후 올해가 창립 60주년인데, 그동안 한국에서는 한 번도 세계총회를 개최하지 못했다"며 "총재 시절부터 유치를 추진했고, 국제이사로 활동하던 2019년 마침내 승인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당초 2022년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준비 기간은 2년이 아닌 6년에 가까워졌다.

국제소롭티미스트는 1921년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전문직 여성 80명이 창립한 세계적인 여성봉사단체다. 현재 121개국에서 7만여 명이 활동하며 '여성과 소녀의 꿈에 투자한다'는 비전 아래 교육과 자립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여성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교육"이라며 "교육을 통해 여성과 소녀가 꿈을 갖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운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제49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SIA) 세계총회에 참석한 최오란 조직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제49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SIA) 세계총회에 참석한 최오란 조직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총회의 주제 역시 이러한 철학을 담고 있었다. 단순한 기부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교육과 멘토링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도록 돕는 것이 국제소롭티미스트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최 위원장은 "돈만 전달하는 봉사는 큰 의미가 없다"며 "회원들이 직접 멘토가 돼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감을 심어주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협회는 어려운 환경의 중·고등학생과 청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은 물론 진로 상담과 문화체험, 정서적 멘토링까지 함께 지원하고 있다. 그는 대구지역 클럽이 후원한 한 학생의 사례를 소개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학생이 꾸준한 멘토링과 지원을 통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고, 최근에는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해 유럽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보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장애를 가진 동생을 돌보느라 자신의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장기간 멘토링을 통해 해외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새로운 진로를 준비하게 됐다. 그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얼굴조차 들지 못하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받으면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한다"며 "결국 봉사는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의 성공은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됐다. 최 위원장은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된 뒤 약 2년 동안 행사 준비에 매달렸다. 행사장 선정부터 문화 프로그램, 한국 전통 체험, 기념품, 관광코스, 식사까지 직접 점검했다. 참가자들이 한국의 문화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창덕궁 투어와 전통문화 체험, 보자기·매듭 만들기, 부채 꾸미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특히 그는 "참가자들이 한국에 와서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식사와 휴식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며 "단순히 회의를 하는 총회가 아니라 한국의 따뜻한 정과 문화를 기억하는 행사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실제 행사 기간에는 다양한 식사와 휴식 공간,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해외 참가자들의 호응도 높았다.

제49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SIA) 세계총회 참석자들이 한복을 입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제49회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SIA) 세계총회 참석자들이 한복을 입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참가 규모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2년 전 미국 벨뷰 총회에는 약 600명이 참가했지만 이번 인천 총회에는 두 배인 1천200여 명이 모였다. 국내 회원 450여 명과 해외 회원 750여 명이 함께하며 역대 최대 수준의 국제 교류가 이뤄졌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K-문화'와 'K-봉사'를 꼽았다.

그는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한국 회원들의 따뜻한 환대가 큰 감동을 줬다"며 "한국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민간외교관이라는 마음으로 손님을 맞았다"고 말했다.

국제소롭티미스트가 추진하는 '빅 골(Big Goal)'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이다. 2021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여성과 소녀 50만 명의 삶을 교육을 통해 변화시키겠다는 장기 목표를 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우리가 받은 도움을 다시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어주는 선순환이 봉사의 본질"이라며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훗날 또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계총회를 단순한 국제행사 이상의 의미로 평가했다.

"세계인들이 한국의 봉사 문화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제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가 아니라 세계와 희망을 나누는 나라입니다. 이번 총회가 K-봉사의 가치와 한국 여성들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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