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가 29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자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비난의 화살은 국토안보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에게 향했다. 2020년 대선 패배가 민주당 탓이라는 서사를 펼치려 했다는 게 이유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핵심 지지층이 호응하는 '대선조작설'의 밑밥을 까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파우치 전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후반부터 조 바이든 행정부 초기까지 코로나19 대응 사령탑 역할을 하고 2022년 은퇴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4년 뒤 상원 청문회 증인으로 불려나온 건 공화당 의원들의 정치적 셈법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중국 기원설, 백신 불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열광하는 소재다. 특히 국토안보위 상임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의원은 청문회 이전부터 집요하게 파우치 전 소장을 추궁했던 터다. 트럼프 대통령도 청문회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바이든 행정부 동안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숨졌다"는 주장을 올리기도 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 보복 대상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백신 무용론 ▷마스크·격리 반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의혹 등에 정면으로 반박했던 탓이다.
파우치 전 소장도 이를 의식한 듯 보였다.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자신을 향한 보수 진영의 공세를 "터무니없는 집착"이라며 "나를 기소하려는 명백한 집착, 나에 대한 반복적인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택한 전략은 '묵비권'이었다. 폭스뉴스는 파우치 전 소장이 청문회에서 받은 111차례 질문에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고 집계했다.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5조'가 근거였다.
민주당은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매기 해슨 의원은 "오늘 당신이 이런 처지에 놓인 것은 유감이며, 이번 청문회가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도록 설계됐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매우 답답한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미 상원 국토안보위의 이번 청문회를 트럼프 지지층이 맹신하는 '대선조작설' 서사의 소재라 풀이한다. 당시 미·중 당국의 교감 아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고, 대선이 있던 2020년 사회·경제적 침체를 불러온 탓에 현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다는 억측인데, 그에 딱 맞아 들어가는 퍼즐 조각 중 하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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