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간병 파산'(看病 破産)을 막겠다며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간병비 부담 때문에 가계가 무너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세부 방안을 보면, 환자와 보호자가 체감할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이는 정책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다.
정부는 의료 중심 요양병원을 선정해 최중증(最重症) 환자의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대신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도록 했다. 간병인의 처우를 개선하고 의료진과 협업을 강화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고, 효능적인 간병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옳다. 문제는 비용이다.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고 교대근무를 운영하면 인건비와 운영비가 증가한다. 그 결과 건보가 적용돼 환자가 전체 비용의 30%만 부담한다고 해도, 실제 내야 하는 금액은 현재와 차이가 없거나 많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병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되레 환자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급여화(給與化)의 역설(逆說)이다.
정부가 간병비 급여화를 추진한 이유는 '간병 파산'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장기간 간병은 가족의 생계(生計)를 위협하고 있다. '간병 지옥' '간병 살인'이란 끔찍한 사회적 문제도 낳고 있다. 그런데 건보를 적용받고도 환자가 지금과 비슷한 비용을 부담하거나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면, 국민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간병 서비스의 질 향상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을 낮추지 못한다면, 정책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정부는 정책의 우선순위(優先順位)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간병비 급여화의 본래 목적은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있다. 물론 간병의 질 향상과 비용 절감을 모두 이룰 수 있다면, 이는 최상의 정책이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가장 절박(切迫)한 것은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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