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을 놓고 흔히 정부가 시장과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아니다. 정부는 시장이 아니라 국민과 싸우고 있다. 아니다. 이 표현도 적당치 않다. 싸움은 몰리는 쪽도 어쩌다가 한 방은 날릴 때나 쓰는 말이다. 현재 상황은 일방적 구타로, 이 정부는 국민을 패고 억누르고 말려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실질적인 경제 테러에 더해 공포와 두려움 같은 심리적 불안까지 가하면서 이를 '정책'이라는 말하는데 모쪼록 단어 교체를 권한다. 댁들이 지금 펼치고 있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군사 작전'이다. 그것도 시시한 침투 작전 같은 게 아니라 적을 섬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국민 고강도 군사 작전이다.
지난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 개편안'은 징벌을 넘어 단죄 수준이다. 개편안을 두고 누구는 '세금을 팍 올릴 테니 능력 없으면 집을 파세요'라고 요약했다. 그러나 글에는 뉘앙스와 톤이 빠져있다. 정부의 말투는 "네 죄를 네가 알렸다!"이다. 너는 죄인이니 벗어나려면 하시라도 빨리 집을 팔고, 혹시 팔기 싫으면 금전으로 죗값을 혹독하게 치루라는 게 이번 개편안의 메시지인 것이다. 2026년 대한민국은 집 가진 게 죄인 나라다.
◇살라미 전술로 저항은 줄이고 대상은 늘리고
빤한, 다들 아는 얘기는 생략한다. 그러니까 강남에 수십 년 거주한 소득 없는 은퇴자의 억울함 같은 건 굳이 말 안 하겠다는 얘기다. 그리고 종합부동산세 하나만 다룬다. 이게 핵심이라서 그렇다. 개편안 보고 예고편에 비하면 별 거 없네,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쁘게 말해 오늘만 사는 사람이다. 나는 아직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아니네, 하면서 안도하시지만 정부는 바보가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교활하기 짝이 없는 강도, 천한 말로 '삥 뜯기의 달인'이다. 한꺼번에 백만 명을 적으로 돌리는 멍청한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해가 바뀔 때마다 야금야금 타격 대상을 넓혀서 저항을 여러 조각으로 나눈 뒤 순서대로 차례로 뽀갠다(조진다,로 쓰고 싶지만 참는다). 뭔 말이냐. 애초 생각한 타깃이 백만 명이면 첫해에 십만 명, 2년 차에 삼십만 명, 3년 차에 육십만 명 같은 식으로 조금씩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늘려간다는 얘기다.
분노하는 첫해 십만 명을 보면서 구십만 명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2년 차에 삼십만 명분(分)의 분노가 더해지지만 충격이 덜하다. 벌써 십만 명이 내고 있잖아? 하면서 자위한다. 이미 그 세금에 정서적으로 익숙해진 것이다. 3년 차가 되면 기(旣) 납부자 사십만 명은 오히려 좋아한다. 육십만 명이 새로 대열에 합류하게 되니 왠지 쌤통이고 나만 분하고 억울한 게 없어진 것 같아 행복하다. 정부가 국민을 괜히 개돼지로 보는 게 아니다.
◇국민을 세금의 대상으로 사육하는 나라
아직 무서운 게 안 실감나는 분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쓴다. 정부가 타깃을 늘이는 수법은 '공시지가' 끌어올리기다. 올해는 20억 원 이상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다. 가까스로 면했지만 턱에 차 있다는 숫자가 상당하다. 내년 공시지가는 어떻게 될까. 상향 확률 100%다. 왜냐. 정부 정책이 오로지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올해 재산세만 내고 안도의 한숨 내쉰 분들, 내년에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혹시 시간이 되시면 부동산 공시가격 사이트에 들어가 현재 거주하시는 집의 공시지가가 어떤 곡선으로 올랐는지 확인해 보시라. 뒷목 잡으실 분들 의외로 많을 것이다. 세금에 질려 팔고 싶은 분들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은 때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살벌하게 개편된 양도세가 칼을 갈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부하셔야 한다. 공부 마치면 정부가 선물하는 공포와 두려움 같은 심리적 불안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다.
◇통일만 안 됐을 뿐 적화는 이미 끝났다는 농담이 하나도 안 웃기는 이유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하면서 세금만 걷는 이 정부를 보면서 북한의 토지개혁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 거다. '무상몰수 무상분배'였는데 소유권이 아니라 경작권만 줬다. 잠시는 공짜 땅이 생겨서 좋았지만 알고 보니 매매나 양도가 불가인 토지에서 인민은 정부가 주인인 소작농 노릇을 하는 꼴이 된 셈이다. 가지고 있자니 치솟는 종합부동산세가, 팔자니 거의 몸만 나가라는 식의 거액의 양도세가 기다리고 있는 나라나 북쪽 그 나라나 대체 뭐가 다른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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