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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중은행 지방금고 진출에 지역은행 '흔들'… "생태계 보호 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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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행이 지자체 금고 맡아야 재투자 순환
대형은행이 지방금고 탈환 시 지역금융 약화

대구 수성구 iM뱅크 본사 전경. iM뱅크 제공
대구 수성구 iM뱅크 본사 전경. iM뱅크 제공

대형 시중은행의 지방금고 진출 사례가 늘어나면서 지역금융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안에서의 재투자를 이끌어낼 지자체 금고를 대형 시중은행이 맡게 될 경우 자금의 역외 유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역자금 기반으로 재투자

지방세와 각종 공공기금을 보관하고 사업비, 공무원 급여, 공공기관 자금 등 지방재정 흐름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금고는 지역 경제의 '혈관'과도 같다. 지역 은행권은 "지역은행이 지자체 금고를 맡아야 지역 안에서 재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진다"고 설명한다. 통상 지역은행은 지역 자금을 기반으로 지역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금이 순환하는 과정에 기업 투자와 소비, 고용이 이어지며 세수가 확대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 결과에서 지역은행 6곳 중 iM뱅크와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5곳이 최우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역에서 예금·적금 등을 수취하는 금융회사가 지역경제 성장을 지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2020년부터 지역재투자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은 곳은 iM뱅크 1곳이었다.

금융위는 작년 결과에 대해 "지방은행은 본점 소재지와 인근 지역에 대한 자금공급 실적, 금융 인프라 등으로 모두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iM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여신의 66%를 대구경북 지역에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남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이른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집행한 대출 비중은 87.1%를 기록했다. iM뱅크는 본사가 있는 대구에서 114개 영업점을 운영하며, 법인세로 연평균 879억원을 납부해 왔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지역 금융기반 약화" 우려

최근에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역공공 금융시장으로 진출하는 시중은행들 발걸음이 빨라진 것이다. 지난해 대구에서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의 공탁금 보관은행이 iM뱅크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됐다. iM뱅크가 2007년부터 20년 가까이 맡은 대구지법 서부지원 공탁금 업무가 대형은행으로 넘어간 것이다.

공탁금은 소송을 벌이는 사람들이 배상금이나 합의금이 나올 것에 대비해 법원에 미리 맡기는 돈으로, 법원은 이 돈을 은행에 보관한다. 금융권에선 예금 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주면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지자체 금고와 함께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공탁금은 약 920억원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된 뒤 공탁 업무를 처리하는 인원이 iM뱅크 당시보다 줄어드는 등 이용자의 불편이 커졌다.

한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공탁금 이관은 단순한 거래은행 변경이 아니라 지역금융 생태계의 주도권이 대형은행으로 이동하는 신호"라면서 "이는 결국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출 문턱, 금융비용 증가 등 부담을 떠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역금융 생태계 유지를 위해 대형은행이 스스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광주은행과 '같이 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한 신한은행 사례는 금융권에서 '지역은행 역할을 존중하는 상생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3년 광주은행과의 경쟁 끝에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사업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50년 가까이 조선대와 거래해 온 광주은행과 지역사회가 지역 기반 금융 붕괴를 우려했다. 이후 신한은행은 광주시와 부산시 등 지방 시금고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2024년에는 광주은행과 '같이성장'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협업과 소상공인 지원, 지역 신용보증재단 공동 출연 등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자본력과 디지털 역량을 지역은행의 점포망·지역 밀착성과 결합한 것이다.

실제 한국지역학회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지역금융발전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금융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비율을 유지하는 주요 수단으로 지역에 특화된 금융지원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본사. 국민은행 제공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본사. 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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