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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칼럼-석민] 민주화 세력의 타락과 민주주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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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현재 한국 사회의 정치 기득권(旣得權) 주류는 누가 뭐라고 해도 '민주화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1970, 80년대 개발 독재 시대 때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든지, 아니면 민주화 세력을 추종해 소위 '민주 팔이'로 입지를 다졌든지 상관없이 "민주주의 수호"라는 외침은 반세기 넘도록 그들의 전매특허(專賣特許)가 되어 버렸다.

민주주의의 민주(民主)는 '국민이 주인이다'는 의미이다. 국민이 바로 주권자(主權者)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은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민주권의 실현은 투표를 통한 선거(選擧)로 완성된다. 국민 각자가 행사한 1표, 1표가 모여 정확히 민의가 반영될 때 민주주의는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만약 선거 과정과 결과 발표가 왜곡되고 조작된다면, 또 불투명하고 해괴한 선거 관리로 인해 국민적 불신이 확산된다면 민주주의의 기초는 출발부터 허물어지게 된다. 말뿐인 민주주의만 남을 뿐, 더 이상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뜻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參政權)이 어처구니없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 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상한 이유'로 인해 훼손된 한국 현대사의 중대 사변(重大事變)이 아닐 수 없다.

6·3 지방선거 이후 수많은 청년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 모여 지속적으로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지만 황당한 것은, 그동안 그토록 민주주의를 노래 부르던 자칭 민주화 세력의 침묵(沈默)이다. 최소한 한국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4·19, 5·18 관련 단체와 인사들은 '올공 집회'에 동참(同參)하며 한마디해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그럴 기미는 전혀 없는 것 같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선관위의 단순 실수와 무능이 '부정선거(不正選擧)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탓에 민주화운동 세력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 또는 변명은 처음엔 그럴듯하게 들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 충북,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투표자 수(투표율)를 허위 입력하는 전산 조작을 선관위가 벌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상황은 변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던 선관위 서버의 전산 조작이 이처럼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驚愕)하는 것은 상식적 반응이다.

이제는 한술 더 떠서 "선관위가 1시간 이상 미리 투표자 수를 허위 기입해 놓은 곳이 지방선거 47곳, 대선 26곳, 총선 44곳"이라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폭로(暴露)했다. 주 의원실이 선관위 전산 로그 기록 중 극히 일부를 분석해 파악한 '타임머신 전산 조작 사례'만 117곳이라는 설명이다. "투표자 수 오입력을 바로잡기 위해 전산 조작을 했다"는 선관위 설명도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이쯤 되면 선관위 해명 중 거짓이 아닌 것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국민이라면 "이토록 극악무도(極惡無道)한 선관위가 그동안 선거를 어떻게 조작했을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하더라도 한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은 선관위에 의해 짓밟힌 것이 확실하다. 곧 다가올 8·15는 일제에 의해 강탈된 우리의 주권을 되찾은 날이다. 선관위와 그 배후 세력들에 의해 빼앗긴 국민주권을 회복할 제2의 광복(光復)이 필요하다. 자칭 민주화운동가라는 분들께 묻고 싶다. '가짜' '거짓'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아니면 '진짜'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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