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의 울음." 일본의 시성(詩聖) 마쓰오 바쇼가 지은 하이쿠(俳句)다. 단단한 바위에 스며드는 소리라니. 짧은 글 속에 생명의 울림이 깊다.
'살인 더위' '극한 폭염'. 더위가 극성을 부린다. 매미 소리는 청각적 여름 풍경이다. 그 청량한 소리는 혹서(酷暑)를 잠시 잊게 한다. 자연의 소리를 언어로 표현하는 게 가당치 않지만, 글로 옮겨본다. "맴맴맴맴 매~~"(참매미), "찌르르르~~"(말매미), "쓰르름쓰르름~~"(쓰름매미). 도심에선 참매미, 쓰름매미 울음은 들리지 않고, 사이렌 소리 같은 말매미 울음만 귀청을 때린다.
현기영 작가의 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에 등장하는 문장은 퍽 인상적이다. "소나기처럼 귀청 따갑게 왁자하니 쏟아지던 매미 울음소리." 여름을 농축(濃縮)한 표현이다. 매미는 땅속에서 유충으로 3~7년 동안 살다가 땅 위로 올라와 우화(羽化)한다. 성충이 된 매미는 2~4주 살다가 짝짓기해 알을 낳고 죽는다. 이런 매미의 생애는 강인한 삶과 존재의 덧없음을 상징한다. 매미 소리는 문학과 영화에서 고독과 허무를 암시하는 메타포(metaphor)로 자주 활용된다.
매미는 청량(淸亮)한 소리만큼 청량(淸良)한 본성을 지녔다. 매미 얘기를 하면서, 오덕(五德)과 익선관(翼善冠)을 빼놓을 수 없겠다. 조선시대 왕과 관리가 쓰는 관을 익선관이라고 했다. 관 뒤쪽을 매미의 날개 모양으로 꾸민 데서 유래된 명칭이다. 진나라 시인 육우(陸羽)가 말한 매미의 오덕을 익선관에 형상화한 것이다. 오덕은 이렇다. 첫째, 매미의 곧은 입은 늘어진 선비의 갓끈과 닮았다. 고로 매미는 학문(文)을 갖췄다. 둘째, 매미는 이슬을 먹고 사니 맑음(淸)이 있다. 셋째, 사람이 가꾼 곡식을 먹지 않으니 염치(廉)가 있다. 넷째, 집이 없으니 검소(儉)하다. 다섯째, 겨울이 되면 죽으니 신의(信)가 있다.
익선관은 매미의 오덕을 염두에 두며 선정(善政)을 펼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익선관은 오늘의 정치인들에게도 유용하겠다. 오덕 가운데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국무위원, 국회의원들이 서로의 익선관을 보면서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모습,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오늘따라 매미의 떼창이 우렁차다.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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