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무릎이 아프셔서 필자를 찾아오셨을 때 연골판 손상이 의심되어 MRI 촬영 등 정밀검사 및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비교적 젊은 분이 계셨다. 한동안 안 보이시다가 다시 진료를 해보니 관절염의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져 있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여쭤보니 아는 지인이 이게 좋다고 해서 해보고, 좋다고 하는 병원은 여러 군데 찾아다니면서 치료를 하셨단다. 또 유튜브에서 알려준 비책(?)대로 해봤지만 무릎 통증이 잠시 좋아지다가 다시 아파져 이제는 통증 조절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사연은 다양하지만 결과는 대개 비슷하다. 좀 더 일찍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했더라면 지금쯤은 훨씬 나아졌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검색창에 '무릎 통증'이라고만 쳐도 수백 개의 글이 쏟아지고, 유튜브에는 전문가인 양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얼굴들이 가득하다. 지인의 경험담은 또 어떤가? 직접 겪은 사람 말이니까 더 믿음직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거기서 한 가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이 나와 같은 관절 상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연골이 닳아서 아픈 것과 인대가 늘어나서 아픈 것,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진 것과 관절 주변 근육이 약해져서 생기는 통증 등 원인도 다르고 치료도 다르다.
유튜브에서 무릎에 좋다고 한 계단 오르기 운동이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이미 연골이 닳은 무릎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말을 믿고 몇 달을 움직이지 않다가 오신 분은 그 사이 허벅지 근육이 눈에 띄게 빠져 있었다. 아프다고 무조건 쉬는 것도, 좋다는 운동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도 답이 아닐 수 있다.
오랜 기간 관절 진료를 하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패턴이 있다. 잘 나으신 분들은 대체로 빨리 오신 분들이다. 반대로 힘들게 치료받으신 분들은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늦게 오신 경우가 많다.
또 다른 곳에서 받아오시는 진단도 거의 똑같다. 처음에는 간단한 치료로 충분했을 무릎이 몇 달이 지나 돌아왔을 때는 수술을 해도 좋지 않은 상태와 더 힘든 수술(치료)을 받아야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셨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다시 오시는 분들도 있다. 이럴 때가 가장 안타까운 상황 중 하나이다. 재수술은 처음 수술보다 훨씬 복잡하다. 첫 수술 이후 생긴 흔적과 변형을 함께 봐야 하고, 환자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처음 수술을 어디서 받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지 재수술 환자를 볼 때마다 새삼 느낀다. 그래서 첫 진단과 첫 선택이 중요하다는 말을 진료실에서 자주 하게 된다.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는 게 거창하게 느껴지실 수 있다. 별것 아닌 통증으로 가기엔 부담스럽고, 수술 이야기가 나올까 봐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진단을 받는 것과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정확한 원인을 먼저 아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일수록 정작 내 몸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검색이 아니라 진료실에서 나온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상태인 환자는 한 분도 없으니 말이다.
대구 올곧은병원 우동화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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