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 판소리 신동이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쓴다. 트로트 가수 김다현(18)이 14일 발매하는 정규 4집 '이모티콘'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 첫발을 내디딘다. 타이틀곡 '나무아래서'는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11일 김다현을 단독으로 만나 곡을 쓰게 된 계기부터 아버지 김봉곤 훈장의 가르침, 10년 뒤의 꿈까지 들었다.
2009년생인 김다현은 어린 시절부터 판소리와 국악으로 소리를 다졌고, 2020년 MBN '보이스트롯' 준우승, 2021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 3위(미)에 오르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데뷔 7년 차,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던' 소녀는 이제 노래를 '만드는' 뮤지션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 "사춘기의 감정을 글로 적었더니, 위로가 됐다"
노래를 부르는 일과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작업이다. 곡을 직접 쓰게 된 계기를 묻자 김다현은 뜻밖에도 '사춘기'를 꺼냈다.
"사춘기 때 감정이 한창 예민할 무렵,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글을 적었어요. 그런데 쓰다 보니 제가 오히려 위로를 많이 받았거든요. '앞으로 이런 감정들을 글로 담아보면 좋은 이야기가 되겠다' 싶었죠. 사춘기가 계기가 된 셈이에요."
일기장에 눌러 쓴 감정의 기록이 자작곡의 씨앗이 된 것이다. 첫 자작곡은 이번 타이틀곡이 아닌 따로 있다고 했다. 트로트도, 그렇다고 완전한 케이팝도 아닌 곡이었다. 그 첫 작업에서 김다현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작사·작곡을 해보니, 감성적인 곡이 더 많은 분들께 와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느린 곡을 쓰기로 했죠. 트로트는 제가 워낙 많이 불렀고 많은 분들께 익숙하니까, 새로운 도전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발라드로 방향을 틀었어요. 그런데 발라드, 확실히 어렵더라고요.(웃음)"
트로트를 떠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에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팬분들은 그런 걱정 안 하실 것 같아요."
◆ 호랑이 훈장님은 사실 '딸바보'였다
김다현은 청학동 김봉곤 훈장의 막내딸이다. 예절과 한문, 소리를 배우며 자란 성장 배경이 곡 작업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김다현의 답은 솔직했다.
"사실 곡 쓰는 데에 아버지가 직접 도움을 주신 건 없어요. 곡은 온전히 제 감정으로 쓰는 거니까요. 다만 어렸을 때부터 예의범절을 배웠고,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을 아버지께 배웠어요. 방송에 나가서 '바르고 곱다'는 말을 듣는 건 그 가르침 덕분이죠. 살아가는 데 자부심이 돼요. 저희 아버지가 저를 이렇게 키워주셨다는."
작곡 노트가 아니라 사람됨을 물려받았다는 얘기다. 스승이자 매니저로 늘 곁을 지키는 아버지에게 처음 자작곡을 들려줬을 때의 반응이 궁금했다. '훈장님다운' 따끔한 조언이 있었을까.
"아버지는 되게 뿌듯해하셨어요. 많은 분들이 호랑이 훈장님이라 무섭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엄청난 딸바보세요. 딸한테 너무 약하셔서, 제가 만든 곡을 들려드리면 '잘 만들었다'고 그냥 계속 칭찬만 해주세요.(웃음)"
◆ 변하지 않는 나무, 그리고 돌아갈 자리
타이틀곡 '나무아래서'는 팬들에게 바치는 곡이다. 곡의 모티프는 '한자리에 서 있는 나무'다.
"나무는 원래 그 자리에 가만히 있잖아요. 제가 활동하며 커가는 동안 팬님들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저를 응원해주시고 묵묵히 버텨주셨어요. 그 감사한 마음을 담고 싶었고, 제가 아무리 크더라도 다시 돌아갈 자리는 그 자리라는 뜻을 가사에 담았어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첫 곡을 팬에게 바친 이유를 다시 묻자, 김다현은 '성장'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제가 크면서 감정적으로도 변하고 성숙해지잖아요. 가사를 들으시면서 팬분들이 '다현이가 많이 컸다', 그리고 팬들을 향한 마음이 이렇게 애틋하고 감사하구나, 느끼셨으면 했어요. 가사를 보시면 그 마음이 다 전달될 거예요."
앨범 제목 '이모티콘'도 그가 직접 지었다. 곡을 쓰고, 가사를 짓고, 앨범의 이름까지 붙인 이번 4집은 열여덟 김다현이 자신의 손으로 완성한 첫 음반인 셈이다.
◆ "10년 뒤엔 K-트로트를 세계에 알리는 가수"
판소리와 국악, 트로트, 그리고 이번 발라드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김다현에게 10년 뒤의 모습을 물었다. 스물여덟의 김다현은 어떤 가수일까.
"세계적인 가수요. 글로벌하게 사랑받으면서 우리 한국 문화, K-팝, 그리고 K-트로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가수가 돼 있지 않을까요?"
주저 없는 대답이었다. 사춘기 일기장에서 출발한 소녀의 노래는 이제 팬들이 서 있는 나무 아래를 지나, 세계라는 더 큰 무대를 향하고 있다. 김다현의 정규 4집 '이모티콘'은 1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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