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역 응급실의 연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개별 지자체가 땜질식으로 예산을 쏟아붓는 임시방편을 넘어, 국가 차원의 전면적인 공공의료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응급의료를 더 이상 개별 민간 병원의 손실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완전한 '국가 공공 서비스'로 재정의하고, 정부가 명확한 이행 시한을 설정해 집중적인 국비 투입과 인력 확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농촌 지역 응급실은 인력난 심화로 인해 의사와 간호사의 월급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질 정도로 극단적이고 기형적인 인건비 구조를 안고 있다.
실수령액 기준 연간 2억7천만~3억원이 넘는 파격적인 처우를 제시하더라도 수도권 선호 현상과 지방 근무 기피로 인해 단 한 명의 지원자조차 찾기 어려운 것이 현장의 가혹한 실정이다.
결국 민간 시장의 수급 원리에 맡겨둔 지방 의료 체계는 완전히 파산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유럽 일부 선진국에서 운용 중인 '공공 중심 의료 체제'로의 전환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프랑스처럼 공공병원 의사를 국가 관리 공공 인력(Praticien Hospitalier)으로 신분을 보장해 직접 배치하거나, 독일처럼 입학 단계부터 취약지 장기 근무를 조건으로 국가가 인력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국가가 신분 안정성과 정년, 주거 환경을 보장하고 인력 관리를 책임지지 않는 한, 개별 병원의 채용 공고만으로는 지방의 의사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공공의료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호주의 모범 사례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호주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공의료 재정과 서비스 공급을 전적으로 책임진다.
특히 농촌 및 오지·원격지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수가 가산제는 물론, 의대 학비 전액 지원, 생활비 보장, 이주·주거비 및 자녀 교육비 전액 지원 등 파격적인 국가 차원의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한다.
여기에 더해 해외 의학 교육을 이수한 의사자격인정제도(IMG) 보유자가 일정 기간 반드시 농촌 취약지에서 의무 근무하도록 제도화함으로써 지방 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권성규 봉화해성병원 이사장은 "농촌 응급실을 민간 시장 원리와 빈약한 지자체 재정에 방치한다면 조만간 지방의 응급의료 망은 형체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며 "정부가 구체적인 기한을 정해 국가 재정을 대폭 투입하고, 의료진 국가 직접 채용 및 공공 영역 전환을 과감하게 추진해야만 살릴 수 있는 지방 주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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