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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으면 감옥 가는 게 맞지 [가스인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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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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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2일 검찰청이 문을 닫는다. 78년 만이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은 지난달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이미 폐지가 확정됐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무위로 돌아갔고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요구를 일축했다. 앞으로 검사는 스스로 수사하지 못하고 경찰이 보낸 기록과 제한된 면담에 의존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경찰의 수사 기록에 피의자의 억울한 사정이 누락됐더라도 검사라는 '두 번째 눈'이 이를 재판 전에 '무혐의'로 종결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지면 이런 드라마는 이제 TV 속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된다. 경찰 단계에서 한 번 엇나간 사건이 제 궤도를 찾아올 확률이 거의 없어져 버렸다.

형사사법 처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범인을 벌하는 데에만 있지 않다. 억울한 사람을 걸러내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은 구호가 아니라 절차로 구현돼야 한다. 그 절차의 한 축이 검사의 보완수사다. 경찰 기록이 미심쩍으면 법률 전문가인 검사가 피의자를 다시 불러 들여다보는 두 번째 눈 역할을 했다. 이제 그 눈은 없다.

물론 억울한 피의자에게는 법원이라는 마지막 기회가 있다. 하지만 소시민에게 '재판'이란 진실을 밝히는 정의의 전당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혹한 형벌이다. 억울한 기소라 할지라도 일단 재판에 넘겨지면 피고인은 직장을 비우고 빚을 내 변호사를 구하고 수 년 동안 피 말리는 법정 공방을 견뎌야 한다. 훗날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다 한들 그 과정에서 소시민이 잃어버린 생계와 파탄 난 일상은 누구도 보상해 주지 않는다.

결국 억울한 피의자에게는 경찰 조사 단계가 사실상 유일한 방어 지점이 된다. 첫 조사에서 무엇을 진술하고 어떤 증거를 내놓느냐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밖에 없다.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사람은 불송치를 얻어낼 확률이 높아지지만 여력이 없는 사람은 초장부터 살얼음판을 걸어야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오래 전 탄식이 진짜로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이번 개편은 특정 정치 세력이 오래도록 밀어온 숙원사업이었다. 검찰의 표적수사·별건수사의 폐해가 크다며 시작된 것이었다. 다만 생각해 보자. 정권 보복성 수사나 정치인을 상대로 한 검찰의 표적수사·별건수사 때문에 피해를 본 일반 시민이 있었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검찰 수사권 박탈에 따른 일반 시민의 피해는 어떨 것 같은가. 아직 벌어지지 않았지만 앞날이 너무 명확하게 보여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종길 프리드먼연구원 통합연구센터장

이종길 프리드먼연구원 통합연구센터장
이종길 프리드먼연구원 통합연구센터장

*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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