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전주류씨 문중이 안동 임동에 터를 잡은지 300년 되는 해이다. 또, 개혁 군주 정조가 왕위에 오른지 250년, 훈민정음이 반포된지 580년 되는 해다. 게다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훈맹정음'이 세상에 나온지 꼭 100년을 맞는 해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여러 의미가 겹치는 올 해 개원 30주년을 기념해 '제2회 안동학 인문학술주간'을 열어 서로 다른 시대와 자료를 다루지만 하나의 물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세 차례의 학술대회를 마련한다.
한 집안이 4대에 걸쳐 학문을 이어온 일도, 정조가 영남의 선비들을 발탁해 조정에 불러들인 일도, 한문 유서를 며느리가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옮겨 적은 일도 결국 사람의 삶과 생각을 기록으로 남긴 일이었다. 이번 인문학술주간은 그렇게 남겨진 기록을 통해 다시 사람을 읽는 자리다.
8월 25일 오후 1시 30분 한국국학진흥원 대강당에서는 안동 임동면 박곡에 세거한 전주류씨 수곡파 '류승현·류도원·류범휴·류정문 4대의 삶과 학문'을 조명하는역사인물선양 학술대회가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인물별로 흩어져 있던 연구를 4대의 계보로 묶어 한자리에서 조명하는 첫 시도다. 특히 수정재 류정문은 이번에 처음으로 학계에 본격 소개된다.
한 집안의 학문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건너가며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꾸었는지 따라가다 보면, 문중이 대대로 간수해 온 문집과 고문서가 조선 후기 학술사를 다시 쓰는 자료가 된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난다.
둘째 날인 8월 26일 오후 1시 30분 한국국학진흥원 KSI연수원 강의동에서는 '18세기 정조와 영남 남인의 학문 활동'을 주제로 두 번째 학술대회가 열린다.
정조 즉위 250주년에 맞춘 이번 학술대회의 의의는, 오랫동안 향촌에 머물러 있던 영남 남인이 초계문신이라는 통로로 중앙 정계에 다시 나아간 과정을 정책과 인물 양쪽에서 복원한다는 데 있다.
지역사와 중앙 정치사를 따로 써 온 관행을 넘어, 안동의 선비들이 국정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말했고 또 어디에서 좌절했는지를 구체적인 문헌으로 확인하는 자리다.
마지막 날인 8월 27일에는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을 맞아 '안동, 기록으로 사람을 품다'를 주제로 안동학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국학진흥원 KSI연수원 강의동 2층과 3층에서 제1주제 '한글의 창제 정신과 안동 기록문화의 확장'과 제2주제 '안동의 한글 문학과 향유'가 동시에 진행되고, 오후 5시부터는 발표자와 진행자, 토론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라운드테이블 형식의 종합 토론이 이어진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글을 창제의 역사에서 사용과 향유의 역사로 옮겨 놓는다.
애민을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바꾸어 읽으면, 580년 전의 창제 정신은 점자와 디지털 접근성이라는 오늘의 과제로 곧장 이어진다. 안동이 지켜 온 언간과 내방가사, 고소설은 그 물음에 오랜 세월 답해 온 실물 증거인 셈이다.
안동시와 한국국학진흥원은 흩어져 진행되던 학술 사업을 한 주간에 모아 지역학의 밀도를 높이는 한편, 전문 학술대회와 대중 강연회를 나란히 배치해 연구자와 시민이 같은 자리에서 만나도록 했다.
정종섭 원장은 "한 집안이 4대에 걸쳐 지켜 낸 학문도, 며느리를 위해 한글로 옮겨 적은 유서도, 따지고 보면 사람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남긴 기록"이라며 "서른 살 청년이 된 한국국학진흥원이 그 기록들을 사흘 동안 한자리에 펼쳐 놓았으니, 안동 시민 여러분께서 오셔서 함께 읽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학술대회와 관련 자세한 안내는 한국국학진흥원 누리집(www.koreastudy.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세계 군사력 5위·국방력 차고 넘쳐"…전작권 임기 내 환수 추진
국민 65% "개헌 논의?…李 대통령, '연임 안 한다' 먼저 밝혀야"
'5·18 소요 사태' 발제 논란에…국힘 "이진숙 징계 검토 안 해"
[李 개헌 추진 논란] "원내사령탑까지 한 분들이…수싸움 간파, 노련미 보였어야"
李대통령 지지율 43.0% '역대 최저치' 경신…5주 연속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