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쏟아낸 언사(言辭)는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는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라 부르며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이라 규정했고, 대법관 서면 제청을 "퇴학시켜 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에 빗댔다. 사법부 수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버린 이 발언은 앞서 "삼권분립의 조화와 균형 훼손"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비판한 여당 대변인의 말을 그대로 적용해 되돌려줄 만하다.
이번 서면 제청을 둘러싼 절차 논란은 논란대로 따질 문제다. 그러나 김 대표는 절차를 넘어 사법부 수장 개인에 대해 인신공격을 했고, 나아가 법관회의를 열어 대법원장 사퇴를 결의하라며 사법부 내부 집단행동을 종용하기까지 했다. 삼권분립은 각 헌법기관이 상대의 권한 행사에 함부로 개입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여당 대표가 사법부 수장에게 물러나라고 공개 겁박(劫迫)하고, 법관들에게 그에 동조하는 집단행동을 선동하는 것이야말로 삼권분립을 흔드는 행위다.
조 대법원장을 비판하는 근거로 삼은 삼권분립은 민주당이 툭하면 무시해온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위원장은 관례를 깨고 조 대법원장을 '참고인'으로 신분을 바꿔 자리에 붙잡아 두고 질의를 강행했다. 무소속 의원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합성 사진 조롱 사태도 이 자리에서 벌어졌다. 민주당은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반발에도 조 대법원장 특검법을 추진했다.
대법관 제청 전 청와대와의 조율은 관행이었다. 그렇다고 반년 가까이 공석으로 둔 대법관 자리를 계속 그냥 둘 수는 없다. 다음 달이면 또 빈자리가 생기는 마당에 대법원장 입장에선 제청권 행사를 마냥 미룰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제청을 거부할 수 있고, 국회는 본회의에서 부결시킬 수 있다. 이 절차가 지켜지는 게 삼권분립이다. 독립된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하급 기관 다루듯 하고 사법부 수장에 대해 막말을 하면서 삼권분립 훼손을 운운하는 건 말 그대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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