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 부담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지역 대학가의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지역 사립대들은 국립대와의 지원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질 경우 오히려 지역 대학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의 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순한 장학금 확대를 넘어 지역 대학 간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등록금 0원' 어디까지
교육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지역균형발전 장학금'은 총 3천280억원 규모다. 이 가
운데 2천130억원은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에 투입된다.
2027학년도부터 전국 30개 지방 국립대 신입생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소득 수준이나 학자금 지원 구간과 관계없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다만 의대·치의대·약대·수의대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 대상은 신입생부터 시작해 매년 한 학년씩 확대된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지방 국립대 4개 학년 전체가 등록금 무상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는 매년 약 2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기존 국가장학금 예산 등을 감안하면 실제 순증 예산은 연간 926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교육부는 이 정책의 취지를 단순한 대학 지원이 아니라 학생들의 선택권 확대에 두고 있다.
정부는 무상 등록금에 따른 반수나 중도 이탈 문제도 관리한다. 자퇴 등 학적 변동이 발생하면 국가장학금Ⅰ유형 지원액을 제외한 추가 지원금은 환수할 방침이다.
◆ "지역 사립대 고사할 수도"
사립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도권 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가 여전한 상황에서 지역 내부의 학생 이동만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지역균형장학금을 대학의 설립 유형이 아니라 학생과 지역을 기준으로 재설계하라"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세제 개편을 통해 마련되는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분야 재원을 형평성 있게 사립대학에도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전민현 인제대 총장 겸 사총협 회장은 "지방국립대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있고 정책 효과를 발휘하기보다 갈등을 더 크게 만들고 지방소멸을 가속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립대와 사립대를 나누지 말고 오히려 소멸 지역 대학생들을 지원해줘야 한다"며 "정부가 정책을 바꾸면서 한 번도 공청회를 열거나 의견을 물어본 적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도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와 함께 대학 등록금 책정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기정 대교협 회장은 "등록금은 '인상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로 가서는 안 되고 정말로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 사립대에 '당근' 내놓을까
정부 역시 사립대의 반발을 고려해 별도의 지원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교육부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사립대를 '자율혁신대학'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근현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일정 수준 이상 대학에 파격적인 규제 합리화 및 포괄적인 재정 지원을 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교육·연구 선도 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중심, 지역·산학연협력, 교육혁신, 성인·직업교육 등 대학별 특성에 맞춰 재정지원 사업을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국립대에 '등록금 0원'이라는 직접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사립대에는 규제 완화와 특성화·재정지원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는 셈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지방 국립대 무상 등록금에 대해 "제도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진학해서 꿈을 꾸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선택 기회를 넓혀주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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