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의 최대 고비를 넘긴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서는 한숨 돌렸지만 지역 점포의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영업을 재개한 대구지역 점포에서 고객이 돌아오는 등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대형 임대매장 이탈과 상품 공급 차질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해서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회생담보권자 100%, 회생채권자 75.90%, 주주 100%가 계획안에 동의하면서 법정 가결 요건을 넘겼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당장의 파산 위기를 피하고 채무 변제와 영업 정상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역 점포의 분위기는 엇갈린다. 홈플러스 성서점은 지난달 13일 영업을 재개한 뒤 고객이 다시 늘고 일부 임대매장의 재입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성서점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김순중 비상대책위원장에 따르면 휴점 당시 주말 60~70명 수준이던 키즈카페 이용객은 재개장 이후 150~200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고객을 끌어모으는 대형 임대매장의 이탈이다. 성서점 입점 점주들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일 영업을 끝으로 철수를 준비 중인 올리브영에 영업 유지를 호소했다. 올리브영은 성서점 임대매장 가운데 중앙에 자리 잡아 고객 유입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는 게 점주들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마트가 다시 문을 열면서 손님이 돌아오고 있고 일부 여성복 브랜드도 재입점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리브영 같은 대형 브랜드가 빠지면 어렵게 돌아온 고객이 다시 이탈하고 다른 브랜드의 추가 철수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칠곡점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칠곡점에서는 최근 두 달여 사이 올리브영을 비롯해 탑텐, 슈마커 등 주요 브랜드가 잇따라 철수했다. 2층 상당수 임대매장도 셔터를 내린 상태다. 재개장 직후 할인 행사로 손님이 반짝 몰렸지만 이후 다시 고객이 줄었다는 게 입점 점주들의 설명이다.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에도 칠곡점 점주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점포를 유지하면 임대료와 관리비가 계속 발생하고, 철수를 택하더라도 수천만원의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점포를 유지하든 철수하든 상당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칠곡점 입점 점주 서미숙 씨는 "현재 매출은 예전의 20~30% 수준인데 관리비는 그대로 내야 한다. 제 매장만 해도 한 달에 430만원"이라며 "나가려고 해도 2천만원 넘게 들여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생 인가가 나면서 오히려 더 실망했다는 점주들도 있다"며 "장사는 안 되는데 그렇다고 나갈 수도 없어 하루하루 버티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상품 공급 정상화 역시 과제로 남았다. 홈플러스는 납품업체에 대금을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공급받고 있어 가용 현금 범위 안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예년과 같은 수준의 상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도 아직 정상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홈플러스 남대구점을 찾은 김미경(62) 씨는 "물건이 많이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눈에 보인다"며 "2층을 운영하지 않으면서 기존 2층 상품을 1층 빈자리에 옮겨 놓은 것도 많다. 할인 행사를 할 때만 손님이 반짝 몰리고 평소에는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철범 홈플러스 상무는 "회생절차 이후 협력사들이 납품대금 회수를 우려하면서 현재는 대금을 선지급해 상품을 공급받고 있어 제한된 운영자금으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만큼 협력사들과 기존 거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입점 점주가 많은 만큼 이들과의 상생을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대형 임대매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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