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개의 지방 이전에 시동을 걸었다. '잔류 최소화' 원칙에 따라 4분기 이전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 이번엔 1차 이전의 한계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지난 2005년 정부는 10개 혁신도시를 조성해 수도권 공공기관 150여 개를 옮겼다. 그러나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혁신도시를 지역 성장거점으로 만들지 못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따라서 2차 이전의 핵심은 이전 기관 숫자가 아니라 '무엇을 어디에 묶느냐'여야 한다. 정부가 '나눠먹기식' 배분을 지양(止揚)하고, 기존 혁신도시 중심으로 관련 기관을 집적해 지역 성장거점의 힘을 키우겠다고 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2차 이전은 대구·경북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다. 정부는 대경권 성장엔진으로 미래모빌리티·로봇·반도체·2차전지를 선정했다. 공공기관 이전도 지역의 미래 성장 산업지도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추경호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각자 몇 개 기관을 가져오느냐보다 대경권 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량(力量)을 집중하기 바란다. 미래모빌리티와 로봇은 대구의 제조·서비스 기반과 경북의 소재·부품 및 제조 기반을 연결하고, 반도체와 2차전지는 구미·포항 등 산업거점과 연구·인재 기능을 결합하는 식의 공동 청사진을 정부에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2차 이전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지역 안배(按排)가 돼선 안 된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8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추진되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첫 집중지원 대상에서 경북대가 제외되면서 대구·경북에서는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에서 지역만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차 이전은 ▷객관적 기준 ▷지역 산업 경쟁력 ▷성장 가능성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대구·경북 민심을 그저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해서는 결코 안 된다. 공공기관 이전이 특정 지역 챙기기가 아니라 미래 성장축의 재편임을 이재명 정부는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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