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처음에는 코로나19 신약 개발 임상 승인 청탁 의혹이었다. 이제 문제의 본질은 김승원 개인에게 어떤 의혹이 몇 개 더 있느냐가 아니다. 훨씬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를 책임질 법무부 장관에게 적용되는 도덕적·윤리적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이 선언한 반부패 원칙을 자신의 사람에게도 적용할 것인가.
대통령은 최근 부패 척결에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부패 청산에는 여야도, 내 편 네 편도 있을 수 없으며 예외 없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권력 주변의 부패에 눈감으면서 공직사회에 청렴을 요구하는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가장 먼저 자신의 인사에서 그 원칙을 증명해야 한다. 반부패는 구호가 아니라 자기 절제다. 상대방의 부패에는 추상같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기 진영의 문제에는 정치적 방어막을 치는 순간 반부패는 정치적 선동으로 전락한다.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인사를 대한민국 법 집행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에 앉힌다면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반부패 선언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김 후보자 문제에서 더욱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이해충돌이다. 김 후보자는 2024년 12월 신약 임상시험 관련 사안으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는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기소유예가 유죄판결은 아니다. 헌법소원을 통해 처분의 부당성을 다투는 것도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 임명은 신중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검찰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공식적으로 다투고 있는 사람을 검찰사무를 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가. 이것은 김 후보자가 실제로 권한을 남용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 공직윤리의 핵심은 이해충돌이 실제로 발생한 뒤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충돌이 발생할 구조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공직자가 아무리 "나는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해도 이해충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김 후보자는 의원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주장하며 공소 취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관련 의원 모임의 공동대표까지 맡았다. 그런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된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소신의 문제가 아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이며 검사 인사와 감찰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 자리다. 그런데 장관이 되기 전부터 대통령의 특정 형사사건에 대해 사실상 결론을 내려놓은 인물이 그 자리에 간다면 국민이 법 집행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 사건에 대해 이미 답을 정해놓은 사람이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다. 바로 이것이 민주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권력과 법 집행의 결합이다. 법무부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라 법에 대한 충성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를 방어하는 장관이 아니라 대통령에게조차 법의 한계를 말할 수 있는 장관이어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선택이 중요하다. 김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대통령이 임명을 고수한다면 그 순간부터 국민의 질문은 "대통령은 왜 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지키는가"로 바뀐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장면을 경험했다. 조국 사태가 문재인 정부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것은 단순히 한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통령과 여권이 끝까지 그를 방어하면서 개인의 문제가 정권 전체의 도덕성과 공정성의 문제로 확대됐다.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것이 조국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이다. 정치에서 인사 실패가 정권의 위기로 번지는 순간은 언제나 비슷하다. 국민의 합리적인 의문을 권력이 진영 논리로 덮으려 할 때다. 김승원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적합한지 판단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대통령은 자신이 내세운 반부패와 공정의 기준으로 다시 검증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이해충돌이 존재한다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대통령이 지금 지명을 철회하면 '김승원 사태'로 끝난다. 강행하면 '이재명 사태'가 시작된다. 그리고 대통령이 끝까지 잘못된 인사를 지키는 순간, 제2의 조국 사태가 현실화된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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