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옅어지고 있다. 계절의 변화가 몸을 통과하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 온 동네가 들썩인다. 지역대표 축제, 별난 축제가 SNS에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손 흔들며 소리친다. 우리 이런 것도 하고, 이런 사람도 오고, 이런 추억 남길 수 있는데 정말 안 올 거야? 차 밀리고, 사람에 치이겠지만 그래도 집을 나선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축제장으로 향한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세계불꽃축제'가 열렸다. 올해 22회째를 맞는 불꽃축제에 무려 100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한국, 미국, 영국을 대표하는 불꽃팀이 화려한 불꽃쇼를 펼쳤다. 이번 축제에는 130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근데 불꽃축제를 앞두고 이런 뉴스들이 나왔다. 세계불꽃축제, 여의도 한강공원 '명당 돗자리' 수십만원 거래 논란. 축제 기간 여의도 일대 호텔 숙박비 수백만원에 달해. 또 바가지 논란. 행복도 돈으로 산다는 믿음이 공증받은 것처럼 뚜렷해지는 느낌이 든다. 똑같은 하늘을 바라보는데도 구분 짓기 바쁘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라는 소설에는 마콘도라는 마을이 나온다. 그들은 무슨 일만 생기면 축제를 벌인다. 집시들이 낯선 물건을 들고 나타났을 때, 마을 처녀를 여왕으로 뽑는 날, 갑자기 큰 돈을 번 사람이 술과 음식을 퍼부을 때, 외지의 기업이 들어와 부유해질 때도. 그렇게 축제를 벌이지만 이상하게 마을과 부엔디아 집안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총성이 울리고 누군가는 점점 고독해진다. 타락이 그들을 멸망으로 이끈다.
어두운 밤하늘에 피어나는 불꽃을 바라보며 우린 각자 어떤 생각을 했을까? 100만개의 생각. 명멸하는 불꽃 같은 그 생각이 궁금하다. 목이 아프도록 하늘을 올려다보고, 옆 사람의 손을 꼭 잡는다. 70분 동안 소비되는 불꽃의 향연을 보며 아름다움에 취하고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만족감을 끌어안는다. 그 와중에도 내가 서있는 자리는 저들이 서있는 자리와 다름을 생각한다. 지금 누리는 것을 지키기 위해,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불꽃처럼 하늘로 자신을 쏘아 올린다. 빛이 사라진 허무한 하늘에서 또 묘한 외로움을 느낀다.
우린 고독한 운명을 타고났다. 어쩌면 그래서 축제에 끌리는 게 아닐까.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것을 바라보고, 함께 웃는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고독한 사람들이 잠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내 곁에 나와 연결된 어떤 사람들이 산다는, 그 분명한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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