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항만을 보유한 부산·경남이 다시 항만 체급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기존 부산항 신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데 이어 경남 창원 진해에 12조원이 넘는 대규모 신항을 추가로 조성하며 글로벌 물류 허브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천488만2천TEU로 세계 7위, 이 가운데 환적 물동량은 1천409만7천TEU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2030년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2천860만1천TEU까지 늘어 국내 전체의 77.2%를 처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압도적인 규모를 갖췄지만 확장은 계속된다. 핵심은 부산항 신항 서쪽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연도 일대에 들어서는 '진해신항'이다. 정부는 선박 대형화와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에 대응해 대규모 컨테이너 부두를 확보하고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물류 허브 항만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어업보상 약정이 마무리되면서 정부 부문 기반시설 개발사업도 본격적인 사업 단계에 들어섰다.
진해신항에는 총 12조6천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1단계 9개 선석과 2단계 6개 선석 등 2040년까지 모두 15개 선석을 조성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우선 1-1단계 3개 선석을 2030년 개장하고 2032년까지 1단계 9개 선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전체 15개 선석 가운데 14개는 3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처리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
항만의 물리적 체급도 기존 부산항 신항보다 커진다. 부산항 신항이 수심 17~18m, 선석당 길이 350m 수준인 데 비해 진해신항은 수심 23m에 길이 400m 규모로 조성된다. 정부는 선박 대형화가 지속되면서 세계 주요 항만 간 더 깊은 수심과 긴 선석, 넓은 수로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조차 기존 시설에 안주하지 않고 초대형선 시대를 겨냥해 또 하나의 신항을 더하는 셈이다.
진해신항은 단순히 부두를 늘리는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1단계 9개 선석을 국내 기술 기반의 '글로벌 스마트 메가포트'로 조성하고, 9개 선석을 단일 운영사가 운영하는 '메가 오퍼레이터' 체계 도입도 추진한다. 부산항 신항에서 축적한 완전자동화 경험과 스마트항만 기술을 접목해 대형선 대응과 물류 최적화는 물론 국내 항만 운영사의 국제 경쟁력까지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항만 뒤편의 물류망도 함께 키운다. 정부는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 가덕도신공항을 잇는 도로·철도 등 교통체계와 배후단지 연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30년까지 부산항에 361만7천㎡의 항만배후단지를 추가 공급하는 계획도 세웠다. 선석과 하역능력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공항·도로·철도·배후단지를 하나의 물류망으로 묶어 글로벌 허브항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해수부는 지난 7월 '피지컬 AI 항만 전략'을 발표하며 진해신항 1단계가 완공되는 2032년까지 자율형 하역장비와 AI 운영시스템 등을 전면 도입해 진해신항을 세계 최고 수준의 피지컬 AI 항만 선도 모델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당시 "아직 세계적으로 뚜렷한 선도 모델이 없는 만큼 기술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며 "국가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시장 진출까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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