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호르무즈 해협이 흔들리자 세계 경제도 함께 흔들렸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오가는 핵심 바닷길의 차질은 운임과 보험료,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을 줬다. 공급망 불안이 커지자 주요국은 항만 체급을 키우고 북극항로 같은 새로운 해상루트 선점에 나서고 있다.
1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은 1억3천700만톤(t)으로, 이 가운데 약 70%를 중동에서 조달했다. 주요 수입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이다. 국내 정유시설 상당수가 중동산 중질유 처리에 맞춰져 있어 공급선을 단기간에 다른 지역으로 돌리기도 쉽지 않다는 게 KMI의 분석이다. KMI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5%포인트(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0.6%p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공급망 불안 속에 주요국은 바닷길과 항만 경쟁력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한국항만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광저우항 난사항 5기 확장에 총 144억4천700만위안, 한화 약 3조원대의 사업비를 투입해 20만t급 컨테이너선 선석 4개와 5천t급 바지선 선석 15개 등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항만청은 미국 동남부의 대표 컨테이너 관문항인 사바나항의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운항하는 1만6천TEU급 이상 대형선은 물론 앞으로 더 큰 선박까지 수용하기 위해 항로의 깊이와 폭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경쟁은 기존 항만을 넘어 새로운 바닷길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북극항로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해운사 씨레전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극항로 정기 화물운송에 나섰으며 중국 칭다오에서 영국 티스포트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운항 시간을 약 2주를 줄일 수 있다. 씨레전드는 올해 모두 8차례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외신들은 "북극항로가 아직 운항 가능 기간이 짧고 쇄빙선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당장 상업성이 충분히 확보된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극항로 개척에 나서는 것은 단순한 운송시간 단축보다 장기적인 물류 주도권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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