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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 냄비째 식히다 324명 식중독… 추석 '퍼프린젠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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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증식 온도 43~47℃, 서서히 식는 냄비가 배양기 조리 2시간 내 섭취·5℃ 이하 소분·75℃ 재가열이 답

추석 연휴를 앞두고 14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명절 선물용과 제수용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4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명절 선물용과 제수용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결혼식 피로연에 올린 소갈비찜을 먹은 하객 324명이 한꺼번에 배를 잡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이 사례에서 문제는 재료도, 위생 상태도 아니었다. 전날 큰 솥에 대량으로 끓여 실온에 그대로 두고 식힌 것이 원인이었다.

명절 주방의 상식 하나가 여기서 깨진다. "푹 끓였으니 괜찮다"는 믿음이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은 끓이는 과정에서 열에 강한 아포를 만들어 살아남는다. 그리고 음식이 천천히 식는 동안 깨어나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갈비찜·장조림·불고기처럼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두는 음식이 명절에 가장 위험한 이유다. 조리량이 많을수록 식는 속도가 느려지고, 균이 자라는 시간은 그만큼 길어진다.

◆ 가을 21건 최다, 9월 식중독은 연중 1위 45건

식약처 집계를 보면 최근 5년간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62건 발생해 환자 758명이 나왔다. 계절별로는 가을이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봄·겨울·여름이 뒤를 이었다. 여름 식중독균이라는 통념과 반대다.

전체 식중독 흐름도 가을에 몰린다. 식약처의 2025년 식중독 발생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식중독은 319건, 환자 9천780명으로 건수는 전년보다 20% 늘었다. 월별로는 9월이 45건으로 8월 42건을 넘어 연중 가장 많았다.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 33건으로 1위였고 집단급식소 등이 뒤따랐다. 대량 조리와 보관이 함께 일어나는 곳에서 사고가 난다는 뜻이다. 명절 가정 주방은 평소보다 조리량이 몇 배로 뛰는, 사실상의 소형 급식소다.

◆ 43~47℃, 냄비 바닥이 배양기가 되는 구간

퍼프린젠스균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자란다. 식약처는 이 균의 최적 증식 온도를 43~47℃로 제시한다. 큰 냄비에 가득 담긴 갈비찜이 상온에서 식을 때 중심부가 몇 시간씩 머무는 바로 그 온도대다.

뚜껑을 덮어 두면 위험은 더 커진다. 냄비 안쪽은 산소가 적고 열은 잘 빠지지 않는다. 끓일 때 살아남은 아포가 깨어나 증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완성된다.

증상은 먹은 직후가 아니라 한참 뒤에 나타난다. 잠복기는 통상 8~12시간으로, 복통과 설사가 주된 증상이다. 저녁상에서 먹은 음식이 새벽에 문제를 일으키는 식이라 원인 음식을 특정하기 어렵다.

◆ 259명, 400여 명… 되풀이되는 '전날 대량 조리'

식약처가 제시한 사례들은 패턴이 같다. 가을 야외 행사에서는 1천 인분으로 대량 조리한 고추장 돼지불고기 도시락이 문제가 됐다. 보관 온도 관리가 허술해 259명이 식중독에 걸렸다.

지역 축제에서는 전날 대량으로 만든 장조림을 실온에서 밤새 식혔다. 이튿날 그대로 배식한 결과 주민 400여 명이 증세를 호소했다. 앞서 언급한 소갈비찜 사례도 전날 조리한 뒤 충분히 가열하지 않고 낸 것이 문제였다.

세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많이, 미리, 천천히'다. 조리량이 많아 식는 속도가 느리고, 하루 전에 만들어 보관 시간이 길었다. 다시 낼 때 중심부까지 뜨겁게 데우지 않은 것도 같았다.

◆ 2시간·5℃·75℃… 숫자 세 개만 기억하면 된다

식약처 예방 요령은 단순하다. 조리를 마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에 먹는다. 육류는 중심 온도 75℃에서 1분 이상 완전히 익힌다.

바로 먹지 않을 음식은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빠르게 식힌다. 그 뒤 5℃ 이하에서 냉장 보관한다. 따뜻하게 내놓을 음식은 60℃ 이상을 유지해야 증식 구간을 피할 수 있다.

보관했던 음식을 다시 먹을 때는 중심 온도 75℃ 이상으로 재가열한다. 겉만 데워 김이 오르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국물이 끓어도 고기 덩어리 속은 미지근할 수 있다.

◆ 재가열 맹신도, 냄비째 냉장도 답이 아니다

재가열만 믿는 것은 위험하다. 식약처는 열에 강한 아포는 일반 가열 조리로 죽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실온에서 천천히 식히는 과정을 방치하면 균은 계속 늘어난다.

반대로 뜨거운 냄비를 그대로 냉장고에 밀어 넣는 것도 해법이 아니다. 냄비 내부 열기가 빠지지 않아 증식 온도가 유지된다. 냉장고 안 온도까지 올라가 다른 음식이 상할 수 있다. 얕은 용기로 나눠 급속 냉각하는 소분 보관이 필수다.

지역 방역 당국도 같은 지점을 짚는다. 경상북도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조리 음식을 대량으로 상온에 방치하는 습관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5℃ 이하 냉각·보관과 75℃ 이상 재가열을 포함한 6대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식약처가 2024년 10월 공개한 최근 5년간 발생 현황을 보면 가을철 21건에 이어 봄, 겨울, 여름 순으로 집계됐다. 세균성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보다 아침저녁 서늘한 환절기에 환자가 몰린다는 뜻이다. 대량 조리한 고기 요리를 베란다나 상온에 두는 생활 습관이 이 통계의 배경이다.

대용량 육류 조리가 잦은 가을철 야외 행사나 잔칫집에서 퍼프린젠스 식중독 사고가 집중되는 배경에는 균 자체의 독특한 생존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는 2024년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퍼프린젠스균이 산소가 거의 없는 혐기성 환경에서 포자를 형성하며 증식하는 특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솥이나 냄비 바닥처럼 산소 접촉이 차단되고 열기가 천천히 빠져나가는 환경이야말로 이 균이 깨어나 번식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이다.

피로연 뷔페나 축제 현장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하는 것도 조리 방식의 허점 탓이다. 대량으로 음식을 끓인 뒤 중심부까지 빠르게 식히지 않은 채 실온에 두면, 표면만 식고 냄비 속은 미지근한 상태가 장시간 이어지면서 포자가 급격히 세포 분열을 시작한다. 2017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사례별 식중독 자료에 따르면, 퍼프린젠스균이 체내에 들어가 독소를 만들어내면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잠복기는 8시간에서 12시간 안팎으로 나타났다.

음식의 부패를 막으려 온장 보관을 택할 때도 세심한 온도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균의 온상이 되기 십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2년 7월 안내한 식중독 예방 및 안전조리 요령을 보면, 음식을 따뜻하게 보관하려면 온도를 반드시 60℃ 이상으로 유지해야 세균 증식을 차단할 수 있다. 미지근한 보온 밥솥이나 약한 불로 뭉근히 덥히는 수준에 머물면 균이 가장 활발하게 번식하는 위험 온도대를 벗어나지 못해 위험이 더 커진다.

남은 음식을 냉장 보관할 때도 단지 차가운 공간에 넣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3년 3월 배포한 대량조리 음식 예방 요령에 따르면,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식힌 조리 식품은 세균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5℃ 이하의 냉장 온도를 유지해 보관해야 한다. 이후 차게 보관했던 음식을 다시 식탁에 올릴 때도 고기 내부 중심온도를 75℃ 이상으로 가열해야 체내에서 복통을 유발하는 균과 독소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올해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짧아 명절 음식을 조리한 뒤 보관해야 하는 기간 동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주항공청이 발표한 2026년 월력요항과 인사혁신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3조에 따르면, 이번 추석 법정 공휴일은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이며 일요일인 27일을 더해도 연휴는 나흘에 그친다. 토요일 공휴일에는 대체공휴일이 주어지지 않아 연휴 직후인 9월 28일 월요일부터 곧바로 일상이 시작되므로, 짧은 연휴 동안 갈비찜 등 대용량 고기 요리가 상온에 방치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 나흘 연휴, 남은 음식 관리 기간도 짧아졌다

올해 추석 공휴일은 9월 24일 목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다. 우주항공청 2026년 월력요항 기준으로 주 5일 근무자는 27일 일요일을 합쳐 나흘을 쉰다.

대체공휴일은 없다. 인사혁신처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3조는 추석 연휴가 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칠 때만 대체공휴일을 주도록 하고 있다. 토요일과 겹친 올해는 28일 월요일이 정상 근무일이다.

연휴가 짧을수록 음식은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두고 오래 꺼내 먹게 된다. 냄비를 식탁에 올려 두고 데우기를 반복하는 나흘이 가장 위험한 구간이다. 추석 당일은 9월 25일, 연휴 뒤 첫 출근일은 9월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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