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메가특구'에 각종 규제 특례를 검토하면서 산업별 격차와 지역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정 산업과 지역을 특구로 묶어 지원하는 방식은 역차별을 낳을 수 있다며 포괄적인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6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여당이 연내 입법을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노동 특례와 재정·금융·인프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5극3특 권역의 성장 거점을 지정해 기업 투자를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그간 검토해 온 메가특구 노동 특례안에는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제 적용을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포함됐다.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기존 2년에서 최대 4년(2+2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외에도 32개 업무로 제한된 파견근로 대상도 특구 내에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늘리는 안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의 특정 지역 지원은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는다.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단에는 2030년까지 전력을 조기 공급하기 위해 신규 공급선로 구축을 앞당기고 한전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특례와 지원이 성장세를 탄 첨단산업과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 산업 간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구에 조성되는 기업은 근로시간과 고용 운용의 폭이 넓어지는 반면, 비특구 기업은 기존 제약 속에서 투자와 인력 유치 경쟁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첨단산업과 제조업 간 격차는 뚜렷하게 벌어진 상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반도체의 올해 하반기 수출 전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2% 늘어난 1천924억 달러로 분석됐다. 반면 침체 산업군으로 분류되는 섬유패션은 0.6% 감소한 51억9천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성서산업단지의 한 섬유업체 대표는 "반도체는 호황이라지만 섬유를 비롯한 다른 업종은 버티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중동 정세 악화로 실적이 반토막 난 데다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고, 노동 관련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인력의 탄력적 운용도 한계가 있다"며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만 특례를 주기보다 기존 산업 현장의 어려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간 성장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정 지역을 메가특구로 지정할 경우 기업과 인력 이동을 부추기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단지 등은 투자와 인력 손실 등 상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특정 지역과 산업을 선별해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은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을 키울 수 있는 만큼, 규제 완화 역시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특정 지역을 메가특구로 조성해서 특례를 적용한다는 것은 특혜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법이라는 것은 골고루 적용돼야 한다. 주 52시간제 완화와 같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면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방향이 적절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교통정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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