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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 조선·최원종·최윤종 20년 뒤 '가석방' 가능…인천 흉기난동도 무기징역 받는다면? [시사뒷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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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세 남성 피의자 살인미수 전력에 전자발찌 착용 상태서 또 범행…출소 후 고위험 강력범 관리 허점 드러나
전자감독 재범률 낮지만 한 번의 실패가 시민 생명과 맞바뀌어…'가석방 없는 무기형' 논의 재점화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폐쇄회로(CC)TV에 담긴 피의자 범행 모습. 연합뉴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폐쇄회로(CC)TV에 담긴 피의자 범행 모습. 연합뉴스

13일 인천 홈플러스 구월점 등이 입점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을 다룬 기사 댓글에는 뜻밖의 단어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가석방'이다.

이번 사건 피의자는 무기수가 아니다. 그러나 과거 두 차례 살인미수 전력이 있고, 그중 전처를 살해하려 한 사건으로 징역 4년을 복역한 뒤에도 다시 불특정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더구나 범행 당시 위치추적 전자장치, 이른바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최근 알려진 '무기수 가석방' 논란과 이번 사건 간 직접적 연결고리가 걸린 건 아니지만, 독자들이 두 사안을 함께 떠올린 것엔 이유가 있어 보인다. 흉악범이 형기를 마치거나 가석방돼 사회로 돌아왔을 때 국가가 과연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느냐는 불안이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폐쇄회로(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 연합뉴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범인 조선. 연합뉴스

◆조선·최원종·최윤종 모두 무기징역…하지만 '영원한 격리'는 아니다

3년 전 대한민국을 공포에 빠뜨렸던 대표적인 강력범죄자들의 최종 형량을 다시 보면 이 문제가 더욱 선명해진다.

2023년 신림역 인근에서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성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살해하려 한 조선은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같은 해 서현역 일대에서 차량으로 시민들을 들이받고 백화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12명을 다치게 한 최원종 역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신림동 등산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폭행한 뒤 살해한 최윤종도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세 사건 모두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택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무기징역이 법적으로 '죽을 때까지 절대 출소할 수 없는 형벌'은 아니라는 데 있다. 현행 형법 제72조에 따르면 무기형을 선고받은 수형자는 20년을 복역한 뒤 행상이 양호하고 뉘우침이 뚜렷하다고 판단될 경우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조선·최원종·최윤종이 지금 당장 가석방 대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들은 무기징역이 확정된 지 불과 2년가량밖에 지나지 않았다. 현행법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도 최소 20년 복역이라는 첫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지금 당장의 나와 무관한 이야기라고만 하기도 어렵다. 20년 뒤에는 지금의 시민들도 여전히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사이 새로 태어난 세대까지 같은 공간을 살아간다. 흉악범의 장기 격리 문제를 현재 피해자와 유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시민 안전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이 생기는 이유다.

전자발찌. 연합뉴스
'분당 흉기 난동 사건' 범인 최원종. 연합뉴스

◆올해 가석방된 무기수 13명…전원 살인 관련 범죄

이런 불안에 기름을 부은 것이 최근 공개된 무기수 가석방 자료다.

주진우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아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8일 기준 올해 가석방된 무기징역 수형자는 13명이다. 가장 무거운 죄명을 기준으로 살인 1명, 살인 등 8명, 강도살인 1명, 강도살인 등 2명, 강간살인 등 1명으로 13명 모두 살인 관련 범죄자였다. 2025년에도 살인 관련 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9명이 가석방된 바 있다.

단순히 이들 숫자만 보고 가석방된 사람들이 곧바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순 없다. 실제 가석방은 장기간 복역한 수형자를 대상으로 수형생활, 반성 정도, 재범 가능성 등을 심사해 결정한다.

하지만 국민이 '무기징역'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의미와 법률상의 무기징역 사이에는 분명 온도차가 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엄중한 평가를 내리더라도, 현행법상 일정 기간 복역 뒤 가석방 심사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의 '영구 격리'라는 표현과 현행 가석방 제도 사이에서 국민이 모순처럼 느낄 여지가 생기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인천경찰청에서 이날 대형마트에서 발행한 흉기 난동 사건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범인 최윤종. 연합뉴스

◆사형제 있지만 29년째 집행 無…그 사이 무기형이 사실상 최고형 취급

이쯤에서 대한민국 형벌체계의 또 다른 특수성을 언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법률상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국제적으로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그렇다고 사형수가 법적으로 무기수와 같은 것은 아니다. 사형 확정자에게 무기수와 같은 가석방 제도가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현실의 재판에서는 사형을 구형한 극단적인 강력범죄에서도 실제 선고가 무기징역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조선·최원종·최윤종 사건 역시 모두 그랬다. 결국 국민 입장에서는 "사형은 사실상 집행하지 않고, 무기징역도 언젠가 가석방 가능성이 있다면 극단적인 흉악범죄자를 영구 격리하는 형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가 2023년 '가석방 없는 무기형' 도입을 추진한 것도 바로 이런 형벌체계의 간극 때문이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현재도 무기형은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의 문이 열리는 형벌로 남아 있다.

여기에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이 길어지는 현실도 국민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는 않지만, 비교적 젊거나 중년의 나이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수형자가 수십 년 뒤에도 상당한 활동능력을 유지한 채 가석방 심사를 받을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20년 뒤'라는 숫자를 단순히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고령화 자체를 재범 가능성과 직접 연결할 수는 없지만, 장기형과 가석방 제도를 설계할 때 기대수명 변화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제기는 충분히 가능하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무기수'보다 형기 마치고 나오는 강력범

이번 인천 사건이 보여준 문제는 오히려 그보다 현실적이다. 피의자 A(59) 씨는 2005년 살인미수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2008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에는 재결합을 거부한 전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실제 복역했다.

당시 재판부는 다수의 폭력 전력을 고려해 출소 뒤 10년 동안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했다.

그렇게 사회로 돌아온 사람이 13일 양손에 흉기를 묶고 대형 상업시설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무기수가 가석방된 것도 아니었다. 법원이 정한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고, 국가가 위험성을 인정해 전자감독까지 하고 있던 사람이 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1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폐쇄회로(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 연합뉴스

◆1개월 전 흉기 소지로 입건…범행 직전까지 보호관찰관과 점심도

더 뼈아픈 대목은 위험신호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A씨는 지난 9월 갈등을 빚던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였다. 과거에는 전자발찌 착용 중 외출 제한 시간을 네 차례 위반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런데 범행 당일의 상황은 더욱 아이러니하다. 법무부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약 4시간 전 외부 전문가에게 알코올중독 상담을 받았다. 이어 보호관찰관과 35분가량 면담하고 정신질환 치료약 복약검사도 받은 뒤 낮 12시30분까지 보호관찰관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리곤 약 1시간 뒤 흉기난동이 시작됐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거나 당일 준수사항을 어긴 것도 아니었다. 위치를 추적하는 장치는 정상 작동했고 보호관찰관도 직접 만났다. 그런데도 범죄 자체는 막지 못했다.

법무부가 사건 당일 곧바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전자감독 지도·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전자발찌는 정말 무용지물인가

여기서 분노와 통계는 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자발찌 사건이 반복적으로 크게 보도되면서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라는 인식도 커졌지만 정부 통계에서는 전자감독 이후 대상자의 특정범죄 재범률이 1% 안팎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즉 전자감독이 아무 효과가 없는 제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남은 1%다.

일반적인 정책이라면 99%의 성공률은 높은 성과일 수 있다. 하지만 관리 대상이 이미 강력범죄 전력이 있는 고위험군이고 한번의 실패가 무고한 시민의 생명과 맞바뀔 수 있다면 국민이 받아들이는 숫자의 무게는 달라진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과거 살인미수 전력, 반복적인 준수사항 위반, 최근의 흉기 소지 입건, 정신건강·중독 문제라는 여러 신호가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났다면 단순 위치추적만으로 충분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자발찌. 연합뉴스

◆'전자발찌 찼으니 괜찮다' 대신 위험신호 한데 모아야

대책의 방향도 전자발찌를 더 많이 채우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전자발찌는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이지 범죄 의도를 읽는 장치가 아니다. 전자감독 대상자가 다시 흉기를 소지하거나 보호관찰 준수사항을 반복해서 어기고, 치료를 중단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면 이런 정보를 각각 따로 관리하지 않고 하나의 '고위험 신호'로 합쳐 대응할 체계가 필요하다.

경찰이 가진 형사사건 정보와 법무부 보호관찰 정보, 치료기관의 위험평가가 법적 범위 안에서 신속하게 공유되는 체계도 검토할 수 있다.

일정 기준 이상의 고위험 전자감독 대상자에게는 1대1 전담 관리나 대면 감독 횟수를 늘리고, 흉기 소지나 반복적인 접근금지·외출제한 위반 등이 발생하면 위험등급을 자동으로 높이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자발찌라는 장치가 아니라 그 장치 주변의 사람과 정보가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돼 있느냐다.

◆정치권, 무기수에게는 '가석방 없는 무기형' 다시 논의할까

무기수 문제도 별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모든 무기수에게 영원히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형벌의 교화 목적과 인권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연쇄살인이나 강간살인,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극단적인 살인처럼 사회적 위험성이 특히 큰 범죄까지 일률적으로 '20년 뒤 가석방 심사 가능'이라는 하나의 틀 안에 놓는 것이 적절한지는 다시 따져볼 만하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별도로 두는 방안도 있고, 특정 흉악범죄의 무기수에게는 최소복역기간을 20년보다 훨씬 길게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 가석방 심사에서 피해자와 유족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독립적인 재범위험 평가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가석방을 모두 없애자'와 '현재 제도를 그대로 두자' 사이에도 선택지는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인천경찰청에서 이날 대형마트에서 발행한 흉기 난동 사건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이 원하는 건 '복수'만이 아니라 피해자가 다신 나오지 않는 것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엄벌 요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아무 관계도 없는 시민들이 평범하게 쇼핑하고 식사하던 공간에서 공격을 받았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20대 여성 피해자를 향해서는 특히 안타까움이 집중됐다.

"저 사람이 왜 다시 사회에 있었나." "전자발찌를 채워놓고도 왜 막지 못했나." "무기징역을 받아도 언젠가 나오는 것 아니냐."

댓글에 쏟아지는 이런 질문을 단순히 감정적인 엄벌론으로만 치부하기도 어렵다. 국가가 범죄자의 사회복귀를 허용하려면 그만큼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가석방을 허용할 것인지, 형기를 마친 고위험 강력범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전자감독의 한계를 무엇으로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함께 있어야 한다.

교정과 갱생도 형사정책의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사회복귀를 전제로 한 제도가 신뢰받으려면 첫 번째 조건은 분명하다. 다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려면 가석방 심사의 문턱과 재범위험 평가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경찰·보호관찰·치료기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것은 물론, 전자감독과 1대1 관리 등 기술·인력을 고위험군에 집중하는 촘촘한 사후관리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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