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경복궁 흥례문 앞이 드넓은 공연장으로 변했다. 한복을 입고 등장한 댄서 허니제이와 팀원들은 국악 선율에 맞춰 선을 강조한 절도 있는 군무를 펼쳤다. 전통적인 의상과 스트리트댄스가 어우러진 무대는 'K-힙'의 멋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비투비 서은광과 이민혁은 두 명의 멤버로도 넓은 무대를 채웠다. '아이시 앤 스파이시(Icy&Spicy)', '필 얼라이브(Feel Alive)'에 이어 대표곡 '그리워하다'를 국악 버전으로 편곡해 들려줬다. 익숙한 멜로디에 우리 악기의 소리가 더해지면서 원곡과는 또 다른 서정적인 분위기를 냈다.
고운 한복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송가인은 '가인이어라', '아사달', '엄마 아리랑'을 연이어 불렀다. 어린 시절 국악을 전공한 송가인의 애절한 목소리가 가을밤 고궁과 어우러지면서 객석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평소 방송 스튜디오에서 만나던 '불후의 명곡'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777회 '2026 궁중문화축전-궁, 예술을 깨우다' 특집 1부의 모습이다. 가을 궁중문화축전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방송 최초로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펼쳐졌다. 현장에는 외국인 관객 3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3천여 명이 함께했다.
이날 공연은 '궁, 흥, 소리, 혼' 등 서로 다른 주제 아래 전통 국악부터 K팝, 트로트, 발라드,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한자리에 채워냈다. 허니제이, 비투비, 송가인 외에도 싸이커스, 박지현, 허용별이 출연했다. 또 국내 대표 명창 김영임이 무대에 올라 '한 오백년'과 '뱃노래'를 불렀으며,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과 '아리랑', '손에 손잡고'를 함께 부르며 1부 대미를 장식했다.
고궁을 단순한 공연 배경에 머물지 않게 한 또 하나의 요소는 MC 이찬원의 해설이었다. 이찬원은 이날 '역사 해설가'로 나서 공연 사이사이 궁궐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경복'이라는 이름에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리고 번영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는 설명부터 경회루가 왕과 신하들의 잔치와 외국 사신을 위한 연회가 열리던 곳이었다는 이야기까지 전했다. 한복을 입고 관객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으로 무대가 펼쳐지고 있는 궁궐의 역사까지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했다.
이번 특집 1부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5.3%를 기록하며 토요일 전체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어 31일(토) 오후 6시 5분에는 특집 2부가 계속된다. 예고에는 김창완밴드를 비롯해 린, 이승기, 엔믹스(NMIXX),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에이티즈(ATEEZ) 등의 무대가 담겼다. 김창완밴드는 '너의 의미', '회상', '사랑해' 등 명곡을 선보이고, 걸그룹 엔믹스는 '블루 발렌타인(Blue Valentine)', '헤비 세레나데(Heavy Serenade)'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의 무대와 함께 K팝 그룹들이 고궁을 배경으로 펼치는 공연도 기대를 높인다. 특히 엔믹스의 경복궁 무대는 방송에 앞서 공개된 직캠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에서 한차례 화제를 모았다.
600년의 시간을 간직한 궁궐과 오늘의 대중음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어울렸다. 국악과 K팝, 트로트와 크로스오버를 한데 펼쳐놓고 한복과 춤, 역사 이야기를 더하면서 경복궁은 아름다운 배경을 넘어 공연의 일부가 됐다. 깊어가는 가을밤 고궁에서 만나는 음악 축제라는 점에서도 이번 특집만의 색깔은 분명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李 경기지사 시절 시민단체, 김현지 남편 측에 2천143만원 지급
박정희·노무현·김대중 '3강' 그대로, 2030 선호 뒤집히고, 영부인은 여전히 육영수 [시사뒷담]
주진우 "역삼동 화재날, 김혜경 여사 '황제골프'"…靑 "사실무근·일방적 주장"
대구 변압기로 호남 반도체 속도전? 윤재옥 "철회하라"
신평 "2028년 총선서 야권 압승…이재명 정부, 스스로 명 단축하는 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