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스크롤을 멈추지 못하는 10대를 겨냥해 정부가 SNS 가입 연령 제한을 넘어 플랫폼 설계 자체를 손보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플랫폼 사업자에게 이용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방미통위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방안을 처음 제시했으며, 만 14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 계정에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용 이력을 분석한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 등 과몰입을 유발할 수 있는 기능을 기본 제공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과제에 포함됐다.
만 14세 미만이라도 부모의 동의가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가입을 허용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방미통위는 청소년 SNS 과의존과 관련한 기능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으며, 자동 재생이나 야간 알림 등 개별 기능의 제한 필요성과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다만 어떤 기능을 어느 수준까지 제한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청소년 보호 정책은 유해 콘텐츠 차단이나 이용자 교육, 보호자 지도 등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최근 논의는 이용자의 과도한 사용을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 구조와 플랫폼의 설계 및 운영 방식에 책임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맞춤형 추천은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이지만, 이용 이력을 바탕으로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 노출해 이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한 스크롤과 자동 재생, 반복적인 알림 등도 스스로 이용을 멈추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뉴욕주는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개인 맞춤형 피드를 제공할 경우 보호자 동의를 받도록 하는 규칙을 확정해 내년 1월 시행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도 틱톡의 무한 스크롤과 자동재생, 개인화 추천 기능이 이용자의 중독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이라는 예비 판단을 내렸다.
청소년의 연령을 확인하는 방식과 해외 플랫폼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청소년이 성인 계정을 이용하거나 이메일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해외 서비스의 경우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에는 청소년 SNS 이용 제한과 관련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9건이 계류 중이다. 법안마다 차이는 있지만 만 14세 또는 16세 미만 가입을 제한하거나 보호자 동의를 강화하고, 19세 미만 계정에는 추천 알고리즘과 자동재생 등 중독을 유발하는 기능을 제한하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청소년 SNS 이용에 따른 폐해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며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에게 논의를 세밀하고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여론조사에서 국민 약 80%가 청소년 SNS 규제에 공감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지난 7월 방송에 출연해 "교육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기본권의 주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게임 셧다운제의 사례를 고려해 청소년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방미통위는 청소년정책 소관 부처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청소년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론화 방식과 입법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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