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때려치우고 웹소설이나 쓸까 봐." 주위 사람들에게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몇 번쯤은 들어본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웹소설 시장을 생각하면 '웹소설이나'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문피아,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등 수많은 플랫폼이 경쟁하는 레드오션 속에서 누구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독자에게 선택받기는 어려워졌다.
최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재혼황후'나 올해 나온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나를 충전해줘'도 웹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도 웹소설에서 출발했다. 웹소설은 웹툰과 영상으로 확장되며 무시할 수 없는 콘텐츠의 원천이 되고 있다.
웹소설만큼 유행에 민감한 곳은 없다. 한때는 주인공이 트럭에 치여 과거로 회귀하거나, 다른 인물로 환생하는 설정이 웹소설의 익숙한 도입부였다. 최근에는 신점이나 무속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했고, 요즘은 퇴사나 해고를 계기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거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유행하는 소재가 바뀌면 비슷한 설정의 작품들이 쏟아진다. 그런데도 독자들은 익숙한 소재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낸다.
웹소설 한 편은 5천자 내외다. 이 분량을 주 5일 연재한다고 생각하면 이 또한 엄연히 노동이다. 연재 방식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에도 영향을 끼친다. 보통 25화 내외를 한 권으로 묶지만, 한 편씩 공개되는 방식에서는 매회 독자의 관심을 붙잡아야 한다. 다음 화를 결제하게 만들 사건과 반전이 필요하고,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인물과 사건을 관리하는 일도 복잡해진다. 무엇보다 작가는 매일 마감을 지켜야 한다. 독자가 가볍게 읽는 5분 뒤에는 가볍지 않은 창작의 과정이 존재한다.
웹소설은 독자와 작가의 거리가 가깝다. 플랫폼에 작품을 등록하면 독자는 곧바로 댓글과 별점, 조회 수로 반응한다. 전개가 조금이라도 늘어지면 '고구마 구간'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반복되는 패턴에는 AI 문체 아니냐는 반응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독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작가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시선 속에서 글을 써야 한다.
그럼에도 웹소설은 지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제 독자는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작품의 세계에 참여하는 존재가 됐다. 지금의 웹소설은 쓰는 사람만큼이나 읽는 사람의 시점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안 되겠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오늘도 자기 전, 천 원을 충전했다. 웹소설 몇 화만 읽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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