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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 7월 31일(금)

    [날씨] 7월 31일(금) "맑음"

    2026-07-30 18:45:24

  •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이토록 웅숭깊은 그림 이야기라니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이토록 웅숭깊은 그림 이야기라니

    거두절미하고, '숙취, 쉬잔 발라동'을 읽다가 스모키 노래 Living Next Door to Alice를 떠올렸다. 몽마르트의 화가들이 열광한 뮤즈 발라동과 그녀의 신산한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화폭에 옮긴 툴루즈 로트레크를 상상하면서, 옆집 앨리스에게 목맨 남자를 24년이나 짝사랑한 끝에 "앨리스는 가버렸지만,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고 뒤늦게 고백한 섈리도 생각하면서. 저자가 썼듯이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그런 시선이, 말없이 머물러주는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닐까." 그림과 삶의 통찰이 빛나는 오희승의 에세이 '나를 지키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갑니다'이다. 돌봄과 잔존하는 그리움과 다정한 회복을 기록한 책 전체를 관통하는 건 삶을 거슬러 찾아낸 '예술의 힘'이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흔치 않은 작품을 펼치며 다른 길을 간다. 이를테면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넘었고, 사진과 경쟁했으며 벨 에포크를 활보한 화가(그러나 다소 혹은 매우 낯선 이름들)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얘기. 숱한 미술작품 관람기와 차별화를 이루는 지점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SNS를 뒤덮은 앤디 워홀과 데미언 허스트와 쿠사마 야요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나를 안심시켰다. 시작은 제시 윌콕스 스미스의 '아침'이다. 이 꼭지에는 우리 삶에 밀착된 소중한 것일수록 만만하게 취급하는 과소평가로부터 촉발된 오희승의 자기성찰이 담겼다. 작가로서 정체성도 불확실하고 누구의 엄마라는 호칭이 어색했던, 즉 여성과 모성의 삶을 낮게 평가해온 그녀였지만 "내가 가장 오래, 그리고 깊이 헌신한 삶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 19세기 연인들의 작은 눈 초상화에서 끝내 지키고 싶은 사랑의 시간을 포착한 저자는 "우리가 세상에 홀로 있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누군가를 사랑했고 사랑받았음을 보여주는 흔적.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을 끝내 소중히 지킨다."라고 적고 있다. 당신이라는 특별한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걸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인 양 말이다. 처연하기 그지없는 잉거 어빙 코스의 '플루트의 부름'을 책 정중앙에 배치한 이유는 무엇일까? 언젠가 미국 서부 사막에서 만난 원주민을 술회하는 장면, "황량한 사막의 노을 아래, 한 원주민 남자가 붉게 타는 하늘을 등지고 비틀거리며 노래를 불렀다. 모래바람이 불고 있었고, 빛은 낮게 깔려 있었다." 뿌리 뽑힌 삶이 남긴 상처를 살피는 동시에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떠올리는 통찰이라니! 책의 백미라고 여긴 이 꼭지는, 그림은 어떻게 한 사람을 지키고 성장시켜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게 했는지를 드러내는 마술적 리얼리즘식 대답으로 읽힌다. 대미를 장식하는 건 에두아르 마네의 '철도'와 빅토린 뫼랑이다. '올랭피아'의 모델이었으며, 보여지는 대상에서 응시의 주체로 존재하는 그녀의 당당한 자태에 매료됐을 터. 단단하고 의연한 뫼랑으로부터 살아갈 이유를 찾은 오희승은 새로운 문 하나를 열어준 예술 앞에서 "단단한 눈빛을 가진 여인처럼 나도 이제는 응시하는 주체이고 싶다."라며 책의 마침표를 찍는다. 시종일관 차분하게 그림 읽어주던 목소리에 결기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흔히 볼 수 없는 작품에 곡진한 사적 언어로 배접한 '나를 지키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갑니다'. 치열한 시간을 거쳐 마침내 이른 자리가 안온하다.

    2026-07-30 10:28:38

  • [사설] 빈 총으로 GP 경계라니, 병사에게 그냥 죽으라는 소리 아닌가

    서부 전선 최전방을 담당하는 육군 1군단이 지침을 변경, K6 중기관총에 삽탄(揷彈)을 하지 않고 탄띠가 든 탄통을 옆에 비치해 두고 경계 근무를 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다. 삽탄이 돼 있지 않을 경우 상황이 발생하면 우선 탄통에서 탄띠를 꺼내 총에 걸어야 비로소 사격이 가능해진다. 북한군의 기습 도발이 발생하면 우리 군은 사실상 무장해제(武裝解除) 상태에서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는 경계 근무 시 기관총에 여러 개의 실탄이 연결된 탄띠를 걸어 두는 삽탄 상태 유지를 원칙(原則)으로 한다. 합동참모본부는 관련 지침 변경에 대해 1군단으로부터 보고받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기강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국군의 참상(慘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1군단 측의 묵묵부답(默默不答) 속에, 오발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가 이재명 정부의 대북 화해 기조와 맞물려 현장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을 초래한 것은 아닌가 하는 해석이 제기된다. '국방 개혁'을 명분으로 한 이재명 정부의 국방정책이 현장 지휘관의 오판(誤判)을 불러일으켜 장병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명 정부는 전방 부대의 위병소 및 경계 초소에서 총기와 실탄 무장을 금지하고 대체 장비인 '삼단봉'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가 안보 자해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조치를 철회(撤回)했다. 또 국군의 합동성을 강화한다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전문적 역량을 무시한 '바다 없는 해사' '활주로 없는 공사'를 만들려고 해 강한 반발(反撥)을 사고 있다. 게다가 국군방첩사령부를 전격 해체(解體)하는가 하면, 군사 시설 경계를 민간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해 간첩 및 보안 유출의 위험을 키우고 전투 수행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이재명 정부의 행태가 국군 핵심 지휘관의 정신 상태마저 나태(懶怠)하게 만들었다면 국가 안보는 이미 위험 상황을 지났다.

    2026-07-30 05:00:00

  • [사설]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 거부권 행사, 대통령의 국민 보호 책무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오늘(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심의·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국민과 법조계·여성계·피해자 단체 등은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경우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많은 국민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게 되고, 범죄자들만 좋아질 것'이라고 우려(憂慮)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친이재명계)와 친청계(친정청래계)가 강성 지지층을 향해 선명성 경쟁을 펼치느라 불 보듯 뻔한 국민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에서 보듯, 경찰이 수사 독점권과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고, 검사의 실효적인 점검·보완·시정 기능이 사라진다면 진실이 은폐(隱蔽)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검찰이 사건에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경찰의 부실 수사는 더 잦아질 수 있다. 일부 경찰이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얼마든지 사건을 축소하거나 덮어 버릴 수도 있다. 검찰의 권한을 없애는 것이 제도 개혁의 목표(目標)일 수는 없다.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복수심과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국민을 버리고 있다. 지금까지 야당과 언론, 법조계와 시민단체가 그토록 호소·비판하며 우려를 표했지만 민주당은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최후의 보루(堡壘)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할 최종 책임을 지는 직(職)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마땅하다.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여당과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直面)할 것이다. 8월 전당대회에서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 부담을 짊어져야 국민의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이 형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정치적 안위(安慰)를 위해 국민을 버렸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2026-07-30 05:00:00

  • [사설] "AI 혁명 시장 확신 부족", 투자자 곡소리에 기름 붓는 김용범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달했다. 코스피는 29일 5,600선, 코스닥은 660선으로 내려앉았다. 양대 시장에서는 전날에 이어 다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증시 역사상 이틀 연속 동시에 서킷브레이커 작동은 처음이다. 한국형 공포지수(VKOSPI)도 83선까지 치솟았다. 이번 폭락은 기업 실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84조원, 영업이익 64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AI 인프라 투자가 내년 이후에도 견조(堅調)하며, HBM4 물량 확대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도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증시는 실적 발표 이후에도 급락했다. 시장이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훨씬 민감하다는 뜻이다. 주가에 선반영된 기대를 뛰어넘지 못한 실적은 호재(好材)가 될 수 없다. 증시 폭락과 관련,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AI 혁명은 진짜"라며 시장이 AI 혁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시장 변동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책실장이 확신을 주문한다고 해서 미래 불확실성이 사라지진 않는다. AI 투자가 지속될지, 기업 설비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될지, 한국 기업이 중국의 추격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지를 걱정하는 시장의 불안을 단순히 '확신 부족'이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하면 답을 내놓을 수 없다. 정부가 할 일은 주가 하락을 막는 단기 처방이 아니다. AI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투자 환경을 만들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한국 증시의 취약한 구조를 개선하는 장기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동시에 레버리지 ETF, 공매도, 고빈도(高頻度) 거래 등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제도적 원인도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 "무거운 책임감"을 말하며 고개를 숙인다고 증시 불확실성이 사라지진 않는다.

    2026-07-30 05:00:00

  • [관풍루] 이억원 금융위원장, 증시를 투기판으로 만든 주범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발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은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말한 데 대해 "잘못한 것"이라며 "정말 또 욕 나오려고 그러네"라고 비판. 국민 입에서는 이미 욕이 나오고 있네요. ○…이억원 금융위원장, 증시를 투기판으로 만든 주범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발언. 느끼지만 말고 행동하시오, 사퇴하시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그 피해는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께서 부담하시게 될 것"이라고 언급. 나도 할 만큼 했다는 면피성 발언.

    2026-07-30 05:00:00

  • [날씨] 7월 30일(목)

    [날씨] 7월 30일(목) "맑음"

    2026-07-29 18:42:59

  • [기고-권현서] '지방소멸 원테이블' 구성해야

    [기고-권현서] '지방소멸 원테이블' 구성해야

    나는 경북 의성에서 일곱 살까지 자랐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도시로 이주했지만 방학이면 종종 고향을 찾았다. 갈 때마다 친구들은 떠나고 빈집은 늘어났다. 지방소멸은 내게 통계가 아니다. 고향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지방소멸 대응의 성패는 결국 지방정부의 정책 역량에 달려 있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당선인이 아니라 공약이었다. 선거는 끝났지만 공약은 앞으로 4년간 지역 행정과 예산을 이끌 청사진이 된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전국 인구 감소 지역 89곳 가운데 15곳이 경북에 있다. 의성·영양·봉화·청송은 모두 인구 감소 지역이자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 대상이다. 초고령화와 청년 유출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대응 전략은 조금씩 달라 지방소멸 해법을 비교하기에 적합한 사례다. 네 지역 군수 당선인의 공약은 모두 청년 유출을 지방소멸의 핵심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었다. 의성은 청년주택과 창업·귀농귀촌을, 봉화는 청년 창업과 주거 지원을, 영양은 정주 여건 개선과 소득 기반 확충을, 청송은 생활밀착형 복지와 교육 환경 개선을 내세웠다. 접근은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의성은 농산물 가공과 브랜드화를, 영양은 에너지 이익공유와 농업 경쟁력 강화를, 봉화는 스마트농업과 산림산업·관광을, 청송은 스마트농업과 사과 산업 고도화를 제시했다. 이는 지방소멸 대응이 단순히 인구를 늘리는 정책을 넘어 지역 안에서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정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교육혁신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작은 학교 경쟁력 강화와 지역 대학·산업 연계, 아이를 키우기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한 장기 전략은 부족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면 지역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진다. 부모들은 집값보다 학교를, 일자리만큼 돌봄을 본다. 결국 미래세대가 지역에 남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교육이다. 경북도교육감은 '경북형 교육 거버넌스'를 제안하며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가 함께 돌봄과 진로교육, 통학, 폐교 활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군수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지방소멸은 군수만의 과제도, 교육감만의 과제도 아니다. 주거와 일자리, 교육과 돌봄이 따로 움직여서는 사람을 지역에 머물게 할 수 없다. 정주정책과 교육정책이 하나의 전략으로 설계될 때 비로소 지역의 미래도 바뀔 수 있다. 이미 교육발전특구와 직업교육 혁신지구처럼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는 제도는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개별 사업 중심이어서 지방소멸이라는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지방소멸 원테이블'이 필요하다. 군수와 교육감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청년, 교육, 산업, 돌봄, 주거를 하나의 전략으로 설계하는 상설 협의체다. 여기에 지방의회와 대학, 기업, 주민 대표까지 참여해 지역의 미래를 함께 결정해야 한다. 나는 어린 시절 의성을 떠났지만 고향이 '사라질 지역'이 아니라 '돌아갈 수 있는 지역'이 되기를 바란다. 지방의 미래는 더 많은 정책이 아니라 정책을 연결하는 거버넌스에서 시작될 것이다.

    2026-07-29 15:11:55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56>한 쌍의 잠자리와 연꽃에 담은 구애, 김홍도 '하화청정'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56>한 쌍의 잠자리와 연꽃에 담은 구애, 김홍도 '하화청정'

    연꽃과 잠자리를 그린 '하화청정'은 아리따움이 넘치는 작품이다. 요염하기까지 한 홍련 한 송이가 피어있고, 그 앞으로 연못가에 흔히 보이는 잠자리 두 마리가 있다. 붉은색과 푸른색이니 암놈과 수놈이다. 투명한 네 개의 날개가 포옹이라도 하려는 듯 활발한 모양새여서 마주한 한 쌍의 잠자리를 빌어 활짝 핀 연꽃 같은 사랑을 구하는 연심(戀心)을 격조 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하화청정'은 조선 후기 그림 중에서 시각적 아름다움으로 꼽자면 빠지지 않을 것 같다. 한눈에 착 들어와 감기며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런 유형의 그림이 많지 않았다. 화가들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주요 감상자, 수요자인 양반사대부들이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일 것이다. 유학자들은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감정을 절제하는 '낙이불음(樂而不淫) 애이불상(哀而不傷)'의 중용을 미덕으로 여겼고 담담한 그림을 선호했다. 화조화의 경우도 아리따움을 가라앉힌 담백한 화풍이 많다. 그런데 김홍도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걸까? 여느 양반사대부의 감상을 위한 그림은 아니었을 듯하다. 자신의 연인을 위해서 그렸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또는 친구가 연모하는 여인을 위해 친구에게 그려준 것일까? 어느 모로 보나 남성 감상자를 위한 그림은 아닐 것 같다. 연밥과 꽃술을 감싼 꽃잎들이 바람에 살랑이며 제각각 춤추는 가운데 분홍빛 선으로 꽃잎의 방향과 뒤집어진 모양까지 윤곽선으로 세밀하게 그렸고, 그 안으로 연분홍에서 진분홍까지 색조를 조절하며 칠해 실물감을 주었으며, 꽃잎 하나하나에 농담을 얹은 가는 직선과 물결 같은 부드러운 곡선을 교대로 반복해 연꽃 특유의 질감을 표현했다. 그 선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세부를 구성한 표현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호 '단원'을 활발한 획의 능숙한 초서로 써넣었고 인장은 '김홍도'다. 단(檀)자는 오른쪽이 심하게 올라간 비스듬한 형태라 날렵한 운동감이 느껴지고, 원(園)자는 여백이 많아 안정감이 있고 여유롭다. 생생한 회화미가 너무도 압도적인 작품이라 단원이라는 서명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2026-07-29 10:59:44

  • [사설] 브레이크 없는 증시 폭락, 정부 대책은 뭔가

    28일 코스피는 10% 넘게 급락해 6천 선 붕괴(崩壞)를 코앞에 뒀고, 8% 가까이 하락한 코스닥은 7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개장 직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잇따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두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까지 가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락으로 한 달 만에 시가총액 수천조원이 증발했다. 폭락의 직접적 계기는 27일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 직후 주가 급등으로, 반도체 시장의 경쟁 심화 우려를 키웠다. 중국이 반도체 필수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이 겹쳤고, 미국에선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미국 빅테크 실적 공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심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검은 화요일'의 근본 원인이 중국발 악재(惡材) 탓만은 아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증시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는데, 변수가 생겼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추격자 중국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메모리와 장비를 함께 키워 반도체 생태계 재조정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흔들리자 증시 전체가 무너졌다. 국가 경제와 자본시장이 특정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적 위험성을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보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한다. AI와 반도체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 중국의 추격 속에 국내 경쟁력을 어떻게 지켜낼지,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어떤 원칙으로 대처할지에 대한 분명한 정책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정부가 내놓은 것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 정도다. 투기적 거래 억제 의미는 있지만 시장이 원하는 답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반도체 경쟁력 유지를 위한 분명한 전략과 일관된 신호를 내놔야 한다. 이번 폭락의 진짜 경고는 불안한 주가가 아니라 시장의 기대만으론 미래 경쟁력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26-07-29 05:00:00

  • [사설] 국회의장 李 연임 개헌 시사, 명백한 헌법 정신 부정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에 대해 "주권자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재명 대통령 연임 개헌에 선(線)을 그어온 여권의 입장과 다른 발언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이 대통령이 임명한 조원철 법제처장이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이 이뤄질 경우 이 대통령부터 적용될지에 대해 "국민들이 결단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한 바 있는데, 또 그런 발언이 나온 것이다. 여·야는 현직 대통령 연임에 대해 "현행 헌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重任)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전임자인 우원식 전 국회의장 역시 "중임이나 대통령 임기 관련해서 개헌을 할 경우 당해 대통령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헌법 제128조가 헌법 개정 당시 대통령의 연임 또는 임기 연장을 금지하는 것은 장기 집권 시도(試圖)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권력자가 자신이나 특정 집단의 영구 집권을 위해 헌법을 고치는 폐해(弊害)가 있었고, 그 결과는 비극이었다. 게다가 현직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하고, 그 혜택을 스스로 누리는 것은 '이해 충돌'에 해당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연임을 포함한 개헌에 선을 긋고 있지만, 친이재명계 인사들(조정식 국회의장·조원철 법제처장)이 개헌을 언급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부적 논의가 있음을 시사(示唆)한다. 다수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조작기소 특검법 등을 '이재명 대통령 사법 리스크 지우기' 일환(一環)으로 본다. 국민 피해가 충분히 예상됨에도 오직 한 사람의 사익을 위한 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연임 개헌을 추진한다면 그 역시 사익 챙기기로 간주될 것이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연임 개헌 등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몰락을 부를 뿐이다.

    2026-07-29 05:00:00

  • [사설] '늙은 나라'로 완전 진입, 생존 과제가 된 국가 시스템 전면 재설계

    초고령·생산인구·노령화 등 3대 인구 마지노선(線)이 동시에 무너졌다. 28일 발표된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20.7%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섰고, 일할 사람을 뜻하는 생산연령인구는 69.2%로 70% 아래로 떨어졌다. 아이 100명당 노인 수를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205.2로 200을 돌파, 유소년 인구의 두 배가 됐다. 국제 기준으로 '초고령사회'는 20%부터다. 한국은 이제 초고령사회라는 의미다. 고령인구 수가 1년 전보다 무려 5.9%나 늘었다. 문제는 속도만이 아니라 의료, 요양, 연금 등 이들 인구가 요구하는 사회적 비용이다. 고령인구 증가는 국가 재정의 고정비(固定費)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린다. 그런데 이 비용을 감당할 사람의 수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69.2%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70% 밑으로 내려갔다. 이는 단순한 '일할 사람 감소'뿐 아니라 국가 잠재성장률의 구조적 하락을 뜻한다. 유소년 100명당 고령인구는 205.2명으로, 아이 1명에 노인 2명이라는 비율도 현실이 됐다. 더 심각한 것은 변화의 비대칭성이다. 유소년 인구가 3.6% 감소하는 동안 고령인구는 5.9% 증가했다. '노년 부양비'도 29.9로, 전년보다 2.0 늘었다. 생산연령인구 3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해야 한다. 그런데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더 가파르게 악화될 뿐이다. 이 세 마지노선의 동시 붕괴(崩壞)는 국가 시스템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사실상 마지막 경고음이다. 개별 정책 하나로 끊어낼 수 있는 고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정부는 저출산 대책에 수백조원을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책의 방향이 틀렸거나 늦었거나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대응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시간이 없다. 정년 연장과 이민 정책, 세대 간 부담 재배분, 저출산 대책 등 개별적 땜질을 넘어 국가 시스템 전체를 균형이 무너진 인구 구조에 맞게 하루빨리 재구성해야 한다. 손을 놓고 있을 시간은, 이미 다 썼다.

    2026-07-29 05:00:00

  • [관풍루]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검찰 직접수사권 존치 주장은 정치 검찰과 국민의힘 결탁의 증거"라며 국힘을 저격

    ○…정교유착 비리 의혹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 4개월 전 "신천지 간부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도 가입하라'고 했다"는 진술 확보하고도 수사 안 해. '여당 봐주기'란 비난을 들어도 싸다 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검찰 직접수사권 존치 주장은 정치 검찰과 국민의힘 결탁의 증거"라며 국힘을 저격.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하는 다수의 국민들도 국힘과 한통속이란 뜻? ○…쉴 틈 없는 폭염으로 올여름 현재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 역대 1위, 대구는 다음 달 1~7일 '기록적인 더위' 예고. 뭐라고? 더위가 이제 시작이라고!

    2026-07-29 05:00:00

  • [날씨] 7월 29일(수)

    [날씨] 7월 29일(수) "대체로 맑음"

    2026-07-28 18:47:14

  • [기고-김형일] 대구의 참매미는 다 어디로 갔을까

    [기고-김형일] 대구의 참매미는 다 어디로 갔을까

    대구 도심에서 참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작년 여름 문득 깨달았다. 올해도 참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작년에는 앞산 근처에서 겨우 몇 번 들었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제 도심 한복판이 아닌 산자락과 가까운 서늘한 곳에 가야만 참매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대표적인 매미가 참매미다. 정겨운 "맴~ 맴~" 소리를 내는 참매미는 한반도 서식 14종 중 가장 친숙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구 도심과 아파트 단지에는 "빼액- 빼액-" 고성을 지르는 말매미 소리만 가득하다. 간혹 털매미나 애매미 소리가 섞여 들릴 뿐, 예전처럼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온종일 울려 퍼지던 참매미 소리는 자취를 감추었다. 어릴 적 경북 상주의 시골에서 여름이면 비닐봉지 매미채로 매미를 잡으러 다니던 기억이 선하다. 곤충채집 숙제 덕에 매미나 잠자리를 잡는 게 일상이었다. 당시 잡던 것은 주로 참매미와 쓰름매미였다. 미루나무 높은 곳의 말매미는 감히 엄두도 못 냈다. 손이 닿는 높이의 참매미나 쓰름매미를 잡아 다리에 실을 묶어 두었다가 밤에 날려 보내기도 했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 아들, 딸과 아파트 단지나 학교에서 함께 매미를 잡고 놀았다. 그 덕분에 어릴 땐 못 잡던 말매미와 애매미도 잡아 보았다. 하지만 옛날에는 흔하던 쓰름매미가 대구 도심에서 사라졌음을 알게 되었다. 예천 곤충생태원에 가서야 오랜만에 쓰름매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 많던 대구 도심의 참매미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원인은 '도심 내 참매미 개체군의 급감'에 있을 것이다. 실제 대구 도심에서는 말매미만 발견될 뿐, 참매미 성체나 허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기후변화와 도심 열섬현상이 가져온 생태계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고온에 강한 말매미가 열대야와 높은 지열 속에서 부화율과 생존율을 폭발적으로 높이며 도심을 점령했고, 덜 높은 기온을 좋아하는 참매미는 고온 스트레스와 열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심 서식 밀도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대구처럼 더운 도시에서는 참매미가 서늘한 산자락에나 겨우 남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이 보내온 목동 도심 동영상 속에는, 대구보다 기온 상승이 덜한 덕분인지 참매미와 쓰름매미, 유지매미 소리까지 선명히 담겨 있다. 매미는 선조들이 귀하게 여겼던 곤충이다. 왕과 신하들이 쓰던 익선관(翼善館)과 사모(紗帽)의 뒷날개 모양은 매미 날개를 본뜬 것이다. 나무 수액만 먹어 청빈하고, 때를 맞춰 울며, 염치를 안다는 '매미의 오덕(五德)'을 정사의 귀감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또한 매미는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애벌레가 지상으로 나오며 뚫는 구멍은 흙에 산소를 공급해 토양을 건강하게 만든다. 개체 수가 많아 애벌레와 성충은 새, 두더지, 개구리 등의 먹이가 되고, 사체는 흙으로 돌아가 유기물 거름이 된다. 땅속 유충 시절에는 뿌리를 적절히 자극해 식물의 자생력을 돕는다. 과거 흔했던 쓰름매미 소리를 대구에서 들을 수 없게 되었듯, 이러다간 대구 도심에서 참매미 소리마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기후변화는 우리 집 앞 나무 위의 생태계 지도를 조용히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도심 녹화와 에너지 절약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다음 여름에는 정겨운 참매미 소리가 대구 도심에 다시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2026-07-28 15:20:10

  • [사설] 멱살잡이 권영진, 정치하면서 그렇게 배웠나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04년 서울에서 총선에 출마했다가 석패(惜敗)한 뒤 서울시 부시장을 거쳐 18대 총선에 재도전한 끝에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후 2012년 총선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고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역임 후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당선됐다. 재선 시장에 이어 지난 2024년 22대 총선에서 당선, 두 번째 의원 배지를 달았다. 두 번의 국회의원과 두 번의 지자체장, 두 번의 낙선, 그리고 서울시 부시장과 부원장. 이 정도면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의 정치인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그가 자신이 속한 당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심각한 우(愚)를 범했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을 둘러싼 당 지도부와의 갈등 과정에서 멱살잡이와 막말을 한 것이다. 화가 날 순 있다. 권 의원 본인뿐 아니라 이번 상임위 배분을 두고 적잖은 의원들이 '원칙 없는 배정'에 불만을 가졌다고 한다. 다른 의원들을 대신해 항의하러 간 것이라고 항변도 했다. 총대를 메고 갔다가 감정이 격해져 우발적으로, 어쩌면 의도적으로 과격한 언행(言行)을 했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권 의원의 언행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더군다나 제1야당 의원들을 대표하는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것에 대해선 그 어떤 정당성도, 변명의 여지도 없다. 베테랑 정치인으로서 할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당연히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도 차갑다. 권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한 뒤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식으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원회를 열어 제명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탈당을 할지, 징계를 받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이와 상관없이 권 의원은 해명도, 변명도, 하소연도 다 내려놓고 무조건 용서부터 구해야 한다. 국민 앞에 백배사죄하고 원내대표에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용서를 빌고, 필요하다면 무릎이라도 꿇어라. 석고대죄하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해 성숙한 정치인으로서의 품격과 소양을 갖추길 바란다.

    2026-07-28 05:00:00

  • [사설] 건보료 상·하한선 동시 인상, 새는 곳은 왜 안 막나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賦課)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소득 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을 높이고, 최저 보험료 하한선을 현실화한다. 또 월급 외 소득(이자·임대 소득 등)에서 빼주는 공제 금액이 줄어들면서 부수입이 있는 직장가입자의 건보료 부담도 는다. 부담 능력에 맞게 보험료를 조정해 형평성(衡平性)을 높이고, 고갈 우려가 커지는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민에게 보험료 부담을 더 지우기에 앞서 정부는 건보 재정이 새는 구멍부터 막아야 한다. 건보 재정은 올해 5조원대 적자로 돌아선 뒤, 2035년이면 적자가 39조5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기반을 확충하려면 제도 개선이 불가피할 수 있다. 문제는 국민 부담이다. 저소득 가입자의 최저 보험료는 두 배 이상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지만, 취약계층(脆弱階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건보 재정 누수를 방치한 채 보험료부터 올리려는 편의주의(便宜主義)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돈이 새는 곳이 어디 한두 군데인가.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의료 쇼핑'은 여전히 심각하다. 과잉 진료, 허위·부당 청구도 끊이지 않는다. 사무장병원의 불법 수급(受給)은 물론 외국인의 단기 체류 후 고액 진료만 받고 출국하는 '먹튀 진료' 문제도 반복된다. 이런 문제를 그대로 둔 채 보험료를 더 거두려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정책이다. 건보를 정치적 인기 영합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도 경계해야 한다. 청년층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 확대처럼 재정 여건과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되는 포퓰리즘 정책은 건보 재정을 더욱 악화시킨다. 건강보험은 국민 모두가 함께 유지하는 사회안전망이다.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면 국민도 일정 부분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전제는 정부가 재정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신뢰다. 의료 쇼핑, 과잉·불법 청구, 부정 수급, 선심성(善心性) 보장성 확대를 차단하는 것이 먼저다.

    2026-07-28 05:00:00

  • [사설] 尹 선거법 위반 1심 유죄, 李 파기환송심은 어떻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재판장 조순표)는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판결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宣告)했다. 20대 대선 후보 시절 "건진법사 진성배 씨를 만난 적 없다"는 취지의 말과, "과거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 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것이 유죄라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대선 선거비용 보전금 등 약 397억원을 선관위에 반환해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전직 대통령이든 현직 대통령이든 일반 시민이든 법(法)은 모든 이에게 평등(平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대해 사법부가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만인(萬人)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생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과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대하는 법원의 태도가 크게 다른 탓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해 "김문기 모른다. 호주 출장 중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발언과,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이 박근혜 정부 국토부의 "협박과 압박 때문"이라는 국정감사에서의 거짓말이 공직선거법상 유죄(有罪)로 사실상 확정됐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가 재판을 지연하지 않았다면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출마조차 불가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약 434억원을 선관위에 반환(返還)해야 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또 대통령 당선 이후 이재명 피고인에 대해 헌법 84조(대통령의 형사상 소추 제한)를 적용해 재판을 중단하고 '기일추후지정(추정)' 결정(決定)을 내렸다. 이 같은 판단은 헌법 68조 2항 '(대통령이) 판결 등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할 때에는 60일 이내에 선거한다'는 규정에 비춰볼 때, 억지스럽다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살아 있는 권력에 고개 숙이고, 죽은 권력에는 가혹한 듯한 사법부의 판단이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法治主義)와 민주공화국의 가치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2026-07-28 05:00:00

  • [관풍루] 청와대 관계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공식적인 사의 표명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해

    ○…청와대 관계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공식적인 사의 표명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해. 그러나 정 장관은 국회에서 "검찰 개혁 대부분 끝났고 건강이 좋지 않아서"라며 사의 표명 시인. 미리 입 좀 맞추지. ○…중앙선관위, 2024년 총선 때도 투표수·투표율 전산 조작 의혹 있다는 내용의 국민감사청구를 별다른 조사 없이 두 차례에 걸쳐 기각·각하했다고. 덮지 않으면 안 될 거대한 음모의 냄새.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처리 눈앞으로 다가왔는데 27일부터 3~4일간 여름휴가 떠나. 무사안일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

    2026-07-28 05:00:00

  • [날씨] 7월 28일(화)

    [날씨] 7월 28일(화) "대체로 맑고 곳에 따라 소나기"

    2026-07-27 18: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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