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3자 추천 특검 거부해 온 민주당, 선관위 특검은 왜 3자 추천인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은 5일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 투표용지 부족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번 주 선관위 특검법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또 "선관위 내부 부패와 무능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히면서, 특검(特檢) 추천(推薦)과 관련해 "대한변협 등 제3자 추천이 더 현실적이고 공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특검 추천 과정에서 민주당을 배제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정략적 선동이자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주장했다. 선관위 특검법은 제기된 모든 의혹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부정선거(不正選擧) 논란이 확산하고 선관위의 온갖 부정부패(不正腐敗)가 터져 나오는 와중인 올해 2월 '선관위 비방 시 최대 징역 10년' 처벌 조항이 포함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여론의 거센 반발로 본회의 상정 때 해당 내용이 삭제됐지만 이 때문에 민주당과 선관위는 '한패'라는 국민적 인식이 강화됐다. 특히 '선관위 비방 징역 10년' 법안을 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6·3 지방선거 당일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선거 관련 전화를 한 것이 확인됐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당과 선관위가 얼마나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의구심(疑懼心)을 떨칠 수 없게 한다. 제47대 대한변협 회장과 민주당 윤리위원장을 지내고,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선관위 상임위원에 임명된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미 위원 6명 중 2명이 대한변협 추천인 자체 진상규명위원회를 출범시켰으나 하나 마나 한 결론을 냈을 뿐이다. '제3자 추천이 공정하다'는 주장이 꼼수로 읽히는 이유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내란특검 등 온갖 특검법을 만들면서 왜 '공정한 제3자 특검 추천'을 채택하지 않았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내로남불 선관위 특검'으로는 국민적 의혹(疑惑)과 저항(抵抗)을 키울 뿐이다.
2026-07-06 05:00:00
조회수, 광고, 후원 수익을 노린 '허위 정보 산업'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다. 법원에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하며 수익을 얻은 게시자에게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형 플랫폼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한 운영 정책과 신고·처리 절차를 마련토록 했다. 법 개정 취지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허위를 막겠다는 의도가 자유로운 표현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정부는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만 규율(規律) 대상"이라고 설명하지만 현실은 사뭇 다를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플랫폼은 법적 책임을 피하고자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노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가 직접 검열(檢閱)하지 않아도 규제가 플랫폼의 자기 검열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개정안 폐지 요구 국민동의청원에 수만 명이 동참했고, 일부 집계에선 10만 명을 넘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내 SNS 글도 처벌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 "기존 정치 관련 게시물을 지워야 하나" "말조심해야 한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7월 7일 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진다"는 문구까지 퍼진다. 허위의 경계는 명확지 않다. 정책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역사도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허위와 의견, 사실과 해석의 구분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허위 정보 규제 자체에는 여야 큰 이견이 없었지만 '누가 허위를 판단하고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는 논란 중이다. 정치권 논쟁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와 권력의 경계였다. 허위 정보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정당한 비판과 토론까지 위축된다면 민주주의 공론장은 오히려 좁아지게 된다. 규제는 반드시 절제(節制)돼야 한다. 민주주의는 허위 정보를 용인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허위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표현의 자유를 희생해선 안 된다. 개정 정보통신망법 성패는 처벌의 강도가 아니라 자유와 책임, 신뢰와 권리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정교하게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2026-07-06 05:00:00
[사설] 국조·특검 요구 나오는 3대 메가프로젝트, 정부 외압은 정말 없었나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의 마지막 영남권 계획까지 최근 공개되면서 호남·충청·영남 3개 권역에 걸친 밑그림이 모두 드러났다. 반도체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축으로 삼아 비수도권에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구상과 방향성은 공감을 얻을 만하다. 그럼에도 전력·용수 인프라 등에 대한 우려와 의혹 제기에 더해 지역 편향(偏向)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권역별 불균형뿐 아니라 권역 내 특정 지역 집중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양상이다. 호남권은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삼성·SK 등의 800조원대 투자 계획이 발표된 반면, 영남권은 312조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이마저도 SK가 최대 규모인 140조원을 투자하며 울산을 데이터센터 1호 사업지로 낙점했고, 현대자동차도 울산을 중심으로 투자하기로 하는 등 울산이 영남권 투자의 상징적 거점으로 부상했다. 울산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상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장으로 당선된 곳이다. 반면 대구·경북에서 구체적으로 투자가 언급된 곳은 사실상 구미의 19조원이 전부다.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외압 여부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는 물론, 필요하다면 특검 수사까지 도입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두고서는 "천문학적 투자가 기업의 합리적 의사결정이었는지, 그 과정에 국가 권력을 악용한 직권남용이나 모종(某種)의 흑막이 작용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대구시장도 이번 정부 발표와 관련해 "입지 선정 기준 및 검토 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 아님을 투명하게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의혹을 해소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투자 배분의 기준이 된 전력·용수·부지 등 입지 평가 자료를 공개하면 된다. 논란과 문제 제기에도 계속 외면한다면 국조와 특검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2026-07-06 05:00:00
[관풍루] 트럼프 주식 거래에 이어 무역 대표·외교 차관에게 컨설팅비 지불하는 등 미 정부와 넓고 깊게 엮인 쿠팡
○…트럼프 주식 거래에 이어 무역 대표·외교 차관에게 컨설팅비 지불하는 등 미 정부와 넓고 깊게 엮인 쿠팡. 이 로비의 힘만 믿고 연일 한국 정부 압박하면서 대형 정보 유출 사고에 자국민에게는 반성의 기미조차 없군. ○…홍준표 전 대구시장, 호남권 반도체 공장 설립에 대해 "국가 전체로 봐서는 굉장한 이득이 되는 것"이라고 연일 옹호론 펼쳐. 멀어졌던 총리 꿈 다시 군불 때나? ○…한은,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도체 종목 쏠림을 심화하고 주가 변동성을 확대해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 출시 전 미리 경고했어야지.
2026-07-06 05:00:00
2026-07-05 19:09:31
도시 브랜드는 도시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람의 이름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담듯, 도시 브랜드에는 시민들이 함께 살아온 시간과 기억이 담긴다. 브랜드는 단순히 이름을 정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부르고, 축제와 행사에서 사용되고, 외지인들이 그 이름으로 도시를 기억하면서 비로소 자산이 된다. 오랫동안 대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였다. '컬러풀'은 무엇을 내세우기보다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대구의 모습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마다 해석은 달라도 '컬러풀'이라는 단어는 대구가 가진 다양한 색깔과 포용성, 그리고 가능성을 담아내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대구를 상징해 온 '컬러풀'은 어느 날 '파워풀'로 바뀌었다. 그 결정에 시민들의 목소리는 얼마나 담겼을까. 도시 브랜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변화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시민들이 오랜 시간 함께 키워 온 도시의 브랜드를 바꾸는 일이라면 그에 걸맞은 이유와 충분한 공감, 그리고 폭넓은 의견 수렴이 먼저 있어야 한다. 브랜드의 가치는 단어 자체에 있지 않다. 시민들이 얼마나 오래 부르고 기억하며 자신의 도시를 설명하는 이름으로 받아들였는가에 있다. 좋은 브랜드는 행정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만들고 시민이 완성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축적된 브랜드를 바꾸는 일은 단순히 이름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쌓아온 도시의 자산을 새로 시작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적어도 '컬러풀 대구'는 시민들이 오랫동안 함께 부르고 기억해 온 이름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컬러풀'은 시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대구의 브랜드가 되었다. 도시 브랜드의 주인은 행정이 아니라 시민이다. 행정은 바뀌어도 시민은 도시와 함께 살아가며 그 기억을 이어간다. 도시 브랜드는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이어질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그래서 도시 브랜드는 행정의 것이 아니라 시민의 것이어야 한다. 이제는 시민들에게 물어야 한다. 도시 브랜드를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시대는 지나야 한다. 도시는 건물이나 도로만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오래 부르고 기억하는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 이름은 행정이 붙일 수는 있어도 시민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반대로 시민들이 함께 부르고 키운 이름은 시간이 흐를수록 도시의 자산이 된다. '컬러풀'이 그런 이름이었다면 이제는 그 이름을 다시 시민들과 함께 이어갈 때다. '컬러풀'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함께 키워 온 대구의 브랜드 자산을 다시 이어 가는 일이다. 도시의 브랜드는 쉽게 바꿀 수 있을지라도 시민의 기억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컬러풀'은 오랜 시간 시민들이 함께 부르고 키워 온 대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제 그 이름을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줄 때다.
2026-07-05 14:29:43
창작자라고 하면 흔히 카페나 바에 앉아 불현듯 떠오른 '영감'으로 적어 내려가는 천재적인 모습을 상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내게 영감이란 늘 원할 때 곁에 없는 존재다. 마감일의 마지막까지도 나타나지 않으니 결국에는 늘 시간에 쫓겨 벼락치기 하듯 글을 쓰기 일쑤다. 그러니 매일춘추의 집필 제안을 수락하고 노트북 앞에 앉은 지금도 그 대단한 영감님이 내 곁에 있을 리 만무하다. 지금도 나는 마감일이라는 압박 덕분에 깜빡이는 커서를 움직이고 있으니까. 게다가 이미 세상에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 스마트폰만 켜면 도파민이 쏟아지는 시대에 '내가 쓰지 않더라도 볼 게 이렇게 많은데, 굳이 나까지?'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첫 인사를 멋들어진 예술론으로 포장하겠다는 생각도 잠시, 나는 결국 가장 익숙한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그저 솔직해지는 것. 나는 그리 대단한 창작자가 아니고, 그 누구도 나에게 대단한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인정하자면 나의 실상은 천재성과 거리가 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재능이 내겐 없다. 대신 나는 주변의 이야기에서 소재를 찾고, 이를 기워 붙이는 바느질에 가까운 일을 한다. 거창한 메시지를 쓰는 작가라기보다는 이야기 조각을 모아내는 바느질꾼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를 너무 낮춘다고 말할지 몰라도, 내가 쓰는 인물들은 일상의 판타지를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내 시선이 낮고 내가 완벽하지 않기에, 이런 서툰 삶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내가 지면을 통해 나누고 싶은 것 역시 대단한 게 아니다. 나와 내 글 속 인물들과 닮은 소박한 이야기를 받아 적을까 한다. 대단한 울림을 주지 못하더라도, 작은 끄덕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곁에 없는 영감님 덕분에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작가는 엉덩이로 글을 쓴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떠올리니 늘 시간에 쫓겨 벼락치기를 하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어쩌면 영감은 불현듯 찾아오는 게 아니라 묵묵히 의자에서 버틴 자에게 찾아오는 보상일지도 모르겠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라는 말은 그만큼 끈질기게 매달리지 못했다는 또다른 자기고백이 돼버렸다. 앞으로 있을 수십 번의 마감 압박을 견뎌내는 것이 나의 영감님을 마주하는 길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 겨우 첫 칸을 채웠다. 남은 칸들 중에는 부디 그 분을 만날 수 있기를!
2026-07-05 12:38:25
[교육칼럼] 지역의사제(1) 10년 의무복무 묶인 의대 신설 전형, 수시 문호 94% 달해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료계와 교육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지역의사제 전형'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전국 31개 의과대학에서 총 488명을 선발하는 이번 전형은 선발 인원의 대부분인 93.9%(458명)를 수시모집에 배정하며 파격적인 입시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입학 단계부터 지역 근무를 조건으로 내건 이번 트랙이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합격선을 뒤흔들 돌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라스에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시모집 비중이 절대적인 가운데 전형 유형별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258명(52.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학생부교과전형(교과)이 200명(41.0%)을 선발하며, 정시모집은 단 30명(6.1%)에 불과하다. 특히 대구·경북권을 비롯한 주요 비수도권 권역은 정시 선발 인원을 전혀 배정하지 않고 100% 수시모집으로만 합격자를 가려내는 구조를 취했다. 대구·경북권 의대의 경우 경북대 학종 26명, 계명대 학종 11명 및 교과 4명, 영남대 학종 9명 및 교과 4명, 대구가톨릭대 학종 9명 및 교과 4명, 동국대(WISE) 학종 5명 등 총 72명의 정원 전체를 수시 전형에 배치했다. 지역 교육계는 이번 전형이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 수성구 소재 A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 모(18) 양은 "의대 정원이 늘어난 기회이긴 하지만 면허 취득 후 10년 동안 지정된 지역에서만 의무 복무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지원을 끝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그래도 내신 성적 관리에 강점이 있는 만큼 수시 학종이나 교과 전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부모들도 "장학금과 교재비 지원 등 혜택은 좋지만 의무 복무 규정을 어기면 면허가 취소된다고 해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합격선이 일반 지역인재전형보다 다소 낮게 형성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어 하방 지원 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외형상 수시 모집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실제 합격의 최종 관문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시 선발 인원 458명 중 무려 97.6%(447명)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경북대와 영남대 등은 '3개 영역 등급 합 5'라는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내신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대거 낙방할 수 있다. 대구 시내 B 고등학교 진학지도부장 교사는 "지역의사제는 사실상 내신과 수능을 모두 완벽하게 갖춘 수험생을 요구하는 냉혹한 전형"이라며 "수시 94%라는 수치에만 현혹되지 말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달성 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해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경민 크라스에듀 대표
2026-07-03 10:11:10
[사설] 활짝 열린 선관위 전산센터, 특검만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고 보안등급인 전산센터의 방문 출입증을 14개나 회수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뒤늦게 출입 권한을 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산센터는 부정선거(不正選擧) 의혹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곳이다. 특히 출입증 발급 정보가 전혀 없고, 방문록마저 부정확해 출입증을 누가 언제 받아 갔는지 이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선관위 전산센터에 들어가 자료 유출 및 선거 결과 조작 등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선거정보시스템에 접속하려면 별도의 로그인 인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방문 출입증으로는 서버실 같은 전산센터 내부 핵심 시설에는 접근할 수 없다고 해명(解明)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의 조사 결과 선관위 서버의 비밀번호가 '12345'와 같이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서버 전체가 해킹에 극도로 취약(脆弱)하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부 시절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사원 감사 등을 회피(回避)해 온 것이 사실이다. 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에 당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선거와 관련한 전화를 한 것이 드러났다. 공정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선관위가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과 유착(癒着)하고 있다는 의혹은 오로지 선관위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2일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수천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봉쇄 27일 만에 올림픽공원 내 잠실 개표소에 진입, 현장 검증을 했지만 특별한 소득 없이 증거 훼손 우려만 낳았다. 애초부터 국정조사의 한계(限界)가 명확했던 셈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6·3 지방선거와 선관위 문제는 특검(特檢)을 통한 성역 없는 수사만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책임을 규명하며, 무너진 선거제도를 올바로 혁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여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운다는 각오로 즉각 '6·3 지방선거 및 선관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
2026-07-03 05:00:00
[사설] 호남 반도체 투자, '민주당 대표 선거용' 비판 나오는 까닭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대규모 투자(投資) 발표 이후 불거진 '정치권의 대기업 압박(壓迫)설'과 관련해 "요즘 세상에 압력을 넣는다고 기업이 오겠나"라며 구태적 발상이라고 했다.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 발표가 논란이 되는 것은 반도체 공장 호남 건설을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은 국가적 현안(懸案)이다. 문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왜 기업이 아니라 청와대가 먼저 흘렸느냐, 대규모 투자 결정에 앞서 해당 기업들이 어떤 연구 검토, 어떤 타당성 조사를 했느냐, 전국에 반도체 산업을 유치(誘致)하려는 지역은 많은데 후보 신청도 받지 않고 왜 호남으로 정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반도체 대규모 투자 지역이 어느 지역이더라도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기업을 압박했다는 지적을 부인하면서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원래는 용인 다 끝내고 그다음 단계로 얘기하려 했던 것 같아서 '동시에 추진합시다'라고 말했다"며 "이(재용) 회장님 그리고 최(태원) 회장님한테 이런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가 직접 관할해서 집행, 기획의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 "민주주의를 지켜 온 호남에 대한 보상"이라고도 했다. 정부가 기업을 압박해 사업 추진 약속을 받아 낸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이처럼 서두르니 '반도체 호남 대규모 투자'가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명계의 당권 장악을 위한 '호남 맞춤형 프로젝트'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 당원들의 표(票)를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설마 대통령이 자신이 미는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국운(國運)이 걸린 반도체 투자까지 '제물'로 사용하겠는가마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례적인 태도를 보이니 그런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1위 평가를 받는다. 정치가 산업을 흔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2026-07-03 05:00:00
[사설] 가격만 누른다고 물가 잡히지 않는다, 인상 요인만 쌓일 뿐
소비자물가가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6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3.2% 올라 2023년 1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은 24.7% 치솟았고,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밀어 올렸으며,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공급 불안도 커졌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덕분에 물가상승률을 0.4%포인트 낮췄다고 자평(自評)한다. 그런데 기름값을 억제한다고 국제유가가 내리지 않으며, 할인 행사로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도 폭염으로 줄어든 농산물 생산량을 늘리지 못한다.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동안 물가 인상 요인은 그대로 쌓인다. 가격 억제 비용은 정부 재정이고, 결국 세금으로 충당(充當)해야 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것을 권고(勸告)한 이유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유가, 환율, 이상기후 등 공급 요인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임금 상승, 서비스 가격 상승 등 수요 요인까지 겹쳤다.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물가를 밀어 올리는 복합(複合) 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유가가 조금 안정된다고 해서 물가가 잡히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일부 제조업을 중심으로 늘어난 성과급과 임금은 소비 증가와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유가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2.5%까지 오른 것도 같은 흐름을 보여 준다. 한국은행이 국제유가 하락에도 상당 기간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 한은은 결국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담은 반도체 호황의 수혜(受惠)를 누리는 기업보다 자영업자, 저소득층, 변동금리 대출자들에게 먼저 돌아간다. 성장의 과실은 일부에 집중되고 긴축의 비용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다. 가격표를 잠시 붙잡아 둘 수 있을 뿐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은 남아 있다. 공급 기반 확충과 생산성 향상, 시장 체질 변화 등을 꾀하지 못한다면 물가는 다시 오른다. 성장률 운운하며 경제가 성장한다고 자랑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2026-07-03 05:00:00
[관풍루]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이 1,501.6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 넘어서.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고라는데
○…이재명 대통령, "3대 메가프로젝트, 국토 전체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 "지방에 대한 시혜가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고 자찬(自讚). 그 위대한 결단에 소외된 TK, "여기도 사람 있어요!"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지역 비하성 응원으로 논란 빚은 배재고 야구부,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 5·18 전야제 술판 벌인 자, 주취 폭력 저지르고 5·18 뒤로 숨은 자는 승승장구하고?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이 1,501.6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 넘어서.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고라는데. 정부는 '수출 호조'에도 왜 원화 가치가 독자적으로 추락하는지 냉정하게 되짚어 봐야.
2026-07-03 05:00:00
2026-07-02 19:06:10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당신이 누군가를 인터뷰하기 전에
2010년 4월 어느 날 점심 무렵, 혜화동 동숭아트센터 커피숍에서 배우 인터뷰가 잡혔다. 내가 좋아하는 극단 '차이무'의 이상우 연출이 만든 영화 홍보를 겸해 만나는 자리였다. 인터뷰가 확정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터뷰이가 출연한 영화를 모두 보는 것이었다. 영화에서 그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당시, 비중 있는 조연도 아니고 주로 단역이었다.). 시간이 되자 그가 도착했다. 나는 97년 여름, 차이무의 연극 '평화 씨!'를 보러 갔다가 매표소 옆에서 그와 동료 배우 박원상이 러닝셔츠 바람으로 담배를 맛있게 피우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학로 출신 영화배우가 그렇듯이) 자기 연극을 좋아하고 극단 팬이라고 말하는 인터뷰어 앞에서 그는 완전히 무장해제 되었다. 예정은 1시간이었으나 3시간을 넘게 걸렸다. 그가 묻지 않은 것까지 다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inter+view 즉 사이에서 보는 일이다. 나는 3시간여 동안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평론가와 영화배우, 그와 영화, 그의 영화와 그의 연극 사이를 끊임없이 훔쳐보고 엿보고 살펴보았다. 인터뷰 잘하기로 정평이 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지승호다. 특히 영화배우와 감독 인터뷰는 어떤 평론가도 기자도 전문 인터뷰어도 따라가기 힘든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의 인터뷰는 무척 길고 몹시 길고 악명 높게 길다. 하지만 장담컨대, 지승호의 인터뷰를 읽는 순간, 그가 포착한 대상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과 역사를 모조리 섭취할 수 있으리라. 지승호는 인터뷰 대부분을 문답식으로 기록한다. 현장의 숨결을 보존하고 뉘앙스를 제대로 살리면서, 동시에 인터뷰어가 임의로 해석하는 것을 방지하는 길은 그날 그 자리에서 말한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뿐이라고. 그래서 지승호는 인터뷰는 팩트(Fact)를 스토리(Story)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기록을 위한 재료 수집 과정이 인터뷰라는 얘기다. 인터뷰어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호기심'이다. 그가 얼마나 좋은 인터뷰어인지를 알려주는 사례가 책에도 담겼다. 예컨대 어느 평론가가 지승호가 쓴 책을 제자들에게 권해준다고 해서 궁금한 나머지 물었다. "선생님, 제 책을 왜 권하시는 건가요?" 그 선생의 답은 이랬다. "너는 정말 궁금해하더라!" "인터뷰는 '당신이 틀렸어'라고 말하고 싶은 유혹과의 싸움"이라는 정의는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이다. 많은 지식인이 인터뷰어로 나서지만 그 유혹을 이겨내지 못해 인터뷰에 실패한다는 말. "특히 스스로의 지적 능력을 과신할 때 그런 일이 많이 생깁니다." 이어지는 경구. "인터뷰어는 원하는 답-인터뷰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을 얻어내고 듣는 사람이지, 대화에서 이기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터뷰는 인터뷰이와 독자를 위해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라 말하고, 누구보다 빼어난 인터뷰 작가이면서도 인터뷰를 잘하는 법은 왕도가 없다고 강조하는 지승호. 그가 힘주어 말하는 것. "인터뷰 대상에 대해 충분히 알고 가는 것.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인터뷰 대상과 관련된 사항들에 대해서 기본적인 체크는 하고 가는 것. 사람에 대해 충분히 알고 가되 인터뷰의 기본은 듣는 일이란 것을 잊지 않을 것. 약속 시간에 늦지 않을 것. 인터뷰이와의 약속을 지킬 것." 너무 쉽고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 의외로 이걸 지키지 않는 인터뷰어가 천지삐까리다. 그래서 이 책이 소중하고 귀하다. 지승호가 쓴 '마음을 움직이는 인터뷰 특강'이다.
2026-07-02 13:22:39
[사설] 월간 1천억달러 수출, 들뜨지 말고 통상 환경 격변 대비해야
한국 수출이 새 역사를 썼다. 6월 수출액은 1천22억달러로 월간 기준 처음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독일·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기록이다. 반도체 수출은 448억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그러나 수출 호황 뒤엔 급변하는 세계 통상 질서가 도사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달부터 철강 무관세 수입 물량을 46% 줄이고 초과 물량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영국도 같은 길을 택했고,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강화에 이어 무역법 301조와 232조를 동원해 통상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관세 회피에 대한 단속도 민사소송과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자유무역 대신 공급망, 안보, 산업 보호가 새 통상 질서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EU 협상에서 한국의 철강 전용 쿼터 감소율을 EU 전체 감소율인 46%보다 훨씬 낮은 19.7%로 방어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산 고급 철강이 유럽 자동차, 배터리 공급망에 필수임을 강조해서다. 그러나 이를 통상외교 승리로 확대 해석해선 곤란하다. 시장을 조금 덜 잃은 방어전일 뿐이다. 통상 분쟁은 철강을 시작으로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AI 인프라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을 2028년 7억4천500만t(톤)으로 전망했다. 공급 과잉 속에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장벽(障壁)을 더 높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미국의 통상 규제는 철강을 넘어 반도체와 핵심 전략산업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반도체가 통상 압박의 최전선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 1천억달러에 안도해선 안 된다. 진정한 경쟁력은 호황기에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무역 장벽 시대에도 버틸 수 있느냐다. 산업 경쟁력, 시장 다변화, 공급망 신뢰 등 통상전략 준비에 만전(萬全)을 기해야 한다. AI는 한국 경제에 기회를 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AI가 벌어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다. 그 시간을 미래 경쟁력 확보에 쓰지 못한다면, 현재 수출 신기록도 한때의 화려한 기억으로 남을 뿐이다.
2026-07-02 05:00:00
[사설] 반도체 호남 편중 투자와 TK 소외, 빛바랠 영호남 화합
정부의 광주·전남 서남권 80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발표 후 '지역 갈라치기'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과거 누적 투자량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국가균형발전'의 명분을 강조했지만, 정작 전력·용수·인력 등 반도체 입지의 객관적 조건에 대한 의문 탓에 '정치 논리로 결정됐다'는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역대 민주당 정부 때도 '최소한의 지역 안배는 있었다'는 통합 정책들까지 소환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지역 인식에 대한 심각성을 더한다. '국가균형발전'이 아닌 '국가균열발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처럼 반도체 호남권 편중(偏重) 투자와 TK 소외가 맞물리면서 오랫동안 공들여 온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달빛동맹'까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구(달구벌)와 광주(빛고을)가 화합해 지역주의의 낡은 벽을 넘어 보자며 시작된 달빛동맹은 2·28 민주운동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함께 기리고, 달빛철도 건설,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등을 추진하는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적 운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합이 국가 예산과 전략산업의 편중 및 소외라는 현실 앞에서 빛이 바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실제로 대구·경북에 뿌리내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전공정 팹이 들어서는 호남으로 대거 이탈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에서 '패싱'을 경험한 대구·경북으로선 지역 강세 산업인 반도체까지 내어 줄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그렇지만 영호남의 화합 노력은 중단돼선 안 된다. 영호남 갈등은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갉아먹은 고질병이었다. 그 벽을 허물기 시작한 것은 달빛동맹의 성과였다. 위기에 처했지만 오히려 화합을 더욱 공고(鞏固)하게 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상징적인 차원을 넘어 지역의 반도체 관련 대학 및 인력, 산업 상호 보완 등 실물 경제 협력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2026-07-02 05:00:00
[사설] 민주당 국회 법사위원장 또 차지, 입법 독재하겠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장(서영교 민주당 의원), 예결위원장(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민주당 의원들로 선출(選出)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11대 7' 구성안을 국민의힘이 거절하자 일방통행한 것이다. 이로써 국회 민주주의는 또다시 퇴행(退行)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년 동안 극단적 갈등의 장이었던 법사위를 정상화하자면 전통에 따라 제1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양보를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끝내 묵살(默殺)했다. 민주당은 '효율적인 국회 운영' '책임 정치' '일하는 국회' 등 명분을 들고 있지만, 사실상 국회 다수석의 힘으로 의장에 이어 법사위원장직까지 독식함으로써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선포한 셈이다. 법사위는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로 가기 전 거쳐야 하는 최종 관문이다. 제1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다수당의 독주를 견제(牽制)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17대 국회 이후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행(慣行)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하자 21대 전반기 국회 들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강한 반발에도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법사위원장을 차지했다 국회 다수당이 국회 관례와 소수당을 배제(排除)하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까지 차지한 것은 민주주의 정신과 거리가 멀다. 앞서 조정식 국회의장이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일방적으로 작성해 국민의힘 측에 팩스로 통보한 것을 보면, 의장이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할지도 의문이다. 결국 22대 후반기 국회도 민주당의 일방 독주와 국민의힘의 '국회 의사일정 거부' 등 파행(跛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될 것이고, 민주당 역시 당장 좋을지 모르지만 독주에 따른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2026-07-02 05:00:00
[관풍루]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1일 청와대에서 만나 '통합'을 강조했지만 미묘한 신경전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1일 청와대에서 만나 '통합'을 강조했지만 미묘한 신경전. '외연 확장'(이 대통령), '당내 결집'(문 전 대통령), 전당대회 앞두고 여권 내분 풀어보자 했는데 되레 노선 투쟁? ○…안규백 국방 장관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사관학교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 야당의 반대 의견과 국방 장관을 탄핵 소추하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24만 명 돌파에도 오직 마이웨이. ○…올해 초 1~2%대에 머물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4%에 달할 것이란 전망 등장. AI 반도체 특수와 수출 호조 덕분이라는데, 서민들은 낙수 효과는커녕 냉랭한 체감 경기만 느낄 뿐.
2026-07-02 05:00:00
2026-07-01 18:58:06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53>김홍도의 우아한 세련미로 묘사된 다중의 활력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 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8월 2일까지 열린다. 언제 보아도 마음이 기뻐지는 단원(檀園)의 작품 중에서도 명작이 여럿 나온 가운데 '기로세련계도'가 제일 반갑다. 함께 전시 중인 '행려풍속도' 병풍(34세)과 '단원풍속도첩'은 풍속화 대표작이고, '을묘년화첩'의 '총석정'(51세)은 금강산그림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이다. 미인도, 신선도, 고사인물도도 나왔다. '기로세련계도'는 1804년 9월 개성 송악산 기슭 만월대에서 열린 노인들의 계모임을 그린 계회도다. 중심부에 송악산을 배경으로 차일을 치고, 병풍을 연이어 두른 잔치 장면을 그리고 제목을 써넣었다. 상단에는 이 행사를 설명한 글이, 하단에는 주인공 64명의 이름과 본관이 있다. 기록화인 계회도에 필수적인 제목, 계회 장면, 배경 산수, 참석자 명단, 발문을 모두 충족하면서 산수화로서, 풍속화로서 감상의 매력이 넘친다. '기로세련계도'는 30대부터 유명했던 풍속 실력, 44세 때 정조의 어명으로 금강산을 답사하며 우리 산천을 사생한 산수 실력, 궁중화원으로 국가의 회화 업무를 도맡았던 기록화 실력이 함께 무르녹은 단원의 원숙한 역량을 확인시켜주는 명작이다. 가장 생생한 즐거움을 주는 건 구경꾼. 맨 아래 나뭇짐 가득한 지게를 내려놓고 뒤늦게 발걸음을 옮기는 두 소년, 차일 왼쪽에 성업 중인 야외주점, 소나무 밑엔 흥에 겨워 춤추는 두 노인. 걸인도 둘 있다. 한 명은 임시 부엌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데, 동냥그릇을 든 또 한 명은 멋모르고 그쪽으로 간다. 그 뒤엔 술에 취해 몸을 못 가누고 땅바닥에 엎어진 노인. 소, 말, 나귀도 출연 중. 박물관 설명판에 '잔칫상을 받은 64명의 노인 외에 237명이나 되는 시종과 구경꾼'이 그려져 있다고 했다. 와우~ 모두 301명! 김홍도의 우아하고 세련된 필치로 요령 있게 묘사된 다중의 다이내믹함을 한 사람 한 사람 새겨보는 재미가 무진하다. '기로세련계도'는 당대의 대가인 김홍도, 기원(綺園) 유한지(1760~1834), 간재(艮齋) 홍의영(1750~1815)이 그림, 서예, 문장으로 협업한 행사기록화다. 나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에게 낯선 개성이라는 도시의 19세기 초 문화력, 경제력이 실감나는 작품이다.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2026-07-01 10: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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