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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칼럼] 5등급제 완화가 부른 변별력 약화…'수능 최저'와 '정시 정성평가'가 합불 가른다

    [교육칼럼] 5등급제 완화가 부른 변별력 약화…'수능 최저'와 '정시 정성평가'가 합불 가른다

    대입 제도의 거대한 틀이 바뀌는 2028학년도 입시와 관련해 대구경북 지역 고등학교의 진학 전략은 여전히 '수능'이라는 본질적인 학업 역량에 강력한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발표된 일부 대학별 2028학년도 입시 전형계획에 따르면 주요 상위 15개 대학의 총 선발 인원은 4만9천575명에 달하며, 세부적으로는 수시 모집이 62.2%(3만841명), 정시 모집이 37.8%(1만8천734명)를 차지한다. 수치상으로는 정시 비율이 40%선 아래로 떨어지며 수시의 문호가 넓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크라스에듀에서 정밀 분석한 결과 2028학년도 입시에서도 여전히 수능 성적이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은 과거보다 한층 더 정교하고 강력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들이 정시 모집에서 수능 100% 반영 방식을 탈피하고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 평가를 20~30%씩 반영하는 이원화 전형을 도입함에 따라, 내신을 완전히 포기한 채 정시에만 올인하는 이른바 '정시 파이터'들의 리스크는 얼핏 커진 듯 보이나 수능 자체의 변별력은 오히려 견고해졌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의거해 고교 내신이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기존 9등급 체제에서 4%에 불과했던 1등급 비율이 5등급제에서는 10%까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대학들은 수시 모집에서 학업 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대거 신설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는 학생부종합(추천형) 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전격 도입했으며, 서강대 역시 학생부종합 일반Ⅱ 전형에서 '3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라는 기준을 새롭게 설정했다. 이에 따라 내신 성적의 정량적 우수성만으로는 상위권 대학 합격을 보장할 수 없게 되었으며, 2028학년도 수시 모집에서조차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 여부가 대학 합불을 가르는 최종 관문으로 부각되는 추세다. 교육과정 개편으로 수능 선택과목이 폐지되면서 학습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낙관론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수성구 소재 A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의 생생한 목소리는 지금 학생들이 직면한 대입 압박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교육과정 개편으로 수능 선택과목이 폐지되면서 학습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주요 대학들이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반영하고 수시에서는 높은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해 결국 수능과 교내외 활동 모두를 완벽하게 챙겨야 하는 부담이 생겼습니다. 최근 인터넷 플랫폼에서 쏟아지는 복잡한 서류 평가 대비법에 흔들리기보다는, 대구경북 지역 고등학교의 강점인 체계적인 수능 대비 시스템을 믿고 학업에 매진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판단됩니다." 실제로 대구 지역 일반고 학생들은 화려한 비교과 스펙보다는 우수한 정량적 내신 관리와 강력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통해 서울 주요 대학에 합격하는 정형화된 성공 방정식을 보여왔다. 학생부 위주 전형의 변화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 수시 교과 전형의 경우 단순 등급 계산에서 벗어나 교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 출결 현황과 학교폭력 기재 사항 등은 수시와 정시를 막론하고 감점 요소를 넘어 학생의 성실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따라서,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은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맞게 1학년 시기부터 본인의 진로와 연계된 심화 과목을 주도적으로 이수하는 '설계형 입시'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도권 중심의 입시 정보에 매몰되어 서울로 원정 상담을 다니는 것은 불필요한 비용 낭비일 수 있으며, 전국 최고 수준의 수능 대비 인프라를 갖춘 대구경북의 지역적 특성과 맞춤형 데이터를 보유한 전문 기관의 진단을 받는 것이 합격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윤경민 크라스에듀 대표

    2026-06-05 14:13:17

  • [사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에게 바란다

    대구 시민들은 6·3 지방선거에서 추경호를 택했다. 시민들은 정치적 메시지를 넘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고 잃어버린 성장 동력을 회복해 달라는 절박(切迫)한 요구를 이번 표심에 담아냈다. 경제관료 출신 3선 국회의원이자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 당선인에게 시민들이 부여한 첫 과제는 바로 경제 회복이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기업 투자와 산업 활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지역 경제의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최하위권인 대구가 직면한 문제는, 추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수차례 지적했듯,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성장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추 당선인은 TK신공항 국가사업화와 TK 행정통합을 양대 축으로 삼고, 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산업 육성을 통해 대구 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팹(Fab),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기업은행 본점 등을 유치(誘致)해 지역내총생산 200조원을 달성하고, 고연봉 일자리 등도 50만 개 이상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도시로의 개조(改造)다. 특히 대구의 미래 성장 전략을 좌우할 신공항은 반드시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신공항이 물류·산업·교통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는다면 도약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사업이 지연·표류한다면 지역 발전 전략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 당선인이 처한 정치적 환경은 만만치 않다. 중앙정부와 대구시의 정치적 기반이 다른 만큼 국책사업과 예산 확보 과정에서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대립을 위한 대립에 머물 수 없다. 시민들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지역 발전을 갈망(渴望)한다. 대구는 중차대(重且大)한 갈림길에 있다. 정부·여당과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사안에 따라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실용적 접근도 필요하다.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이뤄지는 추 당선인의 성공 시정(市政)을 기대한다.

    2026-06-05 05:00:00

  • [사설] 선관위를 '특검'하라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없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초유(初有)의 사태가 발생했다. 유권자들은 대기표를 받아든 채 무작정 기다려야 했고,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10시로 연장한 곳도 있었다. 결국 중앙선관위는 '공정한 선거관리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선관위가 내놓은 부족 사태 원인은 '예상을 웃도는 높은 투표율'이다. 이게 사과인지 해명인지 변명인지 과실 자백인지 도통 모르겠다.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은 지선 역대 최고치인 23.51%였다. 3일 투표율도 높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게다가 이날 시간대별 투표율도 지난 지선 때보다 높았다. 그런데 서울 송파구의 경우 유권자의 고작 50%에 해당하는 투표지만 인쇄해 비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긴급하게 이송한 수량마저 고작 '50장'이었다. 2022년 대선에선 코로나 확진자 투표용지를 소쿠리 등에 담아 옮기는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에선 투표용지를 손에 든 유권자들이 식사까지 하고 돌아오는 '투표지 반출(搬出)' 사태도 발생했다. 간부 자녀 특혜 채용 비리도 있었다. 선관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인내심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재선거를 요구하고 나섰고, 더불어민주당도 '부실 선거관리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선관위는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실상의 '성역(聖域)'이다.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지위는 정치적 중립을 위한 방어막이지, 책임을 삭제하는 면죄부가 아니다. 그러나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 거부, 내부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등을 반복하며 사실상 무소불위 기관이 됐다. 더는 선관위의 '재발 방지' 약속을 믿을 수 없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 전수조사와 함께 직무 유기 및 선거법 위반 관련 엄정한 수사, 국정감사 등은 물론 미흡하면 특검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선관위의 선거관리 역량과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재발 방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2026-06-05 05:00:00

  • [사설] 서울시장 선거 패배가 정부·여당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대역전극을 펼치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저간(這間)의 흐름과 일반의 예상을 깬 일대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 후보의 승리는 국민의힘과 오 후보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폭주(暴走)와 그들이 가진 위험한 인식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라고 본다. 서울시장 선거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한편으로는 진영이나 지역감정에 쏠리지 않는 중도 민심의 바로미터이고, 또 한편으로는 정부·여당과 야당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양적(量的) 면에서 승리했지만, 서울에서 패함으로써 내용 면에서는 패했다고 할 수 있다. 6·3 지방선거는 당초 민주당의 완승 분위기였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평균 60%를 웃돌고,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예상이었다. 하지만 오만(傲慢)에 빠진 민주당은 오세훈 후보에 비해 '체급'이 크게 떨어지는 정원오 후보를 공천했고, '체급'이 떨어짐에도 정 후보는 도전자가 아니라 투표일까지 버티기만 하면 이긴다고 판단한 듯 방어자처럼 행동(예: 토론 회피)했다. 민주당과 정 후보의 이런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오만, 무책임, 무능으로 비쳤을 것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없애기 위해 추진했던 '정치검찰 조작기소 특검법'은 정부·여당을 민주주의와 법치를 위협하는 '위험한 세력'으로 보이게 했다. 선거 며칠 전, 이 대통령의 "정치 무관심의 대가는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는 것" 발언은 자신들은 정의롭고 상대는 악당이라는 위험천만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었다. 각종 여론 조사와 판이(判異)한 선거 결과는 서울 시민들이 당초에는 '무기력한' 국민의힘을 채찍질하려고 했으나, 정권과 민주당에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를 보내는 것이 더 급하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정부·여당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내포(內包)하고 있는 민심을 새겨야 한다.

    2026-06-05 05:00:00

  • [관풍루] 물가가 다락같이 오르는 와중에 저가 커피 브랜드부터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가격 인상과 중량 조정 잇따르며 누적된 물가 인상 압력 표면화

    ○…물가가 다락같이 오르는 와중에 저가 커피 브랜드부터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가격 인상과 중량 조정 잇따르며 누적된 물가 인상 압력 표면화. 소비자 체감 부담은 통계 숫자보다 더 직접적.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 차지했지만, 최대 승부처 서울시장 선거에선 막판 뼈아픈 역전패. '명픽'의 약발만 믿은 오만의 결과. ○…부산 북갑에서 당선된 무소속 한동훈, "저는 부당하게 제명됐을 때 '반드시 돌아간다'고 말씀드렸다"면서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복당 의지 재확인. 의원 배지를 면죄부로 착각 말기를.

    2026-06-05 05:00:00

  • [날씨] 6월 5일(금)

    [날씨] 6월 5일(금) "대체로 맑음"

    2026-06-04 19:01:44

  •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생각하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게 된다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생각하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게 된다

    다해봐야 135쪽이다. 쉽고 재밌고 심플하다. 꼭 필요한 내용만 담으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하다. 체화되고 내면화된 모국어 학습과 사용법에 대한 기초이론을 떡밥처럼 받아먹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책. 인지과학자 이마이 무쓰미가 쓴 『AI는 말하지만 우리는 생각을 합니다』는 AI시대에 '왜 생각하는 힘이 중요한지'를 역설한 명쾌한 설명서이다. AI시대를 건너기 위해선 생각하는 힘 즉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첫 장부터 '탐정이 되기 위해 필요한 공부는 무엇일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탐정이란 세상 만물과 만사에 정통해야 하니 모든 공부를 해야겠지만, 모든 것을 배우기 위해 꼭 필요한 과목은 '국어'라는 게 이마이 교수의 대답이다. 예컨대, 언어 습득과정과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언어가 지적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문제해결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리면서 "알고 있는 말이 많을수록 모르는 말의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 쉬워"(28쪽) 진다고 말한다. 또 사고력은 문제 해결하는 힘으로 이어지고 이때 중요한 것이 '추론'인데, 추론이란 "어떤 사실을 바탕으로 모르는 것을 짐작하는 일"이라는 것. 그러니까 탐정이 되려면 필요한 정보를 기억에서 빠르게 꺼내는 '정보처리능력'과 '실행력'이 필수조건이고 이를 위해선 불필요한 정보에 신경 쓰지 않는 힘을 길러야 한다. 결국 '생각의 힘'이란 지식을 사용해 추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생성형 AI는 인간과 똑같이 사고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유창성 효과'로 풀어준다. "우리에게는 앞뒤가 맞지 않아도 거침없이 쓰인(들리는) 문장(발언)을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110쪽) 챗GPT가 거침없이 쓴 답의 함정 역시 '유창성 효과'라는 얘기. AI가 만든 문장을 읽을 때마다 우리가 속기 쉬운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AI가 인간의 사고를 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은 간명하고 확신에 차 있다. "아기는 말을 배울 때 미지의 소리를 외부 대상과 연결해 의미를 찾고 몸으로 받아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실수를 반복하며 말의 범위와 지식을 수정합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동안 말이나 지식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감각적으로 직관으로 알게 됩니다. 이것이 살아 있는 지식이 됩니다."(127쪽) 그러나 AI는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재생산하는 것 외엔 할 수 없고,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직관이 없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생성형 AI에 의존하고 익숙해지면 인간 본연의 의미에 대한 이해가 사라진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는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스티븐 슬로먼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 용량은 겨우 1GB 정도다. 최신 아이폰도 128GB나 되는데. 정보의 바다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주입할 정보를 선별하고, 주입한 정보라도 필요 없다면 지우는 것을 반복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AI를 잘 사용하는 연습도 중요하고, 인공지능보다 빠르게 새로운 답을 찾는 사고력도 연습해야 한다. AI 시대를 넘어가는 일, 신체와 경험으로 배워서 스스로 살아 있는 지식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생각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2026-06-04 10:05:39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49>동해에는 고래가 산다, 김하종이 그린 고래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49>동해에는 고래가 산다, 김하종이 그린 고래

    유당(蕤堂) 김하종이 환선정(喚仙亭) 옛터에서 해금강 총석을 바라보며 그린 '환선구지망총석'에 파도 위로 등과 꼬리를 드러낸 고래가 있어 깜짝 놀랐다. 고래라니! 아마도 18~19세기 실경산수화의 유일한 고래일 것이다. "아~ 동해에 고래가 살지"라고 미소 짓게 한다. 강원도 해변에서 고래가 자주 발견된다. 해양생물학자들은 수중 암반이 잘 발달된 고성, 속초, 강릉 앞바다 지역이 물고기들의 주요 산란처이자 고래들의 사냥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아무도 그리지 않았던 고래가 그려진 것은 현장성, 사실성에 대한 화가와 주문자의 생각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비롯해 금강산, 관동팔경, 설악산 등 25점의 실경산수가 들어있는 '해산도첩(海山圖帖)'은 소화(小華) 이광문(1778~1838)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그는 화가 김하종을 데리고 유람하며 그림으로 남기게 했다. 이광문은 "경치 좋은 곳에 이르면 문득 종이를 펴서 그 모습을 똑같이 그렸는데 만일 비슷하지 않으면 여러 번 고쳐 그리기를 꺼리지 않았다"라며 김하종과 실경에 대한 관점이 서로 맞았다고 했다. 주문자 이광문은 증조부 이재(李縡), 아버지 이채(李采)가 당대 최고 수준의 초상화를 남겼을 정도로 서화에 안목이 있는 집안이다. 화가 김하종은 당시 23세로 규장각에 소속된 궁중화원이었고 화원 명문가 출신이다. 아버지가 긍재 김득신이고 두 형이 모두 화원이며, 큰할아버지가 복헌 김응환이다. 김응환은 단원 김홍도와 함께 정조의 어명을 받들어 1788년 함께 금강산과 관동 일대를 '봉명사경(奉命寫景)'했다. 이 지역의 실경산수는 할아버지 대로부터 전수돼온 가전(家傳)의 비결이 있었을 것이다. 동해의 고래는 한국회화사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신석기 말기 또는 청동기시대로 추정되는 울산 대곡리 반구천 암각화의 주요 모티브가 고래다. 북방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참고래, 범고래, 귀신고래, 향유고래, 들쇠고래 등 최소 7종이 확인되고 50마리 이상이 새끼를 밴 모습,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 작살을 맞은 모습 등등으로 바위에 새겨져 있다. 왜 이렇게 새겼을까? 고래사냥을 위한 교육용 그림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 동해 고래들은 2025년 인류 최초의 고래사냥(捕鯨) 그림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2026-06-04 09:42:12

  • [사설] 짧은 기간 폭발적 상승이 실력인지 검증에 들 선거 이후 증시

    올 들어 한국 증시가 세계 주요 시장 중에도 손꼽히는 상승세를 이어 가면서 '코스피 9천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확대와 AI 인프라 투자 경쟁, 로봇산업 성장 가능성이 맞물리며 한국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고, 전력설비와 로봇,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글로벌 AI 생태계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현 강세장을 단순한 투기 열풍으로만 치부(置簿)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강세장이 마냥 건강하다고 평하기도 어렵다. 증시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기대에 베팅하고 있다. AI 산업 확대, 반도체 슈퍼사이클, 로봇 상용화, 정책 지원 확대 등 수많은 낙관론이 주가에 선반영됐다. 코스피가 고점(高點)을 높여 가는 동안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투자 자금은 소수 대형주와 특정 업종으로 몰리며,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반도체 ETF에는 공격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AI 투자 확대와 기업 실적, 반도체 호황의 지속성, 로봇산업의 시장성, 그리고 국민성장펀드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효과 등에 대해 시장이 답해야 할 시간이 됐다. 지방선거는 끝났고,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수많은 비전과 공약은 현실의 평가를 받게 된다. 코스피 9천은 우리 산업 경쟁력에 대한 기대를 상징한다. 선거와 정책 기대감을 걷어 낸 한국 증시의 경쟁력을 검증(檢證)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2026-06-04 05:00:00

  • [사설] 의료 여건 붕괴 위기인데 복지부 정책은 헛발질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료 정책들을 살펴보면,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의료 체계의 혼란과 생명을 다루는 필수(必須)의료 붕괴의 위기에서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이 현실과 동떨어졌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실의 '남녀 구분 의무' 폐지 논란이다. 복지부는 병상(病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남녀 혼합 병실을 허용하는 방안을 입법예고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환자들이 느낄 사생활 침해와 심리적 불안, 성범죄 우려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이다. 병원 경영의 효율성만 보고 환자의 기본권을 놓친 전형적인 탁상행정(卓上行政)이었다. 공중보건의사 부족 대책도 마찬가지다. 개원의(開院醫)의 보건소 파트타임 진료를 허용했는데, 현장에선 실효성 없는 '땜질식 처방'이란 비판이 나온다. 공보의 지원자가 급감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역병보다 두 배 긴 복무 기간, 열악한 처우, 과도한 업무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개원의들이 틈틈이 보건소 진료를 맡도록 하는 얄팍한 대책을 내놓았다. '분만 뺑뺑이' 대책도 다르지 않다. 뺑뺑이 사태의 본질은 산부인과 전문의(專門醫)와 중환자실 병상 부족인데, 이를 타개할 처방은 없었다. 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중·단기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가 내놓은 최근의 정책들은 임시방편(臨時方便)에 치우쳤다. 이는 근본 원인의 해법보다 관리 가능한 수단에만 집중한 결과다. '보여 주기식 정책'은 정부의 신뢰만 떨어뜨린다.

    2026-06-04 05:00:00

  • [사설] 대구시장 선거 박빙 승부, 지역 정서가 더 이상 대세 아님을 보여 준 것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초접전(超接戰)을 펼친 대구시장 선거에서 추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02시 현재 개표 결과) 두 후보가 막판까지 박빙 승부를 펼쳤다는 것은 대구 유권자들이 진영 논리나 지역 정서에 휘둘리지 않고 각 후보의 세부 공약에 집중했음을 보여준다. 선거 때마다 대구에 대한 평가는 호남과 마찬가지로 '해 보나 마나 한 선거'라는 말이 공공연했다. 대구 시민의 선택을 '극우'로 프레이밍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구를 비방하기 위해 극우 개념까지 왜곡한 것이다. 6·3 선거 며칠 전 친(親)정부·여당 성향의 한 서울 언론은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를 '붉은 땅' 박근혜 근거지에서 격전 중인 '파란 옷의 남자'라고 표현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보았듯 대구 시민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전국 곳곳에서는 유권자들의 선택에서 후보의 자질, 역량이나 공약 실현 가능성보다는 '진영 논리'가 기승(氣勝)을 부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민주당 후보들 중에는 자신이 내놓은 공약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후보들이 많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상대 후보의 질문에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중요한 지역 현안이 있는 동네 이름을 모르는 후보도 있었다. 경쟁 후보와 1대1 토론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민주당 후보도 있었다. 수요(需要)도 타당성(妥當性)도 없는 허황한 공약을 내는 후보들도 많았고, 서로 다른 지역에 출마한 같은 당 후보들이 하나의 기관을 서로 유치하겠다는 '제로섬(Zero-sum) 공약'을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이들 후보들이 승리한 것은 유권자들이 '묻지 마 투표'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에 비하면 대구시장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공히 뛰어난 자질(資質)과 역량(力量)을 가졌음은 물론이고, 품위 있게 선거운동을 펼쳤다. 대구 시민들 역시 합리적(合理的)이고 역동적(力動的)인 투표 경향을 보였다. 대구가 전국에 자랑할 만한 모습이라고 본다. 사실 이번 6·3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선거에서 대구는 민주당 후보에게 최소 25~40%(많게는 60% 이상)의 표를 줄 만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투표 경향을 보여왔다. 현행 소선거구제의 특성상 한 지역구에서 1명만 선출되고, 당선인 숫자만 평가하다 보니 대구가 일당 독점(獨占) 지역처럼 비칠 뿐, 실질적으로 일당 독점 체제로 움직이는 다른 지역과는 달랐던 것이다. 선거는 끝났다. 대구시장 당선인을 비롯해 각 기초단체장과 시의원 및 구의원 당선인들은 출마 때 품었던 각오를 잊지 말고, 임기 동안 대구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대구 재도약(再跳躍)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줄 것을 당부드린다.

    2026-06-04 05:00:00

  • [관풍루] 코스피 지수 9,000 앞두고 매수 사이드카 11회와 매도 사이드카 9회가 대등하게 치받는 '널뛰기 장세'

    ○…코스피 지수 9,000 앞두고 매수 사이드카 11회와 매도 사이드카 9회가 대등하게 치받는 '널뛰기 장세'. 심지어 2002년 이후 전체 사이드카 발동 건수 80회의 무려 4분의 1이 집중돼. 변동성 잘못 올라탔다간 나락 갈 듯. ○…세종에서 투표한 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제대로 기표했는지 나도 확인해 달라"면서 주변에 보여 주려고 한 40대 남성 경찰 제지를 받고 퇴장. 대통령이 시범 보였는데 왜 퇴장? ○…계란 사러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소비자 늘고 있다고. 7천원대 일반 계란 동난 뒤 1만원 훌쩍 넘는 유기농 제품만 남아. '성공의 비용'은 오롯이 국민 부담.

    2026-06-04 05:00:00

  • [날씨] 6월 4일(목)

    [날씨] 6월 4일(목) "곳에 따라 소나기"

    2026-06-03 19:12:22

  • [매일춘추-심강우] 작가 정신

    [매일춘추-심강우] 작가 정신

    그림을 그리는 Y를 오랜만에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최근 노도(櫓島)에 갔다 왔다며 그가 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보여줬다. 오래 전 그곳을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글 쓰는 자세에 관한 한 서포 선생을 귀감으로 삼아온 터라 반갑게 사진들을 넘겼다. 펜션과 모노레일, 문학관, 창작실 등 내가 갔을 때는 공사중이었거나 아예 없었던 시설들이 보였다. 그렇긴 해도 주변 경관이나 가옥들은 예전 그대로였다. 사진을 거의 다 봤는데도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번 더 사진을 넘기다 그제야 허묘(墟墓)가 없다는 걸 알았다. 허묘는 선생의 유해를 임시로 묻었던 무덤터이다. "찍을 게 있어야지." 이유를 묻자 Y의 대답은 명쾌했다. 쓱 보곤 금방 내려왔다는 말 끝에 허묘의 허자가 허탈하다 할 때의 그 글자인 줄 알았다는 조크를 던졌다.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허묘를 단장한 거라곤 작은 푯돌 하나와 허묘를 두른 크기가 제각각인 막돌들이 전부이다. 내가 그곳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다는 걸 알았더라면 Y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서인에 속했던 김만중은 장희빈 일가에 대한 상소를 올렸다가 선천으로 유배를 갔다. 이내 풀려났지만 기사환국 때 서인세력의 몰락과 함께 다시 노도로 유배됐다. 증조부가 김장생이고 형이 숙종의 장인이었으니 그는 명실공히 명문가의 후손이라 할 만했다. 그런 그가, 패관잡설로 천시되던 한글소설을 쓴 건 효심(孝心)에서 연유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작가로서의 의지일 터이다. 허(墟)자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허무한 흔적'이란 뜻도 된다. 처음 내가 가졌던 생각이 그러했다. 한참동안 허묘 주변을 서성이다가 걸음을 멈췄다. 국문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분인데 이건 좀 심하지 않나. 그런 생각에 쩍 금이 갔다. 삼백여 년이 흐른 지금도 살아 있는 건 그의 육신이 아니라 정신이라는 것. 뻔한 이치를 그제야 깨달은 건 보이는 걸 우선시해 왔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랴. 허묘가 달리 보였다. 이제 내가 보는 건 허우룩하고 애연(哀然)한 자취가 아니라 견결한 정신의 힘이었다. 1922년 선교사 제임스 게일에 의해 최초로 서양에 알려진 이래 '구운몽'은 지금까지 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독일어·베트남어 등 모두 8개 국어로 출판됐다고 한다. 2012년 스페인 한국문학 포럼에서는 세계문학에 견줘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선생은 가고 없다. 하지만 작품은 남았다. 아니, 엄밀히 말해 거기에 깃든 정신이 남았다. 이른바 작가 정신. 내 영육의 아궁이에 날마다 지피고 싶은 게 바로 그것이다.

    2026-06-03 18:14:34

  • [사설] 투표율 높아야 정치가 긴장, 적극 투표로 TK 미래 열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再補闕)선거 본투표일이다. 오늘 유권자들의 선택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한다. 사전투표는 역대 지방선거 최고 투표율인 23.51%로 마감됐다. 지방자치와 지역 발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사전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반드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시민의 삶과 직결(直結)된다.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이 어떤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경제와 교통, 교육, 복지, 문화의 수준이 달라진다. 중앙 정치가 국가의 큰 방향을 결정한다면, 지방 정치는 시민의 일상을 좌우한다.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대구경북(TK)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신공항 건설, 미래 산업 육성, 청년 인구 유출 대응 등 난제(難題)가 쌓여 있다. 지역민의 염원과 역량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그 출발은 적극적인 주권 행사다.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지역 발전 의지를 분명히 보여 줘야 정치권도 움직인다. 이번 사전투표에서 대구의 투표율은 18.65%로 최하위였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대구의 최종 투표율은 43.2%로 전국 평균(50.9%)을 크게 밑돌았다. '보수 정당의 텃밭'이란 인식 탓에 선거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상황이 판이하다. 특히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초접전(超接戰) 양상을 보이는 대구시장 선거는 전국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권자 한 표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누가 당선되느냐가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느냐도 중요하다. 투표율과 득표율은 민심(民心)의 척도다. 정치는 유권자가 깨어 있을 때 긴장한다. 투표율이 높으면 정치권은 지역 민심을 두려워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시민의 힘이 이어지는 이유다. 지역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지역의 발전을 원한다면 투표장으로 가야 한다.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민이 TK의 내일을 만든다.

    2026-06-03 05:00:00

  • [사설] 경북 역대급 선거법 위반 몸살, 선거 문화 바꾸는 출발점 되길

    경북이 역대급(歷代級) 선거법 위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선거운동이 끝난 가운데 앞선 지방선거에 비해 선거법 위반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에 따르면 5월 31일 기준 경북의 선거법 위반 조치 건수는 고발 44건, 수사 의뢰 7건, 경고 131건 등 총 182건이다. 이는 지난 2022년 지선의 같은 시기 124건보다 무려 46.8% 증가한 수치다. 선거법 위반 사건은 기부행위, 매수, 공무원 선거 관여, 허위사실공표와 비방 등 다양하다. 경찰도 지난달 26일 기준 고소·고발·진정 등 총 144건·304명을 수사해 이 중 16건·37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112건·239명을 수사 중이다. 16건·28명은 불송치했다. 이번 지선에서 경북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유독 많았던 이유로는 '선거 구도의 변화'가 꼽힌다. 지금까지 보수 계열 정당의 독식 구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 선거구에 후보자를 낼 정도로 선거 구도가 다원화되면서 경쟁이 과열됐다는 것이다. 공천 과정에서의 과당(過當) 경쟁은 물론 본선에서 민주당, 무소속까지 다자간 구도가 형성되면서 각종 불탈법 행위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 이후도 걱정이다. 경찰은 경북 지역 시장·군수 후보 등 4, 5명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거나 조만간 압수수색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경북은 '공천이 곧 당선'이었다. 그런데 그 독점이 흔들리고 다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공천을 받아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고, 공천을 못 받아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구도가 됐다. 선거법 위반 급증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역동성을 불러오는 건전한 다자 구도 선거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발생하는 선거법 위반 증가는 반드시 감시 및 사법 처리 강화 등으로 더욱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 당선 무효, 시정 공백, 보궐선거 등 선거법 위반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가게 해선 안 된다. 이번 선거가 경북의 선거 문화를 바꾸는 시발점(始發點)이 되길 바란다.

    2026-06-03 05:00:00

  • [사설] "검찰, 잘못하면 사과·취소",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다시 불 때나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상식적인 말이 '자신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라'는 압박(壓迫)처럼 와닿는 것은 한국 사회의 불행이다. 상식이 상식으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더불어민주당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이라는 의구심(疑懼心) 때문이다. 민주당은 4월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당초 5월 중 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역풍(逆風)이 불자 처리 시기를 미뤘다. 이 법이 시행되면 현재 검찰이 맡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이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넘겨받아 재수사하고, 공소유지 여부(공소취소 포함)를 결정할 수 있다. 법안이 발의되자 '사실상 대통령이 자기 사건을 자신이 재판하는 법안'이라는 비판과 함께 정치권력이 사법부 권한을 대신함으로써 '법치주의, 삼권분립, 평등 원칙 파괴(破壞)'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조작기소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 증거를 제출해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주장만으로 재판을 받자니 '유죄 선고'가 두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지휘해 공소를 취소하도록 하자니 향후 '법왜곡죄'로 처벌(處罰)받을 것이 두렵다. 그래서 특검을 출범시켜 공소를 취소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작기소 특검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통령 사건 공소를 취소하고 사라지는 이른바 '떴다방'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대통령의 상식적인 말이 '자기 재판을 없애려는 밑밥'으로 세간(世間)의 의심을 받고, 법과 정의를 세운다는 평가를 받아야 할 특검이 '떴다방' 소리를 듣는 현실, 이 모든 부조리(不條理)의 출발은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노린 민주당의 위헌적 행보 때문이다. 이 부조리를 바로잡는 길은 '조작기소 특검법안' 철회뿐이다.

    2026-06-03 05:00:00

  • [관풍루]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하루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무능·무책임·무사안일 10년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공격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하루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무능·무책임·무사안일 10년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공격. 토론 회피가 '무능·무책임·무사안일'. ○…대검찰청, 법왜곡죄 고소·고발로부터 검찰 구성원 보호 위한 '검찰공무원 직무 보호 TF' 출범하고 관련 법리와 해외 사례 연구도 강화하기로. 민주당이 싸지른 X이 여럿 괴롭히는군. ○…월스트리트저널, 이재명 정부를 '강경 좌파'로 지칭하고, 더불어민주당에는 미국의 동맹이 없다는 미국 강경 보수 2명의 주장을 온라인판에 게재. 틀린 소리는 아닌 것 같네.

    2026-06-03 05:00:00

  • [날씨] 6월 3일(수)

    [날씨] 6월 3일(수) "한때 소나기"

    2026-06-02 18:57:47

  • [기고-차혁관] CEO의 언어와 책임감

    [기고-차혁관] CEO의 언어와 책임감

    우리는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 애플의 사례에서 리더 한 명의 영향력을 실감한다. 스티브 잡스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상상력의 책임'을 다했다면, 팀 쿡은 복잡한 공급망을 안정시키고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는 '지속가능성의 책임'을 완수했다. 이들의 리더십 스타일은 달랐으나,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CEO의 언행이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무게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반면, 얼마 전 우리는 국가 중요 정책 결정권자의 실언이 주식시장에 미친 파장과 이후 책임회피성 사과를 직접 목격하였으며, 선거 유세장에서도 이런 무책임한 발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산 검토나 타당성 조사도 없이 남발하는 '묻지 마식 개발 공약', 지역과 계층을 교묘하게 갈라치는 발언들이 대표적이다. 일단 던지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과 뒤늦은 수습을 보며 대중은 피로감을 느낀다. 권한을 향유하고 책임은 회피하려는 자는 기업의 CEO는 물론 공인(公人)이 될 자격도 없다. 시장과 사회의 평가는 생각보다 훨씬 냉혹하다는 점을 리더들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많은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들도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된다. 선거 국면마다 되풀이되는 논공행상(論功行賞)의 유혹이 이번에도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공공기관은 지역 산업을 육성하고 시민의 혈세를 운용하는 '공익적 책무'를 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CEO 임명은 그 분야의 전문성과 혁신적인 사고를 갖추어야 함은 물론 앞에서 주는 교훈도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밖에 갖추어야 할 자질로는 첫째, '덕(德)'에 기반한 청렴과 신뢰다. 이는 민·관 모두에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덕목이지만, 특히 공공기관임을 감안하면 조직원들이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투명성과 인격을 갖춰야 한다. 사리사욕을 멀리하고 공정한 잣대를 세우는 청렴함이 뒷받침될 때 조직 내에는 강력한 결속력이 생긴다. 둘째, 판단에 대한 '추진력(力)'과 공익적 통찰이다. 리더는 결정하는 사람이다. 대구의 미래 산업을 콘텐츠화하고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것은 리더의 과감한 결단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추진력의 끝은 항상 사익이 아닌 지역 발전이라는 공익을 향해야 한다. 셋째, '방패'가 되어주는 무한 '책임(責)' 경영이다. 지시는 하면서 후일 책임을 두려워하는 CEO의 모습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곤 한다. 공공기관 특유의 보수성과 복지부동을 깨는 유일한 열쇠는 리더의 책임감이므로 "실패의 책임은 내가 진다, 마음껏 창의적으로 일하라"고 선언하는 CEO가 있을 때, 구성원들로부터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더해 중요한 덕목은 애향심이다. 훌륭한 인재를 전국에서 두루 발굴하되, 개인의 영달을 위해 잠시 자리를 구하는 사람은 아닌지 채용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하여야 할 것이다. 대구의 골목을 알고 시민들의 땀방울을 이해하며 지역 발전을 위해 밤잠을 설칠 정도의 인물인지를 말이다. 왜냐하면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이 전제될 때 비로소 책임지는 용기가 발현되기 때문이다. 결국 리더십의 완성은 책임이다. CEO는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의 무게를 견디는 자리이다. 한 사람의 판단과 언어가 시장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깊이 자각하고, 임기 동안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경영자, 그런 리더십의 등장을 대구 시민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2026-06-02 16: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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