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6월 24일(수) "흐리고 곳에 따라 소나기"
2026-06-23 19:02:14
[기고-성태문] 시민이 체감하는 경제회복, 소상공인부터
민선 9기 대구시장이 곧 취임할 예정이다. 새로 선출된 대구시장은 우리나라 경제 수장 출신의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경제 활력 회복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굵직굵직한 경제 현안 이면에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들여다보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대구 경제의 모세혈관이자 민생의 뿌리인 '소상공인'의 위기다. 현재 대구의 경제지표 곳곳에는 경고등이 켜져 있다. 그중에서도 고물가와 고금리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이들은 다름 아닌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다. 다행히 새 시장이 취임 직후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고 민생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그러나 소상공인 대책이 과거와 같은 단기성 자금 지원이나 현상 유지형 처방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보다 근본적이고 체질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소상공인 경제 대개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첫째, 금융 지원의 패러다임을 '단기 연명'에서 '체질 개선'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 소상공인들이 꼽은 가장 큰 정책과제는 단연 금융지원 확대(22.1%)였다. 현장의 자금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지만, 지금까지의 관행처럼 무조건적인 대출 확대나 만기 연장 중심의 융자 지원보다는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 모델 구축' '선제적 부채관리 및 컨설팅 연계' '한계 소상공인을 위한 출구전략 마련' 등 향후 금융지원은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소상공인의 부채 연착륙을 돕고 자생력을 키우는 정밀한 금융 스크리닝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전환을 넘어 '청년 창업 생태계 환경 지원'을 통한 젊은 지역 경제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 유통과 소비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소상공인 지원 체계만으로는 청년세대의 창업 수요와 혁신을 담아내기 어렵다.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성공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청년 특화 디지털 혁신 창업공간 및 인프라 확충' '실전형 창업교육 및 밀착형 멘토링 강화' 등 촘촘한 '청년 창업 생태계'를 설계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신용보증재단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종합 지원 컨트롤타워가 비상경제상황실 내에 작동해야 한다. 셋째, 골목상권별 특성을 살린 로컬 브랜드 육성이다. 단순히 생계형 창업을 연명시키는 구제책을 넘어, 대구관광기업지원센터 구축, 글로벌 도시 대구 브랜드 재구축 등 대구만의 문화와 스토리를 입힌 골목 상권을 브랜드화하여 대구 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재편해야 한다. 넷째, 첨단 산업 낙수효과와 소상공인 생태계의 '상생 고리' 형성이다. 대구가 추진하는 로봇, 신공항, 메디컬 등 미래 산업 유치는 장기적으로 대구의 먹거리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스타트-업 기업의 참여 기회 제공, 지역 소상공인 자재 우선 구매, 상생 협력 기금 조성 등 골목 경제로 온기가 흘러 들어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촘촘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민선 9기 시정이 추진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매주 단순한 현황 보고에 그치지 않고, 현장과 소통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실질적인 협의체가 되어야 한다. 대구 경제의 기초 체력은 결국 수많은 소상공인들의 활력에서 나온다. 새 시장이 이들의 손을 따뜻하게 맞잡고 민생 경제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기를 대구 시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2026-06-23 15:29:21
"요즘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선거 결과가 정치권의 예상과 어긋날 때마다 기성 정치권이 내세우는 단골 핑계다. 특히 2030 세대가 자신들의 진영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표심을 보일 때, 이른바 '민주화 세대'는 청년들을 '무지하거나 극우화된 세대'로 낙인찍곤 한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정치권과 언론을 덮은 '2030 극우화론'이 대표적이다. 기성 평론가들은 보수 성향 후보에게 표를 던진 청년들을 민주주의의 가치를 모른다며 비판했다. 불평등한 판을 수용하고 기득권의 질서에 순응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정치권이 2030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자신들이 구축해 놓은 민주화의 틀 안에서만 움직이기를 기대하고, 그 궤도를 이탈하는 즉시 세대 전체를 결함 있는 집단으로 몰아세운다. 이는 현상을 왜곡하는 단편적인 진단이다. 한 예로, 6.3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와 대구시장 선거에서 20대와 30대는 각각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엇갈리는 표심을 보여주었고,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그런 현상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의 변동성을 '극우화'라는 단 하나의 낙인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현상의 본질을 가리는 기만이다. 청년 세대의 표심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사회적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2030은 학창 시절부터 기성세대가 설계한 획일적 가치관을 주입받았고, 사회에 진출해서는 특정 방향의 페미니즘이나 진보적 거대 담론을 '정치적 올바름'으로 수용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기성세대의 도덕적 가이드라인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동조하지 않는 이들은 공론장에서 쉽게 배제되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도덕적 훈계를 주도해 온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세력이 이제는 이 사회의 공고한 기득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이들이 조국 사태나 주요 정치인들의 성 비위 사건에서 보여준 태도는 권위주의적이고 위선적이었다. 말로는 도덕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특권을 누리는 이중성에 청년들은 깊은 환멸을 느꼈다. 2030의 이탈은 단순한 우경화가 아니라, 정답을 강요하며 기득권화된 진보 진영의 오만에 대한 논리적인 반격이다. 이제 분석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왜 2030이 극우화되었는가"가 아니라, "왜 그들이 기존의 낡은 정치 문법을 거부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청년들의 '기성질서' 이탈은 방관이 아니다. 자신들을 권력 유지의 동원 수단이나 '장기말'로 소비해 온 기성 정치 체제를 향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주체적 이탈이다. 뉴미디어와 대안 플랫폼의 확산은 기성 언론의 스피커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정치적 독립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정국에서 2030이 보여준 즉각적인 행동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광장으로 나선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훼손'과 '국가 시스템의 불공정'을 직관적으로 감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법리적 해석과 절차를 두고 소모적인 공방을 벌일 때, 2030은 정파적 이익이 아닌 '상식의 파괴'라는 본질에 주목했다. 2030은 하나의 획일화된 집단이 아니다. 왜곡된 정치적 지형 속에서 각자의 생존과 민주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주체적인 저항 방식을 선택했을 뿐이다. 2030이 극우화됐다고 주장하기 전에, 자신들이 수구화된 것은 아닌지 성찰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김채훈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2026-06-23 11:40:56
시간이 흐르면 사과할 일이 줄어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지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미안한 사람은 늘어난다. 그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나고 나서야 보이기 때문이다. 옳다고 믿었던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사진가로 살아오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먼 나라의 고려인과 체르노빌 사람들, 그리고 이름 없이 살아가는 이웃의 삶을 담았다. 좋은 사진을 꿈꾸며 그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사진보다 사람이 먼저였어야 했던 순간이 있었다. 한 장의 사진에 시선을 빼앗겨 상대의 마음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적도 있다. 스치는 표정을 놓치고 싶지 않아 너무 가까이 다가서기도 했다. 사진은 남았지만 관계는 소원해졌다. 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시를 준비하고 프로젝트를 끝내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늘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들 곁에 충분히 머물지 못했다. 연락을 기다렸을 사람에게 답하지 못했고, 함께 나눌 시간을 뒤로 미루기도 했다. 언젠가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함께할 수 있었던 시간은 돌아오지 않았다. 후회는 대개 지나간 뒤에 찾아온다. 열심히 했다는 사실이 모든 결과를 정당화해 주지는 않는다. 선의가 있었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이루고 싶은 것이 많았다. 꿈을 말했고 계획을 세웠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이야기했다. 그 시절의 나는 늘 다음을 향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말의 무게를 알게 됐다. "미안합니다.", "그때 내가 부족했습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라는 짧은 말들.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앞에서는 변명도 자존심도 내려놓아야 했다. 생각해 보면 고백과 고해는 닮은 듯 다른 말이다. 고백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그러나 고해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놓친 것과 미처 살피지 못한 마음 앞에 오래 머무는 일이다. 고백이 말이라면 고해는 침묵에 가깝다. 어느 순간부터 이루지 못한 일보다 놓쳐버린 사람들이 먼저 떠올랐고, 잘한 일보다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마음이 더 오래 남았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시간을 바라보는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 후회가 자책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더 깊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결국 사람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이루어낸 것보다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2026-06-23 11:27:07
[사설] 보유세·양도세 동시 강화라니, 지방 주택시장 고사 재촉하나
정부가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부동산 과세(課稅) 조치를 예고하고 나서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유독 높은 부동산 거래세가 이미 숨통을 틀어막고 있는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동시에 올리는 정책은 매도 유인을 완전히 차단해 시장을 얼어붙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 사실 거래세와 보유세는 한쪽을 높이면 다른 한쪽은 낮춰 상호 보완적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두 세금을 동시에 인상하는 것은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결국 전·월세 가격 상승 등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는데도 정부는 막무가내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SNS를 통해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시중 유동성의 부동산 유입을 막기 위해 과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낮다며 증세 시그널을 냈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오는 7월 말 발표할 세제 개편안에 다주택자 및 고가 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안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 유력하다. 정부와 일부 시민단체들이 보유세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 단골로 내세우는 지표가 실효세율이다. '토지+자유 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3%)의 절반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보유세 실효세율은 부동산 가격 대비 실제로 내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비율이다. 하지만 이 통계는 학계는 물론 국회예산처마저도 올 3월 국가별로 상이한 부동산 자산가치 산정 방식을 무리하게 대입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국제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을 보면 한국은 0.87~1.0% 수준으로 OECD 평균(0.95%)과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취득세 등 거래세(GDP 대비 1.5%·세계 1위)와 양도소득세(0.66%·세계 3위)를 모두 더한 전체 부동산세 부담은 GDP 대비 3.03%로 세계 최상위권으로 결코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지방에 있다. 다주택자를 무조건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는 일률적인 규제가 가뜩이나 심각한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를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주택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다주택자의 상당수는 서울 강남이 아닌 지방의 아파트나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등)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2, 3주택자의 절반은 지방 주택만 소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획일적인 양도세 중과와 대출 규제를 적용하다 보니, 매수층이 급감한 지방 주택시장은 고사(枯死) 직전에 몰리고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만 심화했다.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발상은 역대 정부에서 예외 없이 실패했다. 시장 안정은 수요·공급 원리 회복이 먼저다. 정부는 보유세 인상 논의에 앞서 과도한 취득세와 양도세 등 전체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선행해야 하며, 지역과 주택 유형별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한 데이터 기반의 차등(差等)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과거의 정책적 실수를 되풀이하기에는 서민 경제가 마주한 전·월세 시장의 불안과 지방 경기 침체의 골이 너무나 깊다.
2026-06-23 05:00:00
[사설] '전건 송치'는 '공룡 경찰' 견제·국민 보호 위한 최후의 보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검찰 개혁의 마침표는 보완(補完)수사권 완전 폐지"라고 못 박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예외적인 경우까지 모두 봉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최소한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정 대표는 당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자들을 등에 업고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권(黨權) 경쟁에 나선 정 대표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 의제로 앞세운 것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민주당발(發) 검찰 개혁의 핵심 과제인 수사·기소 분리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검찰의 권한(權限)을 축소하고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재설계하겠다는 게 민주당이 내건 검찰 개혁의 목표다. 그러나 검찰 개혁은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적 슬로건'으로 변질됐다. 개혁이 수사기관의 견제·균형을 통한 국민 권리 보호가 아니라, 검찰에 대한 정치적 보복에 방점(傍點)을 찍은 듯하다. 특정 기관의 권한을 뺏어 다른 기관에 넘겨주는 데 그친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다. 개혁은 권한의 이동만이 아니라 새로운 권한에 대한 통제 장치까지 함께 설계될 때 완성된다. 검찰 권한을 줄이고 경찰 권한을 과도하게 늘리면, 이는 또 다른 권력 집중이다. 국민들은 과거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국가 권력기관의 개혁 과정 때마다 이와 비슷한 시행착오(試行錯誤)를 숱하게 겪었다. 경찰은 이미 수사권 조정을 통해 독자적인 수사 개시권과 상당한 범위의 수사 종결권을 확보했다. 여기에 국가정보원의 대공(對共)수사권까지 넘겨받았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진다면, 경찰은 최대 수사기관으로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이렇게 비대해진 경찰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 수사권 독점(獨占)은 없는 사건을 만들거나, 있는 사건을 묻어 버릴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이 불송치(不送致) 결정을 내릴 경우 사건은 사실상 종결된다. 지난해 경찰의 불송치 사건 60만 건 가운데 이의신청이 제기된 사건은 5만여 건, 검사가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은 1만여 건이다. 대부분의 사건은 추가 검증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 경찰이 기소권만큼 강력한 '불기소권'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은 수사기관의 판단 오류나 부실 수사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구제받을 통로는 더 좁아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전건(全件) 송치' 제도다. 전건 송치는 경찰이 처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한 차례 더 법률적 검토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를 검찰 권한 확대라고 볼 일은 아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하자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판단을 독립적으로 재검토하는 절차를 두자는 것이다. 사건 누락(漏落)과 오판(誤判) 가능성을 줄이자는 취지다.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되는 형사사법 절차에서 이중 안전장치는 필수 요소다. '검사 무력화(無力化)'가 검찰 개혁의 목적이 되면, 이는 국민이 원하는 개혁이 아니다. 검찰 개혁의 올바른 방향은 권력 남용(濫用)을 방지하면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강행하겠다면, 이에 상응하는 견제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대안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건 송치의 부활이다.
2026-06-23 05:00:00
[관풍루] 조갑제, 국민의힘 사전투표 폐지 법안에 "편리한 사전투표를 왜 폐지하나
○…24년째 월드컵 본선 진출 못 한 중국, 자국 심판이 월드컵 주심으로 뛰자 "중국 축구가 FIFA 엘리트 시스템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 증거"라고 대서특필. 중국의 '정신 승리'는 월드컵 우승하고도 남을 것. ○…조갑제, 국민의힘 사전투표 폐지 법안에 "편리한 사전투표를 왜 폐지하나. 이는 참정권 제한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 편리보다 선거 투명성 우선을 참정권 제한으로 이해하는 수준의 논객? ○…정청래 민주당 대표 6·3 선거 단체장 당선인 워크숍에서 "에베레스트산이 높은 이유는 히말라야 산맥에 얹혀 있기 때문"이라고. 당선인들에게 한 말인지, 대통령에게 한 말인지.
2026-06-23 05:00:00
2026-06-22 18:44:58
[윤명철의 다시 보는 한국역사와 문화] 동아시아 국제대전 고수전쟁 -70년 전쟁을 보는 새로운 시각
중국을 통일한 강력한 수나라가 고구려를 공격했으나 을지문덕이라는 영웅의 활약으로 살수대첩에서 승리했고 침략을 막아냈다. 이후 당 태종이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공격했지만 양만춘이 지휘하는 안시성은 끝내 함락되지 않았고 당군은 철수했다. 한편 신라는 김춘추와 김유신을 중심으로 당나라와 동맹을 맺어 백제를 멸망시켰고, 남북에서 협공을 받은 고구려는 끝내 멸망했다. 그 결과 삼국은 통일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배운 역사이며, 오랫동안 역사학계가 설명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이 전쟁의 성격과 구조, 그리고 동아시아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왜 수나라는 막대한 국력을 소모하면서까지 고구려를 거듭 공격했는가? 왜 당나라는 안시성 패배 이후에도 고구려를 포기하지 않았는가? 왜 신라는 당나라와 손을 잡았으며, 그 결과 동아시아의 질서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기존 해석의 한계와 새로운 연구 틀기존의 설명은 이러한 질문들에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사실 자체보다 사실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동아시아와 우리 역사의 운영 메카니즘을 오해했으며, 중화사관의 편향성이 강했다. 때문에 고구려는 일방적인 침략을 받은 나라로 규정됐고, 국력과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수행했던 주체적인 역할 등은 주목받지 못했다. 둘째, 영웅 중심의 역사관 때문에 을지문덕과 양만춘, 김춘추와 김유신 등의 역할을 많이 부각시켰다. 때문에 일반 주체들의 역할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셋째, 국제대전을 고구려와 수나라, 신라와 백제라는 양국 관계의 차원으로 축소했다. 따라서 동맹, 균열, 재결합 등 유기적이고 유동적인 동아시아의 상황을 충분하게 검토하지 못했다. 넷째, 대전쟁을 외교와 경제, 산업과 물류를 포함한 총력전의 관점보다는 정치적·군사적 충돌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강했다. 따라서 국제 전쟁의 원인과 전개, 결과 등의 복합성을 설명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나는 몇 가지 방식으로 이 전쟁들을 분석하고 규정했다. 우선 전쟁이 발생한 목적과 배경과 원인 등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파악했다. 영토 분쟁이나 지배자의 성격과 가치관, 집단의 정서 등 내부 사정을 넘어 국제질서의 재편, 무역권의 확보, 외교망의 구축과 같은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이해관계로 파악한다. 전쟁하는 주체의 다양성과 역할 등을 동아시아 전체라는 '틀(frame)'에서 복합적으로 파악한다. 직접 당사국들은 물론이고, 백제, 신라, 돌궐, 거란, 말갈, 왜 등의 주변세력, 이어 서역(신장 지역), 토번(티베트) 및 중국 외곽의 민족 세력 등의 역할과 위상을 파악하고, 나아가 유라시아 세계의 움직임도 함께 고려한다. 공간에 대한 시각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고구려와 수·당 사이의 대결, 이후에 전개된 신라와 백제·왜 연합군의 대결 등은 육상전 만이 아니었다. 외교와 군사, 물류와 산업의 측면에서 바다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었다. 실제로 『수서』와 『당서』, 『자치통감』 등에 나타난 기록들은 대규모 함대의 건조와 운용, 해상수송과 해양작전이 중요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전쟁은 '해륙양면전'으로 분석한다. 또 하나 시간의 문제가 있다. 1단계 고수전쟁, 2단계 고당전쟁, 그리고 삼국통일전쟁을 각각 독립된 개별전쟁으로 보지 않는다. 장기적인 틀에서 전쟁의 목적과 배경, 참가국들, 과정과 전쟁의 결과 등을 고려하면 고수전쟁은 발발, 고당전쟁은 전개 과정, 삼국통일전쟁은 동아시아 신질서가 완성되는 대단원이었다. 598년부터 668년까지 70여 년에 걸쳐 전개된 유기적인 역사적 과정이었다. 이러한 해석틀에서 나는 30여 년전부터 '동아시아 국제대전'이라고 규정하였다.(윤명철, 『고구려 해양사연구』) 이제 첫 단계인 동아시아 국제대전의 서막이 된 고구려와 수나라의 전쟁을 살펴본다. ◆東아시아의 중핵국가인 고구려고구려는 5세기 이래 동아시아 세계의 중심핵으로서 중국의 남북조·북방초원의 유연(후에는 돌궐)과 4각축을 이루고, 주변에 백제·신라·거란 그리고 왜 및 말갈 등을 놓고 다원적인 세력 균형을 유지해 왔다. 경제적으로는 랴오둥(遼東) 지방을 가운데 두고 만주의 동부 지역과 대·소 흥안령산맥의 북부 지역, 화북평원으로 이어지는 요서(遼西) 지역 등을 이어 주면서 북방무역망을 형성했다. 또한 일본 열도·제주도·양쯔강 유역의 남조정권들과 해양무역망을 운영했다. 이러한 해륙적 시스템 속에서 중계무역을 활용했다. 잘 알려진 안시성, 요동성 지역은 동아시아에서 최대의 철생산지였다. 고구려는 우수한 철들을 흥안령 지역의 선비족인 남실위에 수출했다. 그 대신 말과 담비가죽 같은 북방의 특산품들을 수입했다. 당시 중국 지역은 남북국가로 분단돼 무역망이 끊어진 상태였으므로 북방에서 수입한 물건들을 배에 실어 수도권인 상해 주변지역으로 수출하였다. 고구려는 중계무역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겼고, 이것을 군시력 증대에 활용했을 것이다. ◆급변하는 동아시아 정치질서와 두 강대국의 충돌그런데 6세기 말이 되면서 분단됐던 중국 지역이 400년 만에 선비족의 수나라로 통일되었다. 수나라는 동아시아 세계의 종주권을 회복하고, 불필요해진 군사력과 내부에서 들끓고 있는 정치적인 에너지를 밖으로 분출시켜야 했다. 한편, 북방 초원에서는 군사력과 경제력이 뛰어난 돌궐 제국이 수나라를 수세에 몰아넣고, 고구려의 영향권에 속했던 요서의 거란과 동북만주의 말갈이 있었다. 한편 고구려의 압박을 200년 동안 받아온 백제와 신라는 수나라와 신속하게 교섭을 시도했고, 공동 전선의 구축까지 제안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수나라를 도와주지는 않았다. 왜국은 백제와 우호적인 관계였지만, 고구려는 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 승려들을 보내 내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최초의 사찰인 아스카사가 건축될 때 영양왕은 수나라와 전쟁이 임박했음에도 황금 300냥을 보냈다. 이 상황에서 고구려가 북방초원의 유목민인 돌궐과 동맹을 맺고, 내부에 있는 말갈, 거란 등을 동원하여 연합전선을 구축한다면 수나라를 위협할 수 있다. 실제로 수군으로 발해를 건너 요서지방과 화북의 해안과 산동의 해안에 상륙한 다음, 즉 수륙양면작전으로 하북 지역을 일시에 공격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국제 질서 속에서 동서 두 강대국의 충돌은 불가피했으며, 주변국가들은 자국의 운명과 연결될 수 있는 상황 파악에 주력했다. 결국 598년 2월, 고구려와 말갈(혹은 거란)의 혼성군이 요하를 넘어 수나라의 임유관을 선제 공격했다. 수군은 요동반도의 비사성을 출항하여 발해 안쪽의 요서해안을 공격했다. 그러자 준비했던 수나라의 문제는 곧 30만 대군을 동원하여 반격을 개시했다. 그런데 산동 해안을 출항한 수군 6000명은 대풍을 만나 표몰했다. 이 궤멸은 자연환경보다는 고구려가 요동반도의 해안선과 섬들에 구축해놓은 해양방어체제와 수군의 공격때문이다.(윤명철, 『고구려 해양방어체제(해성)연구』)고구려가 승리한 것이다. 사진 자료. 4 5 6 수나라의 2대 황제가 된 양제는 북경시 외곽에서 절강성의 항주에 이르는 대운하 공사에 들어갔다. 정치적으로 통일하고, 물류 체계를 활성화시켜 유기적인 경제권을 만드는 정책이었다. 더불어 고구려와 대결전에 필요한 남방의 군량미와 인력들을 운송하기 위해서다. 그는 수륙양면작전을 대비해 적함, 루선(다락배) 등 수만 척의 배들을 건조했는데, 주력 전선인 '오아(五牙)'는 다락이 5층이고, 군사 800인을 태울 수 있는 거대 전함이었다. ◆세계 전사상 유례없는 승리, 살수대첩612년, 1,133,800명이라는 수나라의 대군대가 베이징(北京) 근처의 대운하 종점인 탁군을 출발했다. 세계의 전사상에서 가장 큰 단일 전쟁으로 총 24군 편제이며, 그 중 11개 군이 수로군 편제였다. 길이가 수 백 리에 뻗칠 정도의 많은 함대들이 동원된 수군의 작전 범위는 압록강 하구와 대동강 하구, 경기만까지였다. 육군인 친정군은 요하 도하작전을 성공시킨 후에 부수도격인 요동성(오열홀. 요양시)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대군과 당거(바퀴 달린 이동용 수레)·충거(성벽을 공격하는 기구)· 높은 사닥다리 등 신무기들을 동원했고, 심지어는 땅굴(地道)까지 팠다. 하지만 수양제는 끝내 요동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 퇴각했다. 한편 수양제의 작전 지시로 30만 명의 별동대는 요하전선을 북으로 우회하여 고구려의 내부 깊숙이 전진했다. 별동대는 을지문덕군에게 유인당해 승리(?)를 거듭하면서 평양성 근처까지 갔다. 한편 래호아가 지휘한 수군 함대는 산둥 해안을 출발하여 서해를 횡단한 후에 대동강 상륙 작전을 성공시키고 평양성을 향해 진격했다. 하지만 평양성 60리 밖에서 영류왕이 된 고건무 장군의 공격을 받고 궤멸당했다. 이렇게 해서 수륙협공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별동대는 황급하게 퇴각했고, 결국 살수(압록강 또는 청천강)에서 을지문던 군에게 전멸 당했다. 기록에 따르면 요하를 건너서 돌아간 수나라군은 2,700여 명이었다고 한다. 이후 수양제는 613년과 614년에도 요하전선을 공격했지만 전과는 없었고, 결국 건국한 지 30년 만인 618년에 멸망했다. 중국의 학자들은 수나라가 멸망한 원인을 내부 반란 탓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무리한 전쟁 준비에 따른 경제적 파탄과 전쟁의 패배가 큰 원인이다. 고구려의 대승리는 동아시아 세계는 물론이고, 유라시아 세계 곳곳에 알려졌을 것이다. 『일본서기』에는 고구려가 수나라가 멸망한 직후인 618년 8월에 왜국에 사신과 함께 수나라 포로 2명과 악기·무기·낙타 등의 노획물을 보낸 사실이 기록됐다. 왜에게 승전 소식을 전하고 영향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였다. 사진 자료, 1 ◆우리 민족의 생존권을 방어한 고수 전쟁 이 전쟁은 동아시아 세계의 모든 종족들과 크고 작은 국가들이 직간접으로 참여했고, 심지어는 돌궐, 실크로드 지역의 소국가 등 유라시아 세계와도 연동된 국제대전이었다. 또한 동아시아의 종주권과 무역권을 둘러싸고 운명을 걸고 대결한 양대 질서의 전면적인 대결이었고, 서로 다른 문명의 충돌장이었다. 가정을 해본다. "만약 고구려가 졌다면 우리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필시 고당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그 후의 결과와 동아시아 세계의 메카니즘을 고려하면 백제와 신라는 승전국인 수나라 질서에 편입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우리 민족의 생존권은 상실되었을 수도 있다. 고수전쟁은 동아시아는 질서가 정치 재편되는 상황 속에서 국제대전의 성격을 띄울 수밖에 없었으며, 육지뿐 만 아니라 해양질서가 정치나 외교에서 얼마나 중요했으며, 본격적인 해양전의 시대에 돌입했음을 깨닫게 했다. 이러한 역학관계와 양상들은 멸망해버린 수나라를 이어받은 당나라와 고구려가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다. 동국대 명예교수·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대 교수
2026-06-22 14:59:49
[사설] 중동·러우 전쟁 수혜자 북한, 정부 대응책을 묻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는 북한이다. 미사일 등 무기 실전 경험도 쌓았고, 파병(派兵)과 탄약 지원의 대가로 경제적 이득도 챙겼다.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고, 중국으로부터는 최근 시진핑의 방북 때 사실상 핵 용인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들 전쟁을 통해 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걸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은 북한의 실전 훈련장이었다. 러시아에 공급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 발은 실전에서 발사되면서 착탄(着彈) 오차·요격 회피 궤도·전자기 간섭 영향 등 어떤 모의실험으로도 얻기 힘든 데이터를 얻었고, 정확성을 높였다.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은 드론 전술과 현대식 지휘통신 체계를 습득했다. 중동 전쟁을 통해선 핵을 가져야 협상 테이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핵으로 버티면 협상 당사자로 인정받고 제재 완화, 경제 보상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이란의 선례를 목도(目睹)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G7에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북한도 핵무기를 현실적으로 보유하기 전 단계에서 뭔가 가능한 조치를 했어야 하는데 못 해서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북한은 늦었다'는 자백(自白)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핵 능력을 가진 이란의 선례를 봤다. 트럼프의 한계도 봤다. 러우·중동 전쟁은 북한에 많은 걸 줬다. 핵 보유의 당위성, 실전 경험, 미사일 정확성, 중러와의 관계 강화까지. 그러면서 한반도 안보는 더 위험해졌다. 지금은 양국 정상의 '아쉽다'는 한탄이 아닌 긴밀하고 실질적인 대응책이 필요할 때다.
2026-06-22 05:00:00
[사설] 중동 전쟁 끝나도 물가는 고공 행진, 정부는 보고만 있을 건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소식이 들려오지만 일단 미국과 이란의 종전(終戰)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국제유가는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국내 원유 도입량의 7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6달러에서 73달러대로 떨어졌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최악을 벗어나고 있으나 체감 현실은 다르다. 주유소 기름값은 2천원 안팎에 머물고, 물가는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제유가 상승에는 즉각 반응하지만 하락 반영까지는 2~3주 이상 걸린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런 시차(時差)가 아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해상과 항공 화물 운임은 여전히 비싸서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은 줄지 않았다. 건설공사비지수도 상승했고, 아스콘과 아스팔트 제품 가격은 1년 새 30%가량 뛰었다. 유가가 안정돼도 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드물다. 지금껏 물가 상승의 원인을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외부 변수(變數)에서 찾았는데, 외부 충격이 사라진 뒤에도 물가가 높은 수준에 머문다면 원인 분석부터 달라야 한다. 과거 석유와 원자재 가격이 좌우했던 물가는 외식, 물류, 금융, 의료, 교육 등 서비스 비용에 움직인다. 금융·보험 서비스 비용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일부 대기업 성과급 잔치가 부동산 시장마저 흔들고 있다. 물가는 유가보다 더디게 움직이고, 한 번 오른 가격은 내려오지 않는다. 전쟁은 끝났지만 고물가는 유령처럼 떠돈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저물가가 당연했던 시대가 마침내 끝나가는 신호일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2026-06-22 05:00:00
[사설] 거짓말로 판명된 '연어 술파티', 이제 '조작 기소 특검'도 접으라
법원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연어 술파티' 의혹을 허위(虛僞)로 판단했다. 수원지법은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연어 술파티 의혹을 근거로 시작된 여권(與圈)의 '조작 기소 특검법안' 추진은 정당성을 상실하게 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무죄를 선고했어야 마땅했다"며 특검법을 밀어붙일 태세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지난 2년 동안 극단의 정쟁을 초래했던 '연어 술파티' 의혹이 처음으로 사법적 검증을 받았고, 허위로 결론이 났다는 점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이 의혹을 근거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가 검찰의 조작(造作) 수사이자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청문회와 여권 내에서조차 '미친 짓'이란 비판이 나왔던 국정조사를 열었고, 담당 검사에 대한 탄핵과 징계를 추진했다. 검찰의 조작 기소 의혹을 수사한다며 '조작 기소 특검법'도 발의했다. '조작 기소 프레임'의 출발점이었던 핵심 의혹이 법원에서 허위로 판단됐으면, 민주당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들의 주장과 다른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실질은 무죄"라거나 "항소심에서는 뒤집힐 것"이라고 우기는 것은 사법부 판단에 대한 전면 부정(否定)이다. 민주당은 이번 판결 이후에도 특검 추진을 강변(強辯)하고 있다. 법원이 의혹의 핵심 근거를 부정하는데도 되레 "특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억지가 어디 있나. 특검은 기존 수사와 재판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중대한 의혹이 있을 때 도입하는 예외적 제도다. 이미 국정조사와 TF 조사, 법원의 판단까지 나온 사안에 대해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을 얻기 위해 특검을 강행하려는 것은 상식을 가진 대다수 국민을 우습게 보는 오만이다. 게다가 조작 기소 특검법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公訴) 취소 권한이 부여돼 '셀프 면죄부' 비판까지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혹은 허위로 판명됐다. 그러니 특검 추진을 당장 접어야 한다. 국민 여론은 조작 기소 특검에 대해 부정적이다.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동반 하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이번 판결은 검찰 수사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법원은 이 전 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지방재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공소를 기각(棄却)했다. 이는 검찰에겐 뼈아픈 부분이다. 그러나 법원 판단에 대한 선택적 해석은 위험하다. 민주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단만 끌어 쓰고 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존중하고, 그렇지 않으면 부정한다. 집권 여당이 앞장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사법 독립과 법의 지배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연어 술파티' 의혹 제기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조작 기소 특검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
2026-06-22 05:00:00
[관풍루] 지난주 코스피가 9천 선을 돌파한 가운데, 대형주가 이끄는 착시 효과에 가려진 그늘이 깊다 못해 썩어 들어가고 있어
○…지난주 코스피가 9천 선을 돌파한 가운데, 대형주가 이끄는 착시 효과에 가려진 그늘이 깊다 못해 썩어 들어가고 있어. 다음 달 1일부터 주가 1천원 밑도는 219개 '동전주' 피의 숙청 시작될 전망. 개미 곡소리 이어지겠네.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광주·전라서 시범 시행한 결과 3개월 동안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0건. 진즉 개선했어야 마땅한 '응급실 뺑뺑이', 이제 애먼 생명 놓치는 일은 없어져야. ○…한국 최저임금이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18%가량 높지만, 생산성은 G7 평균 68.8%에 그친다는 경영계 분석. 최저임금은 자꾸 오르는데 알바보다 못 버는 사장님들 처지가 딱하네.
2026-06-22 05:00:00
2026-06-21 18:54:34
지난 지방선거 때 나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투표소를 찾았다. 바쁜 하루였지만 시민으로서 가진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투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작은 안도감이 있었다. 비록 한 표일지라도 나의 의사가 국가 운영에 반영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여러 의혹과 논란들이 이어졌다. 어떤 것은 사실로 확인됐고, 어떤 것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중요한 것은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이 선거 결과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함이나 개표기로 유지되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 위에 세워진다. 결과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과정이 공정했다고 믿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작동한다. 얼마 전 집회 현장 영상을 보다가 낯선 장면을 보았다. 피켓과 현수막 사이에 바이올린과 첼로, 관악기가 있었다. 음악가인 내 눈에는 그 모습이 먼저 들어왔다. 보통 악기는 공연장으로 향한다. 연주자는 연습실과 무대를 오간다. 그런데 그날의 악기들은 거리 한복판에 있었다. 누군가는 애국가를 연주했고, 누군가는 노래를 불렀다. 아이를 안고 나온 부모들, 학생들, 직장인들, 노인들까지 저마다의 이유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들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느냐는 각자의 판단 영역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었다. 자신의 시간을 내고 거리로 나올 만큼 절박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3·15 의거 기념식에서 있었던 한 연설을 다시 찾아보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구집권이라는 헛된 욕망에 사로잡힌 독재정권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송두리째 망가뜨렸다"며 "불의에 저항한 시민들과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연설을 들으며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지금 우리는 과연 국민들이 선거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4·19 혁명은 단순히 선거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국민이 국가 시스템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됐을 때 일어난 사건이었다. 결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신뢰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조롱도 낙인도 아니다. 철저한 검증이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누구든 책임져야 한다. 어떤 정당의 유불리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민주주의는 "믿어 달라"는 말로 유지되지 않는다. "확인할 수 있다"는 신뢰로 유지된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결과를 부정하지 않는 선거, 그리고 국민 모두가 자신의 한 표를 믿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다.
2026-06-21 13:57:38
[사설] 청년 목소리 뒷전이고 당 지도부 흔들기 몰두하는 국힘 TK 일부 의원들
우재준 국민의힘 최고위원(대구 북구갑)이 '가을 전에 지도부 총사퇴'를 거론했다. 지난 11일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 데 이어 1주일 만에 또 사퇴론을 꺼낸 것이다.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구병)도 장동혁 대표의 '재선거' 주장에 대해 "당 대표직을 유지하기 위한 빌미로 재선거 국면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투표지 부족, 쌍둥이 득표, 후보 간 득표수 바꿔 입력, 선거인 명부 누락(漏落) 등은 단순히 선관위 능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 위기를 보여 주는 현상이다. 이 심각한 사안에 "큰 문제 아니다"거나 "잘못이지만 재선거나 특검할 사안은 아니다"는 입장은 선거 참정권 훼손과 공정성, 투명성 부재(不在)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적 위기인 것이다. 하물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국가 근간(根幹)에 관한 사안을 앞에 두고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전열을 흔드는 것은 정파적 이익을 위해 국가적 위기를 도외시하는 행태다. 정치인의 언행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무관한 경우는 드물다. 설령 장동혁 대표가 '입지 강화'를 위해 선거 논란에 집중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공공선(公共善)과 대의(大義)에 부합한다면 지지해야 마땅하다. 우재준·권영진 의원 등의 당 지도부를 향한 공격 역시 자신들의 '정파적 입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우재준은 친한동훈계, 권영진은 친오세훈계로 알려져 있다) 그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문제는 이 시점에 그들이 장 대표를 흔드는 것이 '대의'에 부합하느냐는 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 장동혁 지도부와 싸울 때가 아니다. 올림픽공원에서 '재선거'를 외치며 대한민국 공정성 회복을 요구하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특검이든 재선거든 무엇이라도 하라'는 그들의 요구를 현실에서 구현(具現)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국민의힘에 부여한 의무이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도 마찬가지다. 선거 관리 부실 또는 부정 의혹 문제가 여야가 입장을 달리할 일인가.
2026-06-19 05:00:00
[사설] 영덕 원전, 경북을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 정책 뒤따라야
경북 영덕이 신규 대형 원전(原電) 2기 건설 부지로 선정됐다. 15년 만의 신규 원전 입지 결정이다. 영덕 원전은 인공지능(AI) 시대 대한민국 산업지도 재편(再編)의 상징적 사안이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서버 수요가 폭증하면서 안정적 전력 확보가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배 이상 증가한다고 봤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원전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차세대 원전 개발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구글도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기업과 협력에 나섰다. 빅테크들이 전력 확보를 미래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한 것이다. 2.8GW 규모의 영덕 신규 원전과 경주 월성원전, 울진 한울원전 및 신한울 3·4호기를 연결하면 동해안은 AI 시대에 안정적 전력을 공급하는 기반(基盤)을 갖추게 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해남에서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광주에서 AI와 자율주행, 구미에서 반도체와 피지컬 AI를 강조했다. 에너지와 AI, 첨단 제조를 잇는 산업 전략을 제시한 것인데, 특히 구미에선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구미 반도체와 전자부품, 포항 2차전지와 첨단소재, 대구 로봇산업에 원전이 가세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그러나 낙관론은 금물(禁物)이다. 수십 년간 동해안 원전이 가동됐지만 주변에 첨단산업 클러스터는 형성되지 못했다. 값싼 전력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영덕 원전은 절호의 기회임에 틀림없지만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5극 3특이 진정한 국가균형발전 전략이라면, 천문학적인 전력망 구축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경북을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 오랜 세월 국가 에너지 안보를 지탱해 온 지역에 대한 응당(應當)한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 동해안 원전 벨트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지역과 국가 성장전략을 기대해 본다.
2026-06-19 05:00:00
[사설] '패가망신' 죄가 어느 법 몇 조에 있나, 서울경찰청장은 답하라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초유(初有)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 송파구 등 투표소에선 투표가 중단돼 유권자들은 대기번호표를 받아 들고 오후 10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선관위의 무능과 태만 탓에 침해당한 것이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잠실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에 모여 항의 시위를 했다. 그런데 서울경찰청장은 이들을 향해 "아무 생각 없이 불법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 '패가망신'(敗家亡身)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가망신은 '가산을 탕진하고 몸까지 망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봉건·왕정시대도 아니고, 민주공화국에서 서울경찰청장이, 그것도 국가의 중대한 선거 부실에 항의하는 주권자들을 향해 사용할 말이 아니다.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막는 '죄형법정주의'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법률 없이는 범죄도, 형벌도 없다'는 게 우리 헌법, 형법의 기본 중 기본이다. 법전에 존재하지도 않는 '패가망신' 운운하며 국민을 겁박하는 것은 서울경찰청장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시위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적(私的) 검문이나 폭력, 모욕 등 위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사·처벌하면 된다. 특수강요·감금·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엄정 수사하겠다는 것에 이론은 없다. 그런데 '집안 망하고 몸까지 망친다'는 감정적·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해 겁을 주는 것은 문제의 본질인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힘으로 억누르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경찰은 정권과 선관위의 부실을 가리는 방패막이가 아니다. 집회의 자유는 헌법 제21조에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돼 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에 의해 참정권을, 법을 집행하는 경찰에 의해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기가 막힌 상황을 연달아 맞았다. 주권자의 시위와 항의를 범죄시하고 겁박하는 경찰은 어느 나라, 누구를 위한 경찰인가. 서울경찰청장은 어느 법 몇 조 몇 항에 의거해 국민에게 패가망신을 경고했는지 답하라.
2026-06-19 05:00:00
[관풍루]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9천피라는 경이적인 고지에 올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9천피라는 경이적인 고지에 올라. 한국 자본시장의 외연 확대를 보여 주는 대단한 이정표. 그렇다고 당장 닥쳐올 글로벌 긴축 공포나 실물경제의 고통을 막아주진 않으니 경계 또 경계. ○…공정위, 입점업체에 '갑질'한 혐의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상생 지원 방안 동의의결(자진시정) 신청 기각. 거액 과징금 피하려 독과점 반칙 행위 돈으로 무마하려는 수작 거부한다는 얘기.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에 호르무즈 해협 무료 통항 기간을 '60일'로 제한 조항 포함돼 있어 논란. 미국은 60일 이후엔 통행료 부과를 묵인하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전쟁은 왜 한 거지?
2026-06-19 05:00:00
2026-06-18 18: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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