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합법적인 재판부 기피신청과 검사 퇴정이 어째서 감찰 대상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 검사 4명이 퇴정(退廷)한 것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 검찰이 판사 기피신청을 내고 법정에서 퇴정한 사실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감찰을 지시할 만큼' 중대한 문제인가? 이화영 씨는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이번에 대통령이 감찰 지시를 내린 검사들은 이화영의 '연어 술 파티 위증' 사건을 맡고 있는 검사들이다. 이 대통령이 귀국 일성으로 이화영 재판 검사 퇴정을 감찰하라고 지시함으로써 대통령 자신이 기소된 사건(대북 불법 송금)과 깊이 연결된 이화영 씨 재판부에 힘을 실어 주고 검찰에는 압박(壓迫)을 가한 것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화영 씨의 '연어 술 파티 위증' 사건 재판부는 25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측이 부동의한 검사 측 증인 13명 중 6명만 증인으로 채택하고 나머지 검찰 측 신청 증인 58명을 모두 기각(棄却)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고 "소송 지휘를 따를 수 없다"며 퇴정했다는 것이다. 재판부 기피신청은 피고인이나 검사가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할 때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18조) 합법적 행위인 것이다. 또 현행법상 검사의 퇴정 역시 재판 방해나 위법행위가 아니다. 형소법 제22조에 법관 기피신청이 있을 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송 진행이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검사들 역시 법관 기피신청을 한 만큼 재판은 정지됐고 이에 따라 퇴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아 감찰을 지시한 것은 검찰 압박으로 비칠 뿐이다. 이 대통령은 감찰을 지시하면서 "사법부 독립과 존중은 삼권분립과 민주 헌정 질서의 토대"라며 "법관에 대한 모독(冒瀆)은 사법 질서와 헌정(憲政)에 대한 부정행위"라고 말했다. 해당 검사들이 재판부에 욕설을 한 것도 아니고, 법에 근거한 행위를 한 것이 어째서 법관 모독이고 헌정 부정인가? 문재인 정부에서 반부패비서관을 지낸 박형철 전 부장검사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편파적이라며 퇴정했다. 2022년 조국·정경심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 성남FC 사건, 론스타 사건 재판에서도 검사들이 퇴정한 바 있다. 퇴정을 이유로 검사들이 감찰·징계를 받은 전례도 없다. 지금 대법관 증원·판사 처벌을 위한 법 왜곡죄·재판소원(사실상 4심제)·법원행정처를 폐지해 대법원장의 판사 인사권 무력화 등 법원을 압박하는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이 대통령 본인도 "권력에 서열이 있다"며 사법부는 입법부 다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검사 감찰 지시 역시 '준사법기관' 흔들기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2025-11-28 05:00:00
[사설] 전 정부 감사 뒤집는 감사원, 정권 하청 기관이라고 할 수밖에
감사원이 26일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를 주도한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을 직권남용(職權濫用) 혐의로 고발했다. 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와 북한 감시초소(GP) 불능화(不能化) 부실 검증 관련 감사에서 군사기밀이 유출된 정황이 있다며 관계자 7명도 수사기관에 넘겼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조사 결과는 감사원의 '자기부정'에 가깝다. 윤 정부 시절 감사원은 감사 결과 보도자료에서 공무원의 피살 경위 등을 설명하기 위해 '한자(漢字) 구명조끼' '붕대' 등의 표현을 썼다. 그런데 현재 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는 이를 '군사기밀' 누설(漏泄)이라며 직원들을 고발한 것이다. 그 표현이 안보와 직결된 민감한 정보라고 할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서해 사건의 감사원 보도자료 발표 직후 당시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 이들을 기소하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은 TF를 가동해 국가 통계 조작,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등 7건의 전 정부 시기 주요 감사를 파헤치고 있다. 현 정부에서 임명된 정상우 감사원 사무총장은 취임식에서 "국회와 소통하며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그가 말한 국회는 민주당이고, 중립성·독립성 회복은 '감사 결과 뒤집기'란 비판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블랙리스트, 문재인 정부의 월성원전 조기(早期) 폐쇄 등과 관련, 정권에 따라 해석과 판단을 달리했다. 이는 감사원 스스로 헌법상 독립기관임을 포기하는 행태다.
2025-11-28 05:00:00
[사설] 경기 부양 위한 금리 인하 않을 만큼 경기 회복되고 있는지 의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1천500원대를 위협하는 불안한 환율과 상승세 꺾임이 뚜렷하지 않은 서울 집값이 주된 이유다. 경기 부양(浮揚)을 위해 상반기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외환·금융시장 불안으로 하반기엔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묶었다. 특히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 등을 근거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그리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성장률 예상치를 올해는 0.9%에서 1.0%로, 내년은 1.6%에서 1.8%로 상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전망 등을 이유로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금통위 결정문 문구가 '인하 기조(基調), 추가 인하 시기'에서 '인하 가능성, 추가 여부'로 바뀌었는데, 더 이상 인하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지 의문이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2%로 18개월 만에 최고였고, 소비심리와 기업 체감경기 등이 회복됐다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갈수록 어렵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물가가 치솟아 지갑을 열지 못한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7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물가를 고려한 가구당 실질소득이 1.5% 늘었지만 민생쿠폰 효과였다. 민생쿠폰으로 생산 활동과 무관한 이전소득(移轉所得)만 15.5% 늘었고, 근로·사업·재산 소득 모두 줄었다. 게다가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3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 인하 압박이 줄었다는 분석에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2025-11-28 05:00:00
[관풍루]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독버섯처럼 번지는 불법 사금융 폐해는 사회 전체 문제" 발본색원 의지 밝혀.
○…의료 대란 불러왔던 의과대학 증원 2천 명, 결국 아무런 근거도 없고 대학별 정원 배정도 부실투성이라는 감사원 발표. 뻔히 아는 내용을 정권 바뀐 뒤 내놓고는 정책감사 아니라는 독립기관 감사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독버섯처럼 번지는 불법 사금융 폐해는 사회 전체 문제" 발본색원 의지 밝혀. 서민들 피눈물 쏟게 한 범죄자들 때문에 올 10월까지 피해 상담만 무려 1만4천여 건. ○…국내 최대 피해 일으킨 사이버 성폭력 범죄 집단 자경단 총책 김녹완, 1심 무기징역에 불복해 항소. 미성년자 포함 피해자 261명, 성 착취물 2천여 개인데 무기징역으론 부족하지.
2025-11-28 05:00:00
[베스트셀러] 11월 넷째 주(11월 21일~11월 27일)
◆이번주 베스트셀러(2025년 11월 21일~11월 27일 기준) 1. 나나 올리브에게/ 루리 2.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3. 2026 임용 면접레시피 평가원 지역/ 류은진, 양왕경, 이광한, 이지혜 4. 지금 나를 위해 해야 하는 것들 / 김연경 5. 트렌드코리아/ 김난도, 전미영, 최지혜, 권정윤, 한다혜, 이혜원, 이수진, 서유현, 전다현, 이준영, 이향은, 김나은 6. 지각의 현상학 / 모리스 메를로-퐁티 7. 혼모노/ 성해나 8. 절창/ 구병모 9. 탁! 깨달음의 대화/ 법륜 10.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 박곰희 〈알라딘 제공〉
2025-11-27 13:47:02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자존심을 지탱하는 자부심에 관한 자술서
김혜선은 영화 저널리스트로 현장에서 26년을 살았다. 〈필름2.0〉에서 영화기자 생활을 마쳤다니 일면식은 없어도 시사회장에서 수차례 스쳐가는 정도의 인연은 있었으리라. 저자가 영화인이니 영화적으로 써야 마땅할 터. 나는 『잔소리 약국』을 읽으면서 정호현 감독의 자전적 다큐멘터리 〈엄마를 찾아서〉를 떠올렸다. 영화는 캐나다 유학 중인 딸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아버지가 남긴 집을 교회에 헌납하려는 엄마를 말리기 위해서다. 엄마에 대한 원망과 왜곡된 정보로 인해 모녀간의 골이 깊어지지만, 사실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엄마를 받아들인다. 캐나다로 다시 출국하는 날 딸은 엄마를 힘껏 껴안는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화해의 순간이다. 『잔소리 약국』은 표지에 '김혜선 소설'이라고 적혀있다. (정작 내 이야기를 하지 못했고, 열외로 밀어 놓았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적은) 자전적 소설이라기에는 보드랍고, 에세이로 읽자니 너무 생생하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를테면 엄마의 삶을 되짚는 동시에 자신의 일상을 복기하면서 엄마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 삶을 통찰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로운 자술서에 가깝다. 그것은 어쩌면 뒤늦은 성찰이 찾아낸 혹은 꽁꽁 숨겨놓은 고해성사이고, 저자의 자존심을 지탱하는 자부심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자기 삶을 엄마 약국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연결하며 익숙한 약 이름들을 등장시키는 2부는 글 솜씨의 결정판이다. 예컨대 박카스와 가스활명수와 판피린과 컨디션과 원비디와 우루사가 난무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박카스는 전문의약품이 아니라서 영업직원이 직접 트럭을 몰고 약국에 배달한다는 얘기는 난생처음 들었다.). 특히 취한 무리가 약국에 들어와 숙취 드링크를 마시면서 서로 계산을 다투는 해프닝은 빤하지만 웃음이 터진다. 영화 〈애프터썬〉을 경유하며 아버지를 소환하는 대목은 짧지만 강렬한 필치로 한국 사회 구성원 공통의 경험을 자극한다. 그래서 이렇게 적었을까. "자기도 생애 처음 해보는 아버지 역을 하면서, 그래도 자식을 몇 명이나 먹여 살리고 학교도 보냈다고. 부족한 채로도 할 일은 했었다고. 인간적으로 미치도록 싫은 순간도 많았지만, 아버지가 나를 사랑했다는 감각만큼은 확실히 있었다고." 흥미로운 것은 31개 꼭지 중에서 29개가 5~7쪽을 넘지 않는 반면 '넌 대체 무슨 일을 해?'와 '그 모든 스페셜한 순간' 두 개, 말하자면 영화 일과 관련한 세부 설명과 근황에 10쪽을 할애했다는 점이다. 이를 뒤늦은 인정투쟁 혹은 존재증명으로 봐도 좋을까. 엄마의 약국을 정리하면서 저자가 느꼈을 감정의 깊이가 가늠되지 않는다. 김현정 감독의 〈은하 비디오〉에서 비디오가게 폐업 날 비디오가 헐값에 팔려나가고 마침내 간판이 내려질 때 은하의 표정이 기억날 따름이다. "오래 노동한 여성의 삶의 자취"를 남겨야겠다는 다짐을 현실로 완성한 『잔소리 약국』. 엄마와 보낸 한 시절을 회상하는 저자의 맺음말이 선명하고 묵직하다. "20년 11개월이라도 되는 양, 마치 끝나지 않을 시간 속에 갇힌 듯이 굴었던 2년 11개월이 지나갔다. 앞으로 나의 삶에서 때때로 기억될, 미련하고 사나웠지만 애썼던 시간. (중략) 세상의 모든 약국을 지나칠 때 종종 엄마를 떠올릴 것이다. 아프지만 나아갈 것이다."
2025-11-27 13:45:47
소련 보다 못한 한국식 '표현의 자유' [가스인라이팅]
명동에서 시작된 반중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경찰·정부·언론·정치권이 합세해 이른바 '혐오 표현'을 규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반중 시위를 두고 "저게 무슨 표현의 자유냐. 그냥 깽판"이라고 발언하면서 시작된 드잡이다. 국무총리는 이와 같은 집회를 향해 엄단 조치를 예고했고 경찰은 "실효성 있는 대응을 위해 명확한 혐오 표현 제재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특정 국가·국민·인종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공연히 모욕한 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 해소법'이 실제로는 처벌 조항이 없는 선언적 형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 의원 발의안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훨씬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규제다. 여기에 경찰은 이상한 논리로 민주당을 지원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20대 청년으로 이뤄진 단체 '자유대학'이 중국기에 시진핑 주석과 다이빙 주한중국대사 얼굴 등이 들어간 대형 현수막을 찢자 이들을 '외국사절 모욕'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 들어간 성조기를 찢었는데 왜 얘들은 입건 안 하냐"는 말이 나오자 경찰 측 답변은 기가 막혔다. 시진핑 주석이 아니라 다이빙 대사 사진을 찢었기에 불법이라는 논리였다. 형법상 '한국에 체재하는 외국 원수'나 '한국에 파견된 외국사절'에게 모욕을 가하거나 명예훼손을 하면 처벌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란다. 시진핑 주석 사진만 찢었다면 아무 문제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을 향한 반중 정서가 아무 이유 없이 싫어하는 '혐오 감정'이 아니다.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진행한 2024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중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과 보복(38.3%)와 역사 갈등(12.9%), 코로나19(44.2%), 군사적 위협(10.9%) 등 다양한 정치적·역사적 맥락에 뿌리를 둔다. 요즘 일어나는 일을 보니 1980년대 냉전 시대 관련 유명한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한 미국인이 "우리는 백악관 앞에서 '레이건은 죽일 놈'이라고 고함을 쳐도 경찰이 안 잡아 간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소련인은 "소련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렘린궁 앞에서 '레이건은 죽일 놈'이라고 해도 안 잡혀 갑니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 "소련에선 소련 지도자를 비판하면 잡혀 간다"는 말을 풍자한 농담이다. 이제껏 이 농담은 내게 우스갯소리로 들렸지만 지금은 좀 섬뜩하게 다가온다. 엄중했던 소련에서조차 다른 나라 정부나 지도자를 욕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요즘 한국에선 타국이나 타국 지도자를 욕하면 잡아가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소련은 갖은 이유로 수백만명 목숨을 빼앗은 뒤 "1명의 죽음은 슬픔이지만 수백만명의 죽음은 통계"라고 할 정도로 극악무도한 나라였다. 지금의 한국이 옛 소련 보다 나은 자유를 보장하는가 묻는다면 "당연하다"는 게 내 대답이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난 뒤 내게 다시 같은 질문을 묻는다면 "당연하다"는 소리가 나올까 궁금하다. 지금 우리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는데 다들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당신 차례"란 말은 정말 구닥다리 표현이다. 이 표현이 쓰일 날이 없길 바란다. 박성준 프리드먼연구원 주임연구원 〈strong〉*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strong〉 〈strong〉**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strong〉
2025-11-27 13:29:17
드디어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이 열렸다. 2007년 사업 추진 이래 18년을 끌어온 사업이다. 하드웨어는 확정됐다. 진짜 질문은 이제부터다. 그 화려한 마천루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건물을 짓는 건 자본이지만 도시를 살리는 건 인재다. 용산이 벤치마킹해야 할 모델은 뉴욕 '코넬 테크(Cornell Tech)'와 싱가포르 '원노스(One-North)'다. 두 곳 모두 사실상 황무지에 가까웠던 땅에 세계적인 혁신 생태계를 이식한 사례다. 특히 뉴욕의 선택은 용산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뉴욕시는 금융 위기 직후인 2011년 맨해튼 옆 루즈벨트 아일랜드 시 소유 부지 약 5만㎡를 대학 캠퍼스 유치에 내거는 승부수를 던졌다. 토지 무상임대와 1억 달러 지원이라는 파격 조건을 붙이고 전 세계 유수 대학을 상대로 공개 경쟁을 연 것이었다. 그 결과 스탠퍼드, 컬럼비아 등과의 경쟁 끝에 코넬대와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의 연합 캠퍼스가 선정됐다. 맨해튼 바로 옆에 최첨단 산학협력 캠퍼스가 들어서자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이 뉴욕으로 몰려왔다. 싱가포르 원노스는 규제 혁파의 효과를 보여준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영 개발사 JTC를 통해 약 200만㎡ 부지를 개발하면서 이 일대를 과감한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었다. 단순히 업무용 빌딩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인근 싱가포르국립대와 과학기술청 산하 연구소를 긴밀히 연계해 학문과 산업의 경계를 허물었다. 그 결과 원노스는 아시아 바이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용산은 이 두 사례에 뒤지지 않는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공공이 소유하고 있어서 뉴욕처럼 토지 장기무상임대라는 전략적 '베팅'을 시도할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이 일대를 도시혁신구역인 '화이트존'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용도와 밀도 규제를 과감히 풀어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도시 규제 특례를 부여한 셈이다.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과 연구소를 유치할 제도적 틀은 이미 마련돼 있다. 물론 이런 구상이 실현되려면 글로벌 인재가 가족과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이 필수다. 현재 계획에도 주거시설 등이 포함돼 있지만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녀 교육을 위한 학교, 의료 인프라, 행정 서비스에서 영어가 실질적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빌리지'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의 경쟁 도시는 이미 이런 환경을 기본값으로 제공하고 있다. 용산은 서울에서 가장 많은 50여 곳의 대사관이 자리한 자치구다. 자연과 보행중심 개발계획은 기후변화, 지속가능도시 등을 다루는 국제기구를 유치할 수 있는 명분으로 충분하다. 서울의 정중앙이라는 용산의 상징성 역시 이들에게 매력적인 카드다. 이미 국제도시의 초석은 깔려 있다. 이제 첫 삽을 떴다. 흙을 퍼내는 순간 우리는 그 땅에 어떤 씨앗을 심을지 결정한다. 눈앞의 표를 의식해 아파트를 심는다면 그저 그런 또 하나의 베드타운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대학과 국제기구를 심는다면 용산은 대한민국을 앞으로 100년간 먹여 살릴 엔진이 된다. 인재가 없으면 기업도 없고 기업이 없으면 국제업무지구도 없다. 조상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 / 법률사무소 상현 대표변호사 〈strong〉*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strong〉 〈strong〉**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strong〉
2025-11-27 07:30:00
[사설] 회복 전망 커지는 경제 사정, 수출과 환율 불안은 넘어야 할 산
최근 발표된 성장률 전망이나 체감(體感)경기 수치들이 경제 회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내수 부진과 저성장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들이 포착되는데, 수출과 환율 불확실성이 여전히 부정적 변수다. 우선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잠정치 발표 26개 주요국 중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3분기 GDP 성장률(1.166%)은 이스라엘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3년여 만에 분기 기준 중국 성장률(1.1%)을 넘어섰고, 마이너스 성장(-0.442%)을 기록한 일본은 꼴찌였다. 1분기엔 37개국 중 34위였는데, 2분기부터 미국발 관세 충격 속에도 10위로 올라선 뒤 3분기까지 흐름이 이어졌다. 일부 외국 기관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 중반까지 상향했는데,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1.8~2.2%)보다 높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언급한 잠재성장률(1.8%)도 크게 웃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주가와 집값 동시 상승에 따른 부(富)의 효과로 소비가 활기를 띤다는 전망 덕분이다. 10월 기업 체감경기는 13개월 만에 최고치였고, 12월 제조업 업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관세 여파와 고환율에 따른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 등은 과제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1천 대 수출 제조기업(응답 111개사) 중 27%가 지난해보다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내년 수출 전망은 더 어둡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늦춰진 관세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화해 수출량 자체가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관세율이 미정(未定)인 데다, 1천500원을 넘보는 원·달러 환율은 물가를 위협한다. 늘어난 재정 부담도 위험 요소다. 경기 회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 기조를 고집하면 대규모 재정적자가 고착화(固着化)할 수 있다. 장밋빛 전망이 반갑지만 불안정 변수들이 도사리는 위태로운 줄타기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2025-11-27 05:00:00
[사설] 민주당 사법 개편안, 사법부를 여권의 시녀로 만들겠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대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해 법관 인사를 심의·의결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改正案) 초안을 발표했다.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사실상 무력화시킨 것이다. 헌법은 입법·사법·행정 3권 분립을 명시하고 있다. 법관 인사를 포함한 사법권(司法權)은 사법부에 있어야 한다. 민주당의 개정안은 위헌성이 아주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사법행정위는 법관이 아닌 사람이 최대 9명 포함되며, 법관 위원 중 대법원장 지명 몫은 1명뿐이고 나머지는 친여(親與) 성향 활동을 보여 온 전국법관대표회의(2명), 법원 공무원 노조 등에게 주어진다. 법무부 장관과 헌법재판소장이 지명하는 위원 또한 친여 성향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친여 인사들로 사법행정위를 채워 사법부를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민주당 안이 현실화될 경우 각 법원의 주요 재판부, 영장 전담 판사에 이르기까지 사법부 전체가 여권의 외풍(外風)에 놓이게 된다. 논란으로 폐지된 법원장 인기 투표제 부활, 소수 정치 판사들이 주도한다는 비판을 받는 판사회의의 심의·의결 기구화도 추진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교체를 요구하고, 내란특검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들을 문제 삼는 등 재판 개입을 노골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개정안은 정치의 사법 개입을 제도화(制度化)하는 셈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이 공언한 대법관(大法官) 증원법까지 처리되면, 전체 대법관 26명(현재 14명) 중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사법부가 완벽하게 정부·여당의 손아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과거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헝가리 등 동구권 독재(獨裁) 국가들이 독재를 완성한 그 수법이 한국에서 그대로 구현된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025-11-27 05:00:00
[사설] 문화예술허브 조성 사업 4년 표류, 이젠 끝내야
옛 경북도청 부지(敷地)에 조성할 국가문화예술허브 사업이 4년 가까이 진척(進陟)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2년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로 선정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의 기대를 모았으나, 사업 부지 변경과 정권 교체 등을 거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가문화예술허브는 대구시 산격청사로 사용 중인 옛 경북도청 터에 사업비 3천228억원(전액 국비)을 들여 ▷뮤지컬 전용극장·창작지원센터 등이 들어설 국립창작뮤지컬 콤플렉스 ▷전시관, 수장고(收藏庫) 등을 갖춘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핵심으로 하는 근대시각예술 콤플렉스 등을 조성해 차세대 한류(韓流) 콘텐츠 창작 기지로 키우는 대규모 문화예술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이 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인프라를 지방에 분산시켜 국가균형발전을 꾀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국정 과제로 선정된 이후 3년 6개월이 지났지만, 사업 부지 선정 혼선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023년 4월 사업 부지를 달성군 대구교도소 후적지(後適地)로 변경하는 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하면서 논란을 초래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대구시 제안을 거부하면서 사업 부지를 당초 계획(옛 경북도청 터)대로 확정했다. 여건이 좋을 때 사업 진행에 속도를 냈어야 했는데, 허송세월을 한 것이다. 문제는 사업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의지(意志)다. 문체부는 지역 문화의 균형발전 측면에서 문화예술허브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 기재부의 예타 담당자가 처음으로 현장을 방문했다는 점은 다행이다.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은 문화예술허브 사업이 기재부의 내년 예타 대상에 선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쏟아야 한다. 특히 대구시와 11년 만에 당정(黨政) 예산정책협의회를 두 차례나 개최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의 역할에 주목한다.
2025-11-27 05:00:00
[관풍루] 정부여당, 법관도 공무원인데 복종하라는 말입니까, 하지 말라는 말입니까.
○…영화 '범죄도시'에서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실제 모델로 알려진 경찰관 음주 운전 혐의로 직위 해제. 아이고야, 천하무적도 술 앞에선 무너지는구나. 하기야 폭탄주에 정권 말아먹고 패가망신한 분도 계시니…. ○…정부 여당, '공무원 복종 의무'는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 신설 등 '사법부 복종' 의도 입법은 추진. 뭡니까. 법관도 공무원인데 복종하라는 말입니까, 하지 말라는 말입니까. ○…내란특검, 우두머리 방조 혐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 구형하며 "향후 모든 재판 구형의 기준이 될 것"이라 밝혀. 계엄 당사자엔 도대체 얼마나 때리려고 이런 엄포를….
2025-11-27 05:00:00
2025-11-26 18:51:09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23>화가가 직접 보고 그린 조선 왕자의 초상화
조선 19대 왕 숙종의 넷째 아들 연잉군의 21세 때 모습인 '연잉군 초상'은 생전에 화가가 왕자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린 초상화로 유일하게 남아있다. 오른쪽 4분의 1 정도가 완전히 훼손됐다. 1954년 12월 불에 타서 이렇게 됐다. 6·25전쟁이 일어나자 서울에서 부산으로 주요 문화유산을 피난시켰는데 용두산 일대의 대화재로 왕의 초상화, 어진이 피해를 입었다. 원래 창덕궁 선원전에 모셔져있던 48점 중 30점이 전소됐다. '연잉군 초상'은 군(君)에 봉해진 왕자의 18세기 초상화가 공신상과 같은 형식이었음을 알려준다. 오사모를 쓰고, 녹색 단령을 입었으며, 무소뿔로 만든 서대를 두르고, 검은 가죽신을 신었다. 호랑이 가죽이 깔린 교의에 양손을 앞으로 모으고 앉아 상판에 화문석을 올린 족좌대에 발을 얹은 교의좌상(交倚坐像)이다. 안면 부분은 왼쪽 얼굴과 귀를 보여주는 좌안7분면이고 족좌대도 같은 시점이어서 생김새가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반면 몸체는 거의 정면상이다. 신분에 따른 표현양식일 것 같다. 눈, 코, 입 주변에 미세하게 명암을 표현해 이목구비의 사실감과 입체감을 살렸다.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초상화의 관례를 따르면서도 침착하고 사려 깊은 분위기를 풍긴다. 숙종의 하명에 따라 화원 박동보가 그렸다. 흉배의 문양은 문신의 학, 무신의 호랑이와 달리 상상의 신령한 동물인 백택(白澤)이다. 덕이 있는 임금의 치세에 나타난다고 한다. '연잉군 초상'은 백택, 구름, 파도 등을 금으로 그렸는데 단령의 비단 바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옷에 바로 금실로 자수를 놓았던 것인지, 같은 재질의 비단에 수를 놓아 부착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경국대전'에 왕비 소생인 대군은 기린 흉배, 후궁이 낳은 군은 백택 흉배였으나 시대에 따라 변화가 있었다. 왕의 아들은 적장자인 왕세자, 적자인 대군, 서자인 군으로 나뉜다. 용 문양의 용보(龍補)는 왕 이외에 왕비, 왕대비, 왕세자, 왕세자빈, 왕세손, 왕세손빈 등만 발톱의 갯수를 달리해 사용할 수 있었다. 화면 왼쪽에 '처음에 연잉군에 봉해졌고 호는 양성헌이다(初封延礽君古號養性軒)'라고 적혀 있다. 원래의 표제가 불타 없어져 버리자 관리를 위해 누군가가 적어 넣은 듯하다. 양성헌은 숙종이 연잉군에게 집을 사주면서 하사한 집 이름으로 타고난 착한 본성을 잘 기르라는 뜻이다. '맹자'에 나온다. 연잉군은 후사가 없던 경종의 후계자인 왕세제로 책봉됐다가 1724년 제21대 왕으로 즉위한다. 바로 영조다. 이 초상화를 그릴 때는 10년 후 자신이 왕위에 오르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초상화는 그 사람을 영원히 살게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그래서 왕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 모셔두는 일은 국가의 중대사였다. 영조는 즉위 이전과 이후의 초상이 모두 남아 있는 유일한 왕이다.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2025-11-26 12:22:31
탈장이란 복강 내 장기나 조직이 원래 있어야 할 해부학적 위치에서 벗어나, 복벽이나 근육층의 약해진 틈새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돌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가장 흔한 형태는 서혜부 탈장이다. 탈장은 복벽 발달 이상 등의 선천적 요인 또는 복압 상승, 근육 약화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탈장은 특정 연령층에 국한된 질환이라고 생각을 많이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서혜부 탈장은 고령자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이는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 소아 서혜부 탈장은 태아 발달 과정 중 복막이 복벽을 따라 음낭 쪽으로 확장되어 내려가는 관 형태의 돌기인 '복막초과정'이 폐쇄되지 않은 선천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조산아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성인에서는 복벽 약화와 만성적 복압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탈장은 연령 전반에 걸쳐 발생 가능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간혹 탈장은 자연적으로 회복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줄로 안다. 하지만, 탈장은 구조적 결손(복벽의 결손 또는 약화)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약물치료나 물리적 요법으로는 근본적 치료가 불가능하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탈장구멍이 점차 확장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장기 탈출이 빈번해진다. 실제로 무증상 탈장의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70~80%에서 증상이 진행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도 하다. 탈장이 항상 통증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증상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탈장된 장기(특히 소장)가 탈장구멍에 끼이거나 갇혀서(incarceration) 혈류가 차단되면, 빠른 시간 내에 괴사로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외과적 응급상황으로, 수술 지연 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통증 유무에 상관없이 탈장이 확인되면 전문의의 면밀한 추적 관찰과 치료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대부분 탈장에 대하여 재발률을 많이 걱정한다. 현대의 수술법은 낮은 재발률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단순 봉합술로는 재발률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인공망을 이용한 긴장 없는 무봉합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특히 복강경을 이용한 TAPP(Transabdominal Preperitoneal) 또는 TEP(Total Extraperitoneal) 수술법은 양측성 탈장이나 재발성 탈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보고된 재발률은 1% 미만이며, 수술 후 회복 기간도 짧아 환자의 조기 일상 복귀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흔히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탈장이 생겼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촉발 요인일 뿐이고, 실제 발생에는 복압 상승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뿐만 아니라 만성 기침(예: COPD 환자),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 곤란, 만성 변비 또는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비만 및 복부 수술력 등 이러한 요소들이 복벽의 선천적·후천적 약화와 결합해 탈장 발생 위험을 높인다. 탈장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핵심이다. 흔히 단순한 불편감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교액(incarceration)과 장 괴사라는 치명적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외과적 질환이다. 자연 치유는 기대하면 안 되고, 무증상이라도 안전하지 않으며, 수술적 치료가 유일한 근본적 치료임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탈장이 의심되면 전문 외과 진료를 받아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의 연령, 동반 질환, 생활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접근이다. 박성균 대구 강남종합병원 외과 원장.
2025-11-26 06:30:00
지난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역시 각국 정상들이 펼친 외교전이었다. 하지만, 이 기간 세간의 주목 끈 또 하나의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엔비디아 CEO가 내한하여 국내 굴지의 기업인들과 모임을 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는 기사였다. 일부에서 경제적 가치로서 'AI 거품론'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AI가 기존에 사람이 하고 있는 많은 분야를 대신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AI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다면, 필수의료와 같이 인력이 부족한 분야의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의 필수의료는 고위험·고난도 업무를 기반으로 하며, 과중한 업무와 높은 법적 위험, 낮은 보상 구조가 겹치면서 의료진 유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방일수록 인력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서 지역 간 의료격차를 심화시키고, 필수의료 제공체계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는 지방국립대병원을 교육부 소속에서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이관하는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가 필수의료의 공백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AI는 필수의료에서 여러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 첫째, 응급의료 분야에서는 AI 기반 영상 판독과 임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증도 분류를 신속하게 수행함으로써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심전도의 AI 자동분석은 심근경색증이나 부정맥의 진단과 같은 심전도 고유의 역할을 뛰어넘어 심부전, 판막질환의 진단에까지 높은 정확성을 보여 주고 있다. 둘째, AI를 통한 고위험군 예측모형은 인간의 실수를 줄여 진료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 셋째, 병상 가동률 분석과 자원 배분 자동화 등 운영관리 측면에서 '응급실 미수용'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장벽이 존재한다. 첫째, 데이터 품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AI 활용의 근본적 과제다. 또한, 의료데이터는 기관 간 구조가 상이해 통합이 어려워 접근성이 제한된다. 둘째, AI 모델의 예측성은 높으나 설명력이 부족하다. 이로 인한 의료진의 신뢰부족은 임상현장에서의 활용에 걸림돌이 된다. 셋째, 의료기관의 기술 격차와 비용 문제 역시 도입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특히 재정적을 어려운 지역병원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더 중요한 문제는 AI가 오류를 범했을 때 법적, 윤리적, 사회적책임에 관한 문제이다. 가뜩이나 '오진'이나 '의료사고'와 같은 민감한 용어들로 인해 필수의료 인력들이 전문적인 선택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 AI의 진단 제안이 오류를 유발한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책임 주체가 의료진인지, 개발사인지, 또는 의료기관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환자도 의사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결국, 필수의료 분야의 AI도입은 사회적 합의 없이는 어려운 실정이다. AI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오류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은 필수적이다. 결국,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료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이 AI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이장훈 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2025-11-26 06:30:00
과학과 교통수단의 발달은 인간의 행동반경을 급속히 확대시킨 반면, 그만큼 현대인의 안전은 취약해지고 있다. 특히 경제 논리가 안전보다 우선시되면서 공동체의 안전판은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어쩌면 크고 작은 사고들이 줄을 잇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 사고(1995년),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방화 사건(2003년), 세월호 침몰 사고(2014년) 등은 어처구니없는 대형 참사였다. 며칠 전에도 퀸 제누비아 2호가 무인도에 충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대부분의 사고는 안전 규정 무시, 부주의, 안이함 및 '대충대충' 문화가 빚어낸 복합적 인재였다. 사고가 발생하면, 다시는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사과를 하고, 특단의 대책을 약속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사고의 여파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린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거대한 안전 불감증에 대한민국이 갇혀 있는 꼴이다. 스위스의 루체른(Luzern)에는 필라투스 산이 있다. 그 정상에 오르면 루체른 호수와 알프스가 동화처럼 펼쳐진다. 정상에 도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먼저 곤돌라를 타고 꼭대기 근처까지 이동한 후, 갈아탄 약 30인승의 케이블카로 막바지의 극심한 경사 구간을 오르는 것이다. 그 경사가 얼마나 가파른지 탑승객은 두려움을 느끼기 십상이다. 그러나 35년 전, 아무런 두려움도 느끼지 않고 필라투스 정상에 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제복과 제모(制帽)를 갖춰 입고 '안전에 이상 없음'이라는 신호를 보낸 믿음직한 운전자 덕분이었을 것이다. 안전제일이라는 스위스 국가 브랜드와 필라투스의 케이블카 운전자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동화 같은 경관의 구경은커녕 두려움을 가득 품은 채 정상에 올랐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6천624달러(2024년), 세계 경제 순위 12위(2025년), 세계 최고의 K-culture, 세계 군사력 5위(2024년)인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은 필라투스의 케이블카가 보여준 신뢰를 가질 수 없는가? 아무리 대비를 잘 한다고 해도, 인간의 불완전성에 비추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렇지만 대비하지 않은 채 일어나는 사고와 그 반복은 방임이다. 모두가 안전한 국가를 만들 책무를 진다. 개별적 사고에 대한 책임 추궁이나 대책 마련과 함께, 근본적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예방적 조치에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선진 대한민국에 걸맞은 안전 문화를 범국민적 차원에서 재정립해야 한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극심한 진영 대립으로 비정상이 정상처럼 작동하고 있다. 죄를 범하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한 사회라면, 하물며 부주의나 안이함 정도는 비판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흐트러진 국가 질서를 바로잡음으로써, 비정상은 비정상으로, 정상은 정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먼저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하듯이, 국가 지도자들부터 공정한 국가 질서를 유지하는 데 모범을 보여야 한다. 동시에 국민 각자도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일에 가치를 부여할 때, 필라투스의 케이블카 운전자처럼 자신의 일에 진심을 다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들이 모범을 보이고, 전 국민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때,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는 상승할 것이고, '대형 사고 없는 대한민국'으로 수렴할 것이다. 이용호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5-11-26 05:00:00
[사설] 섣부른 '계엄 사과'는 민주당 '내란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는 꼴
12월 3일 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선 안 된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했다. 또 "1년 전 다수 야당이던 민주당의 입법 전횡(專橫)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군대를 동원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한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 통합, 보수 정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했다. 박정훈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다수 국민은 계엄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연말까진 이 문제를 잘 정리하고 지도부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포지셔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성국 의원은 "진정성 있고 미래를 바라보는 사과의 메시지를 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들이 당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수민 의원도 "돌발적인 계엄으로 정권을 잃고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 국민의힘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층 이탈 우려 등을 이유로 계엄 반성·사과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도·집토끼 모두 놓친다'는 것이다. '민주당 프레임에 말리는 것' '민주당에 정당 해산 심판 명분 제공' 등의 걱정도 크다. 내란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국민의힘을 '내란당'으로 몰아붙이는 민주당의 행태는 그렇게 우려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계엄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그러나 계엄은 윤석열 정부의 기능을 정지시키려 했던 민주당의 폭주에도 원인이 있다. 그런 점에서 사과는 민주당의 폭주를 정당화해 주는 보증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과는 매우 신중하게 고민해 볼 사안이지 당장 해야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의힘이 사과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 재료로 써먹을 가능성은 보나마나다. 이것이 두려워 지금 서둘러 사과한다면 오히려 민주당의 내란 몰이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지방선거에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2025-11-26 05:00:00
[사설] 군 공항은 국가 책임, 정부는 TK신공항 예산 지원하라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을 위한 정부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지원 여부가 국회 내년도 예산안(豫算案) 심사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대구·광주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군 공항 이전을 정부 주도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5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원회 내 소(小)소위원회(소소위)를 가동, 쟁점 예산을 검토하고 있다. TK 정가는 소소위 등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자기금의 일부라도 반영돼 정부 재정(財政)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24일 국회에선 주호영 국회부의장(대구 수성구갑)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광산구을)이 주최한 '정부 주도 군 공항 이전을 위한 특별법 개정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대구·광주 의원들은 "군 공항 이전 사업을 국가 주도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과 민 의원은 ▷국가 주도의 이전 사업비 마련 ▷사업 시행자를 국방부장관으로 명문화(明文化) ▷종전 부지 지자체 양여 등의 내용이 담길 특별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현행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군 공항 이전 시 사업 시행자(지방자치단체)가 공사비를 우선 부담하고 이후 부지 개발 등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을 명시(明示)하고 있다. 군 공항을 포함한 K2 공군기지 이전 시 필요한 예산은 11조원에 이르며, 이는 대구시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다. 가덕도공항 등 민간 공항도 국가가 나서서 건설하는데, 국가 안보의 핵심 시설인 군 공항의 이전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은 국가의 '갑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와 대구에서 개최한 타운홀미팅에서 군 공항 이전에 대한 국가 지원 문제와 관련, 전향적(前向的)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19일 대구를 방문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TK신공항 공자기금 2천795억원 융자 및 2026년도 금융비용 87억원 반영 등 대구시의 요구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군 공항 이전을 포함한 TK신공항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선 공자기금 등 정부의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
2025-11-26 05:00:00
[사설] 국민 노후 보장 위한 국민연금을 왜 환율 방어에 끌어들이려 하나
외환위기 수준의 고(高)환율이 두 달째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치솟자 정부는 24일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으로 구성된 4자 협의체 첫 회의를 비공개로 열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에도 이 같은 협의체가 만들어진 적은 없어 충격이 더욱 컸다. 이재명 정부가 드디어 국민의 노후를 지킬 마지막 보루(堡壘)인 국민연금마저 손을 대 부실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터져나올 만하다. 이날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 과정에서의 외환시장(外換市場)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해 4차 협의체를 구성해 첫 회의를 개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이 올해 6월 미국으로부터 환율 관찰 대상국 9개국 중 하나로 지정,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정부의 다급함이 엿보인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 기업의 해외 투자 등을 고환율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환율 1,300원대 시절에도 있었고, 이런 경향들이 심화된 것은 고환율의 원인이 아니라 한미 관세 협상 지연, 기업 규제·부담 강화 등 이재명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 결과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원화 약세는 단순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構造的) 자금 유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사상 최대 외국인 매도세(賣渡勢)와 거품론이 제기된 국내 주식시장에 국민연금이 투자 비중을 늘릴 경우 국민의 돈을 외국인에게 몰아주는 꼴이 된다. 국민연금을 이용한 일시적 환율 방어 효과 역시 그 이익 상당 부분은 투자금을 빼가는 외국인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국민들에게 국민연금은 노후(老後)를 책임질 최후의 보루이다. 국민연금이 특정 정권의 정책 수단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2025-11-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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