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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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한다는 여당, 노란봉투법 전철 밟을 건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교섭 요구에 대해 "이런 식으로 하면 끝이 없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에겐 "노동법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주문했다.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만들어 낸 혼란을 대통령이 뒤늦게 직접 수습하려고 나선 모양새다. 노란봉투법은 입법 단계에서부터 경영계 등의 반대가 컸다. 사용자 범위를 원청까지 넓히고 쟁의(爭議) 대상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까지 확장하면 기업의 투자·공장 신설 결정마저 노사 교섭의 볼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여당은 밀어붙였고, 결과는 우려한 대로였다. 삼성전자 노조는 호남 반도체 투자를 내년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 넉 달 만에 노조의 카드가 돼 정부의 핵심 사업을 정확히 겨냥한 셈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에 이어 보완수사권까지 완전히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법사위에 상정(上程)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의 출발이자 완성"이라며 완전 폐지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에 대한 각계의 우려는 심히 크다. 심지어 여권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했고, 홍기원 의원은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성폭력·아동학대 피해자, 사회적 약자가 부실 수사의 사각지대에 놓여도 되돌리기 어려울 것임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일단 시행해 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기준을 만들면 된다'는 식의 입법은 무책임하다. 노란봉투법의 부메랑을 겪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이번엔 그 대가를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들이 치르게 된다. 지금이라도 여당은 속도전을 멈추고 우려·보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사후 약방문은 안 된다.

    2026-07-23 05:00:00

  • [사설] 국회의장 등 고위 공직자 해외 출장비, 사용처 투명하게 공개해야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재임 기간 14차례 해외 출장에 모두 82억8천700만원을 지출(支出)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당 평균 약 6억원 가까운 비용을 지출했고, 14차례 해외 출장 모두 배우자와 동행(同行)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사무처로부터 입수한 '국회의장 해외순방 내역'을 공개하며 "배우자가 도대체 무슨 역할을 했나. 국회의장이 국민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나"라고 비판했다. 우 전 의장은 가까운 일본 3박 4일 출장(2026년 3월 4일부터 7일까지)에 3억1천700만원을 썼다. 퍼스트클래스 항공권과 특급 호텔, 방문 국가 회담 파트너에게 전달할 간단한 선물을 고려(考慮)하더라도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국민들로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다. 우 전 의장은 구체적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우 전 의장뿐만 아니라 역대 국회의장들 중에서 국민 상식과는 동떨어진 수준의 해외 출장비를 사용한 경우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해외 출장 1회당 가장 많은 출장비를 쓴 사람은 우원식 전 의장(5억9천192만원)이고, 김진표 전 의장(5억3천415만원), 문희상 전 의장(3억3천504만원), 박병석 전 의장(3억2천84만원), 정세균 전 의장(2억5천427만원), 정의화 전 의장(1억9천682만원) 순이었다. 우 전 의장은 재임 기간 14차례 출장에 모두 배우자와 동반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사례에서도 지적되었듯, 고위 공직자들의 해외 출장에 배우자 동행이 공식 일정상 꼭 필요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은 배우자의 여비(旅費)를 국고에 반납했다. 비용을 반납했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위 공직자들은 국익(國益)을 챙기기 위해 해외 출장을 나간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배우자 동반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장비 역시 국민들이 외유성이라는 오해를 갖지 않도록 알뜰하게 책정하고, 그 내역을 국민들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출장비로 국민 불신을 받는 것 자체가 국익에 해롭다.

    2026-07-23 05:00:00

  • [사설] '장윤기 사건' 수사 지휘부 개입 의혹, 경찰은 손 떼라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동수사(初動搜査) 실패를 넘어 경찰 지휘부의 개입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건을 축소·왜곡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아니면 조직적 부실이었는지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경찰 수뇌부까지 의혹의 중심에 선 상황에서 경찰이 '셀프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가수사본부의 지시 여부가 쟁점이다.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측은 국수본에 장윤기의 베트남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병합(倂合)해 수사해야 한다고 세 차례나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수본은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송치(送致) 기한과 수사의 완결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사건이 분리되면서 장윤기는 '강간 등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검찰이 국수본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런 결정 과정에 범죄 혐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 내부에서는 국수본 강력계장이 "본부장 지시"라며 사건 분리를 전달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이라면 단순한 수사 판단을 넘어 지휘 책임의 문제다. 법원이 광산서 형사과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棄却)한 배경에도 국수본의 지침과 윗선 개입 가능성을 더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 대상과 수사 주체가 같은 조직이며, 지휘부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를 계속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경찰은 특별수사단의 독립성을 강조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없다. 과거 경찰이나 검찰의 명운(命運)이 걸린 사건에서 '셀프 수사'가 한계를 드러낸 사례는 많았다.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려면 다른 기관이 전담하는 게 옳다. 경찰과 검찰이 동시에 수사하는 지금의 방식은 중복 수사와 혼선을 낳을 뿐 아니라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경찰은 이 사건에서 손을 떼고,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糾明)해야 한다.

    2026-07-23 05:00:00

  • [관풍루] 외신까지 증시 과열 국면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정책 실패(policy error)로 규정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1심 벌금 1천만원, 대법 확정 시 오세훈 서울시장직 박탈. 이래서 국민의힘 당(黨)개혁을 내세워 "당대표 없애자"고 주장했나. 차기 대표 선거에서 장동혁을 이기긴 어려운데 권력은 탐나고.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분당 아파트 매매 당시 17억7천만원 근저당 설정과 관련, "이자는 받지 않는다"고. 온갖 규제에 막힌 이재명 시대의 초고가 아파트 매매 표준 모델 제시. ○…외신까지 증시 과열 국면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정책 실패(policy error)로 규정. 하지만 책임자 사과와 사퇴 없는 무책임한 "어쩌라고" 정치는 계속될 듯.

    2026-07-23 05:00:00

  • [기고-이정태] 육군 3사관학교 강화가 꼭 필요한 이유

    [기고-이정태] 육군 3사관학교 강화가 꼭 필요한 이유

    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추진하는 것은 미래 안보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은 더 이상 육상, 해상, 공중으로 구분되는 전쟁이 아니다. 인공지능(AI), 드론, 우주, 위성, 사이버전, 전자전이 결합된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s)이 전쟁의 기본 양상이 되었으며, 정보·감시·정찰(ISR)과 지휘통제체계의 통합 여부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장교 양성체계 역시 통합적 사고와 합동작전 능력을 중심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국군사관학교가 미래 전장을 지휘할 핵심 장교를 양성하는 기관이라면, 그와 함께 반드시 강화되어야 할 기관이 바로 육군3사관학교이다. 전쟁은 전방에서만 수행되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지휘관이 있어도 후방 지원체계가 무너지면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 예비전력 동원, 군수지원, 병참, 장비 보급, 의료지원, 인력 보충, 국가 총력전 체계 구축은 현대전의 승패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축이다. 따라서 실전 지휘관뿐 아니라 국가 총력방위체계를 책임질 전문 장교를 지속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육군3사관학교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학 2년 이상을 수료한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특성상 AI, 드론 운용, 정보통신, 국제전략, 국제정세, 방위산업, 재난관리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인재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맞는 융합형 장교를 양성하는 데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입지 측면에서는 경북 영천이 전략적 가치가 높다. 영천은 한반도 내륙에 위치하여 북한과 중국, 해양으로부터 충분한 방어 종심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사시 안정적인 후방 보급기지이자 국가 핵심 군수기지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는 다수의 대학과 훈련시설, 국군통합병원 등 군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며, 구미·안강·포항 등 방위산업 거점과도 연계성이 높아 방산 보호와 후방 안전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육군3사관학교의 기능 강화는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수도권 중심의 군사교육체계를 보완하고 지역의 교육·산업·국방 인프라를 연계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안보를 동시에 실현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대한민국 국방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해양에서 우주까지, 전통적 전장과 사이버 공간을 아우르는 통합형 장교를 양성하는 동시에, 육군3사관학교를 국가 후방 지원과 예비전력, 군수, 첨단기술 분야 전문장교 양성의 중심기관으로 대폭 강화해야 한다. 전방의 승리는 후방의 준비에서 시작된다. 미래 대한민국의 안보는 통합된 지휘체계와 튼튼한 후방 지원체계가 함께 구축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국군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이다. 하나는 미래 전장을 지휘하는 핵심 리더를, 다른 하나는 국가 총력방위체계를 떠받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두 축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균형 있는 국방개혁만이 대한민국을 분단의 안보 현실을 넘어 통일 이후까지 대비하는 강한 국가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2026-07-22 15:21:50

  • [매일춘추] 갈등에 100%는 없다

    [매일춘추] 갈등에 100%는 없다

    10년 전 일이다. 동네 골목길에 차를 주차하고 헬스장에 갔다. 전화가 왔다. 내 차를 긁었으니 나와 보라는 전화였다. 차에 가보니 범퍼가 긁힌 정도가 아니라 깨져 있었다. 난 차에 있지도 않았으니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며칠 후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다. 길게 설명했지만, 결론은 90대 10이라는 말. 주차구역이 아닌 골목길에 주차했기 때문에 나도 과실이 있었다. 보험사 직원은 "사고가 나면 100% 과실은 거의 없다"며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상하게도 그 말이 꽤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한참 후에야 알게 됐다. 왜 그 말이 마음에 남았는지. 소설을 쓰다 보면 이야기를 진전시키기 위해 갈등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인물들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만 나눠 부딪치게 하니 당최 재미가 없었다. 저마다 제 역할을 다해도 뭔가 부족했다. 뭐가 빠진 걸까. 내 소설을 누군가에게 보여주자, 그가 말했다. 옳고 그른 쪽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어서 판결문을 읽는 것 같다고. 다시 읽어보니 정말 그랬다. 나는 그들의 갈등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못한 것이다. 갈등은 혼자 만들 수 없다. 상대의 말투가 문제였다면, 그 말투에 발끈한 내 반응도 한몫했을지 모른다. 접촉 사고처럼 과실 비율을 따진다면 누가 더 잘못한 것인지는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갈등이라는 합작품을 만드는 동안 내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까? 물론 모든 갈등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명백한 폭력이나 착취 앞에서 피해자에게 "너도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잔인한 왜곡이다. 여기서 말하려는 건 우리가 매일 겪는 보통의 다툼들이다. 회의에서의 언쟁, 가족과의 냉전, 오래된 친구와의 어긋남 같은 것들 말이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에서 애티커스 핀치는 어린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살갗 속으로 들어가 걸어봐야 한다"고. 딸에게는 늘 무섭게만 여겨온 이웃이 한 명 있었다. 얼굴도 잘 안 비치는 그를, 딸은 오래도록 이상한 사람이라 여겨왔다. 그런데 어떤 일을 계기로 그와 가까이 마주하게 되고, 그가 실은 줄곧 자신을 지켜봐 주던 따뜻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 사람은 처음부터 그대로였다. 달라진 건 그를 바라보는 딸의 눈이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뭘까. 상대의 문제는 내가 어쩌지 못한다. 그러나 내 몫의 문제는 지금이라도 고칠 수 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는 질문을 "내가 무엇을 놓쳤을까"로 바꾸는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린다. 갈등이 생겼을 때, 잠시 멈추고 시선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갈등에 100%는 없다.

    2026-07-22 09:33:25

  • [사설] 증시 투기판 주범 단일종목 ETF, 근본 수술 필요하다

    최근 증시 변동성을 극대화한 주범으로 지목받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파장이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지금이라도 투자하지 말라"고 이례적인 권고를 하고 나선 것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 증시를 '오징어 게임'에 비유하고, 로이터 등 외신이 한국 정부의 '정책 실패'로 규정할 만큼 글로벌 증시 과열의 진원지로 전락한 상황이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도 21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나온 금융위원회의 대책을 두고 "이거 가지고 되겠느냐"며 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레버리지 ETF는 일정 기간의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일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손실과 회복이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원금이 깎이는 '음(陰)의 복리' 현상이 발생한다. 분산투자라는 ETF의 본질을 버리고 단일종목 2배 추종을 허용한 순간부터 이 상품은 ETF의 탈을 쓴 투기성(投機性)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었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불과 한 달 만에 24% 넘게 급락하며 4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증시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해 주요국 중 최하위로 추락했다. 금융위가 지난 16일 내놓은 예탁금 3천만원 상향이나 사전 교육, 20주 묶음 거래 같은 미시적 대책만으로는 이미 왜곡된 시장 구조를 바로잡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개미들의 손발을 묶어 가뜩이나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들은 대처할 방법조차 없이 손 놓고 당할 상황이 됐다. 이제라도 정부는 '증시를 띄우겠다'는 인위적 부양 신호를 멈추고 레버리지 상품의 추종 배수 하향 조정 및 단계적 상장폐지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특히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제도 도입 과정의 부실을 명백히 따지고 투기성 상품에 대한 법적 방어망을 단단히 구축해야 한다.

    2026-07-22 05:00:00

  • [사설] 줄줄 새는 아파트 관리비, 이대로 둘 건가

    아파트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장충금)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자체 행정감사는 물론 형사 고소, 소송 등 극단(極端)으로 치닫는 사례도 많다. 주민들이 맡긴 '공동의 재산'이 새고 있는데도 이를 막을 제도는 허술하기 그지없다. 최근 대구에서는 아파트 관리업체가 퇴직급여충당금과 연차수당, 4대 보험료 등을 선지급받고도 미사용 금액을 정산(精算)하지 않거나 각종 비용을 부풀려 관리비를 빼돌린 사례가 잇따랐다. 법원 판결을 통해 수천만원을 돌려받은 아파트도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1천 가구 규모 아파트에서 연간 1억원 안팎의 미정산 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충금 갈등은 더 심각하다. 수억~수십억원 규모의 공사에서 입찰 절차와 사업자 선정, 공사비 적정성(適正性)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주민 동의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 특정 업체에 유리한 입찰 조건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등을 놓고 입주민과 입주자대표회의가 법정 공방(攻防)까지 벌이는 사례가 잇따른다. 최근 5년간 대구시 공동주택 감사 결과에 따르면 54개 단지에서 1천241건의 지적 사항이 나오기도 했다. 관리비 분쟁(紛爭)이 끊이지 않는 것은 허술한 제도 탓이다. 현행 공동주택관리규약은 관리비 정산을 사실상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 관리업체가 미사용 관리비를 제때 반환하지 않아도 입주민이 직접 자료를 확보해 소송하지 않으면 돌려받기 어렵다. 장충금 집행도 단지별 관리규약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절차와 기준이 제각각이다. 공사 규모가 커질수록 이해관계가 얽히고 분쟁이 반복되는 이유다. 정부 차원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일정 금액 이상의 공사는 주민 전자투표를 통한 의결(議決)과 외부 전문 기관의 적정성 검증을 의무화하고, 장충금과 관리비 정산 내역은 표준화된 방식으로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관리비 횡령과 부실 집행은 주민의 재산을 침해하는 범죄다.

    2026-07-22 05:00:00

  • [사설] '선관위 특검' 수사 결과가 국민 신뢰 받으려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疑惑)을 수사할 특별검사 법안을 7월 임시 국회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양당은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부터 각 3인씩 특검 후보를 추천받아 그중 2인을 여야 합의로 대통령에 추천하기로 했다.(대통령이 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그 외 특검의 수사 범위와 규모, 기간 등은 추후 논의하되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 간 현재 특검 합의는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특검 후보 추천과 수사 범위, 규모, 기간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견(異見)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여야가 각자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부정선거 의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번 특검을 통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투표용지 부족, 쌍둥이 득표, 후보 간 득표수 바꿔 입력, 선거인 명부 누락(漏落) 등을 명확히 밝히는 한편, 2020년 총선 이래 불거졌던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6·3 지방선거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부정선거 의혹' 또는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일소(一掃)해야 하는 것이다. 향후 특검 후보 추천과 수사 범위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발생한다면 특검이 수사를 통해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국민들은 수긍(首肯)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특검의 수사 범위는 국민의힘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수용(受容)하고, 여야 간 특검 후보 합의가 안 될 경우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추천하는 후보를 임명해야 한다고 본다. 선거 관리 부실과 부정선거는 물론이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부정선거 의혹 자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수년째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들의 주장과 야당의 요구를 특검에 충분히 반영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를 모두 털어 내야 한다.

    2026-07-22 05:00:00

  • [관풍루] 이재명 대통령, 레버리지 ETF 대책 관련 "그거 가지고 되겠냐"며 신속·과감한 조치 주문

    ○…캐나다, 트럼프 미 대통령 "관세 부과해서라도 산불 막아야 한다"며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 예고에 "이런 헛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화난다"며 반발. 이젠 하다 하다 산불에까지 관세 때리나. ○…이재명 대통령, 레버리지 ETF 대책 관련 "그거 가지고 되겠냐"며 신속·과감한 조치 주문. 속도전으로 상장 허용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사후 약방문? 그 사이 개미들 쏟은 피눈물은 어쩌누. ○…'장윤기 사건'에 강간살인죄 적용 안 한 이유가 국수본 지휘 때문이었다는 내부 폭로 나와. 해당 경찰서 봐주기·부실 수사 진상규명도 국수본이 진행 중인데 국수본 지시, 국수본 감찰?

    2026-07-22 05:00:00

  • [날씨] 7월 22일(수)

    [날씨] 7월 22일(수) "구름 많고 한때 비"

    2026-07-21 18:44:37

  • [사설] 보완수사권 폐지에다 경찰에 '48시간 구금권'까지, 뭐 하자는 건가

    법조계의 우려와 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廢止)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가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경찰이 피의자로 추정하는 사람을 긴급 체포해 48시간 구금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논란이다. 현행법은 '사법경찰관이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피의자를 긴급 체포한 경우에 즉시 검사의 승인(承認)을 얻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 3)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 여당안은 '승인'을 '통보'로 바꿨다.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도록 하자니 그런 수를 짜냈을 것이다.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 체포한 후 검사의 승인을 받는 대신 사후 통보만 할 경우 48시간 동안 외부 통제 없이 인신(人身)을 구속할 수 있게 된다. 일단 체포하고 보는 식의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이 '국민의 인권'을 48시간 동안 가둘 수 있다는 말이다. 민주당 극성 지지층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로 억울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검찰 해체(解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극성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국민 피해가 불 보듯 뻔함에도 검찰 해체를 밀어붙였고(10월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개편), 이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와 친청계 모두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겠다고 한다.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보완수사권 폐지로 불거질 문제에 대해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를 두텁게 넣을 것"이라고 말만 할 뿐, 어떻게 억울한 피해자 발생을 막고, 범죄자가 법망(法網)을 빠져나가는 상황을 차단할 것인지 분명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억울한 피해 예방 대책도, 부실 수사 방지책도, 경찰 통제 불능 대비책도 없고, 오직 당권과 정권 방탄 목표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행태가 입법 사유화(私有化)일 것이다.

    2026-07-21 05:00:00

  • [사설] TK신공항 사업 재정 지원 않겠다면 그렇게 선언하라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이 사업비가 없어 표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사업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지원 의사도 밝혔다. 그러나 말만 앞세웠을 뿐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遲遲不進)하면서 지역민의 절망감은 크다. 지역 정치권이 'TK신공항특별법' 추가 개정 등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소수 야당 의원들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TK신공항 건설은 K-2 군공항과 대구공항을 함께 이전하는 국가사업이다. 군사시설 재배치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그런데도 이 사업은 대구시가 군공항(군부대 포함)을 건설한 뒤, 종전 부지를 개발해 비용을 회수하는 '기부 대 양여'(寄附對讓與) 방식에 묶여 있다. 11조5천억원이 넘는 군공항 이전 비용을 지자체가 떠안으라는 것부터 무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종전 부지 개발 수익을 장담할 수 없고, 금융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때 TK신공항 사업 지원을 위한 특단(特段)의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부겸 후보의 낙선으로 그 약속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정부는 대구시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 요청마저도 회피하고 있다. 그런 정부가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에 대해선 전향적(前向的)이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후적지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 거점으로 낙점해 재원 확보의 돌파구를 마련해줬다. 누가 봐도 현격한 차별이다. TK 정치권은 고립무원(孤立無援)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해법을 찾고 있다. 공공자금관리기금 우선 융자와 국가사업 전환, 국가의 손실 보전, 경북도와 공동 시행 등 다양한 방안을 담은 특별법 추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집권 여당의 지원과 협조가 없다면, 그 어떤 것도 백약 무효(百藥無效)다. 이미 제정된 특별법에도 정부의 행정·재정 지원 근거는 있지만, 정부는 후속 대책 마련엔 미온적이다. TK신공항 사업의 성패는 지역의 자구책이 아니라 정부의 결단에 달려 있다.

    2026-07-21 05:00:00

  • [사설] "호남 반도체는 기업의 선택"이란 정부 발표는 거짓말이었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暴發)하고 있으니 (공장을) 빨리 지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용인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호남이 가장 좋다고 판단한 것이며 나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치(官治) 투자 논란에 대해서는,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곳을 우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인프라는 정부나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고, 우리가 강제로 만들 수는 없지 않으냐. 권한을 가진 곳에서 잘 해주면 우리는 거기에 짓겠다는 심플한 얘기"라고 했다. 그동안 호남 반도체와 관련, "기업이 선택했다"던 이재명 정부의 설명은 사실과 달랐다. 이미 추진 중인 용인 클러스터의 완공 시점을 12년 앞당기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아직 후반부의 용수(用水)와 전기가 완벽하게 갖춰진 게 아니어서 그 문제도 풀어야 한다"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주52시간제 등 각종 규제와 '영업이익 10% 성과급' 제도의 주주 및 협력사 등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해소(解消)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기·용수·인력·관련 산업 인프라 등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한 호남 반도체를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완성하겠다는 약속(約束)은 사실상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면서, 안 그러면 시장 위축과 신규 경쟁자 진입, 지정학적 견제라는 '3중 역풍'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합하면 호남 반도체는 조건(條件)이 충족될 경우 추진하되, 당장 반도체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하는 만큼 진행 중이거나 착공이 가능한 공장을 빨리 짓는 것이 한국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란 결론이 나온다. 호남 반도체를 향한 이재명 정부의 의지가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구미 등 시장(市場)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육성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2026-07-21 05:00:00

  • [관풍루] 유재성 경찰청장 권한대행,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론 무게 실으며 "폐지돼도 달라질 것 없다"고 발언해 논란

    ○…로이터 "삼전닉스 레버리지, 한국 증시 카지노 무법천지 만들었다"고 꼬집고, 블룸버그는 "증시 부양 공약 이재명 정부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해"라고 지적. '적은 혼노지(本能寺)에 있다' 이재명의 적은 김용범? ○…유재성 경찰청장 권한대행,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론 무게 실으며 "폐지돼도 달라질 것 없다"고 발언해 논란. 보완 수사로 장윤기 사건 경찰 부정수사 밝혀냈는데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이 공개한 초대형 AI 모델 '키미(KIMI) K3' 쇼크에 한국 증시 급락. 이제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단 2~3개월로 좁혔다는데…. 한국 AI 기업들은 뭐 하나?

    2026-07-21 05:00:00

  • [날씨] 7월 21일(화)

    [날씨] 7월 21일(화) "구름 많고 한때 비"

    2026-07-20 19:08:28

  • [윤명철의 다시 보는 한국역사와 문화] 동아시아 패권질서를 둘러싼 국제대전―고당 전쟁

    [윤명철의 다시 보는 한국역사와 문화] 동아시아 패권질서를 둘러싼 국제대전―고당 전쟁

    ◆왜 당나라는 고구려를 공격했을까?우리는 흔히 고당 전쟁을 '안시성 전투'로 기억한다. 당 태종이 침략했고, 양만춘이 이를 막아냈으며, 결국 당나라가 패배했다는 이야기이다. 왜 당나라는 막대한 국력을 동원해 고구려를 공격했을까? 왜 안시성에서 대패한 뒤에도 수년 동안 전쟁을 계속했을까? 고당 전쟁은 유라시아 동부의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신흥 패권국과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동방의 강국이 충돌한 국제대전이었다. 전쟁의 무대 역시 요동만이 아니라 동아지중해와 황해, 압록강 하구와 한반도까지 이어졌고, 간접적으로는 몽골 초원과 실크로드, 티베트 고원까지 하나의 전략 공간으로 연결되었다. 당나라는 400년 만에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와 마찬가지로 동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국제질서 아래 편입시키려는 거대한 국가전략을 추진하였다. 당태종의 목표는 영토 확장을 넘어 범동아시아 패권 질서의 구축이었고, 그 과정에서 동방세력의 핵심국가인 고구려는 반드시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었다. 전쟁 직전인 644년 당 태종이 내린 조서에는 "요동은 본래 중국의 땅이다(遼東故中國地)"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논리였다. 흥미롭게도 이 논리는 오늘날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면서 내세우는 역사인식과도 일정한 공통점을 가진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국가가 패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역사 논리는 놀랄 만큼 유사하다. ◆당나라의 동아시아 질서 재편과 고구려의 대응당태종은 수나라의 패인을 알았으므로 먼저 국제환경부터 바꾸었다. 패권국은 주변 강국을 그대로 둔 채 중심국가가 될 수 없다. 먼저 북방에서는 630년에 동돌궐을 격파하고, 단계적으로 철륵의 설연타부(薛延陀部)를 자신의 세력권 안으로 끌어들였다. 몽골 고원의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북방의 위협을 크게 줄였다. 이어 서쪽에서는 고창국(현재 투르판)을 정복하여 실크로드의 핵심 구간을 장악하였다. 이는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연결되는 국제 교역망을 확보하는 전략이었다. 남서쪽에서는 송첸감포가 통일한 토번과 대립하였다. 강력해진 토번은 토욕혼을 공격했고, 20만의 대군으로 당나라를 공격했다. 당 태종은 결국 641년에 문성공주를 토번에 시집보내는 혼인외교를 선택하였다. 이는 고구려 원정을 앞두고 서남 방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남쪽에서는 북베트남 지역인 임읍(참파)을 수나라에 이어 다시 세력권으로 편입시키면서 강남 경제권과 해상교역을 적극 육성하여 동남아시아와 연결되는 해양 무역망을 확대하였다. 이렇게 해서 당나라는 자국을 중심으로 북방 초원, 서역, 티베트, 남중국과 해상 무역권을 차례로 정비하였다. 이제 남은 마지막 전략 공간은 고구려의 영토인 요동과 동아지중해였다. 한편 고구려 또한 이러한 국제질서의 변화를 예리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수나라의 수군 공격을 격퇴시킨 경험이 있는 영류왕은 즉위한 후에 외교를 통해 시간을 벌려 했고,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조정하면서 전쟁을 피하려 하였다. 비효율적인 천리장성을 축조한 것도 단순한 방어시설의 증축이 아니라 요하 회랑을 중심으로 한 전략 공간을 재편하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당나라가 구축하는 신국제질서 속에서 독자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고구려 내부에서도 외교와 항전을 둘러싼 치열한 노선 갈등을 낳았고, 결국은 연개소문의 정변과 집권으로 이어졌다. ◆고당 전쟁은 왜 국제대전이 됐는가?당태종은 국제질서를 정비한 뒤, 마침내 고구려를 향해 움직였다. 644년 이세적(李世勣)에게 육군을 맡기고, 자신은 대군을 이끌고 직접 요동으로 향했다. 동시에 장량(張亮)을 평양도 행군도총관으로 삼아 4만여 명의 수군과 500척의 전선을 산둥반도에서 출항시켰다. 이 순간부터 고당전쟁은 단순한 국경전쟁이 아니라 육군과 수군이 동시에 움직이는 해륙양면전으로 전개되었다. 당나라의 전략은 분명했다. 육군은 요하를 건너 요동의 성곽 방어선을 차례로 돌파하면서 고구려의 주력군을 묶어 두고, 수군은 요동해안을 장악한 후에 황해를 건너 압록강 하구와 대동강 방면으로 진출하여 평양성을 압박하는 것이었다. 두 전선이 연결되면 수도 평양은 전략적으로 고립되고, 고구려는 전쟁 수행 능력을 잃게 된다. 이는 오늘날 말하는 협공작전이자 입체적 전략이었다. 과거 수나라는 113만여 명의 수륙군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켰다가 장거리 보급과 고구려의 기동전에 휘말려 무너졌다. 반면 당나라는 소규모의 정예병으로 해륙양면전으로 고구려의 전략적 종심을 분산시키려 하였다. 전쟁 방식 자체가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 군사전략의 '축(povot)'인 요동 회랑 공방전고구려 역시 이러한 전략의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연개소문 정권은 성곽 하나를 지키는 데 전력을 집중하지 않았다. 요동의 여러 성을 방어 거점으로 연결하고, 적을 지연시키면서 병력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선택하였다. 실제로 요동의 성들은 각각 독립된 요새가 아니라 하나의 방어망을 이루고 있었으며, 어느 한 곳이 함락되더라도 전체 전선이 곧바로 붕괴되지 않는 시스템으로 구축됐다. 특히 요동 지역은 북방유목세력의 남진 종점이었고, 중원 세력들이 만주와 한반도로 진출하는 회랑이자 동아지중해와 연결되는 전략 공간이었다. 고구려는 광개토태왕 이래 안정적으로 지정학적인 요동 회랑을 장악하며 중국 왕조와 북방 세력의 진출을 견제하였다. 반대로 당나라가 이 회랑을 확보한다면, 고구려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국제질서를 주도할 수 있었다. 양국 모두 요동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전쟁은 예상대로 치열하였다. 당군은 개모성에 이어 난공불락의 요동성마저 함락시키며 서쪽 방어선을 돌파하였다. 당나라의 공성기술과 병력은 강력했으므로 고구려군은 성 하나의 사수보다는 시간을 벌면서 주력을 보존하는 전략을 유지하였다. 당군은 승리를 거듭했지만, 진격 속도는 처음 계획보다 훨씬 늦어지기 시작하였다. 이 지역은 전쟁의 승패가 성 몇 개의 점령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병력의 보존, 보급선의 유지, 전선의 지속성이 훨씬 중요하다. 고구려는 독특한 방어시스템과 공간을 활용하여 시간을 벌었고, 그 시간은 결국 당나라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전쟁은 단기 결전에서 장기 소모전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태종은 요동 방어선의 마지막 관문 가운데 하나였던 안시성 앞에 도착한다. ◆안시성 공방전과 당나라의 대패배안시성은 당나라가 이미 개모성과 요동성, 백암성마져 함락시키고, 주필산 전투에서 대승한 당군은 자신감을 갖고 도착했다. 당태종은 안시성을 함락하면 곧 바로 압록강 방어선까지 진격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안시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성주의 이름은 오늘날까지도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고구려군이 치밀한 방어와 강한 항전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당군은 흙산을 50만 명의 병사가 60일 동안 쌓아가며 대규모 공성전을 반복했지만 끝내 성을 함락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전투 그 자체보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데 있었다. 본국에서 수천 리 떨어진 곳에서 싸우는 당나라군에게 병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급이었다. 식량과 무기, 말 사료는 모두 장거리 수송에 의존했고, 전선이 길어질수록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반면 고구려는 자국 영토 안에서 싸우며 시간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성의 공방전이 지연될수록 당나라 전략은 붕괴되고 있었다. 계절도 당나라에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음력 9월이 된 요동의 겨울은 중원과 전혀 달랐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강풍과 적설은 병사와 말의 전투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황은 고구려에게 유리해졌다. ◆국제환경의 변화와 당나라의 철수더 큰 문제는 내부이 정치적인 혼란과 국제정세였다. 특히 북방에서는 설연타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었고, 서남에서는 토번이 강력한 세력으로 위협을 가하는 중이었다. 국제질서는 완전히 안정된 체제가 아니었으므로 황제가 오랫동안 원정지에 머무를수록 국가적인 이기가 커졌다. 바다 또한 변수였다. 당나라는 수군을 동원했지만 육군과 수군의 협공은 원활하지 못했다. 안시성 공방전이 한창일 때 요동반도 남쪽의 비사성을 점령한 장량의 수군은 먼거리가 아니었음에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고구려는 요동반도 남단의 장산군도에 설치한 섬방어체제들이 역할을 담당했고, 필시 압록강 하구와 대동강 수계를 활용하여 수도권을 방어하여, 육지와 해양을 유기적인 전쟁 공간으로 운영하였을 것이다. 결국 당나라의 협공 전략은 결정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당태종은 철수를 결정하였다. 흔히 안시성의 저항때문에 철수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상황은 훨씬 복합적이었다. 안시성의 완강한 저항 외에 장거리 보급의 한계, 혹독한 계절, 예상보다 길어진 전쟁, 북방과 서남의 국제정세, 그리고 해륙 협공의 실패가 함께 작용한 결과였다. 당태종은 후퇴하는 도중에 한겨울로 접어든 음력 10월의 요택지대에 빠져 처절하게 고통을 받은 사실들이 삼국사기와 자치통감 등에 기록되어있다. 그는 태자인 당고종이 보낸 결사대에 의해 구원받아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채 돌아왔다. 이때 말은 10의 8, 9가 얼어죽었다. 반면에 고구려는 국가 시스템, 기술력, 무엇보다도 양만춘이라는 인물의 탁월한 지도력과 고구려인들이 지닌 자유의지가 기적같은 승리를 획득한 것이다. 안시성 전투는 당나라를 무너뜨린 결정적 승부라기보다, 당나라가 추진하던 동아시아 패권전략에 처음으로 제동을 건 사건이었다. ◆당태종의 재공격과 해군력 강화당태종은 패권전략 자체를 포기하지 않았다. 철군 직후에도 요동 방면의 군사력을 계속 유지하였고, 수군을 증강하면서 고구려 공격을 위한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였다. 645년의 실패를 통해 육군만으로는 승리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후 당나라는 해군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평양을 직접 압박하는 해양전략을 강화하였다. 644년 7월에 홍주 등 강서성 일대 등에서 전선 400척을 만들어 군량을 운반했다. 큰 전선들은 800명의 병사를 수용했고, 일반 누선(樓船)도 200명의 병사를 태울 수 있었다. 또 648년 7월에도 양쯔강 상류(쓰촨)에서 전선들을 건조하고, 8월에는 홍주 등에서 1100척을 건조하게 했다. 실제로 647년 5월, 7월에는 당나라 수군이 요동반도와 압록강 하구사이의 해안지방에 상륙하여 백 여 차례나 전투를 벌였다. 또 648년에도 수군이 압록강 하구의 박작성(단동시)을 공격하여 점령하였고, 황해를 건너 평양성을 목표로 직공을 기도하였다. 그러나 고구려가 국경과 해양에서 모든 공격들을 격퇘했다. 이는 고당전쟁이 처음부터 해륙양면전이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당태종의 공격들은 전략적으로는 요동회랑의 확보전이었지만, 장기 국제대전의 한 국면이었다. 당나라는 전략을 수정하며 다시 기회를 노렸고, 고구려는 계속되는 소모전을 감당해야 했다. 양국 모두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태종이 재 원정을 준비하다 649년에 죽으면서 전쟁은 일시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하지만 동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국제대전은 660년 여름, 더 복잡한 양상으로 재개됐다. 우리민족의 운명과 연동된 소위 '삼국통일전쟁'이다. 동국대 명예교수·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대 교수

    2026-07-20 14:37:10

  • [매일춘추-임현락] 삶은, '선 하나'

    [매일춘추-임현락] 삶은, '선 하나'

    텔레비전을 보며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마음을 붙잡는 한마디를 만났다. "시드니까 아름다운 거죠." 어느 꽃 도매상의 인터뷰였다. 화려하게 꽃 피웠던 시절이 지나, 저물어가는 시간을 통과하며 그 존재가 더 빛난다는 뜻이리라. 우리 존재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몸은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고, 질병에 잠식돼 가는 서글픈 시간은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숙명처럼 다가온다. 영화 '황금 연못'에는 기억 상실을 앓는 80세 노인 노먼이 등장한다. 그의 아내 에델은 열세 살 의붓손자 빌리에게 남편을 이렇게 설명한다. "노먼은 지금 있는 힘을 다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거란다. 너도 그렇지 않니?" 노화와 질병이라는 미로 속에서 헤맬지언정, 노년은 멈춰 선 존재가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온 힘을 다해 제 길을 찾아가는 엄연한 달리기다. 인생은 흔히 단거리 경주나 마라톤에 비유되지만, 더 길게 보면 바통을 이어받아 미래의 후손에게 넘겨주는 계주에 가깝다. 이 끊임없는 이어달리기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나에게 주어진 구간을 최선을 다해 뛰는 것뿐이다. 그렇게 묵묵히 달려온 삶의 궤적은, 수묵화의 화폭 위에서 저마다 온 호흡을 모아 긋는 단 하나의 선과 닮아있다. 시공간을 응축한 찰나의 점들이 모여 하나의 선을 이루듯, 매일의 순간들이 모여 삶이라는 선이 된다. 홀로 떨어져 나아가는 듯해도 우리가 그은 각자의 선들은 서로 겹치고 이어지면서 함께 삶의 공간을 채워가는 화면 속 공동체를 이룬다. 젊은 날에는 삶을 표현하는 예술이 전부인 줄 알고 목을 매고 살았다. 때로는 거대한 세상 앞에서 예술이란 참 힘없고 부질없는 짓 같아 보였다. 그럼에도 이 길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그 유약함 속에 진짜 나를 드러내는 오롯한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붓을 쥐고 선을 긋는 매 순간이 그러했다. 종이 위에 먹이 번지고 마르는 과정 역시 노년의 시간과 닮아있다. 처음 화폭에 닿은 먹물이 사방으로 번져나가는 시절이 청춘이라면, 세월의 숨결이 지나간 자리마다 그윽한 결을 남기는 것은 노년의 몫이다. 붓질의 끝자리, 물기가 다해 하얀 종이가 드러나는 거칠고 마른 먹의 흔적이 바로 '비백(飛白)'이다. 그 메마른 자욱 속에서 오히려 깊은 내공이 드러나듯, 기력이 쇠해가는 황혼은 화려한 색채를 지워내고 오직 묵직한 먹빛 하나로 인생의 정수를 증명하는 시간이다. 상실의 아픔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번져가는 먹색의 깊이를 완성하는 과정인 셈이다. 우리는 매일 자신의 선을 긋는 순간들을 살아간다. 내 삶의 끝자락, 눈 밝은 어떤 이가 "죽기 전에 그린 그림이 제일 좋네"라고 한다면 작가로서 더없는 영광이겠다. 내 인생의 치열한 한줄기 선이, 화폭 위 넉넉한 여백과 어우러져 담백하고 아름답길 소망해본다.

    2026-07-20 13:45:59

  • [사설] 청년 취업절벽, 숫자만 내세운 일자리 창출 계획으론 해결 어렵다

    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48만1천 명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들 중 20·30대가 64.2%(30만9천 명)를 차지했다.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실업자는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청년 취업자는 44개월 연속 감소했다. 20대 대졸 실업률(8.3%)도 2021년 이후 최고다. 심각한 사실은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경기 부진 탓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률 전망을 높였지만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은 낮췄다. 성장과 고용의 괴리(乖離)를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반도체 호황에도 제조업 고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최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늘어난 고용의 대부분이 30세 이상에게 돌아갔고, 29세 이하 청년 고용은 오히려 줄었다. AI가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업무를 대체하면서 신입 사원이 맡던 초급 업무부터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OECD는 기업들이 AI를 도입해도 청년 채용은 유지하라고 권고(勸告)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첨단 분야 전문 인력 20만 명 양성과 2030년까지 양질의 청년 일자리 20만 개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무게중심은 교육과 훈련에 쏠려 있다. 기업이 청년을 어떻게 채용하도록 만들지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다. OECD는 AI 시대일수록 첫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숙련(熟練) 인력은 대학 강의실에서 배출할 수 없다. 첫 직장에서 배우고, 시행착오를 겪고,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첫 일자리가 사라지면 숙련 인력도 줄 수밖에 없다.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성장 기반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청년들은 교육 부족이 아니라 노동시장 진출 기회조차 갖지 못해 눈물짓는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의 중요성을 절감(切感)한다면 숫자를 앞세운 전문 인력 양성 계획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청년이 첫 일자리를 얻도록 만들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 '20만'이라는 숫자로 청년들을 현혹(眩惑)할 때가 아니다.

    2026-07-20 05:00:00

  • [사설] 레버리지 ETF 졸속 도입 정책 실패, 김용범은 왜 책임지지 않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9일 주가 급등락의 원인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 "이미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고 상품 규모도 10조원 이상 형성돼 있다"면서 "상장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졸속(拙速)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려고 안간힘을 쓸 뿐, 경제정책 사령탑으로서의 책임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앞서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레버리지 ETF를 거래하려면 8월 5일부터는 3천만원(현행 1천만원) 이상의 예탁금을 넣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8월 19일부터는 3천만원 전액이 현금이어야 하고, 1주 단위로 이뤄진 거래는 11월부터 20주씩만 가능하도록 했다. 새로운 레버리지 상장도 잠정 중단되고 광고도 금지(禁止)된다. '현금 없으면 투자 말라'며 문턱을 높여 거래량을 줄이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내 증시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도입했지만, 과도한 투자 쏠림에 따라 전체 증시가 폭등락을 거듭하는 엄청난 부작용(副作用)을 초래했다. 도박판이 돼 버린 증시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5개월여에 불과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검토가 얼마나 졸속이었는지를 증시가 그대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反省)과 책임(責任)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레버리지 ETF의 문턱을 높인다고 해서 한국 증시의 변동성(變動性)이 크게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상장폐지 또는 레버리지 배율 하향 등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빠졌기 때문이다. 거래의 문턱을 높이는 미봉책을 벗어나 투자 매력 자체를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자체가 한국 증시에는 시기상조(時機尙早)란 의미이다. 정책 실패에 따른 부담과 피해를 언제까지 선의의 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할지 정말 우려스럽다.

    2026-07-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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