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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30>늘 푸르기를 다짐하는 군자의 수신(修身)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30>늘 푸르기를 다짐하는 군자의 수신(修身)

    영조 때 묵죽화가인 수운(峀雲) 유덕장이 1753년 여름날 그린 대나무 그림이다. 시원하게 여름을 잘 나시라고 흰 눈이 쌓인 설죽이 있는 한겨울 풍경을 어느 분께 그려 드렸다. '설죽'은 묵죽이 아니라 녹죽(綠竹)인 설죽인 점, 둔덕과 바위, 난초 등이 더해져 산수화 같은 대나무 그림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영조 때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관아재 조영석의 풍속화 등이 나타나며 회화가 새롭게 확장되던 시기라 대나무 그림에도 이런 변화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전통적으로 대나무 그림은 묵죽이었고 주변이 생략된 채 기후적 요소가 더해질 뿐이었다. '백설이 만건곤할 제'의 설죽을 비롯해 바람, 비, 이슬, 서리, 안개, 달 등이 대나무와 짝하는 풍죽(風竹), 우죽(雨竹), 노죽(露竹), 상죽(霜竹), 연죽(煙竹), 월죽(月竹) 등으로 그려지며 홀로 올곧은 자태를 표현하는 것을 위주로 했다. 유덕장은 앞 시대의 대가인 탄은 이정(1554~1626)의 묵죽을 계승하면서도 겨울의 공기가 느껴지는 대밭의 정경을 다채롭게 구성하며 부드러운 필치로 대나무의 정취를 드러냈다. 유덕장의 묵죽화를 즐겨 감상한 영조시대 최고의 문장가 혜환 이용휴(1708~1782)는 "이정의 대나무 그림은 호방하고 빼어나며 무성하고 장대하여 세(勢)로 뛰어나고, 유덕장의 대나무 그림은 맑고 윤택하며 흩어지고 비어서 운(韻)으로 뛰어나다"라고 각자의 장점으로 비평했다. 묵죽은 대나무처럼 곧고 늘 푸르기를 다짐하는 군자의 수신(修身)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묵죽화는 회화의 한 원형으로서 조선시대 내내 중요하게 여겨졌다. 조선의 법전인 '경국대전'에 도화서 화원을 뽑을 때 죽을 1등, 산수를 2등, 인물과 영모를 3등, 화초를 4등으로 정해놓고 이중 두 과목을 선택하게 했다. 화원화가의 경우도 대나무 그림 실력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수신은 조선 지식층의 최상위 과제였다. 사군자를 비롯해 그림에도, 잠명(箴銘) 등의 글에도, 서재 이름인 헌호(軒號)에도 수신의 뜻을 담았다. 서재 이름을 당일헌(當日軒)이라고 한 어떤 이에게 이용휴는 이런 기문을 지어줬다. 〈strong〉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다만 오늘이 있을 뿐이다. ... 지금 신군(申君)이 수신하고자 하니 그 공부는 오직 오늘에 달려있다. 그러니 내일을 말하지 말라. 아! 수신하지 않는 날은 곧 없는 날과 마찬가지니 이는 바로 헛된 날(空日)이다. 그대는 모름지기 눈앞에 확실한 이 하루를 공일로 만들지 말고 당일(當日)로 만들라.〈/strong〉 〈strong〉昨日已過 明日未來 欲有所爲 只在當日 ... 今申君欲修者 其工夫惟在當日 來日則不言 噫 不修之日 乃與未生同 卽空日也 君須以眼前之昭昭者 不爲空日而爲當日也〈/strong〉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2026-01-14 12:13:31

  • [매일춘추] AI 시대의 사랑

    [매일춘추] AI 시대의 사랑

    "루미,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루미는 안의 손을 잡았다. 안의 체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관제센터에서 스위치를 내린 것이다. 안의 두개골 안에 내장된 컨트롤칩을 통해 3분의 작별시간을 주겠다는 메시지가 왔다. 십년간 루미 곁을 지킨 안의 노고를 감안한 것이라는 메시지가 덧붙여졌다. 루미의 눈이 젖어들었다. "루미, 울지 말아요. 이제 새로운 안을 만나면 지금의 감정, 그러니까 슬픔이 있던 자리에 호감과 충족감이 자리하고 결국엔 기쁨이 충만할 거예요." 안의 말에 루미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안, 새로운 안은 없어요. 잊지 말아요. 나도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아, 이런!" 루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안이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십년 전 루미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오작동을 일으킨 자율비행승용차와의 정면 충돌로 남편은 즉사하고 루미는 중상을 입었다. 머리와 심장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신체 부위가 기계로 대체됐다. 주위 사람들이 말했다. 그나마 기억 소실을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루미는 고개를 저었다. 차라리 기억이 사라졌으면 좋았을지도 몰라. 남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루미에게 지역행정본부에서 안을 보냈다. 안은 휴미노이드였다. 담당 직원이 죽은 남편의 얼굴을 원하느냐고 물었을 때 루미는 고개를 저었다. 루미는 직원에게 남편의 얼굴만 아니면 된다고 했다. 다음날 안을 본 루미는 안도했다. 안은 과묵했던 남편과 달리 다정다감했다. 그것이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을 통해 루미의 성향을 파악한 직원의 배려라는 걸 루미는 몰랐다. 직원 역시 휴머노이드였으니 실수가 있을 리 없었다. 처음엔 서먹했지만 일 년이 안 되어 루미는 상처를 딛고 안정을 되찾았다. 모두 안 덕분이었다. 안은 매사에 친절했으며 무엇보다 진심으로 루미를 사랑했다. 처음엔 안을 단순한 도우미로 간주하고 데면데면 대했던 루미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더니 결국엔 사랑에 빠졌다. 그랬는데 안이 치명적 바이러스에 오염됐다. 다른 휴머노이드들의 안전을 위해 안은 폐기돼야 했다. 루미는 이번엔 안과 같은 얼굴과 성격을 원했다. 직원은 잘 정리된 알고리즘을 내장한 제 2의 안을 루미에게 보냈다. 루미는 안을 기쁘게 맞았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뒤 루미는 혼란에 빠졌다. 새로 온 안은 이전의 안과 완벽하게 일치했지만 함께한 시절의 기억이 없었다. 루미는 안의 기억을 되살릴 수 없느냐고 직원에게 물었다. 오염돼 폐기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루미가 안에게 물었다. "안, 나를 사랑해?" 물끄러미 루미를 바라보던 안이 대답했다. "루미, 나는 태어날 때부터 루미를 사랑했어."

    2026-01-14 11:38:55

  • [사설] 더 센 '2차 특검', '지방선거용 정략' 말고는 이해 불가

    더불어민주당이 수사 대상·수사 인력을 늘린 2차 종합특검법(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수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15일 본회의 처리를 강행(強行)하려 한다. '더 센 수정안'은 수사 대상을 14개에서 17개로, 수사 인력을 156명에서 251명으로 확대한 것이다. 민주당이 수사 대상을 넓힌 수정안을 낸 것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 재탕'이란 법조계와 국민의힘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2차 종합특검에 대해 "3대 특검을 연장하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사실상 반대 의견 표명(表明)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군방첩사령부의 전·현직 군인, 민간인 사찰 및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드론, 잠수정을 포함한 대북 심리전과 군의 각급 부대' 등을 수사 대상으로 추가했다. '3대 특검의 재연장이자 반복'이란 지적을 희석(稀釋)하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헌정사(憲政史)에 유례없는 규모였던 3대 특검은 지난해 6월부터 무려 180일 동안 수사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의 대부분은 이미 검찰·경찰에서 밝혀진 내용들이었다. 특검의 장기간 수사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검찰의 장기 미제(未濟) 사건이 늘기도 했다. 특검의 기소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후속 수사는 기존 수사기관들이 맡고 있다. 굳이 특검을 새로 시작할 이유가 없다. 법원행정처는 이런 이유로 2차 종합특검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민주당은 야당과 법원행정처의 반대에도 2차 종합특검을 밀어붙이고 있다. '내란 몰이'를 6·3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 가겠다는 정략(政略)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김병기·강선우 의원 공천헌금 의혹, 통일교와 여권의 유착 의혹 등 특검이 필요한 정권 비리 의혹은 뭉개고 있다. 오로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특검만 하겠다는 것이다. 특검이 정권 흥신소(興信所)가 될 판이다. 특검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깊어지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2026-01-14 05:00:00

  • [사설] 공소청 보완 수사권 없다면 범죄 보고도 기소 회피 판칠 것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와 조국혁신당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소청법 정부안에 '검사의 직무 수행은 형사소송법에 속하는 사항으로 규정한다'고 돼 있는데, 이 법안이 발효될 경우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에 따라 공소청 검사가 '보완 수사권'을 갖는 것이므로 수사와 기소 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범여권의 반발이 거세자 이재명 대통령은 '당에서 충분히 논의·숙의하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收斂)하라'고 지시했다. '공소청의 보완 수사권 폐지를 검토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중수청과 공소청법 정부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9대 중대 범죄를 수사하고, 이를 공소청에 송치(送致)한다. 공소청은 공소 제기 및 유지를 맡는다. 정부는 무죄율이 높은 공소청 검사에 대해 근무 평가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공소청 검사는 확실히 이긴다는 보장이 없으면 기소를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 불기소할 경우 중수청으로부터 "우리가 수사해 넘긴 사건을 왜 기소하지 않느냐? 봐주기 하느냐?"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반대로 기소했다가 무죄가 나면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수사한 쪽은 중수청인데, 법정에서 패한 책임은 공소청이 지는 것이다. 중수청 수사에 미진(未盡)한 구석이 있더라도 공소청은 보완 수사 권한이 없어 기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정부는 "불기소가 많은 검사들을 평가하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결국 "이 증거로는 못 이긴다"는 공소청과 "무능한 공소청이 다 말아먹는다"는 중수청 사이의 갈등(葛藤)도 예견된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에서 수사와 기소는 검찰과 경찰이 보완 관계에 있다. 공소청이 합리적으로 기소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려면 ▷보완 수사권 또는 보완 수사 요구권 ▷중수처 수사 단계에서 증거 통제력 등이 보장돼야 한다. 이런 것이 없다면 공소청은 "굳이 기소해서 욕먹을 이유가 없다"로 기울 것이다. 범죄자들의 천국이 될 수밖에 없다.

    2026-01-14 05:00:00

  • [사설] 경북도청 후적지 개발 10년 표류, 언제까지 이럴 건가

    국토교통부는 향후 10년간 정책 방향을 담은 제1차 도심융합특구 종합발전계획을 고시(告示)하면서 대구시 산격청사(경북도청 후적지)-경북대-삼성창조캠퍼스를 연결하는 삼각 트라이앵글을 특구로 지정했다. '대구형 판교 테크노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構想)으로, 산업·주거·문화 기능이 결합된 도심형 혁신 거점을 구축해 일자리와 정주 기능이 동시에 작동하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대구시는 사업 시행자를 지정하고 사업 시행자가 실시계획을 수립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년과 기업이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이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체 구상은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항상 악마(惡魔)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구상과 계획이 탁상(卓上) 정책으로 끝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북도청 후적지의 경우 2016년 도청 이전 이후 공공기관 이전·문화공원, 도심융합특구 거점, 문화예술 허브, 트라이앵글 창업 특구 등 구상만 수차례 바뀌었을 뿐 문화체육관광부·대구시·경상북도·경찰청 등으로 난마(亂麻)처럼 얽힌 소유권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채 10년을 표류(漂流)해 왔다. 시민의 충분한 공감과 동의를 얻지 못한 '톱다운 행정'의 한계이면서 비전과 리더십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는 대구의 안타까운 자화상인 셈이다. 도심융합특구 구상만 하더라도 '대구시장'이 세 번은 바뀔 수 있는 장기 사업(長期事業)이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자신의 업적을 자랑할 '생색 내기 사업 구상'을 내세워 시민의 삶에 전혀 보탬이 안 되는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전락시키는 것은 더 이상 안 된다. 그래서 충분하고 강력한 시민적 공감대와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대구 시정을 책임질 신임 시장은 '10년 후 대구의 초석(礎石)'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다음 시장을 위한 디딤돌을 놓고, 그다음 시장은 또 다음 시장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위기에 처한 대구를 되살리는 길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낮은 곳에서 완성된다.

    2026-01-14 05:00:00

  • [관풍루] 국민의힘 당명 개정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포대갈이' 비판 일어…이름 바꾼다고 저절로 쇄신된다는 사고 자체가 구태(舊態)일지도.

    ○…국민의힘 당명 개정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포대 갈이' 비판 일어. 내용물은 그대로인 채 포장지만 갈아끼겠단 심산인데, 아니함만 못할 수도. 이름 바꾼다고 저절로 쇄신된다는 사고 자체가 구태(舊態)일지도. ○…정부 검찰 개혁안 두고 조국혁신당 '무늬만 개혁' '검찰청법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우리 집 개는 안 물어요' 등 맹비난. 수장 명칭까지 검찰총장으로 한다니 그럴 만은 한데 애초부터 무리한 것 아니었소? ○…현대자동차그룹 미국에서 연내 로보택시 경쟁에 뛰어든다고. 안방에서는 규제 때문에 기회조차 얻기 힘드니 남의 집 마당에서라도 한판 붙어보겠다는 건데. '규제' 족쇄는 언제 풀리려나….

    2026-01-14 05:00:00

  • [기고-신형석] 대구의 박물관 역사와 시립종합박물관

    [기고-신형석] 대구의 박물관 역사와 시립종합박물관

    최근 대구시립 3개 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하는 2025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모두 인증기관이 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이 4회째 평가인데, 그 전까지는 매번 1개 관만이 인증을 받았기에 지역 문화계에서는 좀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발족하면서 박물관운영본부가 신설돼 지난 3년간 3개 박물관을 통합 운영하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런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대구에 시립박물관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2023년 10월 대구시가 제정한 '대구광역시립박물관 관리 및 운영 조례'에는 대구근대역사관·대구방짜유기박물관·대구향토역사관을 시립박물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큰 규모의 중대형급 종합박물관을 시립박물관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겠지만, 규모가 작은 전문박물관도 대구시가 설립해 운영하면 시립박물관이다. 현재 대구에는 전문박물관 규모의 시립박물관은 있고, 종합박물관으로 본관 같은 시립박물관이 아직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대구의 박물관 역사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인천 다음으로 두 번째로 공립박물관을 설립한 도시다. 일제의 지배 하에서도 전통문화에 대한 안목이 높았던 대구 시민들은 해방 직후 박물관 설립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 그래서 1947년 5월 15일 달성공원에 있던 대구신사(大邱神社) 부속 건물인 국체명징관을 박물관으로 꾸며 대구부립박물관을 개관했다. 이때 대구 시민들은 후원회를 만들어 박물관을 적극 지원했다. 이후 대구부가 시로 승격되면서 이름을 대구시립박물관으로 바꿨다. 불행하게 박물관 운영이 중단된 것은 전쟁 때문이었다. 1950년 8월, 전쟁 중인 비상상황에서 육군이 박물관 건물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박물관은 문을 닫았다. 소장유물은 여러 개의 상자에 담아 대구시립도서관 한 켠으로 옮겼다. 이후 유물 도난과 관리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1959년 대구시는 소장유물 1천300여 점을 경북대학교에 위탁했다. 경북대는 도서관 건물 일부를 전시실로 개편하고, 그해 5월 경북대박물관을 개관했다. 필자는 달성공원 대구시립박물관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대구 문화는 어떻게 달라졌을 지 상상해 보곤 한다. 아마 78년 역사를 지닌 대구시립박물관에는 본관과 분관에서 많은 실적이 다채롭게 쌓였을 것이다. 대구 관련 각종 자료 수집과 보존, 대구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기획전시, 지역사 자료 발굴과 조사·연구, 수백 권의 전시도록과 학술자료집, 각종 교육·문화 행사들, 대구에 관한 잘못된 상식들의 수정, 도시 홍보, 관광 활성화 등 70여 년간 이런 역할을 해왔다면 대구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구시립박물관이 있던 자리는 현재 테니스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대구시립 종합박물관을 새로 건립하자는 논의는 여러 차례 있어 왔다. 시장 공약에 반영되기도 했다. 기본계획용역도 이뤄졌으나, 실행되지 못했다. 한반도의 3대 도시라 자랑하는 대구는 중기 구석기시대부터 고대 달구벌국의 역사를 비롯해 경상도 71개 고을을 통괄한 경상감영 역사, 근·현대 역사까지 풍부한 자료와 역사들이 있다. 대구가 품고 있는 역사문화 깊이와 양을 생각하면 이 전문박물관 3곳에서 다 담아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대구의 역사와 미래를 담는 큰 그릇'인 중대형급 시립종합박물관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 대구에서 시립종합박물관이 부활하는 날은 언제일까?

    2026-01-13 21:12:02

  • [날씨] 1월 14일(수)

    [날씨] 1월 14일(수) "맑다가 차차 구름 많겠음"

    2026-01-13 18:46:49

  • [매일춘추-정성태] 별이 빛나던 밤

    [매일춘추-정성태] 별이 빛나던 밤

    늦은 퇴근길, 차 안에서 가끔 라디오를 켠다. 밤공기가 유난히 고요한 날이면 더욱 그렇다. '별이 빛나는 밤에', 오래전부터 익숙한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어린 시절 라디오는 늘 누나들의 몫이었고, 숙제할 때 흘러나오던 이종환의 목소리와 이문세의 음악은 자연스레 그 밤의 배경이 되곤 했다. 진행자가 바뀌어도 프로그램의 제목은 그대로다. 느리고 단정한 시그널 음악과 함께 들려오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말에는 여전히 한 시대의 낭만이 남아 있다. 오늘날 라디오는 더 이상 시대의 중심에 있는 매체는 아니다. 원하는 음악과 이야기는 스마트폰으로 즉시 골라 들을 수 있다. 그럼에도 라디오는 밤을 차분하게 만든다. 빠르지 않고 설명이 과하지 않아, 생각이 머무를 자리가 생긴다. 밤이라는 시간에 아직 어울리는 매체가 남아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과연 '별이 빛나는 밤'을 살고 있는 것일까. 요즘 밤하늘에서 별을 본 기억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도시의 인공조명과 미세먼지, 흐린 대기 속에서 별은 이제 쉽게 보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천문대 자료를 보더라도 맑은 밤하늘을 만날 수 있는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밤하늘은 그대로지만, 별은 어느새 우리 일상에서 멀어져 있다. 별이 사라진 자리를 불빛이 대신 채웠다. 밤은 훨씬 밝아졌지만, 하늘은 오히려 비어 보인다. 한때 일상적이던 별과 반딧불은 이제 일부러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다. 환경의 변화는 풍경을 바꾸고, 풍경의 변화는 우리의 감각과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밤하늘을 보는 습관이 사라지면서 별자리를 이야기하던 문화 역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런 현실 속에서도 라디오는 여전히 '별이 빛나는 밤'을 말한다. 이제 이 표현은 사실의 묘사가 아니라 바람에 가깝다. 별이 잘 보이지 않는 시대에도 이 제목은 우리가 잃어버린 감각을 떠올리게 하는 언어다. 사라졌기에 더 선명해진 이름이기도 하다. 라디오는 보이지 않는 별을 대신해 이야기를 띄운다.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존재한다고 믿고 싶은 느림과 여백, 상상력 같은 것들이다. 별을 보며 듣던 라디오는 이제 별을 그리워하며 듣는 매체가 되었고, 그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설명한다. '별이 빛나는 밤'은 이제 환상이 아니라 최소한의 희망에 가깝다. 언젠가 다시 밤하늘을 보았을 때, 진정 별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 바람이 아직 남아 있기에 이 프로그램의 이름도, 라디오라는 매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2026-01-13 10:52:34

  • [사설] 한동훈-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공방, 한심하고 한가롭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당게 사태)'와 관련해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및 국민의힘에 대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한 전 대표 측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들을 한동훈 전 대표 또는 가족이 작성한 것처럼 조작(造作)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당원 게시판은 당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올리는 공간이다. 당원들이 갖가지 '소음(騷音)'을 쏟아내는 공간이자, 지도부가 '소음'을 듣기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소음은 터무니없는 비방인 경우도 있지만, '작은 고장'을 알리는 경고(警告)가 되기도 한다. 적절하게 대응하면 '큰 고장'을 예방하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애초 '당게 사태'가 논란이 됐을 때 한 전 대표는 "부적절했다"고 사과하고 매듭지었어야 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윤리적 책임과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심한 비판'을 거울삼아 정부·여당을 쇄신하고 단결하는 기회로 삼았어야 했다. '당게 사태'가 당시 정부·여당의 쇄신과 단결 기회가 되기는커녕 갈등(葛藤)을 증폭시키는 문제로 비화했다는 것은 국민의힘과 한 전 대표의 '한계'라고 본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한 전 대표가 이 문제를 정치 언어가 아니라 법적 논리로 돌파하려 한다는 점이다. 정치 리더라면 어려움에 처한 당이 더 이상 갈등과 분란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비판과 오해는 물론이고 때로는 억울함도 흡수(吸收)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법적으로 "누가 옳고 그르냐"로 따지려고 한다.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 대표직 사퇴 요구가 쏟아졌을 때 한 전 대표는 "내가 비상계엄 했습니까?" "내가 탄핵 투표 했습니까?"라는 취지(趣旨)로 반문(反問)한 바 있다. 당무감사위원장을 고소한 것은 2024년 12월 대응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2026-01-13 05:00:00

  • [사설] 북한 무인기 침투 주장, 우리가 호들갑 떨 일인가

    북한(北韓)에서 한국 무인기(無人機) 침투를 주장하면서 연초(年初)부터 남북 관계가 살얼음판이다. 이에 정부는 12일, 30여 명 규모의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를 긴급 구성하고 진상규명(眞相糾明)에 착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수사 지시 이틀 만의 일이다. 앞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작년 9월과 올 1월 4일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擊墜)했다"면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광태(狂態)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자신들도 무인기를 대량 투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곧장 "우리 군에서 운용하는 기종이 아니다. 북한이 주장한 날짜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는 동시에 이 대통령의 지시로 민간 영역까지 대상으로 '철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북한도 상황을 일단 주시(注視)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1일 담화(談話)에서 "한국 군부가 자기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밝힌 점은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며 "우리 국경을 침범(侵犯)한 무인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조사 결과를 우선 지켜본 뒤에 대응 수위(水位)를 정하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당장 군사 충돌 위기는 모면했지만, 북한이 뒤늦게 무인기 침투 사실을 공개하고 나선 것은 아무래도 미심쩍다. 전문가들은 군경 합동 조사 결과와 후속 설명이 향후 북한의 태도를 결정하는 분기점(分岐點)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칫하다간 북한의 추가 압박 명분이 될 수도 있다. 민간 단체가 무인기를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면 우리 안보에도 치명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규명은 필수적이다. 다만 대통령까지 나서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은 보다 신중하면서도 당당한 정부의 접근일 것이다.

    2026-01-13 05:00:00

  • [사설] 가계부채 역대 최고, 대출 규제만으로는 해결 어려워

    가계빚 부담이 심각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천721만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40대는 1억1천46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이하와 50대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출자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전체 대출 잔액은 6분기 연속 증가해 가계부채의 양적(量的) 확대가 두드러졌다. 가계부채는 GDP 대비 90%대로 매우 높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가 민간 소비와 경제 성장에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시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가계부채 증가와 경제 구조 취약성을 거론하며, 중장기적으로 부채 리스크가 큰 부담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가계부채는 단지 규모뿐 아니라 대출 상환 능력, 소득 여건, 고용 상황과 결합될 때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낸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새출발기금'과 장기 연체자 지원을 위한 '새도약기금' 등 채무 조정·탕감(蕩減)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이들은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감사원 감사에서 새출발기금은 변제 능력이 충분한 차주에게도 원금 감면이 적용된 사례가 확인됐다. 새도약기금도 심사 체계 한계로 도박·투기성 채무를 가려내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정부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와 대출 총량 관리 등 규제 수단도 가동했다. 그러나 가계부채를 금융 규제의 문제로만 다루는 접근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런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만 벌고 있을 뿐이다. 대출은 조였지만 상환 능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부채 위험은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민간에서 공공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득 정체와 고용 불안, 자영업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데 규제만 강화하면 가계에 '버티라'고 강요하는 꼴이다. 코스피 '불장'에 '빚투' 규모도 사상 최대다. 주식 대박에 기댄 아슬아슬한 빚잔치는 결코 영원할 수 없다. 당장의 자산시장 호황이 부채의 균열을 가려주는 동안 근본적 처방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까 두렵다.

    2026-01-13 05:00:00

  • [관풍루] 檢개혁추진단, 공소청 수장 명칭을 '검찰총장' 그대로 유지하기로.

    ○…檢개혁추진단, 공소청 수장 명칭을 '검찰총장' 그대로 유지하기로. 검찰(檢察)의 사전적 의미는 '범죄를 수사하고 그 증거를 모으는 일'인데, 검찰 없는 검찰총장의 출현이라서 상당히 기괴한 느낌. ○…대구지법 김미경 부장판사, 비뇨기과에서 간호조무사에게 "내보다 뚱뚱한 것이"라며 소란을 피운 60대 여성에게 벌금 150만원 선고. 올해 살 빼야 하는 이유 하나 더 추가. ○…중국에서 1인 가구 생사 확인을 위한 스마트폰 앱 '죽었니'가 인기 폭발이라고 홍콩 성도일보 보도. '살아있니'로 명칭 변경을 고려 중이라는데, 잘 사는 것이 인간 모두의 바람.

    2026-01-13 05:00:00

  • [날씨] 1월 13일(화)

    [날씨] 1월 13일(화) "대체로 맑겠고 지역에 따라 한때 눈 비"

    2026-01-12 18:53:42

  • [김명옥의 동아시아 신화에서 역사로] 하늘을 나는 돼지

    [김명옥의 동아시아 신화에서 역사로] 하늘을 나는 돼지

    오늘날 돼지는 길상과 흉조를 함께 상징하는 동물이다. '돼지같이 먹는다'라거나 '돼지 같은 욕심'이라는 말에서 흉조의 의미가 드러나며, 지저분한 모습을 빗대어 '돼지우리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반면 '돼지 돈(豚)자'에 복(福)이란 뜻도 있는 것처럼 돼지는 복과 행운을 가져오는 동물로도 여겨진다. 그래서 돼지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고대 우리 동이족들은 돼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시신을 매장할 때 돼지를 껴묻거리로 함께 묻는 풍습에서 동이족이 돼지를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이른 시기의 껴묻거리 돼지 뼈는 내몽골 오한기(敖漢旗)지역의 동이족 유적인 흥륭와(興隆洼, 서기전 6200~서기전 5200)문화 유적에서 발견되었다. ◆고조선 선조들의 집 안 무덤과 돼지의 비밀흥륭와 문화에서는 고조선을 대표하는 유물인 빗살무늬 토기가 많이 발견되었으며, 약 400~600명이 함께 생활한 가장 이른 시기의 대형 취락지구가 발견되었다. 그런데 흥륭와 사람들은 집 안에 시신을 매장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 또 껴묻거리로 돼지를 함께 묻기도 했다. 이는 흥륭와 사람들이 돼지를 길들여 가축으로 사용했음을 알려 준다. 집 안에 시신을 묻는 것은 조상들이 후손을 보호해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삶과 죽음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음을 뜻한다. 특히 시신과 함께 돼지를 묻었다는 점에서, 돼지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사후 세계와 관련된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동이족 문화에서 돼지가 매우 중요한 상징적 동물이었음을 잘 보여 준다. 흥륭와문화에서 시작된 돼지껴묻기 풍습은 이후에도 오래 동안 이어졌다. 이 전통은 고조선 유적인 하가점하층문화(夏家店下层文化, 서기전 2000~서기전 1500)에 이르기까지 계속 확인된다. 한편 우리나라 통영 욕지도에서는 약 6000년 전의 돼지 토우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한 홍산문화의 옥저룡(玉猪龍)은 돼지의 귀와 코를 가진 용의 모습이어서 용의 기원이 돼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돼지는 동이족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존재였다. 돼지를 중시하는 동이족의 인식은 중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까. 이제 시선을 중원 지역으로 옮겨 그곳 사람들이 돼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살펴보자. ◆중원으로 이어지는 돼지의 상징하북성 한단(邯鄲)시에서 1972년 발견된 자산문화(磁山文化)에서도 돼지를 껴묻는 풍속이 확인되는데 이는 서기전 약 5900년 무렵의 일이다. 또 황하 유역 중·상류에 속한 섬서성 서안시 임동(临潼)에 위치한 강채유지(姜寨遗址)는 약 5천~6천 년 전의 유적으로 앙소문화(仰韶文化, 기원전 5000~3000년) 초기 단계에 속한다. 강채유지에서는 '돼지 얼굴무늬 작은 입 채도 병'이 출토되었는데, 돼지 눈과 얼굴 그리고 특유의 코가 검은색으로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 유물은 당시 사람들이 돼지를 매우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잘 보여 준다. 고대인들은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긴 존재, 즉 토템을 일상에서 쓰는 그릇에 새겨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돼지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그들의 신앙과 관련된 존재였을 것이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돼지를 숭배했다고?"하고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돼지 그 자체를 숭배했다기보다 돼지가 지닌 의미와 상징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즉 눈에 보이지 않은 생각이나 신적인 존재를 돼지의 모습으로 표현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돼지 형상은 당시 사람들의 공동체 정체성과도 깊이 이어져 있다. ◆전욱의 아버지는 왜 돼지일까?돼지를 신앙적 존재로 인식한 흔적은 고고학 유물뿐 아니라 신화와 문헌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동이족의 인문·지리서이자 신화집인 『산해경(山海經)』이다. 『산해경』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유사(流沙)의 동쪽, 흑수(黑水)의 서쪽에 조운국(朝雲國)과 사국(司國)이 있다. 황제(黃帝)의 아내 뇌조(雷祖)가 창의(昌意)를 낳았는데 창의는 약수(若水)에 내려와 살며 한류(韓流)를 낳았다. 한류는 길쭉한 머리에 근이(謹耳), 사람의 얼굴에 돼지 주둥이, 비늘 돋힌 몸에 통뼈로 된 (굵은) 다리, 돼지의 발을 하고 있는데 촉산씨의 자손인 아녀(阿女)를 아내로 맞아 전욱(顓頊)임금을 낳았다."( 『산해경』 「해내경(海內經)」) 이 글에서 주목할 점은 『산해경』에서 동이족인 전욱의 아버지 한류가 돼지의 형상으로 묘사된다는 사실이다. 왜 하필 돼지였을까? 이에 대한 단서는 한(漢)나라 때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공자가 지은 『춘추(春秋)』에 주석을 달은 『춘추설제사(春秋說題辭)』에서 찾을 수 있다. 『춘추설제사』에는 "북두칠성의 정기가 흩어져 돼지가 되었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또 당나라 때 현종의 치세와 궁정 생활을 잡록 형식으로 쓴 역사·일화집 『명황잡록(明皇雜錄)』에서도 돼지를 북두칠성에 비유하고 있다. 서진(西晉)시대 역사가인 황보밀(皇甫謐, 215~282)이 쓴 『제왕세기(帝王世紀)』 에는 북두칠성의 일곱째 별빛이 여추를 감응시켜서 임신한 결과 전욱이 태어났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전욱의 아버지는 북두칠성이라는 것이다. 고대인들은 북두칠성의 신비한 힘, 별의 정기를 돼지로 상징했을 정도로 돼지를 높였다. 그래서 전욱의 아버지인 한류를 돼지의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러 시대의 문헌이 공통적으로 북두칠성과 돼지를 연결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인식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대만의 생각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공유된 상징 체계였음을 보여준다. 또 신화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존재를 동물의 형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한류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창의의 아들이자 전욱의 아버지로서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자, 즉 교신자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돼지 이제 시야를 황하의 중·하류에 자리한 대문구문화(大汶口, 서기전 4300~서기전 2600)로 옮겨 보자. 대문구문화는 중국에서도 인정한 동이족 문화이다. 대문구문화에서는 '돼지 모양의 규(猪鬹)'가 발견되었다. 이 돼지 규(鬹)는 붉은 몸체를 하고 있고, 등에는 아치형의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손잡이 뒤쪽에는 술이나 물을 붓는 구멍이 있다. 내용물은 돼지가 벌린 입을 통해 흘러나오도록 만들어졌다. 돼지 규는 입을 벌리고 하늘을 우러러보는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무엇인가를 하늘에 호소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런 모습으로 볼 때, 돼지 규는 일상용 그릇이 아니라 하늘이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예기(禮器)였을 것이다. ◆태양조의 날개는 왜 돼지일까이제 장강 중하류로 이동하자. 안휘성(安徽省)에 위치한 능가탄(凌家滩) 유적지에서는 옥으로 만든 새 장식이 출토되었다. 이 유물의 몸통에는 태양이 새겨져 있고, 활짝 편 양쪽 날개는 돼지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새는 태양을 상징하는 태양조이다. 한편 『산해경(山海經)』 「해외남경(海外南經)」에는 "병봉(幷封)이 무함(巫咸)의 동쪽에 있는데, 그 생김새가 돼지 같으며 앞뒤로 다 머리가 있고 검다"고 표현했다. 이 병봉의 모습은 태양조의 양 날개가 돼지로 표현된 것처럼 앞뒤에 모두 돼지가 있어서 몸통이 이어진 형상과 닮아 있다. 즉 병봉은 태양조의 날개를 표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왜 태양조의 날개는 돼지일까? 여러 책에서 북두칠성의 정기(精氣)가 돼지가 되었다고 말한다. 고대 동이족에게 북두는 생명의 근원이었고,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북두로 돌아간다고 믿었다. 이런 인식 속에서 돼지는 죽음이나 끝을 뜻하는 동물이 아니라, 영혼을 하늘로 되돌려 보내는 생명의 매개체였다. 태양조의 양 날개가 돼지로 표현된 것은, 이 새가 죽은 이의 영혼을 북두로 인도한다는 믿음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동이족은 일찍이 돼지를 껴묻거리로 사용했고, 돼지 토우를 만들어 자신들의 신앙을 표현했다. 장강 하류의 하모도(河姆渡, 서기전 5000~서기전 3000)에서 발견되는 토기에는 배 속에 태양을 품은 돼지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 역시 하늘의 신성과 연결된 존재임을 보여준다. 돼지는 풍요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동이족은 그 풍요의 근원이 바로 북두에 있다고 믿고 그 힘을 돼지라는 상징을 통해 표현했다. 이렇게 볼 때, 돼지는 동이족의 세계관에서 하늘·생명·영혼·풍요를 잇는 핵심적인 상징 동물이었다. ◆『삼국사기』에 남은 돼지 신앙내몽골, 한반도, 하북성, 황하의 중·상류, 산동반도, 양자강 중·하류 지역에서는 돼지를 함께 매장하거나 돼지 토우를 만들어 묻는 공통된 풍습이 널리 나타난다. 이러한 행위는 동이족이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물음의 답이자, 신앙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돼지를 껴묻고, 돼지를 형상화하며, 돼지를 우주 질서와 연결해 이해하는 사고방식은 단순한 생활 풍습이 아니라, 동이족의 세계관과 사후관을 담은 신앙 체계였다. 그러한 신성 인식에서 동이족은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돼지를 제물로 바쳤다. 돼지를 신성하게 여긴 의식은 시간이 흘러도 그 흔적이 남아 우리 역사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는 유리왕 때의 일화가 전한다. 하늘과 땅에 제사 지내는 제사에 사용할 교시(郊豕:제사에 사용하는 돼지)가 달아나자, 탁리(託利)와 사비(斯卑)가 돼지를 붙잡으며 다리의 힘줄을 끊었다. 유리왕은 "하늘에 제사지낼 희생에 어찌 상처를 입혀야 하겠느냐?"라고 꾸짖으며 두 사람을 처형했다. 이는 돼지가 하늘에 대한 제사에 제물로 사용되는 신성한 희생물로 여겨졌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 유리왕 21년에 교시가 달아나자 설지(薛支)를 보내 그 뒤를 쫓게 했는데, 설지는 국내성 위나암에서 돼지를 붙잡아 민가에 맡겨 기르게 한 뒤 돌아와서 그 곳의 지형과 자원이 풍부하다며 천도를 건의했다. 이 일화는 돼지가 단순한 제물이 아니라, 국가의 도읍을 정하는 데까지 관여하는 신성한 힘을 지닌 존재로 인식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돼지에 대한 신성 인식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종묘와 사직에 큰 제사를 지내는 납일에 납향(臘享)의 제물로 돼지가 사용되었다. 이처럼 돼지는 우리 동이족이 제천의식을 행할 때 바친 가장 신성한 희생물 가운데 하나였으며, 하늘·생명·공동체를 잇는 상징적 존재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오늘날 돼지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배경은 주로 서구의 오래된 역사와 종교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고대 히브리 전통에서 돼지는 불결한 동물로 규정했고 이후 무슬림 사회의 『코란』에서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는데, 이는 돼지를 신성시한 것이 아니라 기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인식이 근대에 들어 우리 사회로 전해지면서, 돼지는 점차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동물로 인식되게 되었다.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비록 돼지해는 아니지만, 한때 우리 동이족이 신성하게 여겼던 돼지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 본다. 풍요와 생명, 번성을 상징했던 그 의미를 되새기며, 새해에는 넉넉함과 좋은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돼지꿈을 대신해 본다.

    2026-01-12 14:00:00

  • [함께 꿈꾸는 시] 김연화 '압화'

    [함께 꿈꾸는 시] 김연화 '압화'

    〈압화〉 여수 동백숲 휜 길을 지나온 늑골 안에는 파도치는 바다가 살고 있었다 동백꽃 송이째 따서 꽃잎에 이른 이랑을 헤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한 잎 두 잎 되살아나는 책갈피 속 소금기 밴 기억의 무게에 짓눌린 나날들 물기 증발한 그리움으로 설레다가 속절없고 그립다가 덧없는 동백의 빛깔을 바다는 헤고 있을까 오랜 세월 짓눌려야만 아름다운 무늬로 되살아 남은 책갈피 넘기는 흰 손은 알고 있을까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우며 폭설이 퍼부어 대는 지금 동백 숲 건너온 바람을 저며 차린 저녁 밥상 앞에 그대 목소리 지운다 이제 야위어진 가슴에 일렁이는 홍잣빛 동백 꽃잎 아닌 나는, 〈시작 노트〉 눈 내리는 날 야생 동백꽃 우거진 숲길 걸으며 눈 속에서 들리는 빗소리를 듣습니다. 천지간 안개 자욱한 원시의 나라에서 야생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2026-01-12 06:30:00

  • [사설] 민주당의 강력한 '김병기 탈당 요구', 청와대 입장은 무엇인가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향해 "애당(愛黨)의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자진 탈당을 요구한 것이다.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제명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자진 탈당' 요구가 정청래 대표와 논의된 바라고 밝혔다.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금품 수수·탄원서 묵살·기업 압박·자녀 대학 편입학 등 10건 이상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제명당하더라도 자진 탈당은 안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과 정치평론가들은 "믿는 구석(이재명 대통령)이 있으니 버티는 것이다"는 평가와 "강선우 녹취록 외에도 다른 의원들 약점도 쥐고 있을 테니 당이 김병기를 제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자진 탈당'을 강력히 요구한 것은 그 나름 '계산'이 끝났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김 의원을 '이재명 대통령 호위 무사' 또는 '블랙 요원'으로 칭(稱)한다. 김 의원은 2024년 총선 과정에서 '비명횡사' 공천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가 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 역시 이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의 신임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반대로 정 대표와는 공개적으로 충돌한 적이 있다. 작년 9월 김병기 원내대표가 국민의힘과 '3대 특검법 개정안'에 합의하자 정 대표는 "지도부의 뜻과 다르다"며 재협상을 지시했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사과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정황(情況)으로 볼 때 김 의원에 대한 당 지도부의 '자진 탈당' 요구는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내 '권력 투쟁' 일환(一環)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의 김 의원 탈당 요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일까. 과연 민주당은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관철(貫徹)하거나 제명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가늠자이자 여권 내 권력 투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

    2026-01-12 05:00:00

  • [사설] 강제경매 역대 최다, 정부의 주거 안정 대책은 무기력하기만

    지난해 전국에서 법원에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이 이뤄진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상가 등)이 3만8천여 채에 달했다. 빚을 감당 못 해 주거권이 법적 강제집행의 대상으로 전락(轉落)한 사례가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서민 체감 경제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강제경매 급증의 이면에는 전세 사기와 '깡통 전세'로 퇴로가 막힌 임차인들의 피눈물이 있다. 보증금 회수가 불가능해진 세입자들이 마지막 자구책으로 법원 문을 두드리며 소중한 보금자리는 법적 분쟁으로 내몰렸다. 임의경매도 증가세다.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자 은행이 담보로 맡긴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것인데,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원 판결 없이 진행된다. 임의경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집합건물은 3년 연속 증가세로, 지난해 2만4천여 채에 달했다. 채무 불이행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경매 신청부터 실제 매각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기록적인 경매 물량은 과거 충격이 반영된 결과물일 뿐이다.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초래하는 진짜 위기는 올해 훨씬 가혹한 형태로 서민 일상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 강제경매 최다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금리 급등, 소득 정체(停滯), 취업 불안, 주거비 상승이 동시에 닥친 상황에서 정부 대책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전세 사기 이후에도 임차인 보호는 사후 대응에 머물렀고, 고금리 국면에서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할 금융·주거 정책은 작동하지 못했다. 주거는 자산이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생활 기반이다. 이를 지키지 못한 부동산 정책의 한계가 서민들의 삶을 위협한다. 한시적 세액공제나 사후 약방문식 지원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단기적인 경제지표 관리에 치중할 때가 아니다. 금리·부채·주거를 함께 묶는 현실적인 안전망 재설계가 절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정책 성과는 통계에만 남고, 서민의 삶은 경매로 밀려날 것이다.

    2026-01-12 05:00:00

  • [사설] 2% 성장 목표,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 않으면 어려울 것

    재정경제부는 '새해 경제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成長率) 전망치를 지난해 8월 전망(1.8%)보다 0.2%포인트 높은 2%로 제시했다.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해 전망치 1.8%보다 다소 높은 이 수치는 사실상 성장 목표나 다름없다. 유엔(UN)이 전망한 세계 경제 올해 평균 성장률 2.7%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성장률의 두 배나 되는 정부의 긍정적 전망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好況)이 있다. AI(인공지능)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이에 따라 관련 설비 투자와 공장 등의 건설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대중교통비 환급 확대, 아동수당 인상, 전기차 전환금 100만원 추가 지원 등 재정(財政)으로 돈을 푸는 효과가 민간 소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또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40만 명이 넘는 청년"을 언급하며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말'에는 그에 합당한 '행동'이 뒤따라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의 실적(實績)을 생색내기로 활용해 온 한국 정부는 반도체 특별법조차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전력 등 인프라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 추격하는 미국·일본·중국은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한발 앞선 한국은 초격차 유지·확대보다 과실 따먹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가 경제의 견실한 성장과 고용 창출은 기업과 국내외 투자자의 호응(呼應) 없인 불가능하다. 미·일 등 글로벌 경쟁 대상 국가들보다 우월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뜻이다. 노란봉투법·중대재해법·개정 상법 등 온갖 불합리한 기업 규제를 겹겹이 세워둔 채 '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약속하는 것은 공허(空虛)한 말잔치일 뿐이다.

    2026-01-12 05:00:00

  • [관풍루] 민주당, 김병기에 "애당(愛黨)의 길 고민해 달라"며 사실상 탈당 호소…이럴거면 진작 국민 눈높이 맞추지!

    ○…'경북대 반도체연구소'는 예산 부족으로 사업 선정 2년 넘도록 첫 삽 못 떴는데, 수도권에만 620조원 투자 몰빵하는 정부. 세수 급증에 경기 남부 지자체들은 함박웃음이라는데, 지방도 같이 좀 먹고살면 안 되겠소?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에 "애당(愛黨)의 길 고민해 달라"며 사실상 탈당 호소. 갈수록 여론 악화하자 당 윤리심판원 결정 단 하루 앞두고 뒤늦게 자진 탈당 카드. 이럴 거면 진작 국민 눈높이 맞추지! ○…독불장군 도널드 트럼프.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법 필요 없어… 내 도덕성만이 나를 막을 수 있다"고 발언. 결국 국제 질서는 무시한 힘의 논리, 같은 논리인데 러·중이 사용해도 되고?

    2026-01-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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