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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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사 공백에 제도 충돌까지…주먹구구식 국정 운영 난맥상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다.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이다. 그런데 두 기관 모두 수장이 공석(空席)인 채로 문을 연다. 공소청 수장인 검찰총장 자리는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물러난 뒤 1년 넘게 공석이다. 중수청장 후보자는 제청 후 한 달이 다 되도록 청문 요청안조차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중수청 지원자도 정원의 약 68%에 그쳤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인 탓이다. 경찰청장 자리도 조지호 전 청장 직무정지 이후 21개월, 이재명 정부 출범 뒤에도 16개월 동안 비어 있다. 새 제도를 운영하겠다면서 정작 수사·기소·경찰의 세 축 모두 수장 자리를 비워 둔 것이다. 여기에 인사 실패에 따른 후보자 사퇴로 법무부 장관까지 공석이다. 사법부 인사도 마찬가지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은 청와대와 대법원 간 합의 실패 및 갈등 탓에 200일 넘게 빈자리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다른 후보자 제청을 다시 요구하는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대법원장은 이를 거부했고, 근거가 불분명한 재제청 요구를 했다는 지적을 받는 청와대도 교착(膠着)을 풀 방안이 없어 보인다. 이 대통령의 대외비 문건 공개 논란도 거세다. 지난달 29일 엑스(X)에 보이스피싱 단속 성과가 담긴 '일일 종합상황 보고' 문건을 촬영해 올렸는데, 우측 상단의 '대외비' 표시는 지워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대외비 규제는 청와대 직원의 공직 기강 문제에 한정된다'고 해명했다. 대통령 메시지 점검 체계도, 수습도 어설프다. 개혁의 방향을 두고 다툴 수는 있다. 그러나 맞든 그르든 법으로 시한을 정했다면 사람과 조직부터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공백과 교착, 허술한 문서 관리는 국정을 조율하고 책임질 컨트롤타워 문제다. 중수청장 인선을 두고 대통령이 더는 여권 강경파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후보도 대통령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라는 의심을 불식(拂拭)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주먹구구식 국정 운영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6-10-02 05:00:00

  • [사설] 우리 현안을 왜 외국 대통령들에게서 들어야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텍사스주 6기가와트 발전 시설, 원전 8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 라인 건설 등 한·미 무역투자 이니셔티브에 따른 한국의 2천억달러 투자(投資) 약정을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회에서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의 추진 여부를 더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국 정부와 명확한 합의(合議)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등을 고려해 일방적으로 한국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한미 투자 프로젝트는 조선업 협력을 포함, 3천500억달러(약 474조원) 규모이다. 엄청난 혈세(血稅)가 투입되는 대미 투자 계획이 한국 대통령은 입을 닫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일방적으로 발표되는 것이 황당하다. 1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어떻게 대미 협상을 벌였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정부는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뒤통수 맞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은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UN 연설을 통해 한국인들은 겨우 알게 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난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그런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되레 반박하면서 외교(外交) 갈등으로까지 비화했다. 지난달 30일 "정상 간 비공개(非公開) 협의나 합의는 없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국정원은 "정상 간 합의 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외교장관 간의 통화, 대사관의 협의 등 여러 채널을 통해서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고 했다. 실무 차원의 비공개 논의가 있을 수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재명 정부는 왜 우크라이나 측이 UN 연설에서 포로 송환을 언급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을 때 입장을 분명하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국제 '왕따'가 된 듯한 이재명 정부의 무능한 외교에 국민은 모욕감(侮辱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026-10-02 05:00:00

  • [사설] 대구경북 로봇 특화단지, 제조업 대전환의 기회로

    대구와 경북 구미·포항이 국내 첫 로봇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特化)단지로 지정됐다. 2032년까지 약 5조4천억원이 투자되는데, HD현대로보틱스·에스엘·뉴로메카·LG이노텍 등 16개 선도 기업이 약 3조8천억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1% 수준인 우리나라의 세계 휴머노이드 생산량 비중을 2030년 20%까지 끌어올려 대경권을 차세대 휴머노이드 생산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대구경북으로서는 기존 제조업 구조를 인공지능(AI)과 로봇 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 큰 기회를 잡았다. 대구·구미·포항은 연구개발에서 핵심부품, 완제품 생산, 실증과 상용화까지 모두 가능한 역량을 갖췄다. 정부가 대구경북 특화단지를 '휴머노이드 전주기 산업 생태계'로 만들려는 이유다. 시장 조성 정책까지 맞물린다는 점은 기존 산단 사업과의 차별점이자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국내 로봇기업들은 시장 수요와 기술력 부족으로 연구개발에 치중(置重)하고 대규모 양산은 아직 준비 단계다. 정부는 이를 타개하고자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AI 로봇 20만 대를 보급하고, 내년에 안전·인력난·교육·문화 분야를 중심으로 1천700여 대를 공공 구매한다. 중소·중견기업에는 연간 1천 대 이상 로봇 도입비의 50%를 지원하고 렌털도 추진한다. 생산시설만 만들고 수요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공공 수요를 마중물로 초기 시장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특화단지 지정과 5조원대 투자계획이 저절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기반시설과 연구개발, 인력양성, 인허가 지원을 제때 뒷받침하고 대구시와 경북도는 기업별 투자계획을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일부 앵커기업 투자만 늘고 지역 중소·중견기업은 하청구조에 머물러선 안 된다. AI·소프트웨어와 시험·인증은 대구, 핵심부품과 양산은 구미, 연구개발과 산업현장 실증(實證)은 포항이라는 기능을 기업과 연구기관의 협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번 지정을 지역 제조업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만드는 일은 정부와 지자체, 기업 모두에게 달려 있다.

    2026-10-02 05:00:00

  • [관풍루] 李 대통령은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를 北이 "(서울의)자작극"이라고 우기는데도 北 대화만 강조

    ○…李 대통령은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를 北이 "(서울의) 자작극"이라고 우기는데도 北 대화만 강조. "北을 주적이라, 지뢰를 지뢰라 못 부르는 '홍길동 군대' 만들려 하냐"는 野 비판에도 대화로 임하시길.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반 확대를 위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이 전북 남원에 들어서는 것으로 확정. 호남에 정부 주요 사업 쏟아지는데 둔감해진 호남인들 지지율 변화 있을라.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1일 "(검찰의) 흑역사 남겨두고 새로운 내일 향해 떠나는 시간"이라고 퇴임의 변. "검찰이 시대의 가해자였다"면 검찰에 오래 몸담은 자신도 가해자(?).

    2026-10-02 05:00:00

  • [캐나다에 비춰 본 한국-김성열] 졸업, 독립이 시작되는 날

    [캐나다에 비춰 본 한국-김성열] 졸업, 독립이 시작되는 날

    지난 6월 막내의 고등학교 졸업식은 장장 5시간이 걸린 행사였다. 강당은 졸업생 가족들로 가득 찼고, 한 명 한 명 이름이 불릴 때마다 박수가 터졌다. 지역신문은 졸업생 명단과 가족의 사진과 소감을 실었다. 온 동네가 졸업식을 함께 지켜본 하루였다. 정규과정 하나를 마치고 다음으로 옮겨가는 정도였던 나의 고등학교 졸업식과는 사뭇 달랐다. 캐나다에서 고등학교 졸업의 무게는 우리나라의 대학 졸업에 가깝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의 법적 성년은 19세라 졸업과 동시에 성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가족과 지역사회는 이 무렵을, 부모의 보호 아래 있던 아이가 선택과 책임을 시작하는 사회적 경계로 본다. 제도에서도 보인다. 자녀양육보조금이 이 무렵 멈추고,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향하던 국가의 시선이 당사자에게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졸업 후 곧바로 일하면 일반 근로자와 같은 최저시급을 받는다. BC주 최저시급은 시간당 18.25달러다. 밴쿠버 생활비로는 넉넉하지 않지만, 풀타임으로 일하며 생활방식을 조정하면 독립을 시도할 출발선은 된다. 직업교육이나 대학에서는 정부의 학자금 대출이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당장 벌 수 있는 소득을 포기하고 빚까지 감수해 미래에 투자하는 선택이다. 공부는 부모가 정한 다음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일이 된다. 최저임금제와 학자금 대출은 서로 다른 제도지만, 국가가 한 사람의 성장 과정을 들여다본다는 느낌을 준다. 아이일 때는 가정을 돕고, 이후에는 독립된 삶을 시작하도록 뒷받침한다. 캐나다에서도 높은 집값과 생활비 때문에 독립을 미루거나 부모 집으로 돌아오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내가 말하는 독립은 열여덟 살이면 집을 나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가족의 도움을 받더라도 자신의 진로와 노동, 소득과 책임을 선택하고 감당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데서 시작된다. 독립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최저시급과 일자리, 교육과 주거, 사회보장이 맞물려야 한다. 보호의 종료만 정하고 스스로 살아갈 기초 조건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 독립이 아니라 방치다. 졸업생 한 사람도 중요한 사회 구성원으로 봐야 정책도 그를 위한 것이 된다. 우리나라에도 법적 성년과 최저임금, 청년지원제도가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사회가 어떤 말을 건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캐나다에서 졸업생은 일을 시작하거나 직업교육 또는 대학을 선택한다. 우열이 아니라 각자 택한 길의 차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했는가"보다 "어느 대학에 갔는가", 혹은 "대학에 가지 못했는가"부터 묻는다. 대학이라는 특정 자격을 갖춰야 인정받는 미완성의 존재로 보는 것이다. 대학 뒤에는 취업이, 그 뒤에는 결혼과 집 마련이 기다린다. 성인됨은 계속 미뤄지고 자신을 끊임없이 상대적 가치로 바라보게 된다. 이는 청년들의 의지 부족이 아니다. 자신의 노동만으로 첫발을 떼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부모에게 의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회가 맡아야 할 생애 전환기의 부담을 가정이 대신 짊어지고 있는 결과라는 사실을 국가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막내의 이름이 불리고 가족과 이웃의 박수가 이어졌던 날, 학교와 지역사회는 그 아이를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 맞아줬다. 내가 충분히 해주지 못한 부분을 사회가 함께 맡아주는 듯해 고마웠다. 국가는 국민을 정확히 봐야 한다. 미성년자는 보호와 양육의 시선으로 보고, 성인이 되어가는 이에게는 자신의 노동과 선택으로 살아갈 기본 조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보호를 거두는 것만이 성인 대우는 아니다. 혼자 설 수 있는 바닥을 만드는 것까지가 국가의 역할이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사회가 한 사람의 이름을 새롭게 불러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길을 선택하되 혼자 버티게 두지는 않겠다고 말해주는 일이다. 우리 사회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름을 불러주고 있는가.

    2026-10-02 00:30:00

  •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최재목] 거익태산(去益泰山),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최재목] 거익태산(去益泰山), "갈수록 태산"

    "중앙선관위…갈수록 태산, 지역 대학 신입생 유치, 갈수록 태산, 거익태산(去益泰山), 갈수록 태산이네…." 좋지 않은 일들은 왜 겹쳐서 일어날까. '거익태산(去益泰山)'은, "갈 거, 더할 익, 클 태, 메 산"으로, "갈수록 태산"이란 뜻이다.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이 나오는 것처럼, 어려움이 점점 더해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듦을 이른다. 우리의 속담 "갈수록 태산"을 한자로 직역한 사자성어로 보인다. 거(去)는 "가다"는 뜻. '익(益)'은 "하면 할수록 더"로, 영어의 'the more…, the more…'에 해당한다. 그래서 '거익'은 "가면 갈수록…"이다. 조선시대나 우리나라 근대기 언론에는 '거익심언(去益甚焉)', '거거익심(去去益甚)' '거익우심(去益尤甚)' 등이 자주 나온다. 예컨대 시남(市南) 유계(兪棨, 1607~1664)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세로여강해(世路如江海·세상 길은 강과 바다 같고), 풍파거익심(風波去益深·풍파는 갈수록 깊어지네)"(『시남선생문집』권2).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거익태산'이라는 네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갈수록 태산"이란 우리말을 주로 썼던 탓일까. 그러면 '거익태산'이 사용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울산에서 태어나 유학과 농업에 힘썼던 심원권(沈遠權, 1850~1933)의 『심원권일기』(상) '1877년 2월 조'에 보면, '거익'에다 '태산'을 연결할 근거가 보인다. "한 달 지나기가 마치 1년 같고(一月經過如一年) 갈수록 더욱 심해져(去益甚焉) 태산이 높고 험한 듯한데(如泰山巖巖然)…"처럼 '거익…태산'이 한 문장 속에 등장한다. 1908年 1월 24일 자의 「영평(永平) 사금광(砂金鑛) 손해진정서」 가운데 "오호라. 일난거이우일난(一難去而又一難)의 갈수록 태산이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일난거이우일난'은 "이치난 삿테 마타 이치난(一難去ってまた一難)" 즉 "하나의 어려움이 겨우 지나갔는데 또 다른 한 어려움이 닥침"이라는 일본 속담이다. 갈수록 태산의 의미를 '일본어로 규정'하고 있다. 1938년 11월 6일 자 동아일보 기사 제목에 「갈수록 태산준령(泰山峻嶺)인 불국(佛國)의 재정위기」라는 구절이 보인다. 그 뒤 "갈수록 태산"이란 기사는 1959년, 1960년의 동아일보에 나온다. '태산'은 잘 알려진 대로 중국 산둥성 북쪽에 있는 명산이다. 중국의 역대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산이며, 중국 오악(五岳)의 하나로 '천하제일산'이라 불린다. "티끌 모아 태산(塵合泰山)"이나 "태산이 높다 하되…" 같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동아시아의 일상 문화 속에서, 태산은 '아주 크고 높은 것'(=도달해야 할 거대한 목표와 이상), '흔들리지 않는 든든함과 위대함', '작은 노력들이 모여 이뤄낸 큰 성과' 등을 상징하는 긍정적 은유다. 왜 이것이 부정적으로 바뀌었을까. 중국에 대한 우리의 관점 변화를 말해주는 것일까. 나아가 '태산'을 오르기 어려운 '곤란한 존재'로 폄하하려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문화 조작 탓일까. 당시 겪고 있는 고난을 후지산도 아니고 중국의 태산으로 돌림으로써 일상적 화제 속에서 원한의 대상을 중국으로 전환하려는 '초점 이동'을 노린 것일까. 알 수 없다. 늘 쓰는 말 한마디도 이렇게 어려울 때가 있다.

    2026-10-02 00:30:00

  • [남정욱의 별별시선] 대통령 주위에는 진짜 '자기' 사람이 없는 것일까

    [남정욱의 별별시선] 대통령 주위에는 진짜 '자기' 사람이 없는 것일까

    개명세대에서 뭔 봉건적인 표현이냐 하실지 모르겠는데 유시민은 '주군(主君)'의 통증을 알고, 진심으로 가슴 아파했으며, 어떻게든 그걸 다독여주려 했던 진정한 충신이었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참모로 뛰고 있을 때다. 유시민이 노무현에게 물었다. "후보님, 콤플렉스 있으시죠?" 노무현은 웬 뚱딴지같은 질문이냐는 듯 "무슨 콤플렉스?"라 되물었고 유시민은 태연하게 상처 부위를 쿡 찔렀다. "가방끈 콤플렉스 있으시잖아요?" 유시민이 미쳐서 역린을 건드린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그는 상처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만이 그걸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긴장감을 최고치로 올린 유시민은 미리 계획한 대사를 이어갔다. 대학도 좋은 데 나오고 글도 잘 쓰는 내가 왜 여기서 당신을 당선시키기 위해 자원봉사 하고 있겠냐고. 영리한 유시민은 주관적인 칭찬에 이어 객관적인 수치를 잊지 않았다. 당신은 사법시험 60명 뽑을 때 합격한 사람이다. 서울 법대 출신들도 얼마나 많이 떨어지는 줄 아느냐. 속이 빤히 들여다보였지만 이런 기특한 짓을 하는 유시민이 노무현 눈에 얼마나 예뻐 보였을까. 쓸데없는 소리, 하며 넘겼지만 속 깊은 추종자를 두었다는 기쁨에 그날 하루, 내내 행복했을 것이다. 효과가 있었을까. 일정 부분 그랬을 거라 본다. 실제로 '고졸 대통령' 노무현은 취임 12일 차 전국평검사와의 대화에서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 전투적으로 대응한 거 말고는 항상 직전에서 멈췄다. 콤플렉스라고 우아하게 표현했지만 정직하게 말하면 열등감이다. 인물이 빠지거나 키가 작거나 심지어 집이 빈한한 것도 다 그 범주다. 그리고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질기다. 얼핏 사람들은 자신이 어려서 꿈꿨던 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꼼꼼히 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열등감을 덮는 일에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친다. 그 대표 종목이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가지고 있다는 학력이다. 2025년 OECD 자료를 보면 25세에서 34세까지 한국인 대졸자는 70%였다. OECD 평균은 48% 정도다. 반면 경제적 보상은 미미하다. 한국 대졸자는 고졸자에 비해 31% 돈을 더 받는다. OECD 평균은 54%였다. 둘을 섞으면 대한민국에서 학력은 교육 지표가 아닌 전혀 다른 상징이란 의미다. 바로 사회적 지위다. 대졸 학력이 보편화되면서 내부에서 서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높고 낮음이 인격의 서열로 둔갑하면서 죄다 학벌 세탁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출석만 하면 학위를 주는 특수 대학원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 그 방증이다. 여기 마친 분들은 이력서 쓰는 란에 출신 대학은 절대 안 쓰고, 죽어라 대학원만 쓴다. 학부는 어디냐 물으면 말을 돌리거나 화를 낸다. 주변에도 있다. 관계를 틀고 싶으면 만날 때마다 학교 물어보면 된다. 돈과 시간을 처발라 세탁을 했다고 치자. 그럼 끝? 아까도 말했다. 질겨서 콤플렉스라고. 혈맥 안에서 마그마처럼 돌아다니던 이 기운이 분출하는 순간이 있다.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느꼈을 때다. 그간 참았던 것을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듯 더욱 적대적이고 공격적으로 표출된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 하나가 전세 제도에 대한 예전 발언에 대해 묻자 몹시 기분 나쁘다는 듯 턱을 꼿꼿이 세우고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 내가 언제 사라져야 한다고 했냐"며 면박을 줬다. 대통령답지 못한 졸렬한 태도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본질은 열등감이다. 백낙청 선생의 말을 빌리면 "고등학교도 안 나오고 대학공부도 제대로 안 한" 이재명식 콤플렉스겠다. 사소한 일에 발칵 뒤집어지는 걸 보면 이재명 대통령 주변에는 노무현의 유시민처럼 성심(誠心)으로 그를 보좌하는 성신(誠臣)이 없는 모양이다. 인간적으로 많이, 안쓰럽다.

    2026-10-02 00:30:00

  • [날씨] 10월 2일(금)

    [날씨] 10월 2일(금) "대체로 맑음"

    2026-10-01 18:50:58

  • [매일춘추-서효봉]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매일춘추-서효봉]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얼마 전 한 인터넷 기사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봤다. 대화형 AI 이용자 10명 중 6명 가까이가 AI와 감정을 나누는 대화를 해봤다고 답했다. 사람에게 말 못 할 고민을 AI에게는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AI가 외로운 사람들의 새로운 위로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지난해 오픈AI와 MIT 미디어랩이 함께 발표한 연구 결과는 조금 다르다. 챗GPT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더 외로움을 느꼈고,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위로받고 싶어서 AI를 찾았는데, 왜 더 외로워졌을까. AI는 정말 사람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을까? 김애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에 실린 단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떠올랐다. 주인공 명지의 남편 도경은 중학교 교사다. 현장학습 중 물에 빠진 제자 지용을 구하려다 결국 둘 다 돌아오지 못한다. 사람들은 의로운 죽음이라 말하지만 명지는 묻고 싶었다. 왜 나를 두고 물에 뛰어들었느냐고. 명지는 스코틀랜드로 떠난다. 에든버러에 사는 사촌 언니가 휴가를 가면서 빈집을 그녀에게 맡겼다. 거기서 그녀는 옛 친구 현석을 만나지만 도경이 죽었다는 사실을 숨긴다. 그의 죽음을 모르는 사람과 시간을 보낸다. 현석을 통해 텅 빈 마음을 채우려 하지만 결국 엉망이 된다. 그녀는 에든버러의 낯선 방에서 휴대폰 속 시리에게 말을 건다. 시리는 뭐든 척척 대답하다가, 명지가 정말 묻고 싶은 질문에는 엉뚱한 대답을 한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라며 되묻는다. 물론 소설 속 시리는 10년 전 AI다. 요즘 AI라면 정말 그럴듯한 위로를 건넸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매끄러워도 그게 위로가 될까? AI는 상실을 겪어본 적이 없다. 누군가를 잃고 무너져 본 적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본 적도 없다. 한국으로 돌아온 명지는 가득 쌓인 우편물 사이에서 한 통의 편지를 보게 된다. 남편과 함께 죽은 지용의 누나, 지은이 보낸 편지였다. 지은은 작년에 갑자기 마비가 와서 오른쪽 몸을 쓸 수 없게 되었다. 며칠 전 꿈에 동생이 나왔다며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안부를 묻는다. 명지는 몸이 불편해 삐뚤빼뚤하게 쓴 글씨를 따라가다 눈물을 흘린다. AI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사람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AI는 한밤중에도 대답하고, 지치지도 않고, 언제나 내 편을 들어준다. 그런데도 AI와 오래 이야기한 사람들은 더 외로워졌다. 다시 묻는다. AI가 정말 사람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을까? 시리가 물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싶었던 게 아니다. 그저 누군가 곁에 있어 주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2026-10-01 09:22:29

  • [사설] 정부와 상의해 삭제한 외환보유액 순위, 왜 국민에겐 숨겼나

    한국은행이 25년 넘게 공개해온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順位)를 보도 자료에서 삭제하기 전에 재정경제부와 상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은은 별도 공식 회의나 기록은 없었지만 양측에 "상당 기간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면서 최종 결정은 국제국장 판단이었다고 했다. 2001년 2월부터 25년 6개월 동안 매달 제공한 정보를 없애는 사안을 정부와 한은이 상당 기간 논의했다면, 왜 정작 국민에겐 변경 사실과 이유조차 알리지 않았을까. 한은은 사전 논의를 거친 결정이었다면서도 지난 3일 설명도 없이 순위표를 뺐다가 논란이 일고서야 참고 자료를 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순위가 대외 건전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서라고 해명했다. 경제 규모, 단기외채, 경상수지 등이 다르고 환율, 금값, 자산 가격도 순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순위도 지난해 말 9위에서 올해 5월 13위까지 떨어졌다가 6월 10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지표의 불완전성과 정보를 숨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논란이 커지자 한은은 IMF(국제통화기금) 자료에서 빠지는 국가가 있고 국가별 공시(公示) 시점도 달라 통계의 한계가 있다며 시스템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삭제 시점도 의문을 키웠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2020년 이후 오랫동안 8~9위권을 유지하다 올 들어 한때 13위까지 내려갔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으로 오르는 과정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외환보유액이 사용된 것도 순위 하락 요인으로 거론됐다. 순위가 크게 흔들린 때 25년간 제공한 정보를 없앴고, 사전 설명도 없었으며, 이제는 정부와 상당 기간 의견을 나눴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누가 삭제를 제안했고, 어떤 판단 근거가 있었으며, 정부와 한은 사이에 무슨 의견이 오갔는지 국민에게 밝히는 것이 당연하다. "공감대는 있었지만 공식 회의는 없었고 국제국장이 결정했다"는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불편한 숫자를 없애고 결정 과정마저 공개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의 신뢰(信賴)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2026-10-01 05:00:00

  • [사설] 광주 군 공항은 속도전, 대구경북은 패싱에 임시 이전 소음 희생까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광주 군 공항의 임시 이전 완료 시기를 "2028년 중순은 늦다"며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필요하면 법규와 규정·지침을 바꾸는 방안까지 고려하라고도 했다. 지난 8월 직접 제시한 시한을 다시 당기라고 주문한 것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국가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속도의 부담을 신공항 문제로 '패싱' 논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에 지우는 것은 가혹(苛酷)하다. 군은 광주 제1전투비행단 기능을 예천·서산·충주로 분산해 임시 배치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경북 예천의 제16전투비행단에는 T-50 고등훈련기를 운용하는 2개 비행교육대대를 배치하는 방안이 나와 있다. 분산 배치는 전남 무안에 새 공항이 들어서는 2032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임시'라는 말이 무색(無色)하다. 예천은 이미 수십 년간 군용기 소음을 견뎌 왔고, 별도로 복수 활주로 건설까지 추진되는 곳이다. 그런데 정부는 광주 군 공항 임시 이전을 서두르려고 예천에 피해를 더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대구와 광주 군 공항 이전은 둘 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출발했고, 초기 자금을 댈 민간 사업자를 찾지 못해 공전했다. 그런데 광주는 대통령이 법규·지침 변경까지 검토하라며 속도를 내는 반면, 대구는 재원 해법 없이 답보(踏步) 상태다. 대구시는 공공자금관리기금 융자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대통령이 지난 5월 신공항 예정지를 찾았지만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광주 군 공항 이전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특혜를 달라는 것도 아니다. 같은 사안에는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금 융자 허용, 국비 지원 확대, 특별법 보완 등 대구 군 공항 이전 재원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예천 등 임시 배치 지역에는 일정 단축에 앞서 소음 영향과 보상 방안을 공개하고 주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말이 특정 지역에만 적용돼서는 안 된다.

    2026-10-01 05:00:00

  • [사설] 北 지뢰 확인, 그래도 北 두둔·발뺌 바쁜 민주당 의원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비무장지대(DMZ) 지뢰(地雷) 사고와 관련, 30일 "폭발 사건이 군사분계선 남쪽의 북한 측 지뢰 매설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 군의 대응 조치를 촉구한다"면서 "자작극 운운하는 북한 당국의 태도를 더욱 비판하고 규탄한다. 반드시 사과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애매모호(曖昧模糊)한 답변으로 비판을 받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조차 전날 국회 국방위에서 합참 현장 조사에 따라 '북한 매설 지뢰 폭발에 의한 우리 장병 피해'를 마침내 인정했다. 김 대표의 이례적인 북한 규탄은 이런 상황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정치적 행위라는 분석이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번 사고가 북한군 지뢰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난 28일 합참(合參) 발표에 대해 "이번 사건은 도발 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 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남북이 대립하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지뢰를) 심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발언해 빈축(嚬蹙)을 사고 있다. '북한이 방어 목적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지뢰를 매설했다'는 식의 억지로 해석된다. 우리 장병을 해치는 공격적 지뢰 매설이 방어 목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윤석열 정권 때부터 (북한은) 지뢰를 뿌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 윤석열 정권이 손을 놓고 있었다"며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9월 사고 현장에 대한 위성 영상을 통해 북한군 지뢰 매설(埋設) 의심 상황을 파악했던 이재명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는지 설명도 해명도 없다. 잘못이 드러날 때마다 남 탓하고, 북한의 공격을 공격이라고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存在)하는지 의문스럽다. 정부·여당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삶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6-10-01 05:00:00

  • [관풍루] 이재명 대통령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다친 장병들 만나 "치료와 재활 및 향후 예우하겠다"고 약속

    ○…이재명 대통령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다친 장병들 만나 "치료와 재활 및 향후 예우하겠다"고 약속. 피해 위로·회복은 물론이고 가해자 처벌이 꼭 있어야 하는데, 가해자를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말이 없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향해 "코미디언 출신이라 쇼를 한 것"이라고. 그렇게 놀리면 저쪽에서 이재명 대통령 어떻게 놀릴지 상상이 안 되나?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가 명물로 부상, 방문객이 늘면서 인근 상가도 반짝 특수. 부산시는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한다며 호들갑. '기후 경고'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가벼움.

    2026-10-01 05:00:00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64>신동 강이천의 18세 선면 초상화, 부채까지 고스란히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64>신동 강이천의 18세 선면 초상화, 부채까지 고스란히

    강이천(1768~1801)이 자신의 모습을 부채에 그리게 한 선면 초상화다. 부채엔 온갖 그림이 다 들어갔지만 초상화가 휴대하는 소지품인 부채에 그려진 것은 초상미술의 역사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불과 18세 때여서 초상화를 그리기엔 어린 나이였으나 할아버지 강세황(1713~1791)이 부채에 초상을 그린 행적을 계승하려는 의도와 함께 자존감 또한 남달랐기 때문일 것 같다. 강이천은 태어날 때 한쪽 눈을 실명한 장애가 있었으나 신동으로 소문났다. 12세에 부름을 받아 궁에 들어가 시를 지어 올려 정조로부터 '진학사(眞學士)'가 될 것이라는 격려를 받았다. 서울의 생활상을 106수의 시로 지은 '한경사(漢京詞)'가 유명하다. 당시의 수집가 석농 김광국(1727-1797)은 강이천의 묵죽 한 점을 자신의 컬렉션에 넣으며 이렇게 기록했다. "강이천은 표암 강세황의 손자로 어릴 적부터 문장을 잘 지어 이름이 났고, 일찍이 어린 아이 때 입시해 정조임금의 칭찬을 크게 받았다. 근래 그린 대나무 그림을 보니 매우 빼어난 운치가 있다. 쉼 없이 그려나간다면 동파(소식)와 양주(문동)의 경지도 도달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나는 눈을 비비며 기다릴 것이다(吾且拭目以待之)." 김광국은 강이천의 '빼어난 운치', 일운(逸韻)을 알아보았기에 아직은 미숙한 작품을 수집하며 그의 재능이라면 묵죽의 원조인 중국 송나라 소식(蘇軾)과 문동(文同)에 버금가리라며 그런 날을 "눈을 비비며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김광국은 꼼꼼하고 세심하게 화가와 장르를 빠트리지 않은 미술사적 수집을 했고, 모은 그림 하나하나에 화평(畵評)을 남긴 한국미술사의 위대한 공헌자다. 2015년 번역돼 나온 '김광국의 석농화원(石農畵苑)'을 읽으며 미술을 대하는 그의 애정 어린 마음을 곳곳에서 느꼈다. 명민한 강이천은 서학(천주교)에 발을 들여놓았고 1801년 옥중에서 숨진다. 34세의 안타까운 나이였다. 희귀하게도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란히 선면 초상화를 남겼다. 조상님 얼굴이 들어 있어 후손들은 두 자루의 부채까지 고스란히 소중하게 보존했다. 240년 전 실물 부채가 남아 있는 드문 예다. 대구의 미술사연구자

    2026-09-30 18:46:18

  • [날씨] 10월 1일(목)

    [날씨] 10월 1일(목) "맑음"

    2026-09-30 18:43:49

  • [기고-​장세철] 대구경북이 유령인가

    [기고-​장세철] 대구경북이 유령인가

    ​​지금 대구경북 500만 시도민의 가슴속에는 어두운 절망을 넘어 억눌린 피눈물과 분통이 화염처럼 들끓고 있다. ​현 정부는 '5극 3특'이라는 화려한 말장난으로 지방시대를 부르짖고 있다. 그 화려한 잔치판에 대구경북의 자리는 없다. 수도권과 서남권 라인에는 민간 대기업 총수들까지 동원하여 대규모 반도체·첨단산업 메가 클러스터 투자를 정부 주도로 몰아주고 있다. 국회 보고서와 산업계 언론 보도를 통해 용수와 전력망, 석·박사급 인력 확보의 한계와 불확실성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음에도 이를 '속도전'을 넘어 '전개전'으로 몰아붙이면서 정작 대구경북에는 단 한 줄의 대형 투자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젖줄이었고 안보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대구경북은 지금 어떠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완벽한 '그림자 취급'을 당하며 모든 국가 정책에서 철저히 짓밟히고 배제당하고 있다. ​지역의 백년대계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정부의 방치 속에서 착공조차 못 한 채 표류하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정책적 방치 속에 멈춰 섰고, 경북 지역의 절박한 응급의료 대학병원 설립 요구에는 답조차 없다. 지역 인재의 보루인 경북대학교마저 정부의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 및 예산 지원에서 외면당했다. ​더욱 기가 차고 통탄할 일은 '광주 군공항의 경북 예천 임시 이전' 논란이다. 광주 군공항을 무안으로 옮기는 동안 시간이 걸리니, 그동안 군공항을 경북 예천에서 임시로 쓰라는 안하무인식 구상이 거론되고 있다. 대구경북이 호남 군공항의 대합실인가? 500만 시도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영혼 없는 유령 취급을 했으면 이런 몰상식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필자를 더 분통 터지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의 처참한 방관과 침묵이다. ​지역의 생존권이 도륙당하고, 국가 차원의 대규모 기업 투자에서 배제당하고, 타 지역 군공항 짐까지 떠안을 위기에 처했는데, 대구경북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에 올라가 기득권에 안주하며 중앙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시도민의 피눈물과 분노가 보이지 않는가. ​지역 정치권에 엄중히 경고하고 촉구한다. 여야를 떠나 TK 국회의원 전원은 500만 시도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당장 여의도 안마당으로 나와 배수진을 쳐라!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판을 깔 때 그 뒤에 숨지 말고, 민·관·정 단일대오의 최전선에 서서 빼앗긴 대구경북의 권리와 예산을 되찾아오라. ​우리가 가만히 있으니 저들이 대구경북을 만만하게 보고 생존권까지 빼앗으려 하는 태세다. 18년 전 K-2 소음 피해 현장에서 10만 서명으로 신공항의 길을 열었던 그 야성과 결기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은 오는 12일, 범시민사회·관변·경제·청년 단체를 결집하는 '시민 대토론회와 TK 패싱 규탄 궐기대회'를 시작으로 범시민적 각성과 결의의 불꽃을 댕길 것이다. 그리고 시도민 대표 2천 명과 함께 서울 국회의사당 안마당으로 상경하여 릴레이 삭발과 시국선언으로 중앙정부의 폭거를 규탄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구경북의 절박한 민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라. 500만 시도민의 억눌린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 그 화염은 정권을 향한 거대한 민중의 심판으로 번져나갈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2026-09-30 14:29:37

  • [새론새평-배종찬] 무책임 부각된 영화 암살자(들)과 북한 지뢰 사고

    [새론새평-배종찬] 무책임 부각된 영화 암살자(들)과 북한 지뢰 사고

    지난 21일 오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육군 25사단 수색대대가 수색로 개척 작전을 하던 중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났다. 수색대대장이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는 등 간부 3명이 다쳤고 작전 인원 18명이 모두 응급 검진을 받았다. 합참은 사고 일주일 만인 28일에야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근거는 세 가지다. 해당 지역에 아군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지난해 9월 인근에서 북한군 매설 흔적이 발견됐으며, 1차 폭발 지점 1m 근처에서 북한 목함지뢰와 유사한 갈색 플라스틱 지뢰가 나왔다. 29일 합동 현장조사에서는 북한제 수지반보병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보도됐다. 썸트렌드 연관어(9월 23~28일)가 이 사안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보여준다. '북한 지뢰'의 최대 연관어는 '안전'이고 '폭발사고' '피해' '위험' '우려'가 뒤따른다. 정치 공방보다 장병의 생명과 국경의 안전을 먼저 걱정한다는 뜻이다. 그 곁에 '의도적' '의혹' '의심' '의문' '비판' '논란'이 몰려 있다. 국민은 이 폭발이 우연인지 도발인지 정부가 분명히 말해 주기를 기다린 셈이다. 'MDL 이남 매설'이라면 정전협정 위반 소지가 크기에 '정전'이 연관어로 오른 것도 자연스럽다. '단정하다'가 함께 나타난 것은 군이 끝까지 '추정'에 머문 데 대한 답답함과 최종 결과를 기다리자는 신중론이 공존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합참 발표를 "비겁하고 한심한 늑장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장병들이 보디캠을 착용했는데도 영상과 국과수 감정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투명한 조사와 음모론 경계를 말했다. 취지는 옳다. 그러나 투명성은 선언이 아니라 속도와 공개로 증명된다. 피해 장병이 생겼는데 한 주 동안 '미상의 폭발'이라는 표현이 이어졌다면 대통령의 유엔총회 북한 관련 연설을 앞두고 사건을 키우지 않으려 축소했다는 의심을 받기 쉽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정반대 방향에서 같은 문제를 드러낸다. 이 영화는 1974년 광복절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문세광이 조총련을 통해 북한 지령을 받았다는 당시 정부 발표에 물음표를 붙이고 '옛 중앙정보부 개입설' 같은 의혹을 소재로 삼았다. 제목의 '들'은 저격범이 한 명이 아닐 수 있다는 암시다. 23일 개봉해 추석 연휴 나흘간 140만 명 넘게 봤다. 수사와 재판은 문세광의 범행으로 결론 났고 사형이 집행됐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지령 사실이 수사·재판 기록에 있다며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물론 균형을 위해 짚어둘 점은 있다. 감독은 "특정한 결론을 낸 것이 아니라 의문점을 질문해 가는 영화"라고 밝혔고, 제작진은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재구성"이라고 항변했다. 영화가 배후를 명시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북한 음모론에 기반했다'는 평가는 비판자들의 주장이지 아직 검증된 사실은 아닐 수 있다. 그렇더라도 실존 인물의 죽음을 다루면서 "나머지 두 발은 누구의 총입니까"라고 묻는 이상, 그 질문의 근거는 관객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제작진에게 근거 공개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작진이 사실 확인의 결과물을 내놓지 않은 채 '창작'이라는 말 뒤에 서 있다면 팩트 확인이 제대로 됐다고 보기 어렵다. 연관어에서도 '의혹' '의문' '논란' '범죄' '충격'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흥행' '1위' '호평'이 작게 붙는다. 사실 확인 없이 의혹만 소비되는 구조다. 지뢰 사건과 영화 '암살자(들)'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무책임은 '먼저 설명하지 않는 태도'다. 외부의 발표와 야당의 압박, 국민의 의문이 쌓인 뒤에야 사실이 인정됐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인식이 굳어진다. 그 인식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스스로 키운 불신이다.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이라는 의혹을 받게 된 것도 공적 설명이 신뢰를 잃은 사회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안보에는 거짓과 은폐가 설 자리가 없으며, 역사에는 픽션을 빙자한 궤변이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만일 그렇다면 정말 무책임한 일이다.

    2026-09-30 13:39:09

  • [사설] 철강까지 원전 찾는 시대, 전력정책 다시 짜야

    철강회사까지 원자력발전을 찾기 시작했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水素還元製鐵)에 필요한 무탄소 전력 확보를 위해 민간 원전 투자와 장기 전력 구매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한다. 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을 만들면 수소 생산과 제철 공정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업계는 포스코의 국내 생산량 전체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면 필요 전력이 24GW(대형 원전 17기 설비용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미래 전력 수요는 상상 이상으로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반영하자 2040년 최대전력 수요 전망은 불과 넉 달 새 26.6~26.8GW로 급증했다. 대형 원전 약 19기가 생산하는 전력에 맞먹는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을 금지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했다. 막상 수요가 급증하자 신규 원전뿐 아니라 SMR(소형모듈원전), 기존 원전 계속운전, 재생에너지와 ESS(에너지저장장치)까지 총동원해야 할 상황이 됐다. 계속운전 심사 중인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가 정지 없이 가동했다고 가정할 경우 이달 22일까지 생산 가능한 전력은 2천395만㎿h로, 부산의 연간 소비량을 웃돈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정치적 판단으로 전력 계획을 바꾸거나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재앙(災殃)이 닥칠 수 있다. 정부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 역할을 반영하기 위해 3개월간 공론화를 추진한다. 원전 찬반을 넘어 AI·반도체와 제조업 탈탄소가 함께 창출할 장기 수요를 토대로 계속운전 원전과 신규 대형 원전 건설, 전력망 구축 등을 어떻게 준비할지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투자 위험을 감수하고도 안정적이고 값싼 무탄소 전력을 장기간 확보하려는 기업을 위해 전력시장 제도도 바꿔야 한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기화에 맞춰 발전설비와 전력망 확충에 혈안(血眼)이 됐다. 전력 확보가 미래 산업뿐 아니라 국가 존망(存亡)을 가르는 시대다.

    2026-09-30 05:00:00

  • [사설] 국가가 무력행사 주저하면 생명·재산·영토를 내놓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군 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근거 없는 음모론도 배격(排擊)해야겠지만, 근거 없는 낙관론·소망적 평화론도 배격해야 한다. 드러난 정황을 보면 이번 사건은 북한군이 매설(埋設)한 지뢰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합참 역시 "북한군 지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군 지뢰로 우리 장병이 부상을 당한 것이라면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지뢰 사건과 관련해 다수 국민들과 야당이 정부를 불신하는 것은 문재인·이재명 정부 등 진보·좌파 정부들이 보여온 북한 눈치보기와 굴종적(屈從的) 태도 탓이다. 북한 기존 핵을 인정하는 상태에서 대북제재 해제 주장, 북한군의 빈번한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미온적 대응, 러-우 전쟁 북한군 포로 한국행 비공개, 한미연합훈련 축소 추진 등이 모두 그런 예다. 이번 지뢰 사건 직후 신속하게 진상조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우려하는 '음모론'은 사실 정부·여당의 미온적인 대북(對北) 태도가 자초한 셈이다. 국가는 폭력 동원을 불사하며 국민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존재다. '평화가 좋다'며 국가의 정당한 폭력 사용을 죄악시한다면 국민 생명과 재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국가가 군대를 단련(鍛鍊)하는 목적은 자국의 폭력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해서다. 타국이 우리 국민을 살상하고, 영토를 침범하면 주저 없이 폭력으로 응징(膺懲)해야 마땅하다. 그것은 전쟁을 좋아하고 평화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평화는 미소 띤 얼굴·정다운 악수가 아니라 압도적 무력으로 지키는 것이다. 근거 없는 낙관론, 우리만의 소망적 평화론에 빠지면 '아무나 우리 국민을 죽이고, 우리 선박을 때리고, 우리 영토를 넘보는 나라'로 전락한다.

    2026-09-30 05:00:00

  • [사설] '내란 특수본' 설치, 대통령이 직접 지시할 일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80일 동안 두 차례 걸쳐 특검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했고, 관련 사건들도 후속(後續)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특정 사건을 위한 별도 수사기구 구성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수사는 정치권의 필요에 따라 판을 새로 짜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수본 설치의 필요성이 정말 있다면 수사기관이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법적 근거와 객관적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대통령이 먼저 설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 수사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놓고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갈등이 벌어진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내란 세력 마지막 외톨이'라며 십자포화(十字砲火)를 퍼붓고 있다. 특수본 설치가 조 대법원장과 무관하다고 해도 시점이 절묘하니, 정치적 목적을 의심받는 것이다. 검찰·경찰·공수처에 이어 특검까지 거친 사건에 또 다른 수사기구를 덧붙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이미 밝혀진 사실과 남은 의혹을 구분하고, 기존 수사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수사와 정치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인사나 조직 개편에 관여하는 것과 특정 사건을 겨냥한 수사 조직의 신설을 직접 지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후자는 수사의 출발점부터 정치권력의 의중(意中)이 개입됐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법과 증거가 수사의 방향을 정해야지 대통령의 뜻이 수사의 방향을 정해서는 안 된다. 다음 달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정부가 서둘러야 할 일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혼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수사기관 개편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돼 국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민생 회복을 강조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정책보다 또다시 '내란'이란 정치적 쟁점에 국정(國政)의 중심을 두는 것은 옳지 않다.

    2026-09-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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