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사

  • [날씨] 1월 13일(화)

    [날씨] 1월 13일(화) "대체로 맑겠고 지역에 따라 한때 눈 비"

    2026-01-12 18:53:42

  • [김명옥의 동아시아 신화에서 역사로] 하늘을 나는 돼지

    [김명옥의 동아시아 신화에서 역사로] 하늘을 나는 돼지

    오늘날 돼지는 길상과 흉조를 함께 상징하는 동물이다. '돼지같이 먹는다'라거나 '돼지 같은 욕심'이라는 말에서 흉조의 의미가 드러나며, 지저분한 모습을 빗대어 '돼지우리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반면 '돼지 돈(豚)자'에 복(福)이란 뜻도 있는 것처럼 돼지는 복과 행운을 가져오는 동물로도 여겨진다. 그래서 돼지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고대 우리 동이족들은 돼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시신을 매장할 때 돼지를 껴묻거리로 함께 묻는 풍습에서 동이족이 돼지를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이른 시기의 껴묻거리 돼지 뼈는 내몽골 오한기(敖漢旗)지역의 동이족 유적인 흥륭와(興隆洼, 서기전 6200~서기전 5200)문화 유적에서 발견되었다. ◆고조선 선조들의 집 안 무덤과 돼지의 비밀흥륭와 문화에서는 고조선을 대표하는 유물인 빗살무늬 토기가 많이 발견되었으며, 약 400~600명이 함께 생활한 가장 이른 시기의 대형 취락지구가 발견되었다. 그런데 흥륭와 사람들은 집 안에 시신을 매장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 또 껴묻거리로 돼지를 함께 묻기도 했다. 이는 흥륭와 사람들이 돼지를 길들여 가축으로 사용했음을 알려 준다. 집 안에 시신을 묻는 것은 조상들이 후손을 보호해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삶과 죽음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음을 뜻한다. 특히 시신과 함께 돼지를 묻었다는 점에서, 돼지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사후 세계와 관련된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동이족 문화에서 돼지가 매우 중요한 상징적 동물이었음을 잘 보여 준다. 흥륭와문화에서 시작된 돼지껴묻기 풍습은 이후에도 오래 동안 이어졌다. 이 전통은 고조선 유적인 하가점하층문화(夏家店下层文化, 서기전 2000~서기전 1500)에 이르기까지 계속 확인된다. 한편 우리나라 통영 욕지도에서는 약 6000년 전의 돼지 토우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한 홍산문화의 옥저룡(玉猪龍)은 돼지의 귀와 코를 가진 용의 모습이어서 용의 기원이 돼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돼지는 동이족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존재였다. 돼지를 중시하는 동이족의 인식은 중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까. 이제 시선을 중원 지역으로 옮겨 그곳 사람들이 돼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살펴보자. ◆중원으로 이어지는 돼지의 상징하북성 한단(邯鄲)시에서 1972년 발견된 자산문화(磁山文化)에서도 돼지를 껴묻는 풍속이 확인되는데 이는 서기전 약 5900년 무렵의 일이다. 또 황하 유역 중·상류에 속한 섬서성 서안시 임동(临潼)에 위치한 강채유지(姜寨遗址)는 약 5천~6천 년 전의 유적으로 앙소문화(仰韶文化, 기원전 5000~3000년) 초기 단계에 속한다. 강채유지에서는 '돼지 얼굴무늬 작은 입 채도 병'이 출토되었는데, 돼지 눈과 얼굴 그리고 특유의 코가 검은색으로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 유물은 당시 사람들이 돼지를 매우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잘 보여 준다. 고대인들은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긴 존재, 즉 토템을 일상에서 쓰는 그릇에 새겨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돼지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그들의 신앙과 관련된 존재였을 것이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돼지를 숭배했다고?"하고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돼지 그 자체를 숭배했다기보다 돼지가 지닌 의미와 상징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즉 눈에 보이지 않은 생각이나 신적인 존재를 돼지의 모습으로 표현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돼지 형상은 당시 사람들의 공동체 정체성과도 깊이 이어져 있다. ◆전욱의 아버지는 왜 돼지일까?돼지를 신앙적 존재로 인식한 흔적은 고고학 유물뿐 아니라 신화와 문헌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동이족의 인문·지리서이자 신화집인 『산해경(山海經)』이다. 『산해경』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유사(流沙)의 동쪽, 흑수(黑水)의 서쪽에 조운국(朝雲國)과 사국(司國)이 있다. 황제(黃帝)의 아내 뇌조(雷祖)가 창의(昌意)를 낳았는데 창의는 약수(若水)에 내려와 살며 한류(韓流)를 낳았다. 한류는 길쭉한 머리에 근이(謹耳), 사람의 얼굴에 돼지 주둥이, 비늘 돋힌 몸에 통뼈로 된 (굵은) 다리, 돼지의 발을 하고 있는데 촉산씨의 자손인 아녀(阿女)를 아내로 맞아 전욱(顓頊)임금을 낳았다."( 『산해경』 「해내경(海內經)」) 이 글에서 주목할 점은 『산해경』에서 동이족인 전욱의 아버지 한류가 돼지의 형상으로 묘사된다는 사실이다. 왜 하필 돼지였을까? 이에 대한 단서는 한(漢)나라 때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공자가 지은 『춘추(春秋)』에 주석을 달은 『춘추설제사(春秋說題辭)』에서 찾을 수 있다. 『춘추설제사』에는 "북두칠성의 정기가 흩어져 돼지가 되었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또 당나라 때 현종의 치세와 궁정 생활을 잡록 형식으로 쓴 역사·일화집 『명황잡록(明皇雜錄)』에서도 돼지를 북두칠성에 비유하고 있다. 서진(西晉)시대 역사가인 황보밀(皇甫謐, 215~282)이 쓴 『제왕세기(帝王世紀)』 에는 북두칠성의 일곱째 별빛이 여추를 감응시켜서 임신한 결과 전욱이 태어났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전욱의 아버지는 북두칠성이라는 것이다. 고대인들은 북두칠성의 신비한 힘, 별의 정기를 돼지로 상징했을 정도로 돼지를 높였다. 그래서 전욱의 아버지인 한류를 돼지의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러 시대의 문헌이 공통적으로 북두칠성과 돼지를 연결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인식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대만의 생각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공유된 상징 체계였음을 보여준다. 또 신화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존재를 동물의 형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한류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창의의 아들이자 전욱의 아버지로서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자, 즉 교신자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돼지 이제 시야를 황하의 중·하류에 자리한 대문구문화(大汶口, 서기전 4300~서기전 2600)로 옮겨 보자. 대문구문화는 중국에서도 인정한 동이족 문화이다. 대문구문화에서는 '돼지 모양의 규(猪鬹)'가 발견되었다. 이 돼지 규(鬹)는 붉은 몸체를 하고 있고, 등에는 아치형의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손잡이 뒤쪽에는 술이나 물을 붓는 구멍이 있다. 내용물은 돼지가 벌린 입을 통해 흘러나오도록 만들어졌다. 돼지 규는 입을 벌리고 하늘을 우러러보는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무엇인가를 하늘에 호소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런 모습으로 볼 때, 돼지 규는 일상용 그릇이 아니라 하늘이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예기(禮器)였을 것이다. ◆태양조의 날개는 왜 돼지일까이제 장강 중하류로 이동하자. 안휘성(安徽省)에 위치한 능가탄(凌家滩) 유적지에서는 옥으로 만든 새 장식이 출토되었다. 이 유물의 몸통에는 태양이 새겨져 있고, 활짝 편 양쪽 날개는 돼지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새는 태양을 상징하는 태양조이다. 한편 『산해경(山海經)』 「해외남경(海外南經)」에는 "병봉(幷封)이 무함(巫咸)의 동쪽에 있는데, 그 생김새가 돼지 같으며 앞뒤로 다 머리가 있고 검다"고 표현했다. 이 병봉의 모습은 태양조의 양 날개가 돼지로 표현된 것처럼 앞뒤에 모두 돼지가 있어서 몸통이 이어진 형상과 닮아 있다. 즉 병봉은 태양조의 날개를 표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왜 태양조의 날개는 돼지일까? 여러 책에서 북두칠성의 정기(精氣)가 돼지가 되었다고 말한다. 고대 동이족에게 북두는 생명의 근원이었고,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북두로 돌아간다고 믿었다. 이런 인식 속에서 돼지는 죽음이나 끝을 뜻하는 동물이 아니라, 영혼을 하늘로 되돌려 보내는 생명의 매개체였다. 태양조의 양 날개가 돼지로 표현된 것은, 이 새가 죽은 이의 영혼을 북두로 인도한다는 믿음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동이족은 일찍이 돼지를 껴묻거리로 사용했고, 돼지 토우를 만들어 자신들의 신앙을 표현했다. 장강 하류의 하모도(河姆渡, 서기전 5000~서기전 3000)에서 발견되는 토기에는 배 속에 태양을 품은 돼지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 역시 하늘의 신성과 연결된 존재임을 보여준다. 돼지는 풍요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동이족은 그 풍요의 근원이 바로 북두에 있다고 믿고 그 힘을 돼지라는 상징을 통해 표현했다. 이렇게 볼 때, 돼지는 동이족의 세계관에서 하늘·생명·영혼·풍요를 잇는 핵심적인 상징 동물이었다. ◆『삼국사기』에 남은 돼지 신앙내몽골, 한반도, 하북성, 황하의 중·상류, 산동반도, 양자강 중·하류 지역에서는 돼지를 함께 매장하거나 돼지 토우를 만들어 묻는 공통된 풍습이 널리 나타난다. 이러한 행위는 동이족이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물음의 답이자, 신앙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돼지를 껴묻고, 돼지를 형상화하며, 돼지를 우주 질서와 연결해 이해하는 사고방식은 단순한 생활 풍습이 아니라, 동이족의 세계관과 사후관을 담은 신앙 체계였다. 그러한 신성 인식에서 동이족은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돼지를 제물로 바쳤다. 돼지를 신성하게 여긴 의식은 시간이 흘러도 그 흔적이 남아 우리 역사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는 유리왕 때의 일화가 전한다. 하늘과 땅에 제사 지내는 제사에 사용할 교시(郊豕:제사에 사용하는 돼지)가 달아나자, 탁리(託利)와 사비(斯卑)가 돼지를 붙잡으며 다리의 힘줄을 끊었다. 유리왕은 "하늘에 제사지낼 희생에 어찌 상처를 입혀야 하겠느냐?"라고 꾸짖으며 두 사람을 처형했다. 이는 돼지가 하늘에 대한 제사에 제물로 사용되는 신성한 희생물로 여겨졌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 유리왕 21년에 교시가 달아나자 설지(薛支)를 보내 그 뒤를 쫓게 했는데, 설지는 국내성 위나암에서 돼지를 붙잡아 민가에 맡겨 기르게 한 뒤 돌아와서 그 곳의 지형과 자원이 풍부하다며 천도를 건의했다. 이 일화는 돼지가 단순한 제물이 아니라, 국가의 도읍을 정하는 데까지 관여하는 신성한 힘을 지닌 존재로 인식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돼지에 대한 신성 인식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종묘와 사직에 큰 제사를 지내는 납일에 납향(臘享)의 제물로 돼지가 사용되었다. 이처럼 돼지는 우리 동이족이 제천의식을 행할 때 바친 가장 신성한 희생물 가운데 하나였으며, 하늘·생명·공동체를 잇는 상징적 존재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오늘날 돼지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배경은 주로 서구의 오래된 역사와 종교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고대 히브리 전통에서 돼지는 불결한 동물로 규정했고 이후 무슬림 사회의 『코란』에서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는데, 이는 돼지를 신성시한 것이 아니라 기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인식이 근대에 들어 우리 사회로 전해지면서, 돼지는 점차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동물로 인식되게 되었다.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비록 돼지해는 아니지만, 한때 우리 동이족이 신성하게 여겼던 돼지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 본다. 풍요와 생명, 번성을 상징했던 그 의미를 되새기며, 새해에는 넉넉함과 좋은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돼지꿈을 대신해 본다.

    2026-01-12 14:00:00

  • [함께 꿈꾸는 시] 김연화 '압화'

    [함께 꿈꾸는 시] 김연화 '압화'

    〈압화〉 여수 동백숲 휜 길을 지나온 늑골 안에는 파도치는 바다가 살고 있었다 동백꽃 송이째 따서 꽃잎에 이른 이랑을 헤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한 잎 두 잎 되살아나는 책갈피 속 소금기 밴 기억의 무게에 짓눌린 나날들 물기 증발한 그리움으로 설레다가 속절없고 그립다가 덧없는 동백의 빛깔을 바다는 헤고 있을까 오랜 세월 짓눌려야만 아름다운 무늬로 되살아 남은 책갈피 넘기는 흰 손은 알고 있을까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우며 폭설이 퍼부어 대는 지금 동백 숲 건너온 바람을 저며 차린 저녁 밥상 앞에 그대 목소리 지운다 이제 야위어진 가슴에 일렁이는 홍잣빛 동백 꽃잎 아닌 나는, 〈시작 노트〉 눈 내리는 날 야생 동백꽃 우거진 숲길 걸으며 눈 속에서 들리는 빗소리를 듣습니다. 천지간 안개 자욱한 원시의 나라에서 야생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2026-01-12 06:30:00

  • [사설] 민주당의 강력한 '김병기 탈당 요구', 청와대 입장은 무엇인가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향해 "애당(愛黨)의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자진 탈당을 요구한 것이다.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제명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자진 탈당' 요구가 정청래 대표와 논의된 바라고 밝혔다.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금품 수수·탄원서 묵살·기업 압박·자녀 대학 편입학 등 10건 이상이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제명당하더라도 자진 탈당은 안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과 정치평론가들은 "믿는 구석(이재명 대통령)이 있으니 버티는 것이다"는 평가와 "강선우 녹취록 외에도 다른 의원들 약점도 쥐고 있을 테니 당이 김병기를 제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자진 탈당'을 강력히 요구한 것은 그 나름 '계산'이 끝났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김 의원을 '이재명 대통령 호위 무사' 또는 '블랙 요원'으로 칭(稱)한다. 김 의원은 2024년 총선 과정에서 '비명횡사' 공천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가 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 역시 이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의 신임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반대로 정 대표와는 공개적으로 충돌한 적이 있다. 작년 9월 김병기 원내대표가 국민의힘과 '3대 특검법 개정안'에 합의하자 정 대표는 "지도부의 뜻과 다르다"며 재협상을 지시했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사과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정황(情況)으로 볼 때 김 의원에 대한 당 지도부의 '자진 탈당' 요구는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내 '권력 투쟁' 일환(一環)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의 김 의원 탈당 요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일까. 과연 민주당은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관철(貫徹)하거나 제명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가늠자이자 여권 내 권력 투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

    2026-01-12 05:00:00

  • [사설] 강제경매 역대 최다, 정부의 주거 안정 대책은 무기력하기만

    지난해 전국에서 법원에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이 이뤄진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상가 등)이 3만8천여 채에 달했다. 빚을 감당 못 해 주거권이 법적 강제집행의 대상으로 전락(轉落)한 사례가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서민 체감 경제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강제경매 급증의 이면에는 전세 사기와 '깡통 전세'로 퇴로가 막힌 임차인들의 피눈물이 있다. 보증금 회수가 불가능해진 세입자들이 마지막 자구책으로 법원 문을 두드리며 소중한 보금자리는 법적 분쟁으로 내몰렸다. 임의경매도 증가세다.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자 은행이 담보로 맡긴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것인데,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원 판결 없이 진행된다. 임의경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집합건물은 3년 연속 증가세로, 지난해 2만4천여 채에 달했다. 채무 불이행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경매 신청부터 실제 매각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기록적인 경매 물량은 과거 충격이 반영된 결과물일 뿐이다.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초래하는 진짜 위기는 올해 훨씬 가혹한 형태로 서민 일상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 강제경매 최다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금리 급등, 소득 정체(停滯), 취업 불안, 주거비 상승이 동시에 닥친 상황에서 정부 대책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전세 사기 이후에도 임차인 보호는 사후 대응에 머물렀고, 고금리 국면에서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할 금융·주거 정책은 작동하지 못했다. 주거는 자산이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생활 기반이다. 이를 지키지 못한 부동산 정책의 한계가 서민들의 삶을 위협한다. 한시적 세액공제나 사후 약방문식 지원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단기적인 경제지표 관리에 치중할 때가 아니다. 금리·부채·주거를 함께 묶는 현실적인 안전망 재설계가 절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정책 성과는 통계에만 남고, 서민의 삶은 경매로 밀려날 것이다.

    2026-01-12 05:00:00

  • [사설] 2% 성장 목표,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 않으면 어려울 것

    재정경제부는 '새해 경제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成長率) 전망치를 지난해 8월 전망(1.8%)보다 0.2%포인트 높은 2%로 제시했다.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해 전망치 1.8%보다 다소 높은 이 수치는 사실상 성장 목표나 다름없다. 유엔(UN)이 전망한 세계 경제 올해 평균 성장률 2.7%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성장률의 두 배나 되는 정부의 긍정적 전망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好況)이 있다. AI(인공지능)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이에 따라 관련 설비 투자와 공장 등의 건설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대중교통비 환급 확대, 아동수당 인상, 전기차 전환금 100만원 추가 지원 등 재정(財政)으로 돈을 푸는 효과가 민간 소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또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40만 명이 넘는 청년"을 언급하며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말'에는 그에 합당한 '행동'이 뒤따라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의 실적(實績)을 생색내기로 활용해 온 한국 정부는 반도체 특별법조차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전력 등 인프라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 추격하는 미국·일본·중국은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한발 앞선 한국은 초격차 유지·확대보다 과실 따먹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가 경제의 견실한 성장과 고용 창출은 기업과 국내외 투자자의 호응(呼應) 없인 불가능하다. 미·일 등 글로벌 경쟁 대상 국가들보다 우월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뜻이다. 노란봉투법·중대재해법·개정 상법 등 온갖 불합리한 기업 규제를 겹겹이 세워둔 채 '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약속하는 것은 공허(空虛)한 말잔치일 뿐이다.

    2026-01-12 05:00:00

  • [관풍루] 민주당, 김병기에 "애당(愛黨)의 길 고민해 달라"며 사실상 탈당 호소…이럴거면 진작 국민 눈높이 맞추지!

    ○…'경북대 반도체연구소'는 예산 부족으로 사업 선정 2년 넘도록 첫 삽 못 떴는데, 수도권에만 620조원 투자 몰빵하는 정부. 세수 급증에 경기 남부 지자체들은 함박웃음이라는데, 지방도 같이 좀 먹고살면 안 되겠소?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에 "애당(愛黨)의 길 고민해 달라"며 사실상 탈당 호소. 갈수록 여론 악화하자 당 윤리심판원 결정 단 하루 앞두고 뒤늦게 자진 탈당 카드. 이럴 거면 진작 국민 눈높이 맞추지! ○…독불장군 도널드 트럼프.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법 필요 없어… 내 도덕성만이 나를 막을 수 있다"고 발언. 결국 국제 질서는 무시한 힘의 논리, 같은 논리인데 러·중이 사용해도 되고?

    2026-01-12 05:00:00

  • [날씨] 1월 12일(월)

    [날씨] 1월 12일(월) "대체로 맑겠고 지역에 따라 한때 눈"

    2026-01-11 18:45:09

  • [매일문예광장] 저녁 안부/ 황여정

    [매일문예광장] 저녁 안부/ 황여정

    〈저녁 안부〉 오랫동안 안부를 전하지 못했어 아침은 언제나 밖으로 열리고 낯선 하루를 맞이하느라 바쁘기만 했지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그들이 내게 먼저 안부를 물어왔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내 답은 달라졌어 하루여 나를 싣고 가는 하루여 오늘은 내게 안부를 묻고 싶네 어둠에 머리를 누이고 여름 숲같이 무성한 날들을 떠 올리면 항아리 속 김치처럼 곰삭은 시간들 잘 익었다고 칭찬해 주고 싶네 이제는 가시를 빼고 부드러워져야만 해 가시는 내 속에 있지만 투명 인간처럼 훤히 드러나 살아가는 날을 부끄럽고 야위게 만들어 서늘한 눈빛으로 익어가는 가을 나무들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제 몸을 치장하며 겨울 속으로 걸어가는 이 시간 오늘은 낯선 하루에게 몇 번이나 웃어주었는지 묻고 싶네 〈시작 노트〉 나는 꽃과 나무와 계절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고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 마치 구도자의 삶처럼 인내하고 기도하며 숨죽이다가 어느 순간 기적처럼 다시 살아나서 눈부신 활동을 보여준다. 유월에서 칠월로 건너가는 초여름의 숲은 뜨거운 태양 아래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가는 고난의 행군처럼 보인다. 오로지 초록이라는 일념으로 흔들림 없이 숲을 키우는 나무를 보며 우리가 지나온 젊은 날도 저 여름 숲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만 보고 걸어온 시간, 그게 삶의 전부인 줄 알았다. 퇴직하고 난후 뒤돌아보니 참 유월의 숲처럼 뜨겁고 잔인한 시간을 건너왔네. 젊은 날의 풋풋한 생기가 항아리 속 김치처럼 곰삭아서 제대로 맛이 들었네. 참, 장하구나. 연민의 아픔보다 위로와 칭찬의 마음이 먼저 들었다. 아마도 나이 듦이 주는 여유가 아닐까! 이제는 분별심을 버려야 한다. 분별심은 나를 괴롭히는 가장 무서운 흉기다. 그토록 치열하던 생존의 유월 숲도, 가을이 오면 다 버리고 겨울을 맞이한다. 이제부터 낯선 하루에게 날마다 웃어주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약력 -2002년 동방문학 신인상 등단 -2025년 최우수예술가상(문학) -대구문인협회 홍보국장, 여성문인협회 회원, 한국예술가곡연합회 감사 -시집 '내 마음의 다락방' ' 저녁 안부' -가곡 음반 '매화 연가' 대표곡(매화 연가,물한리 만추,아름다운 섬진강)

    2026-01-09 06:30:00

  • [매일문예광장] 모과나무가 있는 집/ 김용주

    [매일문예광장] 모과나무가 있는 집/ 김용주

    〈모과나무가 있는 집〉 김해 외곽 주동 마을 노인 혼자 사는 집 삼백 살 모과나무 명줄이 곤곤한데 할머니 그 앞에 서서 두 손 모아 절하신다 나보다 세 배나 더 살아오신 목신인데 나와 함께 가자는 듯 시름시름 앓는다며 때 되면 물 뿌려 드리고 거친 껍질 다듬는다 가는 길 깔끔해야지 훌훌 털고 가야지 태평가 가사를 외며 흥에 겨운 할머니 더러는 먼 길 내다보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시작 노트〉 늙은 모과나무와 할머니의 존엄한 생의 동행 이 작품의 모티브는 한 그루의 나무 앞에 서 있는 삼백 살 먹은 모과나무의 존재를 대하는 인간의 자세, 곧 자기 삶의 끝을 대하는 질문으로부터 이 시조는 시작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몸으로 견뎌온 시간의 산증인이었다. 그래서 말보다는 모과나무와 인간의 내면을 행간에 표현하려고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무, 그 앞에 서서 두 손 모아 절하는 할머니의 몸짓과 숨결이 시어가 되었다. 절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자세이자 오래 살아남은 것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작품을 쓰는 동안 모과나무를 관찰하거나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이 많은 모과나무 앞에 선 할머니의 태도 "두 손 모아 절하"는 장면에서, 인간이 자연 앞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자세를 보았다. 그것은 신에게 올리는 절이 아니라 온갖 것으로부터 생을 견뎌온 시간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몸의 언어이다. 그것은 말보다 몸짓이 앞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과나무를 '몸신'이라 표현한 이유는, 신성함을 초월적인 개념에서 끌어내리고 싶었다. 오래 견뎌온 생의 두께, 반복된 계절을 통과한 몸의 기억을 통해 할머니보다 세 배나 더 살아온 존재 앞에서 삶의 길이를 다시 재는 순간, 인간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이 하나로 겹친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명줄이 곤곤하다"는 표현을 통해 생의 쇠약함과 함께 끝을 앞둔 존재가 지닌 고요한 위엄을 함께 담고자 했으며, "나와 함께 가자는 듯 시름시름 앓는다"는 구절을 통해, 죽음은 먼저 살아온 존재가 뒤따르는 이를 부르는 제안이며, 홀로 가는 길이 아니라 동행의 길을 의미한다. 또한 물을 뿌리고 "거친 껍질을 다듬는" 일은 생을 붙들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떠나는 길을 단정히 준비하는 의식의 하나다. 삶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태도, "가는 길은 깔끔해야지"라는 구절을 통해, 오래 사는 법이 아니라 어떻게 떠날 것인가에 대한 나에 대한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삶의 마지막을 붙잡지 않고, 정리하려는 마음이 생을 존엄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수 종장, 할머니가 "먼 길 내다보며 누군가를 기다린다"라는 표현은, '할머니→모과나무→함께 가는 시간'은 결국 나 자신이 도착하게 될 자리, 미래에 대한 열린 기다림 속에서, 나의 삶과 죽음의 경계를 없애고 싶었다. 그래서 이 시는 죽음을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오래 살아남은 존재 앞에 서 있는 인간의 마음과 태도를 표현하고자 했다. 모과나무와 할머니는 함께 늙어가고, 함께 떠날 준비를 한다. 그 조용한 동행의 감각이 이 시의 출발이자 도착점이다. ◆약력 ‐2009년 '시조세계' '대구문학' 신인상 등단 ‐점자 겸용시조집 '본다, 물끄러미' 2018년 '대구문화재단 창작지원금' 받음, 동시조집 '별이 된 별별 이야기' 등 ‐제6회 전국도동시비문학상, 제26회 대구시조문학상, 2025 서울 지하철공모전 선정 등 다수 ‐대구시조시인협회 부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대구문인협회 이사 등

    2026-01-09 06:30:00

  • [매일문예광장] 누굴까/ 김종헌

    [매일문예광장] 누굴까/ 김종헌

    〈누굴까〉 왼쪽 오른쪽 고개를 갸웃갸웃 오른발로 콧수염을 쓱쓱 문지르다가 왼발로 눈을 싹싹 비비다가 살금살금 다가왔다가 두리번거리는 길고양이 - 단지 내 고양이 밥 주지 마세요! 이 푯말 새로 세운 입주자회의 대표가 누구일까 〈시작 메모〉 아파트 단지를 지나다니다 보면 곳곳에 붙어 있는 경고문이 자주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라는 문구는 그 글씨의 딱딱함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냉정함을 함축하는 듯하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아파트는 자산적 가치가 우선되는 '우리만의 영토'다. 더더욱 쾌적하고 안전해야 하는 이유이다. 담장 밖 늘어나는 길고양이는 위생과 소음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아파트 환경을 해치는 방해물일 뿐이다. 집안의 고양이는 '애기'지만, 집 밖의 길고양이는 척결할 대상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조차 못마땅하다. 경고문 앞을 지나가면서 이 글을 읽는 어린이를 여러 번 상상해 보았다. 길고양이를 만난 아이는 가만히 서서 기다린다. 제 가까이 올 때까지. 눈치를 보던 고양이가 긴장을 풀고 살금살금 다가오자마자 아이는 아예 쪼그려 앉아 손을 내민다. 그 순수한 마음을 붉고 딱딱한 고딕 글씨가 앗아갔다. 화자가 고개를 갸웃갸웃하고 콧수염을 싹싹 비비는 것은 이런 모순된 상황이 이상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동물보호라는 엄청난 환경 문제나 아파트의 자산적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그저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생각하고 소통하고자 한다. 그래서 경고문을 향해 천진하게 되묻는다. 그 푯말의 주체인 입주자회의 대표가 누구냐고. 동시를 쓰면서 우리들 사는 모습의 앞면과 뒷면을 함께 보려고 애썼다. '진실은 밝은 달의 뒷면에 있다. 그렇다고 보이는 앞면이 틀린 것은 아니다'는 마음으로 어른의 세계도 함께 보면서 말이다. ◆약력 -2000년 '아동문학평론' 동시로 등단, 2004년 같은 잡지에 평론 발표 -동시집 '뚝심' '한여름 눈사람', 평론집 '포스트휴먼 시대 아동문학의 윤리' 등 출간 -이재철아동문학평론상, 한국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인협회 계절문학상 수상

    2026-01-09 06:30:00

  • [사설] 민주당 '공천 헌금', 전수조사로 안 되고 특검 수사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공천 헌금 의혹을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일탈'이라며 전수조사에 선(線)을 긋는 가운데, 2022년 지방선거 공천 상황을 전수조사하자는 주장(한병도·김용민 의원)이 민주당에서 나왔다. 강선우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병기 의원(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 간사)에게 "살려달라"며 자신의 보좌관이 김경 서울시의원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보좌관은 자신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강 의원이 돈을 직접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排除)할 수 없는 만큼 수사로 밝혀야 한다. 강 의원은 또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된 논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은 전직 서울시 동작구의회 의원 2명이 김병기 의원에게 3천만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탄원서(歎願書)를 2023년 12월 접수하고도 진상규명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탄원서가 적절히 처리되기는커녕 의혹 당사자인 김 의원 손에 넘어갔다는 것이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의 주장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당시 수백 건의 탄원·민원·제보가 들어왔는데, 기록과 자료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김 의원이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내사(內査) 중인 동작경찰서장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김 의원 전 보좌진의 주장도 나왔다. 김 의원이 경찰서로부터 이 사건 내사 자료까지 건네받았다는 것이다. 보좌관 주장대로 수사받는 사람과 수사하는 사람이 통화하고, 내사 자료를 주고받았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강 의원의 해명은 '거짓'으로,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개인 일탈'이라는 민주당 주장은 시스템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수사 대상에게 내사 자료까지 넘긴 것으로 의심받는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리라고 믿기도 어렵다. 특검이 아니고는 권력 핵심부의 공천 범죄 실체를 밝힐 수 없다.

    2026-01-09 05:00:00

  • [사설] 규제 그물에 갇힌 한국 '자율주행' 미래

    "(미국에) 와서 제일 심각하게 생각한 것이 자율주행(自律走行) 분야다. 이렇게까지 처져 있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미국, 중국에 많이 뒤처져 있기 때문에 획기적(劃期的)인 지원을 하거나, 뭔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올해 'CES 2026'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소개하며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맞춤형인 차세대 슈퍼칩과 함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공개한 것이다. 이 플랫폼은 자율주행 차량이 카메라를 통한 사실 감지(感知)를 넘어 앞으로의 일을 추론(推論)해 동작하도록 고안됐다. 골목길을 주행하다 공이 굴러가는 게 감지되면 이후 어린이가 공을 주우러 올 것까지 예상하는 식이다. 알파마요가 최초로 탑재(搭載)된 벤츠 모델이 1분기 내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우리는 아직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의 시범 운행조차 쉽지 않은 반면, 미국과 중국에서는 레벨 4단계(완전 자율주행) 택시가 이미 상용화했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앱으로 로보택시를 불러 이용하는 게 일상이다. 이 같은 격차는 겹겹의 규제(規制)에 발목 잡힌 한국 기업 생태계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사고 시 책임 문제로 인한 무인 운행 불가, 개인정보보호법에 묶여 데이터 확보 어려움, 과도한 택시 보호 정책, 보험 정책 미비, 인프라 부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山) 넘어 산일 지경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제한된 시범 사업(示範事業)이 고작일 뿐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은 테스트조차 쉽지 않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글로벌 기술을 선도하긴커녕, 이들이 주문한 제품이나 만드는 '하청 국가(下請國家)'로 전락할 판국이다.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낡은 법과 제도의 틀을 바꾸는 과감한 개혁이 시급하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규제 만능(萬能)에 발목 잡혀 있을 것인가.

    2026-01-09 05:00:00

  • [사설]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걸 탓해야", 3심제 부정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방중(訪中) 동행 기자단 감단회에서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抗訴) 포기 논란과 관련, "법원이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판결하면 우린 통상적으로 잘못 기소한 검찰을 비판한다"며 "그런데 희한하게 거기에 이재명이나 민주당이 관계되면 법원 판단이 잘못됐다고 검찰을 두둔한다"고 지적했다. 항소 포기에 대한 야당의 비판과 검찰 내 반발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사법제도의 근간인 3심제를 부정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3심제는 한 사건에 대해 여러 판사들의 거듭된 판단을 거치면서 하급심(下級審)에서 놓치거나 오해한 사실을 상급심(上級審)에서 바로잡는 절차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이상하지 않으냐. 왜 항소 안 했냐고 따진다"며 "기소한 걸 탓해야지, 왜 법원이 판결을 잘못했다고 항소해서 법원이 판결을 뒤집으라고 하느냐"고 했다. 검사가 기소를 잘못했는지, 판사가 오판했는지를 상급심에서 따져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자는 게 3심제의 취지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의 본질은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범죄 수익 7천400억원을 대장동 일당에게 흘러들게 한 데 있다. 또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고, 피고인들은 항소했기에 항소심에서는 1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4~8년이 이들에 대한 처벌 상한선(上限線)이 됐다. 이런 문제 때문에 검사들이 검찰 지휘부의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했다. 대장동 사건은 이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으로 민간 업자들과 별도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던 중 대통령에 취임했다. 해당 재판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遵守)하고 사법 정의를 지킬 의무가 있다. 특히 자신은 물론 가족, 측근이 관련된 재판에 대해선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이재명이나 민주당이 관계되면 법원 판단이 잘못됐다고 검찰을 두둔한다"는 지적은 '내로남불'이다. 그동안 여권은 사법부의 판결이 불리하게 나오면, 판사 탄핵(彈劾)과 대법원장 사퇴 요구로 사법부를 압박하지 않았나.

    2026-01-09 05:00:00

  • [관풍루] 김병기·강선우 공천헌금 수수 의혹 진통중인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시도당 위원장의 공천 관련 기구 참여 금지키로.

    ○…김병기·강선우 공천헌금 수수 의혹 진통 중인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시도당 위원장의 공천 관련 기구 참여 금지키로. 이해관계자의 공천 심사 배제 원칙도 밝혔는데, 지금껏 온갖 이해관계에 휘둘렸다는 자백? ○…농민 돈 펑펑 쓰고 성추행 직원 봐주기 징계, 특별 수당 1억5천만원 즉석 결정, 810억원 손실 농협경제지주는 임원 성과금. 농식품부 특별 감사로 드러난 재계 10위권 농협중앙회의 믿기 힘든 난맥상. ○…3월 시행 예정 '학생맞춤통합지원', 교원단체 반발로 진통. 가정 방문해 변기 뚫고 학생 아침밥 챙겼다는 지원 사례 알렸는데, 이런 방식으로 학생 마음 건강 돌보겠다는 교육 당국의 발상이 기가 막힐 따름.

    2026-01-09 05:00:00

  • [날씨] 1월 9일(금)

    [날씨] 1월 9일(금) "대체로 맑음"

    2026-01-08 19:14:07

  • [매일춘추-김혜령] 택시 기사님의 한마디, 중심을 다시 묻다

    [매일춘추-김혜령] 택시 기사님의 한마디, 중심을 다시 묻다

    며칠 전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서울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이 시간대의 택시는 대개 정치 이야기가 흐르기 마련인데, 그날은 달랐다. 라디오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사님은 백미러로 내 큰 가방을 힐끗 보더니 악기를 하느냐고 물었다. 바이올린을 연주한다고 하자, 반가운 듯 웃으며 베토벤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교향곡 9번 '합창'을 들으면 인간에 대한 경외심이 생긴다고 했다. 여러 성부들이 얽히고 겹치면서도 결국 하나의 위대한 음악으로 완성되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건 정말 천재의 영역 같다고도 했다. 그 말에는 설명하려는 욕심보다 음악 앞에서 느끼는 순수한 감탄이 담겨 있었다. 그 곡을 연주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자, 기사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런 말을 했다. 자기는 음악회가 끝나고 연주자들이 박수를 받는 장면을 볼 때마다 다른 생각을 해본다고 했다. 연주가 끝나면 무대 위 스크린에 연주자가 아니라 작곡가의 얼굴이 떠오르는 장면 말이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클래식 음악에서 중심은 누구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정직하게 느껴졌다. 클래식 음악을 만든 사람은 작곡가이고, 연주자는 그 음악을 오늘의 시간으로 불러오는 존재다. 악보에 적힌 음들은 연주자의 손을 통해 비로소 소리가 되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작곡가의 사유와 고독한 시간이다. 기사님의 생각은 복잡한 이론 없이도 클래식의 본질을 단순하게 짚고 있었다. 요즘 공연장에서는 연주자의 얼굴이 음악만큼이나 중요해졌다.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기획이 늘고, 공연 뒤에는 사인회나 토크가 이어진다. 음악이 낯선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연주자의 서사가 필요해진 시대라는 것도 이해한다. 다만 그럴수록 가끔은 묻게 된다. 우리는 음악을 보러 가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를 보러 가는 것인지. 박수의 방향이 음악에서 사람으로 옮겨갈 때, 클래식이 지니고 있던 고유한 긴장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20세기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중에는 연주가 끝나면 인터뷰를 사양하고 조용히 뒷문으로 퇴장하던 인물도 있었다. 음악 외의 것은 남기고 싶지 않았다는 태도였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낯설고, 어쩌면 불친절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남아야 할 것은 연주자가 아니라 음악이라는 단단한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서울역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리며 나는 기사님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연주가 끝난 뒤, 작곡가의 얼굴이 무대 위 스크린에 떠오르는 장면. 그 생각 속에는 클래식 음악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로 돌아가려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힌트가 들어 있었다. 그날 기사님의 생각은 클래식을 다시 보게 했을 뿐 아니라, 무엇이든 중심을 다시 묻게 했다. 박수의 끝에서 우리가 다시 음악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무대는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다.

    2026-01-08 12:04:31

  •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가난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가난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가난은 죄가 아니라,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불편한 정도가 이만저만 아니라는 거다. 가난은 삶을 궁핍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자신과 가족에게 굴욕감을 안겨주고 자존감을 갉아먹기 마련. 의식주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염치없는 일의 연속이기 십상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것이 가난이고, 가난과의 투쟁을 솔직히 말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을 만났다. 김나연의 『가난의 명세서』이다. "빈자의 소비란 설레지 않는 선택이다. 세상에는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가슴이 뛰지 않는 물건을 잔뜩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삶도 있다."(31쪽) 오키나와 여행을 가면서 고프로를 대여할 때 가장 저렴한 업체인 4만 5000원보다 "배송비를 포함해 5만 1000원에 카메라를 대여해주는 곳을" 골라야 하는 삶이 있다. 뭐든 할부로 결제해야 하고 "당장 다음 달에 4만 원을 내는 것보다 1만 원씩 5개월간 할부를 갚아나가는 편이" 경제적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 되는 삶이란 어떤 걸까. 이 소비는 5만 원과 4만 원 사이의 선택이 아닌 4만 원과 1만 원 사이의 선택이다. 다음 달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저소득 혹은 무소득자의 삶을 엿보는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그런데 미안하게 정말로 미안하게도(그러나 이 원고를 선택한 편집자에게 절로 박수가 나올 정도로) 이 책 너무 재밌다. 전 연인을 술회하는 대목에 이르면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세상의 벽 앞에 주저앉은, 상처 입은 한 사람을 만난다. 경제적 격차가 너무 커서, 아비투스의 그림자가 너무 짙어서, 그런데도 어떤 것이 탁월하고 아름다운지 구별할 안목이 내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 세계로 들어갈 출입증이 필요했다고 진술하는 김나연. 이처럼 결별한 대상을 향한 자기연민으로 맺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지만, 어쩌면 적지 않은 연인들이 겪어야 했던 유사한 상황에 대한 정밀한 묘사가 마음을 흔든다. "내가 정말 선망했던 것, 능력이나 업적이 아니라 노력으로 성취할 수 없는 어떤 것. 이를테면 가정환경이나 유복한 유년기, 그가 편리하게 향유하는 지성이나 문화 같은 것…… 나는 그런 것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고 쉽게 무너졌다." (107쪽) 가난 속에 있는 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으며 비윤리적이고 환경파괴를 일삼는 소비자일 수밖에 없다는 말은 불편한 진실이다. "윤리도, 도덕도, 아름다움도, 정치적 올바름도,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자본을 통해서만 성취할 수 있는 자질처럼 느껴졌다." (137쪽) 결국 저자는 옷을 사지 않고 소비를 하지 않음으로써 대항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채광이 좋은 10층 투룸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밝힌다. 가난할 때는 궁핍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서, 풍족해지니 잃을 날이 곧 올 것만 같아서 불안했다, 고 토로한다. 그래서 가난이 무서운 것이고 아무리 부정하고 혐오하고 타자화하고 대상화해도 "가난은 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가 아니라 문신처럼 세포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성질의 무언가라는 것을 미처 몰랐다. 아니 모르고 싶었다." 라고 썼나 보다. 그럴 수만 있다면 김나연의 다음 책은 가난과 결핍을 추억의 책장에 봉인해버린 커리어우먼의 위풍당당한 이야기였으면 한다. 참 모진 세상을 견디느라 애썼다는 얘기조차 사치스러워서 어른의 한 사람으로 미안하다. 그보다 먼저 이 책이 30쇄쯤 찍었으면 좋겠다.

    2026-01-08 10:52:56

  • [사설] 중국 압박과 미국 경고 사이에 끼인 '실용 외교', 해법이 궁금하다

    중국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訪中) 기간에 갑자기 일본을 상대로 한 희토류 등 통상·기술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후 대일본 보복을 외교, 인적 교류를 넘어 수출 통제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하필 이 대통령 중국 방문 기간에 발표한 것을 두고 한국과 갈라치고 일본에 대한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한 중국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엔 일본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방일 중엔 또 어떤 중일 힘겨루기의 도구가 될지 모를 일이다. 미국은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직전인 3일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押送)했다. 중남미의 대표적인 친중 반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도적인 군사력 과시는 중남미 패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을 향한 직접적인 경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X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우리나라 김해공항을 배경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 흑백 사진을 올렸다. 게시물에 "까불면 죽는다"는 뜻의 'FAFO(Fxxk Around and Find Out)'라는 의미심장한 글도 남겼다. 김해공항 배경을 두곤 북한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이 대통령 방중에 맞춰 미사일을 쏴 올리기도 했다. 이들 모두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벌어진 일들이다. 한·중·미·일·북 간 떼려야 뗄 수 없는 얽히고설킨 관계를 잘 설명해 준다. 이재명식 실용 외교가 중국의 '자기편 들라'는 공개 압박과 미국의 '까불면 죽는다'는 섬뜩한 경고 사이에 위태하게 서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이 엄중한 시국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는 발언을 "착하게 잘 살자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인가. 실용 외교는 말장난하듯 자의적(恣意的) 해석으로 되는 게 아니다. "까불면 죽는다"는 메시지는 어쩌면 중국과의 완전한 관계 회복에 나선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2026-01-08 05:00:00

  • [사설] 노란봉투법 이어 정년 연장 추진, 이래서야 기업 투자 의욕 생기겠나

    기업들이 여권의 친(親)노동 정책 추진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지난해 야당과 재계가 반대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상법 개정에 이어 올해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등 파급력(波及力) 큰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경제 상황은 어려운데 기업을 옥죄는 정책들이 계속 나오면, 기업은 투자 의욕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경제 단체들은 신년사(新年辭)를 통해 규제 혁파와 성장 친화적 환경 조성을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기업 스스로 혁신을 다짐하면서 정책·입법 지원을 당부한 것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혁신하는 기업이 규모를 키우고 그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성장 친화적인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우리 경제가 '골든타임'을 맞기 위해서는 경직(硬直)된 노동시장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의 보완을 촉구한 발언이다. 정부가 연말에 '노란봉투법 해석 지침'을 발표했지만, 오는 3월 법 시행을 앞둔 현장에선 "협력사 노조의 원청(原請)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쏟아질 텐데, 법과 정부 지침은 모호하다. 결국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여기에 정부·여당이 주 4.5일제, 일률적 정년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으니, 기업들의 불안감은 크다. 경총의 '2026년 노사 관계 전망 조사' 결과, 72.9%가 올해 노사 관계가 지난해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했다. 83.6%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산업 현장 갈등·노동계 투쟁의 증가를 우려했다. 기업들은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조합의 요구 다양화'(52.7%)도 경영 압박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세계 여섯 번째로 7천억달러를 돌파했다. 기업이 이끌고 정부가 밀어준 결과였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도 기업 총수들의 공(功)이 컸다. 이재명 대통령의 '잠재성장률 3% 회복'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절실하다. 재계의 목소리를 배제한 친노동적인 정책은 지속 성장을 이뤄낼 수 없다.

    2026-01-08 05:00:00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68%의 찬성으로 당명 개정 절차에 착수하며, 서지영 홍보본부장이 주도하는 새 당명 공모전이 실시될 예정이다. 또한, 김...
농협중앙회장의 비상근 명예직 연봉과 각종 수당이 7억원에 달하고, 외국 출장 시 고급 호텔에 숙박하는 등 방만한 경영이 드러나면서 대대적인 ...
코미디언 박나래와 전 매니저 간의 통화 녹취록 공개로 갑질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박나래는 A씨와의 갈등 해소를 주장했으나 A씨는 합의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