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졸속 결정 하고 반발 나오자 고치겠다? 세제 개편이 장난인가
정부 세제 개편안이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 방안은 반발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안에도 입법예고 닷새 만에 4천 건이 넘는 국민 의견이 쏟아졌다. 세 부담 증가에 대한 반대는 물론 실거주 예외, 육아·가족 돌봄, 재건축·리모델링, 부부 공동명의 등 쟁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 제안은 반영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애초에 정부가 과연 제대로 검토하고 법안을 내놨는지부터 따져볼 일이다. 세제는 여론을 떠보는 정책이 아니다. 한 번 바뀌면 국민 자산 배분과 기업 의사결정, 시장 가격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부동산과 자본시장, 상속·증여세를 한꺼번에 손대야 한다면 복잡한 이해관계, 시장 반응, 편법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법안을 내놓고 반발이 커지자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입법예고가 부실(不實) 준비를 대체하는 절차로 전락할 판이다. 848만 명이 가입하고 59조원이 쌓인 ISA부터 그렇다. 정부는 납입 한도 이월(移越)을 폐지하고 계약 기간을 5년으로 축소하면서 기존 ISA의 선택권을 줄였다. 국민의 장기 자산 형성을 돕는 제도를 국내 증시 자금 유인책으로 바꾸려는 의도다. '주가 누르기 방지' 방안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의도적인 주가 낮추기로 판단할 수는 없다. 이를 입증하려면 PBR뿐 아니라 배당·자사주·특수관계인 거래 등 실제 기업행동을 종합해 살피는 기준이 필요하다. 부동산 세제는 더 복잡하다. 실거주 요건만 해도 취학·전근·질병·해외 체류·부모 봉양에 이어 육아와 가족 돌봄까지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재건축·재개발뿐 아니라 리모델링으로 이주한 기간도 거주 기간에 넣어 달라는 의견이 나왔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공제 방식과 기존 보유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적용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있다. 수천 건의 국민 의견과 정치권 반발, 대통령 재검토 지시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가 들이는 시간과 행정력은 결국 국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국민과 기업에 불확실성을 안기고, 정부가 내놓은 세법을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불신도 키운다. 눈에 드러난 재정 비용만이 국가적 손실이 아니다. 개편안 재검토는 개별 조항 일부 손질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애초 정부 의도에 맞춰 국민과 기업을 움직이게 할 수단으로 세제를 동원한 것이 문제이고, 시장의 복잡성을 터무니없이 단순한 기준과 세제 혜택으로 통제하려던 것은 더 큰 문제다. 동기와 과정이 틀린 탓에 반발과 부작용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정책 실수가 아니라 세제 개편을 준비하는 정부의 자세에 관한 문제다. 불순한 의도와 조악(粗惡)한 방법으로는 결코 지지율을 높일 수 없다.
2026-08-11 05:00:00
[사설] 미군 무기 고갈이 부른 한반도 방공망 공백, 독자 대응 속도 내야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 장기화에 따른 미사일 재고 부족이 글로벌 안보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우리나라 한반도 하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의 패트리엇 재고는 전체의 절반 수준인 1천700기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THAAD) 역시 재고의 80%가 소진돼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만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미군의 방공망(防空網) 공백은 한국의 안보 위협으로 직결된다. 미 국방부가 감시 및 방공 자산을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긴급 전출함에 따라, 주한미군의 방공망 및 대북 감시 역량 약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주한미군은 오산과 평택 등에 패트리엇 10여 개 포대를 분산 배치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는 핵심축 역할을 해왔지만, 이미 일부 포대의 중동 차출이 이뤄진 데다 추가적인 자산 차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有事時) 즉각 투입돼야 할 일본 주둔 미 해병 원정대마저 중동으로 이동한 상태다. 주한미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약화는 북한의 주된 도발 수단이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안보에 대단히 치명적인 위협이다. 정부와 군 당국은 미국의 안보 자산 재배치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주한미군의 방공 전력 이탈을 최소화하도록 미 측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천궁-Ⅱ 등 국산 방공 체계의 조기 전력화와 배치를 앞당겨 자체 방공 역량을 가파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의 안보를 동맹의 방공망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미국의 안보 공백을 메울 대책을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6-08-11 05:00:00
[사설] 2028 통합 체제 새 수능, 시작도 전에 계륵 전락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2학년도부터 이어진 '공통+선택과목' 통합형 체제로 치르는 마지막 시험이다. 2028학년도부터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전면 폐지되고, 모든 응시자가 똑같은 문제를 푸는 통합사회·통합과학 체제로 바뀐다. 그런데 이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새 수능 체제에 대한 불신과 이탈(離脫) 움직임이 거세다. 시민단체 '교육의봄'이 내놓은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2028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100% 전형 비중이 현재 62%에서 37.3%로 크게 줄어든다. 서울대는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전형 비율을 85%까지 대폭 높인다. 수시에서는 아예 일반전형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없앤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각각 수시 인원의 50.7%, 23.9%를 수능 등급 없이 뽑기로 했다. 시행도 되기 전에 최상위권 대학들이 수능 하나만으로는 변별(辨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1994학년도 수능이 도입된 이후, 대입 체제는 5~7년마다 바뀌었다. 2005학년도에는 선택형 체제가 도입됐고, 2014학년도엔 과목 수준별 A·B형이 등장했다. 2022학년도엔 문·이과 통합형이 시행됐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몇 년마다 모의실험 하듯 일방적인 개편으로 대학 현장과 수험생들을 잦은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과 동떨어진 개편이 이어져 대학의 수능 반영 비중이 계속 줄어들게 되면 수험생들에게 수능의 위상은 성가신 계륵(鷄肋)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2026-08-11 05:00:00
[관풍루] 리얼미터 이재명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4주째 하락하면서 취임 이후 최저인 43.3%로 나타나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4주째 하락하면서 취임 이후 최저인 43.3%로 나타나. 하는 일마다 국민 염장 지르니 그럴 수밖에.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 연계 야외기동훈련 지난해 44건에서 올해 14건으로 급감. 누구 좋으라고 이러지? 북한 김정은이 흐뭇해하겠군. ○…6·3 지방선거 투표소 현장 취합 투표자 수와 중앙선관위가 사후 공개한 최종 투표자 수 사이에 수백 명 규모의 차이가 전국 곳곳에서 확인돼. 이러니 윤석열이 옳았다는 소리 나오지.
2026-08-11 05:00:00
2026-08-10 18:47:57
[매일춘추-임현락] 침몰하는 배, '우리는 무엇을 그리는가'
인생은 고해(苦海)의 바다를 건너는 항해라고 한다. 불가에는 가라앉는 배의 가르침이 있다. 발밑에 물이 차오르는데도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 다투는 무지한 욕망은 인간의 오랜 굴레다. 프랑스 화가 제리코가 그린 걸작 '메두사호의 뗏목'은 이 아수라장을 화폭에 생생히 고발한다. 난파된 배 위에서 이기적 탐욕에 눈이 멀어 서로를 밀쳐내고 죽어가는 인간 군상의 비극 말이다. 성경 '요나서'의 풍경도 이와 맞물린다. 폭풍우 속에서 선원들이 살기 위해 아우성칠 때, 정작 재앙의 원인을 제공한 요나는 배 밑창 깊은 곳에서 잠에 빠져 있었다. 폭풍이 배를 흔드는데도 나 홀로 안전하리라 믿는 문명적 둔감함은, 연일 지구촌을 뒤흔드는 역대급 이상기후의 경고 속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러한 망각과 무관심은 현실의 파국을 지워버리는 디지털 환경의 집단적 최면 속에서 깊어진다. 창밖에는 역대급 폭염과 이상기후의 경고음이 울리는데도, 손안의 스마트폰이 편집해 낸 매끄러운 이미지의 신기루에 몰두하는 세태는 요나가 숨어들었던 배 밑창의 아늑한 무관심과 닮았다. 장자(莊子)는 "천지는 나와 나란히 생겨났고, 만물은 나와 하나다"라고 했다. 대자연과 인류는 내 밖의 박제된 배경이 아니라 같이 함께 숨 쉬는 '연장된 몸'이다. 패권과 탐욕이 생태계의 임계점을 넘어선 지금, 대자연의 역습은 부메랑이 돼 인류라는 배의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다. 코로나 시절 마스크의 역설을 돌이켜본다. 외부의 오염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 쓴 마스크는 나의 오염이 밖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방어벽이었다. 이 안팎의 경계에서 얻은 교훈은 명확하다. 이상기후라는 재앙 앞에서 그 누구도 무고한 관객일 수 없으며, 나 자신이 곧 주범일 수 있다는 서늘한 진실이다. 인류가 탐욕의 질주를 멈추고 마스크 뒤로 몸을 숨겼던 순간, 거대한 생태계가 자정 능력을 복원하고 기후의 폭주가 잦아들며 대자연이 본연의 생명력을 되찾았던 반전을 우리는 기억한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하나의 거대한 화폭이며, 우리 모두는 각자의 생각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화가들일지 모른다. 그러나 전체를 보지 못하고 제 욕망의 설계도만 채우려는 맹목적인 붓질은 결국 지구라는 거대한 화면을 망치고 인류라는 배를 좌초시킬 뿐이다. 침몰하는 배 위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힘은 어느 한쪽만 독식하겠다는 위선적인 스케치가 아니다. 먹과 여백이 서로 자리를 내어주며 공존하듯, 자연과 타인이 모두 한 배를 탄 공동체이자 '내 몸의 연장'임을 화폭처럼 깨달아야 한다. 서로를 밀쳐내던 손을 거두고 우주적 상생의 붓질을 시작할 때, 비로소 지구라는 오래된 그림은 다시 푸른 생명력으로 완성될 것이다.
2026-08-10 15:41:10
[김명옥의 동아시아 신화에서 역사로] 소호 김천씨와 투후 김일제는 신라 왕실의 조상
◆감숙성에 남아 있는 투후 김일제의 유적2026년 여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는 감숙성 일대를 답사했다. 답사를 함께 한 일행들은 감숙성에 투후(秺侯) 김일제(金日磾:서기전 134~서기전 86)의 유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중국 서북부 감숙성은 고대 흉노의 무대였기에 흉노의 유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무려 2천100여 년 전의 인물인 흉노의 태자 김일제의 유적이 아직까지 남아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액시(张掖市) 당채향(党寨乡) 신구촌(新沟村)에 있는 투후보유지(秺侯堡遺址)는 중국 북부를 장악하고 한(漢)나라의 조공을 받았던 흉노가 그 이름까지 남긴 거의 유일한 유적일 것이다. '보(堡)'란 작은 성을 뜻하는데 직접 찾은 투후보는 그리 작은 성이 아니었다. 그러나 크기의 크고 작고 보다 '투후(秺侯)'란 이름을 가진 성이 2천100여 년의 세월을 묵묵하게 버티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경이로웠다. 특히 투후 김일제는 한국에서도 김씨의 시조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현재 중국인들이 자신들을 한족(漢族)이라고 자칭하는 것은 유방(劉邦)이 세운 한(漢)나라를 뿌리로 삼는 것인데, 그 한(漢) 정사인 『한서(漢書)』에 김일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열전을 남기고 있는 인물이다. 『한서』 「김일제 열전」은 "김일제의 자는 옹숙(翁叔)이며 본래 흉노 휴도왕의 태자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열전은 좁게는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지만 넓게는 한족과 흉노족의 서로 양립할 수 없었던 흥망사가 담겨 있다. ◆흉노를 격파한 곽거병평민에서 일어나 초나라 왕족 후예 항우(項羽)를 꺾고 중원을 통일한 한 고조 유방은 서기전 200년 자신감을 갖고 흉노 정벌에 나섰다. 그러나 지금의 산서성(山西省) 대동(大同)시 부근으로 유추되는 백등산(白登山)에서 흉노 황제 묵돌선우(冒頓單于)의 군대에게 포위당해 전멸당할 위기에 처했다. 유방의 책사 진평(陳平)이 묵돌의 황후 연지(閼氏)에게 막대한 뇌물을 주어 목숨은 건졌지만 매년 막대한 조공을 바치는 조공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현재 중국인들이 한 고조 유방 못지않게 한 무제(武帝:재위 서기전 141~서기전 87)를 뛰어난 임금으로 높이는 이유는 조공국 한의 처지를 역전시켰기 때문이다. 유방이 패배한 후 80여년 후인 서기전 121년 한 무제는 곽거병(霍去病)과 위청(衛靑) 등 젊은 장군들을 보내 흉노를 공격했다. 흉노는 황제인 선우 아래에 좌현왕(左賢王)과 우현왕(右賢王)을 두어 넓은 지역을 다스리게 했는데 김일제는 원래 흉노 우현왕이었던 휴도왕(休屠王)의 태자였다. 곽거병은 좌현왕이었던 혼야왕(渾邪王)의 군사를 기련산(祁連山) 일대에서 대파했고, 수만 군사를 잃은 것에 화가 난 선우는 혼야왕을 죽이려고 불렀다. 혼야왕은 휴도왕에게 함께 모반하자고 권했지만 휴도왕이 거부하자 휴도왕을 죽이고 4만여 군사와 함께 항복했다. 이때 과거병은 휴도왕이 하늘에 제사할 때 사용하던 금인(金人)을 노획했는데, 훗날 한 무제가 김일제에게 '김(金)'이라는 성을 내린 것도 이 금인에서 유래한다. ◆흉노 태자 김일제의 생애열네 살이었던 휴도왕의 태자 김일제는 어머니 연지(閼氏:묵돌의 황후와는 다른 인물)와 동생 김윤(金倫)과 함께 한나라로 끌려가서 말을 기르는 관노가 되었다. 하루는 무제가 후궁들과 함께 말을 검열하는데 김일제만이 후궁들을 힐끔거리지 않고 그가 기른 말이 유난히 뛰어나자 말 기르는 책임자인 마감(馬監)으로 승진시켰다. 김일제는 시중(侍中)·부마도위(駙馬都尉)·광록대부(光祿大夫) 등을 역임하며 무제의 신임을 받았는데 서기 전 88년 망하라(莽何羅)가 무제를 암살하려 하는 것을 몸을 던져 막았고 이후 무제는 김일제는 일가처럼 대우했다. 무제는 김일제를 제후로 봉하려 했으나 김일제는 사양했고, 무제 사후 뒤를 이은 소제(昭帝)는 병으로 위독한 김일제를 투후(秺侯)로 봉했다. 김일제는 봉작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으나 투후의 작위는 후손들에게 이어졌다. ◆소호와 금인의 관계『한서』 「위청 곽거병 열전」은 과거병이 흉노 휴도왕의 '제천금인(祭天金人)'을 획득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 제천 금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수많은 해석이 있었다. 후대에는 주로 불교의 불상과 같은 것으로 해석했다. 『사기』 「오제열전」은 황제(黃帝)의 맏아들을 '소호(少昊) 금천(金天)'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김씨 성이 나왔다고 보고 있다. 『여씨춘추』에서 고유(高柔)는 소호가 금천씨가 된 유래에 대해서 "금덕(金德)으로써 천하의 왕이 되어서 금천씨라고 불렀으며, 죽어서는 금으로 배향되어 서방 금덕의 신이 되었다"라고 했다. 또 욕수(蓐收)라는 인물에 관해서는 "소호 후예의 아들로 해(該)라고 하는데 모두 금덕이 있어서 죽어서는 금신(金神)으로 제사를 받았다"라고 했다. 『예기』 「월령(月令)」에서 정현(鄭玄)은 "소호는 금천씨이고, 욕수는 소호씨의 아들로 해이며 금관이라고 한다"는 주석을 달았다. 『산해경』 「해외서경」에서 곽박(郭璞)은 욕수를 "금신이다"라는 주석을 달았다. 이처럼 소호와 그 자손 욕수는 모두 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흉노 휴도왕이 금인을 가지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기사는 동이족인 소호 금천씨나 그의 아들 욕수와 연관이 있을 것임을 말해준다. 흉노는 "매년 5월이면 용정에서 큰 집회를 열고 조상신과 천지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금인을 만들어서 제사를 지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금인은 소호나 그 아들 욕수일 가능성이 높다. 흉노 또한 동이족의 한 지파인 것이다. ◆신라의 원시조 소호 금천씨, 중시조 김일제소호 김천씨나 김일제가 우리에게 큰 관심을 끄는 것은 그와 국내 김씨의 관계 때문이다. 1954년 섬서성(陝西省) 서안(西安) 동쪽의 곽가탄(郭家灘)에서 9세기 재당(在唐) 신라인이었던 「대당고김씨부인묘명(大唐故金氏夫人墓銘)」이 발견되었는데, 소호 김천씨와 투후 김일제가 조상이라고 나온다. "태상천자 때 나라가 편안했고 그 적장자께서 가문을 여셨는데 호(號) 가 소호씨금천(少昊氏金天)이시니 곧 우리 가문이 씨(氏)를 받은 세조(世祖)이시다. …… 먼 조상 이름은 일제(日磾)이신데, 흉노조정[龍庭]에서 서한(西漢:전한)에 귀순하셔서 무제(武帝)에게 벼슬하셨다. …… 투정후 (秺亭侯)에 봉하셨다." 재당 신라인 김씨의 묘지명에 김씨 가문을 연 원시조가 소호금천씨이며 먼 조상이 김일제라고 기록한 것이다. 「대당고김씨부인묘명」에는 "한나라가 덕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난리가 나서 괴로움을 겪게 되자 곡식을 싸 들고 나라를 떠나 난을 피해 멀리까지 이르렀다. 그런 까닭에 우리 집안은 멀리 떨어진 요동에 숨어 살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한나라 말기에 요동으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유방이 세운 전한(前漢)은 신(新:서기 9~23)나라를 세운 왕망(王莽)에게 무너지는데 김일제의 증손인 김건(金建)의 손자인 김당(金當)의 어머니 남(南)은 왕망의 어머니 공현군(功顯君)의 친자매였다. 곧 김당과 왕망은 이종사촌지간이었기 때문에 김일제의 후손들은 신나라 조정에서 활약했으나 신나라가 불과 14년 만에 멸망하고 후한이 들어서자 김일제의 후손들은 요동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적은 것으로 보인다. ◆금으로 이어진 신라 가야 왕실과 김일제신라의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왕의 비문에는 "투후 제천지윤(祭天之胤)이 7대를 전하여 (……)"라고 말하고 있다. 『한서』에서 휴도왕이 금인을 가지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고 그 후예가 투후라는 사실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신라 왕실에 그대로 계승된 것이다. 문무왕은 태종 무열왕과 김유신의 누이인 문명왕후(文明王后) 김문희(金文姬) 사이에서 태어났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 따르면, 김유신의 12대 선조는 가야를 건국한 수로왕이며, 그의 증조부는 신라 법흥왕 19년(532)에 왕비와 세 아들과 함께 신라에 항복한 금관가야 구해왕(仇亥王)이다. 또 그의 조부는 구해왕의 셋째 아들인 무력(武力)이다. 「김유신열전」에는 "신라 사람이 스스로 소호금천씨의 후손이라고 일렀기 때문에 성을 김이라고 했는데, 비문에는 또한 헌원의 후예요 소호의 자손이라 했으니 남가야 시조 수로왕은 신라와 성이 같다"라고 했다. 헌원은 바로 오제(五帝)의 첫머리로 소호 김천의 부친인 황제(黃帝)를 뜻하니 신라왕실은 스스로를 황제의 후예이자 소호 김천씨의 후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 장액시에 있는 투후보는 한나라 때 흙을 다져 쌓은 판축 토성으로 성 안에는 원래 사당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아마도 김일제를 모신 사당일 것이다. 흉노 휴도왕의 제천금인, 금덕(金德)으로 천하를 다스렸다는 소호금천씨, 금신(金神) 욕수, 김일제에게 내려진 '김(金)'이라는 성씨! 서로 다른 시대와 문헌이 '금(金)'과 제천(祭天), 그리고 조상에 대한 기억이라는 공통된 요소를 품고 있다. 특히 요동으로 이주한 김일제의 후손들과 신라 김씨 왕실은 모두 문헌으로 김일제와 관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씨의 조상 기억은 후대의 창작인가동이족인 소호의 정체성은 김(金)이라는 성씨에 오롯이 묻어있다. 그리고 김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조를 잊지 않기 위해 비석이나 묘지명에 자신의 가계를 새겼다. 하지만 식민사학을 추종하는 학자들은 김씨 성이 6세기 말 7세기에 만들어졌으며, 이런 기록들은 김씨들이 가문의 유구함과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 낸 계보라고 말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자료에서 소호금천씨와 김일제에 대한 기억이 반복되고 있는지, 그리고 '금(金)·제천(祭天)·투후(秺侯)'라는 요소들이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신라와 가야의 김씨 계보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함께 설명하지 못하고 부정하기에 바쁘다. 그들의 일본인 스승들이 만들어놓은 "한국사의 시간을 축소하라"는 지시에 충실한 것이다. 그러나 2026년 여름, 감숙성 장액의 황량한 들판에 남아 있는 투후보의 성벽 앞에 서서 나는 그 오래된 기억을 생각했다. 동이족이 하늘에 제사지내며 조상을 기억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는 일이다. 그 기억을 더듬는 것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
2026-08-10 14:24:56
또 스파이더맨이다. 처음에는 토비 맥과이어였고 그다음은 앤드류 가필드였다. 지금은 톰 홀랜드가 스파이더맨이 되었고, 애니메이션에서는 마일스 모랄레스가 새롭게 등장했다. 배우가 바뀌고 세계관이 달라졌으며 이야기 역시 변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또 극장으로 향한다. 스파이더맨은 출발점부터 모두가 안다. 평범한 소년 피터 파커가 거미에 물려 특별한 능력을 얻고,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다가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각성해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난다. 수없이 반복된 이야기다. 하지만 다른 히어로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스파이더맨은 완성된 영웅이 아니라는 점이다. 슈퍼맨은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존재였고, 배트맨은 자신의 의지로 영웅이 됐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한 힘을 갖게 된 평범한 소년이다. 그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실수하며, 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감당하지 못한다. 영웅이 된 뒤에도 학교에 가야 하고, 사랑을 고민하고, 친구와 다투며, 생활비를 걱정한다. 그래서 스파이더맨은 히어로물에 앞서 청춘의 이야기다. 스파이더맨이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보다 피터 파커가 선택의 순간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마음을 준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익숙한 문장이 오랫동안 스파이더맨을 대표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흔히 삼스파라고 부르는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보여주는 청춘은 서로 다르다. 마일스 모랄레스 역시 이전과는 다른 시대와 환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마주하는 질문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가진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삶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 우리는 완벽한 영웅보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영웅이 되어가는지를 보고 싶은 게 아닐까. 가능하다면 나의 응원으로 일어나는 영웅이라면 더 마음이 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파이더맨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영웅인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힘을 가졌지만 여전히 서툴고, 세상을 구하면서도 자신의 문제 앞에서는 흔들린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실패를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에는 박수를 보낸다. 다행히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다시 돌아온다. 새로운 악당과 화려한 액션, 그리고 우리의 이웃 피터 파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또 극장으로 향할 것이다. '또 스파이더맨이야?'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말이다.
2026-08-10 09:29:02
[사설] 장기 보유 1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모는 세제 개편, 전면 재개편하라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국민 민원이 쇄도(殺到)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혜택 기준을 '장기 보유'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전면 전환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과 반발이다. 9일 오전 11시 기준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는 2천259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 거주 소득공제로 전환하고 거주 공제 한도를 2029년까지 10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양도소득세 개편 등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에도 1천483건의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득이한 사유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를 폭넓게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거주자를 보호하겠다는 정책 목적 자체는 타당하다. 그러나 거주 요건을 엄격하게 강화하면서 현실적인 사정으로 집을 비워야 하는 실수요자들이 억울한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한 것도 사실이다. 취학, 전근, 질병 치료, 부모 봉양 등에 한해 비거주 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로 인정해 주겠다고 한 정부안은 지나치게 협소하다. 손주를 돌보기 위해 자녀 집 근처로 주거를 옮기는 육아·돌봄 이주나, 주택법상 리모델링 공사로 인한 장기 이주 등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보편화된 생활 양식이다. 이런 불가피한 사유까지 거주 불인정 대상에 포함해 세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제도 설계의 명백한 허점이라 할 것이다. 정부는 폭넓은 예외를 인정할 경우 갭투자 등 투기적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하지만 획일적인 규제로 인해 선의의 실거주자가 피해를 보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수용성과 신뢰에 달려 있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입법예고 동안 수렴된 국민의 목소리를 요식(要式) 행위로 치부하지 말고, 귀 기울여 경청해 신축적인 핀셋 보완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이라는 큰 틀의 방향성을 유지하되, 다양한 삶의 형태를 반영할 수 있도록 비거주 예외 요건을 한층 촘촘하고 합리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2026-08-10 05:00:00
[사설] 임차농 피해·땅값 하락, 농촌 생태계 위협하는 농지 전수조사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비농민의 농지 소유를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全數調査)가 농촌을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오랜 관행과 현실을 외면한 채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과 단속만 앞세운다면, 투기꾼은 잡지 못하고 애꿎은 농민만 피해를 볼 수 있다. 최근 마무리된 정부의 기본조사에서 전체 대상의 27%가 불법 임대차 등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문제는 농촌에서 '도지'(賭地) 농지 이용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다. 고령화로 농지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차농이 농사를 맡아온 게 현실이다. 이를 불법으로 몰아붙이면,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지어온 임차농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본다. 지주들의 농지 회수(回收)도 우려되는 문제다. 지주들이 불법 임대차로 적발될 것을 염려해 임차농에게 땅을 거두어들일 경우 농업생산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 고령 지주나 도시 거주 상속인이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경작(耕作)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농지를 계속 보유하기도 쉽지 않다면,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많다. 농지 가격이 급락하면 담보가치도 떨어져 농민의 금융 부담이 커진다. 농지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지역 농축협의 건전성(健全性)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지 투기와 불법 소유는 엄정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농지 정책의 목표가 '누가 소유했느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누가 실제로 농사를 짓고 있고, 농지가 제대로 이용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헌법의 경자유전 원칙을 지키면서도, 정책의 중심은 '농지농용'(農地農用·농지는 농사에 이용한다)이어야 한다. 고령농, 상속 농지, 문중 농지, 장기 임차농 등 농촌의 다양한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정부는 전수조사와 단속 실적을 정책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투기를 막겠다며 성실한 임차농을 내몰고 농지 가격을 떨어뜨린다면, 농촌 생태계(生態系)는 무너진다.
2026-08-10 05:00:00
[사설] 이젠 투표자 수 미리 허위 입력까지, 부정선거 부정 못 할 범죄 행위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선관위가 시간대별 투표율(投票率)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1시간 이상 미리 투표자 수를 허위 기입해 넣은 곳이 117곳(지선 47, 대선 26, 총선 44)이었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는 이상 미래의 숫자를 미리 입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동안 선관위는 투표율 조작과 관련, 잘못된 입력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부실(不實)일 뿐 부정(不正)선거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주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선관위의 전산 조작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며 광범위하게 행해진 범죄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앙선관위의 시간대별 서버 입력 시간' 자료(資料)에 의하면 6·3 지방선거 당시 광명시 3곳 투표구의 오후 1시 투표자 수는 오전 11시 28분 25초에 입력됐고, 지난해 대선 때 서울 중림동 3곳 투표구의 오후 4시 투표자 수는 오후 2시 30분에, 2024 총선에서 충북 청주 2개 투표구의 오후 6시 투표자 수는 오후 4시 30분 6초에 등록된 사실이 확인됐다. 같은 읍·면·동에 속한 여러 투표구의 최초 입력 시간이 초 단위까지 똑같은 경우가 우연(偶然)이거나 단순 실수(失手)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투표자 수가 갑자기 0명 증가한 '셧다운 투표구'와 다른 투표구와 증가분이 똑같은 '쌍둥이 투표구' 등이 14곳이나 확인되었다는 것도 심각한 부정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국회 국조특위 위원장을 맡은 윤상현 국힘 의원은 지난 7일 '선관위 전산 조작 사실이 드러나 단순 부실 선거로 보기 어렵다'는 대학생의 의견에 대해 "투표율 허위 입력을 투표수 조작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선동"이라고 했다.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투표율 전산 조작이 확인되었다면, 다른 부정이 없었는지도 철저히 밝히는 것이 국조특위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각종 의혹 규명(糾明)에 앞서 미리 예단하고 선을 긋는 행위는 뭔가를 은폐(隱蔽)하려 한다는 국민적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2026-08-10 05:00:00
[관풍루] 폭염 속 채소류 가격 급등에 폐사 여파로 축산물·수산물 가격마저 불안
○…폐기 버스를 청년용 단기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는 민주당 황희 의원에 대해 보수 야권, '기괴, 몰상식, 도심 주택 공급 못 한다는 자백' 등 맹비난. 민주당마저 '개인 의견' 선 그을 정도니 욕 먹어도 할 말 없겠군. ○…폭염 속 채소류 가격 급등에 폐사 여파로 축산물·수산물 가격마저 불안. '히트플레이션' 공포 현실화하는데 농식품부 답변 "닭고기 수급 영향 미미", 해수부 대책 "수산물 할인전 확대". ○…'장윤기 사건' 계기로 현직 경찰관 가족이 피의자·피혐의자인 사건 전국 45건 조사. 파악·관리 체계조차 없었다니. 내달 시행 상피제(경찰 가족 사건을 다른 경찰서 이첩)에 뒷북 비난 당연지사.
2026-08-10 05:00:00
2026-08-09 18:53:51
[교육칼럼]경북대 치의예 전형 틀 바꿨다…대구 상위권 수시 지원 전략 '격랑' 속으로
전국 11개 치과대학의 2027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 정원이 196명 규모로 정립된 가운데, 수험생들의 지원 양상과 대입 전형 구조에서 뚜렷한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 소재 3개교(경희대·서울대·연세대)와 우리 지역 대표 치대인 경북대학교를 비롯한 거점 국립대 5개교 및 주요 사립대 3개교로 이뤄진 치의예과 입시 지형은 최근 수년간 지원자 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을 합산한 전국 치의예 수시 지원 인원은 2024학년도 3,642명에서 2025학년도 3,365명, 2026학년도 2,236명으로 2년 만에 38.6%나 감소했다. 특히 대구 지역의 경우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의 전형 요소 변화가 지역 상위권 수험생들의 판세 읽기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의 Y고등학교 3학년 E군은 "경북대 치의예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에서 탐구영역 필수 반영이 빠지고 수학이 필수 반영 과목으로 바뀌면서 정시와 수시를 동시에 준비하는 부담이 한결 달라졌다"며 "하지만 수도권 대학들의 논술전형 폐지로 인해 논술 모집인원이 전국적으로 단 16명(경북대 3명, 경희대 13명)에 불과해져 교과나 종합전형으로의 U턴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경북대 치의예 교과우수자전형 경쟁률은 2024학년도 41.25대 1에서 2025학년도 25.80대 1, 2026학년도 20.80대 1로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2027학년도 수시 종합전형 선발 규모는 전국적으로 부산대의 전형 신설(8명)과 연세대·단국대(천안)의 인원 이동(각각 21명으로 확대)에 힘입어 최근 4년 중 가장 많은 143명으로 늘어나 최상위권 학생들의 주요 목표가 되고 있다. 학부모 현장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과 정성평가 대비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대구 S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P씨는 "서울대 치의예 종합전형의 경우 지원자 수가 360명에서 245명으로 줄면서 70% 컷 합격선이 1.52등급에서 2.19등급으로 크게 떨어지는 현상을 지켜봤다"며 "그러나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처럼 지원자가 감소해도 70% 컷이 1.56등급 안팎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경우가 있어 단순 내신 등급만 믿고 지원하기는 매우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변동성은 전국 6개 대학에서 단 37명만 선발하는 2027학년도 교과 일반전형에서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보이며, 미인정 지각이나 조퇴 2회를 미인정 결석 1일로 환산 반영하는 등 출결·비교과 산출 방식이 세밀해진 대학별 요강을 꼼꼼히 짚어볼 필요성이 커졌다. 크라스에듀의 최상영 이사는 "치의예과 수시 지원 시 모집 정원의 절대적인 수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실제 2026학년도 치의예 논술전형 전체 경쟁률이 104.5대 1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던 것처럼, 2027학년도에 단 16명만 남은 논술전형은 극심한 쏠림 현상과 함께 합격선 예측 불가능성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지역 수험생들은 수학 및 과학탐구 필수 응시 조건을 제시한 연세대, 전남대, 전북대와 탐구 1과목만 반영하는 조선대 등 대학별 수능 최저 조건을 정밀 분석해야 한다. 결국 변동 폭이 큰 교과전형의 위험성을 줄이고 늘어난 종합전형 인원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수능위주 정시 전형까지 염두에 둔 다각도의 대입 완충 지대를 확보하는 것이 합격률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 될 전망이다. 윤경민 크라스에듀 대표
2026-08-07 10:00:00
[사설] 환자 부담 못 줄이는 간병비 급여화가 무슨 소용인가
정부가 '간병 파산'(看病 破産)을 막겠다며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간병비 부담 때문에 가계가 무너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세부 방안을 보면, 환자와 보호자가 체감할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이는 정책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다. 정부는 의료 중심 요양병원을 선정해 최중증(最重症) 환자의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대신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도록 했다. 간병인의 처우를 개선하고 의료진과 협업을 강화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고, 효능적인 간병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옳다. 문제는 비용이다.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고 교대근무를 운영하면 인건비와 운영비가 증가한다. 그 결과 건보가 적용돼 환자가 전체 비용의 30%만 부담한다고 해도, 실제 내야 하는 금액은 현재와 차이가 없거나 많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병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되레 환자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급여화(給與化)의 역설(逆說)이다. 정부가 간병비 급여화를 추진한 이유는 '간병 파산'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장기간 간병은 가족의 생계(生計)를 위협하고 있다. '간병 지옥' '간병 살인'이란 끔찍한 사회적 문제도 낳고 있다. 그런데 건보를 적용받고도 환자가 지금과 비슷한 비용을 부담하거나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면, 국민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간병 서비스의 질 향상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을 낮추지 못한다면, 정책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정부는 정책의 우선순위(優先順位)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간병비 급여화의 본래 목적은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있다. 물론 간병의 질 향상과 비용 절감을 모두 이룰 수 있다면, 이는 최상의 정책이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가장 절박(切迫)한 것은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2026-08-07 05:00:00
[사설] 읽어 보지도 않고 국민 피해 뻔한 개정 형소법 공포한 대통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법무·행안부 등의 업무 보고 자리 때 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역대급 망언(妄言)"이라고 했다. 대통령을 향해 제1야당 대표가 '망언'이라는 극단적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한 것은 충격적이다. 그런데 대통령 발언의 배경과 상황을 보면 '망언' 발언이 그리 놀랍지 않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업무 보고에서 "나는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안 읽어봤다. 개정된 형소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느냐, 하지 말라고 금지된 것이냐"라고 법무장관에게 물었다. 하루 전 야당과 법조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거부권 행사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조치"라면서 개정 형소법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장본인이 바로 이 대통령이다. 개정 형소법의 내용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대통령의 거부권 포기가 사필귀정이 될 수는 없다. 이런 황당(荒唐)한 상황에서 야당 대표가 대통령의 정신세계에 대해 "궁금하다"고 한 것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대통령은 또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사건 암장(暗葬)이 더 쉬워지는 것 아니냐"면서 대책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경찰의 부실 수사와 증거인멸 조작 수사의 대표적 사례인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의 피맺힌 절규(絕叫)에 귀를 막고, 국민을 경악(驚愕)시킨 '장윤기 사건'에 대해 눈감고 있었다는 말인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했고, 개정 법 시행이 확정된 다음에도 국민 반대 여론은 60%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 같은 중차대한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나는 잘 모른다'는 식으로 동문서답하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納得)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개정 형소법의 최대 피해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은 압도적이다. 피해가 현실이 될 때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국민의 원성(怨聲)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2026-08-07 05:00:00
이재명 대통령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해 "지금까지 군사 쿠데타가 몇 번 있었나. 모두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한 일인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이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하면 이런 가능성(쿠데타 가능성)이 좀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사관학교 통합 이유로 '합동성 강화' '효율성' '미래전 대응' '첨단 과학기술 교육 확대' 등을 내세웠으나, 실은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을 이유로 육사와 육사 출신 장교들에게 '연좌(緣坐) 책임'을 묻는 것임을 드러낸 것이다. 5·16과 12·12는 육사 출신이 일으킨 쿠데타가 맞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은 성격이 다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오판(誤判)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일부 군인이 참여한 것이다. 현재 12·3 비상계엄 관련으로 재판받고 있는 다수 군인들은 명령에 따라 작전에 참여했을 뿐이다. 게다가 아직 사법적 판단·역사적 평가가 진행 중인 사건을 대통령이 '쿠데타'로 규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대통령의 '쿠데타' 발언은 세계인들에게 '한국은 21세기에도 쿠데타가 일어나는 나라'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국익에 해로운 자해적(自害的) 발언이다. 무엇보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이 미래전 능력 배가(倍加)에 초점을 두기보다 '육사 처벌성'이라니 기가 막힌다. 군사 쿠데타는 육군사관학교가 따로 있기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육군사관학교가 따로 있는 미국, 프랑스, 영국, 대만 등에서도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을 것이다. 군사 쿠데타 예방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치, 군에 대한 문민통제 강화, 군인과 국민들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공화주의에 대한 인식 고양(高揚)을 통해 이루어진다. 국방 개혁이나 사관학교 통합이 특정 집단에 대한 불신, 처벌 차원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오직 우리 군의 전투력을 향상하고, 전쟁 억제 능력을 키우는 목표로 추진되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사관학교 통폐합이 육·해·공군의 전문성과 미래전 능력 제고에 해롭다고 말한다.
2026-08-07 05:00:00
[관풍루] 서울시가 개최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비판 쏟아져
○…서울시가 개최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비판 쏟아져. 직장 때문에 도심 살 수밖에 없는 서민과 노인들마저 내쫓고 결국 자산 계층만 들어오게 하겠다는 건가? ○…이 대통령 "육사 또 쿠데타" 한마디에 유승민 "윤석열 나온 서울대·충암고도 없애라" 지적하며 발끈.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은 연좌제의 부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두 달 동안 개미들 -63% 피눈물 흘리는 사이 자산운용사들 약 37억원의 수수료 수익 거둬. 정부의 미숙한 정책에 운용사 배만 불린 꼴.
2026-08-07 05:00:00
2026-08-06 18:44:24
세계적인 도시들은 저마다 도시를 상징하는 문화축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센강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영국 런던은 템스강을 도시의 문화와 경제의 중심축으로 발전시켰다. 일본 교토는 천년의 사찰과 전통문화를 도시의 브랜드로 만들었고, 스페인의 산티아고는 순례길 하나로 세계인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대구의 미래를 이끌 문화축은 무엇이어야 할까? 그 답은 멀리 있지 않다. 금호강과 팔공산이다. 금호강은 대구 시민의 삶을 품어온 생명의 강이며, 팔공산은 천년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신을 지켜온 민족의 영산이다. 이 두 자산을 하나의 문화관광벨트로 연결하는 일은 관광정책을 넘어 대구의 미래 전략이 되어야 한다. 금호강은 선비들이 배를 띄우며 시를 짓고 학문을 논했던 선유문화의 무대였으며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라 대구의 품격과 정신을 담아낸 문화공간이었다. 오늘날 금호강은 유원지와 산책로를 넘어, 선유문화 재현, 야간 수변공연, 나룻배와 정자가 어우러져 국제문화행사가 펼쳐지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강으로 발전할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 문화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팔공산으로 이어져야 한다. 신숭겸 장군의 충의(忠義)정신, 영조대왕의 효심과 왕실의 안녕을 기원했던 파계사, 대구 5천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실인, 고려(KOREA)가 국난 극복을 염원하며 조성한 초조대장경은 펜으로 전쟁을 눌리친 인문학의 숭고한 정신이다. 또한 동화사에는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위해 승병을 이끌었던 사명대사의 호국정신과 3.1운동의 민족의식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팔공산은 왕실문화, 고려문화, 호국문화, 불교문화가 한곳에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에서도 보기 드문 역사문화권이다. 여기에 세계인이 찾는 템플스테이와 명상, 치유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한다면 팔공산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세계적인 웰니스 문화도시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팔공산의 날'을 제정하여 시민과 함께 팔공산의 역사와 자연을 기념하고, 금호강을 정비하여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금호강과 팔공산을 잇는 길목마다 대구의 지명을 간직한 대구아리랑과 달구벌입춤과 같은 국악 작품이 어우러지고 선유문화와 불교문화, 지역축제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문화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팔공산 일원에는 국립 수준의 문화 인프라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 국악과 전통문화, 치유와 명상을 아우르는 문화시설은 대구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미래의 경쟁력은 공장을 더 많이 짓는 데 있지 않다. 도시만의 이야기와 정신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로 만드는 데 있다. 금호강은 삶의 강으로, 팔공산은 정신의 산으로, 대구아리랑과 달구벌입춤은 시민들의 춤과 노래로 이어질 때 대구는 산업도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 나아가 세계인이 찾는 문화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천년의 역사와 미래의 비전은 결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금호강이 흐르고, 팔공산이 품은 천년의 시간이 이어질 때, 대구의 미래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자원을 찾는 일이 아니라, 우리 곁에 오래도록 함께해 온 가장 소중한 자산을 하나의 비전으로 연결하는 용기와 실천이다. 그날이야말로 우리 대구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와 만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26-08-06 17: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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