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사

  • [사설] 정년 연장 논의, 세대 간 충돌 피하려면 '일본식 재고용' 참고해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1일 일본의 고령자 고용 정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일률적인 법정 정년 연장보다는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提言)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자 고용 확대는 피할 수 없는 과제지만, 임금체계 개편이나 노동유연성 확보 없이 법정 정년만 무작정 늘릴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청년 일자리 위축이라는 거센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고령자 고용 제도를 안착시킨 일본의 지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 고령자 고용 확대를 추진하면서 법정 정년을 60세로 고정한 채 '재고용·정년 연장·정년 폐지' 중 하나를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대다수 기업은 재고용 제도를 택했고, 노사는 경영 환경을 감안해 선별 기준을 도입하는 등 타협안을 모색(摸索)했다. 근로자는 임금 삭감을 일부 수용하고, 기업은 65세까지의 단계적 고용을 보장하며, 정부는 임금 감소분을 일부 보전하는 등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했다. 2000년 노력 의무화로 시작해 2025년 희망자 전원 재고용 적용에 이르렀다. 반면 우리의 노동 시장은 여전히 경직된 고용 구조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정 정년을 65세로 일률 연장한다면,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사회는 청년층 구직 장기화와 '쉬었음' 인구 급증이라는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겪고 있다. 노동 시장의 체질 개선 없는 무리한 정년 연장은 고령층과 청년층 간의 '일자리 제로섬 게임'을 부추기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한층 심화시킬 위험이 크다. 고령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하면서도 청년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재고용 중심의 유연한 고용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노동계 역시 일률적인 정년 연장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고용 유지와 직무·임금체계 유연화를 주고받는 현실적인 타협에 나서야 한다. 노사정이 자율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상생(相生)의 지혜를 모을 때다.

    2026-10-12 05:00:00

  • [사설] 여권 내부 분열에 외교 갈등까지…SNS 골몰할 때 아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 온 것이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김 후보자를 직격해 온 추미애 경기지사 등을 겨냥한 듯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없는 서민들에는 더 가혹하고, 소액의 서민 복지 예산을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들…"이라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앞서 9일에도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한다"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추 지사는 일곱 번이나 반대 입장을 밝혔고, 김용민 의원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미 관계 등 바깥 상황도 악화 일로(惡化一路)다. 합참의장은 8일 국감에서 미국과의 북핵 정보 공유가 일부 제한되고 있다고 인정했고, 국정원 직원들의 미국 비자 발급과 외교관 신분 승인이 보류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6월 열린 한미일 사이버 안보 실무그룹회의에서는 미국 측의 배제 요구로 국정원 관계자들이 회의에 참석조차 못 한 사실도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와는 북한군 포로 이송의 비공개 합의를 둘러싼 공방 끝에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불러들이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어려울수록 SNS로 직접 소통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1일에도 글을 올려 계정 차단 논란을 해명하며 SNS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거듭된 경고에도 여권 내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은 것은 메시지만으로는 수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집안싸움에 여권이 분열되고 외교 갈등에 동맹과의 관계도 위태로운 내우외환(內憂外患) 상황이다. SNS에 골몰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SNS 메시지가 아니라 장관들의 엇갈린 발언을 정리하고 한미 정보 협력을 복원하며 인선 논란을 청문회로 매듭지을 단호한 결정과 행동이다.

    2026-10-12 05:00:00

  • [사설] 북에 이용당하고 한미동맹까지 흔든 정동영 통일부 장관

    국무위원의 말 한마디가 외교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북한의 도발(挑發)에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동맹국 미국과는 불필요한 마찰을 빚으면서 정작 북한으로부터는 조롱과 거부를 당하고 있다. 지난 8일 유엔에서 벌어진 일은 대북·외교 정책의 참사(慘事)다. 차지훈 주유엔 대사는 유엔총회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이 북한군의 의도적인 매설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 대표는 정 장관의 발언을 끌어와 반박했다. 정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지뢰 폭발을 북한의 고의적 공격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한 발언을 방패로 삼은 것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도 "정동영도 스스로 고백했다"며 북한의 책임을 회피했다. 정 장관의 발언이 외교 무대에서 북한의 선전(宣傳) 도구로 전락한 셈이다. 합동 조사 결과와 군 장병 3명의 부상이라는 엄중한 현실 앞에서 정 장관은 북한의 책임을 흐리는 발언을 했다. '평화'란 명분이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더구나 북한은 정 장관의 대화 제의에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라고 일축하고, 조롱을 퍼부었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면 북한도 화답할 것'이란 기대가 허망(虛妄)한 일인지 몰랐던가. 한미 관계도 마찬가지다. 정 장관이 지난 3월 국회에서 북한 구성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언급한 뒤,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논란이 불거졌다. 정보 협력 경색(梗塞)과 안보 공조의 균열을 우려하는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적'을 '위협'으로 바꾸고, 남북 관계를 '두 국가'로 규정하자는 그의 주장도 우려스럽다. 대화와 긴장 완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호칭을 바꾸고 적대의 언어를 거둔다고 북한의 핵과 도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평화는 선의(善意)의 표현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억지력과 원칙, 동맹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입장을 대신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2026-10-12 05:00:00

  • [관풍루]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11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를 비판한 임은정 광주중수청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

    ○…"품격 없다 권위 없다 비난하겠지만 SNS 계속할 것"이라던 이재명 대통령, 11일 엑스에 "서민 혈세로 호사 누리면서, 소액 복지 예산 삭감하는 사람들"이라며 추미애 경기지사 겨냥한 듯 글 올려. 여권 분열 진원지는 대통령?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11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를 비판한 임은정 광주중수청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 사냥개의 운명은 결국 가마솥, 그래서 토사구팽은 만고(萬古)의 진리. ○…더불어민주당,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겨냥 "딸 논문 케냐인이 대신 썼나"라면서 연일 공세. 고소·고발, 국정조사·특검이 전문(專門)인 민주당이 왜 한동훈에겐 의혹만 제기할까.

    2026-10-12 05:00:00

  • [날씨] 10월 12일(월)

    [날씨] 10월 12일(월) "대체로 구름 많음"

    2026-10-11 18:42:38

  • [홍성걸 칼럼] 검찰 폐지의 최종 책임자, 국민

    [홍성걸 칼럼] 검찰 폐지의 최종 책임자, 국민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시작된 검찰개혁은 '검수완박'을 거쳐 마침내 검찰 폐지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조직이 어떻게 바뀌든 그동안 검찰이 수행해 온 공익 수호자(public attorney) 기능은 유지되어야 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이 부와 권력 앞에 희생되는 일이 생긴다면 이번 검찰 폐지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평가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과 민주당은 입만 열면 검찰의 조작 기소를 폐지의 이유로 들었다. 과연 그런가. 70년 검찰 역사에 조작 기소가 왜 없었겠나. 특히 민주주의가 공고화되기 전에는 권력에 의한 조작 기소가 적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많았어도 검찰이 수행한 공익 수호보다 많을 수는 없다. 조작 기소의 뒤에는 반드시 정치권력이 있었기에 조작의 주체는 권력이지 검찰이 아니었다. 또 조작에 가담한 극소수 검사들 때문에 검찰을 폐지해야 한다면, 조작 수사가 수없이 드러난 경찰은 폐지해도 진작에 폐지해야 했을 것이다. 조작의 대상이 오로지 대통령과 민주당 관련자들뿐이라는 것도 해괴한 일이다. 검찰의 조작이 왜 민주당 관련 사건과 관련자들로 한정됐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면 조작 주장 자체가 타당성을 잃는다. 백보를 양보해 조작됐다고 해도 그 진위는 결국 법원에서 판사에 의해 최종 판단되어야 한다. 만일 조작됐다면 당연히 공소는 기각될 것이다. 그것이 삼권분립을 보장한 근본 이유다. 그런데 검찰 폐지 과정에서 조작 여부의 판단은 대통령이 직접 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맞장구쳤다. 그것도 자기들이 기소된 사건들에 대해서만. 결국 형사 피고인들이 자신의 범죄를 기소한 검찰을 폐지한 것이다. 법원에서는 여러 특검이 기소한 사건들이 무죄 판결이 나고 있다. 판결은 판사의 몫이고, 특검이 만능은 아니니 그럴 수 있다. 대통령의 논리를 따르면 이것들도 모두 조작 기소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특검은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 대장동 사건의 1심 판결에 피고인의 이익을 따라야 한다면서 항소 포기를 강요한 대통령이 왜 1심 혹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윤석열을 비롯한 피고들의 사건은 항소 또는 상고하게 두는가. 왜 대통령과 민주당이 기소된 사건은 조작 기소이고, 전 대통령이나 그 가족, 오세훈, 추경호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기소된 사건은 정당한 기소인가. 이 질문에 대한 유일한 대답은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조작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이번 검찰 폐지야말로 권력의 형사사법 체계 장악을 공식화한 최악의 결정이다. 검찰 폐지 후 열흘이 넘었어도 아직 조직 체계조차 갖추지 못하고 초대 공소청장과 중수청장(후보자 지명)도 임명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경찰청장은 1년 넘게 공석이다. 조직의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건 수사와 국민 보호의 책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로 인해 발생할 수사 및 기소 지연의 피해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대통령은 지난 10월 6일, 제43회 국무회의에 새로 출범한 공소청장·중수청장·경찰청장 직무대행들을 배석시켜 일장 훈시를 했다. 그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수사 및 기소를 책임진 기관의 장을 대행하는 사람들로서 대통령과 정치의 영향력은 마땅히 제한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을 국무회의에 배석시켜 받아쓰기를 시킨 대통령의 인식은 결국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대통령이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과 다름이 없다. 검찰이 때때로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권력기관보다는 독립적이었다. 그것은 헌법이 보장한 준사법기관으로서의 검찰총장이라는 직책 때문이었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권력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서슬 퍼런 검찰에 의해 수사되고 기소된 부패 정치인들이 수없이 많았고, 그것이 곧 국민과 국익을 보호하는 방식이었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 검찰도 완벽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검찰을 폐지한 나라도 없다.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나라는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 폐지의 최종 책임은 그를 선택한 국민에게 있다. 두고 보자. 검찰 폐지가 최선이었는지, 아니면 최악이었는지.

    2026-10-11 18:30:00

  • [매일춘추-조대흠] 낮과 밤은 서로에게

    [매일춘추-조대흠] 낮과 밤은 서로에게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고, 부산에서는 영화제가 시작됐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에 이어, 올해는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개막작으로 지난 6일 막을 올렸다. 한국 3대 영화제라고 하면 봄의 전주국제영화제, 여름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가을의 부산국제영화제가 먼저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로 4년째 개근 중인데 매년 수많은 사람으로 활기가 넘친다. 영화제에 가면 평소 영화관을 찾는 것과 다른 설렘이 있다. 보고 싶던 영화를 누구보다 먼저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점도 좋지만, 평소 좋아하던 감독과 배우를 관객과의 대화(GV)나 야외 무대인사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영화제만의 매력이다. 굿즈를 구경하고 행사 부스도 둘러보다 보니 하루가 짧았다. 그동안 주말이 지난 평일에 영화제를 찾았던 터라 미처 즐기지 못했던 체험을 이번에는 하나씩 즐겼다. 생각해보면 이 역시 하나의 축제다. 지난번 축제에서 '지역'은 뭘까 고민했던 칼럼이 떠오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초창기 남포동 쪽에서 시작해 현재는 영화의 전당이 있는 센텀으로 중심을 옮겼다. 지금은 남포동에서 '커뮤니티 비프'를, 부산 곳곳에는 '동네방네 비프'를 진행하고 있다. 관객이 만드는 프로그램부터 야외 상영까지 각각의 특색을 갖추면서도 영화제라는 큰 틀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올해로 31회를 맞은 축제는 이제 확연한 자기 색깔을 갖춘 듯하다. 문득 공연 축제를 기획할 때 만났던 한 관객의 말이 떠오른다. 같은 시간에 여러 공연이 있으니 놓치는 공연이 많다는 하소연이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보고 싶은 영화로 시간표를 짜다 보니 그때 관객의 마음이 살짝은 이해가 가면서도, 정해진 대관과 구성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을 알다 보니 주최 측의 고충도 이해가 갔다. 기획자로서는 정해진 제약 안에서 프로그램을 배치하지만, 관객에게는 그 시간표가 축제 전체의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축제에는 늘 선택이 따른다. 그것은 만드는 기획자도 즐기는 관객도 마찬가지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만큼 영화관 밖에서 보낸 시간도 즐거웠다. 영화 상영이 영화제의 중심이라면, 그 주변에 놓인 경험들은 축제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기획자가 축제를 만들 때 단순히 성과뿐 아니라 관객이 축제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지 세심하게 생각한다면 조금 다른 질문이 생길지 모르겠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했는가를 넘어, 관객이 그 안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돌아가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2026-10-11 06:46:03

  • [사설] 한국 '러' 석유 지원설, 국제적 고립 도화선 우려된다

    영국 가디언이 선박 추적 자료 등을 분석해 '올해 7~8월 울산·여수 등 한국 항구에서 유조선 7척이 14차례에 걸쳐 17만6천 톤 이상의 경유 등 석유 제품을 싣고 러시아로 향했다'고 보도하면서 국제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러시아 연료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의혹(疑惑)을 사실화하고 있다. 우-러 전쟁으로 국제적 대(對)러 제재가 시행되는 만큼, 러시아 지원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또는 미국·EU(유럽연합)처럼 독자 제재 법안을 마련한 국가들로부터 '관세 최고 100% 부과' 등을 당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거래 주체와 원산지, 최종 구매자 등 핵심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개별 거래를 근거로 한국이 러시아의 연료난과 정제 능력 상실 효과 완화에 도움을 줬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부적절하다"고 했다. 명확하게 '러시아에 석유류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확인(確認)하는 게 아니라, 에두른 표현이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어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특히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 관련 비공개 합의 위반 여부로 한-우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한국이 러시아에 석유를 제공했는지 여부는 국제적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 지원은 러시아에 파병한 북한 및 러시아의 뒷배가 되고 있는 중국 등과 함께 한국이 반(反)자유주의 진영에 서고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는 이재명 정부를 친중(親中)으로 규정하고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미 국무부에 강조했고, 쿠팡 관련 국정원 요원과 주미한국대사관 파견 국정원 직원 등의 미국 비자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미국 방문까지 거부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상상 이상으로 깊다는 의미이다. 어떤 진영으로부터도 신뢰받지 못하는 애매하고 모호한 줄타기 외교는 자칫 국익을 크게 해치고 국가의 운명을 나락(那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26-10-09 05:00:00

  • [사설] 공수처 만든 손으로 공수처 권한 빼겠다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을 판·검사와 경찰 등 사법 공직자로 축소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에 넘기는 방안 추진에 나섰다. 그제 관련 토론회를 연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다음 달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2021년 민주당이 국민의힘 반대에도 출범시킨 기관이다. 명분은 최고 권력까지 성역 없이 수사하는 독립기구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를 떼어내겠다고 한다. 난리 끝에 만든 기관의 존재 이유를 만든 쪽이 스스로 뒤엎는 격이다. 더 큰 문제는 수사 권한이 옮겨 가는 곳이다. 중수청과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고 그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민주당의 작품인 공수처조차 대통령 지휘 계통(系統)의 기관에 수사를 맡기는 것은 견제 구조의 퇴보(退步)라고 반발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도 행안부 장관 지휘를 받는 중수청이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여당 의원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수사 대상 중복과 공수처의 부진한 성과다. 한 의원은 무능하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무능이 문제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역량 강화다. 그럼에도 공수처가 지난 8월부터 요구한 정원 확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고는 수사 대상을 줄인다고 한다. 설사 수사 대상이 중복된다 하더라도 정리 방향이 틀렸다. 대통령과 고위직 수사는 정부 지휘 계통 밖의 독립기관이 맡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여당은 반대로 독립기관의 대상은 줄이고 정부 산하 기관의 몫을 키우려 한다.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로 가장 먼저 꼽은 이도 대통령이다. 최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정식 수장(首長)도 없이 출범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 권한까지 옮기려고 한다. 권력 수사의 신뢰는 수사 대상과 수사기관 사이의 거리에서 나온다. 그 거리를 좁히는 개편을 개혁이라 부를 수 없다. 민주당은 발의에 앞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의 독립성을 어떻게 담보할지부터 답해야 한다.

    2026-10-09 05:00:00

  • [사설] "5·18에 관해 어떤 질문도 의문도 갖지 말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發議)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김태규 의원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원내대표는 유공자 명단 공개는 개인정보 침해와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와 그 자녀는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학 입시, 공무원·공공기관 취업 및 인사상 우대 등 지원을 받는다. 금전 보상(補償)과 대학 및 대학원 수업료 면제, 의료 혜택, 주거 지원, 금융 및 세제 혜택 등의 지원도 있다.(단 유공자의 구분 및 상이등급, 등록 시점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음) 법적·제도적 행위는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피해 배상의 경우 배상해야 할 행위의 범주(範疇), 피해 크기, 시효(時效) 등이 명확해야 한다. 국가유공자 역시 대상과 근거, 범위가 분명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5·18 가짜 유공자' 의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예산과 제도로 지원하는 만큼 가짜 유공자가 있다면 가려내야 마땅하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은 독재에 저항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는 것이다. 그런데 5·18을 둘러싼 민주당의 행태(行態)는 그와 정반대다. '5·18 왜곡 처벌법'을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더니, 조롱·모욕을 처벌하는 법도 만들겠다고 했다. 날짜를 세심히 챙기지 못한 스타벅스의 '탱크 데이 텀블러' 행사를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로 몰아 불매운동을 펼쳤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철없는 응원'을 문제 삼아 진로를 막았다. 그러더니 이제 '5·18에 관해서는 어떤 질문도 하지 말라'며 국회의 학술활동·입법활동까지 틀어막고 처벌하겠다고 한다. 5·18 옹호(擁護)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립시키는 것이다. 5·18 유공자들과 광주 시민들은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국민에게 5·18을 어떤 모습으로 비치게 하는지, 5·18 정신을 얼마나 훼손(毁損)하는 짓인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2026-10-09 05:00:00

  • [관풍루]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석방해 달라'며 강한 불만 표출했다는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석방해 달라'며 강한 불만 표출했다는데. 맡긴 돈 내놓으라는 듯 이토록 당당하게 가석방 요구하는 배경에는 분명 뭔가 있겠군. ○…'미래' 위해 만든다는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에 기본소득 시범사업부터 장·차관 관사 확보까지 포함. '미래대응'이라 쓰고 '일단 다 담기'라 읽을까 걱정. ○…결혼식 올린 부부 5쌍 중 1쌍꼴로 혼인신고 1년 넘게 미뤄. 맞벌이가 정책대출 등에서 오히려 불리해서라는데, 저출생 대책의 경쟁 상대가 정부 정책이라니.

    2026-10-09 05:00:00

  • [이정식의 시대의 창] 덜보다 다르게 일하기

    [이정식의 시대의 창] 덜보다 다르게 일하기

    오는 13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실노동시간 단축 정책이 도마에 오른다. 지난해 한국 취업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천833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97시간 길다. 시간제 비중이 높은 독일과의 단순 비교는 조심해야 하지만, 주 40시간 전일제 노동자 비율이 53.1%로 독일(30.9%)이나 프랑스(12.5%)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은 일하는 방식의 선택지가 그만큼 좁다는 뜻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38개국 중 30위다. 오래 일하는 것만으로는 생산성을 높일 수 없고, 건강권과 일·가정 양립도 지킬 수 없다. 투입 시간을 줄이는 것과 함께 일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할 때다. 정부는 2030년 1천700시간대 진입을 약속했다. 고용노사관계학회 보고서는 단축 정책이 적극 추진된다는 전제 아래 2030년 1천739시간을 전망했다. 같은 해 OECD 평균 예상치(1천682시간)와는 여전히 57시간 차이다. 주 52시간제 등으로 장시간 근로 비중이 줄어든 효과가 상당 부분 소진된 만큼, 추가 노력 없이는 감소세가 이어지기 어렵다. 현장의 실험은 시작됐다. 임금 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줄인 기업을 지원하는 '워라밸+4.5 프로젝트'에 상반기 224곳이 참여했고, 3분의 2가 50인 미만 기업이었다. 모든 중소기업에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조건만 갖춰지면 가능하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세 가지다. 첫째, 숨은 노동부터 드러내야 한다. 포괄임금 오남용은 공짜 노동이 발생하는 대표적 통로다. 4월 시행된 지도지침에 대해 경영계는 노사정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한다. 그러나 실제 일한 시간을 기록하고 그만큼 지급하라는 것은 현행법의 기본 원칙이다. 쟁점은 원칙이 아니라 범위다. 업무 특성상 시간 산정이 어려운 직무는 예외 요건을 좁고 분명하게 정하고, 영세 사업장에는 출퇴근 기록 시스템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 법 개정으로 기준을 명확히 해야 분쟁도 줄어든다. 둘째, '연결되지 않을 권리'로 쉬는 시간을 지켜야 한다. 직장인 48.8%가 휴가 중 업무 연락을 받았고, 그중 절반 이상이 실제로 일을 처리했다. 근무시간 외 전화·메신저 업무지시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2년째 국회에 묶여 있다. 긴급 대응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정상적인 휴식시간까지 업무의 연장으로 만드는 관행은 바꿔야 한다. 자율 도입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에서 출발해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부터 의무화하는 단계적 입법이 현실적이다. 기록되지 않는 노동이 남아 있는 한 통계상의 단축은 착시에 불과하다. 셋째, 단축을 임금·생산성 체계와 묶어야 한다. 벨기에는 2022년 주 38시간을 나흘에 몰아 일할 권리를 도입했지만, 2024년 민간 정규직 이용률은 0.75%에 그쳤다. 총량은 그대로 둔 채 하루 근무를 늘린 '압축'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공공부문 실험에서 주 35~36시간으로 '단축'하며 업무 절차를 재설계했고, 생산성은 대체로 유지되거나 개선됐다. 차이는 출근일수가 아니라 시간의 총량을 줄이면서 일의 방식을 함께 바꿨느냐에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초과근로가 소득의 중요한 원천인 임금구조에서는 단축이 오래가기 어렵다. 기본급 비중을 높이고, 호봉급 중심에서 직무와 숙련을 보상하는 체계로 단계적으로 옮겨가야 한다. 노동계는 임금 삭감을,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는 만큼 사업장 여건에 맞춘 노사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총량은 엄격히 규율하되 그 안의 배분은 노사가 유연하게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합의의 정당성은 대표성 있는 근로자대표제에서 나온다. 노동시간 정책의 성패는 구호가 아니라 장부에서 갈린다. 기록되는 시간, 지켜지는 휴식, 보상받는 생산성이다. 노사정은 지난해 말 공동선언으로 방향에 뜻을 모았다. 이번 국감이 로드맵의 화려함이 아니라 이 세 가지의 이행을 따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덜 일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르게 일할 것인가'다. 그 답이 제도가 될 때, 노동시간 단축은 비로소 한국 경제의 성장 전략이 된다.

    2026-10-09 00:30:00

  • [쉽고 재밌는 사투리] (6) 하늬바람

    아침저녁으로 사늘한 바람이 분다. 상쾌한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걸까? 봄에는 샛바람으로 동풍, 여름에는 마파람으로 남풍, 가을에는 하늬바람으로 서풍, 겨울에는 된바람 또는 높바람으로 북풍이 불어온다. 표준어 하늬바람의 전국적인 방언형을 살펴본다. 하늬바람의 어원은 무엇일까? 하늬바람은 하늘바람에서 하늬바람이 되었다. '하늘〉하늬'로 변하는 것은, 달구(達句〉대구(大邱). 굴뚝〉뀌뚝(전남 방언), 불살〉불새(붉은 햇살, 즉 노을, 경북 방언), 살미〉새미(떡, 제주 방언)와 같이 'ㄹ〉ㅣ'로 변화를 겪은 것이다. 하늘바람의 고형은 하ᄂᆞᆳᄇᆞᄅᆞᆷ(1451년, 두시언해 초간본 7권 16쪽)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하ᄂᆞᆯ(天, 명사)+ㅅ(관형격 조사)+ᄇᆞᄅᆞᆷ(風, 명사)으로 분석된다, 하늬바람은 '하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하늬바람'으로 변화되었다. 전국적인 방언형의 어원은 (가)'하늘바람' 계 어형 (나)'하늬바람' 계 어형 (다) '서갈바람' 계 어형 (라)'가을바람' 계 어형 (마)'곧은바람' 계 어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가)의 하늘바람 계 어형은 (a)하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늘바램(경북) (b)ᄒᆞᄂᆞᆯ바람〉하늘바람〉하널바람(경남) (c)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눌바람(평북)으로 나타난다 . (나)의 '하늬바람' 계 어형은 (a)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늬바람(표준어)〉하뉘바람(함북)〉하누바람(강원,전북, 전남) (b)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늬바람(표준어)〉하네바람(전남)〉한네바람(전남) (c)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보롬〉하늬보롬(제주)으로 나타난다. (가)와 (나)의 어형을 통하여 '하늬바람'은 하늘바람의 후대형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다)의 '서갈바람'의 어원은 '서(西)+갈(秋, 가을)+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되며, 그 의미는 가을에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a) *서갈ᄇᆞᄅᆞᆷ〉서갈보롬(제주)〉섯갈보롬(제주) (b) *서갈ᄇᆞᄅᆞᆷ〉서갈보름(제주)〉섯갈보름(제주) (c)*서갈ᄇᆞᄅᆞᆷ〉*서갈바름〉섯갈바름(제주)으로 나타난다. (라)의 '가을바람'의 어원은 '가을(秋)+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되며 그 의미는 가을에 부는 바람이다. 가을ᄇᆞᄅᆞᆷ〉가을바람(표준어)〉가일바람(경북)으로 나타난다. (마)의 '곧은바람'의 어원은 '곧-(형용사 어간)+은(관형사형 어미)+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된다. '곧은바람'은 경북에만 보인다.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늬바람은 국어사전에는 서풍을 말하지만, 한자어로 天風(천풍)이며, 중국에서는 서풍이나 북서풍을 말한다(조항범, 개정판 국어어원론). 어느 학자는 서풍, 북풍을 의미한다고 한다(김광해, 유의어 반의어 사전). 북한에서는 서북쪽이나 북쪽에서 부는 바람의 뜻으로 쓰인다(이기문, 어원사전). 여기서는 서풍이냐 북서풍이냐 서북풍이냐 북풍이냐는 그 지역의 지형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부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다. 하늬바람의 선대형인 하늘바람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하늘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경북에서 부르는 '곧은바람'의 정확한 의미는? (*는 특정시대의 언어를 바탕으로 추정하여 설정하는 재구형을 의미함) 한국방언연구소장 신승원 sinswon5@hanmail.net

    2026-10-09 00:30:00

  •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 동족방뇨(凍足放溺),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 동족방뇨(凍足放溺), "언 발에 오줌 누기"

    많이 듣던 속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이 나돈다. 이 말을 한자로 바꾼 것이 동족방뇨(凍足放溺)라는 사자성어이다. "얼 동, 발 족, 눌 방, 오줌 뇨"로, "언 발에 오줌을 누다"라는 뜻이다. 뇨(溺)는 보통 "빠질 닉(익)"으로 읽지만 "오줌/오줌을 누다"라는 뜻으로도 새긴다. 그래서 '오줌 뇨(尿)' 자로 대체하여 '동족방뇨(凍足放尿)'로도 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 우리 고유의 속담이다. 동족방뇨는 당면한 문제를 잠시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인 계책이기에 "부녀자[姑]나 어린아이[息]가 꾸미는 계책[計]" 즉 '고식지계(姑息之計)'와도 같다. 임시적 안정을 위해, 우선 당장 편리한 것으로 둘러대는 잔꾀를 이른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임시방편적 변통이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홍만종(洪萬宗, 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에서다. 이 책은 1678년, 저자가 15일[='열흘 순(旬) 다섯 오(五)'] 동안 병석에서 누워, 시화・고사・일화・속담 등 잡다한 기록을 모은 책이다. 15일 만에 완성했다 하여 '십오지(十五志)'라고도 한다. 이 책에는 "동족방뇨(언인고식지계)"[凍足放尿(言人姑息之計)]로 되어 있다. "사람들의 '고식지계'를 말한다"는 뜻이다. 이후 동족방뇨는 김유(金楺, 1653~1719)의 『검재집(儉齋集)』(?), 이간(李柬, 1677~1727)의 『외암유고(巍巖遺稿)』(1760), 송남(松南) 조재삼(趙在三, 1808~1866)이 지은 백과사전적 성격의 책[類書]인 『송남잡지(松南雜識)』(1855), 조선 시대 우리말 속담집인 『동언해(東言解)』(편저자 미상, ?) 등에 수록돼 전한다. 과거에는 가난해서 양말이 부실했다. 추운 겨울 길을 나서면 발이 꽁꽁 얼어붙어 동상에 걸리기도 한다. 하도 발이 시려 언 발을 데우려고 오줌이라도 눠 보는 것이다. 우선은 따뜻했을지 모르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될 뿐이다. 우리 근대기에도 '동족방뇨'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1906년 5월 29일 자 『황성신문』, 1908년 9월 25일 자 『기호흥학회월보』 제2호, 1923년 12월 1일 자 『개벽』 제42호, 1924년 8월 1일 자 『개벽』 제50호에서는 동족방뇨(凍足放溺)로, 1923년 3월 1일 자 『개벽』 제33호에서는 동족방뇨(凍足放尿)로, 각기 근시안적인 당시의 시책들을 질타했다. 지난 8월 5일 경기도청에서 추미애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추 지사는 도 재정이 "사실상 부도"임을 솔직히 밝혔다.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며 지난해 발행 한도의 99.6%에 이르는 지방채 발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앞선 도지사들이 발이 얼어 터지는 줄도 모르고 '언 발에 오줌 누기'를 계속해왔다는 말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는 낮은 단계에서는 개인적 안목 부족이라 눈감을 수도 있겠으나 높은 단계가 되면 심각한 사회적, 집단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것은 대개 정치적 이념 노선이나 권력의 편향성에서 비롯되나 폐해는 가볍지 않다. 동상에 걸려 발 전체를 잃을 수 있듯이 오줌 누기 전에 먼저 언 발의 상태와 그 제대로 된 처리를 '숙의'해 봐야 할 일이다.

    2026-10-09 00:30:00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65>하양현감 겸재 정선이 그린 대구 '달성원조도'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65>하양현감 겸재 정선이 그린 대구 '달성원조도'

    드디어 대구간송미술관 '겸재 정선' 특별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삼성문화재단 창립 60주년 기념 '겸재 정선'전이 열렸을 때 함께 기획됐던 특별전이다. 올해는 겸재 정선의 탄신 35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두 기관 모두 겸재 선생을 주인공으로 모셨으나 구성과 출품작은 다르다. 영남의 진경산수를 별도 공간으로 마련해 지역과의 인연을 보여주는 대구간송미술관 '겸재 정선'전은 4부로 이뤄졌다. 1부는 정선이 나고 자라며 평생 화가의 삶을 이어간 수도 한양과 한양의 젖줄인 한강 주변 풍경이다. 2부는 정선이 하양현감과 청하현감을 지내며 둘러보았던 명승명소를 비롯한 서울 이외의 진경산수다. 하양은 지금의 경산이고, 청하는 포항이니 두 곳에서 7년여 를 보낸 겸재 선생은 경상도와 인연이 무척 깊다. 3부는 유명 또는 무명의 위인들 이야기를 그린 고사인물화와 아름다운 꽃과 새, 동물 그림인 화조영모화다. 4부의 핵심은 정선의 상징과도 같은 금강산 그림이다.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정선의 작품 중 먼저 가슴에 꼭꼭 담는다면 국보 '금강전도'가 되겠지만, 대구사람으로서 '달성원조도'도 꼽고 싶다. 대구를 그린 조선시대 작품 중 정선의 손자인 정황(1735-1800?)의 '대구달성도'는 영남대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달성원조도'는 직접 볼 기회가 흔치 않다. 사실은 대구간송미술관에 전시 중인 216점 하나하나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중한 보배이다. 정선의 작품은 사진이나 교과서로 익숙하지만 실물을 내 눈으로 마주 대했을 때 원작에서 느껴지는 감각과 감동은 차원이 다르다. 우리나라 화가의 최고봉인 화성(畵聖)으로 불리는 겸재 정선이다. 달성, 곧 대구를 멀리서 조망한 '달성원조도'는 하양현감 시절 그렸을 것이다. 산들이 첩첩하고 산과 언덕으로 둘러싼 가운데 우아한 담채로 경관을 원근감 있게 표현했다. 앞쪽의 소나무 아래 높은 곳에 갓 쓰고 도포 입은 인물들이 달성을 바라본다. 임진왜란 때 파괴된 대구읍성이 다시 축성되기 이전이라 정황의 '대구달성도'와 달리 성벽이 없고 경상감영의 높직한 기와지붕과 문루, 빼곡한 집들만 보인다. 희귀하게도 조손(祖孫) 두 분이 대구를 그림으로 남겼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기운이 통한다는 '조손일기(祖孫一氣)'라는 말이 실감난다. 대구의 미술사연구자

    2026-10-08 21:39:56

  • [날씨] 10월 9일(금)

    [날씨] 10월 9일(금) "대체로 맑음"

    2026-10-08 18:42:15

  • [광장-이춘근]  미중 정상회담과 미중 관계의 본질

    [광장-이춘근] 미중 정상회담과 미중 관계의 본질

    2026년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예외적으로 빈번히 만나는 해가 됐다. 이미 5월과 9월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트럼프-시진핑 간 공식 양자 정상회담이 열렸고, 다가오는 11, 12월 다자적 국제회의에서 두 정상이 또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세계 패권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다투는 두 나라가 한 해 동안 네 번씩이나 만난다니 외교사상 신기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과 9월의 정상회담은 미중 관계의 본질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진짜 존경과 우정이 존재하며 두 나라 사이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했다고 믿을 만큼 휘황찬란한 모습을 연출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지극한 환대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미국의 비평가들은 왜 공산주의 독재자에게 붉은 융단을 깔아주며 환대했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겉모습만 보기에 지난 9월 하순의 미중 정상회담은 세계에 평화가 도래한 것처럼 보였고 시진핑 주석은 극진한 환영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국제관계에서 겉모습과 본질은 언제라도 다르다. 외교관들은 거짓말에 능통하며 외교는 그 같은 거짓을 마치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500년 전 영국의 유명한 외교관이었던 헨리 와튼 경은 "대사(大使)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라고 외국에 파견된 정직한 사람들"이라는 기막힌 정의를 내린 바 있었다. 오늘날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 과거 대사가 하던 일을 대통령, 주석 등이 직접 행하고 있다. 대부분 평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9월 하순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을 진정 융숭하게 대접했던 것처럼 보도하고 분석하지만, 실상을 다시 상세하게 분석해 본다면 트럼프는 9월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을 모욕하고 멸시했다고 평하는 게 오히려 더욱 타당하게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은 겉으로는 화려한 외교 무대를 펼치는 듯했지만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미중관계의 불편한 본질들이 노골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표현됐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현안 문제들을 돌파하는 데 아무런 결정적 기여를 하지 못했으며 두 나라 사이에 이루어진 몇 가지 약속들도 대개는 기왕에 양국 간 이루어졌던 약속들의 재탕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교묘하게, 그러나 누가 보아도 분명하게 시진핑을 능멸했다. 회담이 끝난 후 열린 만찬장에서부터 트럼프는 시진핑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주려고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논의해서 만들었다는 조각품은 미국을 상징하는 흰머리 독수리상이었다. 흰머리 독수리는 '자유를 향해 비상(飛上)하는 미국의 정신'이라고 해석되는 미국의 국조(國鳥)다. 시진핑은 이 선물을 어디에 가져다 놓아야 할까?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흥을 돋우기 위해 동원된 미국 해병대 군악대는 시진핑에게 더욱 기막힌 노래와 음악을 부르고 연주했다. 대만의 대중가요, 프랑스 혁명을 묘사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내일이면(One Day More)'이라는 혁명의 노래,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중가요로 '옛날이 좋았다'라고 해석되기도 하는 노래가 그것이다. 김정은을 초대해 놓고 대한민국의 유행가를 불러준 꼴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노래는 중공에 반대하는 홍콩의 시위대가 매일 부르던 반항의 노래로서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금지곡으로 지정한 바 있었다. 백악관 만찬에서 불려진 중국 가요는 후진타오, 원자바오 시대를 그리워하는 노래들로 중국의 반시진핑 세력이 좋아하는 노래다. 마지막 날 트럼프는 시진핑을 국립문서보관소로 초청, 미국의 보물들인 독립선언서 원본, 헌법 원본 등을 보여 주었다. 독립선언서의 내용은 첫째, 모든 국민은 평등하며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 둘째, 정부는 이 같은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설립되는 것이다. 셋째 국민은 이 같은 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 정권을 축출할 수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시진핑은 트럼프가 이 문서들을 자신에게 보여준 의도가 무엇인지를 잘 알 것이다. 시진핑은 피곤을 핑계로 겨우 10분 정도 머물다 국립문서보관소를 떠났다. 미국은 정상회담 직후 대만에 대한 F-16 V 전투기 제공, 일본 기지에 공격용 미사일 공식 배치, 지구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 등 중국을 분노케 하는 조치들을 쏟아내고 있다.

    2026-10-08 10:31:27

  • [매일춘추-서효봉] 우리가 연결된 모양

    [매일춘추-서효봉] 우리가 연결된 모양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돌, 한글날 제정 100돌, 훈맹정음(한글점자) 반포 100돌이 겹치는 해다. 묘하게 숫자가 딱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를 '한글의 해'로 지정하고 전시, 문화행사,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한편, 교보문고는 한글날을 맞이해 '2026 한글날 프로젝트'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김애란, 은희경, 최은영 등 작가 7명이 아끼는 우리말을 나누고, 쓰고, 간직하는 한글날 기획전이 열렸다. 굿즈도 다양하게 제작해 판매 중이다. 올해 한글날은 그만큼 특별하다는 의미다. 한글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았다.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한글의 자음은 혼자서는 소리가 되지 못한다. ㄱ은 ㅏ를 만나야 '가'가 되고, ㄴ은 ㅗ를 만나야 '노'가 된다. 모음도 홀로 서지 않는다. 소리 없는 ㅇ이라도 곁에 둬야 비로소 '아'라는 글자가 된다. 한글은 처음부터 자음과 모음이 서로 기대야만 소리가 나도록 만들어진 글자다. 이번엔 글자의 모양을 살펴보자. 한글은 알파벳처럼 낱자를 옆으로 늘어놓지 않는다. 초성과 중성, 종성이 한자리에 모여 어깨를 맞대고 한 글자를 이룬다. '사람'이라는 두 글자 안에도 다섯 개의 낱자가 서로 기대어 서 있다. 하나라도 빠지면 그 말은 완성되지 않는다. 모음을 만든 원리에도 같은 생각이 담겨 있다. 세종대왕은 하늘을 본떠 점(·)을, 땅을 본떠 ㅡ를, 사람을 본떠 ㅣ를 만들고, 이 셋을 이어 붙여 나머지 모음을 지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서고, 셋이 만나는 자리에서 소리가 생겨난다. 한글의 모음은 세상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의 모양이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자. 길을 걷다 만나는 것들, 도로의 표지판, 뭔가를 알리는 안내판, 건물에 달린 간판, 굴러다니는 전단지에도 한글이다. 시선을 나에게 옮기면 책에도, 노트북에도, 휴대폰에도 온통 한글이다. 항상 곁에 있어 그 소중함을 모르는 가족처럼 말이다. 어쩌다 해외에 나가 한글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온통 다른 나라 언어로 되어 있는 낯선 곳에서 한국 사람이 발신한 글자를 내 눈으로 수신하는 순간 안도감이 들고 마음이 든든해진다. '우리'라는 글자가 저절로 떠오른다. 난 어쩔 수 없이 한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글자 뒤에 사람을 생각해 본다. 이 글자를 쓴 사람은 누굴까. 왜 썼을까. 어떤 마음으로 썼을까. 글자는 '나'와 '너'를 연결한다.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그 모양을 통해 '우리'라는 연결된 세계로 들어간다. 어쩌면 우리가 연결된 모양, 그걸 '한글'이라고 부르는 걸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신도 한글로, 나와 만나고 있으니까.

    2026-10-08 09:37:52

  • [사설] 죄수가 "나 화났다, 석방해 달라"며 대통령 협박하는 나라

    범죄를 지어 복역(服役) 중인 죄수가 '더 못 참겠다. 나 많이 화났다. 석방해 달라'며 현직 대통령을 협박(?)하는 일이 벌어졌다. 가석방 안 해주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음도 시사(示唆)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변호인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 이 전 부지사가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다"며 공개적으로 '가석방'을 요구한 것이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지난달에도 "대북송금이 정말 조작이면, 공소취소를 외치기 전에 이화영부터 당장 석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바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2024년 총선 후 수원구치소를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여러분들도 누군가 대속(代贖)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라는 발언도 했다. 민주당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이화영 석방과 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를 열어 여러 증언(證言)을 청취했다. 하지만 조작기소를 증명할 증거는 없었고, 검찰의 수사가 적법했음을 보여주는 증언들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도 추진했으나 지지율 추락에 막혀 실행하지 못했다. 대법관 재제청 충돌 역시 대통령 재판 지우기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이화영 측이 "가석방"과 "대속"을 입에 올리며 이처럼 대통령을 공개 압박할 수 있는 배경에는 '내가 죄인이면 대통령도 죄인이다. 나를 풀어주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 '희대의 대통령 압박 막장극'은 우리나라 선거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준다. 범죄 혐의가 농후(濃厚)함에도 '재판 시간 끌기'와 '방탄 국회' '오리발 여론전'을 펼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과(後果)는 명백하다. 범죄자에 약점 잡힌 대통령, 자기 재판 문제가 눈에 어른거리는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에 전념할 수 있겠나.

    2026-10-08 05:00:00

  • [사설] 농민 투기꾼 취급 논란 농지 조사, 국토 정보는 中·러로?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農地) 전수조사 과정에서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된 284만 필지(50만㏊)를 정밀 조사하기 위해 투입한 드론 103대 중 91.3%(94대)가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DJI사 드론으로 드러났다. 또 드론이 촬영한 자료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는 러시아 회사가 제작한 '메타셰이프'로 확인됐다. 농지 조사 대상에는 군사분계선과 맞닿은 경기·강원 접경 지역도 포함됐는데, 이곳에 투입된 드론 42대 중 95.1%(39대)도 DJI 제품이었다. 문제는 중국산 드론을 둘러싼 정보 유출(情報流出) 논란이 미국, 영국 등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군 역시 국가 안보와 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중국산 드론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지형과 시설물을 3차원(3D)으로 재구성하는 러시아산 소프트웨어 '메타셰이프' 역시 심각한 보안(保安)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스위스, 덴마크, 독일 등은 메타셰이프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소프트웨어로 대체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아무런 보안성 검토 없이 중국산 드론과 러시아산 소프트웨어가 농지 전수조사에 마구잡이로 투입되는 것을 방치(放置)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농지 조사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토 전반에 대한 정보가 자칫 중국과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북한의 파병으로 인해 북·중·러 간 밀착(密着)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이다. 중·러로 유출된 국토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갈 경우 안보 위협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송 장관은 대통령이 '농지 투기 근절과 경자유전 원칙'을 강조하는 말 한마디 했다고 해서, 농지 가격 폭락과 농민 삶 파괴, 국가 안보상 위험성 등에 대한 아무런 검토나 예방 조치 없이 막무가내로 농지 전수조사를 밀어붙인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2026-10-08 05:00:00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