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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점심값조차 부담, 고비용 사회 피해 계층 보호정책 마련 나서야

    코스피는 8,000선을 바라보고, 수출은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며, 반도체·방산·조선·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은 호황을 구가(謳歌)한다. 수치만 보면 한국 경제는 순항 중인데 정작 시민들은 김밥 한 줄 가격과 점심값을 걱정한다. 패스트푸드점과 실속 뷔페형 식당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자산시장과 생활경제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낯선 국면이다. 가격은 유지한 채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에 이어 재료 수준과 품질을 낮추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까지 등장했다. 통계상 물가 상승률보다 체감물가가 훨씬 높게 느껴지는 이유다.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비료·사료·물류·포장 비용이 동시에 뛰고 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유지류(油脂類)와 곡물 가격도 상승세다. 식용유와 밀가루, 닭고기와 김밥 가격까지 밀어 올린다. 반도체와 AI 중심의 수출 호황은 대기업 실적과 자산시장을 부풀리지만, 국민 생활 수준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주가는 글로벌 유동성과 미래 기대가 밀어 올리지만 식사비는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 환율이 결정한다. 현재 물가 상승을 단순한 경기 흐름 문제가 아니라 고비용 사회로의 구조적 전환 신호로 보는 까닭이다. 정부가 내놓은 유류세 인하, 최고가격제 등의 정책은 충격을 늦추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가격을 과도하게 억누르면 재정 부담과 시장 왜곡만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가격 통제가 아니다. 전기·교통·급식 같은 생활 필수 비용을 안정시키고, 취약계층과 중산층의 실질 구매력 하락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초점을 옮겨야 한다. 물가와의 전쟁이라는 구호(口號)가 아니라 싸고 풍요롭던 시절이 끝나가는 지금, 누구를 먼저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현실적 선택이 시급하다. 코스피는 최고치를 향해 가는데 시민들은 점심값을 걱정하는 사회. 지금 한국 경제가 마주한 가장 불편한 진실이다.

    2026-05-11 05:00:00

  • [사설] 또 중앙선관위 개인정보 유출, 지방선거 관리 믿을 수 있겠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문(謝過文)을 게재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공개 청구인 4명에게 제공한 '2025년도 조국혁신당 중앙당 정기회계 보고 자료'에 가림 처리가 되지 않아 개인정보가 포함되었다는 설명이다. 유출(流出)된 개인정보는 641명의 이름, 생년월일 235개, 주민등록번호 121개, 휴대전화번호 415개, 주소 181개, 계좌번호 203개, 이메일주소 30개 등이다. 중앙선관위는 지난달 27일 해당 정보가 재유출되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청구인 중 3명에게 제공한 파일을 바로 삭제했으며,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삭제 및 유출 금지를 위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사무 관리 등을 책임지는 핵심 국가기관인 선관위에서 이처럼 터무니없는 행정 착오(行政錯誤)가 발생한 것에 대해 한심스럽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선관위의 보안 부실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해진다. 2023년 10월 외부 세력의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되는 직원 업무용 PC 해킹이 있었고, 2024년 6월에는 선관위 직원 3천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일부에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고 있지만, 선관위의 설명과 해명은 부정선거 의혹을 완전히 불식(拂拭)시키기에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관위의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사무 관리 부실(不實)은 '과연 현재 선관위가 선거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는 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6·3 지방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사실상 우편투표나 다름없는 사전투표의 경우 엄격한 관리가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관위는 괜한 오해와 불신을 자초하지 않으려면 모든 업무를 확실하고 명확하게 처리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사전에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선관위는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2026-05-11 05:00:00

  • [사설] 대구 법조타운 조성 사업 표류, '검찰 개혁'이 이유 될 수 없어

    대구 연호지구 법조타운 조성이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2018년 후보지 선정 이후 8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준공 예측조차 힘든 상황이다. 법원 이전 일정은 설계·예산 협의 지연 등으로 2028년에서 2029년, 2030년으로 잇따라 연기되더니 최근엔 청사 주차장 배치를 두고 기관 간 불협화음으로 2031년으로 또 미뤄질 처지다. 검찰 청사 건립은 더욱 암담(暗澹)하다. 검찰 개혁을 이유로 이전 계획 자체가 설계 단계에서 사실상 중단 상태다. 그러는 사이 대구가 치러야 할 사회적 기회비용(機會費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단순히 건물 몇 동짜리 법원·검찰 청사 이전이 지연되는 문제가 아니다. 법조타운은 수성알파시티와 대구대공원을 잇는 동부권의 앵커 시설이자 연호지구라는 거대한 도시 생태계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연호지구 사업의 핵심인 법조타운 조성이 표류하다 보니 인근 상업·업무 용지의 분양도 잘될 리 없다. 저조한 분양률과 유찰 등으로 상당수가 미분양 상태다. 조성 지연으로 가중되는 공사비와 사업성 악화는 말할 것도 없다. 이에 연호지구 사업 만료 일정도 당초 올 연말에서 2028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근 법원 청사 건립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주차장 배치 문제다. 장기적 안목으로 도시 미관을 고려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해당 기관 간 협의로 해결 가능함에도 연속 부결된 건 납득하기 힘들다. 검찰청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청사 건립을 계속 추진하는 게 조심스러운 것도 맞다. 그렇다고 아예 손 놓고 있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제 전환은 이미 입법까지 된 상태다. 조직의 이름이 뭐가 됐든 업무 공간은 필요하다. 규모 확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무작정 멈춰 있을 게 아니라 가변형 설계라도 도입해 일단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검찰 개혁이 사업 지연의 면죄부(免罪符)는 아니다. 법조타운 조성은 지금도 넘치도록 일정이 지연됐다. 이제 더는 불협화음과 불확실성 뒤에서 '연기'만 남발해선 안 된다.

    2026-05-11 05:00:00

  • [관풍루] 코스피 7,000 시대를 맞아 '빚투' 심리가 커지면서 주요 은행 마이너스통장의 실제 사용된 대출액(잔액)이 40조원을 넘어서.

    ○…코스피 7,000 시대를 맞아 '빚투' 심리가 커지면서 주요 은행 마이너스통장의 실제 사용된 대출액(잔액)이 40조원을 넘어서. 1만피 장밋빛 전망만 쳐다보지 말고 돌다리 두들기는 심정으로 투자해야 할 때. ○…여론조사 방식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엇갈리는 현상이 반복되자, '샤이 보수'라는 해석과 고관여층 목소리 과대 표집 등 해석 엇갈려. 결국 선거는 뚜껑 열어봐야 아는 법. ○…"청춘의 오늘을 지켜 주십시오". 어린이날 새벽 '묻지 마' 흉기 사건으로 희생된 광주 여고생 사건에 대한 재발 대책 촉구하는 고교생 SNS 성명문 봇물. 정부가 사회안전망 강화로 답해야지!

    2026-05-11 05:00:00

  • [날씨] 5월 11일(월)

    [날씨] 5월 11일(월) "밤부터 비"

    2026-05-10 18:53:28

  • [기고] 우리나라 두 번째 공립박물관을 아시나요

    [기고] 우리나라 두 번째 공립박물관을 아시나요

    공립박물관에서 청춘을 바치며 일해온 필자는 어느 도시에 있든지 그곳 박물관에 관심이 많다. 도시에서 박물관이 가지는 중요성과 역할 등을 시민에게 알리고, 박물관을 그 도시의 살아있는 핵심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박물관으로 행복한 도시'를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 박물관 관련 법령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으로 규제하는 법이 아니라, 진흥을 목적으로 제정돼있다. 박물관은 설립 및 운영 주체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한다. 국가가 설립한 국립과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는 공립, 개인이 설립한 사립, 대학이 설립한 대학박물관이 있다. 이 가운데 필자가 몸담아 왔던 곳은 공립박물관이다. 정부는 국립뿐만 아니라, 전국 공립·사립·대학박물관도 시야에 넣어 골고루 발전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 박물관 역사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공립박물관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구부립박물관(대구시립박물관)이다. 1947년 5월 15일 달성공원에서 대구부립박물관이 개관했다. 잘 알다시피 달성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대구·경북을 대표하던 공원이었다. 공원 중심부에는 대구신사(大邱神社)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그 동쪽에는 국체명징관(國體明徵館)이 있었다. 해방 이후 이 건물들은 바로 철거되지 않았다. 대구부는 1946년 초부터 '대구부박물관' 기성회를 구성해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다. 국체명징관 건물을 박물관으로 개편하여 대구부립박물관으로 개관했다. 이때 대구 시민들은 후원회를 만들어 박물관을 적극 지원했다. 인천부립박물관이 1946년 개관했기에 대구부립박물관은 우리나라 제2호 공립박물관으로 개관한 것이다. 이후 대구부가 시로 승격돼 이름을 대구시립박물관으로 바꿨다. 대구향토역사관 근처에는 흙바닥이 잘 정비된 테니스장이 있다. 그곳에 대구부립박물관 건물이 있었다. 테니스장 흙바닥을 고르는 롤러를 자세히 보면, 옛 대구신사 입구 기둥(도리이)을 잘라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에 대구부립박물관 역사를 알려주는 작은 표석이나 안내판을 설치하면 좋겠다.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달성공원에 우리나라 제2호 공립박물관이 있었던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박물관 연표에 이 사실이 반영돼야 한다. 필자는 초기 단계의 대구시립박물관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최근 대구향토역사관 1층 상설전시실 일부를 개편하며 대구부립박물관 설립과 관련 역사를 전시했다. 1950년 8월, 전쟁 비상 상황에서 육군이 박물관 건물을 사용함에 따라 박물관 문을 닫고, 소장유물은 대구시립도서관으로 옮겨졌다. 이후 1958년 11월 대구시는 소장유물 1천300여 점을 경북대로 위탁했으며, 1959년 5월 경북대도서관 내에 경북대박물관을 개관했다. 군인이 떠난 국체명징관 건물은 한동안 대구시립도서관 달성분관으로 사용되다가 철거됐다. 필자는 해마다 5월에는 직원들과 테니스장 근처를 걸으며 우리나라 제2호 공립박물관 존재를 기억하는 자리를 마련하곤 한다. 현재 대구에는 필자가 총괄하는 대구근대역사관·대구방짜유기박물관·대구향토역사관이 시립박물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3곳 전문박물관 규모로 대구 역사문화를 다 담을 수 없어 박물관인으로서 늘 아쉽게 생각하지만, 언젠가 대구시립종합박물관이 만들어지길 꿈꾸며 각 관별로 업무 범위와 역할을 구분해 대구 지역사와 전통문화를 최대한 담아내고 조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6-05-10 11:40:23

  • [매일춘추-김혜령] 요양병원에 울린 브라보

    [매일춘추-김혜령] 요양병원에 울린 브라보

    어버이날 아침, 나는 한 요양병원을 찾았다. 지인인 의사 선생님의 초대로 작은 음악회를 열게 된 것이다. 병원 공연은 오랜만이었다. 오늘은 또 음악이 어떤 마음들에 닿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바이올린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작은 강당에는 환자들과 의료진까지 서른 명 남짓 모여 있었다. 클래식과 영화음악, 그리고 한국 가곡들을 준비했다. 따뜻하고 익숙한 곡들이었다. 그런데 연주를 시작하기 직전, 객석의 표정들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어딘가 무겁고 굳어 있었다.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는 분들도 있었고,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는 어르신들도 많았다. 처음에는 몸이 불편하시거나 공연이 낯설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음악이 이어지자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굳어 있던 얼굴이 풀리고, 조용히 박자를 맞추는 손이 보였다. 어떤 분은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고, 어떤 분은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 곡이 끝났을 때는 한 어르신이 크게 "브라보!"를 외쳤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다. "고맙다"며 손을 잡아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어머니는 공연을 보시다 눈물을 흘리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공간 안에 따뜻한 변화가 흐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 의사 선생님과 식사를 하며 그날 아침 있었던 일을 듣게 되었다. 새벽에 한 환자분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공연 전 병동에 흐르던 무거운 공기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음악회 덕분에 환자분들의 표정이 정말 많이 밝아졌다고, 오랜만에 웃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평소에는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는 삶과는 거리가 있었는데, 오늘 음악회를 직접 경험하고 나니 언젠가는 딸의 손을 잡고 공연장에 가보고 싶어졌다고 했다. 함께 음악을 듣고 같은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문화를 가장 화려한 곳에서 찾는다. 좋은 공연장, 세련된 공간, 유명한 무대들. 물론 그것들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날 요양병원에서 연주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문화의 향기가 먼저 닿아야 하는 곳은 오히려 이런 곳들이 아닐까 하고. 병원, 돌봄센터, 자립시설, 호스피스 같은 곳들. 외로움과 지침이 오래 머무는 공간들 말이다. 예술은 병을 낫게 하지도, 죽음을 막지도 못한다. 그런데도 어떤 음악은 사람을 다시 웃게 만들고, 잠시라도 살아 있다는 감각을 되돌려준다. 그날 요양병원에서 내가 본 것은 단순한 공연의 성공이 아니었다. 음악을 통해 다시 환하게 살아나는 사람들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 마지막 브라보의 울림을 잊지 못한다.

    2026-05-10 11:32:06

  • 암표를 없애면 우리는 행복해질까 [가스인라이팅]

    암표를 없애면 우리는 행복해질까 [가스인라이팅]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은 공연·스포츠 경기 암표 거래 근절 방안과 관련 "과징금을 세게 (부과)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암표 근절법'을 신속히 입법화했고 이 법안은 지난 1월29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온라인 암표 거래에 대한 처벌 강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사회적 분위기만 보면 암표 근절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보인다. 그런데 암표가 사라지면 모든 게 나아질까. 포춘코리아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19세~39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는 우리의 통념에 물음표를 던진다. 응답자의 약 72%가 티켓 구입에 실패한 뒤 2차 티켓 구매를 고려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2차 티켓을 구매한 이들 가운데 "재구매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의향이 없다"는 응답보다 높았으며 거래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 역시 불만족보다 높게 나타났다. 암표는 악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정작 수요자 사이에선 2차 티켓 시장에겐 나름의 역할이 있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가 설명했듯 재화는 지불 의지사가 가장 높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놀이공원의 매직패스, 항공기의 퍼스트클래스, 2차 티켓 거래 모두 같은 원리 위에 서있다. 남들보다 더 많은 돈으로 원하는 걸 얻으려는 수요가 존재하는 한 시장은 그 수요에 반응한다. 규제는 시장을 없애지 못한다. 음지로 몰아낼 뿐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에도 암표상이 티켓 구매자에게 접근해 웃돈을 주고 취소하게 한 뒤 이 티켓을 제3자가 살 수 있도록 중개해 돈을 벌거나 티켓을 먼저 양도하고 관람이 다 끝난 뒤 웃돈을 받는 등의 꼼수가 바로 나타났다. 아무리 촘촘한 그물을 쳐도 시장은 어떻게든 빠져나갈 틈을 찾는다. 암표에 대한 해법은 단속 강화가 아니라 2차 티켓 거래 자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미국은 연방법으로 원칙을 세우고 각 주가 세부 규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2차 티켓 거래를 불법이 아닌 관리의 영역으로 규정했다. 유럽 여러 국가도 대부분 티켓 재판매를 허용하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런 제도적 토대 위에서 거대한 산업이 탄생하기도 한다. 1976년 설립된 '티켓마스터'는 주요 공연장 티켓의 70~80%를 취급해 왔는데 지금은 거대 2차 티켓 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09년 티켓 재판매로 출발한 '시트긱'도 NFL, NBA, NHL, MLS 등 북미 주요 스포츠 리그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MLB 공식 재판매 플랫폼으로까지 지정됐다. 원하는 공연의 티켓팅에 실패한 사람은 늘 있다. 부모님 생신에 맞춰 공연을 꼭 보여드리고 싶은 사람과 디지털 티켓팅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공연을 보러 갈 수 없게 됐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양도 규정 때문에 표를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모두 각자의 사정을 가졌지만 다 평범한 시민이다. 암표를 없애겠다는 의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수요가 존재하는 한 공급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2차 티켓 거래를 양지로 끌어올려 안전하고 투명한 규칙 안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게 소비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더 현실적인 해법이다. 원종현 프리드먼연구원 주임연구원 〈strong〉*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strong〉 〈strong〉**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strong〉

    2026-05-10 08:30:00

  • 삼성전자 노조는 적자 땐 월급 반납할 건가 [가스인라이팅]

    삼성전자 노조는 적자 땐 월급 반납할 건가 [가스인라이팅]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으로 45조 원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1인당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달라는 것이다. 회사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니 그만큼 나눠달라는 논리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의문이 있다. 거대한 성과급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면 적자가 났을 때 임금을 반납할 준비도 돼 있는가.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면 책임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 좋을 때 더 가져가려면 나쁠 때도 감내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일부 대기업 노조는 묘하게 작동한다. 실적이 좋을 때는 최대한 나눠 가지려 하면서 장기적 경쟁력이나 상생에 대한 고민은 '경영진 몫'으로 치부해버린다. 실적이 곤두박질쳐 적자가 현실이 된다면 답은 이미 눈에 보인다. "경영진의 무능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고용 안정'을 외치며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익이 날 때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면서 손실이 날 때는 자본과 경영진의 책임이라 주장하는 이중잣대다. 그렇다면 이제 이 논의를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이익을 더 나눠 가지겠다면 손실이 날 때 해고를 자유로이 할 수 있는 당연한 기업의 권리도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보상을 극대화하려면 위험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는 게 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3조 원을 요구했고 다른 대기업 노조도 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를 잇달아 내걸고 있다. 기업 실적이 좋을수록 요구 금액은 커진다. 그런데 이들 중 누구도 "실적이 나쁠 때는 우리도 책임지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런 귀족 노조의 평균 연봉은 이미 1억 원을 넘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계급론의 언어 안에서 스스로를 언제나 피해자의 위치에 놓는다. 계급론적 세계관에서 노동자는 구조적으로 자본에 착취 당하는 존재기 때문에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언제나 약자의 자리를 참칭한다. 그 세계관 안에선 수억 원의 성과급을 탐욕적 요구로 생각치 않는다. 그저 자본가가 수십 년간 착취해간 잉여가치를 되돌려 받는 것일 뿐이다. 이종길 프리드먼연구원 통합연구센터장 〈strong〉*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strong〉 〈strong〉**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strong〉

    2026-05-08 07:35:00

  • 통일을 지우려는 평양과 서울 [가스인라이팅]

    통일을 지우려는 평양과 서울 [가스인라이팅]

    북한이 끝끝내 헌법에서 통일을 삭제했다. 1972년 사회주의헌법 채택 이후 54년 만의 일이다. 같은 시기 한국 통일부 장관은 청년 앞에서 통일을 "폭력적"이라 규정했다. 한때 "우리의 소원"이던 통일이 평양과 서울에서 동시에 지워지고 있다. 한쪽은 공포로, 한쪽은 그릇된 신념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난도질하고 있다. 지난 6일 공개된 북한의 새 헌법은 절연의 깊이를 보여준다. 헌법 제9조 통일 조항이 사라졌고 영토 조항을 신설해 남북 대치선을 사실상 남쪽 국경으로 삼았다. 그렇게 외쳐대던 "우리 민족끼리"도 김일성·김정일의 통일 위업을 새긴 서문 16개 문단도 지워졌다. 북한 정권이 70년간 정통성으로 삼아온 가치를 스스로 파기하며 영구 분단을 선언한 것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체제 대결의 완패를 인정한 김정은의 두려움이다.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은 이미 비교가 불가능하다. 북한을 덮친 한류는 청년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친구 생일에 한국 드라마를 선물하고 한국 노래 한두 곡쯤은 알아야 또래와 어울린다. 서울 말투를 흉내 내는 것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며 기존 체제에 대한 무언의 항거다. 이미 북한은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2023년 평양문화어보호법을 공포하며 스스로 두려움을 내보인 바 있다. 이 두 법은 한국을 포함 외부 문화를 차단하고 언어를 통제하기 위해 제정된 악법이다. 이 법은 한국 영상물을 유포하면 사형에 처하고 남한 말투 사용자는 무기노동교화형까지 처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공포를 심어도 한국을 향한 그들의 동경을 막지 못했다. 결국 통일 삭제라는 두려움의 고백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반도 남쪽에서도 서둘러 통일을 지우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시무식에서 "이재명 정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제를 존중한다"라고 선언했고 급기야 통일은 폭력적이라며 통일 불가론을 외치고 있다. 불과 2년 전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두 국가론을 "헌법 위반"이라 맹비난하던 그는 장관이 되자 위헌을 일삼으며 두 국가론의 선봉에 섰다. 근래 그의 모습을 보면 그가 북한의 장관인지 한국의 장관인지 헷갈릴 정도다. 대한민국 헌법 제4조는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 통일은 협상의 수단이 아닌 헌법적 의무다. 대통령도 장관도 그 누구도 헌법 위에 있을 수 없다. 평화통일을 말하는 것과 통일 자체를 폭력으로 모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북한의 궤변에 부응하고자 헌법을 부정하는 자들이 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 그 죄가 절대 가볍지 않다. 서울과 평양의 위정자가 애써 통일을 지울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북한 주민이다.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처형되고 서울 말투를 썼다는 이유로 교화소에 가는 곳이 북한이다. 그런 폭압적 정권을 "존중한다"고 말하는 순간 김정은은 또다시 계몽 군주라는 이름으로 세탁되고 두 국가론은 그의 폭정에 면죄부를 주는 반인권적 선언이 된다. 통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독재에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을 영원히 모른 척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으며 그들을 외면하고 최악의 독재자 김정은의 편에 서겠다는 수치스러운 선언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 한반도 전체로 자유와 인권을 확장하겠다는 굳은 헌법의 의지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언젠가는 인간 다운 삶을 안겨주겠다는 약속이며 우리는 여전히 그들을 버리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실낱 같은 희망이다. 우리의 헌법은 그래서 위대하다. 부디 역사와 민족 앞에 죄를 짓지 말라. 북한이탈주민 김금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 〈strong〉*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strong〉 〈strong〉**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strong〉

    2026-05-08 07:30:00

  • [사설] 국민연금을 '진짜' 정부 자산으로 호도해서 뭐 하겠다는 건가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시도 때도 없이 긴축 노래 부르는 이상한 분들에게'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IMF, 올해 한국 순부채비율(純負債比率) 10.3%. G20 평균보다 79.3%포인트 낮다'는 제목의 언론 기사를 링크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잇따라 페이스북에 "순부채비율을 보면 한국 상황은 양호하다. 선진국 평균의 8분의 1에 불과할 뿐"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재명 정부의 '돈 뿌리기'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고, 자신들의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세운 순부채비율은 정부의 총부채에서 금융자산(金融資産)을 뺀 뒤 계산한 수치이다. 올해 한국의 부채비율은 GDP(국내총생산)의 54.4%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을 빼고 계산하면 10.3%로 크게 떨어진다. 이유는 정부의 금융자산에 1천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적립액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교한 다른 선진국들은 연금(年金) 적립액이 고갈된 상태인 반면에, 한국은 아직 연금을 쌓고 있는 단계라서 적립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성이 있다. 순부채비율을 가지고 한국이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연기금에 의한 착시(錯視)를 악용해 국민을 호도(糊塗)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은 국민들의 노후자금(老後資金) 이외에 다른 용도로 쓸 수 없고, 국가의 실질적 재정 여력도 아니다. 이 대통령에 이어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통계의 착시'를 마치 우리의 현실인 것처럼 왜곡(歪曲)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지난달 말 IMF는 2031년 한국의 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비율을 현재보다 10%포인트 넘게 급등한 63.1%로 전망했다. 부존 자원이 없고 수출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재정건정성(財政健全性)이 무너지면 외국인 자본 유출과 환율 급등을 초래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엄중한 경고(警告)를 이재명 정부는 아프게 들어야 한다.

    2026-05-08 05:00:00

  • [사설] '주가 상승이 소비로' 선순환하려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7천 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가 유례없는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축제 분위기여야 할 우리 경제 이면에는 기이한 냉기(冷氣)가 흐르고 있다. 이는 우리 증시의 '자산효과(資産效果)'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게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으로 1만원을 벌어도 소비는 단 130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고 한다. 유럽·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한 해 생겨난 주식 자본 이득이 429조원으로 추정되는데도, 내수 경기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증시의 온기가 실물경제로 전달되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은 가계 자산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꼽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주택 가계는 주식으로 번 돈의 70%를 부동산 매입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을 '종잣돈 창구'로 활용해 주식보다 변동성은 낮고 수익률은 2배가 높은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도 자산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주식으로 번 돈을 '영구적인 소득 증가'가 아니라 '운 좋게 얻은 일시적 횡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증시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수익률은 6분의 1 수준이면서도, 변동성은 훨씬 큰 데다, 상승 지속 기간도 짧다는 과거 추이(推移) 탓이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돈을 믿고 소비를 늘릴 국민은 없다. 문제는 앞으로다. 상승장의 혜택은 부동산으로 빠져나가고, 하락장의 고통은 가계가 떠안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사람들 뇌리 속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꺾어 자산의 균형 있는 배분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주식으로 번 돈이 부동산 투자로 몰리지 않고, 시장 내에서 선순환하며 내수 경기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 때 비로소 증시 7천 시대는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2026-05-08 05:00:00

  • [사설] '공소 취소가 뭔지 국민은 몰라', '국민=무지렁이'라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 법안'에 대해 국민들과 법조계, 언론, 야당이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국민 대다수는 공소 취소를 모른다'는 취지(趣旨)로 발언했다. 박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여론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주장에 반박하며 "시민들한테 공소 취소가 뭐예요? 한번 물어보세요"라며 "10명 중에 8, 9명은 잘 몰라요"라고 말했다. '조작기소 특검 법안'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대북 송금·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성남FC 제3자 뇌물·백현동 개발 비리·법인카드 유용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들을 주로 다룬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법안을 의결·공포할 경우 이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任命)한 특별검사에게 자기 사건을 수사하도록 하고,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상 대통령이 자기 사건을 재수사하고, 무죄 선고까지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니 '법치주의, 권력분립 원칙, 평등 원칙 파괴(破壞)'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검찰이 증거를 조작해 기소했으면 그 증거를 제시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런 절차(節次)를 버리고, 특검법이라는 별도 절차를 만들어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자체를 없애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 마당에 박성준 의원이 저런 식으로 발언한 것을 보면 '재판에서 판사를 속일 수는 없으니, 공소 취소가 뭔지 모르는 국민을 속이는 편이 쉽다'는 말로 들릴 뿐이다. 국민을 바보로 본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공소 취소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잘 모른다면, 그 의미를 설명하고 국민 판단을 받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道理)이다. 그런데 '국민은 잘 모른다'며 쉽게 생각한다. 민주당의 태도가 이렇다. 민주당은 애초 5월 중에 '조작기소 특검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철회하기는커녕 6·3 지방선거 이후 국회 통과로 시기를 미뤘다. 이 또한 국민을 바보로 본다는 말일 것이다.

    2026-05-08 05:00:00

  • [관풍루] 국립국어원, 40세 손위 남성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국립국어원, 40세 손위 남성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국어원이 이런 것까지 정리해줘야 하는 이 나라 정치판 수준 참… '아빠'도 보통 40세 차이 안 나는데 '오빠'는 무슨. ○…국토부 감사 결과,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 불법 수익 분배에다 탈세, 도로공사는 휴게소 입찰 정보 유출 정황. 휴게소 음식 서비스가 거꾸로 가는 이유를 알겠네. ○…금융당국, 코스피 불장에 엉터리 작전 정보 쏟아내는 불법 금융 인플루언서 규제 마련 착수. 수익 내면 족집게 정보, 손해 보면 투자자 책임이니 옥석 가리기 쉽잖겠군.

    2026-05-08 05:00:00

  • [날씨] 5월 8일(금)

    [날씨] 5월 8일(금) "차차 맑아짐"

    2026-05-07 18:45:43

  •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이거, 요물이다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이거, 요물이다

    표지는 핑크였다. 모름지기 남자는 핑크 아닌가. 오피스텔로 보이는 창가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은 사진이 박혀있었다. 책은 작고 아담하고 가벼웠다. 목차를 휘릭 넘기며 살피는데 왠지 예감이 좋았다. 글 솜씨가 남달랐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널렸지만 맛깔나게 귀에 착 감기도록 쓰려면 일정 기간 훈련과 반복 학습이 필요한 법. 그의 글에선 일정한 교육을 받은 이에게서 풍기는, 그런 냄새가 났다. 홍대와 서촌이 섞인 향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합정동 오피스텔에 사는 출판사 편집디자이너 출신이었다. 현재는 독립출판사 운영자이면서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가는 커리어우먼. 일러스트레이터 혹은 요가선생님, 전지영의 『책방으로 가다』는 일상 이야기 위에 자신이 선정한 10권의 책에 관한 단상을 얹어 버무려낸 달큼한 에세이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책방으로 가다』는 "잠깐이나마 온전하게 그 안에 있었던 어떤 인상에 대한 기록이다. 타인을 위해 기억될 필요 없는, 그래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게 두었어도 괜찮았을 그런 것들"이다. 책은 152쪽에 불과한 분량인데도 속속들이 파고든 예리한 시선과 번뜩이는 문장으로 빛을 발한다. 거칠게 말하자면 이런 유의 에세이는 도처에 널렸고 반짝반짝 빛나는 재능은 부지기수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작가는 키치와 거리가 먼 듯해보였다. 잰 체 난 체 하는 글쟁이들의 자기연민 가득한 푸념과는 결이 달랐다. 뇌가 빚어낸 문장이라기보다는 실생활에서 겪은 진짜 삶에 관한 이야기가 문학사의 명작과 만나 서로를 빛내고 있었다. 파리바게뜨에서 만난 노년의 남자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을 엮고,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스케이트 스타와 가혹한 운명에 저항하는 고대 그리스인의 서사를 대조하며, 거주지 환경과 일상에서 주어진 삶에 대해 자성하고 카프카의 그레고르 잠자를 떠올린다. 가난한 청년이 부잣집 여성과 결혼할 수 없던 사회에 대한 고발과 상류층을 부러워하면서 동시에 적의를 품었고, 너무 빨리 소진된 재능에 술로 만년을 보냈을지언정 젊은 날의 피츠제럴드는 얼마나 매력적이었나. 운 좋게도 여러 권의 책을 내면서 출판사 편집자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얻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당연히 글 솜씨가 출중하거니와 남다른 통찰이 빛났다. 시인이거나 소설가이거나 문학평론가인 이들이 출판사를 만들고 직접 책을 펴내는 건 숙명인지도 몰랐다. 전지영의 글 역시 평범하지만 흔하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나는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서 오가는 사람들을 느긋하게 보고 있었고, 그것은 세상 모든 사람에게 당연한 듯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변신』의 그레고르가 회사에 늦을까봐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버둥거리는 장면에서, "분명 월요일이었을 것이다. 출근하기 싫은 것은 모든 날이 다 똑같지만, 차라리 벌레로 변하고 싶은 심정이라면 역시 월요일 아침"이라고 단언하는 짓궂은 패기가 마뜩하다. 여행을 멈춘 건 떠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떠나고 싶었던 진짜 이유, 즉 다른 세상과 만나고 싶다는 갈망이 충족되지 않아서, 라면서 "이제는 이와 같은 글은 다시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작가의 말이 아쉽고 또 아쉽다. 아직은 그의 다른 책을 선뜻 쥘 자신이 없다. 요즘말로, 이거 요물이다.

    2026-05-07 09:56:09

  • [사설] 꿈의 코스피 7천, 이익 증가 업종 확산 여부가 상승 지속 관건

    코스피가 꿈의 7천 선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5일 장중 6천 선 돌파 후 47거래일 만이다. 1천에서 2천까지 18년 4개월, 2천에서 3천까지 13년 5개월 걸렸는데, 6개월여 만에 4천에서 7천까지 치솟았다. 이번 상승세는 유동성에 더해 반도체 중심 기업 실적이 주효(奏效)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고,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선이다. 여전히 상대적 저평가 상태인 한국 시장에 최근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됐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배당 정책 개선, 지배구조 강화 등 정책 변화도 상승세에 기여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이 곧 건강한 시장을 뜻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시총(時總)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지수를 끌어올리지만 상당수 종목은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다. 지수 폭등일에도 상승 종목 수가 절반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된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이익 증가가 전력·에너지, 산업재, 금융, 소비재 등으로 이어져야 상승 기반이 넓어진다. 자금 흐름은 편중돼 있다. 외국인과 개인 자금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고, 상장지수펀드 자금 역시 대형주 쏠림을 강화한다. 과열 신호도 감지된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1억 개를 넘어섰고, 투자자 예탁금은 120조원을 웃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급증했다.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400조원 규모로 커졌고, 불과 1년 사이 미성년자 계좌 개설은 3배가량 늘었다. 자금 유입의 저변(底邊) 확대인 동시에 변동성 확대의 전조다. 중동 정세, 유가 흐름, 미국 통화정책은 언제든 시장을 흔들 수 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이익이 계속 증가한다면 지수 상승은 설명 가능하지만 이익이 일부 업종에 머문다면 상승 기반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 7천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알맹이가 중요하다. 지수 자체가 아니라 상승을 얼마나 많은 기업이 함께 만들어 내는지가 코스피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2026-05-07 05:00:00

  • [사설] 김-추 후보, '정부 의존' 공약 말고 '대구 자강' 공약은 없나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페이스북 설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추 후보의 공약이 김 후보 본인이 내놓은 공약과 흡사하다. 정책에 저작권이 있는 것은 아니니 좋다. 하지만 실제 실행 계획이 모호(模糊)하다. 어디를 계발해서 문제를 어떻게 풀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공약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추 후보는 '제가 2025년 12월 공약했던 내용을 김 후보가 뒤늦게 유사하게 발표했다'고 반박하며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에서 민주당이 대구경북을 외면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예산·인사·정책에서 TK를 철저히 홀대했다. 김 후보는 국무총리로 이를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대구경제발전 공동협의체' 제안에 김 후보의 답을 요청했다. 두 후보의 '공약 선후(先後) 설전'은 '더 나은 대구를 위한 논쟁'이 아니라 '상대 저격용 사격'으로 보일 뿐이다. 사실 대구경북신공항, 산업 구조 전환, AI·로봇 및 미래 모빌리티 등 두 후보의 공약이 엇비슷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대구 경제 혁신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니 말이다. 문제는 이 공약들을 어떻게 실행하느냐이다. 그런 점에서 두 후보는 아직은 '제목' 수준인 공약들에 대해 '누구의 공약이 더 현실성 있는지' '누가 대구 발전을 이끌기에 더 적합한 인물'인지 대구 시민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더 구체적인 방안(方案)을 내주시기 바란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30년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이들 중소기업 상당수가 노동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을 생산한다. 거리의 상점은 비어가고 인구는 갈수록 줄어든다. 싸게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 스마트하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도시,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세계인이 앞다퉈 찾아오는 대구를 만들 비전을 제시해 달라. 정부 의지(意志)에 의존하는 공약, 정권 변수(變數)에 요동칠 수밖에 없는 공약 외에 대구 스스로 명품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구체적 설계를 보여 달라.

    2026-05-07 05:00:00

  • [사설] '조작기소' 특검, 검찰은 또 얼마나 마비되고 국민 피해는 커질지

    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을 추진하면서 검찰 조직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5개 특검 가동으로 검사 67명이 차출(差出)된 데 이어 30명 규모의 검사 파견이 가능한 여섯 번째 특검 법안이 통과되면, 검찰 수사 현장은 마비(痲痹)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사들이 줄지어 사표를 내고 특검 파견이 겹치면서 대구지검을 비롯한 전국의 상당수 지검·지청은 정원의 절반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 들어 사표를 던진 검사는 60여 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70% 이상이 15년 차 이상의 베테랑들이다. 그 여파로 전국의 3개월 이상 미제 사건(未濟事件)은 12만 건을 넘어섰다. 수사 검사 1인당 미제 사건이 500건 넘는 곳도 있다고 하니, 기가 찰 일이다. 민주당이 검찰청 기능을 유지할 최소한의 여력마저 고려하지 않은 채 각종 특검을 남발(濫發)하는 바람에 형사사법 시스템 전체가 약화된 것이다.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검사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인력 부족, 검사 탄핵 시도와 국정조사(國政調査) 소환 등 여권의 압박을 받으면서 검사들의 사기(士氣)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특히 조작기소 의혹의 단서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료 검사들의 수사를 수사 대상으로 삼는 구조는 검사들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이면 어떤 검사가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기소를 하겠는가. 검사들 사이에선 특검에 파견됐다가 정권이 바뀌면 파견 검사들이 법왜곡죄로 수사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10월 출범 예정인 공소청(기소·공소 유지 담당)·중수청(중대범죄 수사 담당) 출범도 걱정스럽다. 공소청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를 차치(且置)하더라도, 현재처럼 인력 공백(空白)과 사건 적체가 누적된 상태에서 새로운 체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건 처리가 늦어질수록 피해자 고통은 커지고, 피의자는 장기간 불확실성에 놓인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法諺)이 깡끄리 무시되고 있다.

    2026-05-07 05:00:00

  • [관풍루] 빚내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 빚투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

    ○…빚내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 빚투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 노후 한 방 '액티브 시니어' 되려다 쌈짓돈마저 다 날릴 수도 있음을 조심해야. ○…삼성전자 주주 단체, 노조의 불법 파업 강행으로 회사의 핵심 자산이 훼손될 경우,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어거지에는 법이지. ○…이재명 대통령, '산불 카르텔' 문제와 계곡 불법 시설 문제를 거론하며 "언론·야당 지적 고맙게 생각해야… 민원은 보물창고"라고 적극 행정 지시. 자고로 쓴소리에 민감해야 하는 법.

    2026-05-0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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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장 성일종 의원은 10일 HMM 나무호가 외부 비행체에 의해 피격당했다고 외교부가 인정했다고 비판하며, 정부가 이를 '선박 화재...
대구 지역의 전통 산업이 경기 침체와 인력난으로 위기에 처하면서 창업 생태계 또한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의 청년 창...
충북 청주에서 노래방 내 다툼 끝에 60대 남성이 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경찰은 해당 ...
일본 작가 스즈키 고지가 도쿄에서 향년 68세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는 '링'과 '나선' 등의 공포소설로 유명하다. 또한, 일본 총리 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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