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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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일방 폭주하면서 협치 시늉 정부·여당의 이중성

    12일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오찬 회동이 당일 장 대표의 불참 의사 표명(表明)으로 무산됐다. 장 대표는 "한 손으로는 등 뒤에 칼을 숨기고 다른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데 대해 응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이 사법 시스템을 뒤흔드는 '재판소원(裁判訴願) 허용법' '대법관 증원법'을 일방으로 통과시킨 것이 회동 불참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 대표와 협치(協治)를 연출하려 했지만, 헛된 구상이 됐다. 이는 정치권 내 대립과 불신의 골이 깊다는 방증(傍證)이다. 여기엔 청와대와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민주당은 위헌 논란이 있는 사법 개혁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청와대는 이를 직·간접으로 지원하거나 방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회동에서 정 대표에게 "많이 가졌으니 좀 더 양보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나, 다음 날 정 대표는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운운하며, 국민의힘을 맹공했다. 국민들은 통합과 협치를 원한다. 두 정당이 정쟁(政爭)을 그치고 민생과 국익을 위한 정치를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국민통합위원회가 실시한 '5대 사회갈등 국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92.4%가 보수·진보 간 이념 갈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결과는 엄중한 경고다. 진영(陣營) 대결이 정치는 물론 국민의 일상을 잠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여당은 국정 운영의 주체로서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는커녕, 아예 제1 야당을 배척(排斥)하고 있다. 야당 역시 강경 대응에 치우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殿堂)'이 아니라 '정쟁의 전당'이 돼 버렸다. 이러니 경제는 위태롭고, 국민은 고통받고, 미래 세대는 불안하다. 설날을 맞아 정치인들은 지역구를 찾아 주민들을 만날 것이다. 국민이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에 지쳤으며, 무엇을 바라는지 제대로 들어야 한다. 강성 지지층의 환호보다 침묵하는 다수의 불안을 읽어야 한다.

    2026-02-13 05:00:00

  • [사설] 급증한 재판 생중계, 영상 악의적 편집 방지법 시급하다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內亂)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재판 역시 지난달 한덕수 전 국무총리 1심 선고에 이어 생중계로 진행됐다. 하급심(1·2심) 생중계가 시작된 건 지난 2017년 대법원 규칙 개정을 통해 선고 공판 중계가 허용되면서다. 이듬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 농단 1심 선고가 하급심 최초로 생중계됐고, 같은 해 이명박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 이후 1·2심 생중계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하급심 생중계가 다시 시작된 건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로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내란특검법'이 시행되면서다. 개정 내란특검법에 내란 재판 1심 중계가 사실상 강제되고 지난해 9월 윤 전 대통령 공수처 체포 방해 사건 1차 공판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 100건이 넘는 재판이 중계됐다. 재판 생중계엔 순기능도 있겠지만 부작용도 심각한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 피고인의 인권 및 '무죄 추정의 원칙'이 훼손되고, 최종 판결이 아님에도 1심 선고 장면이 생중계되면 '범죄자'라는 낙인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법관·변호인·피고인 등 재판 구성원의 심리적 위축과 재판의 희화화(戲畫化)도 문제다. 증인의 출석·증언 거부, 법관이나 변호인의 정치적 발언 등 재판 변질 우려도 있다. 법관의 권위 실추 및 신변 위협은 이미 우려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의도·악의적으로 제작된 쇼츠의 경우 순간적인 표정이나 말실수 등을 편집해 망신 주기나 맥락 왜곡, 여론 재판을 가속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판 생중계, 특히 악의적 쇼츠 등을 막을 방안이 시급하다. 저작권법이나 명예훼손 및 모욕 등 활용할 수 있는 법률을 적용·강화하고 강력 처벌해야 한다.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변형 영상 제작·유통 시 이를 차단하는 기술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민주당은 논란의 법 왜곡죄 강행 처리 대신 법정 모독죄나 악의적 편집 방지법 등 생중계 및 쇼츠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법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2026-02-13 05:00:00

  • [사설] '불수능' 대책이 AI라니, 사교육 격차 더 벌릴 수도

    교육부는 지난 11일 '수능(修能·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난이도 조절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7학년도 수능부터 교사 비중을 기존 33%에서 50%로 확대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도 새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 수능 영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역대 최저인 3.11%로 떨어져 혼란(混亂)이 빚어졌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사퇴하는 등 파장이 컸다. 수능의 난이도(難易度)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수험생·학부모 및 대학 측의 입장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수능 영어는 EBS 교재에 실린 지문과 비슷하거나 변형된 지문을 출제하는 '간접 연계(間接連繫)'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부에선 EBS 교재 원문이 공개돼 사교육업체가 비슷한 문항을 만들어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EBS 교재 원문(原文)은 수험생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해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굳이 사교육업체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그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이다. 반면에 AI를 활용해 새로운 지문을 창작할 경우 지문에 익숙하지 않은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도는 충격적으로 높을 수 있다. 'AI 연계 수능 영어 특강' 같은 사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수험생과 그렇지 못한 수험생 간의 격차(隔差)는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EBS 간접 연계 방식이 도입된 뒤에도 영어 영역의 난이도가 널뛰기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AI 활용 영어 지문 창작' 방식의 도입이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萬病通治藥)은 아니라는 것을 교육 당국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AI 활용은 보조적 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해법 그 자체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 사회적 부작용(副作用)을 더 키울 수 있는 악재(惡材)가 될 수 있다. 수능시험의 AI 도입이 사교육 팽창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6-02-13 05:00:00

  • [관풍루] 금융당국, 12일 동전주·좀비기업 내치는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 방안 전격 발표.

    ○…금융당국, 12일 동전주·좀비 기업 내치는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 방안 전격 발표. 삼천스닥(코스닥 3천 포인트)으로 가는 데 가속도는 붙겠지만, 10개 중 1개 기업 퇴출당한다면 개미들 곡소리 그만큼 크게 나겠는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는 소송에 미국 투자회사 3곳도 추가 참여한다고. 10% 회원 감소로는 쿠팡이 정신을 못 차리니 이참에 전 국민 '탈팡' 운동이라도? ○…급성사된 대통령 오찬 약속과 이어진 급무산. 서로 "뒤통수 맞았다"며 남 탓으로 미루기 급급. 이렇게 성급하게 제멋대로 행동하는 야당 대표나 여당 대표나 진짜 노답!

    2026-02-13 05:00:00

  • [날씨] 2월 13일(금)

    [날씨] 2월 13일(금) "맑음"

    2026-02-12 18:59:38

  • [베스트셀러] 2월 둘째 주(2월 6일~2월 12일)

    ◆이번주 베스트셀러(2026년 2월 6일~2월 12일 기준) 1. 더블 클릭/ 알간지 2. 절대수익 우량주 매매법/ 성경호 3. 돈의 방정식/ 모건 하우절 4.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노부미 5. 이해찬 회고록/ 이해찬 6. 블루 아카이브 공식 4컷 청춘? 일상! 블루 아카이브 특별판/ 돈미니 7. 너를 아끼며 살아라/ 나태주 8.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9.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박곰희 10.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 5 RC/ ETS 〈예스24 제공〉

    2026-02-12 13:09:32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34>아! 그림이 참으로 도움이 없지 않다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34>아! 그림이 참으로 도움이 없지 않다

    한필교(1807~1878)가 자신의 40여 년 관직 생활 근무지를 그림으로 그리게 한 '숙천제아도(宿踐諸衙圖)' 15점 중 '사복시(司僕寺)'다. 종로구 수송동에 있었던 사복시의 공간 구조와 문화 경관을 전해주는 유일한 이미지다. 사복시는 말과 수레를 담당하는 병조 소속 관청이었다. 그래서 수레를 보관하는 창고와 마구간이 사면에 있는 독특한 구조다. 제일 윗 구역 왼쪽의 신당(神堂)이 눈길을 끈다. 마신(馬神)을 모셔 소중한 말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중심부에 책임자인 정3품 사복시정(正)이 근무한 열청헌(閱淸軒)이 우뚝하고 그 뒤로는 연못까지 있었다. 넓은 뜰에서는 정6품직 이마(理馬)의 지휘 아래 말을 조련하는 중이다. 동그랗게 원형을 이룬 말과 채찍을 든 마부의 묘사가 원의 각도에 따라 제각각이라 동작 하나하나를 보면 재미있다. 반차도(班次圖)에 익숙한 화원의 솜씨다. 미술사는 건축, 조각, 회화, 공예로 구성된다. 전통 건축은 도성, 궁궐, 종교 건축이 있고 관아, 학교, 주택으로 이어진다. 조선의 궁궐이나 서원, 누정 등에 비해 관아 건축의 경우는 한양이든 지방의 감영, 병영, 수영, 객사, 동헌, 역참이든 근대사회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거의 사라졌다. 한양에 있었던 중앙 관아는 궁궐 안의 궐내각사 몇 채, 종친부의 경근당, 옥첩당 정도가 전할 뿐 육조 등 주요 관아들은 완전히 망실돼 단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 또 300여 곳에 있던 지방 관아는 몇몇 군현의 일부 건물이 그 옛날의 관아터임을 증언할 뿐이다. 관아 건축을 알려주는 '숙천제아도' 화첩이 더욱 소중한 이유다. 사복시는 말똥 냄새가 나는데다 말 울음소리, 조련 소리 등으로 항상 시끄러워 다들 근무를 꺼렸다고 한다. 한필교는 사복시에 두 번 근무했다. 37세 때 판관(종5품)으로, 49세 때 첨정(종4품)으로 부임했었다. 이 화첩의 서문에서 그는 "아! 그림이 참으로 도움이 없지 않다(噫 畵固不爲無助矣)"라고 하며, 은퇴 후 이 그림들이 자신의 젊은 날을 추억하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한필교는 쉼 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미래를 떠올리며 현재를 기록했다. 다사다난했던 또 한 해를 뒤로하며 병오년! 붉은 말의 해에 행운이 융성하여 복혜구족(福慧俱足) 하기를 빌어본다. 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2026-02-12 10:23:16

  •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우리만, 아니 나부터 변하면 된다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우리만, 아니 나부터 변하면 된다

    극단적 환경주의자들은 말한다. 지구에서 가장 골칫덩어리 생명체는 인간이고 인간 없는 세상이야말로 지구를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사람이 사라진 지구가 자기 생명력을 회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책도 적지 않다. 이처럼 인류 멸종과 지구 멸망을 따로 떼어놓으려는 밑바닥에는 지구 위기와 인간의 귀책 사유에 대한 원망과 강력한 경고와 반성을 주문하는 한편, 자포자기의 심정 섞인 악담도 한 줌 더해졌을 것이다. 그들 주장처럼 인류는 지구를 위해 사라져도 괜찮은 존재인가? 언제나 인간이 문제라는 간편한, 어쩌면 게으른 대답이 대세일지라도 이 문제를 해결할 존재 역시 인간 말고는 없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정말로 안타깝게도 결자해지만이 살길이라는 말이다. 인류가 성취하여 지구에 기여한 공헌 또한 함께 언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테면 우주의 기원을 밝히고 우주의 나이가 137억 살인 것을 알려준 것도, 동식물의 이름을 지어준 것도 모두 인류였다. 지구를 선물 받았고 자연의 덕으로 살아온 생명체지만 인류가 아니었다면 꽃도 꽃이 될 수 없었고 자연도 이름 없는 무엇으로 남았을 터. 자연에 적응하는 존재이자 자연을 바꿀 수 있는 존재, 문제를 일으키기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는 지적 생명체 인류가 더 버텨야 한다고 간곡하게 요청하는 자리에 과학자 이정모가 있다. 『찬란한 멸종』 은 2150년, 인류가 멸종한 뒤에 최후의 인공지능이 남기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추적하는 동안 태고의 지구와 자연을 종횡하던 인류 이전의 생명체를 만나고 인류가 그 짧은 시간 동안 지구의 우세종이 될 수 있었던 배경도(직립보행이라는 기적적인 생물학적 결과) 확인한다.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한 이래 29만년 동안 잘 살던 인류는 1만 년 전에 농사를 발명했고 산업혁명으로 화석연료를 마음껏 소비하면서 풍요와 장수를 견인했다. 재앙의 시작이었다. 인류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간곡한 소망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은, 쉽게 말해 그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은 화산폭발과 지진과 소행성 충돌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항력이었으나, 여섯 번째 멸종은 인간이 자초한 파국이 될 것인즉 인류가 힘을 합쳐 인재(人災)를 피하자는 얘기다. 아직도 늦지 않았고, 여전히 가능하다는 작가의 마음이 (환경파괴에 무심한) 인류의 한 사람으로 미안하고 고맙다. 이정모의 글은 유려하고 지적이면서 경쾌하다. 인상 찌푸린 표정으로 거봐라! 이래도 환경 파괴를 일삼으며 살아갈래? 라는 고발과 계몽의 태도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것. 거칠게 말하자면, 인류의 대멸종을 논하는 책도 이처럼 유쾌하고 쉽고 친절한데(그래서 더 안타깝고 절절하게 다가오지만) 뭐 대단한 얘기를 쓴다고 구구절절 심각하고 현학적 문장을 나열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당신들 인류다. 똑똑한 인류다. 그러니 얼마나 다행인가? 화산이 터져서도 아니고, 소행성이 부딪혀서도 아니고, 초대륙이 만들어져서도 아니다. 오로지 당신들 인류의 소행이다. 그러니 해결법도 간단하다. 당신들만 변하면 된다." (111쪽) 『찬란한 멸종』은 지구에서 생성되고 소멸한 무수한 생명체의 이야기이다. 또한,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지배자가 된 인류에 대한 통찰이고, 그 존재가 아직은 소멸할 때가 아니라고 간절하게 희망을 움켜쥔 어느 과학자의 탄원서이다. 이제, 우리가 그 요청에 응답할 차례다.

    2026-02-12 09:25:30

  • [사설] 지방 개천에서는 용이 나지 않는 암담한 우리 현실

    대한민국에서 계층 상승을 하려면 무조건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수도권 이주'가 계층 이동의 유일한 사다리라는 것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거주 지역과 맞물려 경제력 대물림이 심화(深化)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지방에서 태어나 고향에 남은 청년들의 경우, 부모가 소득 하위권이면 자녀 역시 하위권에 머무는 비율이 80%를 넘어섰다. 또 1980년대생의 부의 대물림 강도가 1970년대생의 3배에 달해 자산이 계급을 결정하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천에서는 이제 용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녀가 부모 품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경우 소득계층 상승 효과는 출생지와 이주지에 따라 크게 달랐다. 수도권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수도권 권역 내에서 이주했을 때 저소득층 자녀를 중심으로 계층 상향 등이 많이 이뤄졌다. 반면 비수도권 출생 자녀들은 수도권으로 이주하면 경제력 개선이 크게 되지만, 광역 권역 내부에서 이주했을 때는 그 효과가 축소됐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절반의 국민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결국 수도권으로 가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고, 1인당 GRDP(지역 내 총생산) 33년 연속 꼴찌인 대구에 살아봤자 별 볼 일 없다는 말이다. 이는 지금까지 정부가 기울여온 지역 균형발전 노력이 허울에 불과할 뿐 실제 국민의 삶에는 전혀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결과와 함께 '지역별 비례선발제', 비수도권 거점대학의 교육 경쟁력 제고(提高), 거점도시의 산업 기반 및 일자리 강화를 위한 집중 투자를 제안했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행정구역 통합과 지방 인프라 발전 투자, 정부가 보다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잇몸 없이 이가 버틸 수 없듯이 지역을 홀대하다간 대한민국도 휘청일 수밖에 없다.

    2026-02-12 05:00:00

  • [사설] 중대재해법 위반 1호 무죄,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의정부지법은 10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게 "(이 법이 규정하는) 경영책임자, 즉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무죄(無罪)를 선고했다. 검찰은 2022년 1월 29일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작업자 3명이 발파 작업 중 토사에 매몰돼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정 회장이 실질적 최종적 결정권을 행사한 경영책임자라고 보고 '중대재해법 1호 사건'으로 기소했다. 정 회장의 지시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중대재해법이 아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前) 삼표산업 대표에게도 무죄가 선고(宣告)됐다. 대표가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했거나, 안전조치 없이 작업이 진행되는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현장소장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화약류 관리 책임자 등 3명은 각각 금고형을 받았다. 현장 책임자들에게만 인신구속형(人身拘束刑) 형벌이 주어진 셈이다. '실질적 최고경영자'를 강하게 처벌함으로써 중대산업재해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무리하고 과도한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를 콕 집어 "아주 심하게 말하면 미필적 고의(未必的故意)에 의한 살인"이라며, 징벌적 배상과 건설 면허 취소 검토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5년간 주요 건설사 중 사망사고가 가장 적은 기업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전국의 건설 현장은 '올-스톱'되다시피 했고, 상당수 현장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이런 악순환(惡循環)이 중대재해법의 취지는 아닐 것이다. 산업재해는 현장 중심의 철저한 예방(豫防) 위주로 줄여나가야 한다. 처벌 협박보다 안전 매뉴얼 확립과 그 실행 환경을 갖추는 데 경영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2026-02-12 05:00:00

  • [사설] '재판소원법안' 입법 착수, 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재판소원제를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사건을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다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 헌법 제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 '법원은 최고 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은 법관이 맡으며, 대법원 재판으로 끝나야 하는데, 재판소원제로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4심 재판'을 한다면 위헌(違憲)이라는 것이다. 재판소원제가 도입되면 당사자들은 재판 반복으로 큰 경제적·시간적 피해를 입게 되고, 국가 차원에서도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아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법이 시행될 경우 향후 5년간 최대 187억7천400만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계(推計)를 내놓았다. 확정판결을 바탕으로 형성된 법률관계나 집행 결과를 소급적(遡及的)으로 부정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법은 막대한 소송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 또는 유력한 정치인들만 누리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일반인 사건의 경우 사전 심사 단계에서 '4심'이 허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우선 처리하려는 3대 법안, 즉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 ▷형법 개정안(법왜곡죄 도입)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재판소원제 도입)은 파급력이 큰 법안들임에도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 '대법관 증원법'은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자기편 대법관 심기'라는 비판이 많다. '법왜곡죄'는 판사와 검사의 재판·수사 과정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수사와 재판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 민주당은 총선과 대선에서 이겨 입법부와 행정부를 장악했다. 입법·행정 권력으로 '할 수 있으니 다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문명(文明)이 아니라 야만(野蠻)이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3대 사법제 변경 추진은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것들이다. 일방적인 법안 추진을 즉각 멈춰야 한다.

    2026-02-12 05:00:00

  • [관풍루] 李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12일 오찬 회동

    ○…李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12일 오찬 회동. 강훈식 비서실장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 위한 초당적 협력을 위한 자리"라 밝혔는데, '협치 각서'라도 써야 국민들이 믿지. ○…정부가 내년부터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늘리는 방안 확정, 의협은 이번에도 '졸속 결론'이라며 강하게 반발. 의료계가 의대 증원 정책에 찬성한 적 없었으니, 당연한 반응. ○…유교문화진흥원, "전 안 부쳐도 되고 떡국 중심 4∼6가지면 충분"하다며 설 차례상 간소화를 강조. 시대 변화를 반영한 제안이나, 어차피 '고물가'라서 서민들은 번드르르한 차례상 꿈도 못 꿔요.

    2026-02-12 05:00:00

  • [날씨] 2월 12일(목)

    [날씨] 2월 12일(목) "맑음"

    2026-02-11 18:53:22

  • [세풍-강민구] 사람의 구실, 세금의 구실

    [세풍-강민구] 사람의 구실, 세금의 구실

    '부(賦)'의 의미는 '구실'이다. 그리고 '구실'은 국어사전에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맡은 바 책임' 혹은 '예전에 온갖 세납(稅納)을 통틀어 이르던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이와 같이 한자 '부'(賦)에는 '조세'(租稅)라는 의미가 '구실'과 관련하여 살아 있지만, 우리말 '구실'에는 '의무' 정도의 의미만 남아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납세는 의무'라는 정의(定義)가 성립된다. '구실'의 어원을 소급하다 보면 흥미롭게도 고대의 조세 제도에 닿게 된다. 중국 주나라에서 제창한 정전법(井田法)은 국가에서 일정 넓이의 토지를 '정'(井) 자 모양으로 9등분하여 외곽 8개 구역을 가구별로 나눠주고, 중앙의 한 구역은 8가구가 공동 경작하여 그 수확물만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하도록 하였으니, 세율로는 9분의 1이며, 전체 생산량의 11%에 해당한다. 정전법은 유교적 이상향에서 낮은 세율로 민생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이웃끼리 서로 돕고 사는 공동체 중심의 도덕적 경제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시스템이다. 그러나 그것은 실행되지 못하고 이상으로 남았고, 세율 '9분의 1', 즉 '구일'이 '구실'의 어원이 되었다. 그러므로 '구실'은 이상적 세율이자 백성의 의무인 셈이다. 또 과거 조세에서 유래한 '반타작(半打作)'이라는 말도 있다. '반타작'은 지주가 소작인에게 소작료를 수확량의 절반으로 매기는 것으로, 겉으로는 공평해 보인다. 그러나 종자나 농기구 구매 비용 등을 농민에게 전가하였기에, 농민의 손에는 수확물의 20~30%도 남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였으니, 이럭저럭 반은 남긴다는 통념은 허구에 불과한 기만적 세법(稅法)이었다. 역사적으로 조세가 사람의 구실을 넘어 생존의 위협이 되었을 때 공동체는 붕괴했다. 갓 태어난 젖먹이를 군적(軍籍)에 올려 세금을 뜯어내던 황구첨정(黃口簽丁)이나 이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금 대장에 올려놓고 세금을 징수하던 백골징포(白骨徵布)는 조선 후기의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렸다. 오죽하면 정약용은 살인적 세금 때문에 자신의 생식기를 자른 백성의 절규를 목도하고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를 써서 당시의 가혹한 수탈을 고발하였겠는가? 고대의 정전법이 9분의 1 세율을 통해 도덕적 생산 공동체를 꿈꾸었던 반면, 조선 후기의 가혹한 수탈이 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조세가 계량적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시사한다. 조세는 국가 공동체의 핵심 동력이다. 그러나 자산 격차의 심화와 저성장 국면 속에서 조세를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첨예하게 되고, 조세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복잡해지고 있다. 세금이 공동체를 위한 분담이 되느냐, 아니면 삶의 기반을 흔드는 부담이 되느냐의 기로에서 중요한 것은 조세의 적정성과 공정성이라는 원론적인 가치이다. 국민이 마땅히 해야 할 '사람 구실'로서의 납세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조세가 삶을 옥죄는 사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금은 부의 재분배를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구성원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보루가 되어야 한다. 역사가 증명하듯, 세금이 공동체의 신뢰를 잃고 수탈의 도구로 전락할 때 사회는 뿌리째 흔들린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숫자나 비율에 매몰된 논쟁이 아니다. 조세가 어떻게 하면 공동체를 살리는 '선한 구실'이 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국가는 국민에게 구실을 하라고 강요만 할 일이 아니라, 세금이 구실을 하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강민구 경북대 한문학과 교수

    2026-02-11 05:00:00

  • [사설] 영장 없이 개인 금융 정보 들여다본다니, 부동산 거래가 범죄인가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집은 삶의 터전이지 투기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면서 부동산감독원 설치 법안을 발의했다. 부동산감독원은 부동산 거래 관련 세금 탈루나 청약 비리, 다운 계약서 등 부동산 관련 범죄를 전문적으로 조사·수사하는 기구로 설정되어 있다. 부동산 시장 교란(攪亂) 행위에 대해 엄중 단속하겠다는 기본 취지를 반대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문제는 부동산감독원에 법원 영장 없이도 민감한 개인 금융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나치게 과도(過度)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법안에 따르면 부동산감독원은 조사 과정에서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금전의 이체 내역뿐만 아니라,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 금융기관의 대출 정보까지 법원의 영장 없이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신용정보원, 국세청, 경찰청 등에도 자료 요청을 할 수 있다. 부동산 거래를 빌미 삼아 국민 개개인의 민감 정보를 정부 기관 마음대로 파악(把握)·감시(監視)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조사 단계를 지나 수사 단계로 전환하려면 따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格)이다. 국무총리 산하 부동산감독협의회의 사전 심의 역시 필요에 따라 요식 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지능적인 금융 범죄의 경우 포착이 어려워 영장 없이 계좌를 추적하는 권한을 금감원에 주었지만, 부동산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부동산은 국토부와 국세청 자료만으로도 충분한 스크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규제(規制)는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 아래 '최소한'이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해야 한다

    2026-02-11 05:00:00

  • [사설] 설 앞둔 쌀값 폭등, 정책 실패의 당연한 결과

    설을 앞두고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은 쌀값에 국민의 입에서 '헉' 소리가 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이달 5일 자 산지 쌀값에 따르면 80㎏(한 가마니) 기준 23만232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16% 상승한 수치로, 특히 올 8월 이후로는 매달 두 자릿수 이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정부는 비판 여론이 거세자 이제서야 뒤늦게 비축미(備蓄米)를 풀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방출'이 아닌 '대여'라고 못 박으며 찔끔찔끔 풀고 있다. 이미 지난달 2025년산 쌀 10만 톤(t)의 시장 격리를 보류하고 정부 양곡 가공용 쌀 최대 6만t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쌀 수급 안정 방안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내놓은 땜질식 처방이다. 정부의 쌀값 예측은 번번이 빗나가길 되풀이하고 있다. 갈지(之)자로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은 오히려 아니함만 못할 정도다. 가만히 되짚어보면 쌀 소비가 크게 줄었다며 한창 소비 장려 운동을 벌이던 시절이 고작 몇 해 전의 일이다. 갑자기 한국인의 식생활 패턴이 바뀌어 쌀 소비가 급증했을 리는 만무하고, 쌀 농사를 짓는 인구가 급작스레 곤두박질친 것도 아닐 테니 결국 이건 정책의 실패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인해 '집밥' 수요가 크게 늘었던 해에도 고작 35만t의 공공 비축미를 사들였던 데 비해 2024년과 2025년에는 45만t의 쌀을 비축미로 잠갔다. 각종 물가 잡기에 크게 목소리를 높여온 이재명 정부는 이제라도 수요 공급 법칙을 거스르며 농심(農心) 살피는 데만 신경 쓸 일이 아니라, 온 국민의 '밥심'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6-02-11 05:00:00

  • [사설] 균형발전 위한 행정통합 하자는 건지, 행정구역 개편하자는 건지

    정부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 335개 조항 가운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국제학교 설립 권한 등 137건에 대해 수용 불가(受容不可) 입장을 밝힌 것은 '실질적인 행정통합' 의지를 의심케 한다.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역시 386개 조항 가운데 통합특별시의 실질적 권한과 직결된 110개 특례(特例)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행정통합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 성패는 중앙정부가 독점한 행정 및 재정 권한을 지방으로 얼마나 많이, 합리적으로 이양(移讓)하느냐에 달렸다. 통합특별시를 위한 핵심 특례들이 대거 배제(排除)된다면 행정통합이 아니라 빈껍데기 행정구역 개편에 불과할 것이다. 무엇보다 각종 인허가권과 현재 국세인 부동산 양도소득세 및 법인세를 특별시에 상당 비율 배분하는 등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도권에서는 각 지역이 요구하는 권한 이양과 특례에 대해 "특구 지어 달라" "산단 지어 달라" "예타 면제해 달라" 등 민원성·선심성 조항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각 시도의 행정통합 법안에 대해 대거 불수용 입장을 밝힌 것을 보면 정부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수도권의 논리라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통합 추진 자체가 비합리적인 도전일 수 있다. 강력한 중앙집권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폐해(弊害)를 보고도 그런 입장을 고집한다면 '행정통합' 명분으로 통합시에 연간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할 테니 '다른 요구는 하지 말고, 지방선거에서 표나 달라'는 말처럼 비칠 뿐이다.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 대구경북의 우려는 또 있다. 주지하다시피 광주·전남, 대전·충남 통합은 더불어민주당 당론 발의로 추진되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주도로 법안이 발의(민주당에서는 임미애 의원 혼자 참여)됐다. 법안 발의 주체(主體)에 따라 정부 지원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그런 차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발의한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의 통합 특별법안에서 광주·전남의 경우 "국가 재정지원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못 박은 반면, 대전·충남 법안에서는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 다수 포함돼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 도시들은 수도권으로 빠지는 기업과 인재를 붙들기 위해 갖은 애를 써왔다. 하지만 행정 및 재정 권한, 각종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 이를 지방의 역량 문제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수도권에서 사업하는 것이 득인 상황을 그대로 둔 채 정부와 지자체가 "지방을 살리자"고 호소해 봐야 헛일이다.

    2026-02-11 05:00:00

  • [관풍루] 이 대통령 "현재 입법 속도론 국제사회 변화에 대처 어렵다"며 국회 저격.

    ○…민주당 '혁신당과 지선 전 합당 추진 어렵다' 의견 모아. 합당밀약설·특검 후보 추천 등 연이은 헛발질이 빚은 당청·당내 갈등의 결과. 그러게 취임 1년도 안 된 대통령에게 너무 일찍 대든다 싶더라. ○…이재명 대통령 "현재 입법 속도론 국제사회 변화에 대처 어렵다"며 국회 저격. 절대다수 민주당에 바로 주문하면 될 것을 국무회의서 왜? 특검법 등은 전광석화같이 잘도 해치우더니. ○…장동혁 대표 10일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한 공식 입장 밝히라'는 전한길 씨 요구에 "입장 변화 없다" 답변. 유튜버가 하란다고 답하는 제1야당 대표님, 그래서 '절윤'하겠다는 거요 말겠다는 거요.

    2026-02-11 05:00:00

  • [날씨] 2월 11일(수)

    [날씨] 2월 11일(수) "오전 흐리다가 차차 맑겠음"

    2026-02-10 18:48:59

  • [매일춘추-정성태] 기억의 미학

    [매일춘추-정성태] 기억의 미학

    우리는 오랫동안 속도와 새로움에 매혹돼왔다. 무엇이 더 빠른가, 무엇이 더 혁신적인가를 묻는 말은 늘 시대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기술과 사회 문화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변화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기억을 다루는 방식에 놓인다. 인간은 빠르게 계산하는 존재라기보다, 축적된 기록 위에서 판단하고 의미를 구성해 온 존재다. 기억은 단순한 저장이 아니다. 그것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다시 불러오며, 무엇을 끝내 잊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것을 저장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기억의 가치는 양이 아니라 태도에서 결정된다. 이러한 기억의 감각은 한국의 전통 미학에서도 선명하게 확인된다. 우리는 흔히 '백의민족'이라는 말을 관습처럼 사용하지만, 흰옷이 의미하는 것은 소박함이나 결핍으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장식을 최소화한 한복의 흰 바탕은 비어 있는 상태라기보다,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여백이다. 시간이 흐르며 스며드는 생활의 흔적과 노동의 자국, 삶의 온기가 그 위에 차곡차곡 쌓인다. 흰옷은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기록을 전제로 천천히 형성되어 온 서사의 시간이다. 그 흐름 속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은 시간이 쌓이는 방식을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으로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표면의 화려함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감내해 왔는가 하는 문제다. 백지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강하다.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반복과 기록, 보존에 익숙해 온 문화적 배경 역시 이와 깊이 맞닿아 있다. 한국 현대미술 또한 이러한 기억의 미학 위에서 전개됐다. 단절과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개인과 집단의 기억, 역사적 시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응시를 지속해 왔다. 그것은 새로움을 과시하기보다는, 무엇이 잊히고 있는지를 묻는 태도에 더 가까웠다. 오늘날 예술의 역할은 이전보다 더 분명해졌다. 모든 것이 저장될 수 있는 시대일수록, 예술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기억의 양이 아니라 기억의 무게를 가늠하고, 효율이 아니라 가치의 문제를 드러내는 일이다. 무엇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끝내 지우지 않겠는가를 선택하는 태도. 연산의 시대를 지나 우리가 마주한 것은 기억의 시대다. 그리고 그 기억을 다뤄온 방식 속에서, 한국 사회와 한국의 미학은 오래전부터 이 질문과 함께해 왔다.

    2026-02-10 09: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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