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18:40:24
카메라와 인간의 눈은 놀랍도록 닮았습니다. 카메라의 노출로 통칭되는 조리개, 셔터 스피드, ISO 감도 이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뤄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듯이 인간의 눈 또한 동공, 수정체, 망막이 잘 어우러져야 사물을 제대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눈은 카메라와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졌습니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건 마음의 작용입니다. 싫어하는 대상과 좋아하는 대상을 볼 때 우리의 눈 모양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게슴츠레 본다. 째려본다, 눈이 화등만해졌다, 젖은 눈으로 바라본다 등등 눈과 관련된 묘사는 결국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란 말은 그런 점에서 적실합니다. 글쓰기 역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상을 정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선택의 최종 결정권자는 마음입니다. 제 마음은 대부분 그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그늘은 고착화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빛과 그늘은 서로에게 빚지고 삽니다. 그늘이 있어 빛은 도드라지고 빛이 있어 그늘은 웅숭깊습니다. 가령 우리는 고독한 시간을 걸으며 빛에 데였던 상처를 씻어냅니다. 상처가 아문 자리는 빛의 채도를 회복합니다. 그늘이 깊어 얼었던 마음자리에 빛이 깃들고 마침내는 서서히 온기를 넓혀 말랐던 물기를 회복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늘은 처음부터 그늘이 아닙니다. 갈변했거나 쪼그라든 잎사귀 또한 빛의 구간을 지나왔습니다. 누군들 빛과 그늘이 없겠습니까. 그늘이나 빛 둘 중 하나만이 온전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연재한 칼럼 또한 대부분 그늘에서 가져온 것들입니다. 그늘의 풍경을 찍는 마음 조리개엔 '선의(善意)'라는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저 기능이 없는 분들에게 이참에 과감히 장착할 것을 권합니다. 있긴 한데 오래전에 고장이 났거나 되다가 안 되다가 하는 수준이라면 만사 제쳐두고 우선적으로 손볼 것을 당부합니다. 세상이 천국과 같다면 저런 센서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힘든 세상을 헤쳐가기 위해 각기 특유의 방편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완벽한 건 없습니다. 자신의 것이 완벽한 방편이라 자신하는 분은 그것이 다른 수많은 방편의 '이바지'로 기능한다는 걸 아직 모르시는 것입니다. 눈이 내리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합니다. 한 점 그늘도 없을 것 같은 풍경입니다. 그러나 눈에 묻힌 그 아래가 또한 그늘입니다. 누군가의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눈부신 빛과 그 빛의 그늘에 갇힌 존재를 생각해 봅니다. 빛과 그늘의 공유면적은 일치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2026-02-04 15:49:59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그 한 명이 되어주시겠습니까?
내가 김숨을 처음 본 건 2023년 6월 4일 대구YMCA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였다. 고백하자면 이때까지 읽은 김숨의 소설이라고는 『국수』가 전부였지만, 내 책에서 언급했을 만큼 깊은 인상을 받았기에 육성으로 만나고 싶었다. 읊조리듯 작지만 또렷하고 단단한 목소리. 내면이 강한 사람이고 고결한 영혼의 소유자라고 느꼈다. 그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졌다. 김숨은 2016년 이한열 열사의 사라진 운동화 한 짝을 복원하는 『L의 운동화』를 작업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어떻게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가, 에 대해 생각한다. 그렇게 동일 선상에서 복원의 문제를 놓고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한 명』이 세상에 나온다. 책이 출간되기 바로 직전 곧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 명』은 생존 일본군 위안부 숫자가 두 명에서 한 명만 남게 된 가상의 어느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 소식을 들은 화자는 나직이, 중얼거린다. "여기 한 명이 더 살아 있다……." 이제부터 김숨은 화자를 통해 만주 위안소와 현재를 오가는 플래시백으로 지옥 같은 시절을 증언하고 마침내 결단의 발걸음으로 이끌 것이다. 작가 자신에게는 외부의 어떤 힘에 의해 뿌리 뽑힌 사람들, 그들이 어찌하여 돌아왔지만, 여전히 떠도는 존재들에게 교감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은 열망의 현재화이고, 독자에게는 역사의 증인이 되어달라는 요청일 터. 재현의 윤리를 문제 삼은 페미니즘 비평가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한 명』. 그러나 단언컨대 나는 변영주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3부작〉이 가진 의미와 가치에 못지않을 정도로 빼어나고 담대한 작품이라고 자평한다. 일부 비평가들이 제기한 문제, 즉 너무 리얼하고 디테일하여 읽기 힘들 뿐 아니라 피해자를 대상화·객체화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 거칠게 말하자면 그들은 메타포와 환유와 상징만으로 끔찍한 역사의 현장을 충분히 진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증언 문학이 그렇듯이 시작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증언과 고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그 단계를 바탕으로 진실 규명과 해결을 모색하는 시점에야 비로소 문체는 진정되고 서사의 틈입이 허용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김숨이 전하고자 하는바, 삼인칭 위안부 '그녀'를 통해 고통의 현재화를 재현하는 방식은 적절하고 성실하다. 작중 화자의 독백처럼 "또 뭐라고 써야 하나? 막막해하던 그녀는, 자신이 아무것도 잊지 않았다는 걸 절실히 깨닫는다. 한 시간 전에 뭘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70년도 더 전의 일은 기억이 난다. 위안소 방 천장에 매달린 알전구가 깜박깜박하던 것까지." 그럼에도 "모든 걸 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기억했으면 오늘날까지 살지 못했으리라."고 탄식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거대한 역사 앞에서 자기 이름 석 자도 쓸 줄 모르던 소녀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걸 고려도 않고, 앞뒤가 맞지 않고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말하지 못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샘에 물 길으러 갔다가 붙잡혀온 열두 살 영순의 이야기를 읽어주고 싶다. "영순은 기숙 언니가 군인들을 받던 다다미 위에서 군인을 받았다. 기숙 언니가 입던 간탄후쿠를 입고, 쓰다 남긴 휴지를 쓰고, 기숙 언니가 씻어 말려둔 삿쿠를 썼다. 다음 날 아침, 영순은 소녀들의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울었다."
2026-02-04 09:55:09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33>명마의 신준(神俊)함을 그려낸 백련 지운영
말은 값비싼 재산인 귀한 동물이었다. 가축을 마우돈구(馬牛豚狗)로 꼽은 것은 말, 소, 돼지, 개의 순서로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이동이나 운송 수단을 넘어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군마(軍馬)였고 지배자의 권력(Power)과 위신(Prestige)이 드러나는 위세품이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정복자에게는 애마가 있었다. 동아시아에서 제왕의 말은 8마리 준마인 팔준이다. 주 목왕의 팔준, 당 태종의 팔준이 유명하다. 조선 태조도 팔준이 있었다. 명마의 초상화(?)라고 할 마도(馬圖)가 당나라 때부터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당 현종이 한간(韓幹)에게 스승의 화법을 따르라고 하자 그는 "폐하의 마구간에 있는 일만 마리가 모두 저의 스승입니다"라고 호기롭게 대답했다. 중국 고전 '한비자'에 개나 말이 가장 그리기 어렵고, 귀신이나 도깨비가 가장 쉽다는 말이 나온다. 누구나 봐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간은 실제의 말을 스승으로 삼아 말 그림의 대가가 됐다. 말 그림을 잘 그린 우리나라 화가로 윤두서와 윤덕희 부자가 꼽힌다. 윤두서는 말 그림을 그릴 때면 마구간 앞에서 종일토록 말을 관찰했다. 윤두서 또한 말을 스승으로 삼아 말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조선 초기부터 말 그림의 전통이 있었다. 세종이 안견에게 태조의 팔준을 그리게 한 기록이 있고, 숙종의 하명으로 그린 팔준도가 전하고 있다. 1910년대 팔준도가 조석진, 안중식의 작품으로 남아있지만 근대기 말 그림의 대가는 백련(白蓮) 지운영이다. 지운영의 '준마도'는 배경을 과감히 생략하고 흰 공백으로 남겨둠으로써 오로지 준마에 시선을 집중하게 한다. 길게 뻗은 목을 돌려 오른쪽 위를 응시하는 자세는 마치 무언가에 반응하여 멈춰 선 듯한 찰나의 긴장감을 담고 있어 정적인 구도 속에서 역동적인 에너지를 함축하고 있다. 예로부터 준마는 준걸에 비유됐다. 탄탄한 근육과 강렬한 눈빛의 한 마리 외로운 준마는 잘 그린 말 그림을 넘어 1923년이라는 암울한 시대의 초상인 듯하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관우의 적토마를 상상하며 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병오년 붉은 말의 해에 천리마의 기세로 뻗어나가시기를…. 대구의 미술사연구자
2026-02-04 09:54:50
[사설] 경찰 수사로 '제명' 정당성 밝혀지면 한동훈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경찰 수사로 한동훈 전 대표 징계가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가 일부의 주장처럼 아무런 잘못 없이 정치 보복에 의해 제명(除名)된 것이 경찰 수사로 확인된다면 당 대표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한동훈 지지자들의 '제명 철회' 장외 집회(場外集會)에 이어, 2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친한동훈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동훈) 제명 과정을 해명하라" "장 대표는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제명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단상에 올라 강력 반발했고, 초·재선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권영진 의원은 "장 대표가 당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제명했다고 하는데, 갈등과 분열은 더 극심해졌다"고 했다. 장 대표는 "대표로서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도 했다. 한 전 대표와 그 가족들이 연루(連累)된 것으로 알려진 당원 게시판(당게) 사건은 이제 국힘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여론 조작(輿論造作) 혐의'를 받는 형사사건이 되어 버렸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당게 문제는 고정된 장소에서 사실상 하나의 IP로 1천여 개의 댓글이 작성된 사안"이라며 "장 대표는 단순히 부적절한 댓글 작성이 문제가 아니라 여론 조작이 핵심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한동훈 대표 시절 당게 사건이 부각되자, 관련 댓글이 대규모로 삭제된 것은 조직적 증거인멸(證據湮滅)에 해당할 수 있다. 장 대표가 '당 대표직'을 건 만큼, 장 대표의 "사퇴" "책임"을 요구해온 친한계 의원들 또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그에 합당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 당내 분란과 갈등의 증폭에도 불구하고, 한 전 대표는 당게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구체적 해명·소명조차 없었고, 재심(再審)의 기회마저 묵묵부답(默默不答)으로 일관했다. 너무나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제 피의자(被疑者)가 될 처지로 몰리고 있다. 안타깝다.
2026-02-04 05:00:00
대구경북의 나눔 열기가 경기 한파(寒波)를 녹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말까지 진행한 '희망 2026 나눔 캠페인'에서 대구의 모금액은 111억원(목표액 106억2천만원)으로 '사랑의 온도'(목표액 기준 100도) 104.6도를 달성했다. 경북의 모금액은 목표액(176억7천만원)을 훌쩍 넘긴 221억원으로 125도를 기록했다. 경북은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사랑의 온도, 15년 연속 목표 달성의 눈부신 실적을 세웠다. 62일간 캠페인에서 '대구 111억원' '경북 221억원'이란 성과는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경기 침체, 고물가(高物價), 산불 등으로 삶이 팍팍한데도 시도민들은 공동체 의식과 연대(連帶)의 힘을 보여줬다. 이번 캠페인은 기업의 참여뿐 아니라 개인의 소액 기부가 두터워진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에스엘서봉재단(17억원), iM금융그룹(9억원), HS화성(2억원) 등 지역 기업들의 참여는 기부 확산의 마중물이 됐다. 전체 모금액의 절반은 개인 기부였다. 아기의 첫돌을 기념한 기부, 어린이집 원아들이 모은 성금, 의용소방대장 취임 기념 기부 등 일상(日常)의 순간을 나눔 실천으로 의미를 더한 사례도 많았다. 대구경북(TK)은 '어려울수록 함께한다'는 정신이 강한 지역이다. 그 정신은 나라의 위기 때마다 어김없이 발현(發現)됐다. 일본 차관(借款)을 갚기 위해 담배를 끊고 비녀를 팔아 모금을 했고(국채보상운동),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구에서만 10만3천여 명이 결혼 반지, 돌 반지 등을 내놓았다(금모으기운동). TK의 나눔 정신은 이 같은 특유의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성숙한 기부 문화는 복지의 사각지대(死角地帶)를 메운다. 또 행정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까지 온기를 전달하는 사회적 자산이다. 나눔의 선순환은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 저소득층 아동, 홀로 사는 노인 등 취약계층에 온기가 골고루 퍼져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나눔에 동참한 시도민들에게 찬사(讚辭)를 보낸다.
2026-02-04 05:00:00
[사설] '패가망신' 썼다 삭제, 가볍다는 지적 피하기 어려워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한국어와 캄보디아 공용어인 크메르어로 "한국인 건드리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 대한민국은 한다면 합니다. 끝까지"라고 적었다가 삭제(削除)했다. 대통령이 글을 올린 후 캄보디아 측이 한국 대사를 불러 경위를 물었고, 현지에서는 "한국 대통령이 캄보디아 전체를 범죄 집단 소굴로 낙인(烙印)찍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캄보디아 현지 한국인 대상 범죄는 중국계 범죄 조직이 들어가 벌인 일이다. 따지려면 중국어로 중국에 따졌어야 한다"는 비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이 나왔다. 대통령이 굳이 캄보디아어로 '패가망신' 글을 쓴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당국(當局)에 "캄보디아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하면 될 문제였다. 청와대는 즉각적인 홍보 효과를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애초 불필요한 외교적 논란을 야기하고, 캄보디아 국민들의 반한 감정을 키울 소지가 컸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논란이 된다고 곧 '삭제'한 것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 캄보디아 측이 경위를 물으면 우리 입장을 밝히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當付)하는 결기를 보였어야 했다. '항의성 논란'이 있다고 개인도 아니고 대통령이 금방 글을 삭제함으로써 "대한민국은 한다면 한다"는 말이 머쓱하게 돼 버린 셈이다. 어쩌면 캄보디아 범죄 조직들은 한국의 범죄 소탕 의지를 비웃었을지도 모른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설탕 부담금,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해 연일 SNS에 글을 쏟아내고 있다. 많이 쓰다 보니 만기친람(萬機親覽)으로 비친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사인(私人)이 아니다. 대통령의 글은 모두 공적 기록물이다. 그런 기록물을 개인 SNS에 이처럼 자주, 많이 쓰고, 삭제하는 것은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소지(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있다. 대통령의 잦은 SNS 정치는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을 가볍고 감정적인 나라로 비치게 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옳은 정책마저 '정쟁'으로 비화(飛火)될 수 있다.
2026-02-04 05:00:00
[관풍루] 이재명 대통령,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과 관련 전 국토부 1차관처럼 관직 포기하는 공직자 많겠군.
○…이재명 대통령,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처분'과 관련, "내가 누구한테 시켜서 팔면 그 정책은 효과가 없는 것"이라며 "팔게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 전 국토부 1차관처럼 관직 포기하는 공직자 많겠군. ○…정청래 민주당 대표, "코스피 5,000은 넘었으니 6,000, 7,000, 8,000, 9,000, 10,000도 결코 꿈이 아니다"며 "현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발언. 못 할 것도 없지, 정부 예산 몽땅 털어넣으면. ○…대한상공회의소, 지난해 한국 떠난 고액 자산가가 2천400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50~60%의 상속세를 이탈 가속화 요인으로 지목. 부자에게 대한민국은 합법적 날강도.
2026-02-04 05:00:00
2026-02-03 18:47:12
전시장과 작업실을 오가며 일을 하다 보면, 인공지능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지 생성 도구를 참고해 작업의 방향을 가늠하고, 전시 기획서나 문안을 다듬기 위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검토하는 일은 이제 특별한 풍경이 아니다. 이미 AI는 많은 예술가와 큐레이터의 작업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어 어느새 일부가 됐다. 누군가 선언하지 않아도 기술의 진입은 이처럼 일상적인데, 이를 둘러싼 논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런 장면은 반복됐다. 19세기 초반, 그림이 유일한 기록 수단이던 시절 사진의 등장은 예술의 역할을 바꿨고, 20세기 말 디지털 카메라로의 전환은 관점과 표현 방식을 다시 한번 재편했다. 그럼에도 예술 현장을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우려와 책임이라는 추상적 언어에 머문다. 체스와 바둑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1997년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으며 인간이 더 이상 이길 수 없음을 보여줬다. 바둑 역시 AI 앞에서 인간이 승리할 수 없는 영역이 됐지만, 게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프로기사들은 AI의 수를 분석하며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전략과 미학, 즉 인간만이 감지할 수 있는 '선택의 의미'를 발견한다. 인간은 승자의 자리에서 해석자의 자리로 이동했고, 그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AI는 이미지 생성과 음악 작곡을 수행한다. 그러나 무엇을 질문할지, 어떤 맥락에서 보여줄지, 왜 지금, 이 작업이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작업 현장에서 만나는 작가들은 인간과 AI가 생산한 결과물 사이의 의미를 탐색하며, 동시에 새로운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도 실험하고 있다. 이 변화는 인간의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패배를 통해 자신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게 됐다. AI는 작품을 만들 수 있지만, 그 이유를 묻지는 않는다. 결국 인간의 고유성은 '잘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에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을 누가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왜 존재하는가"다. 지금 예술 현장에 놓인 것은 외면이나 체념이 아니라 결정이다. AI를 원용한 실험과 경험의 축적, 그리고 아낌없는 공유다. 예술은 기술의 속도보다 느릴 수 있지만, 방향을 잃어서는 안 된다. AI 시대 예술의 선택은 기술이 아니라 시선과 판단, 그리고 윤리에 있다. 두려움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도구를 만들 것인가. 선택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2026-02-03 10:04:00
[사설] 정년 연장, 청년 실업 해소 방안과 묶어 논의해야
한국 사회에서 '정년(停年) 연장' 이슈는 여러 가지 난제(難題) 중 가장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 중 하나다. 고령화하는 인구구조, 양극화된 노동시장, 인공지능(AI)과 로봇, 청년 실업과 세대 갈등, 생산성 정체 등 여러 사안이 얽히고설켜 있다.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50세 이상 중장년 3명 중 2명(66%)은 정년 연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66.3세에 정년퇴직하기를 원했다. 특히 연령별로는 이미 은퇴한 65세 이상의 찬성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이는 정년을 눈앞에 뒀거나 이미 소득 절벽을 맞이한 세대의 목소리만을 대변한 것일 뿐, '쉬었음'이라고 답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또 다른 사회 문제는 간과한 측면이 있다. 역대급 취업 한파(寒波) 속에서 아예 노동시장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요즘 청년 실업이 직면한 현실이다. 이들에게 '정년'이란 꿈같은 소리다. 여기에다 노동시장의 판을 쥐고 흔들 또 하나의 지각 변동 역시 무시해선 안 된다. 눈앞으로 다가온 피지컬 AI 확산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에 따른 소득 대체를 위한 해법으로 정년 연장을 논의했다가는 노동시장의 경직성만 더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현재 우리 사회는 극심한 K자형 경제 구조에 놓여 있다. 특정 일부만 성장하고 나머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극화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장 역시 그렇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더 오래 일하는 건 수명이 늘어나는 한 사회·경제의 존속(存續)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정년 연장이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의 골이 되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세심한 제도 설계, 다양한 지원금 정책, 재교육 프로그램 등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속도전과 여론전으로 밀어붙일 일은 절대 아니다. 다양한 사회 계층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정책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2026-02-03 05:00:00
[사설] 이 대통령 SNS 정치, 과도하면 혼란·갈등 부를 수 있어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치가 연일 주목받고 있다. SNS를 통한 현안 메시지가 밤낮없이 쏟아지고, 주제와 대상도 전방위적(全方位的)이다. 대응과 반박도 직설적이고 거의 실시간이다. 2일 엑스(X)에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대한 옹호, 이제 그만하시면 어떻겠나"는 야권 비판에 대한 반박 글을 올렸다. 1일에도 '짐승' '격리'라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위안부 피해자 모욕 단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 관련 SNS 메시지는 지난 주말 이틀 동안에만 4차례나 올리는 등 10일 새 10차례나 게재했다. 설탕부담금과 관련해서도 지난달 28일 이후 의견 제시·논의 제안 글이 5차례나 올라왔다. SNS 메시지 활용도 대통령 국정 운영 방법 중 하나다. 정책 방향과 대통령의 의중·의지를 국민에게 직접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슈의 주도권을 쥘 수 있고 실시간 여론 확인도 가능하다. 공론화와 여론 수렴, 속도전 등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즉각적이고 여론 조성이 쉽고 빠르다. 국민과 직접 접점을 찾고 소통하는 탈(脫)권위 이미지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제안이나 의사 전달은 무게감이 다르다. 아이디어 공유 차원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면 시장과 정부 부처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정제(精製)되지 못한 감정이나 표현은 안정감을 해치고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간결성이라는 SNS 메시지의 특성상 오해나 이로 인한 논쟁·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복잡한 국가 정책을 메시지만으로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사이다 소통'을 보여줬다. 그러나 국정 운영은 다르다. 계엄 사태를 부른 직전 대통령이 유튜브에 빠져 편향(偏向)된 시각을 갖게 됐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국가 지도자는 뭔가에 빠지거나 중독되는 것을 더욱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대통령의 SNS 메시지도 제어되지 못하면 어느 순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지 않는 정부 정책엔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 과도하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이 그때다.
2026-02-03 05:00:00
[사설] 김정숙 조사 없는 '옷값 무혐의', 이래도 보완 수사권 없앨 텐가
서울중앙지검이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의상 구입에 썼다는 '옷값 의혹'과 관련, 경찰에 사건 송치(送致)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치를 요구할 경우, 경찰은 사건 기록을 검찰로 보내야 하고 검찰은 직접 보완 수사를 통해 기소(起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반면에 송치를 요구하지 않으면 이 사건은 무혐의로 최종 종결된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경찰의 비상식적 수사 탓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2022년 3월 업무상 횡령, 국고 손실 등의 혐의로 김 여사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수사에 나서 지난해 7월 무혐의(無嫌疑)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소한 당사자(김정숙)의 소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김 여사 측이 관봉권으로 최소 1천200만원을 결제한 사실, 김 여사가 관봉권 등으로 구매한 의상이 300벌이 넘는다는 정황을 파악했지만,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는 물론 계좌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은 3개월간 재수사(再搜査)를 하면서도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 없이 또다시 무혐의 처리하는 비상식적 행동을 반복했다. 수사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셈이다. 민중기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5차례나 소환하면서 먼지털이식으로 수사했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김 여사는 1심 재판에서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無罪)를 선고받았다. 현재 수사기관들이 정치적으로 편파수사(偏頗搜査)를 한다는 비판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더욱이 검찰이 조만간 보완 수사권 없는 공소청으로 바뀔 경우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하게 된 경찰이 마음대로 사건을 축소·은폐해도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법치주의(法治主義)는 파괴된다. 검찰은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는 마지막 사명을 완수한다는 각오로 '김정숙 사건 검찰 송치'를 경찰에 요구해야 한다.
2026-02-03 05:00:00
[관풍루] 청와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5월 9일 분명히 종료.
○…청와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5월 9일 분명히 종료." 이재명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 고위 인사들 '집(돈)이냐 직(職)이냐…' 대통령 몰래 둘 다 지키자면 '잔머리' 정말 잘게 굴리셔야겠어요. ○…조정훈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지방선거) 이기는 보수 위한 드림팀 만들겠다"고. 드림팀보다 더 확실한 승리 카드는 100% 상향식 공천이란 거, 중학생도 아는데.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 정청래 대표 겨냥 "하늘 아래 두 개 태양은 있을 수 없다"고. 아직 해(이재명 대통령)가 중천인데, 다른 해가 꿈틀대니 피 터질 일만 남았네.
2026-02-03 05:00:00
2026-02-02 18:38:49
[심백강의 한국 고대사] 식민사관 청산, 한국 역사학 혁명 기회로
◆한국 상고사의 난제인 자료 결핍과 강단 사학의 폐쇄적 연구 자세 『조선왕조실록』의 초기 기록에 의하면 『고조선비사』, 『삼성기』 등의 책명이 등장한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직접 손수 기록한 고조선 등 한국 상고사 관련 자료가 한양조선 전기까지 전해왔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런 책들을 만나볼 수 없다. 단지 삼국의 고대 역사를 중점적으로 기술한 『삼국사기』, 『삼국유사』가 전할 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세 가지라고 본다. 첫째 일본은 35년 동안 우리나라를 식민통치했는데 이때 신라사를 한국사의 출발점으로 삼은 『조선사』 35권을 새로 편찬했다. 이 과정에서 자료수집을 핑계로 전국 방방곡곡에 숨겨진 엄청난 양의 고대사 자료를 전부 강제 수거하여 말살했다. 둘째는 명, 청 시대에 사대를 하면서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우리 스스로 상고사 자료를 폐기 처분했다. 고조선은 발해만의 북경 일대를 중심으로 발해유역을 지배한 강대한 국가였지만 명, 청 시대 한양조선은 저들의 속국이나 다름없었다. 황제국인 명, 청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들의 보잘것 없는 제후국인 한양조선이 중국 북경의 원래 주인이었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게 여겨졌다. 그래서 이때 중국의 민족주의 사학자들이 발해조선을 지우는데 앞장섰고 한양조선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고조선비사』, 『삼성기』 등 우리 상고사 자료들을 수거하여 민간에서 볼 수 없도록 했다. 그러한 사실은 『조선왕조실록』 초기 기록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셋째는 병란으로 인한 문헌의 유실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데 중국의 한족들은 동이족에 대한 역사 콤플렉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저들이 우리나라를 침략하면 영토를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드시 많은 역사자료를 빼앗아갔다. 특히 당나라가 고구려를 멸망시켰을 때 우리의 소중한 많은 문헌들이 유실되었고 몽고가 고려를 침략했을 때도 전화에 많은 서적을 잃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고려할 때 한국에 상고사 자료가 결핍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따라서 한국의 상고사 연구는 국내의 제한된 자료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자료의 폭을 확 넓혀서 중국은 물론 일본, 몽골, 중앙아시아, 베트남 등 범동이문화권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강단사학의 연구 자세를 돌아보면 너무 폐쇄적이다. 광복 이후 80년 세월이 흘렀다. 지금 강단사학은 고조선과 관련하여 일제 때 식민사학자가 제시한 몇 개의 자료를 제외하고 어떤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거나 발견한 것이 있는지 묻고 싶다. ◆동양 사료를 3만6천여 책 8만 권으로 집대성한 『사고전서』 『사고전서』는 어떤 책인가. 청나라 때 건륭황제가 주도하여 중국 5,000년 역사상의 문헌을 집대성하여 편찬한 책으로 3,800명이 필사 작업에 참여했다. 건륭 47년(1782) 초고가 완성되었고 건륭 57년(1792) 전부 완성되었다. 『사고전서』 편찬은 중국 역사상 최대의 문화사업이다. 만리장성, 경항(京杭) 운하와 함께 중국의 3대 기적으로 평가된다. 경(經), 사(史), 자(子), 집(集) 4부분으로 나누어 편찬했기 때문에 전서(全書) 앞에 사고(四庫)라는 이름을 붙여 『사고전서』라고 한다. 모두 3천462종의 도서, 3만6천여 책, 약 8만권이 수록되어 있다. 개인의 저작과 달리 국가에서 황제가 직접 편찬작업을 주도했기 때문에 『흠정사고전서(欽定四庫全書)』라고 한다. 『사고전서』는 편찬작업이 완성된 이후 건륭황제가 7부를 필사하여 전국 각지에 나누어서 보관하도록 명했다. 먼저 4부가 필사되어 북경 자금성 문연각(文淵閣), 요녕성 심양 문소각(文溯閣), 하북성 승덕 문진각(文津閣)에 보관되었다. 뒤에 다시 3부를 필사하여 양주의 문회각(文滙閣), 진강(鎭江)의 문종각(文宗閣), 항주의 문란각(文瀾閣)에 각각 보관하였다. 1948년 장개석이 자금성 문연각에 보관되어 있던 『사고전서』를 대만으로 가져와서 대만국립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가 1983년 대만 상무인서관에서 최초로 영인 발행함으로써 세계에 널리 보급되는 계기가 되었다. 뒤이어 중국에서도 문란각본, 문진각본 『사고전서』가 연이어 영인되어 나왔다. 『사고전서』가 널리 보급되었지만 워낙 방대하여 연구할 엄두를 못 내는 것이 문제였다. 지금은 다행히 모두 전산화되어 누구나 검색작업이 가능하다. 『사고전서』의 보급과 전자화는 자료 결핍에 허덕이는 한국 상고사 연구에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사고전서』와 『삼국사기』, 『삼국유사』의 차이점 『삼국사기』는 고려 인종 23년(1145) 왕의 명을 받아 김부식이 편찬했다. 중국의 정사 기전체 형식을 본떠 본기, 열전, 지(志), 연표로 구성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정사이다. 그런데 『삼국사기』는 책명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시대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고 특히 신라사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삼국사기』에서 고조선과 관련된 내용은 "신라는 고조선의 유민이 세운 나라이다"라는 기록이 유일하다. 그러므로 『삼국사기』로 삼국시대 이전 고조선, 부여, 삼한 등의 한국사를 연구하는 작업은 불가능하다. 『삼국유사』는 고려 충렬왕 때 승려 일연(1206~1289)이 개인적으로 저술한 책인데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신라로부터 한국사를 시작한 것과 달리 중국의 『위서(魏書)』를 인용하여 고조선으로부터 한국사의 첫 장을 열었다. 그리고 삼한, 북부여, 말갈, 발해사 등을 간단하게나마 함께 다루고 있다. 일연의 『삼국유사』는 유교 사대주의자 김부식 『삼국사기』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한 분명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저술된 책이라고 본다. 다만 『삼국유사』에 담긴 고조선 기록은 단지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 2,000년 장구한 고조선 역사가 짧은 한 장의 문장에 담기다 보니 고조선의 발상지가 어디인지, 한사군의 낙랑군은 한반도에 있었는지 대륙에 있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일연이 고려의 국사를 역임했다지만 지금 경상북도 군위군에 있는 인각사(麟角寺)라는 절에서 『삼국유사』를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의 산사에서 승려의 신분으로 자료를 모아 상고시대 역사서를 저술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일연의 『삼국유사』만으로 한국 상고사를 연구한다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사고전서』는 한국사를 전문으로 다룬 역사서는 아니다. 그러나 『사고전서』는 청나라 이전 중국 반만년 역사자료를 집대성한 책이므로 그 안에는 발해조선을 비롯한 고대 한국 관련 자료가 산적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사고전서』에 1,500년 전 남북조시대 유신(庾信)이란 학자가 쓴 모용 선비족 두로공신도비명이 실려 있다. 거기에 "조선이 건국 했고 고죽이 임금이 되었다. 땅은 고류(高柳)라 호칭하고 산은 밀운산(密雲山)이라 부른다. 요양(遼陽)은 조(趙)나라가 분열해 가져갔고 무수(武遂)는 진(秦)나라가 나누어 가졌다.(朝鮮建國 孤竹為君 地稱髙栁 山名密雲 遼陽趙裂 武遂秦分)"라는 기록이 나온다. 선비족의 묘비명에 고조선이 첫 머리에 등장한다는 사실이 몹시 놀랍다. 한국의 강단사학은 고조선은 대동강 유역에 있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자료는 고조선이 고죽국과 함께 등장한다. 송나라 때 낙사(樂史)가 쓴 『태평환우기』에는 하북도 평주 노룡현이 고죽국의 수도이자 고조선의 옛 터전이라고 말했다. 산해경 해내서경에 "안문산은 고류의 북쪽에 있다.(雁门山 在高柳北)"라고 보인다. 중국 학계에서는 산서성 북쪽 양고현(陽高縣) 일대가 옛 고류의 중심지역이라고 본다. 고류는 고조선의 서쪽 경계를 연구하는데 참고가 된다. 밀운산은 어디인가. 한반도나 만주에는 밀운산이 없다. 북경시 동북 쪽 송나라 때까지 조선하(朝鮮河)로 불렸던 현재의 조하(潮河) 부근에 밀운구가 있다. 『북경시밀운현지(北京市密雲縣志)』에 "산이 높아 항상 운무(雲霧)가 자욱하기 때문에 운무산, 또는 구름이 빽빽하다는 뜻으로 밀운산이라고 불렀으며 그 부근에 설치한 현을 밀운현이라 부른다"라고 했다. 이는 조선하 부근에 밀운산이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한국과 중국의 역사학계는 현재 요녕성 요하 동쪽에 있는 요양시를 고대의 요양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1,500년 전 유신은 요양이 "조나라에 의해 분열되었다."라고 말하였다. 요녕성 동쪽에 있는 현재의 요양이 고대의 요양이라면 하북성 남쪽 한단시(邯鄲市)에 수도가 있던 조나라가 중간에 연나라를 뛰어넘어 이를 빼앗아가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이는 수, 당 이전의 요수와 요양은 하북성에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진태강지리지(晉太康地理志)』에 "낙랑군 수성현에 갈석산이 있다.(樂浪郡 遂城縣 有碣石山)"라고 하였다. 수성현은 낙랑군 25개 현 중의 하나인데 식민사학은 낙랑군이 한반도 대동강 유역에 있었다고 믿었으므로 북한의 수안(遂安)을 낙랑군 수성현으로 비정했다. 일부 민족사학자는 하북성 난하 유역 창려현을 낙랑군 수성현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태평환우기』에는 수성현은 "전국시대의 무수현이다.(戰國時 武遂縣也)" "남역수가 수성현의 경계를 자나간다(南易水 歷縣界)"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하북성 보정시 역수 유역에 있는 수성진(遂城鎭)이 낙랑군 수성현이고 전국시대의 무수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수성현이 북한의 수안이라면 진(秦)나라가 빼앗아갔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 그러나 낙랑군 수성현이 하북성 보정시 역수 유역에 있었다면 섬서성 서안에 수도를 둔 진나라의 동쪽 접경지대가 되므로 진나라가 빼앗아갔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위에 인용한 두로공신도비명은 글자는 24자 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이를 하나하나 분석하면 고조선의 건국과 강역, 고조선과 선비족, 고조선과 고죽국, 고조선과 전연(前燕)의 상관관계를 밝혀낼 수 있는 천금 같은 자료이다. 『사고전서』에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를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삼국사기』, 『삼국유사』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런 자료들이 산적해 있다. ◆『사고전서』와 『환단고기』의 차이점 한국의 강단사학은 패수는 청천강이고 요동성과 안시성은 현재의 요녕성 요하 동쪽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단고기』에서는 패수는 북경시 북쪽의 조하(潮河)이고 요동성, 안시성은 하북성 당산시 부근에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과연 어떤 주장이 맞을까. 『사고전서』를 통해서 교차검증을 해보면 지금의 조하가 고대의 조선하였고 안시성, 요동성이 모두 유주(幽州) 소속으로 지금의 북경시 부근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환단고기』의 내용이 역사 사실에 부합된다. 그러나 『환단고기』에는 후대의 조작된 흔적이 분명한 사료적 가치가 떨어지는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환단고기』는 국내에서 논란이 많고 강단사학으로부터 위서 취급을 받는다. 더구나 그런 자료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기는 어렵다. 『사고전서』는 『환단고기』와 달리 그 사료적 가치를 세계가 공인한다. 한국에서 한국인이 자기 역사를 미화하기 위해 만든 책이 아니고 중국에서 고대 중국인이 편찬한 책이므로 객관성이 확보된다. 사대, 식민사관을 청산하고 『사고전서』로 한국사를 재정립한다면 누가 그것을 부정하겠는가. ◆『사고전서』로 한국 상고사 혁명해야 오늘날 한국인은 한반도에 터전을 두고 살아가지만 지난 날 우리 조상들은 발해유역을 무대로 활동하였다. 중국 수도 북경이 고조선, 고구려의 영토였다. 중국 대륙이 우리민족의 생활터전이었으므로 고대 중국 문헌을 집대성한 『사고전서』 가운데 우리민족의 지난 역사가 담겨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지금 우리민족의 상고사를 연구하는데 가장 현명한 선택은 세계가 인정하는 검증된 객관적인 사료인 『사고전서』를 활용하는 것이다. 『사고전서』, 『삼국사기』, 『삼국유사』, 『환단고기』를 폭넓게 활용하여 한국의 상고사, 고대사를 재정립한다면 국내의 강단사학도 일본이나 중국 학계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 정부 업무 보고 때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박지향 이사장을 향해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라고 질문을 던졌다가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었다. 이 대통령이 만일 "『사고전서』는 문헌이 아닌가. 왜 연구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했다면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었을 것인데 그러지 못하고 결국 흐지부지되고 만 것이 아쉽다. 이 대통령은 여기서 포기하지 말고 『사고전서』로 한국 역사학을 혁명하는 용단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 역사학박사·민족문화연구원장
2026-02-02 13:33:11
[특별기고-김태운] 행정통합, 점검해야 할 핵심 조건들
광역시와 광역도를 통합하려는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대구경북을 비롯한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행정통합을 전제로 한 특별법 제정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겠다는 통합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행정통합이 갖는 정책적 문제의식과 지향점은 분명하지만, 통합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전제들이 충분히 검토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의 조정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 재정 운용 구조, 정책 결정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첫째, 주민 의견이 통합 논의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상 지자체는 주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행정통합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나, 지자체를 구성하고, 그 정당성을 부여하는 주체는 엄연히 주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행정통합은 지역 정체성의 변화, 지역 내 재정 배분 구조의 조정, 주소 체계의 변경, 행정 서비스 접근 방식의 변화 등 주민 삶에 직결되는 다양한 사안들을 포함한다. 주민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주민의 이해와 공감이 충분히 형성되고 있는지, 그들이 통합에 어떤 요구를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한시적 인센티브를 넘어선 지속 가능한 재정 자율권 확보가 핵심이다. 현재 논의 중인 중앙정부의 지원책은 기간이 한정적이거나 단기적일 가능성이 크다. 행정통합에는 복지서비스 통합, 정보시스템 통합 등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뿐만 아니라 통합 이후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에 따른 사무 처리 비용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행정통합은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설계와 집행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를 현실화하려면 반드시 자체적인 재원의 규모가 이전에 비해 늘어나야 한다. 즉, 통합의 연착륙과 효과를 높이는 데 있어서 핵심은 지자체의 자체 재원이 어느 정도 증가하느냐와 그것의 지속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통합 지역에 국세의 지방세 이양, 지방세 및 교부세의 특례 등 강력한 재정분권이 이루어져야 통합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셋째, 통합 효과에 대한 분석이 보다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행정통합이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는 널리 공유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느 시점에서 나타날 것인지는 상대적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통합으로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 곧 지역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론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행정통합 사례를 연구한 다양한 문헌들을 살펴보면, 통합 자체가 곧바로 재정 효율성이나 지역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AI시대에 걸맞게, 막연한 기대보다는 냉정하고 과학적인 현실 진단이 선행될 때 통합의 실효성을 보다 높일 수 있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구역 합치기'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고도의 정책 결정이다. 또한 통합은 목표가 아니라 지역의 발전을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통합의 당위성에만 매몰되기보다 어떤 조건과 설계 속에서 추진될 때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세밀하게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논의가 축적될수록 행정통합은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2026-02-02 13:32:49
〈김칫국 마시기〉 이마트 정문 입구 유한킴벌리 띠를 두른 판매원이 신상품이라며 슬쩍 카트에 담아 주면서 눈을 찡긋거린다 으쓱, 어깨에 뽕이 들어간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듯이 두드린 얼굴에는 복사꽃 피우듯, 피멍이 올라와도 참고 참았는데 역시, 진열장에 비치는 내 모습이 조금은 엘레강스해 보인다 아, 이럴 수가, 이럴 수가! 그런데, 생리대인 줄 알았던 신상 사은품이 요실금 팬티, 킥킥, 헛웃음만 한가득 담은 카트는 슬로우 슬로우, 반찬 코너에서 김칫국을 찾았다 〈시작 노트〉 아무리 꾸미고 멋을 내어도 나이는 속일 수가 없는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도 우습고 찔끔, 눈물이 난다.
2026-02-02 06:30:00
[사설] 행정통합 특별법, 지방분권 기틀 마련에 역점 두라
대구와 경북, 대전과 충남,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각각 발의(發議)됐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방선거를 거쳐 7월 1일부터 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 이 법안들은 지방분권(地方分權), 재정 자립, 투자·개발 촉진 등에 필요한 특례를 포함하고 있다. 정부 부처의 딴지 걸기와 수도권 기득권층의 반발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 특별법안'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을 당론(黨論)으로 제출했다. 이날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도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지역별 특별법안은 균형발전, 중앙정부 권한 이양(移讓), 자율성 확대 등에 필요한 특례를 요구하고 있다. TK 특별법안에는 ▷부동산 양도소득세(현재 국세)를 특별시에 배분하는 등 재정 권한 확대 ▷산업·교통·균형발전 관련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중앙투자심사 면제 대상으로 해 신속 추진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지역별 특별법안은 국회 상임위 심의(審議)와 공청회, 관련 부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달 말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법안의 수정·보완은 불가피하다.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것들도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 대전충남은 국립 의과대나 국립 치의학연구원 건립 등을 포함시켰는데, 이는 TK와 겹친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런 사안들을 점검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광역 단위의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一極) 체제를 해소하고, 지방 소멸을 막는 생존 전략이다. 따라서 덩치만 키우는 통합이 아니라, 균형발전을 위한 통합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재정의 '지방 이양'이 절실하다. 특별법은 지방분권의 기틀을 마련하는 기회다. 지역 정치권과 대구시·경북도는 지방분권의 초석(礎石)을 다지겠다는 각오로 입법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다른 지역과 공동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다.
2026-02-02 05:00:00
이재명 대통령은 1일 또 자신의 SNS 계정에 '설탕부담금 논란, 어려운 문제일수록 토론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공론화(公論化)를 거듭 요구했다. "성인병을 유발하는 설탕 남용을 줄이기 위해 몇몇 과용 사례에 건강부담금을 부과하고, 걷혀진 부담금을 설탕 과용에 의한 질병 예방과 치료에 씀으로써 일반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 설탕부담금 제도"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SNS에 "담배처럼 설탕부담금을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는 글을 올려 '설탕세 논란'을 빚었다. '설탕세 징수'라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여론 조작 가짜 뉴스"라며 반박했다. 용도 제한이 없는 세금(稅金)과 목적과 용도가 제한된 부담금(負擔金)은 완전히 다르다는 주장이다. 잇따른 SNS 글로 미뤄볼 때 이 대통령은 설탕부담금 도입에 적극적으로 보인다. 법적 의미에서나 정부 입장에서 세금과 부담금은 확실히 구별된다. 하지만 국민들은 '강제적으로 내야 하는 돈(부담)'에 대해 일반적으로 '세(稅)'라고 붙인다. 수도세·전기세·집세 등이 대표적이다. 담배부담금도 통칭 담배세로 일컫는다. 설탕부담금 논란에 대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또 다른 형태의 '증세'(增稅)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설탕세 논란을 가짜 뉴스라고 간단히 폄훼(貶毁)하긴 어렵다. 설탕부담금이 도입되면 빵·음료·반찬 등 수많은 식품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고 식품·음료업계는 매출 감소와 고용 위축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고금리·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는 증세와 같은 치명적인 부담이 가중된다. 설탕부담금 도입 찬성론자들은 "기업이 식품에 설탕을 줄이도록 레시피를 바꾸면 (설탕세를) 한 푼도 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차라리 설탕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規制)를 만드는 편이 오히려 효과적 아닌가. 안 그래도 힘든 국민들을 더 힘겹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2026-02-0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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