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과급에 노란봉투법 쟁의까지, 정부는 보고만 있을 건가
카카오 노조원들이 29일 '로그아웃 데이' 파업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카카오지회는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5개 법인 조합원들과 전일(全日)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쟁점은 성과급이다. 반도체 기업에서 시작돼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N% 성과급' 여파다. 지난 24일 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권을 확보한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에도 순이익의 30% 성과급이 담겼다. 기아 노조도 영업이익의 30%를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는 공장도 생산 라인도 없는 플랫폼 기업이다. 파업하면 쇳물이 식고 자동차가 멈추는 제조업과는 다르다. 올여름 하투(夏鬪)가 이미 업종과 규모의 경계를 넘어선 역대급 파업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경영상 결정까지 쟁의 대상이 되면서 협상 대상, 교섭 의제, 요구 수위 등 전선이 훨씬 넓어졌다. 하청 노조들도 '진짜 사장',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면서 협상에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노총은 7월 15일 핵심 산별노조들이 대거 참여하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파업이 더욱 우려되는 것은 가뜩이나 중동 전쟁 여파와 글로벌 관세 리스크, 경기 둔화 등으로 흔들리는 경제 위기에 기름을 부을 수 있어서다. 산업의 동력이 동시에 멈추는 극단적인 상황은 막아야 한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해다. N% 성과급 논란도 그렇다. 처음엔 완충지대(緩衝地帶)가 필요하다. 카카오 노조가 파업은 했지만, 카카오톡 서비스는 정상 운영됐다. 산업별 '로그아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26-06-30 05:00:00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성적표와 함께 한국 축구는 거대한 폭풍에 직면했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그것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지금 축구계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력이 아니라, 투명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총체적 부실이 초래한 예견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正當性)의 훼손이다.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은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전력강화위원회가 홍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선별할 때 명백한 위법성이 있었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의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의 불법성이 확인된 셈이다. 밀실 행정과 특혜 의혹으로 얼룩진 감독 선임이 대표 팀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월드컵 조기 탈락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 지연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서울경찰청은 이와 관련해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 등 총 8건의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몽규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행정소송과 형사재판 절차를 지켜보느라 늦어졌다는 경찰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수뇌부의 사퇴로 모든 책임을 덮고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이제라도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부당한 개입이나 직권남용이 있었다면 그에 합당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축구 행정의 신뢰(信賴)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2026-06-30 05:00:00
[사설] 825조원 호남 반도체 구체성 없는 정부 설명, 의문만 키웠다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호남을 제2 반도체 생산기지로 공식화했다. 29일 국민보고회는 정부가 제기된 의문을 해소하고 정책 타당성을 입증할 기회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와 여권은 보고회 이전부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잇달아 언급하며 기정사실화했다. 정치가 산업 입지를 먼저 정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는 국민보고회에서 전력과 용수 대책을 제시해 이를 불식(拂拭)시키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의혹만 커졌다.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단지에 6.3GW의 전력과 하루 65만t의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안정적 기저 전원과 송전망, 변전소, 초순수 생산시설, 광역 용수관로가 함께 확보돼야 한다. 정부는 ESS 확대와 분산형 전력망, SMR 활용 등을 언급했지만 방향만 제시했을 뿐, 어느 발전원에서 공급할지, 송전망은 언제까지 어떻게 확충할지 등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못했다. 용수 문제에 대해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고,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얻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수계 전환과 기존 댐 활용, 하수 재이용, 댐 증고(增高)'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준비된 공급 기반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검토할 확보 수단을 나열한 수준에 가깝다. 수계 전환과 댐 증고는 관계 기관 협의와 인허가, 예산 확보가 필요한 사업이고, 하수 재이용 역시 고도처리와 초순수 설비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현재의 용수 여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현실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이를 언제 어떤 절차로 해결할지에 대한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한 셈이다. 정책 결정 과정은 더 큰 문제다. 대통령은 여러 차례 "기업이 결정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더욱 객관적 검증 자료를 내놔야 한다. 왜 호남이 다른 후보지보다 산업적으로 경쟁력이 높은지, 입지 평가와 경제성 분석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공급망과 인프라를 어떤 기준으로 비교했는지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정부가 자신 있다면 데이터로 설득하면 된다. 그럼에도 결론만 앞서고 명확한 근거(根據)를 제시하지 못하면 '지역 먼저 정해 놓고 논리를 맞춰 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구·경북의 허탈감은 크다. 원전과 대규모 전력망,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과 제조 기반을 갖추고도 국가 전략산업의 중심에서 번번이 소외돼서다. 특정 지역의 이해(利害)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국가 전략산업은 정치적 상징이 아니라 산업적 경쟁력으로 선택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는 것이다. 선언이 아니라 데이터가, 정치가 아니라 기술이, 구호가 아니라 생태계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청사진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계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없다면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는 국가 미래 전략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정치 프로젝트라는 의심을 벗기 어렵다.
2026-06-30 05:00:00
[관풍루] 이재명 대통령,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향해 "국가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 불러드리고 싶다"고 말해
○…이재명 대통령,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향해 "국가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 불러드리고 싶다"고 말해. 두 회장님, 이런 감언이설에 취해 정신 줄 놓지 말기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나는 사퇴하지 않는다. 최고위원 중 사퇴할 사람은 이 자리에서 사퇴하시라"고 말했다고 전언.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검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하려면 제대로 하시오,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으로 하시오.
2026-06-30 05:00:00
2026-06-29 19:12:18
[김용삼의 근대사] 한국인 '항미원조' 용어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
하필이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안보 교육의 심장부인 전쟁기념관이 크게 사고를 쳤다. 대한민국 존망의 극한으로 치달았던 '6·25 전쟁'을 공산 침략 세력의 선전 용어인 '항미원조(抗美援朝)'와 동격으로 배치하고, 교사 대상 해외 연수 일정에 단둥(丹東)의 '항미원조기념관' 방문을 포함한 것이다.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해당 일정은 취소되었지만, 이 문제에 대한 국방부의 해명이 더 충격적이었다. "6·25 전쟁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과 다각적 시각을 소개해 교육적 효과를 높이려 했다"라는, 거의 이적행위에 가까운 망언을 내놓은 것이다. 용어(Terminology)란 그 대상을 바라보는 사상과 가치관을 규정하는 프레임이다. 중국공산당이 주장하는 '항미원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공산당의 정치·군사적 계산하에 조작되고 정제된 선전 선동의 결과물이다. 이런 용어를 대한민국의 국방부 산하기관이 사용하는 순간, 우리는 침략자가 설계한 사상적 프레임의 덫에 스스로 걸려버리는 파멸적 결과를 맞게 된다. 중국공산당은 항미원조를 "미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이웃 국가를 구하고, 중국의 안보를 지켜낸 정의로운 자위적 전쟁"이자 세계 최강 미군을 박살낸 위대한 승리의 전쟁이라고 정의한다. 사설 단체가 아닌,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진 국방부와 그 산하기관이 이런 용어를 사용할 경우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반국가 행위'를 정당화해 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항미원조'라는 사기극 첫째, 6·25는 김일성과 박헌영의 기획,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사전 공모하에 진행된 불법 남침이었다. 이런 사실이 구소련 비밀문서(소위 옐친 문서) 등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 그런데 중국 측이 주장하는 '항미원조' 용어 속에는 "미국이 먼저 침략했고(원인), 중국은 이에 대응해 자위권을 발동하여 참전했다(결과)"라는 도착된 논리가 잠복해 있다. 이런 용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침략의 책임을 대한민국과 우방국에 전가하는 적국의 궤변을 공인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둘째, 당시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파병된 군대는 미국 단독 군대가 아니었다. 남침 직후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안 제82·83호를 통해 북한의 침략 행위를 규탄하고 회원국들의 원조를 공식 촉구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국제사회는 16개국의 전투 병력과 5개국의 의료 지원단을 파견하여 유엔 최초의 집단 안보체제를 가동했다. 불법 개입한 중공군은 단순히 미군이나 한국군과 싸운 것이 아니다. 저들은 국제사회의 평화 유지 기능과 유엔을 향해 총칼을 겨눈 명백한 침략 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1951년 유엔 총회는 결의안 제498호를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을 '침략자(Aggressor)'로 공식 규정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항미원조라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유엔 결의에 의한 적법하고 정의로운 집단안보 활동을 '미 제국주의의 불법 침략'으로 선동하는 중공의 주장에 동조하는 꼴이 되고 만다. 셋째, 누가 뭐래도 6·25의 최대 피해자이자 주체는 침략으로 인해 국토가 초토화되고, 수백만 국민이 피를 흘린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항미원조'는 6·25를 '미국과 중공의 패권 다툼'이라는 프레임에 가둔다. 우리의 역사적 주체성을 거부하고 강대국 대리전의 종속물로 전락시키는 용어를 국가 기관이 수용하는 순간,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은 패권 경쟁의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주목할 점은 중국 스스로도 이 용어를 '정치적 도구'로 취급해 왔다는 사실이다. 중공이 신의주 건너편 단둥에 '항미원조기념관'을 개관한 시기는 1958년이다. 느닷없이 중국은 이 기념관을 1966년부터 1993년까지 무려 27년간 폐쇄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첫째, 중국 인민지원군 총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의 숙청과의 연동이다. 세계 최강 미군과 싸워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 펑더화이다. 그랬던 그가 1959년 루산(慮山) 회의에서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을 정면 비판했다. 마오쩌둥은 그를 잔인하게 숙청했고, 이와 함께 펑더화이의 치적이나 다름없는 항미원조전쟁을 깨끗이 지워버렸다. 둘째, 마오쩌둥은 1971년 소련과 맞서기 위해 미국과 손잡고 '연미항소(聯美抗蘇)' 전략을 채택했다. 소련을 고립시키기 위해 미국의 힘이 필요해지자 미군을 침략자로 규정한 '항미원조' 용어가 걸림돌로 떠올랐다. 6·25 20주년인 1970년부터 중공 당국은 인민일보 지면에서 '항미원조' 용어를 지워버렸고, 1975년 개정된 중국 수정헌법에선 '항미원조' 용어를 삭제했다. 그런 실종 상태는 40여 년 지속되었다. 이 용어가 불사조처럼 살아난 시기는 6·25 60주년 되는 2010년이었다. 이 해에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GDP 세계 2위(G2)에 올랐다. 아편전쟁 이후 170년 만에 아시아의 경제 패권을 탈환한 것이다. 게다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로 미국이 휘청거리자 중국은 미국과 공존에서 대립구도로 전환했다. 차기 지도자로 낙점된 시진핑 부주석은 2010년 10월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지원군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충격적인 연설을 했다. "위대한 항미원조 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 … 그 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자가 중국 인민에게 강요한 것이다. 조선 내전이 터진 후 미국의 트루먼 정부는 제멋대로 무장간섭에 나서 전면전을 일으켰고, 중국의 여러 차례 경고에도 38선을 넘어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육박해 우리 영토에 전화를 미치게 했다." 시진핑의 논리에 따르면, 6·25는 단순한 '내전'이었는데 미국이 침략했기 때문에 중국이 자위적 차원에서 참전했다는 것이다. 전쟁의 주범인 북한의 남침 사실이 교묘하게 은폐된 거짓 수사(修辭)의 극치다. 이 연설을 기점으로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 이래 고수해 온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 노선을 폐기하고 중화민족주의로 이행했다. 그리고 단둥의 항미원조기념관을 대대적으로 성역화하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패권 전쟁을 선언한 중국이 역사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6·25가 중공군의 위대한 승리였다고? 중국은 항미원조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블록버스터 영화 '장진호'(2021)를 제작했다. 중국은 장진호 전투를 "미군을 완벽히 포위 섬멸한 위대한 대승리"라고 주장한다. 장진호 일대에서 중공군이 유엔군의 북진을 저지하고 후퇴시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 전투는 중공군의 궤멸적 패배였다. 당시 마오쩌둥은 중공군 제9병단 사령관 쑹스룬(宋時輪)에게 "미 해병 1사단을 단 한 명도 남기지 말고 완전 섬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쑹스룬은 12만 대병력으로 미 해병 1사단 중심의 유엔군 3만 명을 장진호 계곡에서 겹겹이 포위했다. 4대 1이라는 압도적인 병력 우세였다. 문제는 개마고원의 혹독한 강추위였다. 방한장구도 갖추지 못하고 장진호 전투에 투입된 중공군 9병단은 20일간의 전투에서 12만 병력 중 4만 명이 죽었다. 그중 동사자·아사자가 2만 8,954명으로 집계되었고, 그와 비슷한 수가 부상·동상을 입었다. 장진호에서 중공군 3개 연대 병력이 총을 쥔 자세로 얼어 죽었다. 3개 연대 병력 중 생존자는 2명뿐이었다. 이로 인해 빙조련(氷雕連), 즉 '얼음조각 연대'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9병단은 이후 몇 달 동안 활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것이 중국이 블록버스터 영화까지 만들어 전 세계에 떠벌인 장진호 전투의 실상이다. 중국은 6·25 관련 사상자 수를 국가기밀로 은폐했다. 2014년에야 전몰자 수를 19만7천653명으로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공군 전사자는 40만 명, 부상자는 48만 명에 달한다. 미군 사망자는 3만 6천여 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2021년 "항미원조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라는 제3차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중국이 외치는 승리는 젊은 청춘들의 목숨을 갈아 넣은 처절한 '정신 승리'였다. 최근 들어 중국은 무력을 앞세운 물리적 전쟁을 벌이기 전에 아군의 인식을 마비시키고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회색지대(Gray Zone) 전략'을 고도로 구사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공적으로는 통용될 수 없는 적국의 프로파간다 용어인 '항미원조'가 안보 교육 프로그램에 스며든 이번 사건은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이 한국의 국방부 산하기관까지 파고들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단면이다. 여론의 거센 비난으로 교육 프로그램은 취소되었지만, 대중은 이미 그 용어에 반복 노출되었다. 논란을 일으켜 특정 용어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한민국 내부의 이념적 갈등을 부추기려는 중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소란이 반복될수록 일반 대중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잃어버리고, 피아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치 판단 불감증' 상태에 빠지게 된다. 국토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국방부와 그 산하기관이 해야 할 일은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들을 기리고 투철한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다. 좌파 정부의 국방부와 그 산하기관은 국민 세금을 투입하여 국가의 정당성에 총질을 해대는 반(反)헌법적 행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중공의 회색지대화 전략을 무력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소란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소란을 압도하는 '역사적 사실을 통한 응징'이다. 중국의 역사 왜곡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저들이 위대한 승리로 떠벌이는 6·25 전투의 참혹했던 실상을 폭로해야 한다. 역사 왜곡에 맞서는 최강의 무기는 '역사적 사실'이다. 펜앤마이크 대기자 사진설명
2026-06-29 11:06:24
[사설] 촉법소년 만 13세 '조건부 하향', 소년범죄 근절 위한 실효성 갖춰야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나이 기준을 '중대한 범죄'에 한해 현행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향으로 결론 내렸다.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는 살인·강도·성범죄·집단 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거나 소년원에 3회 이상 송치된 상습범(常習犯)에 한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의견을 모으고, 이르면 30일 국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정부가 전면 하향 대신 강력범과 상습범에 대한 '조건부 하향'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소년범죄자에 대한 온정주의(溫情主義)와 무조건적인 처벌 만능주의 사이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을 것이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역 촉법소년 검거 인원은 2021년 369명에서 지난해 1천155명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전국적으로도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이 2021년 4천142명에서 2024년 7천294명으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절도와 폭행에 머물던 소년범죄가 성폭력, 강도 등 강력범죄로 확산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국민 81%가 하향에 찬성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의견 수렴을 지시한 것도 법과 사법 정의가 범죄 소년들에게 조롱당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번 제도 개편이 단순한 처벌 강화를 넘어 소년범죄를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브레이크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다. 범죄 소년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함께 보호처분 시설의 내실화, 가정환경 개선 지원 등 근본적인 예방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안전한 사회와 범죄 청소년 교화(敎化)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26-06-29 05:00:00
정부가 오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어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국가 성장 전략을 공개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지방 투자 구상도 윤곽을 드러낸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첨단산업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방향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국가 산업 지도를 새로 그리는 중차대(重且大)한 사안인 만큼 정치보다 원칙이, 속도보다 검증이 앞서야 한다. 논란의 핵심은 호남에 반도체 전공정(팹·FAB)까지 포함한 신규 클러스터 조성이다. 반도체 팹은 공장이 아니라 산업생태계다. 수백 개 협력 업체, 장비 공급망, 연구개발 역량, 전문 인력, 초순수(超純水) 설비, 전력망이 집적돼야 경쟁력이 확보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도 신주를 중심으로 타이중·타이난으로 생산기지를 확장해 반도체 벨트를 구축했다. 삼성도 기흥·화성·평택·용인 생산 축을 형성하며 세계 시장에 대응했다. 팹 입지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적 선택인데, 논의 과정이 석연치 않다. 정부는 기업 투자를 지원할 뿐 입지를 예고해선 안 된다. 국가전략산업이 정치적 결정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 야당이 '관치(官治) 경제'를 거론하는 이유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의심을 사게 만든 것 자체가 정부의 부담이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광주·전남권에 하루 100만t 이상의 산업용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고, 수계 조정과 미사용 용수 활용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 더욱이 정부가 마련한 기존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은 기후변화를 감안할 경우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공업용수 부족 가능성을 전망해 왔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도 최종적으로 하루 76만4천t의 공업용수를 필요로 하도록 설계돼 있다. 가능하다는 설명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객관적 검증이 필수다. 균형발전 기준도 모호하다. 삼성의 투자 구상에는 호남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와 충청 첨단소재 산업 고도화가 담긴 반면, 영남은 구미사업장의 AI 기반 모바일·가전 제조 경쟁력 강화와 기존 제조시설 고도화에 그친다. 대구·경북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산업과 전자산업 기반, 풍부한 전력 여건을 갖춘 핵심 거점인데도 주변부로 밀려난 모습이다. 국가 산업 지도 재편이라면 모든 후보지가 공정한 잣대로 검토됐는지부터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균형발전은 지역 안배(按排)와 다르다. 경쟁력 있는 산업 거점의 전국 확장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다. 한 번의 결정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정치가 아니라 시장과 산업의 논리가 우선되는 이유다. 메가프로젝트는 치밀한 산업 논리와 객관적 근거부터 국민 앞에 제시한 뒤 정해져야 한다.
2026-06-29 05:00:00
[사설] 민생과 국정 안정 원한다면, 여당은 법사위원장 손 떼라
22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이 표류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수하는 데 있다. 민주당은 국정(國政)과 민생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하려면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지난 1년간 법사위 운영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법사위는 정치적 대결장이 됐고, 합의된 민생 법안조차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22대 전반기 법사위의 법안 가결률은 5%에 그쳤다.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만 국정이 안정된다는 논리는 궤변(詭辯)이다.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국회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입법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이유로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이는 국회를 '당정 협의회' 수준으로 여기는 반의회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관이다. 민주화 이후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온 관행은 권력 분립의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주당은 2020년 거대 의석을 앞세워 이 관행을 깨뜨렸고, 이후 국회의 비정상화는 심화됐다. 민주당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내려놓는다면, 원 구성 협상은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야당도 민생 입법 지연에 대한 공동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고, 법사위를 둘러싼 소모적인 공방(攻防)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고물가, 경기 침체, 지방 소멸 등 민생 현안과 관련 입법 과제가 쌓여 있다. 국민들은 국회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이를 해결하길 바란다. 국회 정상화의 출발점은 여당이 법사위원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2026-06-29 05:00:00
[관풍루] '대한민국의 자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졸지에 '갈라치기 끝판왕' 오명 뒤집어쓸 판
○…'대한민국의 자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졸지에 '갈라치기 끝판왕' 오명 뒤집어쓸 판. '삼전닉스 주식 못 가진 자' 포모 조성에, 성과급으로 직장인 박탈감 조장에, 반도체 대규모 호남 투자설로 지역 갈등까지? ○…'컬러풀'에서 '파워풀'로 바뀐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 민선 9기 출범 맞춰 새 작명 움직임 있다는데…. '~ful' 돌림 고집한다고 설마 '뷰티풀' '케어풀' 이런 거 하진 않겠죠? ○…한국 월드컵 32강 진출 끝내 실패. 우리 애 아빠 화가 아주 많이 났는데, '참교육' 필요한 축협엔 '교권보호국' 아니 '축(蹴)권보호국' 감독관 못 보내나?
2026-06-29 05:00:00
2026-06-28 18:51:11
[기고-정영만] 전장을 달린 영웅, 군마 레클리스를 기억하며
올해로 6·25전쟁 발발 76주년을 맞는다. 해마다 6월이면 조국을 위해 희생한 수많은 이름을 떠올린다. 그러나 호국(護國)의 대열에 사람들과 생사고락(生死苦樂)을 함께하며 끝까지 전장을 지킨 한 마리 말도 있었다.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의 고지는 포연으로 뒤덮여 있었다. 포탄이 쏟아지고 총성이 산허리를 갈랐다. 사람조차 몸을 낮추고 숨을 곳을 찾던 아수라장 속에서 한 마리 말이 탄약을 등에 싣고 산길을 올랐다. 군마 레클리스(Reckless)다. 레클리스의 원래 이름은 '아침해'였다. 1952년 10월 미 해병 제1사단 제5연대 무반동포 소대의 에릭 페더슨 중위가 소년 마주(馬主) 김흑문에게서 250달러에 사들이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소년은 지뢰로 다리를 잃은 누나의 의족을 마련해야 했다. 전쟁의 참화(慘禍)가 평범한 삶을 무너뜨린 사연이다. 그렇게 전선으로 보내진 암말은 미 해병대 역사에 남을 영웅이 된다. 처음 맡은 임무는 탄약과 보급품 운반이었다. 그러나 장병들과 생활하며 포성이 울리면 몸을 낮추고 한 번 지나간 길을 기억할 만큼 영리하고 용감한 전우로 성장했다. 연천의 네바다 전초 전투에서는 하루 51차례 탄약 보급소와 포진지를 오갔다. 대부분 홀로 달리며 약 5톤의 탄약을 운반했고 내려올 때는 부상병을 태웠다. 두 차례 파편에 다치고도 다시 포화 속으로 향했다. 말은 전쟁의 이유도 위험의 크기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레클리스는 자신을 기다리는 전우들이 있음을 아는 듯했다. 그 작은 등 위에는 탄약과 부상병뿐 아니라 장병들의 희망도 함께 실려 있었을 것이다. 미 해병대는 레클리스의 전공을 인정해 상병과 병장으로 진급시켰고, 1959년에는 동물로서는 미 해병대 역사상 최초로 우리 군의 중사에 가까운 'Staff Sergeant' 계급에 오르는 영예를 안겼다. 훈장과 표창도 뒤따랐다. 이는 레클리스가 전쟁 장비가 아니라 생사를 함께한 전우였음을 뜻한다. 오늘날 연천에는 레클리스를 기리는 동상과 거리가 조성돼 있고, 미국 국립해병대박물관과 캠프 펜들턴 등에도 동상과 기념 공간이 마련돼 있다. 태어난 곳은 한국이었고 함께 싸운 부대는 미군이었지만, 그가 지켜낸 것은 국적을 넘어선 생명과 자유였다. 레클리스는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증언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6월은 호국의 뜻을 되새기는 달이다. 진정한 영웅이란 가장 두려운 순간에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외면하지 않는 존재인지 모른다. 포화 속 산길을 51차례 오르내린 말이 남긴 교훈도 바로 그것이다. 76년 전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과 유엔군 참전 용사들, 그리고 그 곁을 지킨 레클리스의 헌신을 기억하자. 오늘의 평화가 값비싼 희생으로 지켜졌음을 후대에 전하고,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짐해야 한다. 연천의 고지를 묵묵히 달렸던 레클리스의 발굽 소리가 오래도록 우리 가슴에 울리기를 바란다. 그 소리는 평화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우리 스스로 지켜낼 때 비로소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도 말없이 일깨우고 있다.
2026-06-28 14:56:01
최근 대구에서 열린 피카소 전시가 논란이 됐다. 진품으로 알려졌던 작품 상당수가 복제품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관계는 앞으로 더 확인돼야 하겠지만, 이번 일을 보며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왜 그렇게까지 '진품'을 보고 싶어 하는 걸까. 복제품은 원작을 닮기 위해 만들어진다. 색과 크기, 질감까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재현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진품을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다. 아마 사람들은 그림이 아니라, 그 작품이 태어난 순간을 만나러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피카소가 빈 캔버스 앞에서 수없이 망설이고, 지우고, 다시 그리며 마침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그 오랜 시간과 치열한 고민, 그리고 세상에 없던 것을 처음 만들어 낸 창조의 순간은 아무리 정교한 복제품이라도 담아낼 수 없다. 진품을 아무리 똑같이 복제해도 예술가가 그것을 창조하던 순간의 혼은 담을 수 없다. 이 생각은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이어졌다. 연주자는 같은 악보를 연주해도 모두 다른 음악을 만든다. 그 이유는 음표가 아니라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연주자는 자신의 해석을 찾기 위해 수개월 동안 악보와 씨름한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에게 남는 것은 한 시간 남짓의 연주일지 모르지만, 그 뒤에는 수없이 반복된 연습과 실패, 보이지 않는 사유의 시간이 쌓여 있다. 그래서 연주는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창조다. 연주자는 작곡가처럼 새로운 작품을 쓰지는 않지만, 작곡가가 남긴 악보를 오늘의 시간 속에서 다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질문 앞에 서 있다. AI는 바흐의 화성으로 곡을 만들고, 피카소의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며, 유명 연주자의 연주 스타일까지 놀라울 만큼 정교하게 재현한다. 언젠가는 인간의 결과물과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조합할 수는 있어도, 한 인간이 삶 속에서 겪은 기쁨과 상실, 실패와 용기, 그리고 끝없는 질문 끝에 얻어낸 깨달음까지 경험할 수는 없다. 예술은 결과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시간과 선택, 창조의 과정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의 예술은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조를 더욱 깊이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진품 앞에서 감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눈앞의 물감 때문이 아니라, 한 인간이 수없이 실패하고 고민하며 끝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낸 시간과 용기를 마주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닮을 수는 있다. 그러나 창조의 순간만큼은 AI도 그 어떤 복제품도 대신할 수 없다.
2026-06-28 13:57:17
[교육칼럼] "내신 명당 찾아 시외곽으로" 옛말, 수능 면학 분위기 갖춘 학군지 잔류가 대세
대학 입시에서 내신 성적 확보가 유리한 비학군지 일반고를 찾아 시외곽으로 이동하던 이른바 '내신 망명' 전략이 사실상 종말을 고하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고교별 학력 격차를 반영해 학생부 교과전형에서조차 정성평가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단순 내신 등급 숫자의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대구 지역 고교 입시 시장 조사에 따르면 대입 기준 전국 의과대학 모집 인원 3천116명 중 순수 학생부교과전형 선출 비율은 단 9.5%인 298명에 불과한 반면, 지역인재 교과전형은 658명 규모로 대폭 포진해 있다. 대구 수험생이 이 메디컬 라인을 공략하기 위해 마주해야 하는 실질적인 관문은 3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라는 가혹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하지만 수성구를 벗어난 일부 일반고들은 변별력 확보를 명분으로 수행평가 반영 비율을 40%에서 최대 60%까지 확대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정시 대비 시간을 심각하게 잠식하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 대구 달서구 소재 A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B학생은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 한 달 동안 7개 과목에서 동시에 쏟아진 수행평가 보고서 작성과 학술제 발표를 준비하느라 수능 모의고사 문제집은 손도 대지 못했다. B학생은 학교 분위기에 맞춰 수행평가 완벽주의를 기하다 보니 정작 밤샘 작업으로 생체 리듬이 무너져 평소 1등급을 유지하던 모의고사 국어와 수학 성적이 각각 3등급으로 동반 하락했다고 털어놓았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고교별 교육과정 편성표와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종합 시뮬레이션하여 학교의 학력 수준을 역추적하는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학력 저하를 수행평가 폭탄으로 메우려는 비학군지 고교들의 고육책은 도리어 상위권 수험생들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교육계 내부에서는 비학군지에서 전교 1등을 하여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서울대 등 명문대 상위 학과에 합격한다는 시나리오를 일종의 환상으로 치부한다. 비교과 스펙을 꼼꼼히 챙겨 내신 1.9등급(9등급)으로 서울대 공과대학에 합격하는 사례는 철저하게 교육과정이 특화된 자사고나 수성구 명문 일반고의 특수한 데이터일 뿐, 면학 분위기가 무너진 시외곽 일반고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다. 지방 수험생이 의치한약수 등 메디컬 계열이나 수도권 주요 대학 합격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의미한 반장, 부반장 이력이나 동아리 활동 조작에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수학과 과학 등 핵심 교과에서 압도적인 학업 역량을 증명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는 정공법이 힘을 얻고 있다. 과거 수성구 핵심 학군지를 이탈하면 내신 1등급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통념도 대구 시내 70여 개 일반고 간의 학력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완전히 깨졌다. 비학군지로 가더라도 전교 10등 내외의 상위권 다툼은 수성구 못지않게 치열하며, 도리어 하향 평준화된 교실 분위기 탓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은 수성구 대비 급감하는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북구 지역 일반고에 자녀를 진학시킨 학부모 C씨는 "내신 따기 쉽다는 소문만 믿고 보냈는데 지필평가에서 만점을 받아도 수행평가 감점 0.5점 차이로 등급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지는 기형적인 구조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수시 이월 이후 747명까지 확대되는 정시모집 인원 전형은 꿈도 꾸지 못하고 경북대 의대 지역인재 전형 합격선에서도 멀어지는 것 같아 자녀의 고교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중학교 시절부터 수능 대비를 명분으로 고액 선행 학원에 의존하는 사교육 행태가 고교 입시 실패의 전초전이 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수능 국어 비문학 영역이나 수학 공통 과목의 본질은 기계적인 문제 풀이 기술이 아니라 교과 텍스트를 스스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원초적인 독해 체력과 수학적 사고력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대구 지역 중학생들이 이러한 기초 학업 역량을 기르지 못한 채 고등학교에 진학하다 보니, 학기 초부터 밀려드는 수행평가 일정과 내신 시험에 매몰되어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4, 5등급대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드는 악순환이 매년 재현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내신 5등급제 전환과 문이과 융합형 수능 체제가 도입되는 향후 대입 개편안의 흐름 속에서 잔꾀를 부려 시외곽 고교를 전전하는 전략은 자멸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히려 대구 수성구의 K 고등학교나 D 여자고등학교, 혹은 달서구의 Y나 D고등학교처럼 수능형 평가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고 상호 경쟁적인 면학 분위기가 유지되는 전통적 학군지 명문고에 잔류하는 것이 유리하다. 3년간 학교의 엄격한 지필평가 시스템에 적응하며 자연스럽게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정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만이 요동치는 입시 제도 속에서 최종 합격증을 거머쥐는 유일한 승리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윤경민 크라스에듀 대표
2026-06-26 13:34:16
[사설] 정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본 무책임한 결정
김민석 국무총리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廢止)를 정부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인 형사소송법은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로 결론 났다. 지금까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강경파는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당연하다"는 입장이었고,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측은 대체로 "보완수사권을 일부 남겨 두자"는 입장이었다.(김민석 총리는 폐지 주장)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따라 억울(抑鬱)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범죄자가 법망(法網)을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시민·인권·여성 단체들도 경찰의 수사 독점과 부실 수사에 따른 피해자 보호 문제 등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정부가 향후 폐해(弊害)를 짐작하면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입장으로 정한 것은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당 대표 선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현재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총리 등의 출마가 예상되는데,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부당한 수사에 희생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당 대표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가 정청래 전 대표를 꺾으려면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 맞아야 한다. 국민 다수의 피해가 뻔히 예상됨에도 강성 지지층의 표(票)를 얻기 위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결정을 했다면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그런 정치를 할 바엔 '국민주권정부'라는 이름부터 버려야 한다.
2026-06-26 05:00:00
[사설] 전력, 용수, 소·부·장 모두 갖춘 TK 배제된 반도체 지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충청권에 수백조원 규모의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수도권에 첨단산업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수도권 집중 완화, 국가 성장축 다변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초대형 프로젝트 추진에서 대구·경북(TK)은 사실상 제외돼 있다는 사실이다. 반도체 공장 입지는 정치가 아니라 산업 논리로 결정돼야 한다. 팹(FAB) 하나에 수십조원이 투입되고 수만 개의 일자리가 연결된다. 전력, 용수, 교통망, 연구개발 역량, 전문 인력, 협력 업체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비로소 경쟁력이 갖춰진다. 국가 전략산업 입지를 정치적 고려나 지역 안배(按排) 측면에서 접근하면 안 되는 이유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반도체 산업은 전력 산업과 다름없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전기 수요라는 괴물이 우리를 잡아먹을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필수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만 해도 장기적으로 하루 76만t이 넘는 용수가 필요할 전망이다. 전력과 물은 입지 선정의 핵심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TK가 주요 후보군에서 거론조차 안 되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경북은 원전 밀집 지역으로 전국 최고 수준인 228%의 전력 자립도를 갖췄다. 연간 5만6천GWh의 여유 전력을 갖고 있다. 낙동강 수계(水系)를 기반으로 하루 100만t 규모 취수가 가능하고, 구미를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 기반도 형성돼 있다. 전력과 용수, 산업 생태계라는 반도체 입지의 핵심 요소를 두루 갖춘 셈이다. 그런데 정부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따르면, 영산강 권역은 2030년 생활·공업용수 부족이 예상된다. 기후변화까지 감안하면 부족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물을 먹는 하마'를 넘어 '물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불린다. 장기적 용수 확보 대책부터 면밀히 따져야 한다. 정치 개입 논란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회동 직후 투자 지역과 규모가 회자되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미확정 계획을 기정사실처럼 언급하는 모습은 매우 의심스럽다.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균형발전은 지역별 강점과 경쟁력을 공정 평가한 뒤 최적의 선택을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호남과 충청 투자도 의미 있다. 그러나 TK가 평가조차 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역차별일 뿐이다. 대구·경북은 특혜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국가 전략산업의 유치 역량이 충분한 지역으로서 정당한 경쟁 기회를 말하는 것이다. 세계가 반도체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거는 시대다. 반도체 입지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으로 답해야 한다. TK 없는 반도체 지도가 최선인지, 정부는 국민 앞에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2026-06-26 05:00:00
[사설] 건보 재정 축내는 CT·MRI 재촬영,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병·의원을 옮긴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한 달 이내에 같은 CT(컴퓨터단층촬영)를 다시 찍고, MRI(자기공명영상) 역시 상당수가 재촬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질환으로 다른 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CT 재촬영 비율은 26.8%, MRI 재촬영 비율은 13.8%였다. 이로 인해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비용만 연간 650억원을 넘어섰다. 그만큼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本人負擔金)도 증가했다. 물론 모든 재촬영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가 급변했거나 기존 영상의 품질이 떨어진 경우,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재촬영 비율이 해마다 상승하고, 일부 병원들이 전원(轉院) 환자의 절반 이상에게 다시 CT나 MRI를 촬영하도록 한 사실은 '의료적 필요'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병원 측의 관행적 검사 유도와 수익 중심 진료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안일하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수가(酬價) 구조 개편 방안은 검사 수가를 낮춰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가격만 낮춘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병원은 줄어든 수익을 보전(補塡)하기 위해 검사 건수를 늘리려 할 가능성이 있다. 즉 불필요한 중복 촬영 문제를 방치한 채, 수가 인하만 추진하는 것은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다. 정당한 사유 없는 중복 촬영에는 급여 제한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정부와 의료계는 더 늦기 전에 중복 검사 관행을 뿌리 뽑고, 꼭 필요한 검사만 시행되는 합리적 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2026-06-26 05:00:00
[관풍루] 선관위 노조의 '사전투표 폐지, 본투표 확대' 제안에 국민의힘은 '환영',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분위기
○…선관위 노조의 '사전투표 폐지, 본투표 확대' 제안에 국민의힘은 '환영',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분위기. 사전투표는 부정선거 의심 불식 못 하는데 민주당이 폐지하지 말아야 할 사활적 이익이 있나 보군. ○…이재명 대통령, 6·25전쟁 76주년 기념식에서 자주국방과 평화 기조를 재차 강조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이화영의 대북 송금 위증 유죄를 연결시켜 보면 그 이유를 알 만?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월드컵 32강 자력 진출 무산에 "결과는 모든 게 감독의 책임"이라고 언급. 그러면 당장 사퇴하시오. 능력 부족에도 인맥 타고 꾸역꾸역 오래 했소.
2026-06-26 05:00:00
2026-06-25 18:45:57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피어나리라, 그대의 아름다운 삶
"내가 당신처럼 살아가는데, 당신의 삶이 나처럼 활짝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어떤 책은 읽는 내내 지루하고 힘들어서 얼마나 남았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게 만드는 반면, 어떤 책은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게 아깝다. 속된 말로 버릴 게 하나도 없고 어디를 펼쳐도 우아하고 지혜로운 문자의 향연으로 가득한 책을 만난 기쁨을 말로 어찌 표현할까.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고 알려준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1907년에 발표한 '꽃의 지혜'이다. '꽃의 지혜'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한자리에만 붙박여 있게 만든, 대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꽃. 그 꽃을 남보다 열심히 계속 관찰하여 작가 나름의 방식으로 얻은 자연의 지혜를 나눠주는 귀한 잠언집이다. 인류는 "우리 이전에 생명이 걸어간 길을 그저 '놀란 어린아이'처럼 뒤밟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시작하는 책은 시종 꽃 같은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때론 비수를 날린다. 자연 만물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무엇이든 인간이 창조해냈다는 말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주장인지 빤히 드러난다는 얘기. 작가는 '수정'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이유는 꽃의 수정이란 겉으로 보기엔 "평화롭고 다소곳해서" 모든 게 참고 견디며 기다림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사실은 "숙명에 대한 저항이 가장 격렬하고 집요하게 펼쳐지는 곳"이고 이는 인간사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꽃의 가장 중요한 결합을 일컬어 "혼례 의식 가운데서도 타가수분(암수가 다른 개체로 나뉜 상태에서의 수분)에 필요한 복잡한 장치들"이라고 규정하면서 그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치는데, 특히 악취 심한 약초 궁궁이에 대한 사례는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다. 오죽 신기했으면 마테를링크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녀석이 정말이지 아주 드물게 밖에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는 대목에선 웃음이 터졌다. 식물이 보여주는 가장 완벽하고 조화로운 지혜의 증거로 난초를 추천하는 작가는 피라미드 난과 카타세툼과 지네발난과 두레박난 등을 경유해 "마치 우리의 인내와 끈기, 자존심을 꽃 또한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듯"하다고 통찰한다. 마테를링크는 꽃과 관련해 대자연이 스스로 아름답고 즐겁고 또 행복하길 원할 때 취하는 행동이란, 우리 인간이 취했을 법한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하면서 "꽃을 모르고서는 우리 자신의 행복이 어떻게 표출되고 어떤 징표로 드러나는지 역시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자고 요청한다. 또한, 자연의 진화 과정에서 묻혀버릴 존재인 인간에게 존재의 우연성을 자각하고 우호적이되 베일에 가려진 자연의 뜻과 더불어 공존해나가야 한다, 는 호소도 잊지 않는다. '꽃의 지혜'는 말한다. 자연의 힘에 두려워하거나 의기소침하지 말자고, 우리 정신은 자연과 더불어 같은 우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자고. 온갖 대접 받고 귀하게 자란 5월의 장미도 하루하루 힘겨운 투쟁 속에 삶을 이어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그리하여 내게 던지는 작가의 죽비 같은 경구. "누구든 정원에 핀 작은 꽃 한 송이가 발휘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자신을 괴롭히는 온갖 역경을 극복하는 데 투여한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운명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도 좋습니다."
2026-06-25 1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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