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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 '러' 석유 지원설, 국제적 고립 도화선 우려된다

    영국 가디언이 선박 추적 자료 등을 분석해 '올해 7~8월 울산·여수 등 한국 항구에서 유조선 7척이 14차례에 걸쳐 17만6천 톤 이상의 경유 등 석유 제품을 싣고 러시아로 향했다'고 보도하면서 국제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러시아 연료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의혹(疑惑)을 사실화하고 있다. 우-러 전쟁으로 국제적 대(對)러 제재가 시행되는 만큼, 러시아 지원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또는 미국·EU(유럽연합)처럼 독자 제재 법안을 마련한 국가들로부터 '관세 최고 100% 부과' 등을 당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거래 주체와 원산지, 최종 구매자 등 핵심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개별 거래를 근거로 한국이 러시아의 연료난과 정제 능력 상실 효과 완화에 도움을 줬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부적절하다"고 했다. 명확하게 '러시아에 석유류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확인(確認)하는 게 아니라, 에두른 표현이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어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특히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 관련 비공개 합의 위반 여부로 한-우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한국이 러시아에 석유를 제공했는지 여부는 국제적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 지원은 러시아에 파병한 북한 및 러시아의 뒷배가 되고 있는 중국 등과 함께 한국이 반(反)자유주의 진영에 서고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는 이재명 정부를 친중(親中)으로 규정하고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미 국무부에 강조했고, 쿠팡 관련 국정원 요원과 주미한국대사관 파견 국정원 직원 등의 미국 비자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미국 방문까지 거부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상상 이상으로 깊다는 의미이다. 어떤 진영으로부터도 신뢰받지 못하는 애매하고 모호한 줄타기 외교는 자칫 국익을 크게 해치고 국가의 운명을 나락(那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26-10-09 05:00:00

  • [사설] 공수처 만든 손으로 공수처 권한 빼겠다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을 판·검사와 경찰 등 사법 공직자로 축소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경찰에 넘기는 방안 추진에 나섰다. 그제 관련 토론회를 연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다음 달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2021년 민주당이 국민의힘 반대에도 출범시킨 기관이다. 명분은 최고 권력까지 성역 없이 수사하는 독립기구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를 떼어내겠다고 한다. 난리 끝에 만든 기관의 존재 이유를 만든 쪽이 스스로 뒤엎는 격이다. 더 큰 문제는 수사 권한이 옮겨 가는 곳이다. 중수청과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고 그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민주당의 작품인 공수처조차 대통령 지휘 계통(系統)의 기관에 수사를 맡기는 것은 견제 구조의 퇴보(退步)라고 반발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도 행안부 장관 지휘를 받는 중수청이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여당 의원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수사 대상 중복과 공수처의 부진한 성과다. 한 의원은 무능하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무능이 문제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역량 강화다. 그럼에도 공수처가 지난 8월부터 요구한 정원 확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고는 수사 대상을 줄인다고 한다. 설사 수사 대상이 중복된다 하더라도 정리 방향이 틀렸다. 대통령과 고위직 수사는 정부 지휘 계통 밖의 독립기관이 맡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여당은 반대로 독립기관의 대상은 줄이고 정부 산하 기관의 몫을 키우려 한다.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로 가장 먼저 꼽은 이도 대통령이다. 최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정식 수장(首長)도 없이 출범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 권한까지 옮기려고 한다. 권력 수사의 신뢰는 수사 대상과 수사기관 사이의 거리에서 나온다. 그 거리를 좁히는 개편을 개혁이라 부를 수 없다. 민주당은 발의에 앞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의 독립성을 어떻게 담보할지부터 답해야 한다.

    2026-10-09 05:00:00

  • [사설] "5·18에 관해 어떤 질문도 의문도 갖지 말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發議)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김태규 의원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원내대표는 유공자 명단 공개는 개인정보 침해와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와 그 자녀는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학 입시, 공무원·공공기관 취업 및 인사상 우대 등 지원을 받는다. 금전 보상(補償)과 대학 및 대학원 수업료 면제, 의료 혜택, 주거 지원, 금융 및 세제 혜택 등의 지원도 있다.(단 유공자의 구분 및 상이등급, 등록 시점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음) 법적·제도적 행위는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피해 배상의 경우 배상해야 할 행위의 범주(範疇), 피해 크기, 시효(時效) 등이 명확해야 한다. 국가유공자 역시 대상과 근거, 범위가 분명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5·18 가짜 유공자' 의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예산과 제도로 지원하는 만큼 가짜 유공자가 있다면 가려내야 마땅하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은 독재에 저항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는 것이다. 그런데 5·18을 둘러싼 민주당의 행태(行態)는 그와 정반대다. '5·18 왜곡 처벌법'을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더니, 조롱·모욕을 처벌하는 법도 만들겠다고 했다. 날짜를 세심히 챙기지 못한 스타벅스의 '탱크 데이 텀블러' 행사를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로 몰아 불매운동을 펼쳤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철없는 응원'을 문제 삼아 진로를 막았다. 그러더니 이제 '5·18에 관해서는 어떤 질문도 하지 말라'며 국회의 학술활동·입법활동까지 틀어막고 처벌하겠다고 한다. 5·18 옹호(擁護)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립시키는 것이다. 5·18 유공자들과 광주 시민들은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국민에게 5·18을 어떤 모습으로 비치게 하는지, 5·18 정신을 얼마나 훼손(毁損)하는 짓인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2026-10-09 05:00:00

  • [관풍루]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석방해 달라'며 강한 불만 표출했다는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석방해 달라'며 강한 불만 표출했다는데. 맡긴 돈 내놓으라는 듯 이토록 당당하게 가석방 요구하는 배경에는 분명 뭔가 있겠군. ○…'미래' 위해 만든다는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에 기본소득 시범사업부터 장·차관 관사 확보까지 포함. '미래대응'이라 쓰고 '일단 다 담기'라 읽을까 걱정. ○…결혼식 올린 부부 5쌍 중 1쌍꼴로 혼인신고 1년 넘게 미뤄. 맞벌이가 정책대출 등에서 오히려 불리해서라는데, 저출생 대책의 경쟁 상대가 정부 정책이라니.

    2026-10-09 05:00:00

  • [이정식의 시대의 창] 덜보다 다르게 일하기

    [이정식의 시대의 창] 덜보다 다르게 일하기

    오는 13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실노동시간 단축 정책이 도마에 오른다. 지난해 한국 취업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천833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97시간 길다. 시간제 비중이 높은 독일과의 단순 비교는 조심해야 하지만, 주 40시간 전일제 노동자 비율이 53.1%로 독일(30.9%)이나 프랑스(12.5%)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은 일하는 방식의 선택지가 그만큼 좁다는 뜻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38개국 중 30위다. 오래 일하는 것만으로는 생산성을 높일 수 없고, 건강권과 일·가정 양립도 지킬 수 없다. 투입 시간을 줄이는 것과 함께 일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할 때다. 정부는 2030년 1천700시간대 진입을 약속했다. 고용노사관계학회 보고서는 단축 정책이 적극 추진된다는 전제 아래 2030년 1천739시간을 전망했다. 같은 해 OECD 평균 예상치(1천682시간)와는 여전히 57시간 차이다. 주 52시간제 등으로 장시간 근로 비중이 줄어든 효과가 상당 부분 소진된 만큼, 추가 노력 없이는 감소세가 이어지기 어렵다. 현장의 실험은 시작됐다. 임금 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줄인 기업을 지원하는 '워라밸+4.5 프로젝트'에 상반기 224곳이 참여했고, 3분의 2가 50인 미만 기업이었다. 모든 중소기업에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조건만 갖춰지면 가능하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세 가지다. 첫째, 숨은 노동부터 드러내야 한다. 포괄임금 오남용은 공짜 노동이 발생하는 대표적 통로다. 4월 시행된 지도지침에 대해 경영계는 노사정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한다. 그러나 실제 일한 시간을 기록하고 그만큼 지급하라는 것은 현행법의 기본 원칙이다. 쟁점은 원칙이 아니라 범위다. 업무 특성상 시간 산정이 어려운 직무는 예외 요건을 좁고 분명하게 정하고, 영세 사업장에는 출퇴근 기록 시스템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 법 개정으로 기준을 명확히 해야 분쟁도 줄어든다. 둘째, '연결되지 않을 권리'로 쉬는 시간을 지켜야 한다. 직장인 48.8%가 휴가 중 업무 연락을 받았고, 그중 절반 이상이 실제로 일을 처리했다. 근무시간 외 전화·메신저 업무지시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2년째 국회에 묶여 있다. 긴급 대응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정상적인 휴식시간까지 업무의 연장으로 만드는 관행은 바꿔야 한다. 자율 도입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에서 출발해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부터 의무화하는 단계적 입법이 현실적이다. 기록되지 않는 노동이 남아 있는 한 통계상의 단축은 착시에 불과하다. 셋째, 단축을 임금·생산성 체계와 묶어야 한다. 벨기에는 2022년 주 38시간을 나흘에 몰아 일할 권리를 도입했지만, 2024년 민간 정규직 이용률은 0.75%에 그쳤다. 총량은 그대로 둔 채 하루 근무를 늘린 '압축'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공공부문 실험에서 주 35~36시간으로 '단축'하며 업무 절차를 재설계했고, 생산성은 대체로 유지되거나 개선됐다. 차이는 출근일수가 아니라 시간의 총량을 줄이면서 일의 방식을 함께 바꿨느냐에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초과근로가 소득의 중요한 원천인 임금구조에서는 단축이 오래가기 어렵다. 기본급 비중을 높이고, 호봉급 중심에서 직무와 숙련을 보상하는 체계로 단계적으로 옮겨가야 한다. 노동계는 임금 삭감을,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는 만큼 사업장 여건에 맞춘 노사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총량은 엄격히 규율하되 그 안의 배분은 노사가 유연하게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합의의 정당성은 대표성 있는 근로자대표제에서 나온다. 노동시간 정책의 성패는 구호가 아니라 장부에서 갈린다. 기록되는 시간, 지켜지는 휴식, 보상받는 생산성이다. 노사정은 지난해 말 공동선언으로 방향에 뜻을 모았다. 이번 국감이 로드맵의 화려함이 아니라 이 세 가지의 이행을 따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덜 일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르게 일할 것인가'다. 그 답이 제도가 될 때, 노동시간 단축은 비로소 한국 경제의 성장 전략이 된다.

    2026-10-09 00:30:00

  • [쉽고 재밌는 사투리] (6) 하늬바람

    아침저녁으로 사늘한 바람이 분다. 상쾌한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걸까? 봄에는 샛바람으로 동풍, 여름에는 마파람으로 남풍, 가을에는 하늬바람으로 서풍, 겨울에는 된바람 또는 높바람으로 북풍이 불어온다. 표준어 하늬바람의 전국적인 방언형을 살펴본다. 하늬바람의 어원은 무엇일까? 하늬바람은 하늘바람에서 하늬바람이 되었다. '하늘〉하늬'로 변하는 것은, 달구(達句〉대구(大邱). 굴뚝〉뀌뚝(전남 방언), 불살〉불새(붉은 햇살, 즉 노을, 경북 방언), 살미〉새미(떡, 제주 방언)와 같이 'ㄹ〉ㅣ'로 변화를 겪은 것이다. 하늘바람의 고형은 하ᄂᆞᆳᄇᆞᄅᆞᆷ(1451년, 두시언해 초간본 7권 16쪽)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하ᄂᆞᆯ(天, 명사)+ㅅ(관형격 조사)+ᄇᆞᄅᆞᆷ(風, 명사)으로 분석된다, 하늬바람은 '하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하늬바람'으로 변화되었다. 전국적인 방언형의 어원은 (가)'하늘바람' 계 어형 (나)'하늬바람' 계 어형 (다) '서갈바람' 계 어형 (라)'가을바람' 계 어형 (마)'곧은바람' 계 어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가)의 하늘바람 계 어형은 (a)하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늘바램(경북) (b)ᄒᆞᄂᆞᆯ바람〉하늘바람〉하널바람(경남) (c)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눌바람(평북)으로 나타난다 . (나)의 '하늬바람' 계 어형은 (a)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늬바람(표준어)〉하뉘바람(함북)〉하누바람(강원,전북, 전남) (b)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늬바람(표준어)〉하네바람(전남)〉한네바람(전남) (c)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보롬〉하늬보롬(제주)으로 나타난다. (가)와 (나)의 어형을 통하여 '하늬바람'은 하늘바람의 후대형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다)의 '서갈바람'의 어원은 '서(西)+갈(秋, 가을)+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되며, 그 의미는 가을에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a) *서갈ᄇᆞᄅᆞᆷ〉서갈보롬(제주)〉섯갈보롬(제주) (b) *서갈ᄇᆞᄅᆞᆷ〉서갈보름(제주)〉섯갈보름(제주) (c)*서갈ᄇᆞᄅᆞᆷ〉*서갈바름〉섯갈바름(제주)으로 나타난다. (라)의 '가을바람'의 어원은 '가을(秋)+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되며 그 의미는 가을에 부는 바람이다. 가을ᄇᆞᄅᆞᆷ〉가을바람(표준어)〉가일바람(경북)으로 나타난다. (마)의 '곧은바람'의 어원은 '곧-(형용사 어간)+은(관형사형 어미)+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된다. '곧은바람'은 경북에만 보인다.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늬바람은 국어사전에는 서풍을 말하지만, 한자어로 天風(천풍)이며, 중국에서는 서풍이나 북서풍을 말한다(조항범, 개정판 국어어원론). 어느 학자는 서풍, 북풍을 의미한다고 한다(김광해, 유의어 반의어 사전). 북한에서는 서북쪽이나 북쪽에서 부는 바람의 뜻으로 쓰인다(이기문, 어원사전). 여기서는 서풍이냐 북서풍이냐 서북풍이냐 북풍이냐는 그 지역의 지형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부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다. 하늬바람의 선대형인 하늘바람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하늘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경북에서 부르는 '곧은바람'의 정확한 의미는? (*는 특정시대의 언어를 바탕으로 추정하여 설정하는 재구형을 의미함) 한국방언연구소장 신승원 sinswon5@hanmail.net

    2026-10-09 00:30:00

  •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 동족방뇨(凍足放溺),

    [뉴스로 보는 고사성어] 동족방뇨(凍足放溺), "언 발에 오줌 누기"

    많이 듣던 속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이 나돈다. 이 말을 한자로 바꾼 것이 동족방뇨(凍足放溺)라는 사자성어이다. "얼 동, 발 족, 눌 방, 오줌 뇨"로, "언 발에 오줌을 누다"라는 뜻이다. 뇨(溺)는 보통 "빠질 닉(익)"으로 읽지만 "오줌/오줌을 누다"라는 뜻으로도 새긴다. 그래서 '오줌 뇨(尿)' 자로 대체하여 '동족방뇨(凍足放尿)'로도 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 우리 고유의 속담이다. 동족방뇨는 당면한 문제를 잠시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인 계책이기에 "부녀자[姑]나 어린아이[息]가 꾸미는 계책[計]" 즉 '고식지계(姑息之計)'와도 같다. 임시적 안정을 위해, 우선 당장 편리한 것으로 둘러대는 잔꾀를 이른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임시방편적 변통이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홍만종(洪萬宗, 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에서다. 이 책은 1678년, 저자가 15일[='열흘 순(旬) 다섯 오(五)'] 동안 병석에서 누워, 시화・고사・일화・속담 등 잡다한 기록을 모은 책이다. 15일 만에 완성했다 하여 '십오지(十五志)'라고도 한다. 이 책에는 "동족방뇨(언인고식지계)"[凍足放尿(言人姑息之計)]로 되어 있다. "사람들의 '고식지계'를 말한다"는 뜻이다. 이후 동족방뇨는 김유(金楺, 1653~1719)의 『검재집(儉齋集)』(?), 이간(李柬, 1677~1727)의 『외암유고(巍巖遺稿)』(1760), 송남(松南) 조재삼(趙在三, 1808~1866)이 지은 백과사전적 성격의 책[類書]인 『송남잡지(松南雜識)』(1855), 조선 시대 우리말 속담집인 『동언해(東言解)』(편저자 미상, ?) 등에 수록돼 전한다. 과거에는 가난해서 양말이 부실했다. 추운 겨울 길을 나서면 발이 꽁꽁 얼어붙어 동상에 걸리기도 한다. 하도 발이 시려 언 발을 데우려고 오줌이라도 눠 보는 것이다. 우선은 따뜻했을지 모르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될 뿐이다. 우리 근대기에도 '동족방뇨'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1906년 5월 29일 자 『황성신문』, 1908년 9월 25일 자 『기호흥학회월보』 제2호, 1923년 12월 1일 자 『개벽』 제42호, 1924년 8월 1일 자 『개벽』 제50호에서는 동족방뇨(凍足放溺)로, 1923년 3월 1일 자 『개벽』 제33호에서는 동족방뇨(凍足放尿)로, 각기 근시안적인 당시의 시책들을 질타했다. 지난 8월 5일 경기도청에서 추미애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추 지사는 도 재정이 "사실상 부도"임을 솔직히 밝혔다.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며 지난해 발행 한도의 99.6%에 이르는 지방채 발행을 강하게 비난했다. 앞선 도지사들이 발이 얼어 터지는 줄도 모르고 '언 발에 오줌 누기'를 계속해왔다는 말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는 낮은 단계에서는 개인적 안목 부족이라 눈감을 수도 있겠으나 높은 단계가 되면 심각한 사회적, 집단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것은 대개 정치적 이념 노선이나 권력의 편향성에서 비롯되나 폐해는 가볍지 않다. 동상에 걸려 발 전체를 잃을 수 있듯이 오줌 누기 전에 먼저 언 발의 상태와 그 제대로 된 처리를 '숙의'해 봐야 할 일이다.

    2026-10-09 00:30:00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65>하양현감 겸재 정선이 그린 대구 '달성원조도'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65>하양현감 겸재 정선이 그린 대구 '달성원조도'

    드디어 대구간송미술관 '겸재 정선' 특별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봄,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삼성문화재단 창립 60주년 기념 '겸재 정선'전이 열렸을 때 함께 기획됐던 특별전이다. 올해는 겸재 정선의 탄신 35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두 기관 모두 겸재 선생을 주인공으로 모셨으나 구성과 출품작은 다르다. 영남의 진경산수를 별도 공간으로 마련해 지역과의 인연을 보여주는 대구간송미술관 '겸재 정선'전은 4부로 이뤄졌다. 1부는 정선이 나고 자라며 평생 화가의 삶을 이어간 수도 한양과 한양의 젖줄인 한강 주변 풍경이다. 2부는 정선이 하양현감과 청하현감을 지내며 둘러보았던 명승명소를 비롯한 서울 이외의 진경산수다. 하양은 지금의 경산이고, 청하는 포항이니 두 곳에서 7년여 를 보낸 겸재 선생은 경상도와 인연이 무척 깊다. 3부는 유명 또는 무명의 위인들 이야기를 그린 고사인물화와 아름다운 꽃과 새, 동물 그림인 화조영모화다. 4부의 핵심은 정선의 상징과도 같은 금강산 그림이다.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정선의 작품 중 먼저 가슴에 꼭꼭 담는다면 국보 '금강전도'가 되겠지만, 대구사람으로서 '달성원조도'도 꼽고 싶다. 대구를 그린 조선시대 작품 중 정선의 손자인 정황(1735-1800?)의 '대구달성도'는 영남대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달성원조도'는 직접 볼 기회가 흔치 않다. 사실은 대구간송미술관에 전시 중인 216점 하나하나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중한 보배이다. 정선의 작품은 사진이나 교과서로 익숙하지만 실물을 내 눈으로 마주 대했을 때 원작에서 느껴지는 감각과 감동은 차원이 다르다. 우리나라 화가의 최고봉인 화성(畵聖)으로 불리는 겸재 정선이다. 달성, 곧 대구를 멀리서 조망한 '달성원조도'는 하양현감 시절 그렸을 것이다. 산들이 첩첩하고 산과 언덕으로 둘러싼 가운데 우아한 담채로 경관을 원근감 있게 표현했다. 앞쪽의 소나무 아래 높은 곳에 갓 쓰고 도포 입은 인물들이 달성을 바라본다. 임진왜란 때 파괴된 대구읍성이 다시 축성되기 이전이라 정황의 '대구달성도'와 달리 성벽이 없고 경상감영의 높직한 기와지붕과 문루, 빼곡한 집들만 보인다. 희귀하게도 조손(祖孫) 두 분이 대구를 그림으로 남겼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기운이 통한다는 '조손일기(祖孫一氣)'라는 말이 실감난다. 대구의 미술사연구자

    2026-10-08 21:39:56

  • [날씨] 10월 9일(금)

    [날씨] 10월 9일(금) "대체로 맑음"

    2026-10-08 18:42:15

  • [광장-이춘근]  미중 정상회담과 미중 관계의 본질

    [광장-이춘근] 미중 정상회담과 미중 관계의 본질

    2026년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예외적으로 빈번히 만나는 해가 됐다. 이미 5월과 9월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트럼프-시진핑 간 공식 양자 정상회담이 열렸고, 다가오는 11, 12월 다자적 국제회의에서 두 정상이 또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세계 패권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다투는 두 나라가 한 해 동안 네 번씩이나 만난다니 외교사상 신기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과 9월의 정상회담은 미중 관계의 본질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진짜 존경과 우정이 존재하며 두 나라 사이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했다고 믿을 만큼 휘황찬란한 모습을 연출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지극한 환대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미국의 비평가들은 왜 공산주의 독재자에게 붉은 융단을 깔아주며 환대했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겉모습만 보기에 지난 9월 하순의 미중 정상회담은 세계에 평화가 도래한 것처럼 보였고 시진핑 주석은 극진한 환영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국제관계에서 겉모습과 본질은 언제라도 다르다. 외교관들은 거짓말에 능통하며 외교는 그 같은 거짓을 마치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500년 전 영국의 유명한 외교관이었던 헨리 와튼 경은 "대사(大使)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라고 외국에 파견된 정직한 사람들"이라는 기막힌 정의를 내린 바 있었다. 오늘날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 과거 대사가 하던 일을 대통령, 주석 등이 직접 행하고 있다. 대부분 평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9월 하순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을 진정 융숭하게 대접했던 것처럼 보도하고 분석하지만, 실상을 다시 상세하게 분석해 본다면 트럼프는 9월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을 모욕하고 멸시했다고 평하는 게 오히려 더욱 타당하게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은 겉으로는 화려한 외교 무대를 펼치는 듯했지만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미중관계의 불편한 본질들이 노골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표현됐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현안 문제들을 돌파하는 데 아무런 결정적 기여를 하지 못했으며 두 나라 사이에 이루어진 몇 가지 약속들도 대개는 기왕에 양국 간 이루어졌던 약속들의 재탕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교묘하게, 그러나 누가 보아도 분명하게 시진핑을 능멸했다. 회담이 끝난 후 열린 만찬장에서부터 트럼프는 시진핑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주려고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논의해서 만들었다는 조각품은 미국을 상징하는 흰머리 독수리상이었다. 흰머리 독수리는 '자유를 향해 비상(飛上)하는 미국의 정신'이라고 해석되는 미국의 국조(國鳥)다. 시진핑은 이 선물을 어디에 가져다 놓아야 할까?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흥을 돋우기 위해 동원된 미국 해병대 군악대는 시진핑에게 더욱 기막힌 노래와 음악을 부르고 연주했다. 대만의 대중가요, 프랑스 혁명을 묘사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내일이면(One Day More)'이라는 혁명의 노래,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중가요로 '옛날이 좋았다'라고 해석되기도 하는 노래가 그것이다. 김정은을 초대해 놓고 대한민국의 유행가를 불러준 꼴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노래는 중공에 반대하는 홍콩의 시위대가 매일 부르던 반항의 노래로서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금지곡으로 지정한 바 있었다. 백악관 만찬에서 불려진 중국 가요는 후진타오, 원자바오 시대를 그리워하는 노래들로 중국의 반시진핑 세력이 좋아하는 노래다. 마지막 날 트럼프는 시진핑을 국립문서보관소로 초청, 미국의 보물들인 독립선언서 원본, 헌법 원본 등을 보여 주었다. 독립선언서의 내용은 첫째, 모든 국민은 평등하며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 둘째, 정부는 이 같은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설립되는 것이다. 셋째 국민은 이 같은 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 정권을 축출할 수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시진핑은 트럼프가 이 문서들을 자신에게 보여준 의도가 무엇인지를 잘 알 것이다. 시진핑은 피곤을 핑계로 겨우 10분 정도 머물다 국립문서보관소를 떠났다. 미국은 정상회담 직후 대만에 대한 F-16 V 전투기 제공, 일본 기지에 공격용 미사일 공식 배치, 지구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 등 중국을 분노케 하는 조치들을 쏟아내고 있다.

    2026-10-08 10:31:27

  • [매일춘추-서효봉] 우리가 연결된 모양

    [매일춘추-서효봉] 우리가 연결된 모양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돌, 한글날 제정 100돌, 훈맹정음(한글점자) 반포 100돌이 겹치는 해다. 묘하게 숫자가 딱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를 '한글의 해'로 지정하고 전시, 문화행사,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한편, 교보문고는 한글날을 맞이해 '2026 한글날 프로젝트'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김애란, 은희경, 최은영 등 작가 7명이 아끼는 우리말을 나누고, 쓰고, 간직하는 한글날 기획전이 열렸다. 굿즈도 다양하게 제작해 판매 중이다. 올해 한글날은 그만큼 특별하다는 의미다. 한글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았다.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한글의 자음은 혼자서는 소리가 되지 못한다. ㄱ은 ㅏ를 만나야 '가'가 되고, ㄴ은 ㅗ를 만나야 '노'가 된다. 모음도 홀로 서지 않는다. 소리 없는 ㅇ이라도 곁에 둬야 비로소 '아'라는 글자가 된다. 한글은 처음부터 자음과 모음이 서로 기대야만 소리가 나도록 만들어진 글자다. 이번엔 글자의 모양을 살펴보자. 한글은 알파벳처럼 낱자를 옆으로 늘어놓지 않는다. 초성과 중성, 종성이 한자리에 모여 어깨를 맞대고 한 글자를 이룬다. '사람'이라는 두 글자 안에도 다섯 개의 낱자가 서로 기대어 서 있다. 하나라도 빠지면 그 말은 완성되지 않는다. 모음을 만든 원리에도 같은 생각이 담겨 있다. 세종대왕은 하늘을 본떠 점(·)을, 땅을 본떠 ㅡ를, 사람을 본떠 ㅣ를 만들고, 이 셋을 이어 붙여 나머지 모음을 지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서고, 셋이 만나는 자리에서 소리가 생겨난다. 한글의 모음은 세상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의 모양이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자. 길을 걷다 만나는 것들, 도로의 표지판, 뭔가를 알리는 안내판, 건물에 달린 간판, 굴러다니는 전단지에도 한글이다. 시선을 나에게 옮기면 책에도, 노트북에도, 휴대폰에도 온통 한글이다. 항상 곁에 있어 그 소중함을 모르는 가족처럼 말이다. 어쩌다 해외에 나가 한글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온통 다른 나라 언어로 되어 있는 낯선 곳에서 한국 사람이 발신한 글자를 내 눈으로 수신하는 순간 안도감이 들고 마음이 든든해진다. '우리'라는 글자가 저절로 떠오른다. 난 어쩔 수 없이 한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글자 뒤에 사람을 생각해 본다. 이 글자를 쓴 사람은 누굴까. 왜 썼을까. 어떤 마음으로 썼을까. 글자는 '나'와 '너'를 연결한다.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그 모양을 통해 '우리'라는 연결된 세계로 들어간다. 어쩌면 우리가 연결된 모양, 그걸 '한글'이라고 부르는 걸지도 모르겠다. 지금 당신도 한글로, 나와 만나고 있으니까.

    2026-10-08 09:37:52

  • [사설] 죄수가 "나 화났다, 석방해 달라"며 대통령 협박하는 나라

    범죄를 지어 복역(服役) 중인 죄수가 '더 못 참겠다. 나 많이 화났다. 석방해 달라'며 현직 대통령을 협박(?)하는 일이 벌어졌다. 가석방 안 해주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음도 시사(示唆)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변호인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 이 전 부지사가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다"며 공개적으로 '가석방'을 요구한 것이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지난달에도 "대북송금이 정말 조작이면, 공소취소를 외치기 전에 이화영부터 당장 석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바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2024년 총선 후 수원구치소를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여러분들도 누군가 대속(代贖)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라는 발언도 했다. 민주당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이화영 석방과 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를 열어 여러 증언(證言)을 청취했다. 하지만 조작기소를 증명할 증거는 없었고, 검찰의 수사가 적법했음을 보여주는 증언들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도 추진했으나 지지율 추락에 막혀 실행하지 못했다. 대법관 재제청 충돌 역시 대통령 재판 지우기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이화영 측이 "가석방"과 "대속"을 입에 올리며 이처럼 대통령을 공개 압박할 수 있는 배경에는 '내가 죄인이면 대통령도 죄인이다. 나를 풀어주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 '희대의 대통령 압박 막장극'은 우리나라 선거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준다. 범죄 혐의가 농후(濃厚)함에도 '재판 시간 끌기'와 '방탄 국회' '오리발 여론전'을 펼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과(後果)는 명백하다. 범죄자에 약점 잡힌 대통령, 자기 재판 문제가 눈에 어른거리는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에 전념할 수 있겠나.

    2026-10-08 05:00:00

  • [사설] 농민 투기꾼 취급 논란 농지 조사, 국토 정보는 中·러로?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農地) 전수조사 과정에서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된 284만 필지(50만㏊)를 정밀 조사하기 위해 투입한 드론 103대 중 91.3%(94대)가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DJI사 드론으로 드러났다. 또 드론이 촬영한 자료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는 러시아 회사가 제작한 '메타셰이프'로 확인됐다. 농지 조사 대상에는 군사분계선과 맞닿은 경기·강원 접경 지역도 포함됐는데, 이곳에 투입된 드론 42대 중 95.1%(39대)도 DJI 제품이었다. 문제는 중국산 드론을 둘러싼 정보 유출(情報流出) 논란이 미국, 영국 등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군 역시 국가 안보와 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중국산 드론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지형과 시설물을 3차원(3D)으로 재구성하는 러시아산 소프트웨어 '메타셰이프' 역시 심각한 보안(保安)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스위스, 덴마크, 독일 등은 메타셰이프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소프트웨어로 대체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아무런 보안성 검토 없이 중국산 드론과 러시아산 소프트웨어가 농지 전수조사에 마구잡이로 투입되는 것을 방치(放置)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농지 조사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토 전반에 대한 정보가 자칫 중국과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북한의 파병으로 인해 북·중·러 간 밀착(密着)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이다. 중·러로 유출된 국토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갈 경우 안보 위협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송 장관은 대통령이 '농지 투기 근절과 경자유전 원칙'을 강조하는 말 한마디 했다고 해서, 농지 가격 폭락과 농민 삶 파괴, 국가 안보상 위험성 등에 대한 아무런 검토나 예방 조치 없이 막무가내로 농지 전수조사를 밀어붙인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2026-10-08 05:00:00

  • [사설] 관세 대가라는 대미 투자, 시험대 오른 한미동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한국의 1천500억달러 조선업 투자를 두고 "한국이 관세를 낮추기 위해 대가를 치렀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국 투자가 확정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 사업이 사실상 합의된 듯 발표하기도 했다. 안보에서는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한미동맹이 통상과 안보 양쪽에서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한중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미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은 최근 한국의 대중(對中) 접근과 중국 내 반도체 투자를 문제 삼으며 미 행정부에 한국 정책을 점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북정책은 더 심각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북미대화의 '피스메이커'가 돼 달라고 하고 자신은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다. 그러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한국과 마주하는 것 자체가 "악몽"이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페이스메이커는커녕 대화조차 못 할 판이다. 자주국방과 동맹 현대화도 충돌 소지가 크다. 정부의 국방비 확대, 전작권 전환, 방위 책임 강화는 미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 요구와 일부 접점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 현대화는 중국 등 역내 위협 대응과 주한미군 역할 확대를 지향하는 만큼 대만 유사시 한국 연루(連累) 우려 등 불확실성을 키운다. 정부는 대미 투자의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하지만 트럼프는 관세 인하의 대가라고 못 박고 알래스카 LNG 투자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 한중관계 복원, 남북대화, 전작권 전환까지 상충하는 목표를 '실용'이라며 좇고 있다. 선택권이 있다면 실용이지만 선택을 강요받는 순간 딜레마가 된다. 정부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양보할지 분명히 정하지도 못한 채 휘둘리고 있다. 미국은 통상과 안보에서 선택을 요구하고 북한은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 외교 선택지를 넓히겠다던 실용외교가 오히려 선택지를 좁히는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

    2026-10-08 05:00:00

  • [관풍루] 여권, 대법관 재제청 사태 두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카드 만지작

    ○…미사일 쏘고 지뢰 폭발 사고 터져도 큰소리치는 북한 이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도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관련해 "더 기다리기 힘들다.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다"며 가석방 요구. 대체 뭐가 있는 걸까. ○…여권, 대법관 재제청 사태 두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카드 만지작. 김민석 민주당 대표 앞서 이와 관련해 사법개혁 방아쇠라고 했는데 그 총구가 정권으로 향하지 않으리란 자신이 있는지…. ○…추경호 대구시장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서 "백팩 메고 현장 누비며 직접 시민 목소리 들었다"고 말해…. "시민들 기대 저버리지 않겠다" 초심(初心) 잊지 말고 대구 시정 이끌어주길.

    2026-10-08 05:00:00

  • [날씨] 10월 8일(목)

    [날씨] 10월 8일(목) "맑음"

    2026-10-07 18:43:05

  • [이춘호의 미각기행]  시인다방의 추억

    [이춘호의 미각기행] 시인다방의 추억

    10월로 접어들면 햇살의 입사각이 달라진다. 칼질에 따라 음식 물성이 달라지듯 계절도 그렇다. 하늘에 머물던 습기도 거의 말라버린다. 구름이 설 자리가 없다. 애국가 3절의 서두,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의 심도가 그대로 전해진다. 그 삽삽하고 냉랭한 심사의 끝자락을 절묘하게 건드리는 예술가가 있다. 그가 바로 '시인'(詩人)이다. 그래서 그럴까, 11월 1일은 '시의 날'. 아무튼, 그 시절 시인들은 집이 있으나 마나였다. 다들 다방에 '짱박혀' 있었다. 시인이 다방과 동격이 된 시절인 탓이리라. 그 언저리에서 '시인다방'의 추억은 낭만의 속도로 무럭무럭 자라났다. 시인다방은 '예술치외법권구역'이었다. 시인에게 기행은 작품만큼이나 소중했다. 하나의 '멋'으로 통용됐다. '형용사의 가을'이란 시를 적은 이재행은 '폭압적 기행'으로 신출귀몰했다. 지금 같으면 문제가 됐을 수도 있는 일인데도 당시는 '시인이니깐'이라며 넘어갔다.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 문학상을 받은 장정일, 그의 뮤즈이기도 했던 박기영은 중앙파출소 옆에 있었던 심지다방을 축으로 야성의 원형질을 좇아다녔다. 그 옆에는 늘 시인다방이 '호위무사'로 엄호했다. ◆왕비다방과 김춘수 "왕비, 정확한 이름은 커피숍 왕비. 2층에 기성세대, 어둡고 칙칙한 3층은 20대 청춘. 2층을 통과해야 3층이 나온다" 소설가 박일문의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작 '왕비를 아십니까?'의 초입부이다. 훗날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란 장편소설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박일문은 본영당 서점 옆 왕비다방 3층에서 그 소설을 구상했다. 왕비는 60년대와 80년대 다방문화의 가교였다. 50~60년대 유명했던 예술가들의 사랑방 구실을 했던 고풍스런 다방들도 고급 시설을 앞세운 세련된 젊은이 취향의 다방군에 밀려 하나둘 자취를 감추게 된다. 갈 곳이 마땅찮았던 예인들을 향해 왕비가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그 축은 김춘수였다. 그는 마담과 여종원을 '장미'로 봤다. 그만의 연심(戀心)이 시심(詩心)으로 싹틔운 공간이었다. '가고파'의 작사자 노산 이은상도 대구에 오면 여기서 사람을 자주 만났다. 1996년 파동에서 한정식당을 오픈한 김옥주 사장이 왕비의 산파역이다. 1976년쯤 도산 직전의 호다방을 인수해 왕비로 재탄생시켰다. 레이디 퍼스트 원칙을 고수했다. 비슷한 또래의 손님이 들어오면 여성한테 먼저 주문하고 커피도 여성한테 먼저 주었다. 제대로 대접 받고 있지 못하는 여성들을 최고를 모신다는 취지로 다방 이름까지 '왕비'로 정했다. 커피잔도 좀 특별난 걸로 구입했다. 남성용은 좀 투박한데 비해 여성용은 당시 최고급 커피잔으로 평가받고 있던 행남자기 브랜드로 정했다. 2층은 늙은 손님들, 3층은 대학생 등 젊은이들의 공간이었다. 왕비의 전통은 1979년쯤 대백에서 중앙파출소로 가는 길 오른편 아세아 다방으로 옮겨간다. 2년 정도 머물다가 1981년쯤 대백에서 동아양봉원 가는 길에 있었던 클래식 전문 다방 '예전'으로 이동한다. ◆심지로 달려간 시인들 1980년대 대구는 '시의 벙커'였다. 동인지 활동하던 진보적 시인들의 거점은 다방이었다. 코리아백화점 옆 '왕비', 대구백화점 옆 '유경', 동성로 은하·아세아·맥향·심지 등지로 분산돼 포진하기 시작한다. 왕비·유경에는 나이든 시인, 아세아에는 룸펜스타일의 시인, 예술지상주의파들은 중앙파출소 옆 '심지', 그리고 '올림푸스' 등으로 모여들었다. 원래 60년대 생겨 히피문화의 산실이었던 서울 명동에 있었던 심지(1972년 폐업)의 기운이 대구로 틈입한 것이다. 1978년쯤 박덕규, 박기영, 박상봉, 권태현 등 59년생 지역 문학청년들이 모여 결성한 오구(烏口) 동인들도 심지로 모여든다. 부산의 이산하, 훗날 영화평론가로 더 잘 알려진 하재봉, 서울에선 명상서적 전문 출판가로 잘 알려진 류시화, 그리고 이문재, '입속의 검은 혀'란 시집로 잘 알려진 기형도 등이 마치 성지순례코스처럼 심지를 거쳐갔다. 연이어 장정일, 이인화, 안도현, 구광본, 이정하 등도 소문을 듣고 거기로 모여든다. 1983년 4월 박기영·장정일·안도현·박상봉·권태현·김상윤이 심지에서 국시동인을 결성한다. 그 시절 심지는 삶의 행로를 찾지 못한 지역 문학청년들에겐 '해방구'였다. 광장은 탄압받고, 대신 골목문화가 활기를 띨 수밖에 없었다. 각종 시동인지가 '자유의 바람'을 몰고 온다. '자유시', '형상', '오늘의 시, 자연시, '국시' 등이 질경이처럼 태동한다. 1980년 어름 시청 옆에 있다 바로 사라진 대안 복합문화공간이었던 '분도소극장'과도 연동된다. 심지는 정식 허가받은 업소가 아니었다. 지하 주차장 한켠을 막아 다방으로 불법개조했다. 한낮에도 심지는 어두컴컴했다. 일반 손님들이 그곳을 좋아할 리 만무했지만 혈기방장한 문인들에게 적격이었다. 박기영은 그곳을 그리스 신하에 등장하는 지하세계 '하데스'로 명명했다. 그곳에 가면 주인 몰래 공짜 커피를 주는 덧니 난 20대 초반의 레지 이양이 그들을 살갑게 대해주었다. 하지만 바뀐 주인이 그들의 열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심지파들은 거처를 옮긴다. 2000년쯤 취재를 위해 심지를 찾은 날의 기억이 새롭다. 그 자리에는 협성교육재단측이 신축중인 지하 1층 지상 11층 높이의 우봉빌딩이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대구 시인다방 연대기 요즘 전국적 가맹점으로 연결된 시 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시' 북토크 행사를 리드하고 있는 박상봉도 한때 '시인다방파'였다. 어머니한테 급전을 받아 보증금 500만원, 월세 25만원 조건으로 그 공간을 얻는다. 그렇게 해서 문화공간 '시인'(중구 봉산동 30의 1)이 태동한다. 배용균 감독의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젊은 스님 역으로 나온 신원섭, 조감독 강충구도 단골이었다. 당시 기자였던 이하석도 병풍처럼 후배 문인들을 감싸주었다. 동성로 길 중간에서 박상봉을 만난 그는 시인다방이 문 닫기 직전이란 말을 듣고 직접 액자까지 만들어주면서 이기철, 이성복, 이태수 등을 동원 '확인될 수 없는 시화전'이란 제목의 10인 시화전까지 진두지휘했다. 장정일은 온종일 시인다방 출입문 앞자리를 독점, 바둑에 매몰됐다. 시인이란 간판만 보고 다 방에 들어온 일반 손님들은 기원인 줄 알고 그만 밖으로 나갈 정도였다. 박상봉은 애써 손님을 잡지 않았다. ◆남은 건 빚 700만원 시인다방 1년 만에 남은 건 빚 700만원이었다. 박상봉은 이 바닥을 뜨려고 했는데 "그건 인생 실패를 의미한다"면서 박기영 등 선·후배들이 앞장서 시인다방 살리기에 열을 올리는 걸 보고 다시 힘을 낸다. 그런 연유로 1986년 5월 당시 한미은행 맞은편 골목 2층에 60여석 규모의 문화동 시인다방(중구 문화동 10의 53)시대가 열린 것이다. 조금은 엉성하지만 정성 가득한 '주간시인'도 발간했다. 1987년 '홀로서기 1'로 베스트셀러작가로 급부상 중이던 서정윤도 기웃거렸다. 하지만 시인다방은 양분되고 만다. 박상봉이 시인다방 시인의 식구 회장이었던 박인수에게 넘기고 1988년 상경했다. 한 언저리에 2개의 시인다방. 옥에 티였다. 박상봉이 떠난 시인다방은 예전 같지 않았다. 박인수도 시인다방을 포기하고 말았다. 철공소 사장이던 허남기, 마지막엔 계명대 철학과 출신 김은희가 전통찻집 스타일로 시인다방 명맥을 이어보려 했지만 허사였다. 1999년쯤 불이 나 소장된 절반의 책이 불타 없어지면서 시인다방도 추억의 뒷장으로 밀려난다. 그 와중에 박상봉은 89년 10월 중앙초등 맞은편에 '그리운 시인'을 열어 팸플릿형 소식지 '괴로운 시인'도 발간하고 1990년부터 안도현, 문형렬, 박연소 등을 초청해 '시인과 독자와의 만남'을 약 20차례 꾸려나가다가 21세기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문닫고 만다. ◆마메종을 아시나요 그 흐름을 잘 흡수한 두 카페가 있었다. 바로 '두레'와 '마메종'(뒤에 나무노래). 두레는 김지하 시인이 무척 아끼던 곳이다. 특히 마메종은 '문화카페'나 마찬가지였다. 1983년 대구시 중구 동산양봉원에서 동인호텔 가는 중간에서 태어난다. 당시 카페 상호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영어로 갈 때 그 카페는 프랑스어를 앞세운다. 바로 '마메종'. 우리말로 옮기면 '나의 집' . 가난했던 소설가 장정일은 허구한 날 외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의리가 있었다. 김수영 문학상을 받자, 즉각 육필 사인이 들어간 시집 사이에 외상값이 든 편지봉투를 집어넣어 정 사장에게 건넨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마메종의 무서운 아이였던 이재행은 툭 하면 싸움질에 돈 구걸을 일삼았다. 그런데 그가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신문보도를 접한 한 단골이 그를 위해 50만원을 쾌척, 그를 위한 모금운동이 이 카페에서 전개됐다. 배용균 감독도 마메종을 지독히 사랑했다. 그의 영화 '검으나 땅, 희나 백성' 촬영 장소 중 하나로 마메종을 집어넣었다. 소설가 이문열은 여기서 대취하면 늘 '잠수타기에 안성맞춤인 술집'이라고 좋아했다. 생태학적 무정부주의자인 영남대 박홍규 교수도 마메종을 거점으로 특유의 독설을 난사했다. 하지만 마메종은 추억카페였다. '주점카페' 시대를 넘지 못한다. 두산오거리 근처로 옮겨 '나무노래'로 복귀했지만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 낭만성이 '댓글리즘'에 압사해버리고 있는 시절인 것 같다. 그래서 열어 본, 조금은 짠하고 아련한 가치가 나름 귀한 대접을 받던 시절의 '훈담'이었다. wind3099@hanmail.net

    2026-10-07 10:39:59

  • [세풍-이용호] 정치판 못 바꾸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세풍-이용호] 정치판 못 바꾸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오늘날 세계는 뭔가 터질 듯한 조마조마한 순간의 연속이다.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력사용까지도 불사한다.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든 것인가! 마치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20세기 초의 정황과 흡사하다. 특히 자유민주주의의 리더로서 전후 세계질서를 담보했던 미국이 경찰국가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점이나, '무력사용금지원칙'과 같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가 흔들린 점 등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동시에 패권국 미국과 패권 도전국 중국 간의 사활을 건 혈투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만 독립 문제, 경제전쟁, 파나마 운하·그린란드의 지배권 문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압송 사태, 이란 전쟁 등은 패권을 둘러싼 양국 간 충돌의 대표적 사례이다. 세계가 제3차 세계대전으로 나아가려고 하는가, 아니면 지역 패권을 수용·승인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려고 하는가! 이러한 '힘의 지배로의 회귀'라는 세계적 큰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과 세수라는 당장의 이익에 도취되어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정치판에서 벌이는 선무당의 칼춤은 점입가경이다. 국가 발전이나 미래 세대를 위한 고뇌는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이러다간 국가의 미래를 송두리째 잃을지도 모른다는 국민의 탄식만이 커지고 있을 뿐이다. 일찍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4류(四流)라고 평가한 바 있다. 요즈음의 정치는 4류라는 평가조차도 후한 점수인 것 같다.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국가와 민족의 번영'과 같은 공동체에 대한 가치가 없다. 그저 그들 집단과 개인의 이익만 존재할 뿐이다. 국가가 망하든, 지방이 소멸하든, 경제가 저성장의 구조에 빠지든, 그것은 관심 밖의 일이다. 그저 자신들의 이익만 침해되지 않는다면 그만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품위가 없다. 정치인이 내뱉는 언어는 천박하기 그지없다. 젊은이들이 배울까 두렵다.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상생(相生)이라는 조화가 없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죽여야 한다는, 극단적 분열과 진영 논리만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정치력이 없다. 정치의 사법화가 심화되면, 결국 스스로 법에 묶여 어떠한 정치력도 발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시대를 읽는 안목도, 최소한의 도덕도, 지도력을 갖춘 정치인도 찾을 수 없다. 그러니 연금·노동시장·교육 개혁, 저출생, 고령자, 국가재정 건전성 등 핵심 국가과제의 해결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있어야 할 것이 없고, 없어야 할 것이 많다. 대통령 4년 중임제나 이원집정부제와 같은 권력 구조의 개편, 국회의원 특권의 폐지·축소,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통한 제3정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의 확대, 부정선거 문제의 명확한 규명, 정치력 복원, 국가기간산업의 균형 발전 등은 꼭 있어야 할 것들이다. 대한민국의 희망인 우리 자식들이 엄동설한에 찬물로 샤워를 해야만 하는 고달픈 시대로 되돌아간다면, 과연 그것을 이겨낼 수 있을까? 어떠한 경우에도 과거의 대한민국으로 추락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바꿔야 하는 이유이다. 이념에 갈려서, 무상정책에 현혹되어서, 정치에 무관심해서 등등의 이유로 정치판을 바꾸는 일을 내일로 미룬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지금 당장,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2026-10-07 05:00:00

  • [사설] 억지스럽고 모욕적인 질의에 당당히 맞선 대법원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침묵을 깨고 작심(作心) 발언을 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에게 일반 증인으로 선서하고 증언하라고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 원칙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 104조를 들며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권한'이라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국회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관여할 수 없다는 그의 주장은 '사법부 독립'이란 헌법 원칙을 상기(想起)시켰다. 또 비상계엄 당시 법원이 협조를 거부한 경위와 서부지법 사태 당시 대응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여권이 제기한 의혹에 당당히 맞섰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의원들의 질의 중에는 억지와 모욕(侮辱)에 가까운 것들이 많았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장 개인 업무추진비로 고가의 술을 구매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망신을 주기 위한 허술한 의혹 제기였다. 손솔 진보당 의원의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느냐"는 질문도 부적절했다. 헌법기관의 수장에게 정치적 낙인을 찍는 듯한 표현을 던지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질문인가.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격을 겨냥한 모욕과 정치적 조롱(操弄)까지 국회의원의 권한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국회는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지만 사법부를 굴복(屈伏)시킬 권한은 없다. 국정감사는 큰소리와 모욕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정치 공세의 무대가 아니다. 질문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비판에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2026-10-07 05:00:00

  • [사설] 빈총 경계·지뢰 도발, 군 수뇌부의 대북 환상이 초래했다

    두 달 전 육군 제1군단에서 '빈총 경계'가 드러난 데 이어 육군 2·3·5군단, 22사단 GP, 해안과 한강 하구(河口)를 경계하는 해병대 2사단 등 동부·서부 전선을 가리지 않고 전방 부대 전반에서 삽탄하지 않고 경계 근무를 서 온 사실이 국방부 감사 결과 추가로 드러났다. 전방 부대의 '빈총 경계'는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2023년 12월 이후 시작됐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2024년부터 군사분계선(MDL)을 수시로 침범하며 지뢰를 매설(埋設)했고, 지난달에는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폭발로 우리 군 장교가 발목을 잃는 등 3명이 크게 다쳤다. 상황이 이럼에도 북한은 사과는커녕 오히려 "한국의 자작극"이라 비난하고,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로 우리를 압박(壓迫)했다. 문재인·이재명 정부가 "싸우지 않는 평화" 운운하며 북한을 옹호(擁護)하고 군 수뇌부도 정권 입맛대로 북한 눈치보기식 대응을 하다 보니 우리 군 기강은 해이해지고, 북한은 우리를 깔보는 것이다. 우리 군의 미온적 대응은 문재인 정부의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기인한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로 조성하겠다며 남북 각각 1㎞ 이내에 위치한 GP(감시초소) 11개 철수, 군사분계선(MDL) 일대 육상·해상·공중에 완충지대(緩衝地帶) 설정으로 적대 행위 및 군사훈련 금지, 비행금지 등에 합의했다. 이는 우수한 정찰 자산(항공·위성)을 가진 우리 군의 대북 감시 능력을 약화시킨 반면 정찰 자산이 부족한 북한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접경지역 훈련 제한으로 한미 연합 대비태세가 약화됐지만 북한은 창린도 해안포 사격(2019년), 전방 GP 총격(2020년), 무인기 침범(2022년) 등 합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했다. 결국 우리 정부가 2023년 11월 9·19 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전면 파기(破棄)했다. 이후에도 오물 풍선 살포, GPS 교란 등 북한의 도발이 계속됐고 우리 정부는 2024년 6월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 5위 군사 강국"임을 강조한다.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은 "내일 전시작전권을 회수해도 스스로 지키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군사력이 세계 5위면 뭐 하나. 전방 부대는 '빈총 경계'를 서고, 북한군이 지뢰로 우리 군인의 발목을 잘라도 대북 방송이나 대북 확성기 재개 등 북한에 타격(打擊)을 주는 실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대통령은 북한군 '도발'을 '불의의 사고'라 부르고 있다. 누구나 남북 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를 바란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 대한 환상만으로 그 소망을 달성할 수 없다. 상호 비례 원칙에 의거(依據)해 단호하게 대응해야만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2026-10-0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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