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1월 20일(화) "대체로 맑겠고 울릉도·독도는 눈"
2026-01-19 18:51:17
[윤명철의 다시 보는 한국역사와 문화] 사로국, 소국들을 통합해 '신라'로 발전하다.
◆신라는 초기부터 국가가 아니었다 신라에 대해서 갖고 있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신라는 기원전 57년에 건국된 이래 초기부터 하나의 통일된 국가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삼국사기』가 신라의 시조를 박혁거세로 하고, 즉위를 기원전 57년으로 기록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후대에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재서술한 기록을 곧 바로 고대 국가로서의 실체와 동일시하는 데에는 문제점들이 따른다. 무엇보다 '건국 연대'와 '국가 형성'은 구분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대 국가의 신화와 역사 사실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은 왕계의 기원을 설명하는 서사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중앙집권적 국가의 성립 시점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신라'라는 국호 자체는 건국한 초기부터 사용된 명칭이 아니다. 처음에는 서라벌(徐羅伐)', 사라, 사로, 서벌, 계림, 신라 등으로 불리워졌다. 지증왕 4년(503년)에 '덕업일신 망라사방(德業日新 網羅四方)'에서 글자를 선택해 '신라(新羅)'로 선포한 것이다. ◆진한 소국은 경상도 일대의 복합 연맹체중국의 『사기』, 『한서』, 특히 『삼국지』 위서 동이전을 비롯한 기록들을 보면, 기원전 3세기 무렵부터 현재의 경상북도 일대에는 '삼한 질서'에 속한 진한 12소국이 존재했다. 고조선의 유민들이 세웠다는 기록처럼 청동기문화를 발전시켜온 토착 집단과 고조선이 붕괴한 후에 남하한 유민 세력이 결합해 형성한 연맹형 정치체였다. 즉 통합된 신라는 단일 종족이나 단일 권력에 의해 일시에 성립한 국가가 아니라, 다수의 소규모 정치 단위들이 장기간 느슨하게 연결된 구조였다. 규모는 크게는 대략 4,000에서 5000가(家), 작은 것은 약 600에서 700가(家)로 구성됐다. 분포한 범위는 오늘날의 경주·대구·영천·청도·포항 등 경상북도 내륙과 포항 영덕 등 동해 남부 연안 일대에 해당한다. 독자적인 생활권과 신앙 체계를 갖고 있었으며, 서로 간에는 정치적 위계가 수평적인 성격이 강했다. 대표적인 소국인 사로국(斯盧國)은 경주 분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이서국(伊西國)은 대구 달성과 현풍 일대를 중심 영역으로 삼았다. 『삼국사기』 파사왕 23년(102년)조에는 사로국이 이서국을 정벌했다는 기록이 보이는데, 이는 진한 내부에서 이미 군사적 충돌과 세력 재편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이서국은 즉각 소멸한 것이 아니라, 3세기말까지 존속하다가 점진적으로 신라에 병합된 것으로 보인다. 김천 일대의 감문국(甘文國)은 큰 고분군이 밀집해있으며, 출토된 유물의 위계와 규모로 보아 비교적 강력한 정치체였음을 알 수 있다. 청도 일대의 근기국(斤伎國) 또한 낙동강 수계와 연결되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규모가 작은 소국들에 대해서도 최근의 고고학인 성과를 토대로 비정이 이루어진다. 영일만 내륙의 도기국, 영천·신녕 일대의 불사국, 경산·하양의 미리미동국, 영천 북부의 우유국, 경주 서북 산간의 호로국, 포항 내륙과 영일만을 잇는 주조마국, 경주 남부의 군미국, 경주 동부의 여마국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신라 역사의 초기 기록들을 보면 또 다른 소국들이 존재했음을 알수 있다. 소국들은 무작위로 흩어져 있던 것이 아니라, 생태환경을 고려하면서 일정한 공간 질서를 형성하고 있었다. 크게 보면 '경주 분지권' '대구–금호강권' '영천–청도 내륙권' '동해 연안 연결권'이라는 몇 개의 권역이 상호 연결된 다핵 구조였다. 단일 중심이 아닌 복수의 중심이 공존하는 연맹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지경학적 조건 역시 이러한 다핵 연결구조를 뒷받침했다. 진한 지역은 산지가 많아 대규모 평야 농업에는 불리했으나, 골짜기 농업과 소규모 경작에는 적합했다. 동시에 백두대간에서 동해까지 연결된 낙동강의 상·중류 수계망을 통해 강상 물류와 강어업이 발달했고, 동해 연안을 따라 연안어업과 원양어업도 이루어졌다. 즉 소규모지만 농업·어업·수공업이 결합된 복합생계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소국들은 기본적인 생활 자급자족이 가능했으며, 외부 교역에 대한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 결과 정치 공동체의 성격은 '영토 국가'라기보다는 혈연, 제의와 생활권이 정치 질서를 떠받치는 '혈연공동체' '신앙 공동체'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내부 상황이 복잡해지고, 외부 세력의 압력이 커질수록 취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각각의 소국들은 경쟁을 통해 살아남거나, 통합을 통해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들어야 했다. 주도권을 장악하는 소국의 등장이 불가피해졌다. ◆사로국이 소국들을 통합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소국들 가운데에서 사로국이 독자적인 외교·군사의 주체로서 기능해지는 시점은 고고학 자료와 문헌 기록들을 종합하면, 대체로 2단계로 나눌 수 있다. 『삼국사기』를 보면 초기부터 이서국(청도), 우시산국(울산), 거칠산국(부산)을, 이어 2세기 들어서면 비지국(창녕), 다벌국(대구), 초팔국(합천), 실직곡국(삼척), 압독국(경산)을 복속시켰고, 계속해서 231년의 조문국(의성)과 236년의 골벌국(영천)에 이르기까지 많은 소국들을 병합했다. 이어 2단계는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를 전후이다. 진한 소국들의 명칭이 문헌에서 사라지고, 고분 구조·부장품 구성·토기 양식 등에서 단일 문화권의 특징이 뚜렷해진다. 이 현상은 신라가 '허약한 연맹체제'에서 '실질적인 고대국가'로 이행하는 전환점임을 알려준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사로국은 중심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었을까? 첫째는 경주 지역이 지닌 생태·지리적 조건이다. 내륙 분지에 위치해 넓은 농토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외부 침입을 방어하는데에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형산강을 통해 영일만과 연결되면서, 내륙과 강과 해양을 동시에 활용하는 강해 교통망을 보유했다. 또한 토기 문화와 유물의 분포도를 보면, 동해남부 해안은 이미 신석기 시대부터 연해주에서 제주도에 이르는 동해 연근해 항로의 중간 거점 역할을 해왔다. 더 나아가 일본 야요이 시대에 혼슈 남부의 시마네현 지역 등과 교류한 흔적들도 확인된다. 아달왕때 사건인 '연오랑·세오녀' 기록은 설화가 아니라, 이러한 해상 교류와 이동의 기억을 반영한 서사로 볼 수 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경주는 항구도시로서 강과 바다를 연결하는 교통의 허브였음을 발표했다.(『해양역사상과 항구도시들』) 경제적인 기반 또한 중요했다. 경주의 주변 지역은 철과 사금, 석재, 점토 등의 고부가 가치 자원들이 비교적 풍부해 수공업과 무기 제작이 가능했고, 풍부한 수자원으로 농업 또한 일정 수준 유지되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묘사된 고래 사냥 장면은 동해 연안에서 해양 어업이 신석기 시대부터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해양 활동은 곧 교역으로 이어졌고, 이는 사로국이 성장하는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둘째 요인은 사로국의 종교적 역할과 위상이다. 건국된 초기부터 정치와 제의가 분리되지 않은 구조를 유지했다. 건국자인 박혁거세의 이름에서 '박(朴)'은 밝음을, '혁(赫)'은 빛남을 뜻하며, 거서간의 '간'은 알타이 문화권에서 군주를 의미한다. 단순한 인명이 아니라, 제의적 권위를 지닌 군주의 성격임을 반영한다. 2대 임금인 남해의 칭호인 차차웅(또는 자충)은 무당이나 제사장을 뜻하며, 3대인 유리 이후 약 350년 동안 호칭으로 사용된 '이사금' 의 '금' 역시 알타이어의 '감' '검' '곰' '고마' '개마' 등과 같이 무당·신을 의미하는 어근과 연결된다. 그렇다면 이 시기까지의 사로국의 군주는 정치적 수장이면서 종교적인 지도자였다. 이러한 구조는 사로국이 진한 연맹 내에서 마한의 '소도'처럼 제의적 중심지를 보유한 일종의 성소국가로 기능하게 했을 것이다. 셋째는 외부 정치 환경의 변화다. 남쪽에서는 가야가 해양 도시국가적 성격을 바탕으로 국제 교역을 확대하며 국력을 키웠고, 3세기말 쯤부터 신라와 갈등을 벌였다. 서쪽에서는 마한을 통합한 백제는 4세기 중반부터 압박을 가했다. 심지어는 왜구의 침입이 자주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한 소국들은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고, 이 시기를 전후해 사로국 중심의 통합은 사실상 완성 단계에 들어선다. 여기에 400년에 광개토태왕이 보기 5만을 신라 영내로 진격시킨 사건은 진한 지역의 정치 체제와 군사 조직, 세계관 자체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503년에 지증 마립간은 임금의 칭호를 '왕'으로 변경하고 국호도 신라로 확정했다. 이 무렵에 백제와 가야 또한 국명을 한자식으로 정비하며 고대 국가로서의 외형을 갖춘다. ◆신라의 통합 방식과 체제는 한국사회의 모델 사로국이 중핵이 되어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방식과 과정은 매우 독특하다. 패배한 소국들의 지배층은 배제하지 않고 신귀족으로 편입했으며, 골품제와 관등제를 통해 국가 질서 안으로 흡수했다. 사로국은 초기부터 박·석·김 세 성씨가 교대로 왕위를 계승하는 합의적 구조를 활용해서 초기의 분열을 해소시키고 결속을 강화시키는 체제였다. 확장해가는 신라는 이러한 시스템과 세계관을 활용하여 군사력을 동원한 단 번의 정복이나 강압적인 통합을 추진하지 않았다. 물론 『삼국사기』 등의 기록을 보면 전투 행위들이 몇 차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교역을 통한 연결, 동맹의 확대, 제의 체계의 통합, 행정 질서의 편입, 그리고 제한적인 군사 압박들이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루어진 결과였다. 최근에 골벌국으로 비정되는 영천의 완산동 고분에서 5세기말 6세기 초의 것인 금동관, 유리구슬 목걸이, 금동제마구류 등이 출토됐다. 이것은 소국 세력들의 자율성이 오랜기간 동안 보장됐을 가능성을 알려준다. 필자는 시로국이 성공시킨 고구려·백제· 가야 등과 차별성있는 통합 방식은 이후 약소국인 신라가 삼국 통일을 추진하는 사상적인 기반과 제도적인 모델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아울러 오늘날 지역 분열과 갈등, 통합의 방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현실에서 검토하고 모델이 될만한 역사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동국대 명예교수·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대 교수
2026-01-19 15:19:35
〈이름으로 부르려니까요〉 , 비워 뒀어요 낮이 가기 전엔 사랑도 하지 말고 그림도 그리지 말래서요 흘겨 쓴 글씨는 개미가 주워 먹게 하고요 는 눈을 감아요 사탕 하나 까 넣어 주죠. 그사이 하품도 잃어버리고, 커튼 아래도 잃어버리고, 흉 진 데 바를 연고도 잃어버리고 흉도 잃어버리고, 오래된 수첩과 땡볕과 에게 줄 선물도 잃어버리고 잃어버림도 잃어버리고 나면 달콤한 태양만이 떠 있지 않나요 아직 가라앉기엔 부푼 바람이 아랫입술을 간지럽히는데 밤은 오래 굴려서 먹어요 눈 뜨면 빛 벌건 도시일 테니까요 아무리 눈을 감아 봐도 눈을 감겨 봐도 이름으로 부르려니까요 입속에 들러붙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이제 그대 사랑하는 이름으로 채워 넣어요, 〈시작 노트〉 호명은 많은 것을 담는 동시에 결정합니다. 김소월이 누이를 부르고, 파스가 멜루시나를 부르면 그들의 무궁한 이야기가 터져 나오지만 그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호명하지 않으면서 호명하는 시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라도 이 시를 선물하며 애틋할 수 있도록, 각자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비워 두었습니다.
2026-01-19 06:30:00
[사설] 한동훈 전 대표는 무엇을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과 국민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除名)' 처분에 대해서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 보복의 장면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우리 당에 대한 마음을 거두시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당원 게시판' 문제로 제명 처분한 것은 지나치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전략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그러나 당 대표 가족이 대통령 부부를 격하게 비난하는 글을 다수 올린 것 역시 문제였다. 윤석열 정부 당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 탄핵 남발,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탄핵 등 윤 정부가 무너진 데에는 한 전 대표의 책임이 크다. 당 대표가 거대 야당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내부 분열을 방치 또는 야기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이다. 한 전 대표는 이 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당원 게시판' 관련 사과도 마찬가지다. 한 전 대표는 논란이 된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解明)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당에 요구할 것은 요구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사과는 두루뭉술했고, '정치 보복' '선거 앞에 국민들이 마음을 거둘까 걱정' 같은 딴소리를 했다. 당원 게시판 사태가 커지고 당과 국민에게 부담이 된 점은 걱정하면서도, 근본 논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나 해명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윤 정부에서 한동훈을 빼놓을 수는 없다. 만약 한 전 대표가 윤 정부 실패·비상계엄·탄핵·국민의힘 지리멸렬·보수우파 국민들의 절망(絕望)에 자신은 책임이 없고, 오히려 자신에게는 비상계엄을 저지하고 보수를 지킨 '공(功)'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정치를 접는 것이 옳다. '극성 한동훈 팬'도 있지만, 많은 보수 우파 국민들이 한동훈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 이유를 알아야 진짜 사과할 수 있고, 새출발할 수 있다.
2026-01-19 05:00:00
[사설] 통합특별시 정부 지원, 대구경북도 통합 논의 서둘러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광주전남 통합특별시에 인센티브로 4년간 모두 40조원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 부시장 차관급 격상 등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지역으로 우선 고려하며, 입주 기업에 대한 보조금 및 세금 감면 등 파격적인 지원책(支援策)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특별법안을 6·3 지방선거 전에 처리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를 시작으로 불붙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통합특별시' 출범 노력에 정부가 적극 지원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지원이 최근 갑자기 결정된 것은 졸속(拙速) 우려와 함께 지방선거를 노린 정략적 매표(買票)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기존의 지방 교부세와 별도로 가칭 '행정통합 교부세'를 만들고,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 기존의 27조원에 더해 10조원을 추가로 더 지출 구조 조정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남는다. 사실상 재원(財源) 마련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는 셈이다. 당초 정부는 일부 여야 국회의원과 대전충남 측에 각각 연 1조2천억원 정도 지원하는 통합 인센티브안을 비공개(非公開)로 설명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갑자기 청와대 지시로 지원 규모가 2배로 증가했고, 광주전남도 덩달아 연 5조원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여당의 핵심 텃밭인 광주전남과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激戰地)가 될 충청 지역에 지원이 집중되는 모양새이다. 반면에 그동안 지방에서 요구해 온 권한과 재정 이양은 빠져 있다. 대구경북은 행정통합의 원조(元祖)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여당이 제시한 파격적인 인센티브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마땅히 찾아야 할 몫을 어리석게 놓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코로나19·대구시장의 중도 사퇴 등 대내외적 변수로 인해 주춤하고 있는 대구경북 통합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2026-01-19 05:00:00
[사설] 인공지능(AI) 기본법, '세계 최초'보다 예측 가능성 무게 둬야
우리나라가 오는 22일 '인공지능(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전면 시행한다. 먼저 관련 법을 제정한 유럽연합(EU)이 단계적 적용을 선택한 것과 달리, 한국은 규제 시간표를 앞당겨 세계 최초로 법적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전략 자산인 AI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최초'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의 혁신 동력을 저해(沮害)하지 않는 '예측 가능성'이다. 법안은 국가인공지능위원회와 AI 안전연구소를 제도화하는 한편 의료·에너지·채용·금융 등 생명과 기본권에 직결된 영역을 '고영향(高影響) AI'로 정의해 관리 의무를 부과한다. 설명 가능성 확보, 생성형 AI 결과물 워터마크 표시 의무 등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문제는 현장 수용성이다. 스타트업 업계는 과태료 액수가 아니라 모호한 법적 기준이 불러올 사업의 불확실성을 걱정한다. '고영향' 범주가 추상적이고 사후(事後) 판단에 의존할 여지가 커서다. 즉 기업 채용 보조, 금융 마케팅, 식단(食單) 추천 AI 등이 개발 후 '고영향' 범주에 포함되면, AI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거나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생성형 AI 워터마크 표시 의무도 인간 창작과 AI 보조가 결합된 결과물의 범위 설정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국내 기업은 시정 명령과 조사의 직접 대상이지만 해외 빅테크는 국내 대리인 제도를 통해서만 간접 규제할 수 있어 역차별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AI 스타트업 대다수가 대응 체계를 못 갖춘 상황에서 이런 규제는 기술 발전의 이정표(里程標 )가 아닌 진입 장벽으로 작동할 수 있다. 정부는 1년 계도 기간을 단순 유예가 아닌 규제 구체성을 확보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산업별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스타트업에는 표준화된 준수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 AI 기본법의 성패는 시장이 안정적 혁신을 이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이 아니라 산업과 공공 안전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2026-01-19 05:00:00
[관풍루]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불평등 심화와 부의 양극 우려.
○…지방선거 앞두고 불법 현수막에 도심이 몸살, 미관 해치는 데다 혐오 문구로 시민들 정신 건강까지 위협한다고. 강풍 부는 겨울엔 보행자 안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우려도. 제발 시민 신체·정신 안전제일! ○…최근 외신이 집중 조명한 한국의 '영포티'(young forty) 현상, 과거 권위적 기성세대 비꼰 '꼰대'가 '영포티'로 대체된 건데 젊어 보이려 애쓴다고 욕먹는 샌드위치 세대의 비애는 누가 헤아릴까.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불평등 심화와 부의 양극 우려. 'AI 패권' 경쟁이 숨가쁘게 진행되는데 상응하는 사회 안전망 논의도 시급.
2026-01-19 05:00:00
[날씨] 1월 19일(월) "대체로 흐리고 지역에 따라 눈 또는 비 오는곳 있겠음"
2026-01-18 18:38:41
[사설] 북한 선전 도구 노동신문 자유 열람,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부가 북한 노동신문을 '특수 자료'에서 '일반 자료'로 재분류함에 따라 일반 국민들도 국회 도서관을 비롯해 전국 181개 기관(국립중앙도서관 및 소속 도서관, 국책 연구 기관 자료실, 일부 대학도서관, 정부 기관 자료실 등)에서 자유롭게 열람(閱覽)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노동신문을 열람하려면 신분 확인 및 열람 목적 등을 제출해야 했다. 노동신문은 북한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신문이 아니다. 북한 노동당의 노선·정책·이념을 대내외에 선전·전달하는 매체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가 선전, 체제 찬양, 한국 사회 부정적 묘사, 반미·반자유민주주의 메시지가 주를 이룬다. 노동신문 열람 자유화에 대해 통일부는 "국민이 북한의 실상(實相)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노동신문 열람 자유화를 주장해 온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는 적대적인 정보까지 접할 자유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개해야 북한의 허술함이 드러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 논리라면 '마약'도 국민에게 자유화해 '마약 폐해'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성립할 수 있다. 북한은 휴전선 인근 '대북 확성기'에도 펄쩍 뛰었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는 확성기와 대북 라디오 방송도 중단했다. 그러면서 '남북 긴장 완화·대화 여지 마련' 일환(一環)이라고 했다. 선전 활동이 얼마나 무서운지 북한도 알고 우리 정부도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북한의 일방적인 '체제 선전물' '한국 비판물'을 한국에 자유롭게 풀어 놓았다. 북한 노동당의 공식 기관지를 '일반 자료'로 분류함으로써 향후 국가보안법 적용 기준 역시 자의적·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排除)할 수 없다. 무엇보다 북한이 선전을 위해 교묘하게 꾸며 보도하는 내용이 '사실'로 인식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허위 조작 정보·가짜 뉴스를 처벌하겠다고 하면서 그보다 훨씬 악의적이고 위험한 노동신문을 자유롭게 열람하도록 하겠다니 앞뒤도 안 맞다. 도대체 뭘 노리고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2026-01-16 05:00:00
[사설] 민주당, '2차 특검'은 강행 '통일교 특검'은 신천지로 물타기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 법안 강행 처리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통일교 특검법 관련 쟁점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국민의힘과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도 포함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입장 고수(固守)에 국힘은 "만에 하나 (특검을) 하더라도 (통일교와 신천지를) 별도 특검으로 갔으면 좋겠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거대 여당 뜻대로 3대 특검은 연장하고 여권 인사도 포함된 탓에 부담스러운 통일교 게이트 특검은 '신천지 물타기'로 일단 막아낸 셈이다. 3대 특검은 사상 최장(最長)인 6개월이나 운영됐다. 각 특검의 활동 기간을 나눠 붙이면 무려 1년 반이나 되는 엄청난 시간이다. 파견 검사 126명, 수사 인력 500여 명 등 규모도 유례가 없을 정도다. 수백억원이 들어간 예산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부족하다면 특검의 무능(無能)을 탓해야지 오히려 특검을 연장하자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런데도 강행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여권 인사인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마저 "자칫 정치 보복으로 비칠 수 있다. 거둬들이는 게 좋겠다"고 했겠는가. 법원행정처도 앞서 "3대 특검 연장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며 '2차 종합 특검'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존 수사와의 중복으로 특검 수사의 효율성이 높지 않고 통일교 특검과 '수사 범위'가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거대 여당은 이러한 우려와 지적에 귀를 닫고 사실상 특검 연장인 2차 종합특검을 밀어붙였다. 민주당의 특검에 대한 이중 잣대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의적(恣意的)이다. 결국 이 잣대 때문에 스스로 발목 잡힐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석연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여전히 말 위에 있다. 그런 전투 태세로 가면 다수당으로서의 역할은 굉장히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절대다수당이자 집권 여당 민주당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2026-01-16 05:00:00
[사설] '응급실 뺑뺑이' 방지 대책, 의료 인력 확충 없이는 탁상공론
정부는 심근경색 등 중증 응급 환자를 '지정 병원'으로 즉시 데려가고, 경증 환자는 2차 병원으로 분산(分散)하는 내용의 응급 환자 이송(移送) 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응급실 뺑뺑이로 119 구급차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응급 환자 이송 체계 개선 시범 사업' 방안을 보고했다. 심근경색·뇌졸중·중증 외상·심정지 등 4대 중증 환자의 경우 지역 의료계와 협의해 사전(事前)에 치료 가능 병원을 지정하고, 119가 현장에서 환자를 평가한 뒤 바로 해당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이 핵심이다. 비교적 경증 환자는 2차 병원 응급실 등으로 분산해, 대학병원 등 대형 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몰리는 구조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1월 부산 도심에서 경련 증세를 보인 고교생이 치료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숨지는 등 '응급실 뺑뺑이'는 우리나라 의료 체계의 고질적(痼疾的)인 문제다. 정부는 일이 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놨지만, 미봉책(彌縫策)에 그쳤다. 중증·경증 환자 분리 이송 방안은 이전에도 나왔으나,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이번에 정부가 밝힌 이송 체계 개선안도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많다. 정부안은 응급 환자의 신속한 이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환자의 적정 치료를 보장(保障)하지는 못한다. 지정 병원에 갔지만 수술·시술을 맡을 전문의가 없거나 부족하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심근경색 등 중증 응급 환자는 단순히 가장 가까운 병원이 아니라, 관련 수술·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세계적인 기준이다. 정부의 구상이 성공하려면 외과 의사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충원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탁상공론(卓上空論)일 뿐이다. 근본 대책은 명료(明瞭)하다.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공공의료사관학교), 지역의사제 등을 통한 지역 및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확보다.
2026-01-16 05:00:00
[관풍루] 30년째 지지부진한 '대구 취수원 이전' 대신 강변여과수 방안 제시에 완전히 새 국면 맞아.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총, 택배 노동자 수익 보전을 위한 안전수수료 도입안. 택배 기사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노동 강도를 반영하자는 취지. 이러든 저러든 결국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게 뻔한 한계는 왜 모를까. ○…30년째 지지부진한 '대구 취수원 이전' 대신 강변여과수 방안 제시에 완전히 새 국면 맞아. 비용 면에서는 확실히 절감 효과 기대되지만 물의 '질' 면에서도 훨씬 나아야 할 텐데. ○…4월부터 현재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시행되는 '문화가 있는 날' 제도가 매주 수요일로 확대 시행된다고. 경기 냉랭한데 무료·할인한다고 팍팍한 서민 삶에 문화 생활 여유 생기려나.
2026-01-16 05:00:00
2026-01-15 18:56:52
영화감독이 쓴 글은 웬만한 소설가나 시인의 산문보다 좋다. 여기서 좋다는 말은 내 취향에 맞는다는 의미이고, 지리멸렬 복잡다단하지 않다는 얘기다. 영화감독은 시나리오를 통해 쉽고 직관적으로 그러나 자기만의 속내를 압축하여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재주를 지닌 사람이기 때문. 박찬욱의 영화 글은 말할 것도 없고 윤가은의 산문은 유쾌하며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니시카와 미와의 저작도 흥미롭다. 문자로 기록한 메이킹 필름이라고나 할까. 여기에 최종태라는 이름 하나를 더 붙이기로 한다. 2006년 이준기·이문식 주연의 〈플라이, 대디〉를 연출한 최종태의 책 『만신창이의 승자』 는 이렇게라도 버티면서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필사의 분투기이다. 작가 스스로 만신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만큼 영화는 그의 삶을 손쉬운 행복으로 인도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글을 쓰고 각본을 만들고 영화를 찍고 기뻐하거나 좌절하다가 다시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달려가는 과정이 그의 삶에서 행복과 환희를 안겼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책은 총 다섯 편의 영화를 텍스트로 놓고 진행된다. 영화 이야기가 바닥에 흐르지만, 진짜는 그 속에 담긴 인생사 희로애락에 대한 성찰이다. 타고난 불행과 마주하는 법에 관하여, 비루하고 막막한 현실에 대하여 친절한 눈빛과 다정한 어조로 위무해주는 최종태의 글은 묘한 힘이 있다. 단 한 순간도 세상이 내 편이었던 적이 없는 사람들과 나로 사는 게 힘든 누군가에게 다독이는 말들이 고맙다. 이를테면 막다른 길에서 절망을 마주했을 때 극단적 선택 말고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얘기한다. "고요한 밤에 잠들어 있는 자신만의 환희를 발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실한 나와 마주합니다."(63쪽) 신학을 공부한 작가의 이력이 책 곳곳에 인장처럼 새겨있고, 종교와 철학 용어를 최소화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슬그머니 끼워 넣은 통찰이 범상치 않다. 예컨대 학창시절 성경책을 읽으며 신은 매우 불공평한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성경에 나오는 어떤 씨앗이 비옥한 땅에 떨어지면 잘 자라나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자갈밭에 떨어지면 말라 죽는다는 비유를 든다. 그러니까 "'씨앗'이 어떤 특정한 사람이고 '씨앗이 떨어진 땅'이 그 사람 운명이라고 한다면, 신이 정한 운명을 마주한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오직 순종 뿐" 아니겠냐고. 삶의 전제가 이토록 부조리하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고 푸념하는 작가다. 운명이라는 도도한 강물을 건너는 법은 각자가 찾아야 할 일이지만, 최종태 같은 이가 귀띔해준다면 몇 배 수월하고 편안하지 않을까.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는 종교와 많이 닮았습니다. 성공을 해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담을 간증처럼 말합니다."(83쪽) 어느 쪽이든 간증의 핵심은 내 인생이 어떻게 변화했으며, 당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희망과 행복의 판타지를 전파한다는 점에서 같다. "신은 우리가 승진을 하고, 유명해지고, 부자가 되는 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선언하면서,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하며 "그것이 인간이 존엄한 이유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라는 최종태. 작가의 일관된 주장은 가짜 희망이 당신의 행복에 덧씌워질지라도, 우리는 희망을 포기할 수 없고 행복도 포기할 수 없지 않냐는 것이다. 그렇게 『만신창이의 승자』는 지금, 우리가 꿈꾸는 희망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어쩌면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을 테니까.
2026-01-15 15:08:44
나는 솔직히 말해 음악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앉는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도 지역 음악 콩쿠르 심사를 맡았지만, 심사석에 앉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이유는 콩쿠르나 학생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 아니라, 심사의 구조가 연주를 점수로 환산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음악을 온전히 듣는 일이 아니라, 연주를 숫자로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늘 따른다. 준비 상태나 음악에 대한 이해, 앞으로의 가능성은 몇 마디 음만 들어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차이를 숫자로 고정하는 순간, 음악은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 된다. 주최 측은 심사 전 늘 같은 말을 한다. "심사위원들 점수 차이가 어느 정도 나면 학부모들에게 항의가 들어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점수를 비슷하게 맞춰 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이 반복될수록 심사는 공정함보다 민원 관리에 가까워진다. 각자의 기준은 점점 흐려지고, 무난한 평균값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된다. 한 번은 유난히 눈에 띄는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기술을 넘어 음악적 감각과 재능이 분명히 느껴지는 연주였다. 내 기준에서는 망설일 이유가 없는 높은 점수였다. 그러나 옆에 앉은 중심 심사위원이 다른 판단을 내렸고, 점수 차이가 크면 곤란해진다는 걸 알기에 나 역시 점수를 낮췄다. 그날 이후로도 그 학생의 연주는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연주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도 함께 남았다. 공정하지 않은 심사는 단순히 순위를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심사를 믿지 않게 되는 순간, 아이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 역시 함께 흔들린다. 최근 심사에서는 또 다른 난감함을 느꼈다. 연주를 들으면서 동시에 심사평을 작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 귀로는 연주를 듣고, 한 손으로는 문장을 써 내려가는 상황에서 음악을 온전히 집중해 듣기 어렵다. 이는 심사위원 개인의 성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연주가 끝난 뒤 심사평을 작성할 시간을 따로 주는 편이 오히려 더 공정할 것이다. 아무리 작은 지역 콩쿠르라 해도 심사는 공정해야 한다. 그 공정함은 개인의 양심이나 노력만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점수를 즉시 제출하게 하거나, 심사위원 간 점수 사전 조율을 차단하고, 심사 기준을 명확히 문서화하는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다. 이런 기준은 개별 주최의 판단이 아니라, 지역 음악협회 차원에서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주최가 사단체라 하더라도, 대구에서 열리고 대구 학생들이 대부분 참가하는 콩쿠르라면 지역 사회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음악협회 차원에서 공정한 심사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할 수는 없을지 묻고 싶다. 콩쿠르의 의미는 결과가 아니라, 준비하는 시간과 무대에 오르는 과정, 그리고 그 경험이 아이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는가에 있다. 공정한 심사는 개인의 양심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제도가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이 음악을 지켜줄 때, 콩쿠르는 비로소 교육이 된다.
2026-01-15 11:13:58
◆이번주 베스트셀러(2026년 1월 9일~1월 15일 기준) 1. 진보를 위한 주식투자/ 이광수 2.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3. 2026 큰별쌤 최태성의 별별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1,2,3급) 상/ 최태성 4. 2026 큰별쌤 최태성의 별별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1,2,3급) 하/ 최태성 5. 2026 큰별쌤 최태성의 별별한국사 기출 500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1,2,3급)/ 최태성 6. 최소한의 삼국지/ 최태성 7. 엄마가 유령이되었어!/ 노부미 8.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 5 RC/ ETS 9.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 5 LC/ ETS 10.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박곰희 〈예스24 제공〉
2026-01-15 10:22:20
[사설] 곤두박질 원화 가치, 해결 첫 단추는 경제 체질 개선 천명
원화의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열하루째 상승세를 이어온 원·달러 환율(換率)은 14일 장 중 한때 1,479.2원까지 치솟으며 1,480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연말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부분을 고스란히 되돌린 것이다. 당국의 인위적 개입은 오히려 개미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수 기회로 인식되면서 달러 수요(需要)만 부추겼다. 이대로라면 1,500원 선을 위협할 기세(氣勢)다. 세계 무역 시장에서의 원화 가치는 그야말로 바닥이다. 지난 12일 국제결제은행(BIS)은 주요 교역 상대국 64개국 중 원화 가치가 '끝에서 5등'이라고 밝혔다. 특정국의 통화(通貨) 가치를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산출한 '명목 실효(實效) 환율'(NEER)이 우리나라는 86.56으로, 아르헨티나(4.89)와 튀르키예(16.27), 일본(70.14), 인도(86.01)에 이어 꼴찌권이다. 구매력까지 반영한 '실질 실효 환율'을 보면 상황이 더 나쁜데, 원화는 일본(69.4) 다음으로 낮아 64개국 중 63위를 차지했다. 이런 경악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들고 나니 새삼 '대한민국 경제는 정말 괜찮은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당국과 원화에 대한 신뢰도 훼손됐다. 지금의 환율 불안은 일시적 수급(需給) 문제가 아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脆弱性)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다. 수출은 특정 산업과 일부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고, 내수는 소비 위축과 부채 부담에 짓눌려 있다. 여기에다 성장 잠재력 둔화, 생산성 정체, 인구 구조 변화도 겹쳐 있다. 이대로라면 우리 경제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자본의 이탈(離脫)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고환율은 민생 차원에서도 더 이상 방치(放置)해선 안 될 일이다. 이에 정부는 단기적 미봉책(彌縫策)에 매달릴 일이 아니라 힘들더라도 '경제 체질 개선'이라는 중장기적 로드맵을 대내외에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과 서비스 수출을 키우는 혁신이 시급하다.
2026-01-15 05:00:00
[사설] 尹 사형 구형, 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 될 한국 정치의 비극
조은석 내란 특검 팀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起訴)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死刑)을 구형했다. 중대 헌법 질서 파괴 행위를 저지른 만큼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 이뤄진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은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법정형(法定刑)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밖에 없는 중대 범죄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내란 주도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것은 충격적이고 참담(慘澹)하다. 대통령이 헌법·법률의 한계를 넘어 국가 권력을 사유화(私有化)하거나, 민주적 통제 장치를 무력화하려 했다면, 그 책임은 엄중하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지금까지 국민에게 계엄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뼈아픈 현실이다. 선출된 최고 권력이 헌법과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특검 팀은 "비상계엄은 중대한 헌법 파괴 사건으로 피고인은 모의부터 실행까지 주도한 내란 우두머리"라며 "가장 극한 형벌로 대응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정치 행위이기 때문에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형법상 내란죄(內亂罪)는 국가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 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문란(國憲紊亂)을 목적으로 하여 폭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관련된 행위들이 내란 행위인지에 대한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다. 내란 사건 판결은 역사에 기록될 중대한 사안이다. 내란 사건 결심(結審) 절차를 마무리한 지귀연 부장판사는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증거에 따라 판단해 판결할 것"이라고 했다. 당연한 말이다. 재판부는 여론과 진영 논리에 휩쓸리면 안 된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재판부를 압박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힘과 윤 전 대통령 지지층도 마찬가지다. 이 판결은 민주주의 성숙도(成熟度)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2026-01-15 05:00:00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14일 새벽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 한동훈 전 대표 제명(除名)을 의결했다. 윤리위는 "당원 명부를 기준으로 동명이인인 '한동훈' 전원을 조사한 결과 휴대 전화 번호 뒷자리, 해당 선거구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대조한 끝에, 해당 계정의 명의자가 한 전 대표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힘 장동혁 대표는 "윤리위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어떤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건 우선은 따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 의결을 수용(受容)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힘 내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14일 긴급 모임을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역시 윤리위 결정에 대한 재고(再考)를 촉구했다. 친한계 관계자는 "제명이 확정되면 소송 등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 갈등(葛藤)이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이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짧은 입장을 냈다. '한동훈의 민주주의'란 대체 어떤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당게 논란'이 촉발된 것은 1년도 훨씬 지난 일이다. 한 전 대표 본인도 '가족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認定)한 적이 있다. 한 전 대표는 당게 논란이 일어난 뒤에도, 가족이 문제의 글을 올린 것을 인지한 다음에도 진정 어린 사과(謝過)를 포함한 아무런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내게 법적 책임은 없다"는 식(式) '서초동 문법'의 회피(回避)로 일관했을 뿐이다. 한 전 대표는 국힘의 당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비중 있는 정치인이다. 법적 논란을 벌이기 전에 정치적 책임(責任)의 엄중한 무게를 느껴야 한다. 당게 논란은 단순히 '대량의 악성 비난 글'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당원 게시판 글과 기성 주류 언론이 연계된 여론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드루킹 범죄를 연상케 하는 민주주의의 근간(根幹)을 무너뜨린 사건인 셈이다. 비록 늦었더라도 정치인 한동훈의 책임지는 자세를 기대해 본다.
2026-01-15 05:00:00
[관풍루] 경찰, 공천헌금 수수 의혹 민주당 김병기 의원…다가올 지방선거 앞둔 여권의 불안감 스스로 폭로하는 듯.
○…홍준표 전 대구시장, 윤석열 전 대통령 사형 구형과 한동훈 전 국힘 대표 제명에 "정치 검사 두 명 동시에 단죄 받았다"고 독설. 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 낙선하자 탈당한 뒤 친정에 총질하는 검사 출신 정치인이 할 말은 아니지. ○…경찰, 공천헌금 수수 의혹 민주당 김병기 의원 자택, 사무실 등 압수수색. 집권 여당 원내 사령탑이던 인물을 '이토록 잔인하게' 내치는 걸 보니 다가올 지방선거 앞둔 여권의 불안감 스스로 폭로하는 듯. ○…30대 '쉬었음' 인구 30만 명 넘겨 통계 작성 이래 최다인데, 기업 10곳 중 7곳 인력 부족으로 올해 정규직 채용 계획. 일자리와 인력 모두 부족한 기묘한 상황은 노동시장이 뭔가 고장 났다는 증거.
2026-01-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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