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릉·영양·군위군, 단독 광역 의석 꼭 있어야 한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17일 본회에서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劃定) 법안 처리를 목표로 여야 협상 중이다. 현재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확대 및 통합특별시 의회 구성 등이 여야 간 쟁점이지만, 대구경북인들은 '인구 비례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適用)하는 바람에 울릉·군위·영양 등 지역 특수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선거구마저 단독 광역 의원이 없어질까 봐 크게 우려한다. 작년 10월 헌법재판소는 "인구가 법정 기준에 미달하는 단독 선거구 유지는 '1표 가치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정개특위가 헌재 결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경북 울릉군과 영양군을 비롯해 대구시로 편입(編入)된 군위군 등 전국 여러 지역이 '광역의회 단독 의원'을 잃게 된다. 인구 비례 원칙은 옳다. 문제는 지역 특수성(特殊性)이다. 울릉군은 섬이라는 특성이 있고, 우리 영토의 막내인 독도를 포함하는 행정 구역이다. 만약 울릉군 단독 광역의회 의석이 사라진다면 섬 지역 특수성을 행정에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고,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 수호(守護) 의지 약화로 비칠 수 있다. 현재 독도는 독도경비대가 지키고 있지만 경찰력만으로 영토를 지키기는 어렵다. 국민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직선거법은 시·도의원 선거구 획정 시 인구수 외에도 행정구역·지세·교통 여건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인구 비례 원칙이 절대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면적은 넓지만 인구가 적은 농산어촌 지역이나 도서 지역(島嶼地域) 선거구는 통폐합이 잇따랐다. 결과적으로 한 명의 지방의원이 담당하는 범위가 과도하게 넓어져 민의(民意) 반영에 한계를 노출했다. 울릉군을 비롯해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 인구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영양군이 이런 위기에 처해 있다. 국회는 선거구 획정에서 '인구 비례'라는 기계적 접근에서 벗어나 지역의 특수성을 적극 반영해 주기 바란다. 헌재 결정을 존중하되, 민주주의 본질을 지키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2026-04-17 05:00:00
[사설] IMF 국가부채 증가 강력 경고, 이래도 정부는 '추경' 탐닉할 텐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4일 발간한 '재정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정부부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음을 울렸다. IMF는 특히 한국과 벨기에를 콕 집어 부채 비율이 상당 폭 불어날 국가로 지목하며, 중기적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63%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5개월 전보다 경고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우리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졌음을 보여 준다. 긍정적인 지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호황과 물가상승률 반영으로 명목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GDP 대비 부채 비율 전망치 자체는 종전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기획예산처는 "전략적 재정 운용의 성과"라고 자평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모수(母數)의 증대'에 따른 착시(錯視) 현상일 뿐 재정 구조 자체의 개선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IMF는 한국이 과거의 탄탄한 재정 여력(fiscal space)을 소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집행한 26조2천억원 규모의 1차 추경에 이어 벌써 2차 추경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은 그 심각성을 방증한다. 1차 추경은 늘어난 세수로 감당 가능했다지만, 2차 추경은 적자 재정 편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2차 추경 편성은 결국 적자 국채 발행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이는 IMF가 우려한 부채 증가 속도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일본과 스페인이 우호적인 금리와 성장에 힘입어 부채 비율을 낮춰 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급증 속에 '추경 중독'에 빠져 재정 통제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세수 결손이 반복되고 중동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재정은 위기 대응의 '마지막 보루(堡壘)'로 남겨 둬야 마땅하다. 재정 준칙(準則)의 법제화 등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하며, 선심성 예산 편성을 지양하고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책임 있는 국정 운영 자세가 필요하다.
2026-04-17 05:00:00
[사설] '미토스 쇼크', 국가안보 차원 대응책 마련해야
미국 기업 앤트로픽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의 유례없는 성능과 속도가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가공할 속도로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 공격까지 수행할 수 있어서다. 인간이 몇 개월 걸려 찾아내던 '제로데이(방어망이 없는 미공개 취약점)'를 몇 시간 만에 찾아내 공격용 코드까지 제작한다. 전문가가 취약점을 찾아내 기업이 수정(修整) 패치를 배포하면 사용자가 적용하는 순차적 방식의 대응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안전한 보안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금융·통신·플랫폼이 고도로 디지털화한 한국 상황은 훨씬 위태롭다. 한 곳만 뚫리면 전체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 한국은 라자루스 그룹 등 북한 해커 조직의 공격 대상이다. 이들은 은행, 가상자산 거래소, 소프트웨어 공급망까지 광범위하게 침투해 왔다. 최근 양상(樣相)은 더 정교해졌다. 딥페이크 영상으로 화상회의를 위장하거나 가짜 IT 인력으로 기업에 잠입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코드 해킹 수준이 아니라 사람을 해킹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이다. 장기 침투·자금 탈취·공급망 공격에 특화된 북한 해커와 미토스가 결합한다면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 해커들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악성코드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공격해 왔는데, AI와 결합되면 공격 준비기간이 필요 없고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 공격도 가능해진다. 골든타임조차 사라진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결제, 송금, 인증이 복잡하게 얽힌 금융 시스템이 위험하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당국이 동시 대응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위협은 기업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마케팅 차원에서 미토스 위협을 과장(誇張)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위험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이 '제로 트러스트(아무도 신뢰하지 않고, 매 접근마다 검증하는 보안 체계)'를 강조하는 이유다. 미토스는 새로운 AI 모델 이름이 아니라 사이버 공격이 기계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는 신호다. 신속한 국가안보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
2026-04-17 05:00:00
[관풍루] '대장동 사건' 수사 검사, "내가 떳떳함을 밝힐 길은 XX뿐"이라며 극단적 시도
○…'대장동 사건' 수사 검사, "내가 떳떳함을 밝힐 길은 XX뿐"이라며 극단적 시도. 신장 절제 수술 후 입원 치료 중인 당사자에게 국조특위가 동행명령장 발부, 누구를 위한 피도 눈물도 없는 국정조사인지…. ○…경기교육감 선거, 경기교육혁신연대 중재로 진보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 확정. 좌파는 똘똘뭉쳐 흥하고, '제 잘난 맛에 사는' 우파는 분열로 망하는 선거공식 고착화되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파키스탄 무력 충돌로 두 달 가까이 막힌 식량·의약품 수송로 지역 원로(元老) 간 협상으로 재개통. 고매한 어르신들이 무능한 국가보다 낫다는 것 확인.
2026-04-17 05:00:00
2026-04-16 19:16:38
[백정우의 읽거나 읽히거나] 시대의 파멸을 경고하는 어떤 목소리
번역자가 영문학자 김성곤 교수였다. 내겐 영화에 해박한, 특히 할리우드 영화 속 상징과 은유를 탁월하게 그려낸 것으로 더 기억되는 이름이었다. 의도한 듯 복잡하면서 정교하고, 난해하면서도 선명한 상징체계가 애리조나 사막 도마뱀 껍질처럼 불친절하게 뒤엉켜 달라붙은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렀을 때, 김성곤 교수가 쏘아 올린 영화 해석의 바탕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토머스 핀천이었다. 1960년대 미국을 엔트로피의 세계관으로 묘사한 토머스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느닷없이 서부 재벌의 유산 공동관리인이 된 한 여인의 행적을 통해 일그러진 미국의 꿈을 애통해하는 소설이다. 책을 읽으며 떠올린 것은 코엔 형제였다. 기상천외한 세계를 묘사해야 하는 창작자의 고통을 표현했고, 무수한 상징과 난해한 미장센이 뒤섞여 혼란을 야기했을지언정 코엔 형제의 가장 빛나는 한 때를 상징하는 〈바톤 핑크〉 말이다.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소란스럽고 선정적이면서 비릿한 점액질로 가득하다. 토머스 핀천은 모종의 계략에(빠졌다고 확신하는) 공동관리인 에디파 앞에 온갖 형상을 도열하는데, 아름답고 찬란한 것은 신기루일 뿐 하나같이 추하고 악취 풍기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킬 따름이다. 친절과 무례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걸핏하면 에디파를 욕망의 신전으로 밀어 넣는다. 시종일관 그녀가 만나는 남성들에게서 신사다운 품위나 교양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까 한 줌 단서를 쥐고 육체와 거래하려는 저열한 자들의 세계를 환상방황(環狀彷徨)할 뿐인 여인. 예컨대 에디파의 고문변호사 로즈만은 식탁에서 다리를 건드리고, 또 다른 공공관리인 메츠거는 노골적으로 유혹하며, 주주총회장에서 만난 쌍둥이 노인은 거침없이 그녀의 허벅지를 더듬는다. 대체 이 과도한 소란은 다 뭐란 말인가? 온갖 진통을 겪고서야 에디파는 약음기 달린 나팔이 상징인 트리스테로(Tristero)의 실체에 다가선다. 트리스테로는 소외와 상속권을 박탈당한 계층을 지칭하는데, "1853년 이전 특정한 시기에 미국에 등장했고, 검은 옷을 입은 무법자나 인디언으로 가장해서 포니 익스프레스, 웰스 앤드 파고 컴퍼니 등의 공식 우편제도와 맞섰다." 즉 에디파가 만난 다양한 은유와 상징을 묶을 수 있는 건 트리스테로 밖에 없었다는 것. 책의 마지막, 에디파는 미국 사회가 닫힌 세계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환락과 폭력과 과도한 자부심 아래 숨죽인 소외계층들, 이를테면 에다파가 만나는 빈민, 병든 선원, 용접공, 야경꾼, 동성애자, 창녀는 아메리칸 드림이 배태한 짙은 그림자에 다름 아니다. 토머스 핀천은 공업물리학 장학생으로 코넬 대학에 입학한 공학도였고, 보잉사에서도 근무한 전력답게 과학 이론을 소설에 대입해 은유로 사용했다. 1966년 쓰인 이 소설에서 핀천은 우리의 세상이 거대한 매트릭스와 다름없다는 통찰을 보여준다. 자신이 알고 믿어온 세계는 허구이며 진실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에디파를 통해서. 『제49호 품목의 경매』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매튜 펄의 『단테클럽』과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의 시작과 끝이면서 독자의 호기심을 부른 '제49호 품목'은 끝내 허구를 쫓는 사람들을 희롱하는 일종의 맥거핀(MacGuffin: 핵심으로 위장하여 관심을 끄는 트릭)이 아니었을까?
2026-04-16 16:54:22
[베스트셀러] 4월 셋째 주(4월 10일~4월 16일)
◆이번주 베스트셀러(2026년 4월 3일~4월 9일 기준) 1.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2. 피터케이의 이기는 투자 불변의 법칙/ 피터케이 3. 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 신영준, 고영성 4. 2026 선재국어 최우선 봉투 모의고사/ 이선재 5.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유시민, 김세라 6. 무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법/ 발타자르 그라시안 7. 니체의 초월자/ 프리드리히 니체 8. 완벽한 원시인/ 자청 9. 2026 제1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채원, 길란, 남의현, 서장원, 위수정, 이미상, 함윤이 10. 2026 큰별쌤 최태성의 별별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1,2,3급) 상/ 최태성
2026-04-16 10:01:28
[사설] 산재 사망 감소 자찬은 금물, 제조업 사망은 더 늘었다
올해 1분기 산업재해 사망자가 전년보다 줄었다. 건설업에서 감소 폭이 컸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중대재해 근절 의지가 현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제조업 산재 사망자는 되레 늘었다. 자화자찬(自畫自讚)할 때가 아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산재 사망자는 1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명(17.5%) 줄었다. 산재 사망에서 최고 비중을 차지했던 건설업이 39명으로 전년보다 32명(45%) 감소했다. 정부는 '산재와 전쟁'을 선언하고 점검·감독을 강화한 정책 효과가 가시화(可視化)된 것으로 평가한다. 안전대 착용 등 기본 수칙 준수를 강력히 요구하고, 고위험 사업장을 선별 관리하는 방식은 의미 있는 접근이다. 현장의 경각심을 끌어올린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건설업 사망자 감소가 경기 침체에 따른 공사 물량 축소, 즉 '모수(母數) 감소'의 영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활동이 위축되면 사고 건수가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기간의 단순 수치 감소를 정책 성과로 떠벌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더욱이 제조업에선 사망자가 52명으로 23명(79%) 늘었다. 정부는 사망자 14명이 나온 대전 안전공업 화재를 이유로 들었지만, 이를 제외해도 사망자는 크게 증가했다. 유리한 통계만을 내세워 현실을 호도(糊塗)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재 줄이기에 "직(職)을 걸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후진국형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5월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가 났던 삼립 시화공장에서 지난 10일 근로자 2명의 손가락 절단 사고가 또 발생했다. 산재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근본적이며 장기적이어야 한다. 정부가 계획한 고위험 사업장 전수(全數) 조사와 집중 감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처벌과 지원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규제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스스로 안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2026-04-16 05:00:00
[사설] 文정부 탈원전·신재생 집착이 불러온 전기료 폭탄 현실화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동북아 LNG(액화천연가스) 현물 가격 지표인 JKM은 15일 현재 19.44달러로 이란 전쟁 전 10.72달러보다 2배 가까이 폭등(暴騰)했다. 한국전력의 구매 원가격인 전력 도매가격(SMP)은 LNG 발전 단가로 결정된다. LNG 가격이 오르면 SMP가 오르고,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비용도 올라가는 구조인 셈이다. 한전의 비용이 커지면 시민들이 사용하는 전기요금 역시 인상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충격이 2, 3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발전 원가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 압력은 5, 6월쯤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예상했다.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 이른 폭염(暴炎)이 겹치면서 전기요금 인상의 충격은 배(倍)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당시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했다가, 한전의 부채 규모가 현재 205조7천억원에 이르는 재무 파탄(破綻)을 초래했다.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 중심으로 집중 인상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은 단기간에 급등했고 국가 경쟁력은 하락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전기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변경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한 것을 미뤄볼 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금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재무 파탄 상태인 한국전력이 엄청난 적자를 더 부담할 경우 파산(破産)을 피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6·3 지방선거 이후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 폭탄을 뒤집어쓰든지, 아니면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모두가 국민 부담(負擔)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전력 시장은 단가가 가장 싼 원자력 발전을 먼저 투입하고, 비싼 LNG 발전을 마지막에 가동한다. 문재인 정권 시절 탈원전(脫原電)과 신재생(新再生) 집착을 고집하지 않았다면 에너지 위기를 겪는 현재 국민들의 부담은 크게 줄었을 것이다. 잘못된 정책은 두고두고 국민을 괴롭힌다.
2026-04-16 05:00:00
[사설] "李 방북 대가로 北에 돈 줬다", 금 가는 '李사건 조작 기소' 국조
방용철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연 청문회에 출석해 "필리핀에서 (북한 대남 공작원) 리호남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이 "위증하면 처벌받는다"며 추궁(追窮)해도 "리호남을 만났다"며 "돈은 (김성태) 회장이 전달했다"고 했다. "돈을 왜 줬냐"는 질문에는 "(이 대통령) 방북 대가"라고 했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과 만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약 70만달러를 대납했다'며 2023년 9월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을 제3자 뇌물죄로 기소(起訴)했다. 민주당은 이를 '검찰의 조작 기소'라며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3일 국정조사에 출석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2019년 7월 대남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검찰 기소 내용을 부인(否認)했다. 하지만 방 전 부회장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민주당은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점을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 취소를 위한 빌드업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分析)이 많다. 하지만 방용철 전 부회장의 진술로 민주당 시나리오는 흔들리고 있다. 법원은 이미 쌍방울이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등을 위해 북한에 줬다는 800만달러 중 300만달러가 '의전 등을 포함한 방북 추진 관련 비용'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300만달러 중 리호남에게 줬다는 100만달러는 '사용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민주당은 '리호남 문제'로 대북 송금과 관련된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흔들고 싶겠지만, 핵심은 이 대통령이 송금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 방북 대가였느냐는 점이다.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무죄를 확신한다면 재판 재개(再開)를 요청해 '무죄'를 밝히면 된다. 멀쩡한 재판 절차를 두고 왜 '국정조사'니 '공소 취소' 논란을 일으키나. 그러니 정치권력이 사법부를 무력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이다.
2026-04-16 05:00:00
[관풍루] 이재명 대통령, "우리나라 형사 처벌 조항 과도하다"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전과가 가장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다 전과가 있다"고 주장.
○…이재명 대통령, "우리나라 형사 처벌 조항 과도하다"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전과가 가장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다 전과가 있다"고 주장.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전과 4범 눈에는 전과자만 보이고? ○…조현 외교부 장관, 李대통령의 이스라엘군 비판 SNS 게시글과 관련해 "보편적 인권과 국제인도법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으로 본다"고 해설. 李 밑에서 장관 해 먹으려면 이 정도 아부는 해야지. ○…전재수 부산시장 민주당 후보, "까르띠에 시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는 질문에 "이미 종결된 사안" 운운하며 "언제 아마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이런 동문서답은 알면서 뭘 묻느냐는 뜻?
2026-04-16 05:00:00
2026-04-15 18:53:08
'당연한 일상,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은 제46회 장애인의 날 행사 슬로건이다. 이 문구에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삶의 가치가 담겨 있다.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우리 사회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메시지이기도 하다. 과거 장애인 복지는 보호와 시설 중심에 머물러 있었다. 장애인은 돌봄의 대상이었고, 지역사회 안에서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문제는 정책의 중심에 놓이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채택 이후 장애인 정책의 방향은 분명히 달라졌다.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자립'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대구시는 이러한 변화를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인식하고, 이를 현장에서 꾸준히 실천해 온 도시이다. 대구시는 2009년 체험홈 2개소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80개소의 자립생활주택과 체험홈을 구축하여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기반을 마련해 왔다. 2010년에는 전국 최초로 '장애인 자립정착금' 제도를 도입해 탈시설 장애인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였고, 지금까지 192명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또한 권역별 7개소의 자립생활지원센터를 통해 장애인의 역량 강화와 사회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대구시의 선도적 노력은 정부 정책에도 반영되었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로드맵을 수립하였고, 2022년부터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1차 연도 공모에 선정되어 매년 국비를 확보하며 자립 지원 기반을 강화해 왔다. 2023년에는 대구광역시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를 개소하여 주거 전환과 자립 지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시의 장애인 자립 정책은 단순한 복지사업의 확대가 아니다. 보호 중심에서 자립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온 과정이자,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이기도 하다. 이제 대구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2027년 3월 19일부터 시행되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 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에 맞추어 보다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여건에 맞는 자립 지원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현재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인 자립 지원 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여 지속가능한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자립생활주택 지원 사업을 정부 사업과 연계하여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주거 지원·정착 지원·자립 생활 지원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체계를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장애인의 자립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지역사회의 이해와 시민의 포용이 함께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대구시는 앞으로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도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애인이 행복한 도시는 결국 모두가 행복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다시 생각한다. 장애인의 일상은 특별한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보장해야 할 당연한 권리이다. 그 권리가 온전히 실현되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따뜻한 공동체의 모습이다.
2026-04-15 14:49:24
독일 뒤셀도르프의 치매요양원 근처엔 가짜 버스정류장이 있다. 요양원을 벗어난 노인들을 복귀시키기 위한 일종의 회유 시설이다. 뭔가 가슴을 억누르는 갑갑함을 못 견뎌, 불쑥 떠오른 자식들 얼굴이 그리워 무작정 요양원을 나간 노인들은 사무치게 뭉쳐진 감정의 시냅스를 이어줄 합리적 이성의 뉴런과 그 모든 걸 조정하는 컨트롤타워가 없기에 길을 헤매기 일쑤다. 인지능력이 극도로 저하된 노인들이 버스 표지판에 반응한다? 깊이 새겨진 어떤 감각은 상황적 층위에 상관없이 표출될 수 있다는 말이겠다. 시설을 벗어난 노인은 우왕좌왕 헤매다 버스 표지판을 발견한다. 버스 시간표도 있어 외관상 진짜 버스 정류장 같다. 표지판 아래 벤치에 앉은 노인은 버스를 기다린다. 길 건너편 나무를 쳐다보다가 하품을 한다. 떨어지는 꽃잎을 보다가 까닭 없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지나가는 자동차의 창에서 튕겨 나온 빛이 무슨 예시 같기도 하다. 그래,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의 손을 잡고 호수 앞에 섰던 날 눈을 찌르던 빛, 그 눈부신 윤슬. 잠시 고개를 숙인 채 발끝을 내려다보던 노인에게 누군가 말을 건다. "어르신, 버스가 오려면 한참 기다려야 해요. 바람도 찬데, 잠시 저기 들어가서 차 한 잔 마시며 기다릴까요?" 노인은 선선히 그를 따라간다. 요양원 입구에서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거기, 버스정류장은 그대로 있다. 노인의 입가에 안도의 미소가 번진다. 가끔 실종경보 문자를 받는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이름과 성별 나이 키 몸무게는 기본이고 복장과 특이사항이 추가된다. 대상이 노인이면 치매를 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본 노인도 그런 노인들 중 하나였다. 중년의 여성이 노인네에게 이것저것 묻고 있는 걸 본 순간 짚이는 게 있었다. 순찰차가 노인을 태우고 가는 걸 보고서야 걸음을 뗐다. 노인의 바지에 묻은 축축한 얼룩과 혼탁한 눈빛이 쉬 지워지지 않았다. 문득 옷감을 염색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한 장면 또 한 장면…. 사람의 한살이가 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감에 묻은 불순물을 제거한다. 천연재료를 푹 삶아 물을 우려낸다. 우려낸 물에 옷감을 담그고 손으로 치대고 주물러 준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적정 온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다. 염료와 옷감의 결합이 원활하도록 백반이나 잿물 따위의 매염제를 푼다. 여러 번 헹궈 염료 찌꺼기를 제거한 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그 노인은 지금 어떤 단계일까. 첫 단계에 해당할 것 같지만 그건 외관상의 문제이고 기실은 마지막 단계일 게 분명하다.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엔 마음을 헹군다. 그런들 결코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이 옷감과 다르다.
2026-04-15 10:36:10
[세풍-강민구] 세 번 이사한 맹자 어머니의 '커리어 로드맵'
흔히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教)'를 자녀 교육 환경의 중요성으로만 이해한다. 이 고사가 수록된 전한 시대 유향(劉向)의 「열녀전(列女傳)」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가문의 핵심 동력으로서 여성의 지혜와 판단력을 강조한 일종의 '가정 경영 지침서'에 가깝다. 맹자 어머니(孟母)의 세 번 이사는 그저 주거지 이동이 아니라, 자녀가 어떤 '사회적 지위'와 '직업적 비전'을 가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치열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이사 과정을 오늘날의 경제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면, 사양 산업을 버리고 미래의 유망 직업군을 찾아가는 '커리어 로드맵'의 변천사와 닮아 있다. 맹자의 첫 번째 거주지는 무덤 근처였으니, 이는 고대 유가(儒家)의 고유 업종인 장례업과 관련 있다. 장례는 가문 중심의 전통 사회에서 중요한 의례였으나, 점차 관례화되고 수익성이 고착된 사양 산업의 성격을 띠었다. 공자는 어릴 때 제사 지내는 놀이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이는 공자의 성인(聖人)다운 유년 시절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일화이다. 그러나 맹자의 시대에서는 유사한 행동이 자랑거리가 되기는커녕 어린아이가 해서는 안 될 짓으로 전락한 것이다. 맹모는 종래 삶의 터전을 과감히 버리고 시장으로 이사하였다. 그런데 맹자의 총명함은 장터 상인의 호객과 흥정 행위를 빠른 속도로 학습하는 데 쓰였다. 상인은 소득의 측면에서는 썩 괜찮은 신흥 직업이었다. 그러나 공자는 상인을 '소인(小人)'으로 규정하여 배척하였으며, 맹자 역시 상인을 '천한 장부'로 비하하였고, 그가 만들어낸 '농단(隴斷)'이라는 말에는 상업의 기원에 대한 그의 부정적 생각이 드러나 있다. 맹모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거주지는 학교 근처였고, 맹자는 글 읽는 학자들을 흉내 내다가 결국 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현명한 맹모가 처음부터 학교 근처에서 살지 않은 것을 볼 때, 학자는 당시 직업군에 온전히 진입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맹모의 직업관은 매우 미래 지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자'가 유망 직업으로 인식된 것은 한나라 이후이다. 진나라의 가혹한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한나라가 유학을 통치 이념으로 채택하면서, 학문은 수양의 도구가 아닌 권력으로 가는 수단이 되었다. 특히 한나라 때 시행된 향거리선제(鄕擧里選制)는 지방의 인재를 학문적 소양과 덕망에 근거해 중앙 관료로 추천하는 제도로, 공부가 신분 상승과 직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 수·당 시대에 확립된 과거 제도는 시험과 학문의 결합을 공고히 하며, '공부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공식을 동아시아적 가치로 만들었다. 오늘날 우리는 맹모가 겪었던 것보다 훨씬 급격한 직업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은 과거 학교가 가르치던 지식과 그것에 이어지는 직업의 선택 양태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작성한 '미래 직업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 데이터 입력, 회계 업무, 반복적인 법률 사무 지원 등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양 직업군으로 분류된다. 반면, 생성형 AI를 다루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데이터의 윤리적 사용을 관리하는 AI 윤리 전문가는 현재 가장 각광받는 신흥 직업군이다. 더 나아가 보건복지 전문가, 재생 에너지 기술자, AI가 흉내 내기 어려운 복합적 문제 해결 능력과 공감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직업군이 미래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이 땅의 학부모는 어디로 집을 옮겨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2026-04-15 05:00:00
[사설] 향후 李 임명 특검이 李 사건 공소 취소한다면 법치의 종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연 국정조사 중간 보고회에서 "검찰의 조작 기소는 국가폭력"이라며 "국가폭력에 대한 공소시효(公訴時效)를 없애는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쌍방울 대북 송금,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서해 공무원 피격 등 7개 사건을 조작 기소라며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검찰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소를 '국가폭력'으로 규정한 셈이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지금 국정조사 자체가 위법(違法) 소지가 큰 것이다. 게다가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된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경우 법원이 피고인들에게 상당 부분 유죄를 선고했다. 민주당이 대장동·대북 송금 등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믿는다면 중단돼 있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즉각 재개(再開)해 혐의를 벗으면 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재판 재개'는 외면하고, 수사 검사를 국회로 불러 조사하는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물며 민주당 소속 국조 위원 중에는 김동아, 양부남, 이건태 의원 등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니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무죄' 또는 '공소 취소'를 이끌어내기 위해 입법 권력을 동원해 압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정 대표는 "국정조사 이후 '조작 기소 특검'을 통해 의혹(疑惑)을 낱낱이 밝히겠다"며 특검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약 특검이 대장동 사건·쌍방울 대북 송금 등을 맡아 공소 취소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하는 것이 된다. 대통령이 자기 사건을 공소 취소하는 격(格)이다. 그것은 권력이 사법부를 대신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법치는 완전히 무너진다. 무죄를 확신하고, 조작 기소라고 믿는다면 국정조사나 공소 취소에 매달리지 말고 법원에 재판을 맡겨라.
2026-04-15 05:00:00
[사설] 산업 현장 셧다운 공포, 정부는 실질적 해결책 내놔야
중동발 충격으로 주요 원자재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나프타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최대 80%까지 급등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는 재고를 소진(消盡)하며 버티지만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구의 섬유·염색 업종은 원사와 염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동률이 40%대로 떨어졌다. 플라스틱과 포장재 업계는 폴리에틸렌 확보전에 나섰는데, 값이 문제가 아니다. 편의점 비닐봉투 가격이 최대 40%가량 올랐고, 발주(發注)마저 제한된다. 의료 분야에선 주사기와 수액 가격이 몇 배 뛰고, 재고량도 2~4주 수준으로 줄었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헬륨, 식각(蝕刻) 공정에 쓰이는 브롬, 비료와 화학 산업의 기반인 암모니아 등은 중동 의존도가 높고 대체가 어렵다. 이들 자원은 하나라도 끊기면 생산이 멈춘다. 단기적 안목(眼目)에서 볼 때 정부 대응은 그나마 안정적이다. 대체 원유 도입과 현물 시장 물량 확보, 실시간 수급 체계 점검과 가격 이상 징후 감시 등은 초기에 과도한 공포의 확산을 막는 데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산업 현장의 평가는 다르다. 기업들은 물량 확보 전쟁에 돌입했는데, 정부는 여전히 수급 안정 가능성을 강조한다. 헬륨, 브롬 등 전략 소재에 대한 중장기 확보 전략은 보이지 않고, 공급망 재편 역시 선언적 수준에 그친다. 정책은 여전히 가격 안정과 통제 중심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위기를 통제할 뿐 아직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다. 현재 정책은 버티기 전략에 불과할 뿐 위기 대처가 아니다. 미국·이란 종전 협상마저 결렬돼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진다. 단기적으로는 비축 자원과 외환 대응을 통해 충격을 흡수하는 동시에 조달 구조도 바꿔야 한다. 장기 계약 중심에서 실물 확보 중심으로 바꾸고, 공급선 다변화를 실질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현 위기는 가격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시장이 아니라 정책이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위기를 버티는 능력이 아니라 위기 이후에도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전반(全般)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2026-04-15 05:00:00
[사설] 노란봉투법 '사용자'에서 정부만 빠지겠다는 파렴치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제2·3조) 시행 한 달 만에 너도나도 원청(原請) 기업에 대한 하청(下請) 기업의 교섭 요구가 쏟아지며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민간과 공공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1천12개 하청 노조가 372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는데, 공공 부문이 156곳(41.9%)에 달한다. 하청 노조에 속한 조합원 수로 따지면 공공이 7만1천360명, 민간이 7만5천736명으로 비슷한 규모다. 이 중에서 294건이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접수됐는데, 지금까지 판단이 나온 27건 중 70%(19건)라는 높은 비율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협력사를 거느리고 있는 제조업체들 입장에서는 어디까지 자신들을 '진짜 사장'이라고 지목하고, 얼마만큼의 교섭 요구를 감내해야 할지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판단이 나온 27건 중에서 공공 분야도 꽤 된다. 기획예산처·보건복지부·교육부 등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쏟아졌고, 이 가운데 국세청·한국전력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일부 공공부문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지노위의 판단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정부의 사용자성을, 책임을 어디까지 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보완돼야 할 상황"이라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 범위를 제한할 입법(立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민간 기업들에 막대한 파장(波長)을 일으킬 노란봉투법을 강행한 정부는 '사용자'에서 빠지고 민간 기업은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노란봉투법의 모호성이 있다면 뒤늦게라도 정부가 그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해야 할 일이다. 이는 민간 기업만이 아니라 정부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로 적용되는 것이 옳다. 정부가 책임을 지는 데 한계가 있다면, 민간 기업에 역시 무한 책임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 총리의 발언 취지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도입 자체가 무책임할 뿐이다.
2026-04-15 05:00:00
[관풍루] 국민의힘, 부산·인천·충남·대전·세종·경남·울산·강원에 이어 경북도지사 후보로 이철우 현 지사 확정.
○…국민의힘, 부산·인천·충남·대전·세종·경남·울산·강원에 이어 경북도지사 후보로 이철우 현 지사 확정. 9개 광역단체장 공천이 모두 '현역 불패'로 귀결. 초라한 당 지지율에 기댈 곳은 '현역 프리미엄'? ○…연간 300만 건 넘는 사건으로 인력 부족 호소하는 경찰, 급기야 'AI 수사 보조관' 투입 계획. 검경 수사권 조정이 부른 결과, 검찰청 폐지 이후가 더 걱정. ○…국회 국방위, 병역 기피자의 입영 의무 면제 연령 38세에서 43세로 높이는 법안 처리. '버티기 병역 기피' 차단이라는데, 병력 자원 부족에 따른 고육책.
2026-04-15 05:00:00
2026-04-14 1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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