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강제경매 역대 최다, 정부의 주거 안정 대책은 무기력하기만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지난해 전국에서 법원에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이 이뤄진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상가 등)이 3만8천여 채에 달했다. 빚을 감당 못 해 주거권이 법적 강제집행의 대상으로 전락(轉落)한 사례가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서민 체감 경제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강제경매 급증의 이면에는 전세 사기와 '깡통 전세'로 퇴로가 막힌 임차인들의 피눈물이 있다. 보증금 회수가 불가능해진 세입자들이 마지막 자구책으로 법원 문을 두드리며 소중한 보금자리는 법적 분쟁으로 내몰렸다.

임의경매도 증가세다.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자 은행이 담보로 맡긴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것인데,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원 판결 없이 진행된다. 임의경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집합건물은 3년 연속 증가세로, 지난해 2만4천여 채에 달했다. 채무 불이행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경매 신청부터 실제 매각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기록적인 경매 물량은 과거 충격이 반영된 결과물일 뿐이다.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초래하는 진짜 위기는 올해 훨씬 가혹한 형태로 서민 일상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

강제경매 최다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금리 급등, 소득 정체(停滯), 취업 불안, 주거비 상승이 동시에 닥친 상황에서 정부 대책은 무기력하기만 했다. 전세 사기 이후에도 임차인 보호는 사후 대응에 머물렀고, 고금리 국면에서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할 금융·주거 정책은 작동하지 못했다. 주거는 자산이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생활 기반이다. 이를 지키지 못한 부동산 정책의 한계가 서민들의 삶을 위협한다. 한시적 세액공제나 사후 약방문식 지원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단기적인 경제지표 관리에 치중할 때가 아니다. 금리·부채·주거를 함께 묶는 현실적인 안전망 재설계가 절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정책 성과는 통계에만 남고, 서민의 삶은 경매로 밀려날 것이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회에서 인요한 전 의원의 사직안이 처리되면서 이소희 변호사가 12일부터 새로운 의원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이 변호사는 청년보좌역 및 교육안...
정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하며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 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 지역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
경기 의정부에서 강풍에 떨어진 간판에 깔려 2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사고 원인과 건물 상태를 조사 중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 중 발생한 총격 사고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미네소타주에서 37세 여성 르네 니..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