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진흥원 마구잡이 인사…통합후 "전문성 약화" 지적 쏟아져
지역 문화예술관광 컨트롤타워를 표방하며 만들어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부적정한 직원 인사 이동으로 통합 이후 오히려 전문성이 약화했다는 지적이다. 진흥원 내부에서는 전공, 경력과 상관 없는 업무에 갑자기 배치되는 등 '규정'에 반하는 본부·기관 간 인사 이동이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에는 기획경영본부 경영지원부장이 오페라하우스 공연예술부장으로, 오페라하우스 공연예술부장이 기획경영본부 경영지원부장으로 이동했다. 해당 분야는 오페라 기획, 제작부터 해외 교류 등 상당한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임에도 전공은 물론 해당 분야 경력이 전무한 경영 담당자가 갑자기 오페라하우스의 공연기획 업무를 총괄하게 된 것. 마찬가지로 오페라 하우스 공연예술을 담당하던 직원이 하루 아침에 250명의 직원이 있는 진흥원의 정보보안·정보시스템을 비롯해 인사·노무·연봉·승진·직원평가 업무 등을 총괄하게 됐다. 당시 인사에 대해 안팎에서 논란이 일자 박순태 전 원장은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을 합쳐놓고 인사 교류를 안하는 것은 의미 없는 통합"이라며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앞으로 수평적 교류를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특정 기관에만 머무러 왔던 소위 '고인 물'을 해소하는 방안이기도 하지만, 워낙 전문성이 강조되는 예술 분야의 특성에는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 문화행정 전문가는 "일반 행정 업무를 맡은 직원의 경우 상호 인사 교류가 적합하지만 철저하게 전문성이 발휘돼야 하는 자리까지 마구잡이로 뒤섞는 것은 대구의 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진흥원 규정에도 어긋난다. 인사규정 15조에 따르면 '진흥원 직원의 보직은 전공, 학력, 경력, 기능, 적성 등을 고려해 직원의 직급에 상응하게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올 1월 시행한 인사 발령 역시 규정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다수 있었다. 관광 분야 경력 전무한 직원이 관광콘텐츠, 관광마케팅을 맡는가 하면 예술지원, 생활문화 등 지역문화진흥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를 관련 분야의 경력이 없는 직원들이 맡는 등 부적정한 인사가 이어진 것이다. 진흥원 내부에서는 "아무리 한 기관으로 통합했더라도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한 데 대해 말이 많았다"며 "같은 분야 내에서 다양한 기관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전공과 경력을 고려하지 않은 직급끼리의 획일적인 순환 배치로 전문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오히려 없애고 있는 셈"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처럼 인사 등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며 진흥원 통합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구문예진흥원보다 앞서 통합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결국 조직 일부 분리 수순을 밟는 중이다. 경남문예진흥원은 2013년 홍준표 경남도지사 재직 당시 경남문화재단과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경남영상위원회 등 3개 조직을 통합해 출범한 조직이다. 특성이 다른 기관들을 공론화를 거치지 않고 통합한 탓에 경남 문화예술계에서도 경남문예진흥원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지난해부터 경남문예진흥원 내 콘텐츠산업본부 조직을 떼어내 별도의 재단인 '경남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현재의 통합된 형태가 문화콘텐츠산업 기획·정책을 수립하는 싱크탱크, 컨트롤 타워 등 핵심 추진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남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설립이 추진되면서 기존 경남문예진흥원에 대한 역할 조정과 조직 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문화계 종사자는 "인사가 만사인데, 부적정한 인사 이동이 결국 대구시의 문화·예술·관광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타 도시와 비교해 대구문예진흥원은 제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뒷걸음질만 치는 것 같다"면서 "차라리 경남문예진흥원처럼 일부라도 분리해 최소한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5-08-28 06:30:00
한국 서양화 1세대이자 '산의 화가'로 잘 알려진 김종복 화백(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1930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경북여고를 졸업하고 1956년 일본에서 유학했다. 1953년과 1954년, 1969년 국전에 입선하는 등 뛰어난 기량을 보인 그는 1972년, 마흔이 넘은 나이에 프랑스로 훌쩍 유학을 떠났다. 프랑스 파리 아카데미 그랑 쇼미엘 수료 후 파리 국립미술학교 특수응용미술학교 도안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프랑스 도빌 국제전 대상, 파리 아카데미 콩쿠르 국제전 동상, 프랑스 르 살롱전 금상 등을 받으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던 1975년 귀국해 대구 화단을 굳게 지키며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1976년부터 1995년까지 대구가톨릭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서 20년간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91년 제2회 최영림미술상을, 1985년 대구시미술상을 수상했으며 서울과 대구, 프랑스 파리 등에서 2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린 200여 회의 단체전에 출품했다. 대구화단 원로이자 한국화단 대표 여류화가로,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특별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2013년에는 대구가톨릭대가 그의 이름을 딴 김종복미술관을 효성캠퍼스 내에 개관했다. 앞서 김 화백은 당시 100여 점의 작품을 기증해 미술관 건립의 토대를 쌓았다. 또한 김 화백의 딸 정명화, 손녀 장미송 씨까지 흔치 않은 3대 모녀 화가 집안으로, 2023년 부산에서 세 작가가 함께한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그는 평생 자연과 풍경을 주제로 작업해왔다. 산의 모습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닌, 자신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웅장한 인상과 기운을 과감한 붓질과 화려한 색채로 표현해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생전 "산만큼 다채로운 빛깔을 보여주는 게 어디 있으랴. 산이 너무 좋다"며 자연을 예찬해왔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재학 씨와 딸 정명화, 명림(실비아) 씨가 있다. 빈소는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장례식장 일반실6이다. 장지는 가톨릭군위묘원, 발인은 27일 오전 8시다. 27일 오전 10시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장례미사가 열린다.
2025-08-25 21:09:29
대구문예진흥원 '셀프 혁신안'?…"각계 의견 수합하는 공론화 과정 필요"
매일신문의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련 연속 보도로 인해 지난 20일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시의원 7명이 긴급 성명문까지 발표한 가운데, 진흥원이 자체 혁신안을 이번 주 중에 내놓을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태의 몸통인 진흥원이 제대로 된 감사조차 받지 않고 공론화 과정 없이 급조한 혁신안을 발표한다면 더욱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주범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은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면 철저한 감사가 이뤄진 뒤 문제의 몸통인 진흥원 간부들은 일절 관여하지 말고, 의회와 예술인,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고루 수합해야 한다"며 "대구시가 아닌 진흥원 주도로 땜질식 처방을 내놓게 된다면 결국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고 기존에 유지해 온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대구시 문화정책을 총괄하는 집행부가 사태를 해결할 역량조차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매일신문의 연속보도에 크게 공감한다는 문화계 한 인사는 "승진이나 시간외 근무수당 등의 문제가 모든 것을 내부적으로 결정했던데서 비롯된 사안인데, 또 다시 내부 짬짜미로 대충 넘어가려 하다니 정말 상식 밖의 조직"이라며 "이를 감시·감독해야 하는 임기제 상임임원조차 제대로 역할을 못한 채 허수아비 노릇만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혀를 찼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자정 능력을 잃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더 이상 자체 쇄신안이 아닌, 공론화를 통한 혁신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의회 및 문화계의 지적에 대해 지난 2019년 시민과 지역사회 전체가 나서 문화재단의 혁신을 꾀했던 인천문화재단 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 인천문화재단은 2019년 당시 조직의 비대화·관료화, 낙하산 인사, 정치권 개입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당시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사장 자격으로 직접 나서 직속기구인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 설치를 주문했다. 혁신위원회 위원장은 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맡았으며 시의원, 재단 대표이사, 재단 이사 3명, 노조 간부 2명, 지역 문화예술인 4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2월 말 출범한 혁신위원회는 6개월여 간 12차례의 회의를 열어 재단 역할과 비전 재정립, 사업범위 및 재구조화, 조직개편, 인사제도 개선, 조직 슬림화 방안, 성과연봉제 폐지 등 임금제도 개선, 시민문화협의회 신설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했고, 그 해 8월 혁신안을 마련하고 관련 규정을 제·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혁신위원회 주최로 재단 혁신과 관련한 시민 및 지역예술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개 토론회도 개최됐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인천 사례처럼 해당 기관과 관리감독 기관, 소속 직원, 문화예술계 종사자, 문화예술 및 행정 관련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흥원의 혁신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예술인은 "2022년 진흥원 설립 당시는 물론 이후에도 제대로 공청회가 이뤄지지 않아 공감대 형성은 물론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된 바 없다"면서 "지원금은 자꾸 줄어들어 대구 지역 예술인들은 갈수록 설자리를 잃고 있는데 진흥원은 자신들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할 뿐이니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2025-08-25 14:43:53
9월 한 달 간, 전국이 미술로 물든다…'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
9월 한 달 간, 전국에서 다채로운 미술 행사들이 펼쳐지는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열린다. 대구에서는 올해 10회를 맞은 사진비엔날레를 비롯해 특별 프로그램 '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미술여행'이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미술축제로, 9월 1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아시아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 등 전국 각지의 다양한 미술 행사를 연계해 입장권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협력전시와 지역 기반 아트투어 등이 진행된다. 대구의 주요 행사로 꼽히는 사진비엔날레는 '생명의 울림(The Pulse of Life)'를 주제로 9월 18일부터 열린다. 프랑스의 사진 전문가 엠마뉘엘 드 레코테가 예술총감독을 맡아, 동시대 사회가 직면한 생명의 의미와 모든 생명체가 상호 연결돼있다는 공생세 개념을 제안한다. 대한민국 미술축제 홈페이지에서 현재 50% 할인된 가격에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미술 전문지 편집장과 일간지 미술기자 7인이 추천한 전국의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48선 중 대구에서는 ▷대구간송미술관 '조희룡 매화서옥: 매화 숲 속의 서'(~9월 14일)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시(~9월 14일) ▷대구미술관 '이강소 회고전'(9월 9일~) ▷대구미술관 '다티스트 장용근'(~10월 12일) ▷리안갤러리 대구 '박대성 개인전'(~10월 18일) 등이 꼽혔다. 사진비엔날레를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 '사진 비엔날레, 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미술여행'도 9월 2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미술여행은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지역 기반 아트투어로 9월 중 전국 5개 권역, 7개 단체에서 총 14개 코스로 운영된다. 대구에서 진행되는 미술여행은 시민들이 사진비엔날레와 대구의 주요 예술 공간을 전문 도슨트와 함께 탐방하며 깊이 있는 예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동대구역 5번 출구에 집결해 ▷대구사진비엔날레 메인 전시 ▷프린지 포토 페스티벌(갤러리문101) ▷대구예술발전소 ▷무영당을 아우르는 코스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도슨트의 해설을 통해 작품과 공간의 맥락을 이해하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서는 체험을 하게 된다. 또한 부대 행사로 특수 장애아동의 예술 창의성 함양을 위한 '나도 사진가'가 마련된다. 참가 신청은 에온드에온 홈페이지(www.aondeaeon.com)에서 하면 된다. 미술여행을 주관한 에온드에온 관계자는 "이번 미술여행은 시민이 예술을 더욱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대구의 다채로운 문화예술 자원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함께해 대구의 예술적 감수성을 나누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8-25 11:05:30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1주년 축제, 전시·공연 무료로 즐겨요
개관 1주년을 맞는 대구간송미술관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구간송미술관 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는 2024년 9월 3일 개관 이후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대구의 문화 랜드마크로 새롭게 자리한 대구간송미술관의 성공적인 개관 1주년을 지역사회와 함께 축하하기 위해 기획됐다. 9월 3일에는 전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 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관람객은 상설전시와, 실감영상전시, 간송의 방 등 전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사전전시해설과 보이는 수리복원실도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마지막 입장은 오후 6시다.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는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이 '간송 전형필 선생과 간송의 문화유산'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강의에서는 전형필 선생이 문화보국의 정신으로 지켜낸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에 담긴 시대정신과 의의를 살펴보고, 민족의 얼과 정신을 지켜내고자 했던 일념으로 수집한 간송의 대표 작품들을 소개한다. 또한 3일부터 6일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기관들이 개관 1주년을 함께 축하하며 미술관의 1년과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공연한다. 3일 딤프(DIMF) 뮤지컬스타를 시작으로 ▷4일 대구오페라하우스▷5일 TBC 소년소녀합창단 ▷6일 수성아트피아가 함께하는 박석마당 음악회가 진행된다. 이번 문화행사는 IM뱅크와 화성장학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간송미술문화재단 후원회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미술관', '예술을 통한 지역사회 나눔'을 위해 지속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운영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문화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미술관은 지역사회 내 6개 기관과 협력해 지역 문화소외계층 350여 명을 미술관으로 초청한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미술관 왕복을 위한 교통편을 제공하고 초기치매 노인과 어린이들을 위한 컬러링 키트 등을 선물한다. 미술관은 지난 1월부터 꾸준히 지역 문화소외계층을 미술관으로 초대해 전시 관람과 사전전시해설을 제공해왔다. 전인건 관장은 "이번 개관 1주년 기념행사는 지난 1년간 대구간송미술관에 보내주신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마련했다"며 "문화소외계층 초청과 무료입장, 특별강연, 다양한 축하공연이 함께하는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우리 문화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간송미술관 축제' 참여 신청과 행사 내용은 홈페이지(kansong.org/daegu)에서 확인할 수 있다. 053-793-2022.
2025-08-24 07:50:38
[전시속으로] '수묵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내가 그림이자, 그림이 곧 나"
한국 수묵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가의 개인전 '화여기인(畵如其人)'이 21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개막했다. 여든의 나이에도 꼿꼿한 자세와 형형한 눈빛, 담담하고 힘 있는 목소리를 유지하는 그는 고향이나 다름없는 대구에서 오랜만에 전시를 선보이는 것에 "설레기도 하고, 그간 내가 공부한 것이 미약한 부분이 있을까 싶어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독학으로 거장의 반열에 박 화가는 1945년 청도에서 태어난 해방둥이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소산 수묵'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수묵화 영역을 구축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5살이 채 되기 전 부모를 여의고 왼팔을 잃었으며, 중학교를 중퇴하고 전통 수묵화를 독학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국전에서 8년 연속 입선했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0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은 그의 작품은 청와대와 국립현대미술관(과천), 호암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라크마(LACMA·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휴스턴 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그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집무실에 그림을 걸어뒀고, 아이돌 그룹 BTS의 RM이 전시장을 찾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재벌이, 스타가 주목하지만 오히려 그는 자신의 작품 800여 점을 기꺼이 경주 솔거미술관에 기증하며 보다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대표작과 아내 정미연 화가의 작품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기증했다. 박 화가는 "미국 미술관과 박물관 입구에 기증자의 이름이 붙은 것을 보고 한국에 돌아와 기증을 실천하게 됐다"며 "모든 작품을 기증해야겠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2년에는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미술관 라크마(LACMA)에서 한국인 최초로 전시를 열었다. 열띤 호응에 전시가 두 달 연장되기도 했으며 이후 미국 8곳의 미술관에서 순회전이 진행됐다. 이 전시는 한국화의 새 지평을 조망하고 확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남겼다. 또한 당시 다트머스 대학의 김성림 교수 주도로 발간된 전시도록은 한국화 작가를 미술사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영문 연구서라는 의미를 더한다. ◆"그림은 내게 운명이자 구세주" "그림이 내가 될 수도, 내가 그림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 제목 '화여기인(畵如其人)'은 '그림이 곧 그 사람이다'는 뜻. 전시에서는 작가의 철학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16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층 전시장에는 높이 7m, 폭 3m의 '폭포' 작품이 감탄을 자아낸다. 고개를 한껏 들어 작품을 바라보면 두 개의 폭포가 세차게 내려오고, 그 아래에 그가 직접 고안한 한글체가 정갈하게 나열됐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세종대왕이고, 한자를 쓰면 이제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작품 속 화제(畫題)에 더 이상 한자를 쓰지 않고, 모두 한글로 쓰기로 스스로 맹세했다"고 말했다. 눈 쌓인 덕수궁의 담벼락과 불국사의 모습을 담은 '덕수궁', '설경' 작품도 인상 깊다. 눈 내린 나뭇가지 위에 살포시 앉은 까치를 바라보는 고양이나, 지팡이를 짚고 눈길을 헤쳐가는 노승의 모습이 정겹다. 그는 먹으로 눈 이외의 부분을 칠해, 눈을 그리지 않고 눈을 그려냈다. 2층 전시장은 연둣빛 잎의 능수버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 신작 '유류'가 전시됐다. 일렁이는 버드나무 너머로는 모든 시름을 내려놓고 쉬어갈 정자와,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해온 둥그런 만월(滿月)이 그려졌다. 그가 지금까지 선보여온 힘차고 역동적이며 강렬한 필치의 작품과 달리 섬세하고 고요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한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 다른 나무보다 버들이 가장 먼저 싹을 틔웁니다. 생동하는 자연 그 자체로 보여져 참 인상 깊었죠. 우리나라 도처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버드나무의 모습을 그대로 화면에 옮겨담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대작들이다. 1973년 대만 고궁박물관에서 송·원·명 시대 대작을 접하고는 '눈이 열리고 생각이 틔는' 충격을 경험해, 이후 큰 작품 위주로 그려왔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또한 성격이 상당히 외향적이고 다이나믹한 걸 좋아하기에, 큰 그림을 통해 그런 기질을 분출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70년 가까이 화업을 이어온 그는 이처럼 여전히 흔들림 없이 매번 대작을 발표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작가는 그림이 자신에게는 하나의 운명이자, 구세주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는 "몸이 불편하다보니 어릴 때부터 여러 사회 활동을 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붓을 잡았을 때 삶의 의욕과 목적이 분명해짐을 느꼈다"며 "지금까지 그림에만 매진하며 그 열정이 식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저는 오늘날까지 주로 그림만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다른 걸 생각해본 적이 잘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서 마칠 것 같습니다." 전시는 10월 18일까지.
2025-08-22 12:58:00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김창열의 작고 이후 첫 대규모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22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창작 여정을 세밀하게 조명하는 한편, 작품 세계에 내재된 근원적인 미의식을 중심으로 물방울 회화의 전개 과정을 탐색한다. 전시는 6, 7전시실에 ▷상흔 ▷현상 ▷물방울 ▷회귀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8전시실에는 미공개 자료와 작품들로 이뤄진 '별책부록'과 같은 공간을 구성, 작가의 삶과 창작 과정을 다각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첫 번째 장 '상흔'은 김창열의 초기작을 중심으로, 작가의 예술세계가 형성된 시대적 배경과 활동을 살펴본다. 평안남도 맹산 출신인 그는 16세 즈음에 홀로 월남해 고향을 떠났다. 해방과 분단, 전쟁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내면화한 삶과 죽음의 문제는 그의 예술세계 전반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1950년대 후반, 작가는 새로운 미술에 대한 열망을 품고 상처를 형상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 '현대미술가협회' 창립을 주도하며 한국 앵포르멜 운동을 이끌었다. 동시에 파리비엔날레(1961)와 상파울루비엔날레(1965) 등 국제 무대에 참여하며 한국현대미술의 해외 진출을 개척했고, 이는 작가 개인에게도 중요한 예술적 전환의 계기였다. 전시장에서는 상파울루비엔날레 출품작과 더불어 앵포르멜 이전 시기의 작품으로는 첫 공개되는 1955년 작 '해바라기' 등 작가의 창작 초기와 그가 마주한 시대적 상황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두 번째 장 '현상'은 뉴욕, 파리 전환기의 작업을 중심으로, 그동안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추상회화와 물방울의 기원을 암시하는 조형적 징후들을 살펴본다. 1965년 그는 김환기 작가의 권유로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뉴욕으로 건너갔으나 그의 앵포르멜 회화는 뉴욕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고, 자본주의 소비사회에서 느낀 정서적 이질감은 그에게 깊은 소외감과 회의를 안겼다. 그는 이 시기 앵포르멜의 두터운 질감에서 벗어난 새로운 전환을 모색, 정제된 화면 위에 기하학적 형태와 착시적 공간감의 조형 실험을 전개한다. 이후 1969년 뉴욕에서 파리로 이주했는데, 이 시기에 제작된 '현상' 연작은 이전의 차가운 기하학적 형태가 녹아내리는 듯 유기적 형상으로 바뀌었고, 응집된 덩어리는 마치 인체의 장기처럼 점액질로 표현됐다. 이때의 실험은 '물방울' 회화의 전조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뉴욕시기 미공개 회화 8점과 드로잉 작업 11점, 그리고 최초의 물방울 작품으로 알려진 '밤에 일어난 일'(1972)보다 앞서 제작된 1971년의 물방울 회화 2점이 최초 공개된다. 세 번째 장 '물방울'에서는 김창열 회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물방울의 조형적 특징과 그 전개 양상을 조명한다. 캔버스에 맺힌 물방울이 완결된 형태의 조형성을 보이며 끈적이던 점액질 형상이 마침내 투명한 물방울로 변화하는데 이는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 아닌, 오랜 조형 실험과 존재론적 사유 끝에 도달한 결과였다. 작가는 파리 외곽 마구간 작업실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물방울 작업에 전념했으며, 1973년 파리에서 개최한 개인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에어스프레이(Air spray) 기법을 활용해 극사실적인 물방울을 그렸고, 점차 캔버스와의 물리적 관계를 재고하면서 얼룩, 콜라주 기법을 도입하는 등 작업의 형식을 확장해 나갔다. 1973년 초기 물방울부터 후기 물방울까지 대표적 작품들이 전시된다. 마지막 장 '회귀'에서는 천자문 작업에서 나타나는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통해 창작과 사유의 근원을 마주한다. 1980년대 중반, 김창열은 화면에 문자를 도입하며 새로운 표현 세계를 열었다. 신문지 위에 물방울을 그리는 과정에서 글자와 이미지가 맺는 긴밀한 관계에 주목했고, 이는 천자문을 활용한 '회귀' 연작으로 이어졌다. 문자와 물방울이 조우하는 이 작업은 김창열 예술의 본질을 드러내는 조형적 성취이자, 존재의 뿌리를 되묻는 성찰의 흔적이다. 특히 이 공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7.8m 규모의 대형 작품 '회귀 SNM93001'(1991)이 전시된다. 작가의 삶과 예술 여정을 그의 육성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의 축약본도 함께 볼 수 있다. 8전시실에 마련한 작가 관련 아카이브 공간 '무슈 구뜨, 김창열'은 그의 삶과 예술의 또 다른 면모를 비추는 별도의 공간이다. 파리에서 그가 불린 '무슈 구뜨(Monsieur Gouttes·물방울 씨)'에서 따왔다. 이곳에서는 작가가 오랫동안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았던 초현실주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상형시 'Il pleut(비가 온다)'에서 착안해 제작한 작품이 소개된다. 물방울로 시의 구조를 번역해낸 이 작품은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전시돼 그 상징성이 더욱 깊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그동안 미흡했던 작가의 연구를 보완하고 공백으로 남아있던 시기의 작품을 통해 김창열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계기"라며 "김창열이라는 예술가를 새롭게 발견하고 재정립하는 기회이자, 그의 삶과 예술이 지닌 고유한 미학과 정서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21일까지.
2025-08-22 11:32:12
경북대 미술관, 전시 연계 교육 '재연결프로젝트: 함께! 우당탕 마을 만들기'
경북대학교 미술관이 현재 진행 중인 '당신의 가족은 누구입니까?' 전시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재연결프로젝트: 함께! 우당탕 마을 만들기'는 상상 속의 집을 짓고 연결해 하나의 마을을 완성하는 참여형 활동으로, 8월 30일부터 9월 2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 운영된다. 참여자는 초등학생, 대학생, 시니어로 구성되며, 단순한 창작의 형태를 넘어 세대와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경험을 나누게 된다. 특히 쪽방생활인을 위한 공간 '행복나눔의 집'과 연계해 50대 이상의 문화소외계층이 함께 참여한다. 신청은 경북대학교 미술관 학예실(053-950-7978)을 통해 가능하며, 모집 인원은 초등학생 20명, 시니어 10명이다.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완성된 마을은 전시 공간에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조철희 경북대 미술관장은 "아이들은 상상력과 협동심을 키우고, 대학생은 리더십과 조율 능력을 높이며, 시니어는 삶의 지혜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나누며 만드는 마을이야말로 확장된 가족의 의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22 11:06:47
제54회 대구구상작가회 정기전 및 선정작가 초대전이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동구 아양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린다. 대구구상작가회는 1985년 창립전을 개최한 이후 40여 년간 이어져 온 구상회화 단체다. 이번 전시에는 이종갑 회장을 비롯해 문상직, 손문익, 김향주, 이규목, 이태형, 이준절, 허영숙, 김외란, 강주영, 류종필, 김명수, 이운우, 방복희, 최윤기, 김희락, 김국희, 이경정, 김상용, 이성락, 이태현, 권희숙, 문선진, 조현우 등 2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함께 열리는 선정작가 초대전에는 김외란 작가의 작품 25점이 소개된다. 또한 '무조건 소품 80만원 전(展)' 코너에서는 10호 내외의 소품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종갑 대구구상작가회 회장은 "이번 전시는 회원들의 창작활동 의욕을 높이고 결속력을 다지는 한편, 시민들에게 다양하고 개성 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22 10:56:41
조형 작가 23명의 작품 한자리에…성주 아트스페이스 울림 '패러독스(Paradox)'
경북 성주의 전시공간 아트스페이스 울림에서 23인의 조형 작가와 함께하는 전시 '패러독스(Paradox)'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김기라, 김동영, 김수연, 김지민, 노진아, 문지현, 신규호, 신종민, 양상근, 오현지, 이석준, 이재원, 임동현, 정수민, 정재은, 정재웅, 조재영, 조혜윤, 제승규, 최수앙, 안소연, 백연수, 서해영 등의 작가가 참여해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두 개의 축을 따라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 '살아있는 것과 설계된 것'은 생명과 기계, 자연과 인공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공존에 대해 다루는 작품 11점으로 채워졌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생명성을 모방하고, 설계된 환경 속에서 인간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다양한 재료와 매체로 시각화한다. 두 번째 섹션 '감각과 해석'은 우리가 몸으로 느끼고 머리로 읽어내는 것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촉각적 물성이나 움직임, 빛, 소리와 같은 요소로 감각을 자극하는 입체 설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트스페이스 울림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서로 대립하는 의미들이 충돌하고, 그 틈에서 새로운 질문이 태어나는 장으로 기능하며 분열의 경계가 아닌 연결의 가능성으로서의 모순을 사유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0월 17일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054-933-5573.
2025-08-22 10:35:59
차세대 사진영상예술인 교류의 장 열린다…9월 한 달 간 'K-청년 사진영상축제'
차세대 사진·청년예술인들이 한데 모여 교류하고 역량을 쌓는 '제2회 K-청년 사진영상축제'가 오는 29일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막을 올린다. 현대사진영상학회가 주최·주관하고 대덕문화전당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특별기획전 '시선이 그리는 지평'을 중심으로 ▷K-청년 사진영상예술인 자립 교육 ▷청년 사진영상인의 밤 ▷영 아티스트 네트워킹(포트폴리오 교류 프로그램) ▷포트폴리오 리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 전시 '시선이 그리는 지평'은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된 30세 이하 청년 사진·영상예술인 25명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인다. '존재와 부재의 경계에서', '일상의 균열과 내면의 풍경', '시대의 기록과 세대의 기억'을 주제로 청년 세대가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비롯해 그들의 고민과 열정, 동시대 사회를 바라보는 젊은 감각을 집약해 보여준다. 또한 전시는 큐레이션팀과 디자인팀 역시 2030세대가 주도했다. 이번 전시 공모 포트폴리오 심사에는 손현정 서울시립사진미술관 학예연구사, 이민아 서서울미술관 학예연구사, 김의로 큐레이터가 참여했으며, 멘토단에는 고동연 미술평론가, 노기훈 사진작가, 유기상 청운대 교수, 윤석원 계원예술대 교수, 이승열 사진작가, 임안나 상명대 교수, 임창민 계명대 교수, 전리해 미디어아티스트, 정훈 현대사진영상학회 회장, 현혜연 중부대 교수 등이 함께했다. 축제 기간 동안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9월 5일 오후 6시에는 전시 오프닝 리셉션과 '청년 사진영상인의 밤'이 열리며, 9월 6일에는 유현주 연세대 교수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트폴리오 리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폐막일인 9월 25일에는 우수작가 5인을 선정해 'K-청년 사진영상 우수작가상'을 시상하며, 수상자에게는 작품집 제작 및 개인전 개최 지원금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축제 총괄 기획자인 정훈 현대사진영상학회 회장(계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 교수)은 "제2회 K-청년 사진영상축제는 차세대 한국 시각예술을 이끌어갈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고, 예비예술인들의 교류와 성장을 위한 토대 마련을 목표로 한다"며 "특히 올해는 동아시아 청년예술인의 교류와 국제적 소개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사진영상예술의 미래적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일요일은 휴관한다.
2025-08-21 10:25:40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도덕적으로 망가졌다" 문화계 성토 쏟아져
매일신문이 20일 18면에 보도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도를 넘은 시간 외 근무수당 지급과 관련해 진흥원 내부는 물론이고, 문화계 곳곳에서 '도덕적으로 완전히 망가졌다'는 분노와 규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문화계 종사자는 "진흥원이 되면서 내부 챙기기가 심화했다는 건 체감하고 있었지만, 기사 내용은 충격적일 정도로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대체 진흥원은 왜 만들어서 '옥상옥' 방만한 구조를 만들고, 해야 할 본연의 업무는 망각한 채 각종 감사·수사·뒷조사에만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거냐?"고 분개했다. 특히 과도한 시간 외 근무수당 지급이 일부에 편중된 탓에 진흥원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이 느껴진다"고 성토도 나온다. 직원들끼리도 서로 얼마나 가져가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대극장과 소극장 두 곳을 동시 운영하는 대구콘서트하우스와 대구문화예술회관과는 달리 대구오페라하우스는 특정 장르의 공연만 올리는 한계가 있음에도 가장 많은 시간 외 근무수당을 가져간 점도 앞뒤가 맞지 않다. 2024년 오페라하우스 1인 평균 시간 외 수당 지급액은 950여만원, 콘서트하우스는 700여만원, 문예회관 370여만원으로 편차가 크다.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하우스(공무원 파견 제외)의 경우 전직원이 시간외 근무 제한이 없는(완전선택제) 반면, 문예회관의 경우에는 65명의 직원 중 10명만 완전선택제에 해당하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공연장이라는 특성 때문'이라는 변명도 앞뒤가 맞지 않다. 대구 A공연장의 경우 무대 월 51시간·일반 36시간의 상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B공연장은 무대 46시간·일반 36시간, C공연장은 공통 41시간으로 상한 규정을 두고 있다. 타 도시 E광역 재단은 월 48시간 상한에 필요시 보상 휴가 대체, F광역재단은 월 단위 2급 12시간, 3급 24시간, 4급 36시간, 5급 48시간 상한 규정을 둬 상급자일수록 많은 시간 외 수당을 가져가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더구나 공연장의 경우에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뚜렷하게 나눠지는 경향이 있어 보상 휴가나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반면 함께 통합된 대구시립예술단의 경우에는 아예 시간 외 수당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 예술단원은 "우리는 예전보다 공연 횟수만 따져도 2~3배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보전해 주는 제도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반면, 진흥원 소속 직원들은 이렇게 흥청망청 시간 외 수당을 나눠 가지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주범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은 "현재 이러한 사태는 지난 2022년 진흥원 통합 과정에서 대구시와 의회 모두의 정책적 뒷받침이 부족한 상황에서 직원을 중심으로 통합 실무 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빚어진 문제로 보고 있다"면서 "법과 규정에 맞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과감한 개편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매일신문이 5일 자 22면과 19일 자 22면에서 지적한 직원 인사·승진·근태관리 등이 일부 직원들 손에 교묘하게 손질된 점에 대해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진상 진흥원 기획경영본부장은 "법적 근로 기준인 주 52시간을 준수하는 게 맞으나 통합 후 3년 동안 이를 방관한 것이 맞다. 저도 황당하다"면서 "진흥원 기획경영본부에서 관리를 하지 못한 점 인정하며, 시간외 근무 관리는 각 부서별로 관리를 해야하나 결제과정에서 체크를 하지 못한 해당 부서장들 모두 복무감독 부실에 책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2025-08-21 06:30:00
오태성 작가의 열 번째 초대 개인전이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봄갤러리(대구 중구 서성로 2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자연의 조형적 언어'. 작가는 한지를 여러 겹 쌓고 붙이는 '한지 콜라주' 기법을 통해 자연이 품은 숨결과 질서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그의 작업은 재료 준비 단계부터 남다르다. 닥나무 껍질을 직접 삶아 만든 전통 한지를 바탕으로, 천연 안료를 사용해 색을 입힌다. 이후 얇게 뜬 한지를 여러 장 겹쳐 배접하고, 이를 작은 조각 단위로 잘라 화면 위에 조형적으로 배열한다. 이 과정에서 종이 사이로 스며드는 색, 겹과 겹이 만들어내는 깊이, 그리고 표면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주름과 질감이 모두 작품의 일부가 된다. 작가는 여기에 바람, 빛, 시간의 흐름을 맡기며, 자연이 스스로 작품의 마무리를 완성하도록 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자연–또 다른 시선'은 색의 층과 종이의 결이 어우러져 마치 바람이 스치는 물결이나 산맥의 굴곡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는 한지를 통해 자연의 변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관람객이 작품 속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찾아가도록 여백을 남겨뒀다. 또 다른 작품 '자연의 탄생'은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틔우는 순간을 추상적 형태와 색채로 담았다. 화면의 미세한 주름과 빛을 머금은 한지의 투명감은 생명이 움트는 숨소리를 느끼게 한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종이의 미세한 주름, 안료의 번짐, 겹과 겹 사이의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섬세한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전체 구도가 하나의 풍경처럼 다가오고, 다시 다가가면 그 풍경이 작은 결과 색의 파동으로 해체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숲 속에 들어가 한 그루 나무를 바라보다가, 다시 숲 전체를 조망하는 감각과도 닮았다. 작가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재료와 예술이 맺는 관계를 시각적으로 사유한 결과물"이라며 "관람객들이 작품 속 한지의 숨결을 통해 자연의 고요한 울림과 생명력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08-20 15:00:00
대구전업미술가협회 아트페어 '서머 페스티벌(SUMMER FESTIVAL)' 개최
대구전업미술가협회 아트페어 '서머 페스티벌(SUMMER FESTIVAL)'이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사)대구전업미술가협회는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대구시지회로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창작 활동을 펼치는 전업 미술작가들의 모임이다. 이번 아트페어는 서양화, 한국화, 공예, 조각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 70명이 참여해 각자의 개성과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일상 속 순간들을 치열하게 마주하고 그것을 예술로 풀어내며 존재의 의미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협회 관계자는 "출품작들은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작가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자기 성찰, 세상을 향한 조용한 위로를 담고 있다"며 "관람객들은 각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예술과의 진한 교감을 경험하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예술의 공익적 가치를 실천하는 따뜻한 자리가 된다. 전시장 내 마련된 '20만~30만원전' 특별 부대행사에서는 작가들의 개성 있는 소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한부모가정 지원시설 '도나의 집'에 후원할 예정이다. 대백프라자갤러리 관계자는 "협회 소속 작가들의 개성과 역량을 널리 알리는 한편 지역 예술 생태계의 활성화와 미술시장 저변 확대, 시민과 예술 간의 교류를 확대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5-08-20 14:30:00
대구근대역사관 '100년 전 여류 비행사…' 전시 연계 특강·해설
대구근대역사관은 현재 진행 중인 '100년 전 여류 비행사 권기옥·박경원, 대구와의 특별한 인연' 전시와 연계한 특강과 해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7월 군위군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추진을 계기로 대구시에 편입된 지 2주년, 한국 최초 여류 비행사 권기옥이 비행사가 된 지 100년, 대구 최초 여류 비행사 박경원이 비행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기획됐다. 오는 27일 오후 2시에 대구근대역사관 2층 문화강좌실에서 열리는 전시 연계 특강은 김기둥 공군사관학교 교수가 '일제강점기 비행장과 비행사, 대구비행장'을 주제로 진행한다. 김 교수는 일제강점기 항공의 변화와 비행사, 대구비행장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최근 '1920년대 항공의 도입과 대구의 입지', '1930년대 일제의 항공정책과 대구지역 유지들의 비행장 유치 노력' 등 연구성과를 발표하며, 대구지역 비행장의 역사를 조명했다. 특강 이후에는 전시 해설이 이어진다. 선착순 성인 40명을 모집하며, 참가 희망자는 전화(053-430-7917) 또는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잔여석이 있는 경우 당일 현장 신청도 가능하다.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일제강점기 대구를 비롯한 비행장·비행사에 대한 내용은 평소 잘 접하기 어려운 주제이기에 역사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08-20 14:00:00
대구향토역사관, 광복회 결성 110주년 기념 답사 개최
대구향토역사관은 8월 25일 광복회(대한광복회) 결성 110주년을 기념해 주요 역사적 장소를 찾아가는 답사를 진행한다. 1915년 8월 25일, 광복을 꿈꾸던 청년들이 비밀리에 광복회를 결성했다. 계몽운동 계열과 의병 계열이 연합해 단체를 만들었는데, 진보적 이념 단체와 보수적 항일투쟁단체가 처음으로 대구에서 결합해 광복회가 탄생한 것. 특히 광복회는 경상도의 대표 공원이었던 대구 달성공원에서 대담하고 비밀스럽게 결성됐다. 이번 답사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가 깊은 달성공원에서 출발해 중구 삼덕동의 대구 감옥 사형장 터까지 걸어서 간다.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의 부친과 동생이 대구 감옥에 있던 박상진을 위해 옥바라지하던 '계림여관' 자리도 들리며,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삼았던 '상덕태상회' 추정지, 옛 대구경찰서 자리, 식민지 경제침탈 기관이었던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현 대구근대역사관), 1916년 9월 군자금 모집을 위해 일어난 이른바 '대구권총사건' 주요 현장, 재판을 받았던 대구복심법원 자리, 순국한 대구 감옥 터와 최근 삼덕교회 2층에 개관한 대구형무소역사관 등을 답사한다. 향토역사관 관계자는 "광복회는 1910년대 국내 비밀결사 가운데 가장 조직이 크고 활동도 활발했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며 "달성공원이 역사적 장소임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광복이 순국선열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었음을 함께 공유하고자 이번 답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성인 25명을 모집하며, 행사가 무더위에 걷는 답사인 점을 충분히 고려한 후 전화(053-430-7944)나 대구향토역사관에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2025-08-20 13:30:00
독특한 방식으로 도시의 밤을 기록해 온 김도엽 작가의 전시가 달서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달서아트센터가 지역 예술인과 함께 하는 '로컬 아트 커넥션' 초대전이다. 작가는 자전적 시선에서 출발한 '불빛' 시리즈부터 '도시의 밤', '워크 블루' 작업 등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도시 속 기억과 감정을 진솔하게 드러내며 익숙한 풍경 속 원초적 자아를 탐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도시의 밤' 작품은 캄캄한 밤을 밝히는 도시의 불빛을 향한 시선을 겹겹이 쌓아올린 질료와 중첩된 화면을 통해 표현해낸다. 그가 케이블카 위나 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밤은 화려하기보다 평온함에 가깝고, 불빛에 감춰진 어둠에는 삶의 안식과 사유를 담고 있다. 최근 작품에서 작가는 화면을 더욱 단순화하고, 형태와 색을 응축해 도시의 구조를 해체하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이는 자아의 기록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으려는 의지로, 도시의 표면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이면을 응시하는 전환점으로 보여진다. 달서아트센터 관계자는 "최근 작품 속 도시의 밤은 더 이상 개인적 기억이 아니라 관람자에게 정서와 상상이 교차하는 감각적 공간으로 기능하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도시를 바라보는 개인의 시선이 어떻게 사회적 감각으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회화적 사유의 진화이며, 개인 감정의 기록에서 현실의 질문으로 이동하는 작가적 전환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5일까지. 053-584-8968.
2025-08-20 12:59:00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시간외 근무 무제한? 2천만원 안팎 수령도
매일신문이 연속보도 하고 있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도를 넘어선 방만한 경영이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 수치로도 확인됐다. 홍준표 전 시장이 들어서면서 가뜩이나 반토막 난 문화예술계 지원금 탓에 예술인들의 생계마저 어려움을 호소할 만큼 힘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진흥원 일부 직원들은 연간 2천만원이 넘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진흥원 직원 평균(418만원)의 5배가 넘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가져간 것이다. 김주범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시간외 근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말 기준 전체 287명의 직원 중 44명의 직원이 내규로 정한 연간 396시간(33×12개월)을 초과하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진흥원 복무규정 제 15조 및 보수 규정 시행 내규 제6조에 따르면 "시간외 근무시간은 근무 명령에 따라 근무한 시간에 대해 분 단위까지 더해 월별로 산정하며, 월 평균 33시간까지 허용한다"고 돼 있다. 심지어 법으로 정한 주 52시간 근로를 넘어서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사례도 꽤 된다. 시간외 근무의 법적 상한은 624시간(12시간×52주)으로 오페라하우스 소속 3명과 콘서트하우스 1명의 직원은 법정 한도를 초과한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상위 44명의 직원들이 가져간 시간외 근무수당 평균은 1천313만원으로 집계 돼 아예 시간외 수당을 아예 한푼도 신청하지 않은 73명과 크게 대조를 이뤘다. 이 중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전체 30명 직원 중 17명으로 직원의 절반(57%)넘게 내부 상한선을 넘어서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가져갔고, 대구콘서트하우스 24명 중 9명(37.5%), 대구문화예술회관 65명 중 9명(12.3%), 기획경영본부 35명 중 4명(11.4%), 문화예술본부 49명 중 5명(10.2%)로 소속 기관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행태는 2025년에도 이어졌다. 올 상반기에만 4명의 직원이 근로기준법 상한(312시간)을 초과한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았고, 내규 초과는 51명(평균 635만원)으로 집계됐다. 진흥원 내부에서도 문제를 알고는 있지만 대책은 마련은 아직이다. 김진상 기획경영본부장은 "내부 감사를 통해 최근 이같은 문제를 인지했으며, 노조와 함께 개선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면서 "아무리 직업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예술인들의 열악한 형편에 비해 상식을 넘어서는 많은 금액을 가져가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이 가능했던 것은 '완전선택제'라는 극장 근무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완전선택제 직원은 초과근무 시간에 제한이 없는 형태로 현재 오페라하우스 전 직원(31명), 대구콘서트 하우스 파견직 공무원 제외한 전 직원(20명), 대구문화예술회관 무대팀 전원(10명)이다. 이에 대해 노무사는 "주 52시간을 초과해 시간외 근무를 한다면 노동부의 특별연장근무 인가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경우도 위법한 행위"라면서 "진흥원이 해명한 '완전선택제'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특성상 유연근무제나 보상휴가제 등을 통해 법정 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산하기관 임직원들의 근태를 관리했어야 함에도 이를 통제하지 않은 것은 경영진 및 대구시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자료를 제공한 김주범 대구시의원은 "문화계 예산이 줄면서 예술인들이 먹고살기조차 힘들다는 걸 제일 잘아는 진흥원 일부 직원들은 내규와 법을 무시하고 수천만 원대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챙겼다"면서 "이런 행태는 명백한 방만 경영이자 기득권 챙기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예술 진흥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이 특정 집단의 '수당 잔치'로 변질된 만큼, 철저한 감사와 책임자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5-08-20 06:30:00
루브르의 모나리자처럼…신윤복 '미인도' 내년부터 대구간송미술관서 상설전시
지난해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에 공개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혜원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가 내년부터 상설 전시된다. 조선 후기 그려진 미인도는 한국 미술사의 대표작으로,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에 비견되는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루브르박물관처럼 미인도를 연중 상시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인도는 보물급 국가유산으로 연간 약 90일 정도의 적산조도 허용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이에 원본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관람객이 언제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전시되는 미인도는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원작을 변형 없이 그대로 재현한 정밀 복제본 2점과 원본을 교차 전시하는 방식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미인도 상설 전시는 내년 상반기 대구간송미술관의 기획전 개막과 함께 본격 운영될 예정으로, 문화예술로 인한 도심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파급 효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08-18 16:53:10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갈등 점입가경…내홍 깊은데 원장은 사표 제출
대구 문화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상실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내부 갈등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진흥원의 난맥상을 다룬 매일신문 연속 보도(8월 4일 19면, 5일 22면, 7일자 19면, 8일자 26면, 12일자 22면, 13일자 19면)에서 지적된 문제에 대해 내부 기강을 바로 잡고 실태를 점검해 사태 해결에 나서긴 커녕 "누가 언론에 제보했느냐"며 죄없는 직원들을 상대로 뒤를 캐기에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이번 기회에 갈갈이 찢겨진 진흥원의 내부 혼동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지만, 대구시도 손을 놓은 상황이고 간부들은 도망치거나 자신들의 치부 감추기에만 급급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 와중에 18일자로 박순태 문예진흥원장은 시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성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이날 오전 사표를 제출했고, 현재 결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은 "간부들이 월급만 많이 가져가고 권한만 누렸을 뿐, 누구 하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분개했다. 현재 진흥원에서 가장 문제를 빚고 있는 것은 매일신문이 지난 5일 22면에 보도한 "경영지원부장이 '인사' 막강한 영향력" 부분으로, 인사관리부서장(경영지원부장)이 당연직 인사위원을 맡는 대신 진흥원장에게는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사인하는 것 외엔 아무런 권한이 없도록 교묘하게 수정됐다는 점이다. 이재성 문체국장 역시 "원장의 인사권이 무력화 했다는 지적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진흥원 체계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셀프 승진'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A부장과 B부장은 "해당 인사위원회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해 당사자인 경영지원부장이 해당 업무를 회피·기피 신청하지 않고 승진 심사를 위한 '상정 안건 확정', '승진 계획 수립', '승진 예정자 선발', '승진자 확정', 승진 근거가 되는 '근무성적평정 조정' 등의 업무에 '업무 지시'와 '결재'를 한 것은 명백히 공정성 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다. 다른 문화재단 사례와 비교해봐도 진흥원 인사규정 제 8장 인사위원회 제 48조 "대구시의 문화기획팀장과 진흥원 인사관리부서장(경영관리부장)은 당연직이 된다"며 실무부서장을 특정해 당연직 위원을 맡도록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전국의 대부분 광역문화재단의 인사위원 구성을 보면 본부장 또는 사무처장이 위원장 및 당연직 위원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직원 신분이 '인사부서장'으로 발령이 되었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인사결정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인사위원이 된다면 '실무적 영향력'과 '결정 권한'을 모두 가지게 돼 갖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주범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은 "사실상 인사권이 무력화 된 조직이 제대로 운영될 리 없으며, 이 점에 대해서는 대구시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철저하게 '그들만의 리그'를 통해 특정인들에게 유리하게 규정 개정이 이뤄진데다, 대구시장 및 진흥원장 모두 공석이라 사태 해결에 책임지고 나설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감사원 공익 감사 등 전문적인 기관을 통한 진흥원 바로잡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08-18 14: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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