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정 기자 ly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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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속으로] 마리오 보타·BTS RM과 협업…도예가 유태근이 선보이는 '한지의 재발견'

    [전시속으로] 마리오 보타·BTS RM과 협업…도예가 유태근이 선보이는 '한지의 재발견'

    '문경 도자기 명장'인 청마 유태근 도예가의 개인전 '천지생동(天地生動)'이 성주 아트스페이스 울림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그가 문경의 전통장작가마 방문요에서 흙을 빚어온 지 꼭 40년이 되는 해. 이번 전시에서 그는 도자가 아닌 회화 작업만을 보여주는 일탈(?)을 감행했다. 회화의 바탕이 되는 소재는 문경의 한지 장인이 만든 우리나라 전통 한지다. 주거 환경의 변화 등으로 최근에는 실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으며 한지 산업이 쇠퇴하는 추세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이 시대에 맞게 한지를 재해석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우리나라 한지는 그냥 피를 떠내는 중국, 일본의 전통종이와 달리 섬유를 짜듯 가로, 세로로 겹쳐가며 만들어 남다르다. 1천년을 가는 소재"라며 "이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안타까워만 할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세련되게, 지금의 환경에 맞게 쓰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런 생각에서 시작한 그의 한지 작업은 독보적이다. 2019년 완공한 경기 화성 남양성모성지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곳의 대성당은 서울 리움미술관과 교보타워 등을 만든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데, 대성당 내 소성당의 제대 뒤 벽면 전체를 그의 작품으로 채운 것. 마치 깊은 바닷속에 빠져든 듯 검고 푸른 색의 한지 454장을 이어붙인 이 작품은 세계 최대 한지벽화로, 서양의 건축양식과 동양의 미가 어우러져 신비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지가 이렇게 강한 재료였나. 작가는 한지의 내구성을 높이려 옻칠을 하고 습기가 침투하지 못하게 밀랍을 덧바르며, 부서지지 않도록 탈랍 작업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일일이 한 장씩 칠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과 그 시간들이 그의 작품에 함께 녹여져 있는 셈이다. 특히 빛이 통과되는 한지의 특성을 살려 최근에는 강화도의 한 성당에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것 또한 처음으로 시도하는, 가히 '한지의 재발견'이다. 작가는 "한지는 찬 성질의 유리와 달리 색을 머금었다가 뿜어내기 때문에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라며 "세계로 충분히 뻗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건축 마감재"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로·세로 4m 가량의 대형 작품 '천지생동'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40년 간 수천번 장작가마의 불을 때면서 봐온 여러 빛깔을 표현했다. "불을 때면 처음에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점차 검붉은색, 붉은색, 푸른색 등 다채로운 색이 나타나죠. 달항아리도 뜨거운 불길을 견디며 춤사위를 벌입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나고 가마 문을 열어보면 밤사이의 그 소란들은 없어지고 모두가 백색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죠. 그걸 보며 작가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견디며 관객에게 조용히 좋은 작품을 내보이는 태도를 배웁니다. 그 때의 숭고함을 회화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색은 먹과 옻칠의 농도를 조절해 구현한다. 한지가 자연스럽게 구겨진 흔적은 마치 신체의 주름, 혹은 핏줄처럼 보여진다. 그는 "한지 안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며 생각지도 못한 색이 발현되기도 한다"며 "내가 의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한지 자체가 만들어내는 부분이 있기에 무심(無心)의 마음으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조각적인 회화'는 병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체를 펼치면 병풍이지만 일부를 접어 신선한 형태의 조각 작품으로 연출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유연성은 곧 그가 추구하는 작품세계와 맞닿아있다. 이 작품에는 '월송야정'이 그려져 있다. 태어날 때 금줄에 솔잎을 매달고, 소나무로 집과 도구를 만들어 살며, 죽어서는 소나무관에 들어가는 것처럼 소나무는 한국인의 정체성 그 자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특히 '월송야정'은 최근 BTS의 RM과 협업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RM은 가로 6m·세로 2m 가량인 그의 대작을 배경으로 화보와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작가는 "한국적인 정서를 무척 좋아하는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의 팬들이 SNS 등을 통해 작품의 재료가 뭐냐고 묻기도 했는데, 덕분에 한국의 전통 소재를 알리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전시장의 마지막 작품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대형 판넬 4개면을 붙여 만든 공간 내부를 화려한 색의 한지 작품이 장식했다. 움직이는 바람의 형태를 표현했는데 이 역시 먹과 옻칠로 그려냈다. 그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홀로 가는 것이 두렵지만 정답이 없기에 마음껏 즐기면서 작업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사실 방습을 위해 한지에 밀랍을 칠하는 것도 조선왕조실록에 나와있다"며 "나는 아주 새로운 방식을 발견해내는 것이 아니라, 옛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이 시대에 맞게 잘 이어나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054-933-5573.

    2025-12-17 14:53:26

  • 붉은 말의 힘찬 기운 그림에 담아…병오년 새해맞이 말 그림전 개최

    붉은 말의 힘찬 기운 그림에 담아…병오년 새해맞이 말 그림전 개최

    2026 병오년(丙午年) 새해 맞이 '말 그림전'이 오는 24일부터 아양아트센터 아양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대구미술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대구수채화협회, 동구미술협회, 팔공문화예술협회, 동구미술협회 등 다양한 장르의 지역 미술 단체에서 추천한 120여 명의 작가들이 함께한다. 이들은 붉은 말이 상징하는 도약, 열정, 창조성을 회화와 서예, 조각 등 다양한 작품 세계로 펼쳐낸다. 전시 부대행사로는 ▷말 그림 민화 그리기 ▷감사 연하장 보내기가 무료로 진행된다. 아양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모두들 불꽃 같은 열정과 에너지로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11일까지. 053-230-3312.

    2025-12-16 15:55:45

  • 대구미술관, 12월 내내 '매일매일 크리스마스' 이벤트

    대구미술관, 12월 내내 '매일매일 크리스마스' 이벤트

    대구미술관이 다채로운 연말 이벤트로 채운 '매일매일 크리스마스' 행사를 펼친다. 매년 양말 트리, 거꾸로 트리, 비누 트리 등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여온 미술관은 올해도 1층에 '행복을 기원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오는 19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이 트리 앞에서는 즉석사진을 촬영해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미술관 입장권을 소지하고 '대구미술관' 카카오채널 추가를 인증한 관람객 중 선착순 20팀을 대상으로 한다. 21일에는 입장료 50% 할인 혜택과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 '성탄장'이 열린다. 지역 농부와 자영업자, 예술가 등 44팀이 참여해 제철음식, 농산물, 수공예품을 선보인다. 이날 성탄장과 연계해 ▷우리밀 생딸기 컵케이크 만들기 ▷알록달록 뇨끼 떡볶이 만들기 ▷우리밀 자연치즈 피자토스트 만들기 ▷빈티지 퀼팅 보온 팥주머니 만들기 ▷성탄 밀랍초 만들기 ▷리스 만들기 ▷딸기 취향 아카이빙 등 다양한 워크숍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사전 예약 후 당일 미술관 입장권 지참 시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대구미술관 홈페이지 또는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날 오전 10시부터 발권 데스크에서는 입장권 소지 관람객 선착순 100명에게 '2026년 대구미술관 스케줄러'를 증정한다. 정오에는 야외광장에서 브라질 북남부의 다양한 리듬을 연주하는 '보아비아젱(Boa Viagem)'과 '반다오이(Banda Oi)'의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미술관은 '쓰레기 없는 성탄장'을 목표로, 참여자들에게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성탄 장보기 또는 먹거리 구매 시 다회용기를 지참한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증정하며(선착순 200명), 필요 시 현장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도 운영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12월 25일부터 31일까지는 대구미술관 무료입장과 스케줄러 증정 이벤트가 이어진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당일 입장권 소지 관람객 선착순 100명에게 스케줄러를 증정한다.(영·유아 및 단체 제외, 29일 휴관) 31일 오전 10시부터는 '기념품 행운 상자' 이벤트도 마련된다. 당일 입장권 소지자 중 대구미술관 SNS 구독 미션을 완료하고 1층 크리스마스 트리 앞을 방문한 관람객 중 선착순 50명에게 대구미술관 기념품을 증정한다. 한편 행사 기간 중 대구미술관에서는 '이강소'와 '허윤희' 전시를 비롯해 '대구 근대회화의 흐름',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 등 총 4개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2025-12-16 15:38:55

  • 대구문화예술회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업무협약 체결

    대구문화예술회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업무협약 체결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사장 김명규·이하 ACC 재단)과 16일 광주 ACC재단 대회의실에서 지역 문화예술 상생발전 및 유기적 협력 도모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대표 레퍼토리 콘텐츠 공동기획 및 상호 교류 ▷창작 뮤지컬 콘텐츠 공동 제작 및 유통 지원 ▷지역 문화예술 발전 및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수도권 중심의 문화예술 콘텐츠 유통 구조를 넘어, 지역 간 협력을 통한 창작·제작·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지역 문화예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공동 기획 유통 공연, 콘텐츠 교류 사업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번 협약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콘텐츠 유통 및 레퍼토리 확대와 신규 뮤지컬 창작 기반 조성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콘텐츠 유통, 창제작 및 교류사업을 통해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12-16 14:24:27

  • 환갤러리,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솔레라' 초대전

    환갤러리,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솔레라' 초대전

    환갤러리(대구 중구 명륜로26길 5)에서 15일부터 23일까지 스페인 출신 작가 안토니오 솔레라(Antonio Requena Solera)의 초대전이 진행된다. 2023년에 환갤러리에서 한 차례 초대개인전을 개최한 후 2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전시다. 안토니오 솔레라는 수채화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재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혼합 형태의 이미지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종이를 찢는 것, 베는 것, 그 과정의 몸짓, 중력 등과의 유희를 그의 초기 작품에서 드러내고 있는데, 그 경험에서 파생된 여러 시각으로 바라본 관점, 미완의 과정, 시간의 흐름 등을 캔버스와 직물에 그대로 담았다. 환갤러리 관계자는 "그의 손에서 종이는 유연해지며 매우 가볍고 미묘한 개입으로 최소한의 행위와 반복적 행위를 구축하기 때문에 단순한 패턴의 화면을 탄생시킨다"며 "그러한 방식은 화면에서 선과 면, 색채와 붓질이 생생히 움직이며 조화롭게 어우러진다"고 설명했다.

    2025-12-16 10:12:29

  • 이상춘 건국훈장 서훈 및 카프(KARF) 창립 100주년 기념 토론회 개최

    이상춘 건국훈장 서훈 및 카프(KARF) 창립 100주년 기념 토론회 개최

    대구 출신 예술인이자 독립운동가 이상춘의 건국훈장 애족장 서훈과 카프(KAPF·조선 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상춘의 예술적 유산을 조명하고 카프 미술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토론회가 열린다. '이상춘현대미술학교(RICA)'가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는 오는 23일 오후 6시 30분 생명평화나눔의 집(대구 수성구 명덕로 411 8층)에서 개최된다. 이상춘은 미술, 연극 무대장치, 잡지 발행, 극평 등을 넘나드는 다방면의 활동을 통해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예술을 통한 변혁을 지향했던 예술가로, 카프 미술부의 중요한 예술인이자 당대 문화운동의 핵심 인물로 평가 받는다. 국가보훈부는 지난 11월 제86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이상춘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서훈했다. 토론회에서는 이상춘의 예술적 실천, 카프 미술의 역사적 맥락, 이들의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오늘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특히 식민지 시기 예술가들의 저항적 창작 활동과 동시대 사회운동 및 예술운동 사이의 연결 가능성을 탐구하며, 지역 기반 예술 실천에 주는 함의도 함께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김기수 공간리상춘 공동대표가 발제자로 참여해 항일 미술가이자 아방가르디스트로서의 이상춘의 예술 활동, 그리고 그의 유산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해 참석자들과 함께 심도 있게 조명할 예정이다. 이상춘현대미술학교 관계자는 "독립운동과 예술이 교차한 이상춘의 활동을 공적으로 재평가하고, 카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사회참여적 예술운동의 중요성을 논의하며, 나아가 오늘날 예술이 사회적 실천과 만나는 지점을 모색하는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특히 지역 기반의 문화운동과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를 확장해, 과거의 유산이 현재의 창작 환경을 어떻게 자극하고 변형시키는지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16 09:57:38

  • 올 한 해 마무리하는 미술인들의 파티…갤러리문101 '미술행복&포틀럭'

    올 한 해 마무리하는 미술인들의 파티…갤러리문101 '미술행복&포틀럭'

    연말을 맞아 갤러리문101(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446길 15)에서 18일부터 28일까지 '미술행복&포틀럭' 전시가 열린다. 매년 갤러리문101이 연말에 진행하는 이 전시는 '포틀럭 파티'의 개념을 미술에 접목한 독특한 행사다. 출품 작가들이 각자 음식을 가져와 나눠 먹으며 세대 간 교류를 꾀하고, 소품들을 판매하거나 교환하며 예술적 영감을 나누는 자리다. 올해는 정은기, 홍현기, 박휘봉, 송광익, 차계남, 김영세, 김결수, 김봉천, 권기철, 권기자, 김선경, 남명옥, 이지현, 곽명희 등 작가 120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갤러리문101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함께 모여 미술계의 생동감을 더하고, 앞으로 풍성하고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16 09:40:43

  • 英 풍경화 거장 윌리엄 터너의 한국 첫 원화 전시…경주 우양미술관서

    英 풍경화 거장 윌리엄 터너의 한국 첫 원화 전시…경주 우양미술관서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1775~1851)의 작품이 경주를 찾는다. 17일부터 열리는 '터너: 인 라이트 앤 셰이드(Turner: In Light and Shade)'는 터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우양미술관이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휘트워스미술관과 협력해 선보이는 전시다. 터너는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세대를 넘어 수많은 예술가의 영감을 자극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풍경화가다. 실험적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 '터너상'은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고, 영국 20파운드 지폐에는 그의 얼굴과 대표작 '전함 테메레르 호의 마지막 항해'가 새겨져 있을 정도다. 이번 전시는 탁월한 작품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작품 '리베르 스투디오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리베르 스투디오룸'은 터너가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그린 풍경 스케치를 바탕으로 제작한 71점의 판화 연작이다. 휘트워스 미술관이 71점 전부를 선보이는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휘트워스 미술관이 소장한 수채화 명작들도 함께 전시된다. 휘트워스의 터너 수채화 컬렉션은 런던 다음으로 영국에서 가장 방대하다. 우양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는 '리베르 스투디오룸' 판화를 회화와 나란히 배치해 터너 예술 세계의 폭과 다양성, 매체 간 상호작용을 새롭게 조명한다"며 "터너의 풍경화에 담긴 고유의 색채와 대기를 표현한 방식이 판화라는 매체에서 어떻게 변주되는지 살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층 연계교육 프로그램 공간에서는 ▷터너가 탐구한 빛을 담은 램프 만들기 ▷판화 제작하기 ▷21세기 풍경 작품 만들기 ▷나만의 작은 갤러리 만들기 ▷따라 걸으며 배우는 미술사조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는 내년 5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1월 1일, 설날 당일도 휴관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8천원.

    2025-12-15 16:46:46

  • "30여 년 예술가 삶의 궤적과도 같은 전시"…대구미술관 허윤희전

    "지움으로써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죠. 창조하고 소멸하고, 또 창조해내며 순환하는 겁니다. 비록 내 에너지를 다 쓰더라도, 오히려 그 과정에서 얻는 충만함이 참 좋아요." 왜 애써 그린 그림을 다시 지우는 걸까. 최근 대구미술관에서 만난 허윤희 작가는 이 물음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90년대 독일로 유학을 떠날 때 물감 대신 비교적 가벼운 재료인 목탄을 들고 간 것을 계기로, 목탄으로 드로잉하고 다시 지우는 회화적 수행을 30여 년 간 이어오고 있다. 전시 개막일에 그는 수많은 관람객 앞에서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장대에 목탄을 묶거나 직접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높이 5m 가량의 대형 작품 '물의 평화'를 그렸다. 그야말로 온몸의 리듬으로 그려낸 작업. "식물과 동물이 공존하는 평화를 물에서 발견했다"는 작가는, 몸을 누인 평화로운 물가에 풀과 오리떼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그림 역시 전시가 끝날 때쯤 작가가 하얀 페인트로 모두 지워버릴 예정이다. 그의 작업은 남겨지는 결과보다 과정,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많은 이별을 겪으며 영원한 것은 없다고 깨달았고, 순간의 진실함을 강조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그의 작업은 지워지더라도, 없었던 것이 되진 않는다. 누구나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지만 내면에는 그 과거의 기억이 층층이 쌓여있듯이. 그에게 지운다는 것은 단순히 비워내는 것이 아니라 충만한 상태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이번 전시 제목인 '가득찬 빔'은 이처럼 채움과 비움,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함축한 말로, 작가가 직접 쓴 동명의 시에서 비롯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 기념전시다. 회화부터 드로잉, 조각, 영상 등 24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예술 여정을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3전시실은 그의 독일 유학 시절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고립과 언어의 단절 속 '나는 누구인가, 예술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 시기를 다룬다. 자신만의 책과 정원을 만들며 내면의 세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사유한 이 시기의 작품들은 그의 예술세계의 기초를 이뤘다. 전시실 중앙의 작품은 2001년 남프랑스에서 제작한 대표작 '관집'을 재현했다. 하루가 인생이라면 아침은 탄생, 밤은 죽음이라는 작가의 사유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집과 관을 하나로 결합해 삶과 죽음이 단절이 아닌 연속선상에 있음을 시각화했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작품 내부에 들어가 누워보며 체험할 수 있다. 그는 "작품들이 어둡고 무겁게 표현된 것 같지만, 되돌아보면 젊었기 때문에 뭔가 찾고 헤쳐나가려 했던 젊은 날의 초상 같은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2전시실은 그가 귀국 이후 실존의 문제의식에서 생태적 사유로 확장해 온 여정을 보여준다. 그는 재난, 환경 파괴, 멸종 위기 등 현대 사회의 생태 현실을 마주하며, 작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일깨운다. 특히 광릉요강꽃, 분홍장구채, 나도풍란, 지네발란 등 이름조차 생소한 멸종위기식물들을 마치 영정사진처럼 그린 '사라져 가는 얼굴'과 '개가시나무는 살아있다', 그리고 10여 년 간 쓴 '나뭇잎 일지'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의 백미는 '해돋이 일기'다. 쉰 넘어 제주로 이주한 이후, 새벽 일출을 보며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었던 생생한 경험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시작한 작업이다. 2년 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앉아 2시간 가량 걸려 완성한 그림들은 어느 것 하나 같은 장면이 없다. 전시된 '해돋이 일기'는 총 146점. 작가는 "젊었을 때는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싫어 색을 멀리하고 목탄만 고집했다"며 "해돋이 일기를 그리면서 자연스럽게 색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어떤 색을 써도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성숙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30여 년 간 예술가로서 걸어온 삶의 궤적과도 같다. 사라짐과 비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순환하고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흐름을 그리며, 인간과 자연히 서로 닿는 지점을 바라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지며, 도슨트 해설과 연계 교육 프로그램이 전시 기간 진행된다.

    2025-12-15 15:20:01

  • [전시속으로] 100년 된 부산 창고서 대규모 개인전 여는 길후 작가

    [전시속으로] 100년 된 부산 창고서 대규모 개인전 여는 길후 작가

    서울 대형 화랑 학고재 갤러리의 전속작가인 길후 작가가 고향인 부산 영도의 스페이스 원지에서 12일부터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생의 3분의 2 가량은 대구·경북에서 보냈다. 계명대학교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SAC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같은 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주목 받았다. 돌연 중국으로 떠나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시골에서 은둔하다시피 그림만 그리던 시절도 있었고, 다른 작가들과 일절 교류 없이 미술계의 '아웃사이더'처럼 작업해왔다. 지금은 경북 청도의 동제미술관에 작업실을 두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쳐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기장 빌라쥬 드 아난티에서의 개인전 이후 1년 만에 다시 부산에서 여는 개인전이다. 전시장 '스페이스 원지'는 100년 된 낡은 보세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 실제 선박이 접안하는 항구 바로 앞에 자리해 이색적인 풍경으로 이미 유명하다. 칠이 벗겨진 거친 벽면과 벽돌 기둥 등 100년 전 원형을 거의 보존하고 있어 독특함을 더한다. 공간의 분위기가 워낙 강렬한 데다 전시장 규모도 1천485㎡에 달한다. 개인전을 열기에 작가로서 망설여질 법한데, 그는 자신 있게 대형 평면 작품과 입체 작품 100여 점을 꺼내보였다. 최근 청도 작업실에서 만난 작가는 "오래전부터 탐구해 온, 마음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기억을 담아낸 다양한 시리즈를 내걸었다"며 "뚜렷한 형태보다 빛과 어둠이 부드럽게 스며들며 잠시 떠올랐다 사라지는 감정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작업 '현자(賢者)' 연작도 전시된다. 10여 년 전부터 이어오며 오랜 변화와 층을 쌓아가는 이 시리즈는 시간이 흐르며 달라지는 존재의 모습과 마음의 흔들림을 천천히 담아냈다. 그러한 노력이 겹겹이 지층을 이룬 작품을 보면, 고정된 하나의 모습이 아니라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내면의 여러 순간들을 마주하는 느낌을 준다. 그가 처음 미술할 때의 마음으로, 45년 만에 연필을 들고 종이 앞에 앉아 그린 작품도 눈에 띈다. 무한한 선들이 모여 반질반질하고 매끈한 면을 만들었다. 다른 작품들이 물감 또는 모델링페이스트를 더해 부조회화처럼 강한 마티에르를 발산하는 반면, 연필로 그린 작품은 화면 속으로 침잠하듯 깊은 입체감을 보여준다. 가만히 눈을 감고 손을 모은 인물에게서는 마치 불상과 같은 숭고함이 배어나온다. 그는 앞선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인물에 뚜렷한 표정이나 시선을 그려내지 않는다. '자아가 담기지 않는 그림'을 추구하기 때문. 그는 "많은 작가들이 자아 표현을 목적으로 작업하지만, 나는 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게 없다"며 "그림 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면 싫증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버리고, 잊은 채로 그저 붓이 가는 대로 선을 그어야 깊은 내면이 표현된다. 내가 만족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의도대로 되지 않은 실패한 그림이 진짜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 제목은 '무량대수(無量大數)'다. 우리가 감각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끝없이 넓고 큰 세계를 의미한다. 수많은 선과 면을 중첩하고 깎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오랜 시간이 걸려 작품을 완성하는 그의 작업과도 이어진다. 작가는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마음속에서는 누구나 끊임없이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흔들리고 움직인다"며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을 붙잡으려 하는 대신 찰나를 그대로 작품 속에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화업 40여 년,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작업에만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평생 화가로 살아온 길, 정말 불후의 명작 하나를 남겨보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명작을 만들고 싶은 바람, 그 하나 만을 보고 달려가는 겁니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관람료 무료.

    2025-12-13 13:29:01

  • A4 크기의 개성 넘치는 작품 한가득…'함께 하는 A4展'

    A4 크기의 개성 넘치는 작품 한가득…'함께 하는 A4展'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13일부터 17일까지 SPACE129(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14)에서 '함께하는 A4 전(展)'을 연다. 'A4전'은 대구현대미술가협회에서 매년 연말 진행하는 소품 전시다. 협회 회원들 간에 소통하며 뜻깊은 연말을 마무리하고, 시민들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압축해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다. 김민수, 김회원 등 70명의 작가가 참여해 유화, 동양화, 소묘, 판화, 드로잉 등 평면부터 영상, 입체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조경희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장은 "평소 흠모했던 작가의 작품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소장할 좋은 기회"라며 "작가들도 동료 작가들과 서로의 작품을 교류할 수 있는 전시여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2025-12-12 17:59:24

  • 빛과 숨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색채와 리듬…강미로 개인전

    빛과 숨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색채와 리듬…강미로 개인전

    갤러리여울(대구 수성구 국채보상로 162길 26 2층)이 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을 기념하는 기획전으로 강미로 작가의 '빛, 숨: 제 1막'을 열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빛과 숨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색채와 리듬을 추상적 형태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는 울퉁불퉁한 굴곡이 있는 투명 슬레이트판에 얘기를 담아낸다. 슬레이트 판의 굴곡진 부분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물결의 형상처럼 내면의 감정을 무한의 세계로 끌어올린다. 굴곡진 표면에 칠해진 색의 영역은 정면과 측면을 오가며 관객의 시선과 각도에 따라 달라지고 착시를 일으킨다. 투명한 소재와 그 위의 색들은 빛에 따라 모양과 색이 달라지는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그녀의 작품은 빛과 어둠, 또 다른 공간을 모두 담고 있다. 또한 시시각각 변하는 빛은 슬레이트 판 표면에 드러난 색(color)까지 관통해 전체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작품은 우리를 자극적이거나 현혹하지 않으며, 차분하고 간결한 미니멀적인 형상으로 고요한 관조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갤러리여울 관계자는 "우리는 작품을 통해 감정을 연상하고 기억을 회상하며, 일상의 한순간 내면에 얽혀있는 여러 감정의 색깔을 펼쳐 놓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며 "나아가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는 공간으로의 확장을 경험하게 하게 되는데, 이는 순기능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미로 작가는 1986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섬유예술 학사를 졸업하고 뉴욕 롱아일랜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MFA)를 이수했다. 뉴욕에서 처음 작가활동을 시작해 감정의 추상적 표현방식을 다루는 작품으로 자신만의 감정을 순수하게 보여주고 담기 위해 투명한 소재와 착시기법,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작업을 연구해 왔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12월 25일은 정상 개관하며, 1월 1일은 휴관한다.

    2025-12-11 15:04:23

  • 라움아트 '작은 선물 큰 기쁨전; 온기를 더(the)하다'

    라움아트 '작은 선물 큰 기쁨전; 온기를 더(the)하다'

    라움아트가 기획한 '작은 선물 큰 기쁨전; 온기를 더(the)하다' 전시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대구를 비롯해 부산, 세종, 포항, 밀양, 당진 등 전국에서 활동 중인 작가 34명이 참여해, 회화, 입체, 영상 등 120여 점을 선보인다. 노애경 라움아트 대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미술을 통해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삶의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질 것"이라며 "연말, 미술을 통해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마음의 휴식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2-11 14:45:49

  •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연계 특강 '지리지의 나라, 조선'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연계 특강 '지리지의 나라, 조선'

    국립대구박물관이 현재 진행중인 특별전 '사람과 땅 지리지에 담다'와 연계한 특강을 연다. 오는 18일 오후 2시 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특강은 양보경 성신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강사로 나서 '지리지의 나라, 조선'을 주제로 진행한다. 양 교수는 성신여대 지리학과 교수와 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지도포럼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지리학사, 한국의 문화와 역사지리, 특히 한국의 고지도와 지리지, 한국의 자연인식과 백두대간, HGIS(역사지리정보시스템)에 관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특강에서는 경상도지리지(1425년),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대동여지도(1861년) 등 지리지의 나라라 일컫는 조선의 지리지와 지도를 살펴본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지리지는 끊임없이 변해온 공간과 장소, 그 지역 위에서 살아간 사람들, 사람들이 남겨 놓은 흔적과 기억을 전해 준다"며 "이번 강의는 지리지가 국토와 지역문화를 꽃 피울 문화유산이자 기록유산임을 알려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작업임을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연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국립대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2025-12-11 10:54:08

  • 시대 풍경 담은 '크리스마스 씰' 한눈에…대구근대역사관 작은전시 개최

    시대 풍경 담은 '크리스마스 씰' 한눈에…대구근대역사관 작은전시 개최

    대구근대역사관이 기증유물 작은전시 '크리스마스 씰, 희망을 전하다'를 1층 '기증자 명예의 전당' 앞에서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함태환 씨가 기증한 '크리스마스 씰'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앞서 함 씨는 우표·지폐·음반 등 오랜 시간 수집한 자료를 근대역사관에 기증했다. 근대역사관은 이 중 결핵퇴치 기금 마련을 위해 크리스마스 전후에 발행된 크리스마스 씰을 먼저 소개한다. 근대역사관 관계자는 "전시를 통해 나눔을 상징하는 크리스마스 씰의 의미와, 씰에 담긴 그 시대의 풍경을 다시금 기억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증을 희망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대구시립 3개 박물관(대구근대역사관·대구방짜유기박물관·대구향토역사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2025-12-11 10:45:48

  • 갤러리 공감, 김성란 초대전 '꿈꾸는 서귀포-추자도 풍경'

    갤러리 공감, 김성란 초대전 '꿈꾸는 서귀포-추자도 풍경'

    갤러리 공감이 김성란 초대전 '꿈꾸는 서귀포-추자도 풍경'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30년 만에 제주로 귀향해, 제주의 자연과 삶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빠르고 힘 있는 붓 터치와 절제된 색채는 '서귀포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제주 특유의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나의 작업은 겉으로는 조용하고 담백하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명의 흐름과 감정의 층위가 잘 나타나 있다"며 "시각적인 감상의 차원을 넘어 제주라는 공간의 정서와 나의 내면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경험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나의 작업은 여전히 느림과 깊이, 진심이 예술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되새기게 만든다"고 했다. 한편 김성란 작가는 인사아트스페이스, 제주문예회관 등에서 개인전을 13회 열었으며 제주경찰청과 이중섭미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중섭이 꿈꾸던 아름다운 서귀포' 책을 펴낸 바 있으며 한국미술협회와 한라미술협회 회원,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전시는 14일까지 이어지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다. 053-285-0850.

    2025-12-11 10:31:34

  • 역사와 비평, 기획자를 넘나드는 배형민 교수의 한국 현대 건축 이야기

    역사와 비평, 기획자를 넘나드는 배형민 교수의 한국 현대 건축 이야기

    "인류 문명과 함께해 온 건축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규범들을 품고 있다. 공간, 물질, 디테일, 조직, 이런 규범들을 한국의 현대 건축을 통해 읽어내지만 그것을 고정불변의 가치로 설파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변하고, 건축과 비평이 변하고, 그와 함께 글 쓰는 이도 변한다. 여기에 실린 글은 변화의 궤적을 잇는 매듭이다."(책의 서문 중) '건축 너머 비평 너머'는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가 지난 20년 간 쓴 글을 추려 만든 책이다. 그가 어떤 인물인가. 역사가이자 비평가, 큐레이터로서 건축부터 미술, 디자인, 조경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기획과 연구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뤄온 이다. MIT 건축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30년 간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로 재임해온 그는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초대 감독과 제5차 광주폴리(도시재생 건축프로젝트) 총감독을 지냈다. 서울시립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런던 카스갤러리 등의 초청 큐레이터였고,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로는 2021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MIT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MIT 프레스에서 출간한 '더 포트폴리오 앤 더 다이어그램(The Portfolio and the Diagram)'은 세계 유수 대학의 필독서로 쓰일 정도다. 그러니 한국 건축계는 물론 문화예술계의 많은 전문가와 독자가 그의 책을 기다렸다는 출판사의 얘기는 과장이 아닌 셈이다. 더욱이 그는 한국 건축사의 생생한 목격자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 건축의 태동을 이룬 1세대 건축가와 직간접적으로 마주했으며, 오늘날 현대 건축의 주축을 이루는 건축가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오랫동안 교류했다. 너무 학문적인 글이 아닐까 하는 걱정은 넣어둬도 된다. 그의 글은 논리적 이해와 정서적 공감 사이를 적절히 오가며 한국 현대 건축의 다양성과 건강함을 펼쳐 보인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순서대로 읽어도, 관심 있는 주제 혹은 아는 건축가를 다룬 글부터 읽어도 좋다. 특히 대구간송미술관과 왜관 수도원부터 부여박물관, 공간 사옥, 설화수의 집,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쌈지길, 제주 오설록 단지 등 직접 가봤거나 마음만 먹으면 가볼 수 있는 건축물들의 이미지와 함께 건축 스케일과 디테일을 보여주는 도판 등이 균형 있게 배치돼 지루할 틈이 없다. 책은 3부로 구성되는데, 1부 '말과 얼굴'은 김수근과 승효상, 김석철, 민현식과 유걸, 신경섭 등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 건축의 역사적 배경과 정체성 담론을 말한다. 2부 '사유와 감각'은 대구간송미술관을 설계한 최문규를 비롯해 김승회, 최욱, 임재용, 조민석, 승효상 등의 건축가를 통해 건축 규범과 공간 조직, 도시의 변화에 적응하는 건축 방법론, 역사성과 건축 미학, 시간과 장소의 문제 등 근원적인 주제를 다룬다. 3부 '텍토닉스'는 이정훈, 조병수, 조남호 건축가와 바래 건축사사무소 등의 작업을 바탕으로 재료·구조·물질의 과제를 다루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건축, 건축에서 실패의 의미, 건축의 실험에 관한 생각을 얘기한다. 책을 다 읽어갈 때쯤이면 독자들은 눈치챌 것이다. 책의 부제가 '갈망, 사유 그리고 애정의 비평'인 이유를. 그의 비평은 우리를 '좋음'과 '싫음' 같은 단순한 대립이나 취향의 관점에서 벗어나, 건축을 통해 생각하게 하고 변화에 함께 대응하게 한다. "갈망이 사유와 학습을 동반하지 않을 때, 애정을 말할 수 없다"는 그의 말처럼 건축 너머, 비평 너머 세계의 애정 어린 탐구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확실한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2025-12-11 10:28:12

  • 대구환경미술협회 회원전 '메리 재활용 마스!' 개최

    대구환경미술협회 회원전 '메리 재활용 마스!' 개최

    대구환경미술협회가 전시 '메리 재활용 마스!'를 오는 15일부터 정부대구합동청사 문화갤러리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는 44명의 회원이 참여하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쓰고 버려지는 재활용품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들과, 크리스마스와 관련해 재활용품으로 제작한 설치, 입체, 평면 등의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신재순 작가는 '과대포장, 환장하네!' 작품을 통해 과대포장을 통한 자원 낭비에 경각심을 주며, 김지영 작가는 시장에 버려진 나무궤짝을 활용해 크리스마스 선물박스를 제작했다. 또한 남학호 작가는 병뚜껑을 입 모양으로 만들어 수다를 떠는 모습을 형상화했고, 김명주 작가는 양파망, 폐안경을 활용한 '게이즈 그레이(Gaze Gray)'를 통해 무분별한 산업개발로 황폐화된 환경을 안경 너머로 바라보는 차갑고 이지적인 감정을 표현했다. 또한 전시장에는 세탁소에서 주는 철사 옷걸이를 활용해 회원들이 협동 제작한 대형작품 '옷걸이 트리' 등이 설치된다. 신재순 대구환경미술협회 회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예술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울림을 전달하고자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에 대한 예술적 성찰을 담아내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26일까지.

    2025-12-11 10:21:19

  • 가족과 함께, 작가와 함께 '알록달록 감정 일기' 만들어봐요

    가족과 함께, 작가와 함께 '알록달록 감정 일기' 만들어봐요

    대구미술관이 오는 20일 어린이·가족 대상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알록달록, 감정 일기'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제25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이자 현재 진행 중인 '허윤희: 가득찬 빔' 전시 작가 허윤희가 함께 한다. 참여자들은 허윤희 작가와 함께 '해돋이 일기', '나뭇잎 일기' 등 주요 작품을 살펴보며 빛과 색을 활용한 작가의 작업 방식을 배우고, 작품에 담긴 감정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전시 감상 뒤에는 교육실에서 '나만의 감정일기'를 제작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오일 파스텔 드로잉과 짧은 글쓰기를 통해 떠오르는 장면과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공유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7~12세 아동을 포함한 가족 10팀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12월 19일 정오까지 구글폼 선착순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053-430-7534.

    2025-12-11 10:21:12

  • "이미 폐허가 된 곳도…빠르게 변하고 사라지는 대구 고택의 모습, 사진에 담았죠"

    10여 년 간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중장기 기획 프로젝트 '대구를 보다'를 이어오고 있는 사진연구소 빛그림방이 올해는 '대구의 고택'을 주제로 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 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기획 및 지도를 맡은 윤국헌 빛그림방 대표를 비롯해 김정현, 박은혜, 박정배, 송혜경, 이정표, 이화선 최숙현, 최양수, 최현진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들은 대구 전통 한옥마을인 옻골마을, 인흥마을, 한밤마을, 묘골마을부터 근대 선교사 주택까지 시내 곳곳에 자리한 다양한 시기의 고택 60여 채를 직접 찾아, 그곳에 남겨진 생활 흔적과 세월의 결을 카메라에 담았다. 윤 대표는 "대구의 고택은 한 세기의 삶과 변화를 품은 도시의 유산이지만, 너무 빨리 변하고 쉽게 사라진다"며 "하루 빨리 기록해서 아카이빙해야겠다는 생각에 대구의 고택을 올해 주제로 정했다"고 말했다. 작가들이 마주한 고택의 모습은 다양했다. 여전히 사람이 거주하며 일상의 삶을 이어가는 집이 있는가 하면, 어떤 집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비어있고, 리모델링을 통해 카페나 식당으로 변모해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할 땐 몰랐는데, 막상 찾아갔더니 아예 건물 자체가 흔적 없이 사라진 곳도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대구에서 한 시대를 살았던 누군가의 삶과 감정이 묻은 기억의 장소들이 알게 모르게 잊히고 있는 것이죠." 특히 윤 대표는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는 고택의 경우 드론을 활용해 촬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드론으로 찍은 눈 쌓인 묘골마을과 인흥마을의 모습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사진가는 이러한 상반된 풍경 속에서 도시의 정체성과 사라지지 않은 오래된 것들을 응시하며 그 안에 깃든 인간의 삶과 정서의 흔적을 드러낸다"며 "그것은 기록을 넘어 사라진 한 세대의 삶이 머물렀던 존재를 기억하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은 시간을 붙잡는 도구이자,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는 언어이다. 우리가 사라짐을 마주하며 기록한 대구의 고택, 그 흔적들을 '사라지지 않을 기억'으로 세워 여전히 과거가 살아 있음을 증언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빛그림방은 2013년 '대구를 보다'의 첫 작업인 신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매년 전시와 함께 탁상달력을 제작해왔다. 이번 탁상달력에는 흑백필름으로 촬영한 고택 사진들이 삽입됐다. 이와 함께 빛그림방은 촬영 작품들을 모아 사진집 '대구의 고택'도 출간한다. 사진집은 ▷전통고택 마을 ▷근대 건축 ▷일반 고택 ▷리모델링 활용 고택 등으로 나눠 구성됐다.

    2025-12-11 1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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