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마다 흔들리는 것들을 바라본다. 흔들림을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흔들림은 불안이 아니라 살아있음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민병도 작가의 서른두 번째 개인전이 6월 2일부터 7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초대로 열린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4, 5년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도법자연(道法自然)'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다. 짓밟히고 흔들리면서도 스스로의 자리를 버티는 들풀의 생명력과, 민초의 삶과 정서가 응축된 아리랑을 주제로 삼았다. 또한 한지 위에 먹을 깔고, 금분과 은분을 사용해 모필로 채색한 그의 작품은 한국화에 대한 깊은 탐구가 짙게 배어있다. 작가는 "밟히고 눌리더라도 다시 일어서고 회복하는 강인한 의지의 상징인 들풀을 조형화하는 것은, 형상의 재현을 넘어 존재의 결을 더듬는 사유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들풀과 아리랑의 시각화는 작가가 자연과 맺고 있는 내밀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자연을 관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며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도법자연'의 구현은 한국화의 본질을 찾기 위한 오랜 수련과 독자적 회화 양식의 변모가 빚어낸 축적의 결과이자 산물이라 할 수 있다"고 평했다.
2026-05-27 10:21:45
[차한잔]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한국서예도서관 건립 본격 시동"
1989년 한국서예협회 창립 이후, 그는 '최초' 타이틀을 여러 번 얻었다. 2023년 대구 출신으로는 처음, 그것도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로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에 당선됐다. 그리고 지난 2월, 2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러진 선거에서 다시 뽑히며 연임이 확정됐다. 투표를 통해 연임한 사례는 그가 최초다. 6천여 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새로운 3년의 임기를 시작한 문정(文鼎) 송현수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최근 서구 평리동 문정서실에서 만난 그는 대형 프로젝트의 시작을 앞두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3년간의 소회는. ▶이사장이 되고 개최한 첫 공모전에서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를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입선과 특선 수상자만 있는, 유례 없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특선 수상자도 기존 150여 명에서 50명 가량으로 크게 줄여 그 해 입상률이 27%에 불과했다. 해가 갈수록 실력보다는 인맥 등으로 수상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공모전의 힘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그러한 인식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관문을 좁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관문을 좁혀야 위상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회원들 사이에서 반발도 있었지만, 이제는 실력이 우선시되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방향성에 많이들 공감하고 이해하고 있다. 다만 한국서예의 정체성 확립과 젊은 층 유입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임기 동안 주력할 사업은. ▶주요 공약이었던 '한국서예도서관' 건립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서예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철학, 미의식이 응축된 전통예술로서 오랜 세월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해 온 소중한 유산이다. 서예문화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아카이빙하고 체계적 보존과 계승, 학술연구 기반 구축, 미래세대 교육 활성화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서예도서관 건립은 이뤄야 할 시대적 사명이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사실 그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누군가는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고, 후대에 완공될 수도 있겠지만, 내 임기 중에는 오직 이것 하나만을 위해 달리려한다. 특히 한국서예도서관은 서예를 중심으로 모든 예술을 흡수하는 공간을 지향하고자 한다. 서예의 정신과 태도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통한다. 그러한 부분을 보여주는 동시에 누구나 찾아와 현대서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세대별 문화갈등을 완충하는 역할도 했으면 한다. -어떻게 추진하려 하나. ▶미흡하겠지만, 오로지 서예가들의 힘으로 이뤄내고자 한다. 그 시작이 오는 8월 서울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릴 예정인 서예도서관 건립기금마련 특별기획전시 '문자향 서권기'다. 서예협회 고문과 자문, 임원, 분과위원장 지부장들이 참여해 작품 판매와 후원을 통해 건립 기금 조성에 마중물을 부으려한다. 이후에도 1천여 명 가량의 초대작가 전시를 열어 희망자에 한해 기부를 받는 등 기금 조성을 본격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건립에는 최소 1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는데, 서예협회 자력으로 20억원 가량은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다. 후원자, 기증자에 대한 예우 방안도 꼼꼼하게 준비할 예정이다. 장소는 접근성과 사업비 등을 고려해 차차 물색해보고자 한다. -그 외 진행할 사업은. ▶내부적으로는 서예 인재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지난 임기 때 공약이기도 했던 서예의 초·중학교 공교육화 추진을 이어갈 것이다. 집중력과 몰입의 기쁨, 정직함을 키울 수 있는 서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전인교육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나아가 시·도별 서예진흥원 설립이나 교육 프로그램 개발, 영재 발굴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서예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의 포부는. ▶기술이 넘쳐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서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은 것 같아 안타깝다. 서예가 다시 사랑 받는 예술이 될 수 있도록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또한 서예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유 없는 존중과 찬사를 보내준다. 그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서예인들 스스로가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나라 서단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리라 굳게 믿는다.
2026-05-26 15:13:48
대구아트웨이-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교류전 '미술 출장: 서로의 공간으로'
대구 범어역 지하도의 복합문화공간 대구아트웨이와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가 입주작가 교류전 '미술 출장: 서로의 공간으로'를 연다. 이번 전시는 전시 공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구아트웨이 입주작가들은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6월 4일부터 7월 5일까지 전시하고,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들은 대구아트웨이에서 6월 4일부터 8월 24일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교류전에는 대구아트웨이 입주작가 8팀(황주승, 이미란, 정지원, 디라이트, 전문환, 아크메, 이지원, 이상헌)과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8명(강보민, 김국희, 남윤주, 라유, 백권도, 이미지, 이수형, 하수현) 등 총 16팀이 참여한다. 전시는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양 기관 입주작가 교류를 위한 라운드테이블도 운영해, 지역 기반 예술가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향후 공동 프로젝트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6-05-25 14:49:24
갤러리전, 김경렬 초대전 '애프터 휴먼(After Human): 일상의 조각'
갤러리전이 김경렬 초대전 '애프터 휴먼(After Human): 일상의 조각'을 선보이고 있다. 갤러리전의 '청년작가 프로젝트' 선정 작가인 김경렬은 '순환조각'이라는 조형 언어를 통해 버려진 물질이 단순한 폐기가 아닌 또 다른 존재로 전환되는 과정을 시각화해왔다. 그는 회로기판, 금속 구조물, 배선, 스피커 등의 전자부품을 해체하고 재결합해 인간의 얼굴과 신체를 연상시키는 형상을 구축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AI와 자동화 기술이 인간의 기능을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그 이후 남겨지는 물질의 기억에 주목한다. 갤러리전 관계자는 "작품 속 형상은 인간을 직접 재현하기보다 사라진 자리에서 남겨진 자세, 감각, 흔적의 잔존을 드러내며 인간과 기계의 경계에서 생성되는 또 다른 존재를 제시한다"며 "작가는 소멸을 끝이 아닌 새로운 질서로의 전환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경렬 작가는 영남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국내외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활발히 활동해왔다. 전시는 30일까지.
2026-05-25 14:34:47
[전시속으로] "잠시 멈추거나 밀려났을 뿐, 무가치한 존재는 없어요"
"전시를 통해, 살면서 잠시 멈춰 있거나 밀려난 것들에도 저마다의 깊은 가치와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정민제 작가의 개인전 '레스큐(RESCUE)'가 이상숙갤러리(대구 남구 이천로32길 19-1)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신작 '헬로 어게인(HELLO AGAIN)' 시리즈는 과거의 미완성작들에 건네는 인사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선택받지 못하고 작업실에 남게 된, '작품이 되지 못한 작업'들을 다시 꺼내 해체하고 재조합했다. 조각들을 다시 연결해 하나의 전체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마치 멈춰 있던 시간의 조각들을 엮어내는 듯, 새로운 서사를 짜내려간다. 특히 작가는 작업을 하며 어떤 인위적인 의도를 더하기보다 기존 작업이 품고 있던 본연의 물성과 시간의 층위를 그대로 존중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색을 칠하거나 덧입히기보다는 과거 작업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고유한 색감을 자연스럽게 살렸고, 조각들을 해체할 때 발생하는 불규칙한 실루엣을 억지로 다듬지 않았다는 것. 작가는 "통제할 수 없는 우연이 만든 형태들을 긴 띠 모양으로 직조하듯 연결해 '물질의 호흡과 운동성'을 날 선 상태 그대로 살려뒀다"며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해체된 조각들이 스스로 새로운 구조를 찾아가도록 길을 열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단순히 사물의 가치를 되살리는 것을 넘어, 오랜 시간 품어온 자신의 고뇌와 노동을 위로하고 예술가로서 한 단계 나아갈 힘을 얻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작업실 한구석에 밀려나 있던, 끝내 선택받지 못해 '작품이 되지 못한' 과거의 흔적들을 다시 꺼내 마주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어요. 그것들은 어쩌면 저 자신의 실패와 한계의 기록들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치가 멈춰있던 그 흔적들을 외면하지 않고 내 손으로 다시 해체하고 엮어내는 행위를 통해, 저는 과거의 시간에게 비로소 안부를 건넬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을 채운 또 다른 시리즈 '만촌동'은 기계 바느질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실패의 파편'을 재료로 한 작품이다. 작업 초반 미숙한 기술로 인해 실이 꼬이고 바늘이 부러지며, 천이 뜯겨나가는 반복된 실패 속에서 생겨난 잔재들이 작업의 발화점이 됐다. 바닥에 흘러내려 덩어리를 이룬 실 조각들은 시간과 경험이 응축된 상징적 물질로써, 해체와 재조합을 통해 캔버스 위에 회화적 형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작가는 이번 전시 제목을 '레스큐(RESCUE)'라고 지은 데 대해 "내게 구조는 단순히 버려진 물질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멈춰버린 존재들의 가치를 현재의 시점으로 구출해내는 일을 의미한다"며 "유한한 시간 속에서 밀려난 사물과 과거의 흔적들에 새로운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예술적 언어로 다시 견고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처럼 단지 시대나 상황에 의해 그 가치가 잠시 멈춰 있었을 뿐, 세상에 본질적으로 무가치한 시간이나 존재는 없다고 믿습니다. 관람객들이 전시장 문을 나설 때, 그동안 스스로 외면해 왔던 나 자신의 서툰 흔적들이나 삶의 주변부에 밀려나 있던 소중한 기억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다시 돌아보고 구조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전시는 6월 5일까지 이어진다. 053-422-4999.
2026-05-22 19:16:31
제5회 정점식미술이론상에 고(故) 김미정 미술사학자 '국가주의 모더니즘…'
제5회 정점식미술이론상에 고(故) 김미정 미술사학자(1964-2019)의 '국가주의 모더니즘, 산업화 시대의 미술'이 선정됐다. 지난해 (사)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부설 근현대미술연구소가 펴낸 수상작 '국가주의 모더니즘, 산업화시대의 미술'은 고 김미정 미술사학자의 유고집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새롭게 해석한 연구 성과를 담고 있다. 전쟁 기념 동상 연구를 시작으로 1960~70년대 한국현대미술, 실험미술, 국전, 민족기록화, 미술시장과 감정 문제까지 폭넓게 다뤘다. 주요 논문과 미발표 원고를 함께 수록해 저자의 학문적 문제의식과 연구 여정을 조망할 수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기혜경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과 교수는 "산업화 시기 한국미술을 국가 주도의 근대화 프로젝트와 연결해 해석함으로써, 한국현대미술 연구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미완으로 남을 수도 있었던 연구를 공동의 노력으로 복원하고 학계의 자산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이번 출간은 한국미술사학계에 던지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고인이 된 연구자의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그 사유를 이어가기 위해 동료 연구자들이 함께 힘을 모은 출간의 과정 역시 학계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고 판단해, 제5회 정점식 미술이론상 선정작으로 만장일치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고 김미정 미술사학자는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며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19세기 미술사와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중심으로 연구했으며, 전후 한국현대미술을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해석하는 작업에 주력했다. 또한 이중섭 카탈로그 레조네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한국 근현대미술품 감정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책을 펴낸 근현대미술연구소는 국립현대미술관 회화·드로잉 소장품 해제 연구와 공주미술사 기초자료 조사 등을 수행해왔으며, 충주·충남미술사 조사연구와 경북미술사 기초자료 연구,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도서 컬렉션 개발, 장욱진미술관 학술총서 제작 등 다양한 학술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한편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정점식미술이론상은 최근 3년 미술이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인 단행본을 발굴·시상하는 상이다. 대구시와 고 정점식 화백(1917~2009)의 유족이 설립한 도솔문화원이 2022년 공동 제정했다. 시상식은 6월 8일 오후 4시 대구미술관 강당에서 개최한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2천만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10월 중에는 수상자 기념 강연도 열릴 예정이다.
2026-05-22 18:21:20
대구미술관이 개관 15주년을 맞아 시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우선 23~25일 사흘간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다만 개관기념일인 26일은 휴관한다. 25일 오후 4시 어미홀에서는 개관 15주년 기념 특별전 '서화무진'의 의미를 담아낸 한국무용 공연 '무진몸짓'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고(故) 이매방 선생의 춤을 계승하는 '백경우 무용단'과 창작무용 그룹 '척프로젝트'와 함께 한다. 정중동의 미학을 담은 '승무'와 한국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무 '이음'을 통해 전시 주제를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공연은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7일 오후 3시 강당에서는 '서화무진' 연계 프로그램인 라운드 테이블 '끝나지 않는 한국화 이야기, 함께 말하다'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김지평, 유근택, 이정배, 임현락 등 전시 참여 작가와 이건수, 임근준 미술 평론가가 대담자로 나서 한국화의 현재와 미래, 한국 미술계 내 한국화의 위치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친다. 참가는 홈페이지 사전 예약 및 현장 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또한 26일부터 31일까지는 SNS를 통해 '대구미술관 15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다. 참여자 중 100명을 추첨해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특별전 '모더니티의 초상'에 초대한다. 강효연 대구미술관장 직무대리(학예연구실장)는 "2011년 5월 26일 개관한 대구미술관은 지난 20일 기준 누적 관람객 329만명을 기록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허브이자 공공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한국미술과 지역미술의 흐름을 조망하고, 동시대 미술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26-05-22 17:45:20
헤드램프 600여 개로 만든 예술…에스엘X한원석 프로젝트 눈길
글로벌 자동차부품 전문 제조기업 에스엘이 창립 72주년을 맞아 한원석 작가과 함께 ESG 설치예술 프로젝트 '환월(還月·Re:moon)'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한원석 작가는 영국 첼시 예술디자인대학에서 예술학 석사를, 일본 도쿄대에서 건축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다. 그는 20여 년간 환경과 소비, 순환의 문제를 예술적으로 탐구해오며, 산업 폐자재를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폐헤드라이트 1천374개를 쌓아 첨성대 형태를 만든 작품 '환생'은 국내는 물론 영국 런던시청의 전시 초청이 있을 만큼 주목 받았다. 작가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 '환월'은 에스엘의 5년 여에 달하는 장기 후원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에스엘의 자동차 헤드램프를 2021년부터 후원 받아 제작했으며, 산업 자원의 순환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한국 전통의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로·세로 4m의 대형 설치 작품에는 600여 개의 폐헤드램프와 폐고무 소재가 활용됐다. 작가는 오랜 시간 사람들의 길을 밝혀온 자동차의 빛이 또 다른 형태의 빛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과정을 통해 기술과 환경, 산업과 예술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작품에 사용된 헤드램프는 15~20년 전 실제 차량에 적용됐던 부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후원해 준 에스엘에 감사의 의미를 담아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며 "이번 에스엘에서의 전시는 헤드램프라는 작품의 소재가 태어난 고향에 돌아온다는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스엘은 올해 창립 72주년을 맞아 자동차 조명기술의 과거를 회고하고 미래를 고민해보고자, 연구소가 있는 경북 경산 진량공장과 대구 성서전자공장에 6월 28일까지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에스엘 관계자는 "오랜 시간 도로 위의 안전을 밝히기 위해 절치부심한 선배 엔지니어들의 흔적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며 "수십년간 역할을 다한 산업 부품이 폐품으로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예술적 가치로 재탄생했다는 점에서 자원 순환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순환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기술을 고민하고 제품에 적용시켜, 미래 세대가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ESG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5-22 11:46:15
대구예술발전소 레지던시 16기 입주작가들이 직접 운영하는 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6월 7일까지 매주 일요일에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작가의 실제 작업 방식과 창작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작가와 직접 소통하며 동시대 예술을 보다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월 24일과 31일, 6월 7일 등 매주 일요일마다 하루 3차례(오전 11시, 오후 1·3시) 대구예술발전소 1층 키즈아트팩토리에서 진행된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다. 날짜 순대로 ▷전영현·튜나리·이수현 작가 ▷신디하·전효경·변카카 작가 ▷함현영·강주리·김수정 작가가 참여한다. 회화, 드로잉, 설치, 오브제 제작 등 각자의 창작 방식과 연계된 다채로운 체험이 마련된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 및 세부 일정은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www.daeguartfactory.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 회차 무료로 운영된다. 053-430-5672.
2026-05-20 07:56:52
국립대구박물관 'AI시대 지구 지키기' 체험 공간 운영
국립대구박물관이 해솔관 내 생각놀이방에 'AI시대 지구 지키기'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국립대구과학관·국립대구박물관·국립대구지방기상청·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 대구·경북 국립기관 협의체가 공동 개발한 '지구 환경 보존' 교육으로, 기관별 특성을 고려한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전시품과 관련해 탄소를 줄이고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참여자들은 먼저 생각놀이방에서 지구를 구하는 다섯 비밀 요원의 이야기를 읽어보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다음으로 토기·문방사우 등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선정한 전시품을 감상하며 우리 문화유산에서 영감을 얻어 어떻게 하면 지구를 지킬 수 있을지 챗봇과 대화해본다. 또한 생각놀이방에서는 토기처럼 일회용 용기가 아닌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샌드 클레이로 만들어본다. 이후 탄소를 줄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적어 보는 것으로 활동은 마무리된다. 프로그램은 별도의 예약 없이 체험할 수 있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문화유산을 매개로 우리 미래 세대가 함께 사용해야 하는 소중한 지구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5-20 07:56:46
누군가는 깎아내고, 누군가는 공기를 채워넣어 조각품을 탄생시킨다. 수성아트피아가 올해 첫 기획전으로 선보인 '결의 온도: 깎은 기억, 부푼 시간'은 이상헌, 김태인 조각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조각의 본질인 '물성'과 '촉각'을 재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기존의 눈으로만 보는 관람에서 벗어나, 일부 작품들을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촉각 전시'로 기획돼 눈길을 끈다. ◆예술로 치유한 유년시절의 상처 전시장에 한 켠에 놓인 높이 2m의 대형 의자를 손으로 가만히 쓸어보고, 앉아본다. 이상헌 작가의 나무 작품은 표면이 매끈하지 않고 조각칼이 지나간 흔적들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다. 패여진 자국에서는 나무의 향이 배어나와 관람객의 감각을 붙잡는다. "거친 환경에서 자란 나무 본연의 물성을 좀 더 살리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의 외롭고 힘들었던 기억을 가진 저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잘 맞았고요." 그의 말처럼, 작품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에서 출발한다. 초등학교 1학년,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친구들은 우산을 들고 온 부모와 함께 하나 둘 떠나갔다. 겨우 8살,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못 오시는 걸 알면서도 그걸 들키기 싫어서 기다리는 척 했고, 마침내 혼자 남겨졌다. "옆에 의자가 하나 넘어져있었어요. 마치 내 모습 같았죠. 그걸 보자마자 부끄럽고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터졌어요. 근데 그 장면이 꽤 오랜 시간, 트라우마처럼 남았습니다. 대학교 때 나도 모르게 나를 투영한 의자를 만들곤 했어요." 초기에 뒤틀리고 불안정했던 모습의 의자는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단단한 모습으로 점차 변했다. 의자를 만들며 기억을, 상처를 꺼내보일수록 그 빈 곳에는 자유로움과 안정감이 채워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고 숨기는 데 반해, 그는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은 물론 타인의 아픔까지 치유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예술가의 역할은 한 사람이 자신의 상처를 예술 작품으로 드러냈을 때,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작품을 보며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근작 '몽상가의 불안한 내면 풍경' 시리즈도 전시됐다. 미완성의 공간에 놓인 의자와 어린 왕자가 눈에 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셋방살이에, 쫓기듯 이사를 다녔어요. 그러니 집은 제게 항상 불안한 공간이었어요. 저를 닮은, 불완전한 의자들도 사방에 널려있죠. 하지만 자아를 찾아가던 어린 왕자도 공존하는, 유년시절의 나의 모습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조소를 전공한 그가 처음부터 나무를 다뤘던 건 아니다. 2002년 뇌종양 수술이 변화의 계기가 됐다. 그 전까지 철, FRP(섬유강화 플라스틱)와 화학 약품을 다뤘는데, 그게 병의 원인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는 "나무는 특히 살아있었던 생명이기에 더욱 다루기 힘들었다"며 "그 반발을 이겨내려 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육체적 노동에 가까운 작업에 몰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무와 뭔가가 일치하는, 경계가 사라지는 지점을 만나게 된다. 그 삼매(三昧) 속에서 온전한 작품 하나가 탄생하는 경험을 간혹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료를 존중하는 마음이 곧 세상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공격적이고 파격적이었던 작업은 점차 은유와 사유를 담은 작품으로 바뀌었고,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됐다는 것. "거칠고 단단한 결을 따라 손을 움직이며 마음 속 상처와 불안이 서서히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완성한 제 작품이 관람객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불안을 어루만지고, 나아가 우리 삶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사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공기와 함께 담은 기억과 감정 공기를 넣어 부풀린 은색 셀로판지라고 생각하며 작품 가까이 다가간 관람객들이 이내 놀란다. 누르면 폭 들어갈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이 예상되지만 스테인리스판이라는 차갑고 딱딱한 물성. 그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작품을 다시 한 번 낯설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김태인 작가는 면의 가장자리를 붙인 스테인리스 판에 공기를 넣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열을 가하는 것. 그 부분만 둥글게 부풀어오르며 공기가 빵빵하게 찬 듯한 표현이 완성된다. "유리나 플라스틱은 외부에 강한 충격이 가면 깨져버리는데, 가장 강할 것 같은 금속은 연성(延性)이 있어서 오히려 깨지지 않고 팽창하거나 꺾여요. 그 성질을 이용해서 열과 공기로 늘려가며 형태를 만드는거죠." 작품에는 공기뿐 아니라 작업하는 순간의 감정과 기억, 시간이 공기와 함께 담긴다. 과거를 품은 그의 작품은 현재와 계속 맞닿으며 새로운 미래를 받아들이는 매개체가 된다. "작품마다 그걸 만들 때의 제 기분이 어땠는지 떠올릴 수 있어요. 저만의 말풍선이자, 기억의 저장소랄까요. 예를 들어 전시장 모서리에 전시한 작품의 주제는 '접어둔 기억'인데, 제게 좋지 않은 기억들, 좀 잊고 싶은 기억들을 넣어뒀어요." 이 작업을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이전에는 철판을 두드려서 조각을 만드는, 필연성이 강한 작업을 해왔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매일 큰 작업만 하다보니 섬세한 작업을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어서 금속 주얼리 수업을 신청했어요. 그때 링을 만들면서 판과 판 사이에 열을 가하며 공기를 넣는 작업을 했고, 금속이 가진 연성의 성질을 알게됐어요. 한국 가면 꼭 시도해봐야겠다고 다짐했죠. 그 수업이 저에게는 작업의 변곡점이 된 셈입니다." 전시된 모든 작품의 타이틀은 '우연한 팽창'이다. 철저하게 작업 계획을 잡지만 작업 과정에서 일어나는 작은 우연들이 결과물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열을 천천히 가하는 동시에 밀어내는 공기가 만들어내는 주름은 때로는 예상치 못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그는 "내 의도를 벗어나 재료가 주도권을 가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때부터는 거기에 맡기고 따라가야 한다. 욕심을 내서 열을 조금만 더 가하면 폭발하기 때문이다. 금속과 계속 호흡을 하다보니, 이제는 그 우연한 형태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관람객들이 제 작품을 보고 금속을 재료로 이렇게까지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며 물성에 대한 무한함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반짝이는 스테인리스에 비친 관람객들의 모습이 제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고, 미래를 향한 소통이 동시에 이뤄지는 소중한 전시가 되길 기대합니다." 전시는 6월 5일까지 이어진다.
2026-05-18 22:08:03
대구미술관 라운드 테이블 '끝나지 않는 한국화 이야기, 함께 말하다' 개최
'끝나지 않는 한국화 이야기, 함께 말하다' 라운드 테이블이 오는 27일 오후 3시 대구미술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대구미술관이 개관 15주년 특별전 '서화무진'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한국미술사 맥락에서 한국화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향후 발전적 방향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 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대담자로는 김지평, 유근택, 이정배, 임현락 등 전시 참여 작가 4명과 이건수, 임근준 미술 평론가가 참여한다. 작가 작업 세계와 한국화에 대한 학술적 논의, 한국 미술계 안에서 한국화의 위치 등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들을 나눌 예정이다. 모더레이터는 강효연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맡는다. 강 학예연구실장은 "한층 더 전시 이해도를 높이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한국화에 대한 무궁무진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053-430-7523.
2026-05-18 09:41:30
법원 "대구미협은 별개의 독립된 단체"…한국미협 대구지회 선거 제동
한국미술협회 본회(이하 한국미협)가 16일 개최하려던 대구시지회(이하 대구미협) 선거(매일신문 5월 12일 자 보도)가 법원의 결정으로 무산됐다. 한국미협이 노인식 대구미협 회장에게 내린 권리정지 2년6개월 징계의 효력도 함께 정지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대구미협과 노 회장이 한국미협을 상대로 낸 '임원선임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15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한국미협이 16일 실시 예정인 대구지회장 등 임원선출을 위한 선거절차를 진행하거나 임원선출을 위한 총회를 개최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구미협이 한국미협의 하부 조직이지만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기에, 별개의 독립된 사단법인 내지 비법인사단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때문에 대구미협이 운영에 있어 한국미협의 규정을 따를 필요가 없고, 2023년 대구미협 회장 선출 당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한국미협이 대구미협의 선거를 직접 시행하는 것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며, 대구미협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한국미협이 문제 삼은 별도 사단법인 설립과 명칭 혼용도 사고지회 지정 사유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구미협이 운영 효율성을 위해 단체 성격을 사단법인으로 변경했을 뿐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대구지회를 사칭한 것은 아니며, 부산·인천·경남·경기지회도 유사한 형태의 사단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들은 지회로서, 지회장으로서 갖는 임원 선임 권한이나 피선거권을 침해 당할 우려가 있다"며 "적법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이 사건 선거로 인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률관계의 불안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법원은 대구미협과 노 회장이 별도로 낸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였다. 같은 재판부는 한국미협이 지난 4월 노 회장에게 내린 권리정지 2년6개월 징계처분과 함께, 대구지회를 사고지회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본안 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2026-05-16 12:29:58
[전시속으로] 소멸의 시간을 붙잡다…조선희 사진가, 대구서 개인전 개최
그의 작품을 보기 전, 미국의 미술 비평가이자 역사학자인 할 포스터가 제시한 '외상(外傷)적 리얼리즘'이라는 개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한 번 외상의 충격을 입은 이는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도 비슷한 상황을 다시 겪는 순간, 무의식에 남은 외상의 충격이 다시 발현된다는 것. 몇몇의 예술가는 그에 그치지 않고 트라우마적 반복을 통한 결과물을 내놓으며, 충격에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과정을 겪게된다는 게 할 포스터의 얘기다. 조선희 사진가의 모든 작업은 죽음과 맞닿아있다. 14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부터 그에게 죽음은 평생의 화두가 됐다. 깊은 고민은 그를 죽음과 삶의 경계 위에 서게 했다. 그는 자신에게 슬픔을 준 죽음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작업으로 끌어들였다. 다시 가닿을 수 없는 14살의 추운 겨울, 그는 작업을 통해 당시의 기억과 정서를 환기시킨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남구 이천로 139)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개인전을 채운 건 방음벽 등에 부딪혀 죽거나 로드킬 당한 새들이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몸서리칠 수도 있지만, 시간이 멈춘 얼음 속 마지막 초상과 같은 모습은 의외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그가 처음 이 시리즈를 시작한 건 2019년. 긴 연휴가 끝난 어느 날, 스튜디오로 출근한 그의 앞에 새 한 마리가 바싹 말라 죽어있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묻어주거나 버렸을테지만, 그는 새를 박스에 고이 담아 냉동실에 넣었다. "아버지가 너무 빨리 사라져버려서 얘는 좀 늦게 사라지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물과 함께, 사라지는 걸 붙잡고 싶은 욕망을 넣어 새를 얼렸죠. 살아있는 자가 느끼기에 죽음은 슬프고 무섭고 두려운 감정이 앞설 수 있지만, 사실 죽음이 아름다울 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런 것들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는 바트에 물을 넣고 얼린 새를 세워두고 정면으로 찍는다. 바닥에 놓고 그냥 찍는 것과 뭐가 다르겠나 싶지만, 여기에서 조선희 작품만의 차별점이 보여진다. 그는 "얼음을 세워서 찍으면 눕혀 찍은 사진에 비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죽으면 모두 수평으로 눕는다. 그걸 다시 세워서 죽음과 삶의 경계를 좀 더 천천히 긋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얼음은 실온에 꺼내놓는 순간부터 녹기 시작한다. 작가는 디지털로 개조한 4X5 대형 카메라를 사용해, 최대 30초의 긴 시간을 두고 촬영한다. 녹았다가 다시 얼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실제 피가 배어나온 모습도 작품에 담았다. 얼음이 다 녹는 과정을 찍은, 2분 30초 가량의 영상 작업도 전시됐다. 사라짐이 진행되는 순간을 마주하며, 결국 우리가 붙들 수 없는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정수를 쓰냐 냉수를 쓰냐, 섞느냐 등에 따라 얼음의 투명도가 달라요. 수돗물은 좀 불투명하죠. 그 얼음의 상태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보존된 상태 그대로를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얼음 알을 품고 있는 듯한 모습도 우연하게 만들어졌는데, 녹기 전에 빨리 찍으려고 했죠." 전시에서는 유일한 흑백 작품이 눈에 띈다. 대형 한지 인화 작품은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이다. 한지에 프린트한 뒤 화학 약품을 쏟거나 불로 태우고, 구겨서 주름을 만들었다. 그는 "기억의 재편집을 가시화한 것"이라며 "우리의 기억이 흐릿해지거나 구경이 나고, 빛나기도 하는 것을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했다. 이 작품은 내달 서울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단체전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계, 광고계에서 주목 받는 스타 사진작가에 이어 순수 사진에서도 작품성을 인정 받고 있는 그는 상업사진과 순수 사진, 사진과 미술의 경계를 두지 않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아티스트가 되고자 부단히 발전해나가고 있다. "홍익대 예술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새로운 것으로 더 확장해나가고싶고, 하고싶은 게 많아서 잠이 안 올 정도예요. 오전 4시에 일어나 혼자 사유하고 학문에 파고드는 시간을 갖죠. 내가 사진을 갖고 표현할 수 있는 게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 같아 진정한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로지 내가 즐거워서 하는 작업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지 저도 궁금해요." 그의 개인전 '프로즌 게이즈(Frozen Gaze): 잉여의 시간'은 6월 6일까지. 일, 월요일은 휴관한다. 053-766-3570.
2026-05-16 12:29:46
전시와 아트페어, 경매 한자리서…학강컬렉션 특별전 개최
근대서화가 석재 서병오(1862-1936) 서거 90주년을 맞아 특별전 '2026 학강컬렉션 100선&수묵돌풍, 대구 잉크(INK)아트페어'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학강컬렉션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1부 '학강컬렉션 100선'(5월 19~24일) ▷2부 '수묵돌풍, 대구잉크아트페어'(26~31일)로 나눠 진행된다. 1부 '학강컬렉션 100선'에서는 학강 김진혁 대표가 약 50년에 걸쳐 수집한 소장품 중 100점을 엄선해 공개한다. 서병오의 대표작인 문인화 병풍, 서첩, 대련글씨를 비롯해 이하응의 괴석난초 병풍과 서예 등이 전시된다. 또한 추사 김정희의 서첩과 '불광' 갈판탁본 등 한국미술사의 대표 서화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퇴계 이황, 정곡 이수장, 우암 송시열, 원교 이광사, 석연 이공우, 우봉 조희룡, 오원 장승업, 소림 조석진 등의 서화도 처음으로 소개된다. 근·현대 작가로는 고암 이응노의 '풍죽'을 비롯해 김은호, 김기창, 김창열, 곽훈, 조성묵, 전혁림, 황창배, 정치환, 이영륭, 권정호, 이준일, 김호득과 중국 작가 예웨이, 취안우쑹, 일본의 안도 타다오 작품도 소개된다. 더불어 신라 가야토기, 고려청자, 분청사기, 조선청화백자 등과 함께 17~18세기 중국 청대 서화, 17~19세기 일본 에도시대, 명치시대의 수묵화도 전시된다. 2부 '수묵돌풍, 대구잉크아트페어'는 수묵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이색 아트페어다. '석재 서병오 청년작가상' 역대 수상작가 중 5인을 초대해 동시대 수묵예술의 흐름을 조망한다. 권상희, 김대일, 박세호, 임봉규, 최재석 작가가 참여해 작가별로 평면, 입체,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작업을 전시한다. 한편 5월 19일과 26일 오후 5시에는 작품 경매와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진혁 학강컬렉션 대표는 "이번 특별전은 석재기념관 건립을 위해 전시와 경매, 아트페어를 결합한 복합문화행사로 기획됐다"며 "지역미술시장 활성화와 새로운 문화 콘텐츠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5-14 10:39:38
대구아트웨이-더현대 대구 협업 전시 'Come Together: 함께일 때, 우리는 더 빛난다'
범어역 지하도의 복합문화공간 대구아트웨이가 더현대 대구와 협업 전시 'Come Together: 함께일 때, 우리는 더 빛난다'를 선보인다. 오는 18일부터 더현대 대구 지하 1층 오픈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대구아트웨이 입주작가 이미란, 황주승, 이주희 작가가 참여해 관계와 공존의 얘기를 풀어낸다. 백화점 내 열린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미란 작가는 내면에 잠시 머물다 흩어지는 감정들을 '바람이 스민 회화'로 담아내며, 관계 속에서 조용히 전해지는 온기의 순간을 표현한다. 황주승 작가는 '탱크'라는 형상을 통해 집단이 만들어내는 힘과 그 이면의 긴장과 양면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이주희 작가는 고요하고 따뜻한 화면을 통해 일상의 쉼과 여백을 제시하며, 말없이 건네는 위로의 감각을 전한다. 대구아트웨이 관계자는 "전시는 '함께 스미는 마음', '함께 움직이는 힘', '함께 머무는 시간'이라는 세 흐름으로 구성된다"며 "'함께'라는 감정이 바람처럼 스며들고, 집단의 에너지로 확장되며, 쉼의 감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아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6월 7일까지 이어진다. 053-430-5655.
2026-05-14 10:13:00
경북 성주에 나란히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울림과 아트리움 모리에서 예술의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40여 년간 작업에 정진해온 도예가의 작품과 역량 있는 청년작가의 작품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월항면에 떠오른 달항아리들 아트스페이스 울림에서는 성주 출신 도예가 김종훈의 개인전 '월항, 달의 숲에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40여 년간 고향 성주의 대지가 품은 강인한 생명력을 백자에 응축해온 작가의 깊이 있는 예술적 여정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작가는 성주 수륜면 백운리의 고령토를 직접 채굴해 흙의 본질에 다가선다. 수비와 정제, 1300℃에 이르는 고온 소성이라는 고된 전통 기법을 고집스럽게 수행하는 작가에게 흙은 재료를 넘어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근본적 매개체다.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달항아리는 번거롭고 정교한 공정을 묵묵히 견뎌낸 인고의 결과물이다. 그 순백의 면면에는 도처에 존재하는 갈등과 시대의 상처를 따스하게 보듬는 위로의 손길이 깃들어 있다. 태병은 큐레이터는 "이곳에서 선보이는 140여 점의 달항아리는 성주의 자연이 빚어낸 미학의 결정체"라며 "특히 아트스페이스 울림이 위치한 월항면은 '달이 차오르는 고개'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이어 "달항아리가 전하는 조화의 미학을 통해 우리 시대가 회복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달의 숲을 거닐 듯 평온한 휴식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7월 5일까지. ◆청년작가 2인의 세상을 향한 시선 아트리움 모리에서는 청년작가 2인전 '어스름, 틀, 형상'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아트리움 모리가 매년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진행하는 청년작가 공모 '모리 영 아티스트(MORI Young Artist)'의 일환으로, 치열한 경합 끝에 최종 후보로 선정된 전영현, 장하윤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다. 장하윤 작가는 하루가 기울어가는 시간, 긴장이 완화되고 안식으로 돌아가는 전환의 순간에 주목한다. 작가에게 '창'은 안과 밖을 연결하는 경계이자 관계의 장치로, 창의 형상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린 물감의 층으로 시간과 감정의 축적을 시각화한다. 전영현 작가는 사회 구조 속 부조리와 모순을 마주했을 때 개인이 느끼는 날 선 감각에 집중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피규어'는 익명의 존재로, 상황에 따라 왜곡되고 변형된 신체를 통해 설명할 수 없는 불합리한 현실을 드러낸다. 신도성 큐레이터는 "두 작가는 빛과 긴장, 머무름과 흔들림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우리가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2026-05-14 10:00:27
대형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조각전 '햇살이 따뜻한 미술관'이 서구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강훈 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고 강성훈, 김민호, 김재호, 노준진, 민경욱, 박신애, 백재현, 손영복, 우성립, 이브(EVE), 이창호, 최혜광 등 12명의 조각가가 참여했다. 야외 광장에서는 작가들의 대형 작품 12점을, 회관 내 전시실에서는 소형 작품 24점을 만나볼 수 있다. 서구문화회관 관계자는 "야외 전시는 주민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야간에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며 "매주 토요일 회관 옆 이현공원에서 열리는 야외콘서트를 함께 즐기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053-663-3081.
2026-05-12 15:49:00
가족과 함께 가훈 그려봐요…대구미술관 특별 워크숍 개최
대구미술관이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가정의 달 특별워크숍 '다짐을 그리다'를 오는 30일에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만의 가훈을 정하고 직접 그려보는 체험으로 마련됐다. 단순히 글자를 쓰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족이 함께 대화하며 집안의 약속인 가훈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창의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워크숍은 강석문 작가와 함께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가훈을 딱딱한 글자가 아닌, 가족만의 개성과 색깔이 담긴 예술 작품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화합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행사는 5월 30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총 2회에 걸쳐 교육실 1에서 운영된다. 회차별로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10~15팀(30명 내외)이 참여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15일부터 네이버 폼을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053-430-7531.
2026-05-12 15:31:22
현실과 환상, 자연과 사물의 경계 위에서 발견한 새로운 풍경
갤러리 청애(대구 수성구 화랑로2길 43)가 14일부터 이지원 작가 초대 개인전 '내면의 산수-경계 위에 피어난 정원'을 연다. 이번 전시는 현실과 환상, 자연과 내면, 동양적 산수와 현대적 정물 사이의 경계를 탐색해온 작가의 회화 세계를 소개한다. 작가는 현실의 풍경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마음속에 떠오른 장면들을 하나의 화면 안에 다시 배열한다. 전시 제목인 '내면의 산수'는 이러한 작가의 세계를 압축한다. 작가에게 산수는 마음 속에 피어나는 정원이자, 현실의 사물이 다른 의미로 펼쳐지는 장소다. 그의 화면에서 꽃병은 정원이 되고, 두상은 식물이 자라나는 그릇이 되며, 펭귄은 낯선 식물들 사이에서 조용히 머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세 가지 흐름으로 조망한다. '얼굴 위에 피어난 정원'에서는 석고상이나 얼굴 형상의 화병과 꽃, 식물들이 눈에 띈다. 작가는 고요한 표정의 얼굴 안에서 피어나는 강한 생명력의 식물을 통해 기억과 감각, 상상이 자라나는 내면의 상태를 보여준다. '하나의 생명 안에 깃든 우주'에서는 얼굴과 화병을 지나 더 넓은 생명의 세계로 확장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화면에는 손, 꽃, 식물, 거북, 달과 해를 떠올리게 하는 원형의 배경이 함께 등장한다. 각각의 존재들은 서로에게 기대며 생명의 터전이 돼주기도 한다. 이어 '펭귄이 머무는 작은 유토피아'는 꽃과 식물, 무지개, 화병, 온실 사이에 놓인 펭귄의 모습을 통해, 불가능한 현실에서 시작된 작가만의 상상적 풍경을 엿볼 수 있다. 안효섭 갤러리 청애 큐레이터는 "현실과 환상, 자연과 사물, 인간과 세계의 경계를 부드럽게 흔드는 전시"라며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현실 안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차원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이어지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053-756-6555.
2026-05-12 15: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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