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 1억명 돌파…세계 최상위권 자리매김
올해로 개관 80주년을 맞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누적 관람객이 1억명을 돌파했다. 올해에만 600만명 가까이 찾은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1945년 12월 3일 개관 이래 역대 최다 관람객 수치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개관 이후 올 11월 30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1억66만9천308명으로, 1억명을 넘어섰다. 또한 11월 30일 기준 연간 관람객은 581만4천265명으로, 이 추세라면 이르면 다음주 6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관람객이 600만명을 넘어서는 것은 개관 이후 처음이다. 특히 관람객 수는 세계 박물관·미술관들 중 최상위권이어서 주목된다. 영국 미술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박물관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873만7천50명)이었고, 바티칸 박물관(682만5천436명), 영국 대영박물관(647만9천952명),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72만7천258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박물관 측은 "지난 80년 동안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현재 관람객 규모를 달성했고, 세계 5위권의 박물관으로 자리 잡았다"며 "K-컬처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고 자평했다. 올해 관람객 수는 집계를 시작한 1946년(12만4천828명)의 약 46.6배에 달한다. 80년 전으로 되돌아가보면,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인 국립박물관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조선총독부박물관을 인수해 그해 12월 문을 열었다. 당시 서울 본관을 중심으로 경주·부여분관 등을 운영했다. 첫 달인 1945년 12월 관람객은 약 4천500명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공주분관, 개성분관이 차례로 문을 열었고 연간 관람객을 집계하기 시작했다. 1987년 관람객 수 100만명대를 기록했고, 2005년 지금의 용산 부지로 터전을 옮긴 뒤 2006년 처음으로 관람객 3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194일 동안 문을 닫은 2020년(77만3천621명)에는 관람객이 대폭 줄었으나, 2023년 4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600만명 돌파를 앞두게 됐다. 그 사이 박물관 소장품도 4만6천882점에서 43만8천366점으로 약 9.4배 늘었다. 2021년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과 유족이 한국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수집품 2만1천639점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국립 지역 박물관들의 성과도 눈에 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관람객 수는 국립경주박물관(175만9천476명)이 지역 박물관 중 가장 많았고 부여(88만5천168명), 공주(81만88명) 등의 순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지역관 관람객을 모두 합치면 총 1천341만9천800명에 달한다. 국립 박물관 관람객 수는 3년 연속 1천만명대를 기록했으며 올해가 개관 이래 가장 많다. 이 같은 성장세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 열풍 등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소장 유물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콘텐츠 확보, 관람객 편의시설 확대, 최근 논의가 본격화된 유료화 문제 등은 남은 과제로 꼽힌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중심지로서 미래 10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12-03 18:15:15
'올해의 나' 돌아보며 만드는 오너먼트…대구미술관 참여프로그램
대구미술관이 오는 9일부터 연말 시즌 특별 프로그램 '디어 윈터(Dear Winter): 원(One) 오너먼트'를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연말을 맞아 한 해의 감정과 기억을 되돌아보고, 이를 시각적 창작 활동으로 표현해 보는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활동은 '올해의 나'를 주제로 색채와 형태를 활용해 오너먼트를 제작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감정·문장을 적는 카드 작성으로 구성된다. 관람객은 28일까지 하루 5차례, 미술관 교육동 로비의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회차당 선착순 20명을 현장 접수한다. 자세한 사항은 대구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교육기획팀(053-430-7534)로 문의하면 된다.
2025-12-03 17:28:15
키다리갤러리, 크리스마스 기획전 'RED BOX 2025'
키다리갤러리(대구 동구 신서로21길 3-5)가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 기획전 '레드 박스(RED BOX) 2025'를 오는 6일부터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올 한 해 감사한 이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을 작은 그림으로 대신해 선물할 수 있도록, 키다리갤러리가 매년 이어오고 있는 소품전이다. 올해는 키다리갤러리의 신진작가 초대전 '키똑전' 출신의 김민송 작가를 비롯해 양종용, 성태진, 안윤모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개성이 돋보이는 대표작들을 10호 이하의 소품작으로 구성해 전시한다. 김민송 작가는 일상 사물과 여행에서 얻은 대자연의 아름다운 기억을 판타지 세계로 이어간다. 그의 작품 속 몽환적인 밤 풍경과 아스라한 빛은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기억의 순간들을 표현한다. 판화를 전공한 성태진 작가는 유년시절의 영웅 캐릭터인 태권브이를 현대인의 모습에 투영해, 그들의 삶을 탐구한다. 대중적인 소재와 독창적인 기법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안윤모 작가는 일상의 따뜻한 순간들을 부엉이라는 동물을 통해 작품에 풀어내며, 진정한 행복에 대해 묻는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그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양종용 작가는 일상에서 사용되는 인공물과 자연물인 이끼의 결합을 통해,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그는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보듬는 듯한 이끼의 특성에서 조화롭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발견하고, 이를 캔버스에 옮긴다. 키다리갤러리 관계자는 "산타클로스의 선물 보따리처럼, 작은 그림을 통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7일까지 이어진다. 070-7566-5995.
2025-12-03 11:47:28
도원주 작가의 개인전 '라이프 이즈 아트(LIFE IS ART)'가 오는 8일부터 24일까지 달성군청 내 참꽃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일상이 교차하는 장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그 속에서 삶의 본질과 시간의 흐름을 탐구해왔다. 그의 작품은 계절의 변화와 생명력이 깃든 풍경을 담아내며 도시의 회색빛 일상 속에서도 잔잔한 온기와 감동을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무심코 마주한 평범한 순간들을 유화로 표현한다. 피고 지는 꽃과 익어가는 열매, 그리고 그 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이 곧 예술'이라는 메시지를 조용히 전한다. 계절의 순환과 시간이 빚어낸 색채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잊고 지냈던 일상의 따스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주말·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5-12-03 11:23:29
한지 예술가 10인의 다양한 작품세계…'한지, 시간을 담은 결'
'한지, 시간을 담은 결' 전시가 오는 31일까지 케이워터(K-water) 낙동강 유역본부 내 갤러리 수(水) 초대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구경순, 김리완, 강재은, 박시은, 송금숙, 송인영, 이영애, 이성미, 조정매, 최명옥 작가가 참여한다. 회화적인 깊이를 담은 한지 그림과 깊은 멋을 더한 옻칠 지호공예, 다채로운 색채와 감각을 살린 색지공예, 온기와 정서를 표현한 닥종이인형, 전통 민화를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민화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송금숙 해동공예가협회 대표는 "10인의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과 기법으로 한지와 소통하며 창조한 작품들을 통해 한지가 지닌 잠재력과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줄 것"이라며 "관람객은 한 자리에서 서로 다른 기법과 표현을 통해 구현되는 한지 예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12-03 09:55:30
곽현석 작가의 14번째 개인전 '돌에 스민 먹'이 봄갤러리(대구 중구 서성로 21)에서 초대전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일상 속에서 마주한 돌에 스민 먹의 이미지를 전시 제목으로 삼아 구성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돌은 오랜 시간 자연의 힘에 의해 다듬어진 원초적 물질로, 그 자체로 장구한 시간과 무한한 역사를 품고 있다. 이에 반해 한자는 인간이 만들어낸 기호이자 언어와 사유, 문명의 이력을 응축한 문화적 산물이다. 작가는 자연의 산물인 돌과 문화의 산물인 문자를 하나의 화면 위에서 조우하게 하며, 자연과 문명, 존재와 기록, 시간과 기억이라는 상이한 가치들이 동시에 드러나는 지점을 탐색한다. 돌의 표면에서 드러나는 무늬는 우연히 번진 수묵의 농담을 연상시키며, 이는 붓질로 쓰인 한자의 획과 긴밀히 소통한다. 이러한 구성은 우연과 의도, 자연의 흔적과 인간의 흔적이 서로를 비추며 새로운 미적 긴장을 창출한다. 작가는 특히 오랜 세월 물과 바람에 닳아 형성된 돌의 결을 주요 모티프로 삼는다. 돌의 결은 단순한 균열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견뎌온 흔적이며, 이는 인간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시간이 흐르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움과도 닮아 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작가는 화면 위에 점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돌을 형상화한다. 이는 사실적 재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축적이 빚어낸 존재의 깊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다. 봄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나를 만든 시간들'을 담담히 수용하고 사유하는 태도를 예술적 언어로 펼쳐 보이는 자리로, 관람객에게 자연과 인간, 시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제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7일까지. 053-622-8456.
2025-12-03 09:39:11
대구미술협회 회원 전용 갤러리인 cL갤러리(대구 수성구 들안로 155)에서 정현숙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어머니의 유품으로 남겨진 삼베 한 필을 들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전시 때마다 삼베 위에 어머니를 닮은 목련을 한 점씩 그리며 시작됐다. 이어 2013년 딸의 혼례를 치르면서 예단 보자기의 매력에 빠지는 순간 삼베는 더 이상 단순한 천이 아닌 세대를 잇는 기억의 매체가 됐고, 그때부터 어머니의 유품과 딸의 혼례로 이어지는 모녀 3대의 이야기가 보자기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작가는 2015년 프랑스 루브르 까루젤관에서 삼베에 전통 복주머니 작품을 선보였으며, 같은 해 국회 의원회관 내 갤러리에서 우리의 전통 기복 문화인 수(壽), 복(福), 부(富), 귀(貴), 희(囍)를 주제로 한 작품과 예단 보자기 시리즈를 전시하는 등 잊혀가는 우리의 보자기 문화를 알리는 작업을 이어왔다. 작가는 "예부터 보자기는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귀한 마음을 담아 전하는 도구였다"며 "보자기를 나비와 함께 그리고, 전통색인 오방색 띠로 마무리해 복이 가득한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일까지. 053-653-8121.
2025-12-02 15:32:08
[전시속으로] 캔버스 위에 생생하게 살아난 국보(國寶)…김상우 개인전
국내 극사실회화 대표작가로 꼽히는 김상우 작가의 개인전 '국보의 혼을 훔치다'가 갤러리동원 앞산에서 열리고 있다. 마릴린먼로, 스티브잡스, 오드리헵번 등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극사실주의 인물화로 많은 주목 받았던 그가, 이번에는 새로운 소재에 주목했다. 꼬박 2년 가량 준비해 선보이는 전시의 주인공은 바로 국보(國寶). 박물관을 찾아다닐 정도로 오래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문화유산들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침내 실현했다. 인물보다 정물 그리기가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 작가는 오히려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업할 때 마음가짐부터 달랐습니다. 단순히 정물이 아니라, 나라의 보물이라 생각하니 좀 더 스스로에게 엄격해진 것 같아요. 인물은 내가 보면서 느낀 인상이나 생각이 담기기도 하고 일부 모습에 변화를 주는 등 자유가 보장되는데, 이번 작품들은 실수로 잘못 그리거나 지어내서 그리는 게 예의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도자기의 초상화를 그리듯, 그는 표면의 금 간 부분 하나까지도 똑같이 그려냈다.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은 인물화 작업과 같았지만, 거기에다 수백년의 세월을 품은 흔적을 더해야하는 것이 과제였다. 작가는 군데군데 때가 끼고 갈라진 모습, 특히 오랜 시간이 묻은 오묘한 빛깔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회화와 도자를 한 장면에 배치한 작품들도 시도했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나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등 잔잔한 평면 회화 위로 백화청화철채동채초충문병 등 입체의 도자가 동그마니 떠오른 듯한 모습은 신비감과 웅장함을 더한다. 그는 "이전에도 아이폰을 든 마릴린먼로의 모습을 그리는 등 이질적인 요소를 병치시키는 것을 좋아한다"며 "한 장면에서 만나게 했을 때 흥미로운 파열음이 생기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탐구를 이어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는 하나의 인물을, 혹은 문화유산을 스쳐간 수많은 시간들 중 한 찰나가 박제돼있다. 작가가 꼽는 극사실회화의 매력도 그에 있다. 그는 "순간을 붙잡아서, 마치 이 공간에 실재하는 것처럼 불러오고 싶었다"며 "문화유산을 보려면 특별한 장소에서 한정된 시간 안에 봐야 하지만,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통해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앞으로도 그림과 도자를 한 장면에 병치하는 작업을 심도 있게 이어나가보려 합니다. 마침 국립중앙박물관에 관람객들이 역대급으로 몰리는 등 K-컬처가 각광 받고 있는 시점에, 보다 뜻 깊은 전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 이어진다. 053-423-1300.
2025-12-02 12:08:19
2025 대구수성구미술가협회 선정작가에 전옥희·홍성일 작가
대구수성구미술가협회가 '2025 선정작가'에 전옥희, 홍성일 작가를 최종 선정했다. 협회가 지원하는 선정작가 개인전은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수성문화원 수성갤러리에서 열린다. 협회는 매년 지역 미술의 창작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선정작가 제도'를 운영해왔다. 올해 작가 선정은 김강록 위원장을 비롯해 김부기, 이천우, 제갈동환, 서희주 선정위원이 맡았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작가에 이름을 올린 두 작가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와 지역 미술 발전에 대한 기여도를 높게 평가 받았다. 전옥희 작가는 섬세한 표현력과 따뜻한 감성이 담긴 회화 작업을 이어왔다.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지역 미술계에서 꾸준히 주목 받아 왔다. 홍성일 작가는 독창적인 조형 언어와 실험적인 표현 방식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다양한 전시 활동을 이어왔다. 대구수성구미술가협회 관계자는 "올해 선정된 두 작가의 작품은 예술성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소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지역 미술인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창작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정작가 개인전은 관람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2025-12-02 09:47:00
대구의 다양한 모습을 종이에 담아내는 '어반스케치 작가' 강석원이 방천시장과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이하 김광석길)을 주제로 한 작품을 모아 전시를 개최한다. 12월 2일부터 7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리는 '화가의 시선으로 본 방천시장과 김광석길 원화전시'에서는 방천시장·김광석길 골목 곳곳의 풍경을 그린 어반스케치 130여 점과 현장 기록사진 1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2018년부터 '화가의 시선으로 본 내 고장 10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대구 곳곳을 탐방하며 도시의 풍경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꾸준히 화폭에 담아 왔다. 중구에서 군위군까지 이어지는 길 위에서, 세월의 결이 살아 있는 거리와 건물, 시장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반스케치로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무대가 된 방천시장과 김광석길은 과거와 현재, 예술과 일상이 교차하는 작은 도시의 축소판이다. 60년 넘게 상회를 운영해온 상인을 비롯해 연극인, 서예가, 음악인 등 다양한 삶의 주인공들이 살아 숨 쉬는 이 공간에서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골목의 세월과 온기를 그려냈다. 대백프라자갤러리 관계자는 "그에게 어반스케치는 단순한 그림 그리기를 넘어 도심 속 골목과 사람, 건물과 자연을 직접 발로 걸으며 체험하고 기록하는 작업"이라며 "관람객들은 그의 화폭을 통해 방천시장과 김광석길에 담긴 시간, 사람, 흔적들을 생생히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이번 전시와 함께 에세이·화첩 출판 기념식을 연다.
2025-11-27 18:24:04
배우 한진희·이성민, 제2회 대구문화인상 수상자에 선정
대구시문화원연합회가 선정하는 제2회 '대구문화인상'에 한진희, 이성민 배우가 선정됐다. 대구문화인상은 대구와 한국을 빛낸 국내·외 인사에게 대구시 9개 문화원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지난해 1회 수상자는 손예진 배우, 임동창 피아니스트였다. 대구시문화원연합회 측은 한진희 배우가 오랜 세월 깊이 있는 연기와 진정성 있는 작품 활동으로 한국 문화예술발전에 크게 기여해왔으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전하며 문화예술의 품격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이성민 배우는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인으로서 탁월한 연기력을 지니고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구의 예술적 가치와 위상을 세계 속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점을 바탕으로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12월 1일 오후 2시 달성문화원 공연장에서 열리는 '2025 대구문화원의 날' 기념식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시상식과 함께 국악예술인 초청 축하공연, 구·군문화원 대표 예능공연, 유공자 표창 등이 함께 진행된다. 박수관 대구시문화원연합회장은 "'대구 문화원의 날'은 대구문화인상 수여와 함께 문화원과 시민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보다 나은 문화원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11-27 14:40:10
경북대미술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사진전 'Tokyo Before·After'
경북대학교 미술관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사진전 '도쿄 비포·애프터(Tokyo Before·After)'를 12월 5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개최한다. 일본국제교류기금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1930∼40년대와 2010년대 이후 두 시대의 도쿄를 기록한 사진가 9명의 작품 81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시대적 흐름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급속한 디지털화가 가져온 사진 표현의 변화 속에서 도시의 다층적 모습을 조명한다. 1부 '1930-40년대'에서는 사진잡지 '고가'와 '닛폰'에 실린 사진과 구와바라 키네오의 도심 스냅샷을 전시해, 일본 전통문화와 근대생활이 교차하던 시대의 변화를 만나볼 수 있다. 2부 '2010년대 이후'에서는 모리야마 다이도, 아라키 노부요시, 니나가와 미카, 하야시 나츠미, 고바야시 켄타 등 현대 일본 사진계를 대표하는 8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아라키 노부요시의 'Tokyo Tombeau'는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홍등가를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장소로 기록해 도시의 이면을 드러낸 작품이다.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는 니나가와 미카의 'Tokyo Innocence'는 화려한 색채와 조명 속에서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도시의 다층적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야시 나츠미는 블로그 연재로 알려진 '오늘의 부유(Today's Levitation)' 시리즈를 선보인다. 전시는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5-11-27 10:39:24
갤러리제이원(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60)이 28일부터 박예진 개인전 '머무르는 것들'을 선보인다. 박예진 작가의 작품은 나무껍질이라는 물질의 표면에서 시작해, 결국 시간과 존재라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껍질은 나무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찢고 다시 봉합하는 과정에서 생긴 흔적이며, 그 자체로 생장과 견딤의 지질도(地質圖)다. 작가는 그 조각난 표피를 관찰·채집하고, 스케치·촬영·채색 등의 과정을 거쳐 화면 위에 재배열한다. 그렇게 구축된 형상은 자연의 사실적 재현이라기보다 기억과 감정이 쌓여 만든 한 겹의 지층에 가깝다. 특히 작가는 나무껍질의 갈라짐, 뒤틀림이 고통을 증명하는 표식이면서도, 동시에 생명의 집요한 복원력과 방향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본다. 박관호 갤러리제이원 디렉터는 "작가는 상처를 지우지 않고 응시와 수용의 태도로 아름다움이 갱신되는 순간을 탐구한다"며 "나무가 그 흔적을 안고도 하늘을 향해 다시 수직을 회복하듯, 우리는 상처를 부정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그것과 함께 서는 법을 배운다. 작가의 작품은 그 배우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13일까지 이어진다. 053-252-0614.
2025-11-27 10:28:53
책 속의 예술, 전시장에 펼쳐지다…'서영옥이 만난 작가 展'
대구 방천시장 내 갤러리문101에서 12월 3일부터 14일까지 '서영옥이 만난 작가전(展)'이 열린다. 서영옥 미술학 박사가 새로 출간한 책 '서영옥이 만난 작가Ⅱ'을 기념해 갖는 전시로, 책에 수록된 작가 60명 중 김결수, 박휘봉, 김성수, 김재경, 배수봉, 육잠, 박세호, 서정임, 김성석, 김종언, 강대영, 이상헌, 강지순, 배윤정, 노상동 등 47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서 박사는 앞서 10년 전 '서영옥이 만난 작가, 작품 읽어 주기'를 펴낸 바 있다. 이번 책 역시 꾸준히 지역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관심을 기울여온 서 박사가, 그들의 예술 행보를 조금 더 가까이 느끼게 하고 지역 미술에 숨은 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내려갔다. 특히 이번 전시는 책 속에 담긴 작품의 서사와 미학적 관점을 전시장 내 실제 작품으로 확장해 '읽는 예술'과 '보는 예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서 박사는 "주어진 일상을 지켜내며 이어오는 꾸준한 창작은 그야말로 고된 여정인데, 묵묵히 그 길을 걸어오는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고 싶어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동시대를 함께 호흡하며 가는 지역 작가들의 예술 여정을 다시 기억하고 널리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를 후원한 갤러리문101의 윤희경 대표는 "책 발간과 전시가 동시에 이뤄지는 기획은 지역 미술계에서 보기 드문 의미 있는 시도"라며 "이번 전시가 작가와 비평가, 관객이 함께 예술의 본질을 공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12월 3일 오후 5시, '작가와의 만남'은 6일 오후 3시에 열린다.
2025-11-27 10:11:26
대구 어바웃갤러리 개관…첫 전시 '손파 초대전' 선보여
최근 새롭게 문을 연 대구 어바웃갤러리가 개관기념 초대전으로 손파 작가의 전시 '첨+첨(尖)'를 선보이고 있다. 어바웃갤러리는 김준현 공동대표가 나고 자란 수성구 중동의 2층 주택을 리모델링했으며 1, 2층 총 165㎡ 가량을 모두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ㅅ'자형의 박공지붕과 내부 계단에서 주택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일부 기둥과 문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살려 공간이 가진 역사성이 드러나도록 했다. 김준현 공동대표는 "어릴 적 형제들과 함께 꿈을 키운 장소에서, 이제는 예술인들이 꿈을 키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공간을 만들었다"며 "주택가에 위치해 동네 주민들도 반가워하며 많이 찾아준다. 관람객들이 예술작품을 통해 마음이 풍요로워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열리고 있는 손파 개인전에서는 그의 평면, 설치작품 30점 가량을 볼 수 있다. 손파 작가는 한방에서 쓰는 침(針)을 소재로,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확립해왔다. 침 수십만개를 일일이 붙여내는 수행과 같은 과정을 통해 탄생한 그의 작품들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전시장에 놓인 2016년 작품 '치미'에는 무려 침 120만개가 사용됐다. 김윤주 공동대표는 "작가는 어린 시절 생긴 뾰족한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고통을 치유로 승화시키고자 일부러 칼이나 소뿔, 침 등의 소재를 갖고 작업해왔다"며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항상 재료 연구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작가"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의 새로운 도전을 엿볼 수 있다. 기존에 무채색 위주였던 평면 침 작업의 배경에 빨강, 파랑 등 강렬한 색의 레진을 더한 작품이 눈에 띈다. 또한 연필을 소재로 한 컬러풀한 신작도 처음 공개됐다. 뾰족한 연필이 캔버스를 찢은 듯한 작품과 그가 직접 나무를 삶아 구부려 연필처럼 만든 작품들은 신선하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김윤주 공동대표는 "앞으로는 신진 작가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그들의 성장을 돕는 전시들을 이어가려 한다"며 "작가들이 마음껏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17일까지 이어진다.
2025-11-26 16:23:00
대구시립 3개 박물관, 2025년 '공립박물관 인증기관' 선정
대구근대역사관, 대구방짜유기박물관, 대구향토역사관 등 대구시립 3개 박물관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25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세 기관이 모두 인증기관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개정, 시행 이후 공립박물관 운영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2017년부터 시행한 국가 인증제도다. 전국 공립박물관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운영관리·전시·교육·소장품 관리·공공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인증기관을 선정한다. 그간 대구시립 박물관은 3곳 중 2곳이 매회 미인증되는 불명예를 이어와, 미흡한 운영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그러다 2022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 산하로 통합 운영되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번 평가에서 3개 박물관은 체계적 운영계획 수립과 유물 수집 및 소장품 관리, 학예전문 관장 채용, 연구와 학술행사 개최, 성인 및 가족체험 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전시 기획 및 상설전시 개편, 유관 기관 협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소속 장점을 살려, 국악단·교향악단 등 대구시립예술단 초청 협업 행사 개최, 관광본부와 함께 관광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본부와 대구 역사를 주제로 한한 예술인 창작 협업 등을 진행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앞으로도 대구의 역사와 미래를 담는 큰 그릇으로 박물관 위상을 높이고, 지역 핵심 문화시설로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11-26 12:18:19
'작가 400여 명 총출동' 미술 축제…2025대구아트페스티벌 개최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는 '2025 대구아트페스티벌'이 12월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전관에서 개막한다. 2010년부터 15년 간 이어져오고 있는 대구아트페스티벌은 작품 발표와 판매 기회를 마련해, 작가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시민들의 미술 진입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행사는 1부(3~7일), 2부(9~13일)로 나뉘어 진행되며 특별전까지 총 4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1, 2부 본 전시에는 각 80개의 부스가 마련돼, 작가들이 부스마다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며 시민들과 소통한다. 다채로운 특별전도 진행된다. 3일부터 7일까지 9~11전시실에서는 '민화 특별전'이 열린다. 현대·창작민화를 비롯해 궁중회화, 풍속화, 기록화, 고사인문화, 청록산수화, 영모화, 책거리, 문자도, 화조도, 나전과 난각을 이용한 전통 옻칠화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대구미술협회 관계자는 "참여 작가들의 작업은 단순히 과거의 화풍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민화의 특성을 현대적 맥락에 맞게 확장시키며,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전시 기간 12, 13전시실에서는 '현대미술 조망전-공존과 포용'이 펼쳐진다. 조경희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장이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김결수, 노창환, 박정빈 등 1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또한 1층 로비부스에서는 '405060전(展)'이 열린다. 작가 100여 명의 작은 작품을 40만~60만원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노인식 대구미술협회 회장은 "매년 미술 작품이 500점 이상 판매되고 1만명 이상 관람하는 등 미술 대중화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축제"라며 "늦가을의 정취를 미술 작품과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1-26 11:54:59
현대 사회 속 관계와 감정의 흐름을 탐색하다…곽명희 개인전 '404: Connection Lost'
곽명희 작가의 개인전 '404: 커넥션 로스트(Connection Lost)'가 12월 3일까지 갤러리토마(대구 중구 달구벌대로446길 18-13)에서 열린다. 전시는 현대 사회에서 관계가 형성되는 방식과 감정의 흐름을 관찰하는 데서 출발한다. 작가는 온라인상에서 통용되는 이른바 '육각형 이론' 여러 능력·성향·조건을 육각형 그래프로 시각화하는 개념을 참조해, 조합적으로 구성되는 인간의 다층적 모습을 작품으로 제시한다. 작가는 "이는 완전함의 기준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관계를 구성하는 방식이 어떻게 시각화되고 또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는지 탐구하기 위한 하나의 관찰 틀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합판을 자르고 다시 이어 붙이는 조형 행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여기에 2D RPG 게임의 그래픽 구조와 화면 구성 방식을 모티브로 삼아, 현실 공간을 마치 게임의 맵처럼 분절·배치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는 사회가 설정한 관계의 조건을 해체해, 그 조건들이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재배열되고 변주되는 지를 '게임적 시점'으로 탐색하는 시도다. 한지 위로 번지는 먹과 물감의 흔적은 감정의 미세한 흔들림을 기록하며, 물질과 감정이 겹쳐지는 조형적 장면을 만들어낸다. 또한 이번 전시 제목 '404: Connection Lost'는 네트워크 오류 메시지에서 차용했다. 작가는 연결의 단절을 단순히 부정적 사건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관계적 가능성이 열리는 전환의 순간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는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은 작품 사이를 거닐며 완전함과 불완전함이 교차하는 감정적 구조를 경험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제도화된 사랑의 틀을 비틀기보다는, '조건이 있는 사랑'과 '거래형 관계'가 현대 사회에서 어떤 감정적 풍경을 만들어내는 지를 탐색하며 관계의 새로운 상상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2025-11-26 11:16:25
[전시속으로] 동시대 주목 받는 시각 예술가 이슬기의 '박동준상' 수상 기념 전시
"이불은 마치 현실에서 꿈으로 들어가는 문 같잖아요. 그 이불 문양 안에 공동체 의식이 담긴 속담을 기하학적 모양 안에 숨겨놓으면, 자는 이의 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런 재밌는 생각들을 작품으로 나타냈죠." '2025 박동준상' 미술부문 수상자인 이슬기 작가의 수상 기념 전시가 갤러리 분도에서 열리고 있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곧바로 대구로 내려와 중학교까지 다녔고, 다시 서울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파리로 건너가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1992년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간 파리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 덴마크, 일본, 포르투갈 등에서 개인·단체전을 가졌고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동시대 주목 받는 시각 예술가로 꼽히고 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불 프로젝트는 누비 이불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그가 자란 '섬유도시' 대구와도 연관이 있다. "어딜 가도 거기서 있었던 이야기, 역사, 특산물 만드는 방법 등을 알아보는 것이 재밌다"는 게 그의 얘기다. 2002년부터 초대전시로 인해 한국을 다녀갈 일이 많아, 프랑스 친구들에게 찬란한 색의 전통 누비 이불을 선물해주고자 찾아다녔으나 유행이 이미 지난 뒤였다. 직접 누비이불을 만들자고 결심해 통영의 조성연 누비 장인을 찾아간 것이 작품의 시작이었다.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불 문양에는 상징적인 의미들이 있다고 해요. 모로코의 베르베르족, 이마지겐족이 짜는 태피스트리 카펫에도 상형문자와 비슷한, 의미를 담은 문양이 들어있죠. 한국 누비이불에도 그런 얘기를 담아보고 싶었어요." 그의 작품은 누비장인이 진주산 명주에 한줄씩 촘촘하게 박음질한 결 안에서 작가 특유의 회화적 조형미가 두드러진다. 그는 '미주알고주알', '남가일몽' 등 흥미롭게 느낀 사자성어나 속담을 상징적인 기호로 바꿔 이불 위에 나타낸다. 예를 들어 '미주알고주알'은 항문 부분을 이르는 '미주알'까지 훑어보듯,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본다는 뜻. 전시장에서는 엉덩이 모양의 작품을 찾아보면 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유쾌하고 재밌다. 그도 역시 "문자의 어원을 따라가다보면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애매모호한 영역을 발견하는 것이 흥미롭다"며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보며 상상력을 발휘하고, 서로 그것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도 재밌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살았던 날이 더 많은데도, 그의 작품은 지극히 한국적이다. 전시장 입구 벽면에는 전통 문살을 연상케하는 격자무늬가 그려졌다. 일정한 두께로 그어진 선이 테이프를 붙인 것인지, 혹은 테이핑한 뒤 물감으로 그린 것인지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작가와 협업한 김수현 단청장 팀의 장인들이 단청 물감으로 단 한 번에 그어낸 선들이다. 이 작품 역시 작가가 전통 문살에 대해 찾아보다가 생각해낸 것. 작가는 "문살 문양마다 이름이 있고, 한국에서는 문살만 봐도 그 방 안의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았다고 하는 얘기가 참 재밌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공간을 색다르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그는 장인과의 협업을 통해 현 시대에서 전통 문화를 재해석하고, 새롭게 펼쳐보인다. 이외에도 전시장에는 2023년 말 그가 갤러리현대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열었을 때, 대구 집 근처 국립대구박물관을 찾았다가 본 '대안문' 현판에서 착안한 '현판프로젝트' 시리즈가 함께 걸렸다. 참고로 그의 아버지는 영남대 미술대학장을 지낸 동양화가 이정 교수이며, 어머니는 김채숙 서양화가다. 전시장에서는 그가 "집에서 몰래 가져왔다"는, '미술 가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 매주 일요일, 공휴일 휴관.
2025-11-26 10:55:20
"뮤지컬 콤플렉스·국립근대미술관, 사업 중단 아니었나요?"
"어느 순간부터 얘기가 싹 사라지고 정권도 바뀌어서 사업 중단된 줄 알았네요." 최근 만난 지역의 한 문화계 종사자는 옛 경북도청 후적지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답했다. 문화예술허브 조성은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정부의 국정과제에 선정되며 어느 때보다도 지역 문화예술계의 큰 기대를 모은 사업이다. 대구시청 산격청사로 사용 중인 옛 경북도청 터에 총 사업비 3천228억원(전액 국비)을 들여 ▷국립창작뮤지컬 콤플렉스 ▷근대시각예술 콤플렉스 등을 조성해 차세대 한류 콘텐츠 창작기지로 도약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대규모 문화인프라 구축사업이다. 원안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국립창작뮤지컬 콤플렉스는 연면적 4만2천 ㎡에 뮤지컬 전용극장과 뮤지컬 창작지원센터, 무대제작소·연습실·교육장 등을, 근대시각예술 콤플렉스는 연면적 7만㎡에 전시관, 수장고, 미술품 연구·복원센터, 교육·체험공간, 조각공원 등을 갖춘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국정과제 선정 이후 3년 반 가량이 지난 지금까지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더욱이 달성군이 대구교도소가 이전한 지 2년 만에 후적지를 전국 최대 복합문화공간인 '달성 아레나'로 탈바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감감무소식인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바라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 3월 '구(舊) 경북도청 이전터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다. 이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사업지 변경을 강행하며 논란을 빚은 탓에 사업 추진이 지연됐고, 문체부가 지난해 3월에서야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성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해 같은 해 11월 이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국립뮤지컬콤플렉스의 정책적, 경제적 타당성 검토와 운영 기본방향, 조직 및 소요인력 계획, 단계별 사업비용 및 운영예산안이 포함됐다. 문제는 사업 예산을 쥔 기획재정부의 의지다. 이재성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지난 10일 열린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업 추진에 관한 질의에 "기재부의 기조가 국립 문화시설의 신규 사업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업 자체가 좌초된 것은 아니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은 "처음에는 정부와 부처에서 굉장히 관심 있고 의지가 컸는데, 홍 전 대구시장이 사업지 변경을 추진하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데 1년 가까이 걸렸다"며 "이후 본격적으로 진도를 나갔어야 했는데 계엄과 탄핵 등이 겹치며 최적의 시기를 놓쳤다. 그때 밀어붙이지 못해 시간을 허송세월 낭비했고,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시 진도를 나가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구시가 시장 권한대행 체제다보니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고, 그것 역시 사업 진행이 조금 더뎌지게 된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우선 내년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국립뮤지컬콤플렉스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이 선정될 수 있도록 주력하는 한편, 문체부의 내년도 지역 국립미술관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서도 대구가 우선 대상지가 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21일 기재부의 타당성 심사 담당자가 처음으로 현장을 다녀가는 등 내년부터 사업 추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문체부, 기재부와 추진 방안을 계속 논의하면서 최대한 빨리 해당 사업이 예타 대상에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부산 등 다른 지역의 문화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이 조속히 추진되길 바라고 있다. 20여 년 간 대구 근대미술을 연구해온 김영동 미술사학자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향수, 고향을 그리다' 등 최근 많은 인기를 끈 전시의 중심에는 이인성, 박명조, 서동진 등 대구 근대 화가들의 수채화가 자리하고 있다"며 "우수한 근대미술 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서, 콘텐츠는 많지만 인프라가 없어 크게 아쉽다. 하루 빨리 근대미술관 건립이 윤곽을 드러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장은 "서울의 업계 관계자, 뮤지컬협회들도 뮤지컬전용극장이 빨리 설립되길 원하고 있다. 지역 뿐 아니라 한국 뮤지컬 산업 활성화에도 중요하기에, 교통 편의성이 좋은 옛 경북도청 후적지가 최적일 것으로 다들 동의하고 있다"며 "국내 뮤지컬이 주목 받고, 많은 여론이 형성됐을 때 빨리 추진돼야 뮤지컬 산업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이건 대구만의 문제가 아닌, 뮤지컬 시장의 큰 테두리 안에서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도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은 지역 예술 토대를 강화할뿐 아니라 관광산업 등 경제적 유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한강 이남 지역의 문화거점으로서, 문화균형발전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1-25 16: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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