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외국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시장점유를 넓혀간 반면에 은행들은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외국 은행들보다 생산성이 낮아 금융시장개방을 앞두고 은행의 경쟁력제고가 신경제의 주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경제발전단계에서 부족한 자금을 정책산업에 배분하기위하여 정부가 은행의 대출업무는 물론 은행장 인사를 포함한 내부경영에까지 직접적인 관여를 해왔으나 자유화되고 국제화된 금융환경에서는 은행의 자율화가 없이는 경쟁력의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우선 은행장의 인사부터자율화하게 된 것이다.**자율화된 은행장 선임**
은행장의 선임은 은행의 이사회가 자율적으로 구성하는 은행장 추천위원회에서 지명하며 은행장 추천위원회는 전임행장, 주주대표, 고객대표등으로 구성하되 추천위원이나 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은행장 후보는 은행감독원의 자격판정을 받아야 한다. 은행장의 선임방법이 바뀐후 제일, 외환, 보람은행들은은행장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가 은행장으로 선임되었으나 동화은행은추천된 은행장후보가 은행감독원이 규정하는 적격기준에 적합하지 않아 아직은행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임행장들이 후임행장을 지명하고, 미국에서는 주주&고객및 공익대표들이 행장을 선임하며, 영국에서는 중앙은행에서 금융기관임원들의 자격판정을 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은행장 선임방법은 세계각국의 제도를 함께 모아놓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국의 은행장선임방법은그 나라 나름대로의 관습과 전통에 의해 정착되어 있는 제도인데 이를 종합했을 때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이다.은행장선임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세 은행들의 경우 현직 은행장들이 불명예퇴직을 하고 각 은행마다 현직전무들이 후보로서 확실하게 부각되었기 때문에추천위원의 선정이나 추천위원회에서 은행장 후보를 지명하는데 논란이 없었다. 그러나 차후 만약 현직행장이 재임을 원하여 현직전무와 경합을 하는 등복수의 후보자가 대두될 경우 추천위원의 구성 과정과 추천위원회에서의 지명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와 반대현상이지만 동화은행과 같이 행내에서 적당한 후보가 없을 때 은행장 선임에 어려움이 발생한 곳도 있는 것이다.
**경영권 하부이양을**
은행장선임만 은행이 자율적으로 하면 은행경영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것은아니다. 우선 대출및 인사청탁등 외부적 압력이 제거되어야함은 물론이거니와내부적으로는 은행장에게 집중되어 있는 경영권이 하부로 이양되어야 할 것이다.
관치금융하에서 정부가 은행경영의 주요한 결정을 하고 각 은행들이 은행별특성없이 정부의 지시대로 따를 때에는 정부의 지시를 받는 창구를 은행장으로 통일하고 은행은 은행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그 지시를 수행하는 체제가 필요했을 것이며 따라서 정부의 지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은행장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이 자율화되고 국제화될 경우에는 은행의 존망에 영향을 미치는외부의 환경변화가 꼭 은행장을 통해서만 은행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고객을 가까이 하는 말단행원들을 통해서 감지되는 것도 많아질 것이다.**은행장비중 90%넘어**
은행에서는 형식상으로는 대출결정이나 인사문제에 대한 권한이 하부이양되어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은행경영에 있어서 은행장의 비중은 90%가 넘는다고 한다. 은행의 이사들이 분야별로 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사회에서는 은행장의 훈시를 들을뿐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는 경우는극히 드물다. 은행경영 자율화를 통한 경쟁제고를 위해서는 은행장 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경영방식으로부터 이사회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상의하달식의 경영에서 하의상달식의 경영으로 전환하여 은행임직원 전원의 능력에 의존하는 경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민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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