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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고통속 끝없는 싸움-재일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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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시내 우에노(상야)에 있는 동경부동산의 정우삼씨(37)는 재일한국인2세,그는 와세다(조도전)대학을 나온 경제학석사다. 어려서부터 부모들에게 민족차별 이야기를 들어, 결코 일본인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열심히 공부했던 그는 사립명문인 와세다에 입학,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그러나 우리는 역시 졸업후의 취직전선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공무원은 불가능하니까 처음부터 포기했지만, 여러 대기업에 잇따라 원서를 제출해도, 면접단계에서 그때마다 좌절을 삼켜야했다. 한국인이어서 안된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걱정하시던 얼굴, 일본사회의 철옹성 같은 배타성, 설자리 없는 재일한국인의 신세를 뼈저리게 느낀 그가 택한 길이 지금의 부동산 소개업이다.일본에 외국인등록을 한 69만3천명(91년말)의 재일동포들 가운데 정씨처럼좌절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직업이 대부분 자영업이다.야끼니꾸(소육=불고기)집이 많고, 파친코의 60%를 한국인이 장악하고 있다는이야기도 그 때문이다.재일동포들은 스스로를 {역사의 사생아}라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드문 일본사회의 배타성과 폐쇄성, 그속에서 더구나 민족적 편견의 대상인 한국인들의심적고통은 말로 표현키 어려운 것이다.

견디다못해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듯 {차별의 벽}에 도전해 싸우고, 대항하며 평생을 보낸 동포들도 적지않다. 대표적인 지문날인 거부운동을 비롯해,원호혜택 요구소송, 국민연금 가입소송, 기업상대 취직소송, 그리고 참정권소송등 일본정부와 사회를 상대로 한 {싸움}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김경득변호사(44)는 재일한국인의 비애를 딛고 넘어선 투쟁기로 유명하다. 당돌하게도 일본사법시험에 도전해 합격(76년)했던 그는 일본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사법연수원 입소를 거부당한다. 모교인 와세다대학에서 청소부로 생계를 이으며 최고재판소와 싸우기 1년여, 마침내 입소허가를 받은 그는 79년에 일본사법사상 첫 외국인 변호사가 됐다.

사실상 이같은 오기와 투쟁 덕분에 한국정부도 나서 일본과의 줄다리기를 벌였고, 이제 재일동포의 처우는 크게 나아졌다. 지난 1월부터는 말썽많던 지문날인이 영주자에 한해 폐지되고 서명으로 대체되기도 했다.아직 남아있는 법적.사회적 차별은 일본의 속성상 더욱 시간이 걸릴 사안들이다. 선거권 불인정외에 일반공무원 임용배제, 노령자들의 전쟁희생자 원호법 적용불가, 그밖에 은행의 융자차별, 진학시의 차별등 제도만으로 해결되지않을 것 들도 많다. 정해룡재일거류민단장은 {현재 중앙과 지방자치단체들의90여개 차별을 철폐하는게 당면과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차별과 편견의 고통이 이제 한단계 줄어든 반면, 새로운 번민과 방황이 재일동포들을 괴롭힌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특히 재일2세와 3세가 동포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남북간의 이념대결에 결판이나면서, 민족적 방향설정 고민은 보다 심각한 문제로 엄습하고 있다는게 당사자들의 말이다. 한국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본인도 아니다. 민단계와 조총련계의 구분도 갈수록 흐릿해져 가고있다. 해마다 5천여명의 동포들이 일본으로 귀화해 버리는 현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일본사회속에 동화되어 버리는게 아닐까, 그래도 한국인으로 남아야하지 않는가?

동포 청년사업가들의 모임인 청년상공연합회가 최근 {재일, 어떻게 되나}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열어 고민을 토론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민족의식 감소, 국적문제, 민단과 총련의 화합등을 진지하게 논의한 이날, 강상중교수(국제기독교대)는 [이제 동포사회는 70-80년대의 대일투쟁과탈출기를 벗어나, 일본속의 주민이냐 민족이냐는 이중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금경득변호사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동포사회가 학교와 사회교육센터등 민족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의식을 형성할 장을 각지에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동화는 불가피하되 민족의식은 지켜 나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모국정부의 현지동화 방조정책까지 겹쳐 동포들의 설자리는 갈수록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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