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민시대 걸맞는 경찰위상 정립

새정부들어 경찰은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예산때문에 치안활동에 애로는 물론 금품수수등 구조적 비리의 소지도 높아 자정(자정)노력을뒷받침하는 예산현실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경찰은 지난8월 시위진압을 전담하던 경찰서 전.의경을 대구시내 각 파출소에 4-6명씩 배치, 민생치안 활동을 벌이게 하면서 예산부족으로 전.의경 1인당 한끼 식비가 7백여원으로 턱없이 모자라 구청으로부터 1천만원씩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구청측의 지원이 끊겨 파출소직원이 식비를 부담하는등 부작용이 생기자 이달중순부터 경찰서에서 숙식을 하고 파출소에는 출퇴근 근무토록 조치해 방범보조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민생치안의 첨병격인 파출소에는 월평균 1백5만원의 도급경비가 지급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전화료는 월3만8천원이 책정됐지만 실제는 9만-10만원이 나와 파출소장의 판공비 또는 직원들이 부담하는 형편이다.

112순찰차는 하루 평균 28리터의 유류가 소요되지만 13-19리터만 지급되고5년이상 노후화된 차량이 많은 순찰오토바이(2대)의 유지비도 월6만9천여원으로 수리비가 모자라 순찰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

경찰서의 관서당 경비도 직원이 1백명이 넘는데도 월50여만원선에 그쳐 업무를 처리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9월하순부터 2교대 근무로 바뀌어 근무조건이 열악해진 교통과의 경우 D경찰서는 직원이 13명이나 되지만 교통수당(월10만원)은 3명에게만 지급, 1인당수당이 2만여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예산이 부족한데다 요즘은 관내 인사들로부터 지원마저 끊기자 경찰내부에서는 교통, 형사, 수사등 대민부서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근무의욕저하로 수사활동마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책정해놓고 정상적 치안활동을기대하는 것은 부조리가 관행화됐던 구시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이제 시대가 바뀐만큼 민원인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경찰예산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92년부터 지난 9월말까지 대구지방경찰청과 각 경찰서는 3억3천6백만원 상당의 격려금과 비품을 받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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