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감사원의 해}라고 해도 큰 과오가 없다. 또 올 한해의 주연은 단연 김영삼대통령과 이회창 전감사원장이라는데도 별다른 이견이 없다. 두 사람은 올 한해의 여론조사에서 계속 상위 쌍두마차로 오른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개혁과 소신에 찬 인사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러나 한해의피날레에서 더욱 인상적인 느낌을 갖게한 사람은 이 전감사원장인 셈이다.상위랭크를 고수하던 김대통령이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따른 쌀시장개방문제로 막판 엄청난 감점을 당한데 반해 그는 마침내 16일 신임총리에 임명되면서확실한 {올해의 스타}를 거머쥔 것이다.이점은 감사원이 새정부출범후 10개월동안 진행해온 그간의 굵직한 감사활동과정을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11월말 현재까지 감사원이 감사대상으로 한 기관총수는 도합 1백51개 기관으로 조치건수 3천53건, 조치인원 7백86명.이같은 활동의 대상기관에는 물론 그간 성역시되어왔던 대통령비서실및 경호실에 대한 실질감사도 포함되어있고 전직대통령들을 조사한 율곡사업및 평화의 댐 감사, 또한 안기부에 대한 감사도 포함되어있다. 12월 들어서는 이동복안기부장특보의 훈령조작사건을 감사하기도 했다.
이중 특히 4월말부터 7월까지 진행돼 이종구전국방장관등 장성급16명을 포함,모두 66명을 고발및 징계조치처분을 내린 율곡사업감사와 사업집행등 관련문제점 19건을 적발한 평화의 댐 실질감사과정에서는 전두환, 노태우 두전직대통령을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느냐는 문제로 김대통령의 청와대측과 이 전원장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었다. 당시 청와대는 [김대통령이 이미 전직대통령문제는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했고 통치행위는 감사의대상이 될수 없다]는 논리로 반대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원장은 7월9일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항공기선정과 같은 대통령의 행위는단순한 법집행적 작용에 불과할뿐 정치성을 띤 통치행위로 볼수 없다. 일부에서 정치보복 운운하고 있으나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을 불식시킬수있도록소명기회를 제공하려는 감사원의 조사가 어떻게 정치보복으로 비쳐진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정연한 논리로 반격, 한마디로 전직대통령을 조사하고말고는 감사원이 판단해 결정할테니 간섭말라는 강력한 {독립}메시지를 날렸다. 결국 청와대는 이에대해 환영한다는 논평을 보냈고 주위에서는 {과연이회창}이라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뿐아니다. 이에앞서 지난 4월 감사원의 암행감찰로 금융계가 얼어붙었다는불만의 목소리가 정부내에 떠다니자 청와대측은 사정기관의 활동을 청와대에서 조정,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사정기획론}을 들먹였었다. 그러나이때도 {드센} 이 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같은 논리는 헌법상 독립적인 지위가 보장된 최고사정기관인 감사원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라며한마디로 일축해버렸다.
또한 율곡사업감사에서 권녕해국방장관조사, 평화의 댐감사를 위한 안기부감사등에서도 그는 소신있게 감사활동을 지시해 나갔다. 이런 까닭에 {이회창의감사원}이라는 수식어가 큰 반감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이제 이시윤신임감사원장체제로 개혁2기 감사원을 맡고있다. 그 또한 헌법재판소 재판관시절 국제그룹해체 소수의견을 낸 원칙주의자로 알려져있다. 미래지향적인 감사를 지향하는 그가 내년에 당장 해야 할일은 현재 총무처에 계류중인 감사원법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재산조사권의 감사원부여가 핵심사안이다. 그러나 {이회창없는 감사원}은 아무래도 약화될수 밖에 없을것이란 것이 대다수의 의견.
그것은 이전원장이 남다른 카리스마로 사정의 칼을 휘둘러왔기 때문이기도하지만 앞으로의 감사는 김대통령의 개혁2기에 따른 초점변화로 자연 사정보다는 직무감찰에 주력해 나갈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의 감사원 활동은 더더욱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독립기관으로서의 감사원의 착근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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