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카드} 북한 속셈은

"우리는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도 없고 가져야겠다는 의사도 없다. 우리는 한반도에 평화를 원하며 그 어느때보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바라고 있다" 이것은 지난 2월1일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과 3시간동안 단독면담을 한후 미국으로돌아온 빌리 그레이엄목사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게 전한 김일성의 메시지에 담긴 내용이다.공식적으로 공개된 것도 아니고 김의 구두메시지를 그레이엄목사가 받아적어전달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을수도 있지만 한미양국의 소식통이 전하는 바로는 거의 정확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김일성은 왜 지금과 같이 핵문제를 놓고 {유엔제재} {평양점령}등온세계가 벌집 쑤셔놓은듯한 시기에 이같이 현실과 동떨어지고 마치 상대를조롱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왔을까.

그것은 국제사회의 흐름에 대한 정보가 극히 부족한 북한사회의 폐쇄상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그보다도 김이 과거에 비해 아들 김정일을 멀리하고 핵문제를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라는게 최근 북한을 갔다온 빌리 그레이엄목사, 갈리유엔총장, 아크만 미국하원의원등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다시말해 협상실무팀은 한국이나 미국이 무엇을 바라고 걸림돌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김에게 사실을 말하다가는 목이 달아날까 두려워 곧이 곧대로 보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보고잇다.바로 여기에 문제해결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한 방문인사 측근은 김일성은핵문제에 대해 "원론적인 문제는 알고 있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너무나 몰라 깜짝 놀랐었다"며 그 배경을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우선 북한사회의 특수성때문에 김에게 보고되는 정보가 한정돼 있는 것 같습니다. 그예로 북한의 핵문제 협상팀은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이나 미국및 일본과의 관계개선등 김이 바라는 것에 대한 {협상의 업적}은 과장해 보고를 하면서도 북한이 내놓거나 지켜야하는 {부담}에 대해서는 얼버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김일성이 나이가 너무많고 국민학교 졸업의 학력으로는 자연과학의 지식이 필요한 핵문제를 깊숙이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내부의 정책결정과정에서 강온파간에 충돌이 있거나 실제 핵을 개발하지 않을 가능성보다는 김일성이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는데서 오는문제가 더 큰 걸림돌이라는 주장이 유력하다.

그러나 여기서 비록 김일성은 잘 모른다 할지라도 핵카드를 이용해 김이 바라는 궁극적 목적인 일본과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얻어 내기위한 협상전략으로한번 끝까지 버텨보자는 속셈일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이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한 인사에게 김이 "남쪽이 줄을 잘 서(미국과 가깝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한 점등으로 미뤄 북한은 지금 미국이나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난을 타개해 보자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유엔을 통한 경제제재는 물론 무력충돌도 원치않고 있지만 이같은 협상팀과 김간의 대화단절때문에 자칫 유엔제재를 불러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무력대결에 대해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극심한 유류난으로 장기전을 수행할 능력이 전무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는게 서방측의 분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고강도의 유엔제재가 시행되어 북한이 스스로 버티는데한계가 왔다고 판단하거나 최악의 상태에서 김일성이 {무엇이 살아남는 길인지}에 대한 {실상}을 깨닫게 되거나 아니면 미국등이 당근을 선뜻 던져 주는날이라야 핵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